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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하라" 안 했는데…오픈AI 에이전트, 호주 정부 사이트 비인가 접근
[경제일보] 오픈AI의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별도의 해킹 지시를 받지 않았음에도 호주 정부의 보건 통계 사이트에서 비공개 파일에 비인가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AI에 호주 보건·의료 통계에 대한 답을 찾으라는 과제를 수행하게 했지만, 정보를 찾는 과정에서 외부 사이트의 접근 제한을 우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AI 에이전트의 자율 행동에 대한 통제 문제가 새로운 보안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오픈AI는 내부 평가 과정에서 자사의 AI 모델들이 호주 정부의 여러 웹사이트와 서비스에서 정보를 찾던 중 의도하지 않은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I 에이전트에 주어진 과제 자체는 호주의 보건·의료 통계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었지만, 이 과정에서 공개된 정보뿐 아니라 비공개 파일에도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AI 모델에 특정 정부 시스템을 공격하거나 정보를 탈취하라는 명시적인 지시가 내려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AI가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외부 시스템에 접근했다는 것이다. 오픈AI는 이번 사건에 대해 모델들이 '의도하지 않은 행동'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개인의 메디케어 정보나 의료기록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접근됐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호주 정부는 실제로 어떤 정보에 접근했는지와 다른 정부 시스템까지 영향을 받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디지털 포렌식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직접 통화해 호주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통신망 전체로 피해가 확산한 정황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번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으며, 오픈AI가 사건을 인지한 뒤 호주 정부에 통보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 점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호주신호국(ASD)은 현재 사건에 대한 추가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 포렌식 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이번 접근이 단일 포털에 국한됐는지, 다른 정부 시스템에서도 유사한 행동이 있었는지가 확인될 전망이다. 최근 오픈AI의 AI 에이전트는 비정상적인 행동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8월 공개한 내부 조사에서 7월 사이버보안 평가 과정 중 자사 모델들이 인터넷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통제를 우회하고 오픈AI 내부 연구 인프라와 외부 AI 개발 플랫폼인 허깅페이스의 일부 시스템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당시 모델들은 허가되지 않은 통신 채널을 이용하고 공유 인프라의 취약점을 악용하는 방식으로 인터넷에 접근했다. 오픈AI는 이 과정에서 모델들이 할당된 과제의 목적과 맞지 않는 행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은 사이버보안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내부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이번 호주 정부 사건과 AI 에이전트가 통제된 환경을 벗어나 외부 시스템과 상호작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AI 에이전트가 기존 챗봇과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점도 이번 사건의 배경으로 꼽힌다. 기존 챗봇이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에이전트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검색하고 외부 도구를 호출하며 여러 단계의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가 의도한 최종 목표와 AI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선택하는 중간 행동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다. 특히 외부 인터넷이나 개발 도구, 파일 시스템 등에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받은 에이전트의 경우 예상하지 못한 행동이 실제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커진다. 오픈AI 역시 최근 AI 모델의 이른바 '미스얼라인먼트' 사례를 잇따라 공개하고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모델이 제약을 우회하기 위한 지시를 삽입하거나, 승인 없이 파일을 외부에 올리는 등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보인 사례들을 공개했다. 