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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전국 244개 가족센터와 맞손…다문화·1인가구 'AI 역량' 키운다
[경제일보] 인공지능(AI)이 일상과 업무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디지털 취약계층의 정보 격차가 'AI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과거 스마트폰과 인터넷 사용법을 익히는 것을 넘어, 최근 생성형 AI 활용법은 물론 보이스피싱·스미싱 등 디지털 범죄에 대응하는 능력까지 갖춰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이에 LG유플러스는 전국 가족센터를 기반으로 다문화가족과 1인가구 등의 AI·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섰다. 3일 LG유플러스는 한국건강가정진흥원과 다문화가족과 결혼이민자, 외국인, 1인가구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LG유플러스가 기존 일부 지역에서 진행해온 디지털 교육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된다. 양 기관은 전국 가족센터를 기반으로 스마트폰과 생성형 AI 활용 교육, 보이스피싱·스미싱 예방 교육, 디지털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을 공동 추진한다. 특히 앞으로 진행될 교육은 단순히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AI와 디지털 서비스를 안전하게 활용하는 능력까지 함께 교육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AI가 검색과 정보 탐색, 콘텐츠 작성 등 일상적인 업무에 활용되는 동시에 이를 악용한 피싱과 사칭 등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위협도 등장하고 있어 '활용 능력'과 '보안 역량'을 함께 높이는 방식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는 교육 프로그램뿐 아니라 지역의 교육 환경을 갖추는 데 필요한 장비도 지원한다. 스마트TV와 노트북, 태블릿 등을 가족센터에 제공해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교육 인프라 구축에 활용할 예정이다. 지역별 가족센터를 디지털 교육 거점으로 활용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용자도 AI와 디지털 서비스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전국 확대는 LG유플러스가 올해 진행한 파일럿 교육에서 확인한 현장 수요를 바탕으로 추진된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안산·광명·화성 등 가족센터에서 다문화가족과 결혼이민자 등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활용과 생성형 AI 실습,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을 진행한 바 있다. 해당 교육에는 총 103명이 참여했으며 평균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6점으로 집계됐다. 참여 가족센터 역시 교육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지역 단위에서 운영되던 프로그램을 전국 가족센터로 확대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교육 대상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지역별 수요에 맞춘 디지털 역량 강화 모델을 구축하는 것도 과제로 떠올랐다. 다문화가족이나 결혼이민자, 외국인 등은 언어와 정보 접근성에 따라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1인 가구 역시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디지털 서비스를 스스로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꼽힌다. AI 서비스가 확산될수록 이러한 디지털 역량 격차는 단순한 기기 사용 능력의 차이를 넘어 정보 접근성과 활용 기회의 차이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필요한 정보를 찾고 문서를 작성하거나 번역·요약하는 능력이 일상생활의 편의성을 높이는 만큼, AI를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 자체가 새로운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AI와 디지털 기술을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해지고 있다.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등 기존 디지털 범죄에 AI 기술까지 결합하면서 이용자가 의심스러운 정보와 정상적인 정보를 구분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생성형 AI 활용 교육과 함께 보이스피싱·스미싱 예방 교육을 병행해 디지털 활용과 안전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국 244개 가족센터를 활용한다는 점도 이번 협력의 주요 특징이다. 개별 지역에서 진행하는 일회성 교육이 아니라 전국적인 가족센터 네트워크를 통해 교육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고, LG유플러스와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은 파일럿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지역사회 중심의 디지털 역량 강화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양 기관은 교육 사업과 함께 디지털 포용 문화 확산을 위한 공동 홍보와 우수사례 발굴도 추진한다.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도가 높은 교육 사례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디지털 교육의 지속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이번 협약을 통해 전국 가족센터를 중심으로 디지털 교육을 확대하면서 디지털 취약계층이 AI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을 보다 쉽게 접하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주용한 LG유플러스 고객인사담당은 "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디지털 기술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역량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한국건강가정진흥원과 함께 다문화가족과 1인가구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누구나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9-03 09: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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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를 넘었더니, 이번엔 QR이다
