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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월스트리트 피치북 쓰고 신용평가하는 시대...한국 금융당국은 대비하고 있는가
[경제일보] 미국 월가의 풍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던 투자은행(IB)의 회의실에서 애널리스트와 회계사, 변호사들이 수백 장의 투자제안서(Pitch Book)를 만들었다. 기업 인수합병(M&A) 자료와 신용평가 메모, 리스크 분석 보고서와 회계 결산서는 오랜 경험을 가진 금융 전문가들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 작업을 인공지능(AI)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AI 개발사인 Anthropic(앤트로픽)은 최근 금융권 전용 AI 에이전트 10종을 공개했다. 투자제안서 작성, 회계 결산, 신용평가 메모 초안 작성 등 금융권 핵심 업무를 자동화하는 기능들이다. 이는 단순한 챗봇 서비스가 아니다. 금융산업의 두뇌 노동 자체를 AI가 대체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이 변화의 속도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다. 금융은 원래 보수적인 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규제가 많고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AI 도입 속도가 빠른 이유는 명확하다. 데이터 규모가 방대하고 반복 업무가 많으며 비용 절감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AI는 인간처럼 피로하지 않고, 24시간 문서를 읽고 요약하며, 수천 개 데이터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다. 특히 생성형 AI는 단순 계산을 넘어 문서 작성과 논리 구성까지 수행하기 시작했다. 앤트로픽의 행보는 단순한 기술 발표가 아니다. 그것은 AI 산업의 전장이 소비자 서비스에서 기업용(B2B)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산업 초창기에는 챗GPT와 같은 대중 서비스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제 핵심은 기업 업무 자동화다. 특히 금융은 AI 기업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시장 중 하나다. 수익 규모가 크고, 고객 충성도가 높으며, 성공 사례가 만들어질 경우 산업 전체로 확산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은 이미 금융 특화 서비스인 ‘클로드 포 파이낸셜 서비스’를 통해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시타델, AIG 등 대형 금융사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또 금융 IT 기업인 FIS와 협력해 금융범죄 탐지 AI 시스템 개발에 나섰고, 월가 금융회사들과 함께 15억 달러 규모의 합작법인까지 설립했다. AI 기업이 이제 금융 인프라 자체를 장악하려는 단계로 들어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AI의 역할이 ‘보조 도구’에서 ‘업무 대행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AI는 이메일 초안 작성이나 간단한 검색 지원 정도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제는 투자은행의 피치북 제작과 신용평가 메모 작성, 회계 결산 등 고난도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 인간 전문가가 하던 핵심 지식 노동을 AI가 대신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금융업의 구조 자체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투자은행의 주니어 애널리스트 수요는 줄어들 수 있다. 회계법인의 단순 감사 업무도 축소될 수 있다. 반면 AI 모델을 검증하고 리스크를 통제하는 새로운 직무는 늘어날 것이다. 금융산업은 이제 사람 중심 조직에서 인간과 AI가 함께 움직이는 하이브리드 조직으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AI가 단순 효율화 수준을 넘어 금융 의사결정 영역까지 침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용평가와 리스크 분석은 금융의 핵심 권한이다. 누구에게 돈을 빌려주고, 어떤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판단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다. 만약 AI가 그 판단 과정의 상당 부분을 맡게 된다면 금융의 권력 구조 자체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미국 금융권은 이미 전면전에 들어갔다. JPMorgan Chase 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은행 내부에 AI 전담 부서를 운영하고 있으며 수백 개 활용 사례가 진행 중”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리스크 관리, 금융사기 탐지, 마케팅, 디자인, 회의 기록, 문서 검토 등 거의 모든 분야에 AI가 투입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다. 월가는 이미 AI를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보고 있다. 과거 인터넷이 금융산업을 바꿨다면, 이제 AI는 금융업의 사고 체계 자체를 바꾸고 있다. 인간이 데이터를 읽고 판단하던 시대에서 AI가 데이터를 읽고 인간이 최종 승인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이다. 한국 금융권도 AI 도입을 이야기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들이 생성형 AI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일부 챗봇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개념검증(PoC)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조직 전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려는 전략은 부족하다. 금융당국 역시 규제와 보안 이슈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AI 금융 시대의 산업 구조 변화에 대한 국가 전략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속도다. 미국은 이미 AI 전담 조직을 만들고 금융업 전체를 재편하고 있는데, 한국은 여전히 시범 사업과 규제 검토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AI 산업은 속도의 게임이다. 초기 시장을 선점한 기업이 데이터와 경험을 축적하며 압도적 우위를 갖게 된다. 한국 금융권이 지금처럼 느리게 대응할 경우 글로벌 금융 경쟁력 자체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데이터 주권 문제다. 금융 데이터는 국가 경제의 핵심 자산이다. 만약 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 AI 플랫폼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한국 금융의 핵심 정보와 의사결정 구조가 외국 기술기업에 종속될 위험도 있다. 단순한 편의성 문제가 아니라 금융 안보의 문제다. 금융당국도 이제는 사고를 바꿔야 한다. AI를 단순히 규제 대상이나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국가 금융 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첫째, 금융 AI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둘째, 금융권의 AI 실증 사업을 과감히 허용하는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 셋째, 국내 AI 기업과 금융회사 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넷째, 금융 데이터 보안과 주권을 지킬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전략 플랫폼도 고민해야 한다. 물론 AI에는 위험도 존재한다. 잘못된 데이터 학습은 금융 사고를 초래할 수 있고, 알고리즘 편향은 신용 차별 문제를 낳을 수 있다. AI 기반 금융사기가 오히려 더 정교해질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낙관도, 막연한 공포도 아니다. 핵심은 통제 가능한 혁신이다. 도덕경에는 “변화에 앞서 움직이는 자가 흐름을 얻는다”는 뜻의 지혜가 담겨 있다. 산업혁명의 역사는 결국 먼저 준비한 자의 역사였다. 인터넷 시대에 뒤처진 기업들이 사라졌듯이, AI 금융 시대에도 대응하지 못한 금융회사는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 월스트리트에서는 AI가 피치북을 만들고 신용평가 문서를 작성하고 있다. 이것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시작된 현재의 변화다. 그리고 그 변화는 한국 금융산업의 문 앞까지 와 있다. 문제는 하나다. 한국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과연 이 거대한 변화에 제대로 대비하고 있는가.
