검색결과 총 6건
-
-
"멀리 살아도 부모님 심장이 보인다"…갤럭시워치, 가족 주치의로 진화
[경제일보] 삼성전자가 갤럭시 워치의 헬스케어 기능을 개인 건강관리에서 가족 돌봄으로 확장한다. 부모가 동의한 혈압과 심박수 등의 정보를 자녀가 삼성 헬스에서 함께 확인하는 방식이다. 고령층의 건강 변화를 멀리 떨어진 가족이 살펴볼 수 있지만 의료진의 진단이나 응급의료 체계를 대신하는 기능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9일 갤럭시 워치와 삼성 헬스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심장 건강관리 기술을 소개했다. 오는 29일 세계심장연맹이 지정한 ‘세계 심장의 날’을 앞두고 웨어러블 기기를 예방 중심의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2014년 갤럭시 S5와 기어2·기어 핏에 광학심박(PPG) 센서를 적용한 이후 웨어러블의 생체신호 측정 기능을 확대해 왔다. 2020년에는 혈압과 심전도 측정 앱인 ‘삼성 헬스 모니터’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받았다. 2021년 갤럭시 워치4에는 광학심박과 심전도(ECG), 생체전기임피던스(BIA) 센서를 하나로 통합한 바이오액티브 센서를 적용했다. 2023년에는 심방세동 가능성을 알려주는 불규칙 심장 리듬 알림 기능에 대해 한국 식약처 허가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불규칙 심장 리듬 알림은 사용자가 움직이지 않을 때 맥박 정보를 분석해 심방세동이 의심되는 흐름이 반복되면 심전도 측정을 권한다. 모든 이상 리듬을 찾아내는 기능은 아니다. FDA도 이 기능이 전통적인 진단·치료 방법을 대체하지 않으며, 결과를 토대로 임상적 조치를 취하려면 의료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최신 갤럭시 워치9과 워치 울트라2에는 ‘심장 건강 점수’가 적용됐다. 수면시간과 체질량지수(BMI), 활동량, 혈관 스트레스, 체성분 등의 데이터를 종합해 점수와 생활습관 가이드를 제공한다. 혈관 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나면 저염식과 통곡물·신선식품 섭취 등을 권하는 방식이다. 심장 건강 점수는 질병 위험도를 계산하는 의료기능이 아니라 생활습관이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웰빙 지표다. 삼성전자 역시 심혈관 질환 진단을 받았거나 수술 후 회복 중인 이용자는 의료진의 치료 계획을 따라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생체 징후’ 기능은 수면 중 심박수와 심박변이도, 호흡률, 피부 온도, 혈중 산소포화도 등 5개 지표를 추적한다. 최소 7일간 수면 데이터를 축적한 뒤 평소 기준 범위를 벗어난 변화가 나타나면 이용자에게 알려준다. 일시적인 변화만으로 특정 질환을 판정하지는 않는다. 가족 건강정보 공유는 부모와 자녀가 각각 삼성 계정을 연결하고 가족 프로필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이용자가 동의하면 걸음·운동·수면·체중·체성분·심박수·스트레스·혈압·혈당·복약·생체 징후 가운데 공유할 항목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자녀는 부모가 공유한 기록에서 평소와 다른 변화를 확인해 안부를 묻거나 진료를 권할 수 있다. 다만 가족에게 이상 징후가 자동으로 전달되는 응급경보 서비스인지, 알림 범위와 전송 시점이 어떻게 설정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혈압 측정에도 조건이 있다. 최초 측정 전 일반 커프형 혈압계로 기준값을 입력해야 하며 정확도를 유지하려면 28일마다 다시 보정해야 한다. 심전도 결과 역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지만 심장마비를 감지하는 기능은 아니다. 삼성전자가 소개한 요르단·브라질 이용자와 국내 의료진 사례는 워치 알림을 계기로 병원 진료나 응급조치가 이뤄진 사례다. 다만 회사가 공개한 개별 사례인 만큼 워치 사용이 질환 예방이나 생존율을 높였다는 임상적 효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최종민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헬스팀 상무는 “갤럭시 워치의 센서 기술과 삼성 헬스의 분석 역량을 결합해 일상에서 심장 건강 위험 요인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예방 중심의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풀어야 할 과제는 손목에서 수집한 건강정보를 이용자가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는 신호로 바꾸는 일이다. 일시적인 수치 변화가 불필요한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안내의 정확성도 높여야 한다. 부모 세대가 기기를 꾸준히 착용하고 충전하며 가족과 정보를 손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사용 절차를 간소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갤럭시워치의 측정값이 가족의 안부 확인과 적절한 진료로 이어질 때 ‘커넥티드 케어’는 일상적인 건강 안전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2026-09-09 17:47:34
-
증상 없는 지방간, 그냥 둬도 될까…간암되면 의료비 급증
