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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AI 참모'에 위성통신 결합…국방 AI 사업 넓힌다
[경제일보] SK텔레콤이 전장 데이터를 분석하는 ‘AI 참모’와 저궤도 위성통신·보안 기술을 묶어 국방 인공지능(AI) 전환 사업 확대에 나선다. 지휘관의 판단을 돕는 소프트웨어와 이를 뒷받침할 통신 인프라를 함께 제시하는 방식이다. SKT는 지난 1~5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 활주로에서 열린 ‘2026 지상군페스티벌’에서 국방 AX(AI 전환) 기술을 전시·시연했다고 6일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행사에 참가한 유일한 민간기업이다. 육군본부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서 국방 사업 브랜드 ‘T 밀리터리’를 내걸고 정책홍보관에 참여했다. 핵심 전시물은 AI 작전 지원 체계인 ‘AI 참모’다. 군이 보유한 데이터를 연결하고 분석해 지휘관의 상황 인식과 전술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드론·로봇·센서 등에서 쏟아지는 정보를 작전 판단에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데이터 플랫폼과 온톨로지, 디지털트윈을 결합했다. 온톨로지는 데이터의 의미와 서로의 관계를 정리하는 기술이다. 디지털트윈은 실제 전장 환경을 가상 공간에 구현한다. SKT는 데이터 수집·분석부터 가상 전장 구현, 의사결정 지원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관람객과 군 관계자가 확인하도록 전시를 구성했다. 통신 분야에서는 지상 인프라를 활용하기 어려운 환경을 위한 저궤도 위성통신 체계를 선보였다. 양자암호와 스텔스 와이파이 등 보안 기술도 함께 소개했다. AI가 분석할 데이터를 현장에서 전달하고, 지휘·통제 과정의 정보를 보호하는 통신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전시 기술은 육군의 미래 전투 체계인 ‘아미 타이거 플러스’ 지원을 겨냥했다. AI·데이터와 드론·대드론, 로봇, 사이버·전자기 기술을 전투력에 통합하는 체계다. 무인 장비와 센서가 늘어날수록 여러 장비의 정보를 연결하는 네트워크와 데이터 분석의 역할도 커진다. SKT의 국방 AI 사업은 앞서 국방 행정 분야에서도 추진됐다. 지난 5월 국방부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국방 분야 활용’ 업무협약을 맺고 국방 특화 AI 모델 개발·실증, 공개데이터 활용, GPU 자원 활용 지원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전시는 전장 상황 분석과 통신·보안 기술을 함께 제시했다는 점에서 군 대상 사업의 적용 범위를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SKT는 이번 행사에서 SK텔링크, 테크트리이노베이션, 인핸스, 머큐리, KCS, 파블로항공 등과 협업했다. 각사의 AI·위성·네트워크·보안 기술을 결합해 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마련하고 관련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김구영 SKT 엔터프라이즈본부장은 “SKT가 보유한 AI와 통신 기술을 국방 현장에 최적화된 솔루션으로 발전시켜 국방 AX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대한민국 미래 국방 혁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10-06 10: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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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진핑에 B-2 띄우고 국빈만찬…환대 뒤엔 무역·AI 담판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방문에 B-2 전략폭격기와 F-22 전투기를 동원한 환영식을 마련한다. 최고 수준의 의전과 미국의 군사력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무역과 첨단기술, 대만 문제를 둘러싼 정상회담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시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미국을 국빈방문한다. 시 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직접 나가 시 주석 부부를 맞을 예정이다.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의 공항 도착을 직접 영접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24일 백악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시 주석 부부가 참석하는 공식 환영식이 열린다. 백악관에 따르면 미군 전 군종을 대표하는 장병 479명이 참가하고 군악대 연주와 의장대 사열이 이어진다. B-2 스피릿 전략폭격기 1대와 F-22 랩터 전투기 4대도 축하비행에 나선다. B-2는 장거리 침투와 핵무기 운용이 가능한 전략폭격기이며 F-22는 미국의 대표적인 스텔스 전투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맞을 때도 전투기와 전략폭격기를 의전에 활용했다. 