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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도 상품도 '단독'…패션·유통가, 채널 특화로 고객 잡는다
[경제일보] 패션·유통업계가 특정 고객과 채널에 맞춘 단독 매장과 협업 상품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남성 고객을 위한 별도 매장을 구성하거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면세점에 국내 브랜드 단독점을 열고 플랫폼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협업 상품을 선보이는 방식이다. 상품 구색을 다양화하는 데서 나아가 각 채널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해 고객 방문률과 구매를 끌어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2일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본관 4층에 남성 단독 매장을 열었다. 이번 매장은 남성 고객에게 특화된 상품 구성을 한 공간에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비큐나와 캐시미어 등 브랜드를 대표하는 고급 소재를 적용한 의류를 비롯해 슈즈와 가죽 제품까지 남성 풀 라인업을 갖췄다. 공간 역시 브랜드 정체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뉴트럴 베이지와 천연 우드 톤을 바탕으로 브론즈 메탈 프레임과 라탄 소재 등을 배치해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강조하는 '젠틀 럭셔리' 감성을 구현했다. 특정 상품군을 별도 매장으로 독립시키면서 남성 고객에게 보다 집중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2026년 가을·겨울 남성 컬렉션에서는 브랜드 장인정신과 소재 경쟁력을 앞세웠다. 블레이저와 더블 브레스티드 코트, 니트웨어 등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테일러링과 현대적인 디자인을 결합했으며 시어링과 스웨이드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패션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3040 남성과 '영앤리치' 고객이 명품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남성 단독 매장에 대한 선호도 높아지고 있다"며 "남성 컬렉션을 보다 폭넓게 선보이고 전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KTX·SRT와 연계된 신세계 대구점의 광역 집객력을 바탕으로 포항·구미 등 인근 지역 남성 고객까지 확보할 계획"이라고 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1일 명동본점에 LF의 프리미엄 컨템포러리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 단독 매장을 열었다. 이번 매장은 헤지스 의류 브랜드가 면세점에 단독 매장 형태로 입점한 첫 사례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K-패션 상품 구성을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단독 매장 도입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K-패션 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올해 1~8월 롯데면세점의 외국인 K-패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 늘자 롯데면세점은 이를 반영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본점을 중심으로 국내 패션 브랜드 구성을 확대하고 있다. 헤지스 매장에서는 남성 의류를 중심으로 올해 가을·겨울 시즌 상품을 선보인다. 대표 상품인 케이블 니트, 반집업, 크루넥 등 니트웨어부터 후드집업, 치노팬츠, 헤링본 재킷까지 구성했다. 헤지스가 중국·대만·베트남·러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면세 채널과 맞물린다. 브랜드는 지난해 글로벌 합산 매출 1조원을 기록했으며 최근 중국 상하이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여는 등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헤지스의 첫 단독 면세 매장을 선보이게 돼 뜻깊다"며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K-패션 브랜드를 지속 발굴해 글로벌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유통사가 단독 매장으로 채널 특색을 강화한다면 무신사는 플랫폼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협업 상품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무신사는 프렌치 패션 스포츠 브랜드 라코스테와 패션 크리에이터 핏더사이즈가 협업한 '무신사 에디션'을 단독 출시했다. 