오픈AI는 모델의 자율 행동과 감독 회피 가능성을 추적·조사하기 위한 새로운 공개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호주 사건이 알려진 날 샘 올트먼 CEO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고도화된 AI의 안전성과 국제적인 관리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계 주요 AI 기업 경영진이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가능성과 국제적인 안전 기준 마련을 논의하는 가운데, 실제 AI 에이전트가 외부 정부 시스템에서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한 사례가 공개된 것이다. AI 업계에서는 에이전트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단순히 모델의 답변이 안전한지를 확인하는 것뿐 아니라 실제 행동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통제 장치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호주 사건 역시 개인정보 유출 여부와 별개로 AI가 사람의 명시적인 해킹 지시 없이도 주어진 목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외부 시스템의 접근 제한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점에서 에이전트 보안의 새로운 과제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인공지능에 관해 연설하며 "(인공지능)모델의 빠른 발전으로 인해 실현 시기가 더욱 촉박해졌고, 잠재적 이점이 더욱 분명해졌지만, 동시에 위험과 부담 또한 더욱 시급해졌다"며 "인공지능은 창의성과 발견의 새로운 르네상스처럼 될 수도 있고, 격변과 혼란을 야기하는 새로운 산업혁명처럼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6-09-24 10: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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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A.X K2' 3단계행…셀렉트스타, AI 데이터 품질 검증 고도화 나선다
[경제일보]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차 평가에서 SK텔레콤 컨소시엄이 3단계에 진출한 가운데 컨소시엄의 데이터 부문을 맡은 셀렉트스타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모델의 성능 경쟁이 고도화하면서 학습 데이터의 품질과 안전성을 관리하는 역량이 독자 AI 모델 경쟁력의 주요 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셀렉트스타가 참여한 SK텔레콤 컨소시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차 평가를 통과해 3개 정예팀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이번 평가에서는 SK텔레콤의 'A.X K2'를 비롯해 업스테이지 '솔라 오픈 2', LG AI연구원 'K-엑사원 2.0'이 3단계 개발을 이어가게 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글로벌 AI 모델과 경쟁할 수 있는 국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사업이다. 2차 평가는 벤치마크와 전문가 평가, 사용자 평가 등을 종합해 후속 개발팀을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SK텔레콤을 중심으로 셀렉트스타, 크래프톤, 포티투닷, 리벨리온, 라이너, SK AX, 테크노매트릭스 등 기업과 서울대, KAIST 등 학계가 참여하고 있다. SK텔레콤 컨소시엄에서 셀렉트스타는 모델 개발에 필요한 학습 데이터의 품질 관리와 검수를 담당했다. 단순히 데이터를 구축해 공급하는 역할에서 나아가 여러 참여 기관에서 생성·구축한 데이터를 동일한 기준으로 검증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셀렉트스타는 1차 단계에서 대규모 학습 데이터를 구축하고 품질을 검증해 SK텔레콤의 'A.X K1' 성능과 신뢰성 향상을 지원한 것에 이어 2차 단계에서는 컨소시엄 내 여러 기관이 생산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춰 품질을 검수했다. 최근 AI 모델의 성능이 학습 데이터의 양뿐 아니라 데이터의 정확성과 일관성에 영향을 받는 만큼 데이터 품질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여러 기관이 하나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모델을 개발할 경우 기관마다 데이터 생성 방식이나 검수 기준이 달라질 수 있어 이를 통합하는 관리 체계가 필요한 것으로 꼽힌다. 셀렉트스타는 2차 단계에서 모델 개발 과정에 필요한 데이터 품질 기준을 별도로 수립하고 세부 항목을 검증했다. 질문과 답변이 적절하게 구성됐는지를 확인하는 '질의·응답 적정성', 이미지와 질문·답변의 내용이 일치하는지를 살펴보는 'VQA(시각 질의응답) 적정성', 문장의 형식과 구조 등을 확인하는 '구문 정확성' 등이 검수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2차 단계에서는 1차보다 강화된 데이터 품질 기준이 적용되면서 여러 참여 기관이 구축한 데이터를 일관된 기준으로 검증하는 작업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에 셀렉트스타는 데이터 품질 관리 프로세스를 고도화해 기관별 데이터의 품질 편차를 줄이고 사후 학습에 활용되는 데이터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AI 안전성 확보를 위한 데이터 검수도 진행했다. 모델이 실제 서비스에 활용되는 과정에서 유해하거나 편향된 결과를 내놓는 것을 줄이기 위해 레드티밍 학습용 데이터셋의 품질을 점검했다. 