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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잘못 있으면 감옥 가겠다"…선거자금 수사에 정면 반발
[경제일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자신과 측근들을 둘러싼 선거자금 관련 경찰 수사에 강하게 반발했다. 과거 선거캠프 자원봉사자들을 잇달아 조사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직접 불러 확인하라는 요구다. 홍 전 시장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지도 않은 혐의를 뒤집어씌워 압수수색하고 출국 금지하고 언론 플레이하고, 그건 직권남용죄이고 허위사실 공표죄”라며 “그런 짓 하라고 수사 전권 준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지 말고 나를 직접 불러 확인하라”며 “그런 짓 계속하면 그게 수사권 남용이고 직권남용”이라고 했다. 또 “만약 내게 잘못이 있다면 내가 감옥 가겠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이 문제 삼는 수사는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에서 시작됐다. 대구경찰청은 명태균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가 2021년과 2022년 홍 전 시장의 복당과 대구시장 선거 등을 전후해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을 홍 전 시장 주변 인사들이 대신 부담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당초 고발에는 2022년 대구시장 선거를 앞두고 홍 전 시장을 위해 실시됐다는 비공표 여론조사 8차례의 비용 1500만원을 측근이 대신 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실시된 여론조사 12차례의 비용 4370만원을 주변 인사들이 부담했다는 추가 고발도 접수됐다. 모두 고발 내용을 토대로 경찰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사안이다. 수사는 김건희 특검으로 사건 기록이 넘어가면서 한동안 중단됐다. 대구경찰청은 지난해 5월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 소장과 강혜경 전 부소장 등을 참고인으로 조사했지만 이후 특검팀 요청으로 관련 자료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거쳐 특검 측에 전달됐다. 관련 자료는 올해 2~3월 다시 대구경찰청으로 돌아왔고 경찰 수사도 재개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기존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별도로 홍 전 시장과 관련된 또 다른 범죄 정황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홍 전 시장은 경찰 수사가 과거 선거자금 문제로까지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명태균이도 나한테 여론조사비 받은 일이 없다는 실토도 한 그 사건을 1년 5개월이나 질질 끌다가 이제 와서 내가 선거자금을 가공거래해서 정치 비자금을 만들었다고 소설 쓰는 이유가 뭐냐”고 반문했다. 이어 “공명심에서 자행하는 직권남용이냐, 자질이 안 돼서 직권남용 수사를 하는 거냐”며 “그런 수사를 하려면 선거판 관행부터 사전 조사한 후 수사하라”고 했다. 홍 전 시장이 언급한 ‘가공거래를 통한 정치 비자금 조성’은 경찰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혐의는 아니다. 홍 전 시장이 자신을 상대로 진행되고 있는 수사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공개한 주장이다. 가공거래는 실제 물품이나 용역 거래가 없는데도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계약서나 영수증 등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선거자금에서 가공거래가 확인되면 실제 자금 사용과 회계보고가 달라질 수 있어 정치자금법 위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정치자금법은 정치자금의 수입과 지출을 회계장부에 기록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지출을 숨기거나 사실과 다르게 회계처리한 경우에는 형사책임이 뒤따를 수 있다. 제3자가 정치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대신 부담한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정치자금은 정치인에게 직접 전달된 현금에만 한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대납이 있었는지와 함께 해당 비용이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당사자가 비용 지급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이 수사 대상이 된다. 홍 전 시장은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도 없고 비용을 지급하거나 주변 사람에게 대신 내도록 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이다. 과거 선거비용이 이미 선거관리위원회 실사를 거쳤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홍 전 시장은 최근 “선거 때마다 선관위 실사로 인정된 금액을 가공거래로 보전받았다는 한 사람의 앙심에 찬 거짓 제보”라며 경찰 수사를 비판했다. 선관위 실사를 거쳤다는 사실이 이후 형사수사를 막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계좌자료나 관계자 진술이 나오면 수사기관이 별도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당시 선관위가 해당 거래와 증빙자료까지 확인해 정상적인 선거비용으로 인정했다면 홍 전 시장 측의 반박 근거가 될 수 있다. 홍 전 시장은 경찰이 자신보다 과거 선거캠프 관계자와 자원봉사자들을 먼저 조사하는 방식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더 이상 나를 도와준 자원봉사자들을 협박하지 말고 오늘이라도 나를 불러 수사하라”며 “위법·과잉 수사를 하는 배후가 과연 누구냐. 누굴 믿고 그런 뒤집어씌우기 수사를 하는 거냐”고 했다. 이어 “앞으로 그 수사권 남용, 직권남용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며 “더 이상 힘없는 자원봉사자들을 불러 있지도 않은 사실을 추궁하고 압박하고 괴롭히지 말라”고 밝혔다. 다만 압수수색이나 참고인 조사가 이뤄졌다는 사실만으로 직권남용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수사기관이 권한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 행사를 방해했는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대구경찰청은 현재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한 정황을 함께 살펴보고 있다. 홍 전 시장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자신을 직접 조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2026-08-30 12:35:57