2026-05-10 09: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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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만 경기도 표심은…'대전환론'·'반도체 도정론' 정면승부
[경제일보] 경기도지사 선거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다. 서울이 정치의 상징이라면, 경기도는 숫자의 현실이다. 전국에서 유권자가 가장 많은 광역단체이고, 반도체·자동차·바이오·물류·신도시·접경지·농촌이 한 행정구역 안에 함께 놓여 있다. 이에 경기도지사 선거는 단순한 지방권력의 교체가 아니라 수도권 경제와 국가 산업정책의 방향을 묻는 선거다. 이번 대진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와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의 맞대결로 짜였다. 특히 두 후보 중 누가 이기든 사상 첫 여성 도지사 탄생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또한 추 후보는 6선 의원, 당대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정치인이고, 양 후보는 삼성전자 최초 고졸 출신 여성 임원 이력을 가진 경제·산업 전문가라는 점에서 ‘정치 거물’ 대 ‘실용 전문가’의 대결로 주목받고 있다. 최신 여론조사에서는 추 후보가 우세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한 여론조사(스트레이트뉴스 의뢰, 조원씨앤아이 조사, 2026년 5월 4~5일,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2명 대상, ARS 여론조사,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성·연령대·지역별 비례할당 무작위 추출, 총 통화시도 1만1550명, 응답률 6.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추 후보는 50.8%, 양 후보는 31.5%의 선호도를 보였다. 같은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는 45.3%, 국민의힘은 31.9%로 나타났다. 수치 자체는 추 후보의 우세를 보여주지만, 연령별 흐름은 복합적이다. 조사에서 양 후보는 18~29세와 30대에서 앞섰고, 추 후보는 40대 이상에서 강세를 보였다. 권역별로는 추 후보가 5개 권역 모두에서 우세했다. 이는 현재 판세가 ‘추미애 우위’이지만, 청년층과 무당층 일부에서는 양향자 후보가 파고들 여지가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조직력 앞세운 추미애…‘강한 후보’ 이미지가 양날의 검 추 후보의 강점은 정치적 체급과 선거 조직 장악력이다. 경기도는 31개 시·군이 제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거대 선거구다. 북부 접경지역과 남부 반도체벨트, 동부 자연보전권역과 서부 산업도시는 같은 공약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큰 선거를 여러 차례 치러본 경험과 당내 동원력은 추 후보에게 분명한 자산이다. 추 후보 선대위에 경기도 내 민주당 현역 의원 51명이 참여하는 2차 인선이 완료됐다는 점은 이와 같은 추 후보의 정치적 자산에 대한 방증이다. 강정 정치인 이미지는 추 후보의 약점으로 꼽힌다. 추 후보는 선명한 정치적 메시지와 강한 추진력으로 지지층 결집에는 유리하지만, 중도층에는 피로감을 줄 수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가 중앙정치의 연장전처럼 비칠 경우, 생활경제와 지역 현안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 양 후보가 ‘싸움꾼이 아닌 일꾼’, ‘첨단기술 전문가’ 프레임을 내세우는 것도 이 약점을 겨냥한 전략이다. 추 후보의 기회 요소는 여당 후보로서의 실행력이다. 추 후보는 경기도 대전환을 내세우며 중앙정부·국회와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반도체 경쟁력을 위해 국가적 역량이 투입돼야 하고, 집권당과 거대 여당의 입법력이 경제정책 추진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GTX, 반도체 클러스터, 경기북부 발전처럼 중앙정부와 국회 협력이 필요한 의제에서 강점으로 작동할 수 있다. 추 후보에게 있어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인은 공약의 과밀도와 재원 검증이다. 추 후보는 교통혁신, 경기북부 방산클러스터, K-반도체 생태계 완성, AI 혁신 등을 1호 공약의 큰 축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6~18세 어린이·청소년 무상교통, GTX-A·B·C 차질 없는 개통, GTX-D 조기 착공, E·F 노선 신설, AI 기반 스마트 교차로와 자율주행 버스 도입 등을 내놨다. 문제는 이 모든 공약이 막대한 재정과 중앙정부 협의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실행 시간표와 재원 구조가 따라붙지 않으면 ‘큰 공약’은 곧 ‘부담 큰 공약’으로 바뀔 수 있다. ◆2030·반도체벨트 노리는 양향자…‘지지율 격차’ 최대 난제 양 후보의 강점은 산업 현장 경험이다.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보조원으로 입사해 상고 출신 여성으로는 처음 삼성전자 임원에 오른 인물이다. 양 후보는 경기도가 국내 반도체 산업 부가가치와 매출의 핵심을 담당하는 지역이라며, 반도체를 아는 사람이 도정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양 후보자의 약점은 정치적 기반의 불안정성이다. 양 후보는 민주당 영입 인재로 정치에 입문했고, 이후 정치적 경로를 바꿔 국민의힘 후보가 됐다. 이는 중도 확장성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보수 핵심 지지층에는 ‘완전한 우리 후보인가’라는 의문을 남길 수 있다. 양 후보의 기회 요소는 2030 표심과 반도체벨트다. 스트레이트뉴스 여론조사에서 양 후보는 18~29세, 30대에서 추 후보를 앞섰고, 경기도 남부의 평택·화성·용인·수원·성남은 반도체와 첨단산업의 핵심 축이다. 그가 본선 후보 확정 직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평택을 첫 방문지로 택해 첨단산업 전문가 이미지를 강조한 것도 이를 겨냥한 전략으로 읽힌다. 양 후보에게 평택·화성·용인 반도체벨트는 단순한 지역 공략지가 아니라 자신의 이력을 정책 경쟁력으로 바꾸는 무대다. 다만, 양 후보에 대한 위협 요소는 지지율 격차와 단일화 변수다. 현재 여론조사 등에서 양 후보는 추 후보에게 두 자릿수 이상 뒤져 있다. 