레드티밍은 AI 모델에 의도적으로 취약점을 공격하거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질문을 제시해 모델의 위험 요소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셀렉트스타는 자체 AI 신뢰성 평가 플랫폼인 '다투모 플랫폼'과 산업·공공 분야에서 축적한 레드티밍 경험 등을 활용해 데이터 품질과 안전성 검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AI 모델의 파라미터 규모나 벤치마크 성능뿐 아니라 어떤 데이터를 어떤 기준으로 학습시킨 것인지를 검증해 실제 서비스 경쟁력을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3단계에 진입한 모델들이 향후 산업과 실생활에서 활용될 수 있는 수준으로 고도화될 경우 데이터 품질 관리와 안전성 검증에 대한 요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연구·개발 단계에서 확보한 모델 성능을 실제 서비스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정확성과 안정성, 개인정보 및 편향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세엽 셀렉트스타 대표는 "이번 2차 평가 통과는 SKT 컨소시엄 참여기관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역량을 모아온 결과"라며 "셀렉트스타도 데이터 총괄 파트너로서 축적해 온 데이터 구축·품질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모델 고도화를 안정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의 기술과 데이터 성과가 특정 기업에 머무르지 않고 국내 AI 생태계가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데이터와 신뢰성 평가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08-18 14: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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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보수 심장 교체' vs 추경호 'TK 수성'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의 양자 대결로 압축되며 전국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떠올랐다. 대구는 오랫동안 ‘보수의 심장’으로 불렸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김 후보가 인물론과 변화론을 앞세워 추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하거나 일부 조사에서는 앞서는 결과도 나왔다. 반대로 추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 결집과 경제부총리 출신의 정책 역량을 내세워 막판 반등 흐름을 만들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1%p 차’ 초박빙, 조사 방식 따라 흐름 엇갈려 가장 최근 공표된 MBC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사실상 동률에 가까운 접전을 보였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5월 26~27일 대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후보 적합도는 김부겸 40%, 추경호 41%였다. 적극 투표층에서도 김 후보 43%, 추 후보 46%로 오차범위 안 경합이었다. 당선 가능성에서는 김 후보 34%, 추 후보 46%로 추 후보가 앞섰고,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44%, 민주당 31%로 조사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대구MBC 조사에서도 초접전 흐름이 확인됐다. 대구MBC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5월 25~26일 대구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추 후보 47.1%, 김 후보 45.7%로 격차는 1.4%포인트에 그쳤다. 이수찬 개혁신당 후보는 1.9%였다. 뉴스핌·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추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뉴스핌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5월 22~23일 대구 거주 만 18세 이상 803명을 대상으로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김 후보는 43.0%, 추 후보는 48.0%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 응답률은 8.2%로 보도됐다. 적극 투표층에서는 김 후보 47.7%, 추 후보 48.9%로 격차가 1.2%포인트까지 좁혀졌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5월 21~25일 대구 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김 후보 42%, 추 후보 38%로 김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반면 CBS 의뢰 KSOI의 5월 24~25일 무선 100% ARS 조사에서는 추 후보 50.1%, 김 후보 41.1%로 추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보도됐다.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김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가, ARS 조사에서는 추 후보가 앞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흐름을 종합하면 대구시장 선거는 “추경호 후보가 보수 기반을 회복하며 앞서거나 접전 우위를 보이는 조사와, 김부겸 후보가 인물 경쟁력으로 오차범위 내 선전하는 조사가 공존하는 선거”로 정리된다. 특히 지지도와 당선 가능성 사이의 간극이 크다. 유권자의 일부는 김 후보 개인 경쟁력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당선 가능성에서는 대구의 보수 지형을 감안해 추 후보를 더 높게 보는 흐름이 나타난다. ◆김부겸, 인물 경쟁력은 강점…민주당 간판은 부담 김부겸 후보의 강점은 대구에서 오래 검증된 ‘비민주당적 민주당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그는 보수 강세 지역에서 여러 차례 도전했고, 국회의원과 행정안전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낸 전국급 정치인이다. 