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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법무장관 사직서 제출…공소청 출범 45일 앞두고 '법무·검찰 수장 공백'
[경제일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법무부와 검찰이 동시에 수장 공백 상태로 제도 전환기를 맞게 됐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신설하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45일 앞둔 시점이다. 법무부 장관 후임 인선이 늦어질 경우 제도 시행을 준비하는 핵심 기관들이 장기간 대행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정 장관은 지난 18일 제1회 을지국무회의를 마친 뒤 청와대와 인사혁신처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수면장애 등 건강상의 이유와 함께 검찰개혁 관련 주요 입법이 마무리된 만큼 새로운 형사사법체계는 새로운 리더십 아래 완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청와대도 사실상 사의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건강상의 이유로 면직을 요청했다며 “후속 인사 등의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맡은 바 역할을 다해 줄 것을 당부드렸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면직 시점과 후임 인선 일정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했다. 정 장관은 정부과천청사 퇴근길 기자들과 만나 “개정 형사소송법도 통과됐고 공소청 출범은 중대범죄수사청과 달리 간판만 다는 것이어서 제 역할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사실상 자신이 추진해온 검찰개혁의 주요 입법 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거취를 정리할 시점이라는 판단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행정적 공백과 별개로 실제 제도 전환을 둘러싼 과제는 적지 않다.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수청 체제로 전환되기까지 남은 기간 동안 조직과 인력 배치, 기존 사건 이관, 시행령 및 수사준칙 정비 등 후속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 검찰 역시 이미 수장 공백 상태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31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반발해 사직서를 냈다. 현재는 박규형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이 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정 장관의 사표까지 수리되면 법무부는 이진수 차관이 장관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결국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최고 지휘라인이 동시에 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사상 초유의 검찰 조직 개편을 마무리해야 하는 셈이다. 정 장관의 사의에는 정치적 배경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장관은 이재명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돼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신설을 주도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개혁의 속도와 방식 등을 놓고 여권과 미묘한 온도 차를 보여왔다. 정 장관은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공개적으로 거취 정리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사직서 제출 당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개혁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주권자인 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개혁 또한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며 법 시행 전 예상되는 시행착오와 부작용을 바로잡고, 시행 이후 발견되는 문제 역시 반개혁으로 규정하기보다 신속하게 보완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이는 검찰개혁의 방향 자체보다 개혁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특히 검사의 수사권과 공소권을 분리하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낳을지 아직 검증되지 않은 만큼 향후 시행 과정에서 추가적인 법 개정 논의가 불가피할 가능성도 있다. 정 장관이 물러나더라도 10월 2일 제도 시행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미 관련 법률이 국회를 통과한 데다 정부 역시 조직 개편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누가 마지막 준비 작업을 지휘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공소청 출범 이후 수사와 기소 기능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분리될지, 중수청으로 넘어갈 사건의 범위와 기존 수사자료의 이관 방식은 형사사법체계의 안정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정 장관의 사의가 단순한 개인적 거취 문제를 넘어선 이유다. 개혁을 설계하고 추진한 장관이 제도 시행 직전 물러나고 검찰 역시 총장 공백 상태에 놓이면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첫날을 누가 책임지고 맞을 것인지가 정부의 다음 과제로 떠올랐다.
2026-08-19 07:48:26
검찰 역사 속으로… '공소청·중수청' 신설법 국회 통과, 사법 질서 격변 예고
[경제일보]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뒤흔들 ‘검찰 개혁’ 입법이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 제정안이 범여권의 주도로 연달아 의결되면서 70년 넘게 유지된 검찰의 ‘수사·기소 독점’ 시대가 종말을 고하게 됐다. 사법부의 재판소원제 도입에 이어 수사·기소 조직까지 완전히 분리되면서 대한민국의 사법 질서는 1987년 체제 이후 가장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이번 입법의 핵심은 검찰청을 대신해 기소와 수사를 분리하는 이원화된 형사사법 기구를 구축하는 것이다. 전날 통과된 ‘공소청법’에 따라, 기존 검찰 조직은 ‘공소청’으로 재편되어 수사권 없이 오로지 기소와 공소 유지 업무만을 전담하게 된다. 공소청은 공소청, 광역공소청, 지방공소청의 3단계 체계로 운영되며 기존 검찰이 가졌던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지휘·감독권은 완전히 폐지된다. 특히 ‘권한남용 금지’ 조항과 함께 ‘파면’ 징계 사유가 명문화되면서 탄핵 절차 없이도 검사의 파면이 가능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사실상 검찰의 조직적 독립성을 제한하고 통제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민주당의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된 결과다. 기소 업무에서 분리된 ‘수사’ 기능은 행정안전부 소속 기관으로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맡는다. 중수청은 △부패 △경제 △방위산업 △마약 △내란·외환 △사이버범죄 등 이른바 ‘6대 범죄’를 전담한다. 최근 도입된 ‘법왜곡죄’ 사건이나 공소청·경찰·공수처 공무원의 범죄 역시 중수청의 수사 범위에 포함된다. 중수청은 1~9급 단일 직급 체계를 갖춘 특정직 공무원 조직으로 운영된다. 당초 수사 개시 시 공소청에 통보하도록 했던 조항이 삭제되면서 중수청은 공소청의 간섭 없이 독자적으로 수사를 개시하고 진행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됐다. 사실상 ‘한국형 FBI’를 지향하는 모델이나 사법 통제 장치 없는 거대 수사기관 탄생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이번 법안 처리는 과정부터 험난했다. 국민의힘은 “검찰 파괴이자 최악의 개악”이라며 필리버스터를 동원해 결사 저지했으나 민주당은 범여권 정당들과 함께 투표로 이를 강제 종결하며 법안을 의결했다. 여야 간 강 대 강 대치가 극에 달하면서 국회 운영은 마비 상태에 빠졌다. 향후 관건은 6월 지방선거 이후 처리될 ‘형사소송법 개정안’이다.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 수사권’을 부여할지 여부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이견이 갈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현실적 필요성을 들어 예외적 보완 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시사했으나 당내 강경파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라는 명분을 강조하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사법 개혁의 화두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검찰의 수사 권한이 분산되는 과정에서 경찰과 중수청, 공수처 등 관련 기관 간의 업무 중첩과 수사 지연 등 현장의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전통적인 검찰의 ‘특수 수사’ 노하우가 중수청으로 얼마나 매끄럽게 이전될지도 미지수다. 경력 채용을 통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방대한 범죄 수사 인프라를 단기간에 구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기소권만 남은 공소청 검사들의 권한 축소에 따른 엘리트 법조인들의 이탈 가능성도 사법 서비스 질적 저하를 초래할 수 있는 변수다. 대한민국 형사사법 시스템의 대대적인 수술은 이제 첫 단추를 끼웠다.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시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세부 지침 마련이 시급하다. 새로운 사법 기구들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범죄 수사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아니면 권력의 도구로 전락할지 국민들의 엄중한 감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2026-03-21 16: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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