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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AI' 독립시키는 카카오…복합기업 할인·의사결정 비효율 정면돌파
[경제일보] 카카오가 AI 사업과 투자·자회사 관리 기능을 분리하는 인적분할을 단행한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 사업에 집중하는 '카카오AI'와 금융·콘텐츠·모빌리티 등 주요 자회사를 관리하고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하는 '카카오X'로 회사를 나눠 사업별 전문성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카카오는 '카카오 인적분할 설명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해 인적분할의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설명회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11월 23일을 주주확정일로 정한 뒤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 승인을 받는다. 오는 12월 31일을 신주 배정 기준일로 하고 내년 1월 1일 분할을 완료하며 이후 내년 1월 27일 카카오X와 카카오AI의 변경상장 및 재상장이 이뤄질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번 분할의 핵심 배경으로 카카오가 그동안 받아온 '복합기업 할인' 해소를 꼽았다. 카카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외 증권사들이 평가한 카카오의 주요 자산 합산 가치는 약 34조2000억원이지만 최근 3개월 기준 카카오 시가총액은 약 16조8000억원에 그쳤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는 이날 인적분할 설명회를 통해 "현저한 복합기업 할인을 해소하고자 한다"며 "국내외 증권사가 평가하는 카카오 개별 사업 부문들의 모든 합산은 34조2000억원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최근까지의 카카오 3개월 신규 시총은 16조8000억원으로 비교해 보면 50% 이상 절하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가 제시한 또 다른 이유는 AI 사업의 독립적인 가치 평가다. 현재 카카오가 B2C IT 서비스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AI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 명확한 성장 전략과 수익 모델을 제시하면 AI 기업에 적용되는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의사결정 구조의 비효율도 분할 배경으로 제시했다. 카카오는 최근 5년간 이사회 의사결정 가운데 약 85%인 23건이 카카오 본체의 기업가치 제고보다 자회사 지원이나 경영 현안과 관련된 안건이었다고 밝혔다. 최근 1년간 내부 투자심의기구에서 다룬 32건의 안건 중에서도 약 84%가 자회사 관련 안건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 내정자는 "최근 2~3년간 카카오 경영자원의 상당 부분이 자회사가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관리하느라 쓰였다"며 "이번 분할을 통해 복합기업 할인을 명시적으로 해소하고, 카카오가 자랑하던 성장 속도를 복원하고, 사업별 전문화된 의사결정으로 자원을 배분해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 카카오AI, 카카오톡 기반 'B2C AI'에 집중 카카오AI는 카카오톡과 AI 기술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 카카오가 보유한 5000만 이용자의 일상과 관계·맥락 데이터를 기반으로 에이전틱 AI 서비스를 구축하고 광고·커머스와 결합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신아 카카오AI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AI의 가장 큰 경쟁력은 5000만 이용자에게 안정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한 풀스택 AI 역량"이라며 "인프라부터 모델, 플랫폼, 서비스까지 AI 전 레이어를 최적화하면서 카카오톡 내 새로운 에이전틱 AI 경험을 만들어 나가는 동시에 광고와 커머스에서 이미 AI가 단단하게 구축되어 있는 다양한 도구로 전반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온디바이스 우선'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이용자 요청의 절반가량을 자체 경량 AI 모델을 통해 기기에서 처리하고 복잡한 요청은 서버 AI 모델과 전문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AI 컨덕터를 통해 요청의 복잡도와 난이도를 판단하고 최적의 AI 모델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서버 추론 비용을 최대 90%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추론 비용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를 피하고 5000만 이용자를 대상으로 AI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비용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카카오AI는 AI 에이전트가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광고·검색·상품 구매·외부 서비스 이용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목표로 기업 전략을 설계하고 있다. 광고에서는 이용자의 의도를 분석해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하고 구매까지 연결하는 '에이전틱 광고'를 선보인다. 검색 광고 시장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5%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카카오AI는 오는 2030년까지 AI 매출 1조원 이상, 전체 매출 6조원 이상,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약 20%,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조원 이상, 영업이익률은 30% 이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5%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오는 2030년에는 하루 2000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AI를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 내정자는 "현재 카카오톡에서 능동적 이용자 3000만명에서 80%를 잡더라도 2000만명"이라며 "AI가 실질적으로 적용될 경우 DAU 2000만명은 가능한 숫자"라고 설명했다. ◆ 카카오X, 금융·콘텐츠·모빌리티 중심 투자회사로 카카오X는 금융·콘텐츠·모빌리티 등 주요 자회사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역할을 맡는다. 