또한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가 완주할 경우 보수·중도 표심이 분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대로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되더라도 양 후보의 독자 메시지가 묻힐 위험도 존재한다. ◆2030·반도체벨트·무당층 ‘승부처’…공약 설득력 관건 추 후보의 히든 카드는 ‘경기도 대전환’의 실행력이다. 그는 교통, 반도체, 방산, AI를 묶어 경기도를 수도권 산업·교통 플랫폼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핵심은 공약의 크기가 아니라 실행의 순서다. GTX와 무상교통은 생활비와 출퇴근 시간을 겨냥하고, 방산클러스터와 반도체 생태계는 북부와 남부의 성장축을 동시에 겨냥한다. 양 후보의 히든 카드는 ‘반도체 도지사’ 프레임이다. 그는 경기도를 세계 3대 첨단산업 메카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세웠다. 양 후보는 반도체 전문가로서 경기도를 첨단산업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고, 경기도민 1인당 GRDP 1억원 시대와 남북부 균형 성장을 대표 공약으로 밝혔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의 승부처는 ‘2030 세대’, ‘반도체 벨트’, ‘중도·무당층’ 등으로 꼽힌다. 현재 시점에서 청년층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양 후보와 무상교통, 일자리, 주거 정책 등을 주요 공약으로 밀고 있는 추 후보 중 2030 세대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한 평택·화성·용인·성남·수원에서 어느 후보가 더 구체적인 산업 전략을 제시하느냐가 관건이고,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무당층도 실용·성과적 측면에서 공약을 판단해 최종 선택을 할 공산이 크다. 정치권 관계자는 “경기도의 경우 북부에는 접경과 규제, 남부에는 반도체와 과밀, 동부에는 보전과 개발, 서부에는 제조업과 물류가 있다”며 “구체적인 공약으로 각 지역에 실질적인 삶의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후보가 유권자들로부터 최종 낙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2026-05-09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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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변화의 돌풍'이냐, 김두겸 '현직의 수성'이냐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울산시장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후보와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의 양강 대결로 재편되고 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한 뒤 울산시장 후보로 나선 ‘변화의 상징’이다. 김 시장은 현직 울산시장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행정 연속성’의 대표 주자다. 선거의 질문은 분명하다. 울산은 새 인물에게 산업도시의 체질 전환을 맡길 것이냐 아니면 현직 시장에게 시작한 사업의 완성을 맡길 것이냐다. 막판까지 △남구·중구 보수 표심 △동구·북구 노동 표심 △청년·중도층의 변화 요구 △행정 검증 등의 변수로 선거전은 혼전을 거듭할 전망이다. 여론조사서 김상욱·김두겸 ‘엎치락뒤치락’ 최근 판세는 한마디로 접전이다. KBS울산방송과 울산매일신문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5월 4~5일 울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양자대결은 김두겸 후보 41.8%, 김상욱 후보 40.0%로 나타났다. 격차는 1.8%포인트로 오차범위 안이다. 조사는 무선 ARS 80%, 유선 ARS 20%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6.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다만 이 조사만으로 판세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4월 25~26일 울산 거주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양자대결에서 김상욱 후보가 55.3%, 김두겸 후보가 35.7%를 기록했다. 두 후보 격차는 19.6%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해당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 방식, 응답률 7.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다. 두 조사를 종합하면 울산시장 선거는 ‘김상욱 돌풍이 먼저 불었고, 김두겸 현직론이 다시 붙잡은 형국’으로 읽힌다. 김상욱 후보는 중도층과 변화 요구를 흡수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반면 김두겸 후보는 보수층 결집, 현직 평가, 진보·무소속 후보 존재에 따른 다자구도 변수를 타고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KBS울산·울산매일 조사에서 김두겸 후보가 다자와 양자 모두 근소 우위를 보였다는 점은 국민의힘 입장에선 반전의 신호다. 반대로 뉴스토마토 조사에서 김상욱 후보가 중도층에서 56.5%를 얻었다는 점은 민주당 입장에선 확장성의 근거라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상욱, 정치적 변화 ‘강점’...막판 보수결집 ‘부담’ 김상욱 후보의 강점은 정치적 서사와 변화 이미지다. 그는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울산 남갑에서 당선됐지만,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표결에 참여했고 이후 국민의힘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했다. 민주당은 지난 3월 경선에서 김 후보를 울산시장 후보로 확정했다. 김 후보의 약점도 그 서사 안에 있다. 국민의힘 출신이 민주당 후보가 됐다는 점은 중도 확장에는 도움이 되지만, 양 진영 강성 지지층 모두에게 의심을 받을 수 있다. 보수층에는 ‘배신’ 프레임, 민주당 전통 지지층에는 ‘검증’ 프레임이 작동할 수 있다. 