같은 명태균 말인데… 김건희 무죄, 윤석열·오세훈 유죄
[경제일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진술이 김건희 여사 사건에서는 믿기 어려운 말로 배척됐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 사건에서는 유죄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쓰였다. 같은 인물의 진술을 놓고 재판부마다 신빙성 판단과 유무죄 결론이 엇갈리자 대법원은 김 여사 사건의 예정된 선고를 미루고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전원합의체가 다룰 핵심은 허위와 과장이 섞인 사건 관계자의 진술 가운데 객관적 자료와 부합하는 부분만 따로 떼어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다. 일부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려면 어느 정도의 보강증거와 판단 근거가 필요한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제시할 기준은 김 여사의 무죄 확정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 명씨의 진술 일부를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한 윤 전 대통령과 오 시장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 사건의 공소사실과 증거관계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 사건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혐의를 다룬다. 오 시장 사건은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명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을 후원자가 대신 지급했다는 혐의다. 다만 여론조사가 누구의 요청으로 실시됐는지와 당사자들이 무상 제공이나 비용 대납 사실을 알았는지를 가리는 데 명씨의 진술이 중요하게 사용됐다는 점은 같다. 김 여사 사건 재판부는 명씨 진술의 신빙성을 낮게 평가했다. 1심은 명씨가 “공천은 피고인의 선물”이라는 취지로 말하고 여론조사 결과가 늦어질 때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선거캠프가 독촉한다고 주장한 대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명씨가 자신의 정치적 능력과 영향력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성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일부 언행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도 드러났다고 봤다.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의뢰를 받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기보다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넓히거나 사업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조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명씨가 조사 결과를 여러 정치권 인사에게 전달한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항소심 역시 김 여사에게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이 귀속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가 이를 정치자금으로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며 1심의 무죄 결론을 유지했다. 윤 전 대통령 사건 재판부는 명씨의 진술을 다르게 평가했다. 명씨가 사실을 숨기거나 허위와 과장을 섞어 말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한 이유에 관한 진술까지 모두 거짓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명씨 진술의 전반적인 신뢰도와 개별 진술의 신빙성을 나눠 살펴본 것이다. 재판부는 명씨가 윤 전 대통령의 당선을 도운 뒤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를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고 봤다. 두 사람과의 관계를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했다는 명씨의 진술도 받아들였다. 명씨와 개인적인 친분이 없었다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명씨가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한 경위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주고받은 연락 내용 등이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여론조사를 제공받는 과정에 관여했다고 보고 윤 전 대통령과의 공동정범 관계도 인정했다. 동일한 여론조사 제공 과정을 놓고 김 여사 사건 재판부와 윤 전 대통령 사건 재판부가 공모 관계를 달리 판단한 것이다. 오 시장 사건 재판부는 명씨 진술을 내용별로 나눠 신빙성을 살폈다. 명씨가 오 시장으로부터 의뢰받았다고 주장한 여론조사의 범위에 관해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일관되지 않은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명씨가 자신이 관련된 다른 형사재판의 유불리를 의식해 사실과 다르게 진술했을 가능성도 판단 요소가 됐다. 