카카오X 산하 주요 사업은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증권 등 테크핀, 카카오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픽코마 등 콘텐츠, 카카오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등 3대 축으로 구성된다. 테크핀에서는 가상자산과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 콘텐츠에서는 팬덤과 IP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사업 확대, 모빌리티에서는 로보택시와 로봇 물류 등 피지컬 AI 영역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 카카오X 산하 사업의 매출도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약 13% 성장해 지난해 5조6000억원 대비 2배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는 인적분할 이후 두 법인은 독립적인 경영 체계를 갖추지만 카카오톡과 자회사 간 사업 협력까지 끊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 내정자는 "양사의 사업 목적이 다른 만큼 기본적으로는 독립적인 경영이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카카오 플랫폼과 자회사 간 유기적 협업은 과거와 동일하게 진행되며 그룹 안에서 달라질 것은 없다는 점은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특히 카카오X를 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 대표 내정자는 "분할 이후 카카오X를 지주사로 전환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기존 CA협의체와 같은 공동 조직도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선언했다. 카카오 창업자의 역할과 지분율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인적분할 특성상 분할 전후 주주의 지분율은 동일하게 유지되며 창업자와 K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역시 같은 비율로 배분된다. 카카오 본사 임직원은 대부분 카카오AI로 이동한다. 사업 단위별 인력 재배치가 이뤄지더라도 근로조건은 포괄 승계되며, 기존 스톡옵션도 분할 비율에 따라 나뉜다. 카카오는 분할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낮추기 위해 주주환원 정책도 함께 제시했다. 카카오X는 자회사 배당수익의 30%를 우선 주주에게 배당하고, 특별한 투자수익이 발생할 경우 해당 수익의 30%를 특별배당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나머지 70%는 재투자해 추가적인 성장과 주주환원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매각과 관련해 발생하는 세후 수익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약 3000억원을 분할과 연계해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AI 역시 기존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한다. 잉여현금흐름의 20~35%를 주주환원에 배정하고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병행한다. 오는 2027년부터는 잉여현금흐름이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할 경우 주주환원 규모를 30%에서 최대 40%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편이나 계열사 합병·상장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특별히 고려하고 있는 안은 없다"고 단언했다. 다만 향후 신규 투자나 사업 재편 과정에서는 자본시장 규제와 중복상장 관련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주주가치 훼손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양사 간 거래와 비용 정산도 독립경영 원칙에 따라 시장가격에 부합하는 조건으로 진행한다. 브랜드와 데이터, 인프라 등을 공유할 경우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분할 이후 양 법인 간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AI 사업의 성장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금융·콘텐츠·모빌리티 등 기존 핵심 자산의 가치도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분할 자체가 기업가치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닌 만큼, 카카오AI가 제시한 AI 이용자와 매출 목표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고 카카오X가 자회사 가치와 투자 성과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분할 이후 기업가치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 대표 내정자는 "이번 분할은 카카오의 미래 성장 전략과 AI 시대에 적합한 사업 구조를 검토한 결과"라며 "카카오X는 미래 가치를 키우는 투자 전문 회사로, 카카오가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가보지 않는 길'을 가는 도전, 즉 각 사업에 있어서 '0 to 1'을 해냈던 경험들을 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 내정자는 "모바일 시대의 카카오는 대화와 연결로 사람들의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어왔다"며 "카카오AI는 이번 인적분할을 계기로 자회사 관리라는 비중 있는 역할을 분리하면서 핵심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명확한 사업구조가 갖춰졌다"고 말했다.
