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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만에 1000만개…삼양 '짜르르', 정체된 시장서 프리미엄 안착
[경제일보] "정체돼 있고 잔잔한 시장에 확실한 차별화와 좋은 제품력으로 돌을 던져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7일 오전 서울 중구 삼양식품 명동 본사에서 열린 '짜르르' 미디어 시식회에서 채혜영 삼양식품 상품본부장은 짜장라면 시장을 이렇게 표현했다. 채 본부장의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행사장 뒤편 주방에서는 흰 연구복을 입은 연구원들이 한 번에 30개씩 짜르르를 끓여 기자들에게 내놓았다. 전국 짜장 맛집 100여곳을 돌며 맛을 분석하고 소스와 면 배합을 수백 차례 반복해 제품을 개발한 연구원들이 이날 직접 조리까지 맡은 것이다. 삼양식품이 짜장라면 한 제품에 이처럼 공을 들인 데는 정체된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끌어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6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국내 짜장라면 시장은 약 2600억원 규모지만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기존 '짜짜로니'와 다른 가격대와 제품 사양을 갖춘 프리미엄 '짜르르'를 앞세워 줄어드는 시장에서 새로운 소비층 확보에 나섰다. 채 본부장은 "짜장라면은 신제품이 많이 나오는 시장도 아니고 굉장히 정체돼 있는 시장"이라며 "삼양식품은 짜짜로니라는 오래된 브랜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짜장라면 카테고리에서 재기를 늘 노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기존 제품을 교체하는 대신 가격대와 제품 특성을 세분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택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의 짜짜로니를 유지하면서 맛과 원료, 제품 사양을 강화한 짜르르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별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투트랙 전략은 실제 판매 성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올해 짜짜로니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해 짜르르 출시 이후에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회사는 짜르르가 기존 수요를 잠식하기보다 별도 수요를 형성하며 짜장라면 부문의 매출 외연을 넓히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제품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짜르르도 출시 초기부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 7월 출시 이후 약 100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기록하며 짜장라면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 삼양식품이 올해 짜르르에 세운 매출 목표는 100억원 이상으로 현재 목표치 달성을 앞두고 있다. 초기 흥행은 일시적인 공급 부족으로도 이어졌다. 온라인 사전 판매에서 소비자 주문이 몰린 데 이어 유통업체의 초도 발주까지 예상치를 웃돌면서 한때 생산 가능한 물량을 넘어섰다. 현재는 수요 예측을 바탕으로 생산량을 조정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망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채 본부장은 "짜르르만으로 순전히 매출 순증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중저가 제품뿐 아니라 프리미엄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소비자가 취향에 맞게 여러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프리미엄 전략은 제품 설계에서도 드러난다. 짜르르는 삼양식품이 지난해 '삼양1963'을 통해 36년 만에 다시 적용한 우지 유탕 방식을 짜장라면으로 확장한 제품이다. 면을 우지로 튀긴 뒤 진한 고기 풍미의 액상소스와 소고기 다이스 등 두 종류의 후레이크를 더했다. 삼양식품 연구소는 제품 개발을 위해 전국 짜장 맛집 100여곳을 찾아 볶음향과 농도, 면의 굵기와 찰기, 소스가 배어드는 정도 등을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1년 반 동안 소스 배합을 450회 이상, 면 배합을 300회 이상 반복하며 제품 기준을 구체화했다. 이 과정에서 소스는 분말 대신 액상 형태를 택했다. 건조 과정에서 향미가 일부 사라지는 분말스프의 한계를 보완하고 춘장, 채소, 소고기 풍미를 보다 선명하게 구현하기 위해서다. 면 역시 진한 소스를 머금은 뒤에도 쉽게 퍼지지 않도록 기존 제품보다 두툼하고 치밀하게 설계했다. 이병훈 삼양식품 연구소장은 "유탕면에는 기름이 많이 포함돼 있는데 기름 자체의 본질을 바꿔야 짜장의 풍미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소고기 풍미와 고소한 향, 가열했을 때 살아나는 우지의 특성이 짜장소스와 만났을 때 깊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우지의 풍미를 끝까지 살리기 위해 조리 방식도 달리했다. 짜르르는 일반적인 짜장라면처럼 면을 끓인 뒤 물을 버리지 않고, 우지로 튀긴 면에서 우러나온 풍미가 담긴 면수에 액상소스를 바로 섞는다. 면수에 남은 우지의 고소함과 짜장소스의 진한 맛을 함께 살리기 위한 방식이다. 직접 맛본 짜르르는 단맛보다 짭조름한 맛과 고기 풍미가 두드러졌으며 두툼한 면은 진한 소스를 머금고도 쉽게 퍼지지 않아 쫄깃한 식감을 유지했다. 기존 대중형 짜장라면과 맛, 식감에서 차별화를 두려는 제품 설계가 실제 시식에서도 비교적 뚜렷하게 느껴졌다. 삼양식품은 짜르르를 개별 신제품에 그치지 않고 '우지'를 활용한 제품군 확대의 한 축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삼양1963에 이어 우지파개장과 짜르르까지 적용 범위를 확장한 데 이어 향후 우지의 깊은 맛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맛과 제품 형태를 검토하고 있다. 김희정 삼양식품 상품팀장은 "삼양1963부터 짜르르까지 우지를 활용한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단발성 신제품 출시를 넘어 우지를 삼양식품만의 핵심 헤리티지이자 자산으로 키워 국내와 해외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우지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동물성 원료에 대한 국가별 규제가 다른 만큼 수출이 가능한 국가를 우선 공략하고 있다. 삼양1963은 현재 미국 H마트와 일본 세븐일레븐 등에서 판매 중이며 향후 규제와 연구개발 여건을 고려해 수출 국가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날 시식회가 끝나갈 무렵에는 예정에 없던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도 행사장을 찾았다. 