[경제일보] ※ 은행과 보험권에서는 새로운 상품과 이벤트가 꾸준히 나오지만 조건과 혜택을 한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머니포켓'은 금융권에서 눈여겨볼 신상품과 이색 상품, 주요 이벤트를 짚어봅니다. 놓치기 쉬운 혜택과 유의할 점을 꼼꼼히 살펴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특별한 증상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쉬운 지방간이 젊은층에서도 늘고 있다. 지방간은 대부분 별다른 증상 없이 건강검진 과정에서 발견되지만 일부는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다. 1일 삼성화재의 건강정보 통합플랫폼(건강DB)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방간 관련 실손보험 지급 고객은 지난 2015년 1만2000명에서 2025년 2만3000명으로 약 2배 증가했다. 해당 자료는 삼성화재가 2015년부터 10년 이상 축적한 건강DB를 토대로 간질환의 치료 과정과 의료비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특히 지방간 증가세는 20~30대에서도 나타났다. 삼성화재 분석 결과 20대 지방간 유병률은 10년간 인구 10만명당 148명에서 216명으로 약 1.5배 증가했다. 30대 역시 같은 기간 355명에서 443명으로 1.2배 이상 늘었다. 전체 환자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사이상에 따른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4년 2만5000명에서 2024년 13만8000명으로 약 5.5배 늘었다. 지방간은 고혈압과 당뇨병 등 다른 대사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많았다. 삼성화재 건강DB상 지방간 환자의 절반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을 함께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지방간이 뚜렷한 증상 없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 연구에서는 지방간 환자의 79.9%가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지방간을 발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를 시작한 비율은 57.7%에 그쳤다. 증상이 없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화재가 지방간 진단 고객 1만1193명을 10년간 추적한 결과 4.0%는 간경변으로, 1.5%는 간암으로 진행했다. 특히 당뇨병을 함께 앓고 있는 경우 간경변 진행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당뇨병 동반 환자의 10년 내 간경변 진행률은 5.2%로 만성질환이 없는 환자의 3.9%보다 1.3%포인트 높았다. 고혈압을 보유한 환자의 간경변 진행률도 4.4%로 집계됐다. 간질환이 진행되면 의료비 부담도 커진다. 삼성화재 분석에서는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 단계와 비교해 간경변으로 진행한 환자의 인당 의료비가 약 3.9배 증가했다. 간암의 경우 약 7.3배까지 늘었다. 간경변 이후에는 간암과 각종 합병증 위험도 높아졌다. 지난 2015년 간경변 진단 고객 960명 가운데 10.1%는 이후 간암으로 진행했다. 약 30%는 복수와 위식도정맥류, 복막염, 간성뇌증, 간신증후군 등 합병증을 경험했다. 간 기능이 회복하기 어려운 단계에서는 간이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분석 대상 가운데 간경변 환자의 11.1%, 간암을 동반한 간경변 환자의 13.3%가 간이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이식은 수술 외에도 이식 전 검사와 중환자실 치료, 면역억제제 복용, 장기 추적관리 등이 필요해 치료 기간과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 등 대사질환을 동반한 지방간 환자 가운데 간경변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간섬유화 검사 등을 통해 진행 정도를 확인하는 것도 관리 방법으로 제시된다. 지방간 예방과 개선을 위해서는 체중 관리도 중요하다. 자료에 따르면 체중의 5~10%를 감량할 경우 지방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화재 장기미래가치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젊은층의 지방간 증가세가 뚜렷한 만큼 조기 발견과 고위험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질환별 치료 현황과 의료비 흐름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고객의 보장 수요를 살피고 건강한 삶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6-08-01 11:00:00
-
한국경제 3주체를 다시 짜라 ②소비자편
[경제일보] 인공지능(AI)이 소비자의 일상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검색과 쇼핑, 금융 상담, 보험 심사, 대출 추천, 콘텐츠 소비, 교육, 의료 상담까지 AI가 개입하는 영역이 빠르게 넓어지는 모습이다. 소비자는 더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됐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데이터가 어디에 쓰이고 어떤 기준으로 판단되는지 알기 어려운 상황도 늘고 있다. 24일 정부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소비자의 클릭 기록, 검색 이력, 결제 정보, 이동 경로, 신용 정보, 건강 정보, 소비 패턴 등은 AI 학습과 맞춤형 서비스의 주요 데이터로 활용되고 있다. 