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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1년 만에 방한…정기선·최태원 만나 SMR 논의할까
[경제일보]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이자 차세대 원전 기업 테라파워 창업자인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1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정기선 HD현대 회장과의 만남이 예정된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회동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소형모듈원전(SMR)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원전 사업에 관심이 쏠린다. 테라파워가 미국에서 상업 규모의 차세대 원전 건설 허가를 받은 데 이어 국내 기업들의 공급망 참여도 확대되고 있어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미 SMR 협력이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게이츠 이사장은 전날 오후 9시 20분께 김포공항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전용기편으로 입국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이번 방한에서 게이츠 이사장은 정부와 국회,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연쇄적으로 만날 예정이다. 이날 한성숙 국무총리와의 면담이 예정됐으며, 게이츠 이사장 측이 먼저 회동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식 국회의장과의 비공개 면담 역시 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재계와의 접점도 이어진다. 정기선 HD현대 회장과는 SMR 사업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만난 바 있어 이번 회동은 약 7개월 만이다. SK그룹과의 만남도 관심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회동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SK그룹은 테라파워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게이츠 이사장의 방한 일정과 의제, 배석자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만남이 성사될 경우 테라파워의 미국 사업 확대와 국내 기업들의 참여 방안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최 회장과의 회동 및 구체적인 의제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테라파워는 최근 미국 내 차세대 원전 사업에서 중요한 절차를 넘어섰다.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와이오밍주 케머러 1호기 건설 허가를 받으면서 상업 규모의 차세대 원전 건설을 위한 기반을 확보했다. 미국에서 상업 규모 차세대 원전이 건설 허가를 받은 첫 사례다. 테라파워가 개발하는 나트륨은 4세대 원자로 기술을 적용한 소듐냉각고속로(SFR)다.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며,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 개발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참여도 사업 단계가 구체화되면서 확대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 핵심 설비인 원자로 인클로저 시스템(RES)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원자로 관련 핵심 설비 공급을 통해 국내 원전 기자재 기업의 테라파워 사업 참여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올해 1월 테라파워에 4000만달러(약 600억원)를 투자했다. 지분 투자를 통해 테라파워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면서 국내 원전 산업과 차세대 원전 기술 간 연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SMR을 둘러싼 국내 사업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SMR 특별법'을 기반으로 산업 육성에 나섰으며 창원·부산·경주에는 SMR 제작지원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원전 기술 개발뿐 아니라 기자재 제작과 사업화를 뒷받침할 산업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SMR 시장 확대의 배경이다. 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2024년 415TWh에서 2030년 945TWh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시설 등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을 확보하는 문제가 중요해지고 있다.
2026-08-14 09:23:44
빌 게이츠가 다시 찾는 한국, 기업들이 산업 주도권 잡을 때
[경제일보] 얼마 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은 데 이어 다음 달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가 방한한다. 세계 기술 기업들이 잇따라 한국을 찾는 이유는 이제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글로벌 산업에서 반드시 협력해야 할 수준까지 올라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찾아온 협력 기회를 반기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한국 기업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의 주도권을 쥐고 글로벌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이 구축한 공급망 안에서 핵심 부품과 기술을 공급하는 역할에 집중했다.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도 협력의 방향과 기준은 글로벌 기업이 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였지만 산업의 흐름을 설계하는 위치에 서지는 못했다. AI 시대가 열리면서 산업의 경쟁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데이터 센터 냉각, 전력 인프라, 차세대 원전 등 핵심 기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어느 한 기업이나 국가가 모든 분야를 독자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글로벌 기업들도 필요한 기술을 가진 국가와 기업을 직접 찾아 협력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한국은 이미 AI 산업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차세대 AI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맞춰 냉각공조(HVAC)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는 중이며, 한국 원전 산업 역시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서 글로벌 협력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젠슨 황에 이어 빌 게이츠까지 한국을 찾는 것도 결국 이런 산업 경쟁력을 확인하고 협력하기 위해서다. 이제는 한국 기업들의 자세도 달라져야 한다. 글로벌 기업이 협력을 제안하면 이에 맞춰 움직이는 데 만족해서는 안 된다. 기술 경쟁력이 높아진 만큼 공동 연구개발과 투자, 공급망 구축, 기술 표준 논의에서도 한국이 먼저 의제를 제시하고 협력을 이끌어야 한다. 협력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의 방향을 결정하는 위치로 올라설 때 산업 경쟁력도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지금은 기술력을 인정받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한국 기업들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산업 질서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돼야 한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한국을 먼저 찾는 지금은 협력의 주도권을 넓힐 수 있는 기회다. 그 기회를 한국 기업들이 먼저 붙잡아야 한다.
2026-07-31 15:3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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