초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광역행정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도 김두겸 후보가 파고들 대목이다. 김 후보의 기회는 산업 전환 의제다. 김 후보는 선거전의 핵심 의제를 전통 제조업 중심 울산 경제에 디지털 전환을 접목하는 ‘산업도시 울산의 AX 대전환’으로 내세웠다. 그는 노동 중심 산업AX, 줄 세우기와 갈라치기가 아닌 공동체를 강조했다. 실제 김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노동 중심 AX 전환과 에너지 물류 허브 도시를 내세우며 “울산이 러스트벨트로 몰락할지 미래 산업도시로 재도약할지 갈림길에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에게 위협은 막판 보수 결집이다. 울산은 산업도시이자 보수 기반이 강한 지역이다. 특히 남구·중구와 고령층, 자영업자·기업인 표심에서 국민의힘 결집이 강해질 경우 김상욱 돌풍은 속도 조절을 받을 수 있다. 한 여론조사 관계자는 “김상욱 후보에겐 진보당 후보와의 관계, 노동 의제의 주도권, 범진보 단일화 여부 등 변수가 많다”며 “그의 변화 이미지를 살리되 급진적 불안으로 비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는 게 지역 정가의 조언이다”고 말했다. 김두겸, 현직 프리미엄 ‘강점’...지역 침체 ‘한계’ 김두겸 후보의 강점은 현직 프리미엄과 실행력이다. 그는 지난 4년간 투자 유치, 산업단지 조성, 분산에너지 특구, 국제정원박람회 유치 등을 성과로 내세운다. 김 후보는 민선 8기 성과로 36조원 투자 유치, 그린벨트 해제 및 산업단지 조성, 분산에너지법 제정 주도, 보통교부세 연 5000억원 추가 확보, 7조원대 SK-아마존 AI 데이터센터 유치 등을 제시했다. 김 후보의 약점은 정당 지형과 현직 책임론이다. 현직은 성과를 말할 수 있지만, 미완의 사업과 시민 불편도 모두 떠안아야 한다. 시내버스 노선 개편, 사조직 논란, 각종 개발사업의 체감도는 선거 막판 검증 대상이라는 지적이다. 김 후보의 기회는 ‘AI수도 울산’의 완성이다. 김 후보는 산업수도 울산을 넘어 세계를 선도하는 AI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핵심 공약으로는 AI 데이터센터 1GW 확대, 100조원 추가 투자 유치, 반도체·이차전지 등 신산업 집적화, 분산에너지 특화지구 활성화가 제시됐다. 여기에 반구천의 암각화 관광 자원화, 세계암각화센터, 국제정원박람회 성공 개최를 결합해 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러나 김 후보에게 위협요인은 ‘새로움’ 부재다. 울산이 인구 감소와 제조업 전환 압박을 동시에 겪는 상황에서 유권자는 단순한 연속성만으로는 만족하지 않을 수 있다. 울산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특히 청년층과 중도층이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김상욱 후보의 변화론이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다”며 “김 후보에게 필요한 것은 성과 홍보가 아니라 다음 4년의 숫자와 시간표”라고 지적했다. 김상욱 ‘통합형 산업전환’...김두겸 ‘투자 성과 현실화’ 남은 선거기간 김상욱 후보의 필승 히든카드는 ‘통합형 산업전환’이다. 국힘 출신 민주당 후보라는 이력을 약점이 아니라 ‘진영보다 울산’이라는 메시지로 바꿔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노동 중심 AX가 기업을 옥죄는 구호가 아니라 노동자 재교육, 제조업 생산성, 청년 일자리, 에너지 물류 허브를 묶는 실용 전략임을 증명해야 한다”며 “특히 현대차·HD현대중공업·석유화학·이차전지 협력 생태계를 어떻게 바꿀지 100일 실행계획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두겸 후보의 필승 히든카드는 ‘성과의 숫자화’다. 36조원 투자 유치, AI 데이터센터, 분산에너지, 국제정원박람회 같은 성과를 시민 삶의 언어로 번역해야 한다. “투자가 왔다”에서 끝나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 정치컨설팅 관계자는 “김두겸 후보는 몇 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어느 지역의 상권이 살아나며 청년이 왜 울산에 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현직 시장의 장점은 말이 아니라 문서와 예산, 착공과 준공으로 증명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2026-05-09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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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은 파업 후 무엇을 잃었나
[경제일보] 노동은 신성하고, 연대는 자유로운 인간의 권리다. 자신의 땀방울에 합당한 몫을 요구하는 것은 시장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보편적 ‘정의(Justice)’에 부합한다. 노조가 정당한 보상과 투명한 기준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내는 행위는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자, 기업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치러야 할 민주적 과정이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이라는 거대한 그물망 속에서 단행되는 굵직한 파업은 결코 회사 내부의 좁은 울타리 안에 갇힌 고립된 섬으로 남지 않는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얄팍한 이분법에 갇혀 있다. 한쪽에서는 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전적인 ‘탐욕’이나 ‘귀족 노조의 몽니’로 매도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파업이 초래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그저 ‘사측의 뻔한 엄살’로 치부해 버린다. 이와 같은 두 가지 극단적 시각은 모두 ‘진리(Truth)’에서 빗겨나 있다. 진실은 그보다 훨씬 더 무겁고 복잡하다. 반도체라는 현대 문명의 쌀을 생산하는 거대한 톱니바퀴가 멈춰 설 때, 그 파장은 일개 기업의 노사 갈등을 넘어 생태계 전체에 잔혹한 청구서를 내민다. 