2026-08-21 16: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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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57년 동업이 남긴 '연결의 기술'… 석유·편의점 넘어 AI 전력망으로
[경제일보] GS가 인공지능(AI) 시대에 택한 길은 반도체나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미 세상에 나온 기술을 누구보다 빠르게 받아들여 정유공장과 발전소, 편의점, 건설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GS그룹 관계자는 “계산기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남들보다 먼저 스프레드시트를 받아들이고 능숙하게 활용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원천기술 경쟁에 뛰어들기보다 외부 기술과 그룹이 보유한 산업 현장을 연결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GS의 성장사를 관통하는 단어도 ‘연결’이다. 정유와 발전, 유통, 건설은 서로 다른 사업처럼 보이지만 에너지와 상품, 공간을 이어 생활과 산업의 기반을 운영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GS는 독자 기술로 시장을 뒤집기보다 파트너와 장기간 협력하고, 각 계열사가 가진 자산을 결합해 사업을 확장해 왔다. 57년 동업이 만든 화합의 DNA GS의 뿌리는 구씨와 허씨 가문의 동업에서 시작됐다. 허만정 창업주가 구인회 LG 창업주의 사업에 참여한 뒤 두 집안은 3대에 걸쳐 57년간 공동경영을 이어갔다. 2005년 GS가 LG에서 계열분리할 때도 경영권 분쟁이나 소송 없이 정유·유통·건설 부문을 나눴다. 재계에서 이를 ‘아름다운 이별’이라고 부른 이유다. GS가 장기간 동업이 가능했던 배경은 화합과 포용이다.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문화가 공동경영과 원만한 분리를 가능하게 했다. GS는 지난해 출범 20주년 행사에서도 LG·LS·LIG 총수들을 초청해 과거 한 뿌리에서 출발한 기업 간 동행과 협력의 의미를 강조했다. 분리 이후 GS는 정유·유통·건설을 기반으로 발전과 종합상사, 호텔, 벤처투자까지 사업을 넓혔다. 그룹 자산은 출범 당시인 2005년 18조7000억원에서 2024년 80조8000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3조원에서 84조3000억원으로 3배 넘게 성장했다. 성장의 중심에는 에너지가 있었다. GS칼텍스는 해외에서 들여온 원유를 석유와 윤활유, 석유화학 제품으로 바꿔 국내외에 공급했다. GS에너지와 GS EPS, GS E&R, GS파워는 LNG와 발전, 지역 냉난방, 재생에너지로 영역을 확장했다. 원료 조달부터 생산과 판매까지 연결하는 운영 역량이 GS 에너지 사업의 기반이 됐다. 유통은 소비자의 일상을 연결했다. GS리테일은 편의점과 슈퍼마켓, 홈쇼핑, 물류망을 통해 고객 접점을 넓혔다. GS건설은 주택과 플랜트, 인프라를 구축하며 에너지와 유통 사업이 작동할 공간을 만들었다. GS는 하나의 대표 제품보다 생활과 산업에 필요한 여러 기반시설을 운영하며 외형을 키운 그룹에 가깝다. 독립경영에 혁신을 연결하다 GS는 계열사별 독립경영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 각 회사가 사업 특성과 시장 상황에 맞춰 의사결정을 내리고, 지주회사는 중장기 방향과 계열사 간 협력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정유와 발전, 유통, 건설의 업황과 경쟁구조가 서로 다른 만큼 현장 전문성을 살리기 위한 선택이다. 독립경영은 책임과 전문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여러 계열사의 역량을 한 사업에 모아야 할 때는 지주회사의 조정 능력과 의사결정 속도가 중요해진다. 유가와 정제마진, 전력가격, 소비심리, 건설경기 등 외부 변수에 민감한 기존 사업을 보완하려면 그룹 전체가 움직이는 새로운 성장축이 필요하다. 허태수 GS 회장은 2020년 취임 이후 연결의 대상을 조직과 기술로 넓혔다. 취임 직후 지주사에 디지털 혁신조직 ‘52g’를 신설하고 계열사가 개별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AI·디지털전환 과제를 공동으로 추진하도록 했다. IT 개발자와 사용자경험(UX) 디자이너, 업무혁신 전문가가 계열사 현장 인력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다. 