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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뱃길 다시 열리나…이란·오만 항로 합의
[경제일보] 닫혔던 호르무즈 뱃길이 다시 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란과 오만이 상선 통항로의 지리적 좌표에 합의하면서다. 다만 이란이 선박을 어디까지 통제할지가 정리되지 않아 해협이 곧바로 열리는 것은 아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국영 IRNA통신을 통해 "제안된 항로의 지리적 좌표에 합의했다"며 "주요 고려 사항과 합의 내용을 담은 양국 공동성명이 최종 검토 단계"라고 밝혔다. 해협을 사이에 둔 두 나라는 두 달 동안 기술과 법률, 안보, 환경 문제를 두고 협상을 벌여왔다. 합의된 항로의 성격은 뚜렷하다. 상선이 이란 영해를 지나는 구간이 지금보다 훨씬 길어진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새로운 통항 방식이 시행되면 선박 항로의 상당 부분이 이란 영해를 통과하게 된다"고 말했다. 항로를 여는 대가로 이란이 통항 관리 권한을 손에 쥐는 구조인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잠정 합의안에 걸프해역으로 진입하는 선박이 이란 측 항로를 이용하고 이란이 이들의 통항을 관리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테헤란에 상당한 양보를 하는 안이라는 평가다. 반면 걸프해역을 빠져나가는 선박에 이란이 어느 선까지 개입할지, 통제권을 문서에 어떻게 못 박을지는 여전히 협상 테이블에 남아 있다. 선박 검사 방식과 통항료 부과 문제도 마찬가지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이번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개방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못 박았다. 지금 논의되는 항로는 장기 통항 체계가 마련될 때까지만 쓰는 임시 방안이다. ◆ 지난 2월 이후 통항량 95% 급감 해협이 닫힌 것은 지난 2월 28일부터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48시간 만에 세계 최대 원유 관문이 사실상 멈춰 섰다. 머스크와 MSC, CMA CGM, 하파그로이드 등 주요 선사가 일제히 운항을 중단했다. 3월 4일에는 컨테이너선 사페엔 프레스티지호가 피격됐고 카타르에너지는 라스라판 시설이 공격받자 액화천연가스(LNG) 선적 전체에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미국은 4월 13일 이란에 해상 봉쇄를 단행했다. 전쟁 이전 하루 60~140척이 오가던 해협의 통항량은 4월 기준 95% 이상 사라졌다. 이란이 통과 선박 수를 제한하고 척당 100만달러가 넘는 통항료를 물린 것으로 알려졌다. 5월에는 선박 1550척과 선원 2만2500명이 발이 묶였다. 한국에도 직결된 문제다. 지난해 기준 한국 원유 수입의 중동 비중은 68.8%로 대부분이 이 해협을 거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쿠웨이트가 모두 호르무즈를 통해 원유를 실어 나른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번 합의의 한계도 짚었다. 그는 "미국의 해상 봉쇄와 군사적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란과 오만의 합의만으로는 선박의 안전을 완전히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트럼프 "합의 원해" 발언에도 온도차 같은 날 미국에서는 다른 결의 발언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연설에서 "합의를 하고 싶다. 사람들을 죽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상황에 따라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공격을 준비하다 취소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정작 이란과 오만의 협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해협 재개방 합의가 임박했다고 말했지만 협상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은 중요한 세부 사항이 남아 있다며 이런 낙관론과 거리를 뒀다.
2026-08-06 08:40:07
잠정합의안 부결에 레미콘 공급 중단 지속…건설업계 피해 확산
[경제일보] 수도권 레미콘 운송거부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서면서 건설현장의 공정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사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레미콘 공급 중단이 이어지고 있고 일부 현장에서는 콘크리트 타설 지연을 넘어 공사 전반의 셧다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협회는 이날 상근부회장 주재로 ‘수도권 레미콘 운송거부 사태 관련 긴급 업계 간담회’를 열고 건설현장 피해 상황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13개 대형건설사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사태는 한국노총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이 운송단가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8일부터 수도권 지역 운송을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노사는 회당 운송단가를 기존 7만5800원에서 8만원으로 4200원 인상하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반대 68.3%로 부결됐다. 투표에는 수도권 재적 조합원 7517명 중 7222명이 참여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잠정합의안 도출로 공사 재개 가능성을 기대했지만 투표 부결 이후 공급 중단이 이어지면서 피해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11일 현재 22개 대형건설사 105개 현장에서 레미콘 공급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약 10만㎥ 규모의 콘크리트 타설이 지연된 것으로 집계됐다. 레미콘은 생산 이후 일정 시간 안에 현장에 도착해 타설해야 하는 자재다. 운송이 멈추면 단순 자재 납품 지연에 그치지 않고 골조 공정과 후속 공정 전체가 연쇄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주를 넘겨 다음 주까지 운송거부가 이어질 경우 일부 현장은 전면 작업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피해는 일반 주택·건축 현장을 넘어 국가 핵심 산업 현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 관련 공사도 레미콘 공급 차질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핵심 생산 기반 조성 일정이 지연될 경우 건설업계 차원을 넘어 산업 전반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공사 지연에 따른 비용 부담도 쟁점이다. 현재 공공·민간공사 모두 레미콘 운송거부에 따른 공기 지연을 어떻게 처리할지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건설사들은 발주처와의 계약상 지체상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고 일부 현장에서는 레미콘 외 공정 근로자들의 휴업수당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건설업계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레미콘 제조사와 운송사업자 간 협상을 조속히 재개해 공급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운송거부에 따른 공기 지연을 불가항력 사유로 인정해 지체상금 면책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중장기 공급 안정 대책도 건의했다. 레미콘 믹서트럭 수급조절 검토 기간을 현행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는 등 건설기계 수급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형 국책사업과 도심권 현장에 대해서는 배치플랜트 설치 요건을 완화해 현장별 공급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운송거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레미콘 반출 방해 행위에 대한 단속 요구도 제기됐다. 적법한 운송 재개를 방해하는 행위가 있을 경우 정부가 현장 감독과 단속에 나서야 한다는 요청이다. 대한건설협회는 사태 해결 때까지 ‘레미콘 휴업 관련 기업애로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국토교통부와 핫라인을 통해 피해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운송거부가 장기화될 경우 현장별 피해 규모를 집계해 정부에 추가 대책을 건의할 방침이다. 권혁진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은 “그간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고 있음에도 레미콘 공급중단이 지속됨에 따라 국가적 손실이 막대하고 전 국민이 직접적인 불편과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며 “협회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정부에 적극 설명하고 함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6-06-12 14: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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