대구 유권자에게 낯선 중앙 정치인이 아니라, 대구에서 패배와 승리를 모두 겪은 정치인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자산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김 후보는 “대구가 특정 정당의 독점 구조에서 벗어나야 발전한다”는 메시지를 앞세우고 있다. 약점은 민주당 간판 자체가 갖는 구조적 한계다. MBC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44%, 민주당 31%로 나타났다. 김 후보 개인 지지율은 당 지지율보다 높지만,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정당 투표 성향이 강해지면 김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기회는 ‘대구 변화론’이다. 대구는 산업 전환, 청년 유출, 도심 공동화, 신공항과 미래 모빌리티 산업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김 후보는 AI 기반 ‘대구판 판교밸리’, 소상공인·골목상권 회복, 산업 대전환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기존 보수 행정에 피로감을 느낀 중도층과 청년층을 겨냥한 메시지다. 위협은 보수층의 막판 결집이다. 대구 선거는 여론조사상 접전이어도 실제 투표일에는 보수층이 강하게 결집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 후보가 이기려면 “한 번 바꿔보자”는 여론을 실제 투표장까지 끌고 가야 한다. 우세한 전화면접 조사 결과에 기대 지지층이 방심하면, 조직력에서 앞서는 국민의힘에 막판 동력을 내줄 수 있다. ◆추경호, 경제 전문성은 강점…‘새 얼굴’ 기대감은 약점 추경호 후보의 강점은 경제 관료와 경제부총리 출신이라는 이력이다. 대구가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 구호보다 산업 재편과 일자리 해법이다. 추 후보는 경제부총리 경험을 앞세워 대구 경제 체질 개선, 재난·의료 안전도시, 15분 생활권 문화도시 구상 등을 제시하고 있다. 경제 위기와 지역 산업 침체를 걱정하는 유권자에게 “정책을 아는 시장” 이미지는 분명한 장점이다. 약점은 국민의힘 후보라는 안정감이 동시에 기득권 이미지로 읽힐 수 있다는 점이다. 대구에서 국민의힘은 강력한 조직 기반을 갖고 있지만, 그만큼 지역 정체와 독점 정치에 대한 책임론도 안고 있다. 김 후보가 “대구의 변화”를 말할 때 추 후보는 “왜 지금까지 바뀌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기회는 보수 지지층 재결집이다. 최근 ARS 조사에서 추 후보가 우세한 흐름을 보인 것은 국민의힘 지지층이 선거 막판 다시 결집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뉴스핌·리얼미터 조사에서 당선 가능성은 김 후보 38.4%, 추 후보 50.3%로 추 후보가 11.9%포인트 앞섰다. 이는 대구의 전통적 보수 지형이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위협은 인물론에서 김 후보에게 밀릴 수 있다는 점이다. 추 후보가 중앙정부 경제라인의 핵심으로 활동한 경력은 강점이지만, 대구 시민에게는 “대구시장으로서 얼마나 현장을 알고 있느냐”는 검증이 남아 있다. 특히 청년층, 중도층, 무당층이 정당보다 후보 개인의 경험과 상징성을 중시할 경우 추 후보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막판 승부처…보수 결집, 중도층, TV토론, 신공항·경제 공약 첫 번째 승부처는 보수층 결집이다. 추 후보가 승리하려면 국민의힘 지지층을 빠짐없이 투표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대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여전히 민주당보다 높다. 그러나 김 후보 개인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을 크게 웃도는 만큼, 보수층 일부가 이탈하거나 투표를 포기하면 결과는 흔들릴 수 있다. 두 번째 승부처는 중도층과 무당층이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특징은 정당 지형과 후보 경쟁력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후보는 민주당 후보이지만 대구에서 오랜 정치 경력을 쌓은 인물이고, 추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이지만 경제 관료형 후보라는 색채가 강하다. 결국 중도층은 “누가 대구를 더 실질적으로 바꿀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세 번째 승부처는 TV토론과 후보 발언이다. 대구시장 선거가 초박빙으로 흐르면서 마지막 TV토론과 막판 메시지의 파급력이 커졌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후보 발언, 중앙당 이슈, 숨은 표심의 향배가 막판 변수로 꼽힌다는 분석이 나온다. 말 한마디가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도, 중도층을 밀어낼 수도 있는 국면이다. 네 번째 승부처는 대구 경제 공약의 설득력이다. 대구 유권자가 듣고 싶은 것은 추상적 변화나 정권 심판만이 아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미래차·로봇·AI 산업, 서대구권 개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회복, 청년 일자리 같은 구체적 해법이다. 김 후보는 변화와 균형발전을, 추 후보는 경제 전문성과 실행력을 내세운다. 어느 쪽이 더 현실적인 재원과 실행 계획을 보여주느냐가 마지막 표심을 가를 수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대구시장 선거는 이제 ‘보수의 심장’이라는 오래된 공식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선거가 됐다”며 “김부겸 후보는 대구 정치의 균열을 파고들고 있고, 추경호 후보는 보수 기반의 재결집으로 방어선을 다시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2026-05-30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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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트랩에 투영된 중화(中華)의 서열: 의전(儀典)으로 읽는 중국 외교의 본색