자동차, 항공, 엔터테인먼트 등 최근 해외에서 벌어진 대형 파업의 궤적은 강한 노조일수록 자신들의 ‘자유(Freedom)’가 수반하는 막대한 비용에 대해 사회와 정직하게 대화해야 한다는 서늘한 경고를 던지고 있다. ◆ UAW·할리우드 파업이 남긴 공급망 붕괴의 경고 기계음이 멎은 공장은 적막하지만, 그 적막이 파생시키는 파음은 국경을 넘어 요동친다. 지난 2023년 미국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포드, GM, 스텔란티스 등 이른바 자동차 ‘빅3’를 상대로 벌인 ‘스탠드업 파업(Stand-up Strike)’은 현대 산업 생태계가 얼마나 촘촘하고도 연약하게 얽혀 있는지를 여실히 증명한 바 있다. 미국 AP통신과 로이터(Reuters) 통신이 인용한 경제컨설팅업체 ‘앤더슨이코노믹그룹’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파업 6주 차를 기준으로 발생한 직접적인 경제 손실만 무려 104억 달러(한화 약 14조원)를 넘어섰다. 더욱 뼈아픈 진실은 타격의 영점이 완성차 업체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데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심층 보도에 따르면, 파업 4주 차에 이미 리어, 마그나 등 주요 부품업체와 영세한 2·3차 협력사가 입은 임금·수익 손실만 약 26억7000만 달러에 달했다. 노조가 사측의 항복을 받아내는 동안 방파제 없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생계의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같은 해 발생한 미국 할리우드 작가 및 배우 노동조합(WGA·SAG-AFTRA)의 동반 파업 역시 궤를 같이한다. 인공지능(AI)의 무분별한 활용에 반대하고 정당한 보상 구조를 요구한 그들의 명분은 시대적 정의에 부합했다. 하지만 미국 CNN 방송과 영국의 가디언(The Guardian)이 전한 파업의 후폭풍은 참혹했다. 영화와 TV 제작이 전면 중단되면서 캘리포니아와 조지아 등 제작 중심 지역의 일일 촬영 스태프, 소규모 외주 제작사, 심지어 촬영장 인근의 식당과 세탁소 등 지역 상권이 떠안은 경제적 손실은 6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됐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밖의 평범한 이웃들이 파업의 가장 무거운 비용을 대신 치른 셈이다. 이들 사례들은 삼성전자에 매우 뚜렷한 시사점을 남긴다. 평택과 화성의 반도체 라인이 멈추면 단순히 삼성전자라는 거대 기업의 영업이익 감소로 끝나지 않는다. 수많은 장비·소재·부품 협력사는 물론이고, 삼성의 메모리에 의존하는 전 세계 AI 서버·데이터센터 공급망 전체가 짙은 불확실성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 보잉·루프트한자가 경험한 ‘신뢰 상실’의 청구서 파업의 가장 무서운 비용은 공장의 가동이 멈춘 물리적 시간이나 미지급 임금만으로 계산되지 않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2024년 약 3만3000명이 참여한 미국 보잉(Boeing) 노조의 파업은 737 MAX, 777 등 핵심 상업용 제트기 생산을 완전히 중단시켰다. 7주간의 지난한 줄다리기 끝에 38% 임금 인상이라는 노조 측의 승리로 타결됐지만, 회사가 치른 대가는 혹독했다. 보잉은 전체 직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1만7000명 감원이라는 뼈아픈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어야 했고, 3분기에만 50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것은 글로벌 항공사들에게 생명과도 같은 ‘납기 지연’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졌다는 점이다. 보잉의 위기는 반도체 납기 신뢰가 핵심 경쟁력인 삼성전자와 본질적으로 맞닿아 있다. 글로벌 B2B 시장에서 공급자가 한 번 신뢰를 잃으면, 고객은 다음 계약에서 단가보다 ‘안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따지게 된다. 이는 독일의 국적 항공사 루프트한자(Lufthansa) 사례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독일 제1공영방송 ARD와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2024년 연이은 노조 파업으로 루프트한자가 입은 누적 비용 2억5000만 유로 중 운항 취소 등으로 인한 직접 비용은 1억 유로에 불과했다. 나머지 1억5000만 유로는 파업의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고객들이 선제적으로 경쟁 항공사로 예약을 돌리면서 발생한 ‘장부 밖의 손실’이었다. 반도체 시장의 큰손 고객들 역시 공급망 리스크가 감지되는 순간, 언제든 대만 TSMC나 미국 마이크론 등 경쟁사로 발길을 돌릴 수 있다. 한 번 떠난 고객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 ‘18일의 멈춤’보다 치명적인 ‘내일의 상실’ 삼성전자가 직면한 위험은 기우가 아니라 가시화된 현실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기본급 7% 인상과 연간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배정 등을 요구하며 평택 반도체 단지 생산량의 절반에 타격을 줄 수 있는 ‘18일간의 총파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사내 메시지를 통해 “고객 이탈과 경쟁력 하락, 나아가 자본 유출과 세수 감소 등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을 우려한 것은 사측의 방어적 엄살로만 폄하할 수 없는 냉혹한 진리다. 노조가 경쟁사와의 보상 격차를 지적하고, 경영진의 불투명한 성과급 산정 기준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타당한 문제 제기다. 그들은 수만 명을 운집시킨 압도적 동원력을 통해 노동조합의 존재 가치를 충분히 증명했다. 다만, 수만명의 결속력이 곧바로 산업 생태계 전체를 뒤흔들 명분까지 무조건적으로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국가의 명운을 짊어진 핵심 전략 산업의 노조일수록 ‘우리가 마땅히 받아야 할 몫’과 함께 ‘우리가 라인을 멈췄을 때 이름 없는 협력사와 고객이 치러야 할 비용’을 조합원과 국민에게 정직하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 글로벌 반도체 전장(戰場)에서 고객은 기다려주지 않고, 경쟁사는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삼성전자 노조가 진정 조합원들의 장기적 이익과 일자리의 안녕을 원한다면, 단기적인 보상 획득과 장기적 경쟁력 훼손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잠시 멈추고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은 언젠가 타결의 순간을 맞이하고 라인은 다시 돌아가겠지만, 한 번 훼손된 고객의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며 “글로벌 초일류 기업과 구성원들이 함께 치러야 할 가장 비싸고 고통스러운 청구서는 매출 손실이 아니라 영영 사라져 버릴지 모르는 고객의 신뢰”라고 했다. 