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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없는 부지는 자산이 아니다…KT, '수요 따라 짓는' AIDC
[경제일보] KT의 1GW AIDC 계획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데이터센터를 한 곳에 몰아 짓지 않는다는 점이다. KT클라우드는 2031년까지 전국 20여개 부지에 인프라를 분산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서로 다른 공급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수도권은 기존 데이터센터를 거점으로 권역별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서울 여의도는 금융권 고객을 위한 초저지연 시설로 활용하고 안산·용인 등 경기 남부에는 AI용 GPU를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 전력과 통신망, 고객이 밀집한 수도권에서는 부지를 먼저 확보해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비수도권은 순서가 반대다. 글로벌 빅테크나 AI 연산에 특화된 네오클라우드 등 고객을 먼저 확보한 뒤 부지를 개발한다. 초기에는 수십메가와트(MW) 규모로 시작해 수요가 확인되면 수백MW로 확대한다. 대규모 시설을 먼저 지어놓고 가동률을 걱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이다. 공급 일정도 제시됐다. 2027년 부천을 시작으로 2028년 대구·군산·용인, 2029년 안산 데이터센터를 순차적으로 공급한다.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려면 전력계통 접속, 인허가, 토지 개발, GPU 조달이 동시에 맞물려야 한다. 한 단계라도 지연되면 목표 용량과 투자 시점이 함께 늦어질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전력 밀도가 높다. GPU 서버가 늘어날수록 기존 공조 방식만으로는 열을 처리하기 어려워 액체 냉각과 고밀도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 KT클라우드는 25년 이상 데이터센터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액체 냉각과 자동화, AI 기반 운영 기술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KT의 차별화 전략은 데이터센터를 통신망으로 묶는 데 있다. 지역별 AIDC를 초저지연 네트워크로 연결해 하나의 인프라처럼 운영하고 전국 3500여개 국사를 AI 엣지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해저케이블에 1조원을 투입해 국내 AI 데이터센터와 해외 클라우드·빅테크를 잇는 연결 용량도 확충할 계획이다. 다만 네트워크 강점이 전력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센터 부지를 확보해도 전력계통영향평가와 변전소 건설이 늦어지면 서버를 들여놓을 수 없다. 글로벌 고객이 요구하는 2년 안팎의 구축 기간을 맞추려면 변압기와 냉각장치, GPU 서버 조달까지 미리 계약해야 한다. KT클라우드가 공개한 로드맵은 구축 순서와 지역을 보여주지만 각 부지의 확보 전력, 고객 규모, 투자금액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향후 사업의 실체를 확인하려면 부지별 착공 시점과 수전 용량, 테넌트 계약, 실제 GPU 가동률을 따져봐야 한다. 1GW는 총량의 목표이고 사업 성패는 각각의 센터가 얼마나 빨리 채워지는지에 달려 있다.
2026-09-21 09:5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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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AI 데이터센터 특별법 하위법령 착수…전력 특례 범위가 관건
[경제일보] 정부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특별법 시행을 위한 하위법령 마련에 착수했다. 법률 제정으로 AIDC 구축을 지원할 큰 틀은 마련됐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인허가 간소화와 전력 특례가 어느 범위까지 적용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9일 공포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의 하위법령 마련을 위한 연구반을 구성하고 18일 서울에서 킥오프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연구반은 AI 데이터센터와 법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됐으며 시행령과 시행규칙 초안 마련을 맡는다. AIDC 특별법은 AI 3강 도약을 위한 핵심 인프라인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법이다. 기존 데이터센터가 데이터 저장과 서비스 운영에 초점을 맞췄다면 AIDC는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가속기 기반 연산을 통해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수행하는 연산 인프라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고밀도 전력 공급, 냉각, 전력망 접속, 부지 확보 요건이 훨씬 까다롭다. 특별법은 올해 1월 이해민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을 포함해 관련 법안을 병합·조정하는 방식으로 논의됐다. 이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지난 5월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6월 9일 공포됐으며 9개월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3월 10일부터 시행된다. 법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과기정통부를 통합 창구로 삼아 AI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인허가를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관계기관이 정해진 기간 안에 인허가 여부를 통보하지 않으면 처리된 것으로 보는 ‘타임아웃제’도 도입된다. 복잡한 행정 절차가 투자 지연으로 이어지는 문제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전력 관련 특례도 포함됐다. 비수도권에 일정 규모 이하 AI 데이터센터를 신축·증축하거나 기존 데이터센터를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경우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근거가 마련됐다. 수도권에 집중된 데이터센터 입지를 분산하고 전력망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으로 AI 인프라 투자를 유도하려는 장치다. 승강기, 주차장, 미술품 설치 등 일반 건물 기준을 그대로 적용받던 시설물 설치 의무를 완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하위법령 단계에서는 세부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AIDC를 어느 수준의 설비와 규모를 갖춘 시설로 정의할지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대상이 되는 ‘일정 규모 이하’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가 핵심이다. GPU 집적도, 전력 수전 용량, 냉각 방식, 연산 목적, AI 학습·추론 비중 등을 어디까지 법적 기준에 넣을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전력이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GPU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데이터센터 한 곳이 필요로 하는 전력 규모는 수십~수백 메가와트 단위로 커지고 있다. 부지를 확보하더라도 변전소와 송전망 접속, 장기 전력 구매, 냉각 설비, 전력 품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실제 구축 일정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AI 데이터센터 확장의 병목은 반도체 공급만이 아니라 전력과 냉각, 지역 수용성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규제 완화가 곧바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인허가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전력망 안정성, 지역 주민 수용성, 환경 부담, 수도권 집중 완화라는 과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 특히 비수도권 특례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전력망 여유 지역과 산업 수요, 통신망, 인력, 세제·입지 지원이 함께 설계돼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연구반 운영을 통해 하위법령 초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AI 데이터센터 정의와 규제 특례 등 핵심 사항에 대해 민간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산업계가 요구하는 속도와 전력·환경·지역사회 쟁점을 함께 고려해 제도 설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AIDC 특별법은 한국형 AI 인프라 정책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실제 성패는 법률 이름이 아니라 시행령 숫자에 달려 있다. 어떤 시설을 AIDC로 인정할지, 어느 규모까지 전력 특례를 줄지, 인허가 지연을 얼마나 줄일지가 기업 투자 판단을 좌우한다. AI 시대의 데이터센터는 건물이 아니라 국가 연산 주권의 기반이다. 하위법령 설계가 정교하지 않으면 특별법은 투자 속도를 높이기보다 또 다른 해석 싸움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2026-06-18 16:2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