기업들은 이를 기반으로 개인별 추천과 광고, 금융상품, 콘텐츠 노출 순서를 조정하고 있다. AI시대 소비자는 단순한 구매자를 넘어 데이터 제공자이자 알고리즘 판단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도 AI 확산에 따른 소비자 보호 장치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 올해 1월 AI 기본법을 시행하면서 의료, 금융, 교통, 원전 등 민감 분야의 고영향 AI에 대해 인간 감독과 투명성 확보를 요구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AI 모델·시스템 개발자와 제공자가 개인정보 유출, 딥페이크에 따른 인격권 침해 등 새로운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AI 프라이버시 리스크 관리 모델’을 공개했다. 금융권의 변화도 빠르다. 은행과 카드사, 보험사, 핀테크 기업들은 AI 상담, 이상거래 탐지, 신용평가, 맞춤형 상품 추천, 보험금 심사 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AI 활용 확대와 함께 설명 가능성, 책임 소재, 소비자 보호 기준이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AI 상담과 대출심사는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줄 수 있지만, 소비자가 왜 특정 상품을 추천받았는지, 왜 대출 한도나 금리가 다르게 산정됐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금융 AI의 핵심은 속도보다 설명 책임”이라고 말했다. AI가 골라주는 시대, 소비자는 더 자유로워졌나 AI 추천 서비스는 소비자의 선택 방식을 바꾸고 있다. 과거 소비자는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비교하고 선택했다. 지금은 플랫폼이 소비자의 검색 기록과 구매 이력, 위치, 관심사를 분석해 상품과 콘텐츠를 먼저 제시한다. 쇼핑몰은 개인별 추천 상품을 배열하고 금융 플랫폼은 맞춤형 대출과 카드, 보험상품을 보여준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포털, 뉴스 플랫폼도 이용자의 선호를 기반으로 콘텐츠 노출 순서를 조정한다. 문제는 추천이 편리함을 주는 동시에 선택의 범위를 좁힐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범위 안에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가 상단에 노출되는 이유, 추천 기준에 광고나 수수료가 얼마나 반영됐는지 소비자가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AI 추천은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지만 플랫폼이 어떤 기준으로 상품을 보여주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않으면 정보 비대칭이 커질 수 있다”며 “추천의 편리함과 소비자의 알 권리 사이에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는 공짜 원료가 아니다 AI 서비스의 기반은 데이터다. 소비자가 남긴 정보가 많을수록 AI는 더 정교한 추천과 예측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 활용이 늘어날수록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금융, 의료, 교육, 이동 정보처럼 민감한 데이터가 결합되면 개인의 생활 패턴과 경제 상황, 건강 상태까지 추정할 수 있다. 개인정보위가 AI 프라이버시 리스크 관리 모델에서 개인정보 유·노출뿐 아니라 딥페이크로 인한 인격권 침해를 새로운 위험으로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AI가 만든 이미지와 음성, 영상은 소비자 피해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 보이스피싱과 투자 사기, 허위 광고, 유명인 사칭, 딥페이크 범죄가 AI 기술과 결합하면 피해 규모와 확산 속도가 커질 수 있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기존 개인정보 유출은 계정 탈취나 스팸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AI시대에는 유출된 정보가 음성 합성, 얼굴 합성, 맞춤형 사기 문구에 활용될 수 있다”며 “소비자 보호의 기준도 단순 정보보호에서 신원과 평판 보호로 넓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 AI의 편리함 뒤에 남는 설명 책임 금융 분야는 AI가 소비자 권리와 직접 충돌할 수 있는 대표 영역이다. AI가 대출 한도와 금리, 카드 발급 가능성, 보험 가입 심사, 이상거래 탐지, 투자상품 추천에 활용되면 소비자의 금융 접근성과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편리한 상담과 빠른 심사는 장점이지만 잘못된 데이터나 편향된 모델이 적용되면 불합리한 차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AI가 판단했다’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왜 한도가 줄었는지, 왜 보험 가입이 거절됐는지, 왜 특정 투자상품이 추천됐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AI 판단에 오류가 있다면 이의를 제기하고 사람이 다시 검토할 수 있는 절차도 필요하다. 한 금융소비자보호 전문가는 “AI가 금융 서비스를 빠르게 만들 수는 있지만 설명할 수 없는 AI는 금융소비자 보호와 충돌할 수 있다”며 “특히 고령층이나 금융 취약계층은 AI 상담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 별도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약자를 방치하면 AI 격차는 생활 격차가 된다 AI 서비스가 확산될수록 디지털 취약계층의 문제도 커질 수 있다. 