이어 “사측과 노조 모두가 공멸의 청구서를 찢어버릴 상생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2026-05-08 16: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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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금융권 첫 휴머노이드 로봇 기반 시니어 돌봄 서비스 공개 外
[경제일보] KB금융, 금융권 첫 휴머노이드 로봇 기반 시니어 돌봄 서비스 공개 KB금융그룹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AI EXPO KOREA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한 시니어 케어 특화 '피지컬 AI 돌봄 서비스'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이번 행사에 유일하게 참가한 금융그룹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전문기업 제논과 공동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젠피'를 선보였다. 젠피에는 시니어 돌봄에 특화된 손가락 모듈 기능 등 기존 범용 로봇과 차별화된 설계가 적용됐다. 전시에서는 △관람객 인사와 환경 인식 △재활 일정·날씨·컨디션 안내 △시니어 감정과 신체 상태에 대한 응답 △복약 시간 인지 후 약 전달 △재활 동작 보조와 기립 부축 등 5단계 시나리오를 시연했다. KB금융은 이번 시연을 시작으로 △정서·인지 돌봄 중심 디지털 케어 △물건 전달과 환경 제어 등 비접촉 물리 작업 △보행 보조와 부축 등 부분 신체 접촉 △고난도 전면 신체 케어로 이어지는 피지컬 AI 발전 로드맵을 추진할 계획이다. KB금융은 지난 1월 오픈한 에이지테크랩을 중심으로 미래형 케어 서비스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케어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 등 최신 기기와 서비스를 실증하고 요양 시설 시범 도입도 추진한다. 오는 7월에는 KB라이프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 종로평창카운티에 인공지능 KB케어로봇 '케비'를 시범 도입한다. 케비는 소형 자율주행 로봇으로 긴급 상황 감지와 알림, 공간 안내, 컨시어지 서비스, 안부 대화 기능 등을 제공한다.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은 시니어 고객의 삶에서 돌봄·건강·주거·재무가 하나의 여정으로 연결된다는 철학 아래 기술과 따뜻한 돌봄이 함께하는 에이지테크의 미래를 구현하는 데 그룹의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국민연금 외화금고은행 재선정 우리은행이 국민연금공단의 외화금고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다시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계약 기간은 오는 8월 1일부터 2031년 7월 31일까지다. 우리은행은 최대 5년간 국민연금의 외화 자산 보관과 결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국민연금의 외화 자산 보관과 결제, 외화 송금과 환전 업무를 지원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월 말 기준 약 1610조원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이 중 해외 운용 자산은 886조원 규모다. 우리은행은 이번 선정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 체계와 디지털 기반 외환·결제 시스템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이번 재선정은 우리은행의 안정적인 자금 운용 및 금고 관리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디지털 결제 혁신을 지속해 국민연금의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지원하는 든든한 전략적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통영 한산도서 'KB바다숲 프로젝트' 3차 사업 실시 KB국민은행이 오는 10일 제14회 바다식목일을 맞아 경남 통영 한산도 제승당 인근 연안에서 'KB바다숲 프로젝트' 3차 사업을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바다식목일은 매년 5월 10일로 바다 사막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양 생태계 보전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KB바다숲 프로젝트는 남해안에 잘피 군락지를 조성해 해양 생태계를 복원하고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KB국민은행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환경보전 활동이다. 잘피는 탄소 흡수 능력을 갖춘 블루카본 식물로 해양생물의 산란처와 서식지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22년부터 해양생태기술연구소, 에코피스아시아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1차 사업은 경남 남해군에서 1만 제곱미터(㎡) 규모로 진행됐으며 2차 사업은 경남 사천에서 추진됐다. 이번 3차 사업은 오는 2027년까지 2년에 걸쳐 진행된다. 조성 목표 면적은 총 1만㎡로 올해 통영 한산도 제승당 연안에 4000㎡ 규모의 잘피 성체를 이식하고 2027년에는 6000㎡ 규모의 잘피 종자를 파종할 계획이다. 조성 이후 2028년까지 모니터링도 실시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2022년부터 시작한 KB바다숲 프로젝트가 남해안 곳곳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며 "3차 사업의 대상지인 충무공의 얼이 깃든 한산도라는 뜻깊은 공간에 자연과 역사, 미래가 공존하는 바다숲을 조성해 지속 가능한 해양생태계 회복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26-05-08 15: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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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공장은 선거 현수막 위에 지어지지 않는다
