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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유행주의보 발령…코로나19도 증가세 '트윈데믹' 주의
[경제일보] 인플루엔자(독감)가 예년보다 이르게 유행하면서 코로나19까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1일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코로나19 입원환자도 8월 이후 꾸준히 늘고 있어 두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6년 36주차(8월 30일~9월 5일)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25.3명으로 집계됐다. 33주차 7.5명에서 34주차 9.2명, 35주차 13.3명으로 증가한 데 이어 한 주 만에 다시 크게 늘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도 16.3%로 전주 12.3%보다 상승했다. 연령별로는 학교와 유치원 등 단체생활이 많은 어린이·청소년에서 환자 발생이 두드러졌다. 36주차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7~12세가 75.1명으로 가장 높았고 1~6세 49.8명, 13~18세 31.3명 순이었다. 코로나19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같은 기간 병원급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입원환자는 19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낮았지만 최근 4주 동안 57명→61명→115명→193명으로 증가했다. 입원환자의 65.3%는 65세 이상 고령자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도 16.3%로 전주 11.7%보다 상승했다. 독감과 코로나19는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 증상이 겹쳐 증상만으로 정확하게 구별하기 어렵다. 독감은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심한 피로감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코로나19도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게서는 후각이나 미각 변화, 호흡곤란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증상만으로 두 질환을 구분하기 어려운 만큼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정확하다.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임신부, 영유아 등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은 사람은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독감은 대부분 회복하지만 폐렴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이러스 자체에 의한 폐렴뿐 아니라 2차 세균 감염으로 폐렴이 발생할 수도 있다. 드물게 근육염, 심근염, 심낭염, 뇌염 등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고열이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가슴 통증, 청색증 등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어린이는 처지거나 반응이 둔해지는 등 행동 변화가 나타나거나 수분 섭취가 줄고 소변량이 감소하는 경우 탈수를 의심해야 한다. 증상이 호전되는 듯하다가 다시 악화되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 독감 이후 세균성 폐렴 등 2차 감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독감으로 진단되면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할 수 있다. 오셀타미비르(타미플루)와 자나미비르 등이 대표적이다. 항바이러스제는 증상이 시작된 뒤 48시간 이내에 투여할 때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소아와 임신부, 65세 이상 고령자, 면역저하자,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증상 발생 후 48시간이 지났더라도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절기에는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만큼 고위험군이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는 경우 일부 약제에 대해 별도의 검사 없이 건강보험 급여가 인정된다. 예방접종 일정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졌다. 질병관리청은 예년보다 빠른 인플루엔자 유행에 대응해 1회 접종 대상 어린이의 접종 시작일을 기존 9월 28일에서 9월 21일로 앞당겼다. 이에 따라 모든 어린이와 임신부의 국가예방접종이 9월 21일부터 시작된다. 어르신 접종도 앞당겨진다. 65세 이상은 10월 6일부터 연령대별로 순차 접종한다. 구체적인 일정은 75세 이상 10월 6일, 70~74세 10월 13일, 65~69세 10월 15일부터다. 올해 국가예방접종 대상 어린이는 생후 6개월부터 14세까지다. 과거 접종력이 없거나 1회만 접종한 9세 미만 어린이는 2회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 예방접종은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위탁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시기에는 손 씻기와 기침 예절을 지키고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감염 확산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있다면 출근이나 등교를 자제하고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에서 진료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과 코로나19, 감기는 증상만으로 구별하기 어려워 의심되면 검사를 받는 것이 정확하다”며 “특히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예방접종을 서두르고 마스크 착용과 손 위생 등 기본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2026-09-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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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양치·샤워마다 '맞춤' 관리한다…소비재업계, 생활 속 셀프케어 세분화
