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건
-
추위 오기 전에 잡는다…유통·패션업계, 겨울 소비 앞당기기
[경제일보] 아침저녁 기온이 낮아지면서 유통·패션업계가 겨울 수요 선점에 나섰다. 난방매트 거래액이 급증한 가운데 할인전, 선주문, 신상품 출시를 앞세워 본격적인 추위 전 소비자 구매를 끌어당기고 있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오는 11일까지 '가을맞이 전기요·카본매트 특가전'을 열고 난방 상품 할인 판매에 나선다. 행사에는 경동나비엔·일월·쿠쿠·한일의료기·잠온 등 10개 브랜드가 참여해 전기요, 카본매트, 온수매트 등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최근 일교차가 커지면서 난방매트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11번가의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관련 거래액은 직전 일주일보다 131% 증가했으며 이에 맞춰 2만원대 전기요부터 원격 제어와 정밀 온도조절 기능을 갖춘 프리미엄 카본매트까지 상품군을 넓혔다. 늘어난 수요에 맞춰 가격 혜택도 강화했다. 세탁기 사용이 가능한 '한일의료기 오브휴 워셔블 이중열선 탄소 전기요'를 최대 혜택 적용 시 2만원대에 선보이고 행사 기간 카드사 추가 할인과 토스페이머니 전용 할인도 제공한다. 고물가와 난방비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본격적인 추위 전 할인 혜택을 확대해 겨울철 초기 수요를 확보하려는 취지다. 11번가 관계자는 "본격적인 추위에 앞서 난방매트를 미리 준비하려는 고객들을 위해 인기 브랜드와 상품을 한자리에 모았다"며 "고물가 속 난방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단독 특가 상품과 다양한 할인 혜택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W컨셉도 겨울 아우터 수요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 선주문 판매에 나섰다. 오는 11일까지 진행하는 'W프리오더'에는 프론트로우, 토와브, 룩캐스트, 아우어노스텔지아, 르메메, 시슬리 등이 참여하며 무스탕, 퍼재킷, 핸드메이드 코트, 경량 패딩 등 겨울철 핵심 아우터를 최대 3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이번 행사는 소비자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입점 브랜드가 겨울철 수요를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판매 시기를 앞당기면서 수요 예측과 생산 효율을 함께 높이는 구조로 브랜드는 선주문 물량을 바탕으로 생산 규모를 조정해 재고 부담을 낮출 수 있고 소비자는 성수기 전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아우터를 확보할 수 있다. W컨셉 관계자는 "겨울철 가장 수요가 높은 핵심 아우터를 한발 앞서 합리적인 혜택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이번 프리오더 행사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파트너사와의 상생을 도모하고 고객에게는 차별화된 혜택을 제안하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계절 전환기에 맞춰 경량 아우터 신제품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국미즈노는 지난 6일 경량 다운 컬렉션 '멀티 패딩 라이트(Multi Padding Light)'를 출시했다. 경량 다운 아노락, 재킷, 후드 다운 재킷 등 4종으로 구성했으며 가벼운 소재와 다운 충전재를 적용해 간절기부터 초겨울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보온성과 활동성을 높였다. 미즈노는 이번 컬렉션을 한겨울용 중량 아우터보다 활용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간절기 제품으로 기획했다. 일교차가 큰 가을부터 기온이 낮아지는 초겨울까지 착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계절 변화에 대응하는 아우터 수요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미즈노 관계자는 "Multi Padding Light는 미즈노만의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무드와 실용성을 조화롭게 담아낸 간절기 아우터 컬렉션"이라고 전했다.