진술 일부가 객관적 증거와 당시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점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런 사정을 근거로 명씨의 진술 전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통화 내역과 관계자들의 행적, 당시 언론 보도 등 객관적 정황과 일치하는 부분은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진술자의 전반적인 신뢰도가 낮더라도 별도의 자료로 뒷받침되는 내용은 분리해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명씨의 진술을 전부 받아들이거나 배척하지 않고 개별 내용마다 증명력을 달리 평가한 셈이다. 대법원은 그동안 금품 제공자나 핵심 관계자의 진술 가운데 일부만 취사선택할 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왔다. 대표적인 판례가 2009년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의 이른바 현대차 로비 사건이다. 변 전 국장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채무 탕감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항소심은 금품 제공자의 진술을 받아들여 변 전 국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돈을 건넸다는 김동훈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의 진술 가운데 상당 부분을 믿지 않으면서 변 전 국장에게 돈을 제공했다는 부분만 사실로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로비 자금의 출처와 다른 피고인들에게 돈을 건넸다는 진술의 신빙성이 무너진 점을 중시했다. 금품 제공자의 진술 상당 부분을 믿을 수 없는 객관적 사정이 드러났다면 나머지 진술의 신빙성도 전체적으로 훼손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였다. 일부 진술이 직접 거짓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부분만 떼어 금품수수 사실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2016년 박지원 의원의 저축은행 금품수수 사건에서도 비슷한 법리가 제시됐다. 박 의원은 저축은행 관계자들로부터 선거자금과 수사 무마 청탁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금품 제공자들을 직접 신문한 뒤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은 일부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돌려보냈다. 1심이 증인신문을 거쳐 핵심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 그 결론을 뒤집을 확실한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고 봤다. 진술 일부가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만으로 무죄를 유죄로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특히 항소심도 1심이 배척한 진술 일부를 믿기 어렵다고 봤다면 나머지 진술을 받아들일 때 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변양호·박지원 판결은 하나의 형사사건에서 한 사람이 한 여러 진술의 신빙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관한 판례다.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은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 오 시장의 재판이 각각 진행됐다는 차이가 있다. 사건별 공소사실과 보강증거도 동일하지 않다. 전원합의체는 기존 판례의 법리가 서로 다른 사건에서 이뤄진 동일 진술자의 진술 평가에도 적용되는지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 사건에서 신빙성이 배척된 진술자의 다른 진술을 별도 사건에서 받아들이려면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하는지도 쟁점이다. 객관적 자료와 부합한다는 사정만으로 충분한지, 진술과 독립된 증거가 어느 정도까지 필요할지가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기존 판례의 취지를 엄격하게 적용하면 김 여사의 무죄 판단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명씨 진술의 여러 부분에서 허위나 과장이 확인된 만큼 나머지 진술만으로 김 여사가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 시장도 항소심에서 명씨 진술을 부분적으로 받아들인 1심의 증거 판단을 집중적으로 다툴 수 있다. 명씨 진술 전반의 신빙성이 흔들린 상황에서 객관적 정황과 일치한다는 이유만으로 일부 진술을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통화 내역과 메시지, 여론조사 전달 과정 등 독립된 증거가 뒷받침하는 진술은 다른 부분과 분리해 평가할 수 있다는 결론도 가능하다. 이 경우 김 여사 사건의 원심 판단이 다시 검토될 여지가 있다. 대법원이 원심의 증거 판단 과정에 논리와 경험칙 위반이나 심리 미진이 있다고 보면 사건을 파기할 수 있다. 파기환송심에서는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공동정범에 해당하는지 다시 심리하게 된다. 공동정범 성립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관한 판단이 중심이 된다. 그러나 원심이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한 과정이 형사소송법상 증거 원칙에 맞는지는 상고심의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신뢰하기 어려운 진술 일부를 유죄의 근거로 사용하면서 충분한 보강증거를 제시했는지도 법률심에서 판단할 수 있는 문제다. 대법원이 사실관계를 새로 인정하지 않더라도 원심의 증거 평가가 논리와 경험칙에 어긋났는지는 살필 수 있다. 전원합의체의 판단은 명씨의 진술 전체를 믿을지 배척할지를 정하는 데 머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빙성에 문제가 있는 진술자의 말 가운데 일부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다. 사건마다 공소사실과 증거가 다르면 같은 진술자를 두고도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한 재판에서 허위와 과장이 많아 믿기 어렵다고 평가된 진술이 다른 재판에서는 유죄의 주요 근거로 사용됐다면 그 차이를 설명할 증거와 법리가 제시돼야 한다. 대법원이 예정된 선고를 연기하고 전원합의체에 사건을 회부한 만큼 김 여사 개인의 유무죄를 넘어 관련자 진술의 평가 기준을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 전원합의체가 어떤 법리를 내놓느냐에 따라 명씨 진술을 주요 증거로 삼은 다른 재판의 판단도 다시 검토될 수 있다.
