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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이 바꾼 권력 지도…삼성, '메모리+파운드리'로 AI 판 흔든다
※ '강철부대'는 철강·조선·해운·방산 같은 묵직한 산업 이슈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붉게 달아오른 용광로, 파도를 가르는 조선소, 금속보다 뜨거운 사람들의 땀방울까지. 산업 한복판에서 만나는 이슈를 '강철부대원'처럼 직접 뛰어다니며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주말, 강철부대와 함께 대한민국 산업의 힘을 느껴보세요! <편집자주> [경제일보]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파운드리까지 연결하는 '수직 통합' 전략에 나서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GPU 설계 중심이던 시장 구조가 메모리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메모리와 생산을 동시에 묶는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최근 들어 성능 경쟁의 기준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대형 언어모델(LLM) 등 AI 모델이 고도화되면서 연산 능력 자체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병목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GPU 성능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인 HBM의 중요성이 급격히 커졌다.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칩 설계 기업들이 HBM 확보 경쟁에 나서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최근 AI 모델이 수천억~수조 개 파라미터를 처리하는 구조로 진화하면서 연산 유닛(GPU) 자체의 성능보다 대용량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읽고 쓰느냐가 전체 성능을 좌우하는 병목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HBM은 GPU와 가까운 위치에서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공급하는 구조를 갖춰 기존 D램 대비 수십 배 수준의 대역폭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HBM 성능과 용량에 따라 AI 학습·추론 속도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으며 동일한 GPU라도 어떤 HBM을 탑재하느냐에 따라 실제 성능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결국 AI 가속기의 경쟁력이 연산 능력 자체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시장의 주도권 역시 GPU 아키텍처에서 메모리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삼성전자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4를 앞세워 AMD의 AI 가속기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며 단순 메모리 업체를 넘어 AI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HBM 확보 여부가 곧 AI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메모리 기업의 전략적 위상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메모리를 넘어 파운드리까지 연결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HBM4를 시작으로 DDR5 등 메모리 솔루션과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을 묶는 '통합 공급' 구조를 구축해 나가는 흐름이다. AMD와의 협력은 이러한 전략이 실제 시장에서 구현되는 첫 사례로 평가된다. 양사는 HBM 공급을 넘어 파운드리 협력까지 논의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이 생산 영역까지 이어질 경우 '메모리-시스템반도체-생산'을 아우르는 수직 통합 구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기존 AI 반도체 시장을 지배해 온 '엔비디아-TSMC' 중심 구조와는 다른 접근이다. 현재 시장은 설계와 생산이 분리된 분업 체제를 기반으로 형성돼 있지만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동시에 제공하는 '원패키지'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성능 최적화와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기존 분업 구조를 뒤흔들 수 있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는 크지만 실제 시장 질서를 바꾸기까지는 넘어야 할 구조적 변수도 적지 않다. 현재 AI 반도체 생태계는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다(CUDA)'를 중심으로 강하게 결속돼 있어 단순한 공급망 재편만으로는 시장 주도권 이동이 쉽지 않은 환경이다. 또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검증된 생산 체계를 선호하는 만큼 새로운 조합이 시장에서 안착하기 위해서는 성능 최적화와 생태계 호환성까지 함께 입증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시도가 단기적인 물량 확보 경쟁을 넘어 장기적으로 '메모리-생산 통합 구조'가 시장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AI 반도체 경쟁은 GPU 중심의 성능 경쟁에서 메모리와 생산을 아우르는 '공급 구조 경쟁'으로 확장되는 국면이다. 삼성전자가 HBM 경쟁력을 기반으로 파운드리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AI 반도체 시장은 단일 축 중심 구조에서 다변화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철부대의 시선이 머무는 곳, AI 반도체 산업의 경쟁 기준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GPU 성능과 설계 경쟁이 시장을 지배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메모리와 생산 구조까지 아우르는 '공급 체계' 경쟁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칩을 얼마나 빠르게 연산하느냐보다 데이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가 새로운 판의 기준이 되고 있다. 단일 공정이나 특정 기술이 아니라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생산을 통합해 최적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기업만이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쥐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2026-03-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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