무신사 에디션은 브랜드와 아티스트가 함께 만든 단독 제품이나 기획 상품을 선보이는 무신사 전용 콘텐츠다. 이번 컬렉션은 라코스테와 핏더사이즈가 함께한 세 번째 협업으로 플리스, 럭비 셔츠, 니트웨어 등 총 6개 상품으로 구성됐다. 기존 라코스테 정규 컬렉션과 차이를 두기 위해 브랜드 프렌치 헤리티지에 스트리트 감각과 빈티지한 복각 요소를 더했다. 단독 상품은 출시 직후 실제 판매 성과로도 이어졌다. 컬렉션 상품이 무신사 신제품 인기 랭킹 1위부터 8위까지 휩쓴 데 이어 지난 15일 출시 첫날 준비 물량의 약 50%가 판매됐다. 같은 날 진행된 무신사 라이브 방송에서도 주문이 몰리면서 일부 상품이 빠르게 소진됐다. 무신사는 이번 컬렉션을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며 플랫폼에서만 접할 수 있는 상품 희소성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브랜드 상품을 입점시키는 방식과 달리 브랜드·크리에이터와 함께 별도 상품을 기획해 플랫폼 자체 콘텐츠로 만드는 구조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번 라코스테와 핏더사이즈 컬렉션은 브랜드 헤리티지를 유연하고 감각적으로 재해석한 성공 사례"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단독 콘텐츠를 지속해서 발굴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패션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2026-09-22 10:13:51
레코드샵처럼 화장품 '디깅'한다…400평 '뷰티 아카이브' 세운 무신사 뷰티
[경제일보] 홍대 한복판에 자리 잡은 핑크빛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층마다 화장품 매대가 이어졌다. 매대를 따라 시선을 옮기자 익숙한 브랜드 사이로 처음 보는 브랜드들이 잇따라 눈에 들어왔다. 호기심에 계속해서 색조를 발라보고 향을 맡아보며 어느새 필요한 제품을 고르기보다 새로운 브랜드를 찾아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었다.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대에서 열린 '무신사 뷰티 홍대' 미디어 투어 현장이다. 오는 11일 공식 문을 여는 이곳은 무신사가 처음 선보이는 뷰티 단독 오프라인 매장으로 온라인에서 쌓아온 브랜드 발굴과 큐레이션 역량을 오프라인 공간에 옮겼다. 평소 스킨케어부터 헤어, 색조 제품까지 관심 있게 보는 기자에게도 처음 접하는 인디 브랜드가 적지 않았다. 낯선 이름에 이끌려 제품을 하나씩 살펴보니 패키지 디자인은 물론 직접 테스트했을 때 사용감까지 눈길을 끄는 브랜드가 여럿 있었다. 핑크톤으로 꾸민 공간 곳곳을 오가며 여러 제품을 직접 체험하다 보니 이곳은 필요한 화장품만 빠르게 골라 나오는 매장이라기보다 새로운 브랜드를 찾아다니며 시간을 보내는 '뷰티 놀이터'에 가까웠다. 색조부터 성분까지 '취향대로 탐색'…인디브랜드 중심 큐레이션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1262㎡(약 400평) 규모로 조성된 매장에는 약 870개 브랜드, 1만2000여개 상품이 들어섰다. 이 가운데 지상 1·2층에서 판매하는 뷰티 브랜드는 약 600개로 이중 약 70%가 인디 브랜드로 구성됐다. 무신사 뷰티 홍대점은 이미 인지도가 높은 상품의 구매 편의성보다 매장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방향은 1층부터 뚜렷하게 드러난다. 메이크업과 프래그런스 상품을 중심으로 고객 '추구미'에 맞는 브랜드를 탐색할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국내 오프라인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브랜드를 소개하는 '브랜드 하이라이팅 존'도 별도로 마련했다. 여기에 패션·뷰티 협업 상품과 직접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터치업 바를 배치해 상품 탐색의 폭을 넓혔다. 2층은 스킨케어를 중심으로 헤어·바디·맨즈·덴탈케어까지 카테고리를 넓혀 보다 세분화된 상품 탐색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이 가운데 '넥스트 뷰티 존'에서는 신규 브랜드와 최근 주목받는 성분을 하나의 테마로 묶어 소개하고 인근 '무신사 뷰티 랭킹 존'에서는 온라인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카테고리별 상위 7개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현장 설명에 따르면 랭킹존에 진열된 브랜드의 80% 이상도 인디 브랜드로 채워졌다. 무신사 뷰티 관계자는 이날 투어에서 "고객들이 매장을 탐색하고 브라우징하면서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간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는 오프라인 후발주자인 무신사가 기존 뷰티 유통 채널과 다른 방문 이유를 만들기 위해 택한 전략이기도 하다. 무신사 측은 오프라인 뷰티 사업을 준비하면서 고객이 화장품을 고르는 방식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특정 브랜드를 중심으로 제품을 선택했다면 요즘에는 브랜드별 대표 제품과 주요 성분까지 따져보는 소비가 많아졌다. 