2026-08-04 09:30:06
조희대 대법원장, 이제 물러나야 한다
[경제일보] 대법원의 판결은 언제든 비판받을 수 있다. 법률 해석에는 견해가 갈리고 다수의견이 훗날 판례 변경으로 뒤집히기도 한다. 그러나 최고법원이 재판하는 방식 때문에 공정성을 의심받기 시작하면 문제의 성격은 달라진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끄는 대법원이 다시 그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법원은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수수 사건의 상고심 선고를 하루 앞둔 23일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넘겼다. 대법원 2부는 당초 16일 선고를 잡았다가 24일로 한 차례 미뤘고, 두 번째 선고를 하루 남겨두고 다시 선고기일을 없앴다. 선고기일은 기록 검토와 대법관 합의가 상당 부분 진행돼 판결을 선고할 단계에서 잡는다. 그런 사건이 두 차례 선고 날짜까지 정한 뒤 두 번째 선고 하루 전에 전원합의체로 넘어갔다. 법조계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진행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불과 1년여 전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상고심에서는 정반대 장면이 펼쳐졌다. 이 대통령의 사건이 2025년 4월 22일 대법원 2부에 배당되자 조 대법원장은 같은 날 전원합의체 회부를 지정했다. 전원합의체는 바로 그날 합의에 들어갔고 5월 1일 서울고법의 무죄 판결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돌려보냈다. 전원합의체 회부에서 선고까지 9일이었다. 당시 대통령 선거까지 한 달여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대법원이 유력 대선 후보의 형사사건을 전에 보기 어려운 속도로 처리하면서 법원 안팎에서 거센 논란이 일었다. 반대의견을 낸 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전원합의체 재판에서 대법관 사이의 설득과 숙고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위사실공표죄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기존 판례 적용을 놓고도 적지 않은 쟁점이 있었다. 그런 사건을 조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은 전원합의체는 9일 만에 처리했다. 당시 논란의 핵심에는 재판 속도가 있었다. 대통령 선거를 눈앞에 두고 최고법원이 왜 그토록 서둘렀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법원이 정치 일정에 영향을 주는 모습으로 비치면서 대법원의 정치적 중립과 재판의 공정성까지 도마에 올랐다. 조 대법원장은 그 후폭풍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겪었다. 자신이 전원합의체 회부를 지정했고 자신이 재판장을 맡았다. 그런 논란을 겪었다면 이후 정치적 파장이 큰 사건에서는 재판 절차부터 더욱 신중하게 운영했어야 했다. 그런데 1년여 만에 또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지난해에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상고심을 소부 배당 당일 전원합의체로 가져가 9일 만에 결론을 냈다. 이번에는 김건희씨 사건에서 소부가 두 차례 선고기일을 정하고도 선고 하루 전에 전원합의체로 돌렸다. 한쪽에서는 재판 속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렸고 다른 쪽에서는 선고 직전까지 간 사건의 방향을 마지막 순간에 바꿨다. 너무 빨랐던 재판과 너무 늦게 방향을 튼 재판이다. 두 장면 모두 조희대 대법원 체제에서 벌어졌다. 법률가는 절차의 무게를 안다. 재판은 결과 못지않게 절차를 통해 신뢰를 얻는다. 법원은 실제로 공정해야 하고 국민의 눈에도 공정하게 보여야 한다. 대법원의 권위도 여기에서 나온다. 정치적 이해관계나 당사자의 이름에 따라 재판의 속도와 방식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최고법원의 판결을 떠받친다. 조희대 체제의 가장 무거운 책임은 그 믿음을 흔들었다는 데 있다.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상고심에서는 왜 저토록 서두르느냐는 의심을 샀다. 김건희씨 상고심에서는 왜 두 차례 선고일을 잡고도 마지막 순간에 멈추느냐는 의심을 불렀다. 방향은 정반대였지만 국민에게 남긴 결과는 같았다. 대법원의 재판이 사건과 사람에 따라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불신이다. 최고법원에 대한 이런 의심은 판결 하나의 논란보다 훨씬 심각하다. 대법원이 누구에게나 같은 법과 절차를 적용할 것이라는 믿음까지 흔들기 때문이다.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한 번 무너지면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이미 정치적 중립성과 사법 신뢰를 둘러싼 거센 논란을 겪었다. 그 뒤 1년여가 흘렀지만 이번에는 김건희씨 상고심의 선고 하루 전 전원합의체 회부라는 또 다른 논란을 만들었다. 정치적 대형 사건에서 이례적인 절차가 거듭되고 있다. 이제 개별 재판의 문제가 아니라 대법원 운영의 문제로 봐야 한다. 대법원장은 전원합의체 재판장이자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사법부의 수장이다. 조 대법원장은 그동안 사법 독립을 강조해 왔다. 그 원칙이 국민을 설득하려면 법원부터 정치적 의심을 자초하지 않아야 한다. 외부의 압력을 막는 것과 함께 재판의 공정성을 국민에게 믿게 만드는 일도 사법부 수장의 몫이다. 지금 대법원에서 가장 크게 흔들린 것이 바로 그 믿음이다.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상고심에서 한 차례 사법부를 정치적 논란 한가운데 세웠고 김건희씨 상고심에서는 또 다른 이례적 절차로 같은 불신을 불러왔다. 대법원장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자산인 공정과 신뢰가 조희대 체제에서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대법원장의 임기를 보장한 취지는 정치적 압력에서 벗어나 사법부의 독립과 공정을 지키라는 데 있다. 임기 보장이 대법원 전체의 신뢰가 무너지는 상황까지 책임을 미룰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대법원장의 자리가 사법부 신뢰 회복에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면 책임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대법원장이라는 자리는 사법부의 권위를 지키는 자리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그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 이제 물러나야 한다.
