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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이노스트림, 960시간·프로젝트 30%…엔비디아 AI 인재양성 맡는다
[경제일보] 한컴 자회사 한컴이노스트림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교육과 정부 직업훈련 사업을 결합해 실무형 인재 양성에 나선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한 AI 에이전트와 가상환경의 학습 결과를 실제 로봇에 적용하는 ‘심투리얼(Sim-to-Real)’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컴이노스트림은 고용노동부 K-디지털 트레이닝(KDT) ‘AI 캠퍼스’ 사업의 교육 파트너로 참여해 ‘NVIDIA AI CAMPUS’ 첫 교육생을 모집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과정은 엔비디아가 KDT AI 캠퍼스 운영기관으로 선정되면서 마련됐다. 한컴이노스트림은 교육과정 운영과 실무 프로젝트, 취업 지원을 담당한다. 엔비디아는 자사 딥러닝 인스티튜트(DLI)의 교육 콘텐츠와 기술 생태계를 제공하는 구조다. 교육은 AI 에이전트와 로보틱스 등 2개 트랙으로 나뉜다. 각 과정은 960시간의 오프라인 집중교육으로 구성됐으며 오는 10월12일부터 내년 4월2일까지 약 6개월간 진행된다. 모집 마감은 이달 18일이다. 판교 ‘NVIDIA AI 전용 캠퍼스’에서 진행되는 AI 에이전트 과정에서는 LLM과 검색증강생성(RAG), 랭체인, 랭그래프 등을 다룬다. 엔비디아의 AI 추론용 마이크로서비스인 NIM과 생성형 AI 모델 개발 플랫폼 NeMo도 활용한다. 교육생은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의 지시를 분석하고 외부 도구를 호출해 여러 단계의 업무를 수행하는 AI 서비스를 직접 설계한다. 서울 성수동에서 열리는 로보틱스 과정은 엔비디아 아이작 심(Isaac Sim)과 오픈USD, 강화학습을 활용한다. 가상공간에서 학습하고 검증한 로봇 제어 기술을 실제 장비에 적용하는 심투리얼이 핵심이다. 교육생은 비전 카메라와 정밀 그리퍼를 갖춘 로봇 워크스테이션을 이용해 인식과 제어 과정을 실습한다. 전체 교육과정의 30% 이상은 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로 구성된다. 엔비디아 DLI 공인 강사와 앰배서더가 기술 방향 설정과 코드 검토에 참여하고, 수료생에게는 캡스톤 프로젝트 기반 포트폴리오 제작과 기업 실무자 네트워킹, 일대일 취업 상담 등을 지원한다. 한컴이노스트림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 다섯 번째 엔비디아 DLI 공인 교육센터라고 설명했다. 대학과 기업을 대상으로 운영해 온 단기 인증교육을 960시간 규모의 정부 재정 훈련으로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취업 연계’는 채용 보장이 아니라 교육·상담·기업 연결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정부가 올해 처음 도입한 AI 캠퍼스는 AI 엔지니어와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AI 융합가, AI 하드웨어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사업이다. 고용노동부는 44개 운영기관을 선정했으며 연간 약 1300억원을 투입해 1만여명을 교육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산업계의 AI 도입 속도에 비해 실무인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사업 배경이다. 국민내일배움카드 발급 대상자는 교육비 전액을 지원받는다. 지급 요건을 충족하면 월 최대 40만원의 훈련장려금도 받을 수 있다. 과정이 6개월간 오프라인으로 운영되는 만큼 출석 기준과 중도 포기 시 지원금 처리 조건 등은 신청 전 확인해야 한다. 김연수 한컴이노스트림 대표는 “산업 현장에서는 이론 습득을 넘어 실제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며 “엔비디아의 기술 생태계와 전문 교육 역량을 결합해 AI·로보틱스 분야의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과정의 성과는 모집 규모보다 수료율과 취업률에서 갈릴 전망이다. 프로젝트 결과물이 실제 기업의 채용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 수료생이 교육 이후에도 빠르게 바뀌는 엔비디아 기술에 대응할 역량을 갖추는지가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026-09-09 16: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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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로봇의 두뇌가 된다…엔씨·크래프톤이 불려나온 이유
