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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 800조 푼 삼성·SK…美 투자 요구 거세질까
[경제일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800조원 규모의 국내 반도체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미국의 추가 투자 압박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해외 반도체 기업의 현지 생산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만큼 국내 투자 확대가 대미 투자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첨단산업 육성 전략에는 호남권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이 포함됐다. 삼성그룹과 SK그룹은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아우르는 투자 구상을 제시하며 지역 반도체 생태계 확대에 나섰다. 이번 투자는 생산능력 확충과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산업 기반을 분산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할 생산 인프라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관심은 미국의 대응이다. 미국은 반도체를 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자국 내 생산시설 유치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보조금과 세제 지원을 제공하는 동시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상대로 현지 투자 확대를 요구하는 기조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에 생산시설을 짓지 않는 반도체 기업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반도체 품목관세 도입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통상 협상 과정에서 투자 확대 요구가 다시 제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을 공개한 이후 미국이 추가 투자 확대를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 기업이 대규모 투자 여력을 확보한 만큼 자국 생산시설 확대도 가능하다는 논리를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첨단 파운드리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용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구축 중이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 모두 기존 투자 계획의 추진 속도와 후속 투자 여부를 다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 비중이 높은 고객 구조도 변수다. 엔비디아와 아마존, 구글 등 주요 고객사 수요가 확대되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와 현지 생산 역량 강화 요구도 함께 커질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전략이 국내 생산기반 확대와 미국 현지 생산 강화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규모뿐 아니라 투자 지역과 시기, 생산시설 배치까지 통상 환경을 고려한 전략 수립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K는 지금 정부의 지역 균형발전 투자에 발맞추는 동시에 미국의 대미 투자 압박이라는 역경도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현지 투자 확대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2026-07-05 14: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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