2026-07-25 06:00:00
李 때는 9일 속도전, 金은 선고 전날 전합…'예외 재판' 반복한 조희대, 이제 거취 답해야
[경제일보] 대법원이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수수 혐의 사건을 선고 하루 전 전원합의체에 넘겼다. 대법원 2부가 두 차례나 선고 날짜를 잡았던 사건이다. 첫 선고를 미룬 데 이어 두 번째 선고를 하루 앞두고 재판의 틀까지 바꿨다. 대법원은 23일 “전원합의체 회부를 위해 선고기일을 변경·추정했다”고 밝혔다. 새 선고 날짜는 잡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도 좀처럼 보기 어려운 진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소부가 선고기일을 정했다는 것은 적어도 사건 심리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뜻이다. 그런 사건을 선고 하루 전에 전원합의체로 돌린 이유를 대법원은 설명하지 않았다. 조희대 대법원 체제에서 정치적 파장이 큰 사건을 둘러싼 이례적 재판 진행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불과 1년여 전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서는 지금과 정반대 방향으로 대법원의 시간이 흘렀다. ◆ 李 사건은 배당 당일 전합…조희대가 직접 회부 이 대통령 사건은 2025년 4월 22일 대법원 2부에 배당됐다. 조 대법원장은 같은 날 대법관들의 의견을 들은 뒤 사건을 직접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도록 지정했다. 통상 주심 대법관의 의견에 따라 전원합의체 회부가 검토되는 것과 달리 대법원장이 직접 나선 것이다. 전원합의체는 그날 오후 곧바로 첫 합의를 열었다. 이틀 뒤 다시 대법관들이 모였다. 4월 29일 선고기일을 알렸고 5월 1일 이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한 서울고법 판결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돌려보냈다. 전원합의체 회부에서 선고까지 9일이었다. 당시는 대통령 선거를 불과 한 달여 앞둔 시점이었다. 대법원이 유력 대선 후보의 형사사건을 전에 보기 어려운 속도로 처리하면서 사법부가 정치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거셌다. 대법원 내부에서도 속도에 대한 이견이 나왔다. 반대의견을 낸 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전원합의체 재판에서 충분한 설득과 숙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속한 재판도 중요하지만 속도 때문에 재판의 충실성이 훼손되면 사법 신뢰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취지였다. 대법관 사이에서는 허위사실공표죄에 관한 기존 판례를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를 놓고도 의견이 갈렸다. 정치인의 발언은 일부 표현만 떼어 볼 것이 아니라 전체 맥락과 일반 선거인이 받아들이는 의미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기존 판례의 적용 문제가 쟁점이었다. 그런 논란에도 조 대법원장은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이재명 사건은 조희대 대법원이 선택한 재판 방식이었다. 소부 배당 당일 대법원장이 직접 전원합의체로 가져가 당일부터 합의를 시작했고 9일 만에 결론을 냈다. ◆ ‘숙고 부족’ 비판 받고도 1년 만에 또 이례적 절차 당시 논란은 판결 내용에 그치지 않았다.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시기에 최고법원이 왜 그토록 서둘렀는지, 통상적인 전원합의체 운영과 다른 속도를 택해야 할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놓고 사법부 안팎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조 대법원장에게는 뼈아픈 경험이었어야 했다. 대법원이 정치적 대형 사건을 처리할 때에는 판결 결과 못지않게 절차가 중요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판결이 법리적으로 아무리 정교하더라도 재판 과정에서 정치적 의심을 자초하면 법원의 권위까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일을 겪고도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이번 김건희 사건에서는 정반대 형태의 예외가 나왔다. 대법원 2부는 당초 16일 선고를 잡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명태균 여론조사 사건 1심 판결이 나온 뒤 김건희 특검팀이 판결문 검토를 요청하자 24일로 선고를 한 차례 미뤘다. 8일을 더 확보한 셈이다. 그런데 두 번째 선고를 불과 하루 앞두고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넘겼다. 