이번 비행 역시 환영과 군사력 과시라는 두 가지 상징을 함께 담는다. 공식 환영식 뒤에는 양국 정상과 핵심 각료들이 참석하는 회담이 열린다. 관세 휴전 연장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 미국산 농산물·항공기 구매, 첨단 반도체와 AI 통제 문제가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대만해협과 이란전쟁, 펜타닐 원료 차단 등 안보 현안도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멜라니아 여사와 펑 여사는 정상회담 중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을 방문한다. 저녁에는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국빈만찬이 열린다. 제프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 순다르 피차이, 젠슨 황, 팀 쿡, 샘 올트먼 등 미국 주요 기술기업 경영진도 초청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I와 반도체가 이번 회담의 핵심 경제 의제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5일에는 양 정상 부부가 백악관에서 차담한 뒤 국립문서보관청을 찾아 미·중 관계 관련 기록을 살펴본다. 중국 외교부는 6개월 사이 이뤄진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에 “역사적이고 이정표적인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화려한 의전과 정상 간 친분이 곧바로 현안 합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번 방문의 성과는 11월 만료를 앞둔 관세 휴전의 연장 여부와 희토류·농산물 교역, 첨단기술 통제에서 양국이 어느 수준의 교환 조건을 마련하는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2026-09-22 07: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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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는 가리고 감사 땐 연다"…위메이드, 스테이블넷 월렛2 공개
[경제일보] 위메이드(대표이사 박관호)가 일반 이용자에게는 거래 상대방을 감추면서도 필요할 때 감독기관 등이 확인할 수 있는 프라이빗 송금 기술을 공개했다. 공개형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금융거래에 필요한 개인정보 보호를 동시에 확보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기업·기관 활용 기반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위메이드는 ‘스텔스 어드레스(Stealth Address)’ 기술을 적용한 ‘스테이블넷 월렛(StableNet Wallet) 버전 2’를 공개했다고 15일 밝혔다. 월렛은 안드로이드와 iOS, PC 크롬 확장프로그램을 지원하며 스테이블넷 홈페이지에서 체험을 신청한 이용자에게 제공된다. 다만 현재 스테이블넷은 테스트넷 단계다. 월렛에서 사용되는 자산도 실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아닌 테스트용 자산이다. 월렛2 공개는 상용 금융서비스 출시나 금융당국의 승인을 의미하기보다 제도화에 앞서 기술과 사용성을 검증하려는 행보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위메이드는 지난 1월 스테이블넷 테스트넷을 가동한 데 이어 2월 자동이체와 주소록, 알림 기능을 갖춘 첫 번째 테스트용 월렛을 공개했다. ◆ 거래마다 새 주소…‘누가 받았는지’ 연결 차단 스텔스 어드레스는 송금할 때마다 수취인을 위한 일회성 주소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동일한 기업이나 개인이 반복해서 돈을 받아도 공개된 블록체인 기록만으로 각 주소를 특정 수취인과 연결하기 어렵게 만든다. 자산을 움직이는 ‘지출키’와 거래를 식별하는 ‘열람키’를 분리하는 것도 특징이다. 수취인이 감사기관 등에 열람키를 제공하면 해당 기관은 관련 거래를 확인할 수 있지만 자산을 직접 이전할 수는 없다. 위메이드는 이를 활용해 일반 관찰자에게는 거래 관계를 감추고 권한을 부여받은 사업자나 감독기관에는 감사에 필요한 정보를 공개하는 구조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ERC-5564 기술표준에 기반한다. 다만 스텔스 어드레스만으로 송금액과 발신자 등 모든 정보가 자동으로 비공개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 기능은 수취 주소와 실제 수취인의 연결 관계를 끊는 데 있다. 이더리움 기술 문서도 자금 이동 시점과 후속 거래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관계가 드러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위메이드가 월렛2에서 주소 외 거래정보를 어느 범위까지 가리는지는 추가 기술 공개가 필요한 부분이다. ◆ 기업 급여·기관 송금 겨냥…프라이버시가 확산 열쇠 위메이드가 프라이버시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는 기업·기관 시장이 있다. 