김 회장은 기자들의 테이블을 찾아 "제품을 계속 먹으면서 업그레이드해왔다"며 짜르르 개발 과정과 제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출시 약 100일 만에 1000만개 판매와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른 짜르르의 다음 과제는 초기 흥행을 장기 수요로 이어가는 것이다. 기존 짜짜로니와 수요층을 나누면서 프리미엄 시장에 안착할 경우 삼양식품의 투트랙 전략은 정체된 짜장라면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여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6-10-07 13: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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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韓·伊 최적의 파트너"…이재용 "첨단산업 협력 확대 가능"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탈리아를 방문한 가운데 한국과 이탈리아 경제계가 첨단산업과 에너지, 소비재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은 양국 간 산업 협력 가능성에 기대를 나타냈고, 이 대통령은 행사 종료 후 별도 간담회를 열어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2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로마 시내에서 한국·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개최됐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양국 기업인과 경제단체, 정부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경제인협회와 이탈리아경제인연합회가 공동 주관했다. 한국 측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자은 LS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 등 주요 기업인이 참석했다. 이탈리아에서는 페라리와 핀칸티에리, 에니라이브 등 대표 기업 경영진이 자리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과 이탈리아의 산업 경쟁력이 결합할 경우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삼성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국가”라며 “밀라노 디자인 산업은 삼성의 제품 개발 과정에도 많은 영감을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 역량을 갖춘 이탈리아와 기술 혁신을 이어가는 한국이 협력한다면 다양한 첨단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자은 LS 회장도 전력 인프라 분야 협력 확대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유럽과 북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핵심 거점인 이탈리아와 전력 산업 분야에서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영 HD현대건설기계 사장은 이탈리아 정부의 초감가상각제도 운영과 관련해 감사의 뜻을 전하며 현지 투자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초감가상각제도는 기업이 설비 투자를 진행할 경우 실제 투자금액보다 높은 금액을 비용으로 인정해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 등도 섬유소재와 식품 분야를 중심으로 현지 기업과 협력 범위를 넓혀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탈리아 기업들도 한국과의 협력 확대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존 엘칸 페라리 회장은 “한국은 지속적으로 영감을 주는 시장이자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며 “전동화와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공동 연구개발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칸 회장은 이재용 회장과 오랜 기간 교류를 이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실은 이 회장이 과거 페라리 사외이사로 활동한 이력도 소개했다. 이 밖에도 이탈리아 조선·방산 기업 핀칸티에리와 화장품 기업 키코밀라노 경영진 역시 한국 기업과 협력 확대 의사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양국 산업 구조가 높은 상호보완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창의적인 공학 설계 역량과 기초과학 경쟁력을 갖춘 이탈리아, 첨단 제조와 기술 혁신 역량을 보유한 대한민국은 최적의 협력 파트너”라며 “양국이 힘을 모은다면 새로운 산업 질서와 혁신 생태계를 함께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항공우주를 핵심 협력 분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AI와 반도체, 항공우주 같은 전략 산업에서 협력이 중요하다”며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와 인프라 공급망 구축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바이오와 헬스케어, 화장품, 식품 등 소비재 분야 역시 성장 가능성이 큰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가 끝난 뒤 이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별도 간담회를 열어 한국 기업인들과 추가 대화를 진행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행사 참석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규제와 투자 관련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정책실장은 “대통령이 기업인들에게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해 달라고 당부했다”며 “부처 단위에서 해결이 어려운 과제는 대통령실 정책실로 직접 전달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한국과 인도 간 경제협력 후속 조치도 공개했다. 김 정책실장은 “한·인도 정상회담 당시 합의한 양국 간 직통 소통체계가 구축됐다”며 “대통령실 경제성장수석과 인도 총리실 차관급 인사가 각각 창구 역할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또 “인도 측이 한국 기업과의 협력 확대를 위해 별도 비즈니스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달 하순 인도 총리가 직접 한국 기업인들과 만나는 일정도 추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6-06-14 14:2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