고령층, 장애인, 저소득층, 디지털 기기 활용이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는 AI 기반 서비스에서 배제되거나 불리한 조건을 감수할 가능성이 있다. 은행 점포와 대면 창구가 줄고 모바일 앱과 챗봇 상담이 늘어날수록 이 같은 격차는 금융 접근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교육과 의료 분야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AI 학습 서비스는 개인별 맞춤 교육을 제공할 수 있지만 기기와 네트워크, 결제 능력이 부족한 가정은 혜택을 충분히 누리기 어렵다. AI 건강관리 서비스도 스마트기기 활용 능력과 데이터 접근성에 따라 이용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AI시대 소비자 정책이 ‘피해 구제’ 중심에서 ‘역량 강화’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비자가 AI 추천과 자동화된 판단을 이해하고 개인정보 제공 여부를 선택하며 부당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AI시대 소비자는 더 빠른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시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한다. 편리함은 공짜가 아니다. 소비자의 데이터가 기업의 수익과 AI 성능을 높이는 원료가 되는 만큼 소비자에게도 정보 접근권과 설명 요구권,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 한 소비자정책 전문가는 “AI시대 소비자 보호의 핵심은 기술을 막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기술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데이터 주권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AI 편익은 일부 기업과 플랫폼에 집중되고 소비자는 판단의 객체로 밀려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7-24 11:08:47
-
-
연결의 삼성 vs 생활의 LG…차세대 가전 승부처는 '생활 데이터'
[경제일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홈 패권을 놓고 맞붙고 있다. 과거 가전시장이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개별 제품 경쟁이었다면 AI 시대에는 집 전체를 연결하는 '생활 플랫폼' 경쟁으로 전장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가전의 정의가 바뀐다…승부처는 '홈 운영체제' 가전의 정의도 바뀌고 있다. 냉장고는 음식을 보관하고 세탁기는 빨래를 하며 에어컨은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가전은 집 안 곳곳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 공간 전체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생성형 AI 확산은 가전산업의 경쟁 방정식도 바꾸고 있다. 제품 성능과 가격 경쟁이 중심이던 시장이 생활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플랫폼 경쟁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기업들의 AI홈 전략 역시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가전업계가 말하는 AI홈 역시 결국 같은 질문으로 귀결된다. "누가 집의 운영체제(OS)를 차지할 것인가." 이 거대한 전환의 중심에는 한국 가전산업을 대표하는 두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 있다. 두 회사 모두 AI홈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접근 방식은 사뭇 다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TV, 가전, 웨어러블 기기를 하나로 연결하는 초연결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 밀착형 가전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일상을 이해하는 '공감지능'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연결의 삼성" vs "생활의 LG" 같은 AI홈을 이야기하지만 삼성은 연결의 확장을, LG는 생활 경험의 심화를 선택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꺼내든 승부수는 '초연결'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중심으로 스마트폰과 TV, 가전, 웨어러블 기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집 안 기기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해 집 밖에서 발생하는 데이터까지 연결해 고객 경험을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갤럭시 생태계다. 