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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짓는 데이터센터도 75% 수도권…지방 확충, 전기료·수요가 관건
[경제일보] 국내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려면 시설 유형에 따라 전력비를 낮추거나 지역 내 수요를 먼저 창출하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운영 예정 시설도 수도권에 집중된 만큼, 입지 선택을 좌우하는 비용과 수요 여건을 함께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29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AI 시대, 데이터센터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에서 이제훈 한국경제인협회 뉴K-산업팀 박사는 이 같은 확충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박사가 국내 데이터센터 97곳을 분석한 결과, 운영 중인 69곳의 78%가 수도권에 있었다. 운영 예정인 28곳도 75%가 수도권에 분포해 신규 시설이 들어서더라도 수도권 중심의 집적 구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수도권 집중의 배경에는 고객과의 거리, 구축·운영 비용, 부동산 투자 논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시설을 고객에게 임대하는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는 금융기관과 유통기업 등 주요 수요자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클라우드 사업자와 임대형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협업하는 ‘하이퍼 코로케이션’은 부동산 자본의 참여 확대도 수도권 입지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확충 해법은 데이터센터의 용도에 따라 달라진다. 이 박사는 클라우드와 AI 학습형을 ‘비용 최적화형’, 코로케이션과 AI 추론형을 ‘수요 지향형’으로 구분했다.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시설은 이용자와의 통신 지연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지만, 실시간 서비스를 지원하는 추론형은 수요지와 가까운 입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비용 최적화형의 비수도권 확충을 위해서는 전력요금과 부지 비용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 논의를 실제 비용 절감으로 연결하고, 기업도 산업단지나 발전원 인근 유휴부지를 활용해 구축·운영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산업시설과의 연계도 대안으로 꼽혔다. 산업단지의 부지와 전력설비를 활용하고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생산공장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시설을 새로 조성하는 부담을 낮추면서 주변 산업과 협력할 여지를 넓힐 수 있다. 수요 지향형은 지방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에 앞서 데이터를 활용할 산업과 서비스를 조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는 지방 입지를 선택할 유인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남는 시설에 대해서는 전력망 병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가발전 등 전력 조달 수단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데이터센터 건설 단계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운영 단계까지 같은 규모로 이어지기 어려운 만큼, 지역경제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협력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박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미국 위스콘신주의 협력을 사례로 들었다. 데이터센터 구축과 함께 지역 제조업의 AI 전환, 인재 교육, 에너지·환경 대응을 연계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인허가와 세제 지원을 기업·지역 간 협력으로 연결해 지역 산업의 AI 활용 수요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 효과를 평가할 통계 체계 구축도 주문했다. 전력·용수 사용량과 폐열 재활용 등 운영 지표에 더해 고용·투자·세수 효과를 지속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지역·규모·유형별 집계 자료와 정책 지표를 공개해 지원 정책의 근거를 마련하고 정책 예측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026-09-29 18:2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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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속 기술에서 현실로… AI, 현장에 들어오다
[경제일보]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거대한 지게차 모형과 위험 감지 센서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화면 속 기술이 아니었다. 공장과 건설현장, 회의실과 전시장으로 들어와 실제 일을 하는 기술로 바뀌고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 ‘2026 월드IT쇼(WIS 2026)’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A·B·C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17개국 460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전시장은 벤처·스타트업, 청년 창업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글로벌 기업까지 폭넓게 참여해 산업 전반의 기술 흐름을 보여줬다. 행사장은 단순 전시를 넘어 비즈니스 현장이기도 했다. 1층 ‘밍글링’ 존에서는 사전 예약 방식의 기업 간 투자 상담이 이어졌고, 3층에서는 글로벌 ICT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가 열렸다. 같은 기간 콘퍼런스, 신기술 발표회, 투자설명회(IR)도 함께 진행됐다. 이번 전시를 관통한 키워드는 분명했다. AI가 체험용 기술을 넘어 현장에서 바로 쓰이는 실전형 기술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 안전 분야에서는 스타트업 더블티가 주목을 받았다. 부스 입구의 지게차 모형과 함께 소개된 ‘헤임달’ 솔루션은 작업장 내 위험 구역을 사전에 감지해 근로자에게 경고를 보내는 시스템이다. 센서를 현장 곳곳에 설치하면 고전류 구역이나 미끄럼 위험 지역에 접근할 때 손목밴드 같은 웨어러블 기기나 스마트폰으로 즉시 알림이 전달된다. 회사 측은 이 기술이 교통, 건설, 물류 현장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 효율 분야에서는 실시간 통역과 문서 자동화를 결합한 기술이 눈길을 끌었다. 스콘AI는 특정 산업 자료나 회의 주제를 미리 입력하면 관련 용어를 학습한 뒤 실시간 통역, 회의록 작성, 요약까지 한 번에 수행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해외 파트너와 협업이 잦은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식이다. 