공개형 블록체인에서 하나의 지갑 주소를 반복해 사용하면 거래 내역과 잔액, 자금 흐름이 외부에 그대로 드러날 수 있다. 임직원 급여나 기업 간 정산에 적용할 경우 개인별 보수와 거래 규모, 협력 관계까지 노출될 우려가 있다. 반대로 거래를 완전히 익명화하면 고객확인과 자금세탁방지, 제재 대상자 차단 등 금융 규제와 충돌한다. 위메이드가 택한 해법은 평상시에는 거래 관계를 보호하되 필요할 때 지정된 주체가 확인하는 ‘선택적 투명성’이다. 기업 급여 지급과 기관 간 대량 송금이 대표적인 적용 대상으로 제시됐다. 월렛의 사용성을 시중은행 앱 수준으로 단순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업용 블록체인 서비스가 확산하려면 이용자가 복잡한 지갑 주소와 개인키, 네트워크 수수료를 직접 이해하지 않아도 돼야 한다. 다만 현재 공개된 것은 적용 가능성으로, 실제 급여 지급 기업이나 금융기관 고객, 처리 규모는 제시되지 않았다. ◆ ‘규제 친화’는 설계 방향…상용화는 별도 과제 정부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인가와 준비자산, 상환청구권 등을 규율할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발행 주체와 감독 구조를 비롯한 핵심 제도는 아직 입법 과정에 있다. 현행 특정금융정보법상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이전·보관 등을 영업으로 제공할 경우 사업 형태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 금융당국도 지난달 [미신고 사업자를 통한 스테이블코인 거래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스테이블넷 월렛2의 상용화는 기술 구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열람키를 누가 발급·보관할지 △감독기관이 어떤 절차로 정보에 접근할지 △열람 기록과 권한 회수를 어떻게 관리할지 △고객확인·이상거래탐지·자산동결 기능을 금융기관 시스템과 어떻게 연동할지가 핵심 과제다. 열람키가 유출되거나 남용될 경우 보호하려던 거래 관계가 한꺼번에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도 관리해야 한다. 김석환 위메이드 부사장은 “스테이블넷 월렛 버전 2 공개는 추상적인 주장에 그치지 않고 대중이 사용 가능한 ‘실제 동작하는 앱’을 통해 금융 혁신을 실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프라이버시 보호와 규제를 모두 충족하는 월렛 인프라를 바탕으로 실제 금융 시나리오에 적용 가능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2026-07-15 17: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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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함정으로 맞붙은 HD현대·한화…'해양 패권' 꿈꾼다
[경제일보] 1970년대 울산 미포만의 휑한 모래사장, 그리고 거제 옥포만의 거친 파도. 이를 기억하는 4060세대에게 조선소는 곧 치열한 땀방울과 눈부신 용접 불꽃의 상징이었다. 안전모를 쓴 수만 명의 노동자들이 거대한 쇳덩어리를 자르고 이어 붙여 초대형 상선을 띄워 올리던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의 현장. 오일쇼크와 외환위기 속에서도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쳤던 아날로그 시대의 낭만은 이제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했다. 현재 대한민국 조선소의 풍경은 그 자체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 단순히 배의 덩치를 키우는 경쟁을 넘어 스텔스 기능과 인공지능(AI), 무인 자율운항 기술이 탑재된 첨단 함정을 건조하는 'K-해양 방산'의 심장부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거대한 디지털 전환기에서 HD현대와 한화오션은 글로벌 바다의 패권을 두고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 '반세기 조선 제왕' HD현대…수출 영토 확장·디지털 트윈 결합 HD현대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해군력 발전의 산증인이자 글로벌 1위 조선사의 자존심이다. 1975년 한국 최초의 전투함인 울산함을 독자 설계한 것을 시작으로 해군의 첫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까지 굵직한 해양 안보의 이정표를 세워왔다. 최근 HD현대가 내세우는 가장 큰 무기는 반세기 동안 축적된 '압도적인 함정 건조 기본기'에 더해진 'AI·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이다. 