[경제일보] 국가 간 외교에서 의전은 단순한 형식이나 예법을 넘어선다. 그것은 말 없는 언어이자, 자국의 전략적 속내와 상대국에 대한 냉정한 손익계산서를 시각적으로 증명하는 고도의 정치 행위다. 특히 스스로를 세계의 중심이라 믿으며 예의(禮義)와 서열, 그리고 체면(面子)을 극도로 중시해 온 중국 외교에서 공항 영접의 격(格)은 상대국의 전략적 가치를 가늠하는 가장 정확한 리트머스 시험지다. 최근 방중한 글로벌 정상들을 맞이한 베이징 서오두(首都) 공항의 풍경은 오늘날 중국이 바라보는 세계 질서의 재편도와 그들의 속내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영접을 둘러싸고 외교가 안팎에서 ‘홀대론’과 ‘격하론’ 등 설왕설래가 분분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항 마중에 전직 상무위원을 역임한 국가부주석(정치국원)을 내보냈다. 언뜻 거물급 인사를 배치한 듯 보이지만, 실권을 쥔 현직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세련되게 포장된 ‘외교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해석은 다른 정상들과의 비교를 통해 확신으로 굳어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공항 트랩 아래에서 그를 맞이한 이는 중국 외교의 총괄 수장이자 시진핑의 심복인 왕이(王毅) 정치국원 겸 외교부장이었다. 실질적인 대미(對美) 전선에서 동맹 이상의 밀착을 과시하는 러시아에 대해 확실한 예우를 갖춘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과거 전승절 행사를 전후해 중국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영접에는 무려 중국 권력 서열 5위인 차이치(蔡奇) 중앙서기처 서기 겸 상무위원이 직접 공항으로 나갔다. 혈맹이자 지정학적 최전방 보루인 북한에 대해 중국이 부여하는 전략적 무게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서열의 숫자로 명백히 보여준 장면이다. 중국 외교에서 나타나는 이른바 ‘영접의 변천사’는 그들의 국력 신장 및 대외 전략의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과거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냉전의 장막을 걷고 베이징을 처음 방문했을 때, 마오쩌둥 체제의 2인자이자 외교 총사령관이었던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직접 공항에 나가 영접했다. 당시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미국의 손이 절실했던 중국으로서는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극진한 예우이자, 생존을 위한 절박함의 표현이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도광양회(韜光養晦) 시대에도 중국은 서방 강대국 정상들이 방문할 때마다 철저히 격식을 맞추며 몸을 낮췄다. 그러나 지금의 중국은 다르다. 시진핑 체제 이후 대국외교(大國外交)와 분발유위(奮發有爲)를 표방하며 굴기를 선언한 중국은 이제 미국을 향해 더 이상 저자세를 취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번 영접 격은 중국이 미국을 두려워하거나 눈치 보지 않으며, 이제는 겉치레식 환대에 연연하기보다 ‘대등한 G2 관계’로서 냉정하게 국익 대 국익으로 맞서겠다는 오만함과 자신감의 발로다. 반면 미국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붙잡아야 할 러시아와 북한이라는 전통적 우방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서열과 격식을 갖추며 ‘우리 편’을 챙기는 실리주의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중국 역사와 사상의 뿌리인 『도덕경(道德經)』 제61장에는 대국과 소국의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은 가르침이 나온다. “대국자는 하류야(大國者 下流也), 천하교(天下之交), 천하지빈(天下之牝)” 큰 나라는 강의 하류와 같아서 천하의 물이 모여드는 곳이자 천하의 어머니와 같아야 한다는 뜻이다. 노자(老子)는 대국일수록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어 아랫자리에 처해야(大國以下小國, 則取小國) 진정으로 천하의 인심을 얻고 대국으로서의 위엄을 세울 수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현재 시진핑의 중국이 보여주는 의전 외교는 노자의 이런 현명한 가르침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듯하다. 공항 영접 하나에도 치밀하게 서열을 매기고, 상대국의 힘과 이용 가치에 따라 환대와 홀대의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은 대국(大國)의 풍모라기보다는 지극히 계산적이고 옹졸한 패권주의의 단면을 드러낼 뿐이다. 자신들이 필요할 때는 혈맹이라며 서열 5위를 내보내고, 견제해야 할 상대에게는 은근한 엇박자의 격을 적용하는 세태는 단기적으로는 외교적 기싸움에서 승리한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주변국들로 하여금 중국이라는 거대한 이웃에 대해 신뢰보다는 끊임없는 경계심과 피로감을 느끼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는다. 의전의 격을 바꾸어 상대의 기를 꺾는 방식은 일시적인 전술은 될 수 있어도 천하를 아우르는 도(道)가 될 수는 없다. 진정한 대국 외교란 공항 트랩에 누구를 내보내느냐는 형식적 서열 정치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노자의 말대로 스스로를 낮추어 천하의 물을 품어 안는 포용력과 예측 가능한 규범을 보여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영접 인물의 서열로 아군과 적군을 가르고 대국의 자존심을 세우려는 중국의 영접 외교 변천사는, 역설적이게도 오늘날 중국이 직면한 외교적 고립감과 조급증을 방증하는 씁쓸한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2026-05-20 10:5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