제조 현장에서는 데이터 기반 AI가 생산라인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반도체·소재 기업 미코의 자회사 에이아이세스는 이미지 분석으로 공정 중 발생하는 미세 결함을 찾아내고 전류·가스 데이터 등을 분석해 설비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공개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생산 과정을 데이터로 관리하는 셈이다. 현장 분위기도 과거 IT 전시와는 달랐다. 기술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지고 움직이며 활용성을 확인하는 체험형 전시가 늘었다. 일부 통신사 부스에서는 지게차 모형을 직접 조종할 수 있었고 AI 아바타와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에는 관람객 발길이 이어졌다. 이른바 ‘피지컬 AI’도 핵심 흐름으로 떠올랐다. 마음AI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이동하는 로봇 ‘Jindo Bot’과 전시 운영을 돕는 휴머노이드 ‘Woochi Bot’을 선보였다. AI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실제 공간에서 움직이며 역할을 수행하는 시대가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전시장을 한 바퀴 도는 동안 확인된 것은 하나였다. AI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는 점이다. 위험을 알려주고, 언어 장벽을 낮추고, 불량품을 찾아내고, 사람을 대신해 움직이는 기술이 이미 산업 현장 곳곳에서 작동하고 있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월드IT쇼는 관람객들이 피지컬 AI와 첨단 기술의 융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라며 “AI·ICT 기업들이 혁신 기술 성과를 공유하고 새로운 협력과 성장 기회를 창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04-24 10: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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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건설자재값 급등 대응 총력전…공급망 관리·공사비 지원 병행
[경제일보] 중동 정세 악화로 건설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이 확산되자 정부가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한 종합 대응에 나섰다.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자재는 우선 배분하고 공사비 부담 완화를 위한 금융·보증 지원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23일 국토교통부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건설자재 가격·수급 동향 점검 및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주택 공급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수급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회의에서 건설자재 수급 애로와 가격 상승은 주택 공급과 부동산 시장, 도로·철도 등 기반시설 사업에도 부담이 되는 만큼 사전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 3일부터 중동 사태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건설현장 비상경제 TF를 운영하고 있다. 레미콘 혼화제, 아스팔트, 플라스틱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공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서울·원주·대전·익산·부산 등 국토관리청을 통해 전국 274개 생산공장과 건설현장을 조사했다. 점검 결과 현재까지 중동발 리스크로 공사가 전면 중단된 현장은 없었다. 다만 일부 현장에서는 자재 확보에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어 정부는 다음 달 이후 현장 부담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주요 자재 가격은 이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스콘은 20~30%, 레미콘 혼화제는 최대 30%, 단열재는 최대 40%, 접착제는 30~50%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철근·골재·시멘트는 공급 차질은 없지만 철근 단가는 약 8% 상승했다. 자재 가격 상승은 공사비 증가와 사업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변수다. 정부는 우선 수요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긴급성이 낮은 사업장은 발주 시기를 조정하고 장마철 유지보수가 필요한 도로, 입주가 임박한 아파트 현장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사업장에는 자재를 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제한된 물량을 우선순위에 따라 배분해 공사 차질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시장 정보 제공도 강화한다. 정부는 매주 자재 수급 동향을 점검해 주간 브리핑 형태로 민간과 공유하고 시장 불안을 키우는 허위 정보나 과장된 소문에도 대응하기로 했다. 담합과 매점매석 등 시장 교란 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계부처와 함께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원료 가격 안정화 대책도 추진된다. 공사비 비중은 크지 않지만 단가가 제때 반영되지 않아 공급 차질이 발생하는 품목은 공공 단가를 신속히 조정할 계획이다.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주요 석유화학 원료의 공급 안정 방안도 업계와 협의한다. 수입 절차 간소화와 수입 단가 부담 완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는 공급망 다변화도 추진한다. 대체 원료 확보와 국내 생산 기반 확대, 자재 수급 관리 체계 정비 등이 검토 대상이다. 단기 대응을 넘어 반복되는 외부 충격에 견딜 수 있는 공급 체계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공사비 부담 완화를 위한 계약·금융 지원도 포함됐다. 정부는 원자재 수급 불균형으로 공사가 지연될 경우 공공공사 계약 기간 연장과 지체상금 미부과 지침을 이미 시행했다. 민간공사에서도 표준도급계약서상 공기 연장 사유로 인정되고 있으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책임준공 연장 사유에도 반영됐다. 금융위원회는 정책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24조3000억원에서 25조6000억원으로 확대했다. 민간 금융권 신규 자금 공급 지원도 53조원 규모로 추진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및 정비사업자금대출보증 수수료 39% 할인도 다음 달 시행될 예정이다. 건설공제조합 특별융자와 하도급 대금·건설기계대여금 지급보증 수수료 10% 할인도 함께 추진된다. 공사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자재값 상승과 공급 불안이 이어질 경우 부담은 시공사 수익성, 분양가, 주택 공급 일정으로 차례로 번질 수 있다. 정부 대응의 속도와 실효성이 향후 건설 시장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26-04-23 10: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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