[경제일보] 선거철만 되면 기이한 신기루가 피어오른다. 삽을 뜰 부지도, 흘려보낼 물도, 끌어올 전기도 없는데 현수막 위엔 어느 날 갑자기 ‘삼성 반도체 유치’라는 거창한 활자가 박힌다. 기업의 의사조차 묻지 않은 일방적인 구애이자 선언이다. 말은 깃털처럼 가볍고 공장은 태산처럼 무겁다. 표는 오늘 당장 필요하겠지만, 반도체 팹(Fab)은 10년 뒤의 미래를 내다보고 짓는 국가적 명운이 걸린 유기체다.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다투어 내놓는 반도체 공약은 위험천만하다. 대구와 광주, 전남 등지에서 들려오는 ‘10조원 규모 시설 유치’ 소식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정작 현장은 비명에 가깝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용인과 평택을 축으로 수백조원대 투자를 확정하고 초격차를 위한 속도전에 돌입한 상태다. 기업의 경영 논리와 정치의 선거 논리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정치가 산업을 말하는 것은 마땅한 책무다. 수도권 쏠림과 지역 소멸의 절벽 앞에서 반도체라는 전략 자산을 지역의 미래와 연결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권장돼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방법’의 천박함에 있다. 정치가 기업을 부르는 것과, 기업의 이름을 빌려 표를 구걸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행위다. 반도체 공장은 축구장 몇 개 넓이의 땅에 콘크리트 건물을 세운다고 돌아가는 단순 시설이 아니다. 전력과 용수, 도로와 폐수 처리, 송전망과 협력사 생태계, 그리고 고도로 훈련된 인재와 교육·의료·주거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인공 도시’다. 팹 하나를 짓는다는 것은 도시의 거대한 혈관계를 새로 이식하는 일과 같다. 하지만 선거판에서는 이 복잡한 산업 생태계가 한 줄의 시원한 구호로 증발해 버린다. “우리 지역에 삼성을 가져오겠다”는 호언장담 뒤에 실질적인 책임은 어디에도 없다. 정부 자료가 증명하는 숫자의 무게를 보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공되는 2053년까지 필요한 전력은 10GW(기가와트) 이상이다. 하루에 쓰이는 물만 133만 톤에 달한다. 인구 300만 인천시민이 쓰는 물의 양을 반도체 공장 하나가 삼키는 꼴이다. 송전선로 하나를 까는 데만 수조 원의 예산과 주민 설득이라는 고차방정식이 필요하다. 이 엄중한 숫자 앞에서 정치인의 ‘공장 유치’라는 말은 한없이 가벼워진다. 10GW의 전력은 말로 끌어올 수 없고, 100만 톤의 물은 현수막 사이로 흐르지 않기 때문이다. 진정한 산업정책에는 정교한 지도가 있고, 냉정한 숫자가 있으며, 명확한 비용 분담과 책임 주체가 존재해야 한다. 반면, 선거용 공약에는 오직 ‘이름’만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단어인 ‘삼성’,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합해 환상을 팔 뿐이다. 하지만 자본은 애향심이나 표심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 고객과 납기, 수율과 원가, 전력의 안정성이라는 차가운 계산기 위에서만 투자의 발길을 옮긴다. 그 계산기에서 숫자 하나만 어긋나도 수십조의 투자는 멈춰 선다. 지방의 절박함을 모르는 바 아니다. 수도권의 비대화가 지역의 골목을 비워내고 있는 현실은 뼈아프다. 그렇다고 해서 특정 기업의 투자 결정을 선거용 땔감으로 쓰는 행태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진정으로 지역 발전을 원한다면 기업의 이름보다 ‘조건’을 먼저 내밀어야 한다. 송전망을 어떻게 뚫을 것인가, 용수는 어디서 조달할 것인가, 대학은 어떤 인재를 키워낼 것인가. 이 치열한 고민이 빠진 유치는 공약(公約)이 아니라 공염불에 불과하다. 공자(孔子)는 일찍이 ‘정명(正名)’을 말했다.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순조롭지 않고, 일이 성취될 수 없다는 뜻이다. 지금 정치권에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정명이다. 기업의 독립적 의사결정을 마치 지자체가 마음대로 쥐락펴락할 수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이름부터 틀렸다. ‘유치’라고 부르기 전에 ‘조성’이라 해야 하고, ‘공장’을 약속하기 전에 ‘인프라’를 약속해야 한다. ‘삼성’을 외치기 전에 ‘전기’를 말하는 것이 순리다. 정치권의 무책임한 한마디는 기업에겐 치명적인 ‘리스크’가 된다. 외국 투자자들은 투자처가 바뀌느냐고 묻고, 협력사는 짐을 싸야 하느냐며 동요한다. 기업이 사실무근이라 밝히면 정치권과 각을 세우는 꼴이 되고, 침묵하면 거짓 공약을 묵인하는 셈이 된다. 기업 관계자들이 쏟아지는 문의 전화에 본업을 망칠 지경이라는 토로는 결코 엄살이 아니다. 이제 원칙을 세울 때가 됐다. 첫째, 특정 기업명을 적시한 공약은 반드시 사전 협의 여부를 공개해야 한다. 둘째, 대규모 산업 공약에는 전력·용수·재원 계획 등 구체적인 데이터가 첨부돼야 한다. 셋째, 선거관리 기구가 이러한 경제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국가전략산업의 위상을 빌린 공약이라면, 그에 걸맞은 무게와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 마땅하다. 정부와 정치는 인프라를 닦고 규제를 걷어내는 조력자여야 하며, 기업은 그 토대 위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결정하는 주체여야 한다. 이 경계가 허물어질 때 산업정책은 계획경제의 아류가 되고, 선거 공약은 경영에 대한 오만한 월권이 된다. 반도체는 대한민국이 세계와 ‘맞짱’ 뜰 수 있는 마지막 성벽이다. 이 성벽은 정치 구호로 쌓아 올린 것이 아니다. 엔지니어의 밤샘과 장비의 정밀도, 그리고 수십 년에 걸친 고독한 결단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결정체다. 그 숭고한 성벽을 선거판의 배경 그림으로 소비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고 무례한 일이다. 정치가 할 일은 삼성을 현수막에 올리는 것이 아니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이 땅에 더 깊고 안전하게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전력과 물, 그리고 사람의 길을 여는 것이다. 반도체 공장은 표밭이 아니라 국가의 심장이다. 선거가 끝나고 후보가 떠나도 송전탑은 서 있어야 하며, 구호가 사라져도 엔지니어는 출근해야 한다. 정치권에 묻는다. 진정 반도체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기업의 이름부터 내려놓고 전력망 도면부터 펼쳐라. 그것이 산업을 대하는 정당한 ‘상식’이다.