혁신 방식도 위에서 과제를 내려보내는 방식보다 임직원의 자발적 참여에 무게를 뒀다. 직원들은 해커톤과 프로젝트에 참여해 발전소와 정유공장, 편의점, 건설현장의 개선 과제를 찾는다. 임원 회의실은 좌석과 구조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개방형 공간인 ‘오픈홀’로 전환했고, 보안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한 회의는 온라인으로 공유하고 있다. GS 관계자는 “고객을 중심에 두고 임직원이 자발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유연하게 협력하는 것이 GS가 지향하는 기업문화”라고 했다. 과거 두 가문이 서로의 역할과 의견을 존중하며 회사를 운영했다면, 현재는 계열사와 직급의 경계를 낮춰 현장의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셈이다. 외부 기술을 받아들이는 오픈이노베이션도 같은 맥락이다. GS는 GS벤처스와 GS퓨처스를 통해 AI와 로봇, 에너지 전환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핵심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외부 기업의 기술을 발전소와 물류센터, 건설현장 등 그룹 사업장에 적용하는 것이다. 동해에서 시험받는 AI 승부수 연결의 역량을 집약한 차세대 사업은 강원 동해 AI 데이터센터다. GS는 동해시 북평 제2산업단지에 총 2.4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028년까지 1.2GW를 먼저 조성하고 2029년까지 1.2GW를 추가하는 구상으로, 기반시설 투자비는 약 30조원으로 제시됐다. 사업 총괄을 위해 ㈜GS 산하에 GS AI인프라도 설립했다. GS파워와 GS EPS, GS E&R은 발전사업에서 쌓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 역량을 제공한다. GS건설과 자이C&A, 디씨브릿지는 데이터센터 건설과 운영 경험을 맡는다. GS칼텍스는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낮추는 액침냉각 제품을 상용화했고, 벤처투자 계열사는 관련 AI 기술 생태계를 연결한다. 발전과 건설, 운영, 냉각을 하나의 사업에 묶을 수 있다는 점은 GS의 강점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조달해야 하고, 대규모 시설을 설계·건설한 뒤 장기간 운영해야 한다. GS가 기존 사업에서 축적한 자산이 모두 필요한 분야다. 그러나 보유 역량을 모으는 것과 수익을 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데이터센터를 장기간 사용할 국내외 빅테크와 클라우드 기업을 확보해야 하고, 전력망과 용수, 핵심 기자재, 인허가와 자금 조달도 해결해야 한다. GS 측은 앵커테넌트 협상과 구체적인 수익구조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가 기존 발전·건설 계열사에 일감을 제공하는 수준에 그칠지, GS가 개발과 운영을 아우르는 인프라 사업자로 성장할지도 관건이다. 독립경영을 지향해온 계열사들이 하나의 목표 아래 얼마나 빠르게 자본과 인력을 결집할 수 있는지도 사업 성패를 좌우한다. GS는 출범 20주년을 맞아 다음 성장의 경영정신으로 ‘변화와 도전’을 다시 제시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정유산업을 키우고, 유통망과 발전소를 구축했던 경험을 AI 인프라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GS는 디지털과 친환경을 중심으로 고객과 사회, 파트너가 함께 성장하는 그룹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GS의 경쟁력은 모든 기술과 사업을 직접 소유하는 데 있지 않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파트너의 기술과 계열사의 현장 역량을 하나의 사업으로 묶는 능력이 GS를 성장시켰다. 다만 AI 인프라 경쟁은 화합과 신중함뿐 아니라 빠른 결정과 과감한 투자까지 요구한다. 57년 동업에서 축적한 ‘연결의 기술’이 동해 데이터센터를 정유와 유통에 이은 새로운 수익축으로 만들 수 있을지, GS의 다음 20년이 시험대에 올랐다.
2026-08-03 15: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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