냉장고와 세탁기만으로는 알 수 없는 사용자의 이동 패턴과 건강 정보, 콘텐츠 소비 습관까지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에서 확보할 수 있다. AI홈이 집 안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의 일상 전체로 확장될 수 있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최근 TV를 AI홈 허브로 진화시키고 보안·에너지·헬스케어 기능을 통합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LG전자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했지만 생활가전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 에어컨 등 고객이 매일 사용하는 생활가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AI홈을 구축하는 전략이다. LG전자가 강조하는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 역시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객이 언제 잠드는지, 어떤 시간대에 세탁기를 사용하는지, 실내 공기질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등을 학습해 공간 전체를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삼성이 '더 많은 기기를 연결하는 기업'이라면 LG는 '더 깊게 생활을 이해하는 기업'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AI홈 경쟁의 본질은 결국 데이터 흥미로운 점은 양사의 경쟁이 결국 데이터 확보 경쟁으로 수렴된다는 점이다. 과거 가전 시장에서는 제품을 판매하면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가 사실상 종료됐다. 하지만 AI홈 시대에는 제품 판매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제품이 집 안에 설치되는 순간부터 고객의 생활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와 구독 모델, 에너지 관리 서비스 등이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향후 가전업체의 기업가치 역시 하드웨어 판매량보다 데이터 기반 플랫폼 경쟁력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AI홈이 단순한 가전 기능 경쟁이 아니라 플랫폼 비즈니스로 평가받는 이유다. 개인정보와 수익화…넘어야 할 과제도 AI홈 경쟁의 성패를 좌우할 또 다른 변수는 데이터다. AI 서비스가 고도화될수록 기업들은 보다 정교한 생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 범위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 역시 커질 수 있다. 가전이 단순 제품에서 플랫폼으로 진화할수록 수집되는 데이터 범위도 확대된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사용 정보는 물론 에너지 소비 패턴, 재실 여부, 생활 루틴 등 개인 일상과 직결된 정보가 축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홈 경쟁이 고도화될수록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 범위를 둘러싼 논의도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AI 서비스 경쟁력이 결국 데이터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만큼 소비자 신뢰 확보 여부가 향후 시장 주도권을 가르는 핵심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 유료화 여부도 향후 시장 확대 과정에서 주목되는 변수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대부분의 AI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생성형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가 고도화될수록 수익화 모델 구축 필요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AI홈 시장이 단순 가전 판매를 넘어 구독형 서비스 중심으로 진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분석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적화하거나 가전 유지보수, 건강관리, 홈 모니터링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가전업계가 하드웨어 판매 중심 사업 구조에서 플랫폼·서비스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만큼 AI 서비스 역시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수익원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생활 데이터를 잡아라…AI홈 전쟁의 본질 승자의 윤곽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과거처럼 냉장고 판매량이나 TV 점유율만으로 시장 우위를 판단할 수 있는 시대도 지났다. AI홈 시장의 경쟁력은 결국 생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경험을 고도화하는 능력과 플랫폼 체류 시간을 확대하는 역량에 달려 있다. 연결의 삼성과 생활의 LG. 과거 가전의 기준이 모터와 압축기, 디스플레이였다면 이제는 데이터와 AI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누가 집 안의 기기를 더 많이 연결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고객의 일상을 더 깊게 이해하고 움직이느냐의 싸움이다. AI 시대 가전 패권의 최종 승부처가 냉장고나 세탁기가 아닌 '집의 운영체제'가 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26-05-29 18: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