새 선고기일도 정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시간이 없다는 듯 밀어붙였다. 이번에는 선고 직전까지 간 사건을 다시 돌렸다. 방향은 정반대지만 공통점이 있다. 둘 다 통상적인 재판 진행에서 벗어난 선택이라는 점이다. ◆ 정치적 사건마다 왜 ‘예외’인가 대법원은 법 적용의 마지막 기준을 세우는 곳이다. 하급심에서 판단이 엇갈리면 이를 정리하고 국민에게 어떤 법리가 적용되는지 보여주는 곳도 대법원이다. 그런 대법원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마다 이례적인 재판 절차를 반복하면 문제가 달라진다. 이 대통령 사건에서는 대법원장이 직접 나서 소부 배당 당일 전원합의체로 넘겼다. 김건희 사건에서는 소부가 두 차례 선고 날짜를 잡고도 마지막 순간에 전원합의체로 돌아갔다. 국민의 눈에는 한쪽에서는 지나치게 빠르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늦게 방향을 바꾼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사건에서 직접 선택한 절차는 이미 사법부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대법원의 재판이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논란이 벌어졌고 최고법원의 정치적 중립성까지 도마에 올랐다. 그런 논란을 겪은 뒤라면 적어도 같은 종류의 의심을 다시 불러올 재판 운영은 피했어야 했다. 그런데 김건희 사건에서 다시 ‘이례적’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한 번의 예외는 판단일 수 있다. 예외가 반복되면 운영 방식이 된다. 조희대 대법원이 지금 직면한 문제도 여기에 있다. ◆ 사법부 신뢰 흔들어 놓고 대법원장 자리만 지킬 수 있나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 독립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정치권이 재판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도 내세웠다. 그 원칙이 힘을 가지려면 법원부터 정치적 의심을 살 일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특히 대법원장은 일반 재판장이 아니다. 대법원을 대표하고 사법행정을 총괄하며 전원합의체 재판장을 맡는다. 이 대통령 사건은 조 대법원장이 직접 전원합의체 회부를 지정했다는 사실까지 확인돼 있다. 김건희 사건의 전원합의체 회부 과정에서 조 대법원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사건은 이제 조 대법원장이 재판장인 전원합의체에서 다뤄진다. 대법원 운영 전반에 대한 책임도 조 대법원장에게 있다. 이 대통령 사건에서 초고속 재판으로 논란을 일으킨 뒤 김건희 사건에서는 선고 하루 전 전원합의체 회부라는 또 다른 예외를 만들었다면 사법부 수장은 그 반복에 책임을 져야 한다. 사법부 수장의 책임은 판결문 한 장으로 끝나지 않는다. 재판이 누구에게나 같은 원칙과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는 믿음을 지키는 것이 대법원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다. 그 믿음을 흔드는 일이 반복되는데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리를 지키는 것은 책임지는 자세와 거리가 멀다. 지난해 이 대통령 사건에서 왜 그렇게 서둘렀는지에 대한 의문은 아직 남아 있다. 이번에는 왜 두 차례 선고일을 잡은 사건을 하루 전에 다시 돌려세웠는지 의문이 더해졌다. 조 대법원장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마다 전에 보기 어려운 절차를 택하면서도 그 기준을 국민에게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대법원장직을 계속 수행할 명분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대법원장 자리는 법원의 권위를 등에 업고 버티는 자리가 아니다. 판결의 권위를 지키는 자리다.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재판 절차를 둘러싼 의심과 불신을 반복해서 키우고 있다면 책임은 말로 끝낼 일이 아니다. 이 대통령 사건에서 한 번 흔들린 사법 신뢰가 김건희 사건을 거치며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두 번의 이례적인 재판 진행 한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이 있다. 같은 논란이 반복되고도 재판 운영의 기준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이제 조 대법원장이 책임질 차례다. 그 책임은 거취에서 시작해야 한다.
2026-07-24 16: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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