[경제일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는 PC방이었다. 그는 홍대 T1 베이스캠프에서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만났고, 이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도 회동했다. 겉으로는 게임 문화에 대한 팬서비스처럼 보였지만, 산업적으로는 훨씬 깊은 의미가 있다. 엔비디아가 한국 게임사를 피지컬 AI 시대의 소프트웨어 파트너로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엔비디아의 출발점은 게임이었다. 지포스 GPU는 PC 게임 그래픽을 끌어올리며 성장했다. 한국은 PC방과 e스포츠, 고성능 게임 수요가 결합한 시장이었다. 황 CEO가 “게임은 엔비디아의 출발점”이라고 말한 것은 과거를 회상한 말이지만, 동시에 미래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게임 기술은 로봇, AI 에이전트, 시뮬레이션, 온디바이스 AI와 연결된다. 피지컬 AI는 AI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움직이게 하는 기술이다. 로봇이 공장에서 부품을 집고, 물류창고에서 경로를 판단하고, 조선소에서 용접을 수행하려면 눈으로 보고, 상황을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로봇을 바로 훈련시키는 것은 위험하고 비용이 크다. 그래서 가상공간에서 먼저 학습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게임사의 역량이 중요해진다. 게임사는 3D 공간을 만들고, 캐릭터가 그 안에서 움직이게 하며, 물리 법칙과 이용자 반응을 설계한다. 대규모 이용자가 동시에 접속하는 환경도 운영한다. 이는 로봇 학습을 위한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 합성 데이터 생성 기술과 맞닿아 있다. 게임 속 가상세계가 로봇의 훈련장이 되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이 흐름을 빠르게 산업 AI로 확장하고 있다. 엔씨의 AI 자회사 NC AI는 게임에서 축적한 시뮬레이션과 AI 기술을 바탕으로 피지컬 AI 사업에 나서고 있다. 현대로템과 국방 분야 피지컬 AI 과제에 참여했고, 한화오션의 자율 용접 로봇 AI 두뇌 개발 과제도 맡았다. 이는 게임사가 더 이상 콘텐츠 기업에만 머물지 않고 로봇의 인지·판단 기술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택진 대표와 젠슨 황의 만남은 그래서 단순한 게임 협력이 아니다. 엔씨는 ‘아이온2’와 ‘신더시티’ 등에서 엔비디아 그래픽 기술을 활용해왔다. DLSS와 리플렉스 같은 기술은 게임 성능을 높이는 도구다. 그러나 그 다음 단계는 GPU 인프라와 피지컬 AI다. 엔씨가 보유한 가상세계 구축 능력과 NC AI의 로봇 두뇌 개발 경험은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코스모스, 아이작 심 같은 플랫폼과 연결될 수 있다. 크래프톤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크래프톤은 피지컬 AI 전문 법인 루도로보틱스를 세우고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기술 개발에 나섰다. ‘배틀그라운드’는 복잡한 3D 공간에서 사람과 AI가 상호작용하는 경험을 제공해온 게임이다.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는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AI 캐릭터를 실험하고 있다. 이런 기술은 사람처럼 반응하는 디지털 휴먼, 더 나아가 현실 환경에서 판단하는 로봇 AI와 이어진다. 엔비디아의 RTX 스파크도 게임사와의 협력 가능성을 키운다. RTX 스파크는 PC 안에서 AI 에이전트를 실행하는 플랫폼이다. 게임 속 AI 캐릭터가 클라우드에만 의존하지 않고 이용자의 기기 안에서 빠르게 반응하려면 온디바이스 AI 연산이 중요하다. 크래프톤이 추진하는 AI 동료 캐릭터와 스마트 조이 같은 기능은 이런 흐름과 맞물린다. 게임사가 로봇 파트너로 떠오른 이유는 또 있다. 로봇은 하드웨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로봇의 행동을 설계하고, 다양한 상황을 학습시키고, 실패를 줄이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자율주행이 수많은 가상 주행 데이터를 필요로 했듯,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도 가상 훈련장이 필요하다. 게임사는 이 가상 훈련장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이다. 물론 기대만으로 산업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게임사의 시뮬레이션 기술이 실제 로봇 현장에 적용되려면 데이터 표준, 물리 정확도, 센서 연동, 안전 검증, 실시간 제어 기술이 필요하다. 엔비디아 플랫폼을 쓰는 것과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에서 돈을 버는 것은 다른 문제다. 엔씨와 크래프톤이 실제 산업 고객과 실증 프로젝트를 확보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방한은 한국 게임산업에도 질문을 던졌다. K게임은 오랫동안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e스포츠에서 강했다. 그러나 다음 시장은 게임 자체를 넘어 게임 기술의 산업화일 수 있다. 가상세계를 만드는 능력, 캐릭터를 움직이는 능력, 이용자 행동을 예측하는 능력은 로봇과 AI 에이전트 시대의 핵심 자산이 된다. 젠슨 황이 PC방을 찾은 것은 과거 엔비디아를 키운 게임 시장에 대한 예우이자, 미래 피지컬 AI 생태계를 향한 탐색이었다. 한국 게임사가 엔비디아 GPU의 고객에 머물지, 로봇과 AI 세계를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가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있다. AI가 현실로 내려오는 시대, 게임은 더 이상 화면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게임이 로봇의 두뇌가 되는 순간이 시작되고 있다.
2026-06-08 10: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