2026-10-09 08:00:00
-
다시 90달러 유가…유류세만 만지는 물가 대책으론 부족하다
[경제일보] 국제유가가 다시 세계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이어지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20일(현지시간) 국제 원유시장에서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88.63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2.61달러에 거래됐다. 이후 브렌트유는 89.22달러, WTI는 83.2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604%까지 올라섰다. 유가 상승이 에너지 가격에 머물지 않고 물가와 시장금리, 달러 가치, 주가를 동시에 흔드는 복합 충격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유럽 금융시장의 반응은 더 예민하다. 이날 금리 파생상품 시장은 현재 연 2.25%인 유럽중앙은행(ECB)의 예금금리가 2026년 말 2.66%, 2027년 2월에는 2.73%까지 오를 가능성을 반영했다. 통상적인 0.25%포인트 인상 기준으로 사실상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한 셈이다. 에너지 가격이 다시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리면 금리를 낮추기는커녕 추가 인상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정학적 충돌이 유조선의 항로를 막고 오른 기름값이 채권금리를 끌어올리며 높은 금리가 기업과 가계의 금융비용을 늘리는 악순환이 재연될 조짐이다. 한국은 이런 충격에 유난히 취약하다. 국내에서 소비하는 원유를 사실상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산업 부문의 에너지 사용 비중도 주요 선진국 가운데 높은 편이다. 국제에너지기구는 한국의 에너지 구조가 화석연료와 해외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외부 공급 충격에 취약하다고 진단한다. 유가가 오르면 정유·석유화학은 물론 항공과 해운, 자동차, 철강, 농수산물과 택배비까지 비용 압력을 받는다. 기업은 오른 원가를 제품 가격에 전가하고 그 부담은 결국 소비자의 장바구니로 돌아간다. 그런데도 정부의 고유가 대책은 여전히 유류세 인하와 주유소 가격 점검이라는 익숙한 처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류세를 낮추는 것은 급격한 가격 상승을 완충하는 데 필요하다. 정유사와 주유소가 국제유가 상승분을 빌미로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지 않는지 점검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이미 오른 가격의 일부를 세금으로 보전하고 유통 과정의 부당행위를 막는 사후 대책일 뿐이다. 원유 공급이 실제로 줄거나 해상 운송이 장기간 차질을 빚을 경우에는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정부는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세금을 얼마나 낮출 것인지보다 공급이 끊겼을 때 어떤 순서로 대응할 것인지부터 국민과 시장에 밝혀야 한다. 전략 비축유 방출의 가격·수급 기준과 규모, 민간 비축분 동원 방식, 정유사별 원유 도입 차질에 대한 대응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 비축유는 보유량 자체보다 언제, 어떤 조건에서, 얼마나 신속하게 꺼내 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원유 도입선도 더 넓혀야 한다. 중동산 원유가 가격과 정제 효율 면에서 유리하더라도 특정 지역과 해협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국가경제 전체를 지정학적 위험에 노출시킨다. 북미와 남미, 아프리카 등 대체 공급처와 장기 계약을 확대하고 유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유설비의 유연성도 높여야 한다. 평상시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공급망을 분산하는 것은 보험료와 같다. 위기가 발생한 뒤 비싼 현물 원유를 구하러 다니는 것보다 훨씬 싸다. 해상운송과 보험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이 높아지면 유조선 운임과 전쟁보험료가 급등한다. 원유가 확보돼도 배가 움직이지 못하면 국내에는 들어올 수 없다. 정부는 국적선사와 정유사, 무역보험기관이 참여하는 비상 운송체계를 점검하고 전쟁 위험 때문에 민간 보험이 사실상 중단될 경우를 대비한 한시적 보증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에너지 안보는 유전에서 정유공장까지 이어지는 운송망 전체의 문제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유류세 인하 일변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유류세를 일괄적으로 낮추면 차량을 많이 운행하고 연료를 많이 소비하는 계층이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자나 난방비 부담이 큰 저소득층에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고유가가 장기화한다면 에너지바우처와 대중교통 지원, 영세 자영업자·화물운송 종사자에 대한 선별 지원을 강화하는 편이 재정의 효율성과 형평성에 맞는다. 무엇보다 재정·통화·에너지 정책의 엇박자를 막아야 한다. 국제유가 상승은 수요가 과열돼 발생한 물가와 다르다. 금리를 올린다고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거나 원유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가 상승으로 물가 기대가 확산되고 임금과 서비스 가격까지 오르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 수요를 억누를 수밖에 없다. 유럽에서 에너지 가격을 이유로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확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물가와 환율 안정을 위해 긴축 기조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경기 부양을 명분으로 광범위한 현금 지원과 정책대출을 늘린다면 한쪽은 브레이크를 밟고 다른 쪽은 가속페달을 밟는 꼴이 된다. 재정 지원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직접 피해를 본 계층과 업종에 집중하고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는 보편적 수요 부양은 자제해야 한다. 통화정책에만 물가 안정의 부담을 떠넘기지 말고 에너지 정책은 공급 충격을 줄이고 재정정책은 취약 부문을 선별 지원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눠야 한다. 국제유가가 다시 90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다. 아직 물리적 공급 부족이 전면화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심할 때가 아니다. 최근 유가가 과거의 극단적인 전망보다 안정된 것은 미국의 생산 확대와 전략비축유 방출, 중국의 수요 감소, 일부 해상운송 재개 등이 충격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이런 완충 장치가 언제까지 작동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오를 때마다 유류세율을 조정하는 임시 처방에서 벗어나야 한다. 원유 도입선 다변화와 전략 비축유 방출 기준, 비상 운송·보험 지원, 취약계층 보호, 재정·통화정책 간 조율을 아우르는 국가 차원의 고유가 대응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에너지 안보는 단순히 주유소 가격을 낮추는 일이 아니라 국가경제의 생명선을 지키는 일이다. 다시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나드는 유가는 정부에 묻고 있다. 다음 위기도 세금으로 버틸 것인가, 아니면 이번에는 에너지 대응의 구조 자체를 바꿀 것인가.
2026-07-21 18:0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