과거 철판의 두께와 함포의 사거리로 방어력을 자랑하던 함정은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바다 위의 거대한 컴퓨터'로 진화했다. HD현대의 비전 발표 등에 따르면, HD현대는 가상 공간에 똑같은 함정을 구현해 성능을 테스트하고 유지·보수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방산에 적극 도입 중이다. 또한 내수 중심이던 방산의 체질을 수출형으로 완벽히 바꾸고 있다. 필리핀 초계함·호위함 수주 싹쓸이를 비롯해 최근 페루 등 중남미 국가들과의 대규모 함정 현지 건조 공동생산 계약을 따내며 단순한 선박 수출을 넘어 'K-방산 플랫폼' 자체를 수출하는 모델로 진화했다. 가장 완벽한 선체 위에 최첨단 두뇌를 얹어 글로벌 해양 방산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것이 HD현대의 전략이다. ◆ '육해공 통합 방산 거인' 한화…미래 해양 무인체계 개발 막대한 자금 투입 한화오션의 기세는 재계를 뒤흔들 만큼 매섭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단숨에 해양 방산의 강자로 떠오른 한화오션은 기존 잠수함 건조 명가(名家)라는 타이틀에 '육해공 무기체계 수직계열화'라는 강력한 엔진을 달았다. 한화오션의 대우조선 인수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글로벌 종합 방산 기업'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었다. 한화의 전략은 극대화된 그룹 내 시너지다. 배를 만드는 한화오션, 두뇌 역할을 하는 레이더와 전투지휘체계를 담당하는 한화시스템에 더해 함정의 '심장(엔진)'과 '주먹(무장 체계)'을 공급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인다. 이를 바탕으로 한화오션은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를 전격 인수하며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 본토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아울러 무인 잠수정(UUV)과 무인 수상정(USV) 등 미래 해양 무인체계 개발에도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수상함 시장은 물론 글로벌 방산 탑티어(Top-tier)를 향한 야심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 '7.8조원' KDDX 수주전·글로벌 잠수함 레이스 국내 해양 산업의 두 '거인'의 충돌은 현재 진행형이자 최고조에 달해 있다. 당장 눈앞에 닥친 최대 격전지는 약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다.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KDDX 6척의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누가 맡느냐는 단순한 매출 경쟁이 아니다. 100% 국산화 기술로 만들어지는 K-함정의 차세대 표준을 누가 선점하느냐의 문제인 만큼 두 그룹은 사활을 건 신경전과 법적공방까지 불사하며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다. 또한 이들의 경쟁 무대는 좁은 국내 바다를 넘어 대양으로 확장되고 있다. 수십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캐나다의 차세대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 호주와 폴란드의 대규모 해군력 증강 사업 등에서 HD현대와 한화는 각각의 기술력과 외교력을 총동원해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두 기업은 글로벌 거대 방산 기업들에 맞서 협력해야 하는 'K-방산 원팀'이기도 하지만, 최종 서류에 도장을 찍기 전까지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맞수'다. 과거 오일쇼크의 파고를 맨몸으로 부딪쳐 극복하며 대한민국 경제의 든든한 방파제가 돼 줬던 조선업. 쇳물과 땀방울이 뒤섞여 있던 그 시절의 거친 조선소는 이제 AI, 스텔스, 무인화 기술이 융합된 가장 스마트한 국가 안보의 최전선으로 진화했다. 과거의 향수와 미래의 기술이 팽팽하게 교차하는 바다 위에서, HD현대와 한화가 뱃고동을 울리며 써 내려갈 'K-해양 제국'의 역사는 이제 막 새로운 장(章)을 열고 있다. 다만, 두 기업의 화려한 부활 이면에는 대한민국 조선업이 반드시 풀어야 할 냉혹한 과제들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숙련공의 고령화와 구조적 인력난은 K-조선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라며 "이미 생산 능력과 기자재 생태계 전반에서 매섭게 추격해 온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수주 경쟁을 넘어선 차별화된 전략이 시급하다"고 했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이 펼치는 AI 함정 경쟁은 단순히 기술적 과시가 아닌, 인력 부족이라는 현실적 제약을 극복하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생존의 필수 조건인 셈이다. 쇳물과 땀방울로 일궈낸 과거의 영광을 넘어 AI와 자동화 공정이라는 새로운 동력으로 글로벌 패권을 수성해야 하는 엄중한 시험대 위에 서 있다.
2026-05-04 15:5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