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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핸드볼, 홍콩에 32골 차 완승…8년 만의 정상 탈환 시동
[경제일보]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이 홍콩을 32골 차로 꺾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 탈환을 향한 첫걸음을 가볍게 뗐다. 이계청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9일 일본 아이치현 이나자와시 엔트리오에서 열린 여자 핸드볼 풀리그 1차전에서 홍콩을 48-16으로 대파했다. 전반과 후반 모두 24-8로 앞서며 경기 내내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한국은 경기 초반 5-2로 앞선 뒤 홍콩의 공격을 막아내며 6골을 연달아 넣었다. 점수 차를 11-2까지 벌려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수비 성공 뒤 빠른 공격으로 전환하며 전력 차를 점수로 연결했다. 양쪽 날개를 맡은 이원정(대구시청)이 9골, 전지연(삼척시청)이 8골을 기록해 공격을 이끌었다. 김민서(삼척시청)는 6골, 우빛나(서울시청)는 5골을 보탰다. 이 감독은 큰 점수 차가 벌어진 뒤 출전 시간을 나누며 선수들의 경기 감각과 컨디션을 점검했다. 첫 경기는 완승으로 끝났지만 우승 경쟁은 이제부터다. 이번 대회 여자 핸드볼에는 7개 팀이 참가해 모든 팀이 한 차례씩 맞붙는 풀리그 방식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토너먼트와 달리 매 경기 결과가 최종 순위에 직접 반영되는 만큼 약체를 상대로 승점을 놓치지 않는 동시에 중국과 일본을 만날 때까지 체력과 전력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에서 오랫동안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지켜왔다. 2014 인천 대회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를 연달아 제패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2023년에 열린 2022 항저우 대회 결승에서는 일본에 19-29로 패했다. 이번 대회는 8년 만의 금메달 탈환과 항저우 결승 패배 설욕이 걸려 있다. 대표팀은 20일 카자흐스탄, 23일 우즈베키스탄, 25일 중국, 26일 베트남과 차례로 맞붙는다. 풀리그 최종전은 27일 일본과의 한일전이다. 앞선 경기에서 승수를 충분히 쌓는다면 일본전이 사실상의 금메달 결정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2026-09-19 13:18:22
트럼프의 '금빛 개선문', 미국은 무엇을 승리로 착각하는가
[경제일보] 워싱턴 한복판에 높이 76미터짜리 거대한 개선문이 들어선다. 링컨기념관을 압도하고 꼭대기엔 횃불을 든 조각상이, 아래엔 사자와 독수리가 도열한다. 금빛 장식까지 두른 이 건축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다. 로마 황제들이 전쟁을 끝내고 개선할 때 세우던 바로 그 ‘승리의 상징’을 21세기 미국의 심장부에 박아 넣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장면(scene)’의 정치학을 안다. 그는 복잡한 논리나 긴 정책 설명 대신 눈에 보이는 강력한 상징을 던진다. 그에게 정치는 설득이 아니라 시각의 점령이다. 사람들은 구호를 잊어도 이미지는 기억한다. 미국의 위대함을 돌과 금으로 빚어 워싱턴의 경관을 재배치하는 행위는 그가 자신의 통치를 ‘역사적 사건’으로 고착화하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하지만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미국은 무엇에 대해 승리를 선언하려는 것인가. 개선문은 승자의 전리품이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은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나라가 아니다. 갈등의 화염에 휩싸여 내전(內戰)에 가까운 정치적 분열을 겪고 있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좌와 우는 다른 세계에 산다. 이 형국에 세우는 개선문은 통합의 상징이 될 수 없다. 누군가에겐 자부심의 깃발일지 몰라도 누군가에겐 자신들이 배제당했다는 낙인이 될 뿐이다. 트럼프의 개선문은 워싱턴이라는 도시의 ‘문법’을 정면으로 거스른다. 링컨기념관 앞에 서면 사람들은 고요해진다. 알링턴 국립묘지는 말 없는 침묵을 요구한다. 그곳은 사색과 성찰의 공간이다. 선언과 과시의 상징이 그 사이에 틈입하는 순간 워싱턴은 명상하는 도시에서 프로파간다의 도시로 전락한다. 그는 반대 목소리를 도리어 즐기는 듯하다. 논쟁이 격해질수록 지지층은 결집한다. 찬반이 팽팽할수록 그의 메시지는 선명해진다. 중도가 사라진 자리에 ‘우리’와 ‘그들’이라는 적대적 공생만 남는다. 개선문은 이 극단적 양극화의 정점에 꽂는 깃발이다. 그는 반대파의 비판을 “애국심의 결여” 혹은 “기득권의 저항”으로 몰아붙이며 자신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한다. 건국 250주년을 앞둔 미국이 남겨야 할 것은 무엇인가. 돌덩이로 세운 기념비인가, 아니면 서로 다른 목소리가 공존하는 민주주의의 복원인가. 트럼프의 금빛 개선문은 위대함의 상징이 아니라 시대의 오만함을 증명하는 거대한 ‘오브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나라를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건물의 높이가 아니다. 그 건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다. 승리를 외치는 나라보다 더 강한 나라는, 패배의 기억조차 품을 수 있는 나라다. 트럼프가 세우려는 개선문은 그가 꿈꾸는 미국의 승전보일지 모르나 그 그림자 아래 미국은 더욱 작아지고 있다. 기억해야 한다. 세월이 흐르면 돌은 깎이고 금박은 벗겨진다. 그러나 사람들이 서로를 증오하며 남긴 상처는 돌보다 오래간다. 트럼프가 워싱턴에 세우려는 것은 개선문이 아니라 자신만의 성벽일지도 모른다. 미국은 지금 승리를 축하할 때가 아니라 무너진 공동체의 기초를 다시 쌓아야 할 때다. 돌덩이보다 사람의 마음이 먼저다.
2026-04-19 14: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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