최근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자신의 피부·두피 고민에 맞는 제품을 찾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 화장품 매장 지하엔 '진짜 약국'…고민별 상담까지 이 같은 흐름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지하 1층이다. 핑크빛 화장품 매장에서 한 층을 내려가면 176㎡(약 53평) 규모의 '뷰티온누리약국'이 나타난다. 단순한 약국 콘셉트의 화장품 코너가 아니라 별도 사업자인 약사가 운영하는 실제 약국으로 2명 이상의 약사가 상주하며 인근 병·의원 처방전에 따른 조제와 복약 상담도 함께 제공한다. 일반적인 온누리약국과 달리 상품의 약 90%를 뷰티 관련 제품으로 구성했으며 모발·두피, 여드름·트러블 등 고민별 상품을 한데 모으고 약사의 상담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잡티나 기미가 고민인 고객은 관련 화장품을 살펴본 뒤 필요 시 약사와 상담해 일반의약품까지 함께 안내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의약품 판매와 결제는 무신사 뷰티와 분리된 별도 시스템으로 이뤄지며 무신사는 일반의약품 구성이나 가격 결정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오프라인서 발견하고 온라인서 구매…인디 브랜드 성장 연결 무신사 입장에서는 낯선 브랜드를 매장 전면에 세우는 것이 브랜드 확보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아직 자체 매장이나 충분한 오프라인 접점을 갖지 못한 인디 브랜드에 고객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여기서 확보한 인지도와 경험을 다시 온라인 거래로 연결하는 구조다. 이 같은 온·오프라인 연계 효과는 지난 4월 문을 연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뷰티존에서 먼저 확인됐다. 무신사에 따르면 성수 뷰티존의 8월 거래액은 개점 첫 달인 4월보다 약 20% 증가했다. 뷰티존 오픈 이후 3주간 입점 브랜드 500여곳의 온라인 일평균 거래액도 오픈 전 대비 약 35% 늘었다. 인디 브랜드를 오프라인에서 알리고 온라인 거래로 연결하는 흐름은 지난달 열린 '무신사 뷰티 페스타 in 성수'에서도 이어졌다. 행사에는 64개 브랜드가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80% 이상이 인디 브랜드였다. 자체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브랜드 비중도 70%를 넘었다. 행사 기간 참여 브랜드의 거래액은 행사 직전 동기간 대비 150% 증가했다. 패션에서 확보한 고객 기반도 뷰티 사업 확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무신사는 164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1~8월 무신사 뷰티 신규 고객의 83.1%가 패션 등 다른 카테고리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기존 고객으로 나타났다. 패션을 중심으로 형성된 고객층이 뷰티로 자연스럽게 유입되고 있는 셈이다. 무신사는 여기에 2030세대와 외국인 관광객 수요까지 끌어들이기 위해 첫 단독 매장 입지로 홍대를 택했다. 무신사 자체 데이터에 따르면 홍대 상권 유동인구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67%로 내국인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에 맞춰 매장에서는 영문과 중문으로 직접 응대하고 상품 및 큐레이션 관련 텍스트 안내는 한국어·중국어·일본어·영어 등 4개 언어로 제공할 예정이다. 홍대서 첫발 뗀 무신사 뷰티…성수·제주로 보폭 넓힌다 무신사는 홍대점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성수에 두 번째 뷰티 단독 매장을 열고 제주에도 복합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 강자가 자리 잡은 오프라인 뷰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무신사가 꺼낸 카드는 결국 '발견'이다. 소비자가 기존에 알고 있던 화장품을 찾는 대신 처음 보는 브랜드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직접 발라보고 맡아보며 매장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홍대점 곳곳을 채운 생소한 브랜드들은 무신사가 의도한 '발견'의 경험을 만드는 핵심 요소로 보였다.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를 만날 기회가 적었던 인디 브랜드와 새로운 화장품을 찾는 고객을 한 공간에 모은 만큼 매장에서 시작된 발견이 실제 구매와 브랜드 성장으로 이어질 경우 무신사가 내세운 '발견형 매장' 전략에도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2026-09-10 15: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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