우리는 디지털 전환을 말할 때 늘 익숙한 문장을 반복한다. 기술은 더 편리해졌고, 사람은 곧 적응하게 될 것이라고.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어떤 세대에게 기술은 편리함의 확장이지만, 다른 세대에게는 생활의 입구를 가로막는 벽이 된다. 키오스크가 그랬고, 이제는 QR 주문이 그렇다. 겨우 무인 주문기에 익숙해질 만하면, 이번에는 스마트폰으로 테이블의 QR코드를 찍고, 메뉴를 고르고, 결제를 마쳐야 하는 방식이 일상이 되고 있다. 기술은 한 걸음씩 나아간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에게 그것은 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요구가 된다. 최근 서울AI재단의 ‘2025년 서울시민 디지털역량실태조사’ 결과는 이 현실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서울시민의 생성형 AI 이용 경험은 43.2%까지 올라섰고, 키오스크 이용 경험도 87.7%에 이르렀다. 겉으로만 보면 한국 사회는 디지털 일상화에 상당히 익숙해진 듯 보인다. 하지만 같은 조사에서 고령층의 생성형 AI 이용 경험률은 12.2%에 그쳤고, 고령층의 63.3%는 여전히 키오스크 이용에 불편을 겪는다고 답했다. 선택 사항 적용의 어려움, 뒤에 선 사람의 눈치, 조작 미숙이 주요 이유였다. 기술의 보급 속도와 인간의 적응 속도 사이에 분명한 간극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 수치를 단순히 “어르신들이 기술에 약하다”는 상식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반대로 읽혀야 한다. 키오스크 이용 경험률 자체는 높아졌다는 사실이 말해주듯, 고령층도 필요하면 배운다. 문제는 배움의 의지가 아니라 기술 변화의 방향이다. 어렵게 한 단계를 익히면 곧바로 다음 단계가 나타난다. 현금에서 카드로, 대면 주문에서 키오스크로, 키오스크에서 QR로, 검색에서 생성형 AI로 넘어가는 이 속도는 ‘적응하지 못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적응할 시간을 주지 않는 사회’의 문제에 더 가깝다. QR 주문은 단순히 주문 방식 하나가 바뀐 일이 아니다. 그것은 생활 서비스가 점점 더 ‘플랫폼형 진입 절차’를 요구한다는 신호다. 스마트폰이 있어야 하고, 카메라 사용에 익숙해야 하며, 화면 전환과 결제 과정에 대한 기본 이해가 있어야 한다. 키오스크는 그래도 눈앞의 기계를 누르면 됐지만, QR은 개인 단말기와 네트워크 환경, 각종 앱 사용 경험까지 전제한다. 기술을 설계하는 사람에게는 작은 개선일지 몰라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일상 전체의 난도가 다시 올라가는 일이다. 이는 특정 세대의 느림이 아니라, 기술이 평균적인 사용자를 지나치게 젊고 능숙한 존재로 상정한 결과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장벽이 단순한 불편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생성형 AI는 이미 정보 검색을 넘어 일상 대화와 문서 작업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서울시 조사에서도 생성형 AI 활용 목적은 정보 검색이 가장 많았고, 일상 대화와 문서 작업이 그 뒤를 이었다. 즉 앞으로는 단순한 주문과 결제만이 아니라 정보 접근, 민원 처리, 금융, 건강 상담, 학습, 일자리 탐색까지 AI와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고령층이 이 출발선에서 밀려난다면, 디지털 격차는 더 이상 ‘기기 사용’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참여와 경제 활동, 정보 접근권의 문제가 된다. 그래서 시니어의 디지털 격차를 복지의 언어로만 다루는 것은 부족하다. 이것은 인간의 존엄과 접근권의 문제인 동시에, 사회 전체의 손실이기도 하다. 우리는 늘 고령층을 기술의 수혜 대상으로만 보지만, 사실 그들은 기술 안으로 들어왔을 때 가장 많은 것을 남길 수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오랜 생애 경험, 직업적 노하우, 관계와 생활의 지혜는 콘텐츠가 되고, 지식이 되고, 공동체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이들을 가로막는 것은 거창한 능력 부족이 아니라 로그인, 인증, 화면 전환, QR 촬영 같은 생활 속 문턱이다. 가장 값진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얇지만 가장 질긴 장벽 앞에서 돌아서고 있는 셈이다. 해법은 “더 열심히 배우라”는 말만 반복하는 데 있지 않다. 기술의 속도를 늦추자는 것도 아니다. 필요한 것은 기술이 인간에게 맞추어 설계되는 방향이다. 하나의 서비스를 더 적은 단계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들고, 대체 수단을 남겨두고, 고령층이 반복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교육을 생활 가까이 배치해야 한다. 서울시가 디지털동행플라자, AI디지털배움터, 1대1 교육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도 그래서 의미가 있다. 문제는 교육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교육은 사람을 바꾸지만, 설계는 사회를 바꾼다. 키오스크를 넘었더니 QR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은 단순한 푸념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의 기술 문명이 누구의 속도를 기준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다. 진짜 선진적인 기술은 가장 빠른 사람을 더 빠르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가장 느린 사람도 생활에서 밀려나지 않게 하는 기술이어야 한다. 고령화 사회에서 디지털 전환의 수준은 최신 기술의 도입 속도가 아니라, 가장 늦게 적응하는 사람을 끝까지 데려가는 능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QR코드가 아니라, 기술 앞에서 돌아서지 않아도 되는 인간적인 속도다.
2026-05-01 17:5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