2026-05-08 13: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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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서 금융으로"…키움 1조 클럽, 엄주성 리더십이 통했다
[경제일보] 국내 대표 온라인 증권사 키움증권이 ‘브로커리지 강자’를 넘어 종합금융투자회사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엄주성 대표이사 취임 이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입증한 가운데, 플랫폼·AI·연금·IB를 축으로 한 중장기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엄 대표의 전략적 선택과 실행력이 실적 개선으로 직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효율이 곧 경쟁력”… 1조 실적 만든 플랫폼 구조 키움증권의 핵심 경쟁력은 온라인 중심의 사업 구조다. 오프라인 지점 운영 부담 없이 정보기술(IT) 인프라와 고객 플랫폼에 집중 투자하면서 비용 효율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여기에 내부통제 강화와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가 더해지며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을 이끌었다. 그 결과 2025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조1150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첫 ‘1조 클럽’에 진입했다. 올해 1분기에도 성장세는 이어졌다. 키움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 62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255억원) 대비 90.9% 증가했다. 특히 리테일 부문의 경쟁력이 두드러졌다. 주식 수수료 수익은 31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8% 급증했으며 일평균 거래대금이 27조8000억원으로 전년(8조8000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영향이 컸다. 플랫폼 기반 개인투자자 유입 확대와 거래 활성화를 정확히 읽어낸 전략이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엄주성 대표 체제에서 리테일 경쟁력이 한층 구조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로커리지에서 자산관리로”… AI 기반 WM 혁신 키움증권은 이제 주식 거래 플랫폼을 넘어 자산관리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인공지능(AI) 기반 초개인화 자산관리다. AI-PB 서비스를 고도화해 고객의 투자 성향과 자산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이를 하나의 앱 안에서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고액 자산가 중심이었던 정교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반 투자자까지 확장하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다. 이는 “주식 거래의 표준을 넘어 자산관리의 표준으로”라는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는 퇴직연금과 기업금융(IB) 사업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완결형 프로세스와 낮은 수수료 구조를 앞세워 연금 시장에 진입하고, 장기 자산관리 영역까지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발행어음을 활용한 모험자본 공급, 계열사와의 투자 시너지 등을 통해 IB 부문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이는 리테일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보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플랫폼 진화·리스크 관리… 플랫폼을 넘어 금융으로 ‘영웅문’ 플랫폼 역시 AI·데이터 기반으로 고도화되며 개인화 투자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투자자별 맞춤 정보 제공과 데이터 분석 기능을 강화해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리스크 관리 체계도 대폭 강화했다. 조직 세분화와 감리 기능 확대, IT 기반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시장 변동성 대응력을 높였다. 키움증권의 전략은 분명하다. ‘거래 플랫폼’에서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진화다. 리테일 경쟁력을 기반으로 AI 자산관리, 연금, IB, 모험자본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고객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금융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개인투자자 시대를 연 1세대 플랫폼이라면 엄주성 대표 체제에서는 이를 금융 생태계로 확장하는 2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실적과 전략, 두 축에서 성과를 입증한 가운데 키움증권의 다음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2026-05-08 1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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