[경제일보] 소비재 기업들이 건강 관리 수요를 식후 혈당, 구강, 체취 등으로 세분화해 맞춤형 셀프케어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빙그레는 식후 혈당 관리에 초점을 맞춘 기능성 표시 음료를, 자주(JAJU)는 구취·충치 관리를 위한 덴탈케어 제품을 선보였으며 풀무원건강생활은 중장년층의 체취 고민을 겨냥한 바디워시를 출시했다. 식사·양치·샤워처럼 매일 반복하는 생활 습관에 관리 시점, 신체 부위, 연령대별 수요를 세밀하게 결합하면서 셀프케어 시장의 제품군도 한층 촘촘해지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혈당 관련 기능성 원료를 함유한 기능성 표시 식품 '식후관리 워터'를 출시했다. 식후관리 워터는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 바나바잎 추출물을 함유한 제품이다. 핵심 원료인 바나바잎 추출물 64mg을 넣었으며 빙그레가 직접 설계한 공정을 적용해 원료를 배합했다. 제품명에서부터 섭취 시점을 '식후'로 구체화한 것이 특징이다. 500mL 페트(PET) 워터 형태로 만들어 식사 후 별도의 복잡한 준비 과정 없이 마실 수 있도록 했다. 15Kcal에 당류는 0g이며 설탕, 착색료, 보존료를 사용하지 않은 '3무(無)' 설계를 적용했다. 말차 특유의 쌉싸름하면서 깔끔한 풍미를 살려 식사 이후 느끼함이나 텁텁함을 덜 수 있도록 한 점도 식후 섭취 상황을 고려한 요소다. 빙그레는 쿠팡과 컬리 등 주요 온라인 채널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향후 건강 음료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식후관리 워터는 식후 혈당 관리와 부담 없는 음용감을 동시에 고려해 개발한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다양한 건강 관리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신세계까사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는 매일 반복하는 양치 습관에 구취와 충치 관리 기능을 세분화해 덴탈케어 카테고리를 강화한다. 자주는 '구취케어 치약'과 '충치케어 치약' 2종을 출시하고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탄탄한 미세모 소형헤드 칫솔'도 선보였다. 구강 관리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높다. 한국리서치가 올해 초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8명이 치아와 잇몸 등 구강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10명 중 6명은 구강 건강 문제로 불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취케어 치약에는 활성탄과 녹차 추출물, 1000ppm 불소와 자일리톨 등을 넣었다. 충치케어 치약은 국내 최대 허용 함량인 1450ppm의 불소를 함유했으며 천일염, 죽염, 히말라야 솔트 등을 적용했다. 온 가족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구성하면서 관리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제품을 나눈 것이다. 자주는 치약과 미세모 칫솔을 묶은 구강 케어 선물세트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자주 관계자는 "건강 관리를 일상 속 습관으로 실천하는 셀프케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구강 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자주 덴탈케어 신제품과 함께 온 가족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구강 건강을 관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풀무원건강생활은 연령에 따라 달라지는 신체 고민에 초점을 맞췄다. 중장년층의 피부 환경 변화에 따른 체취를 관리할 수 있도록 '풀무원로하스 365 클린 바디워시'를 출시하며 퍼스널 케어 제품군 확대에 나섰다. 신제품에는 특허 성분인 퀼라야 추출물에 징크리시놀리에이트와 멘톨을 더한 '3STEP 프레쉬 케어 시스템'을 적용했다. 회사에 따르면 퀼라야 추출물은 암모니아와 아세트산 등 체취 원인 물질 제거와 체취 완화에 도움을 주며 징크리시놀리에이트는 소취 효과, 멘톨은 청량감을 더한다. 매일 하는 샤워라는 익숙한 생활 습관에 중장년층의 체취 관리 기능을 결합한 것이 제품의 핵심이다. 저자극 포뮬러를 적용하고 25가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배제했으며 무화과를 중심으로 한 그린 프루티 계열의 향을 적용했다. 풀무원건강생활은 이번 바디워시를 시작으로 샴푸와 치약 등으로 퍼스널 케어 제품군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024년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풀무원로하스'를 헬시 에이징 솔루션 브랜드로 리뉴얼한 데 이어 일상 전반의 관리 수요를 겨냥한 제품을 늘리는 것이다. 풀무원건강생활 관계자는 "방문판매 시장에서 중장년층의 체취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바디워시가 많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고 해당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제품을 기획했다"며 "향후 샴푸와 치약 등에서도 연령대에 따라 달라지는 구체적인 관리 고민을 분석해 이에 맞는 제품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08-27 15: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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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맛우유에서 더단백까지…빙그레 '장수 브랜드' 공식
[경제일보] 1974년 출시된 단지형 바나나맛우유는 지금도 편의점 냉장고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자리를 차지한다. 반세기 동안 소비 트렌드는 수없이 바뀌었다. 흰 우유에서 커피로, 아이스크림에서 단백질 음료로 소비자의 관심이 이동했고 건강을 중시하는 식문화도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바나나맛우유와 메로나, 요플레, 투게더는 여전히 빙그레를 대표하는 브랜드다. 빙그레는 국내 식품업계에서 가장 많은 장수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 가운데 하나다. 다른 식품기업들이 신제품을 반복적으로 출시하며 시장을 공략한 것과 달리 빙그레는 한 번 잘 만든 브랜드를 수십 년 동안 유지하면서 시대 변화에 맞게 진화시키는 전략을 선택했다. 빙그레의 성장사를 관통하는 DNA는 '축적과 재해석'이다. 제품을 계속 바꾸기보다 브랜드 본질은 유지하고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을 바꾸는 전략이다. 용기와 패키지, 제품군, 마케팅, 해외시장까지 확장하면서 브랜드의 수명을 늘려왔다. 단지 용기가 브랜드 되다…빙그레의 자산 축적법 빙그레의 출발점은 바나나맛우유다. 1974년 출시된 바나나맛우유는 당시 흔하지 않았던 바나나 향을 우유에 접목하며 빠르게 시장을 넓혔다. 이후 수십 년 동안 경쟁 제품이 등장했지만 바나나맛우유는 단지형 용기와 노란색 패키지, 특유의 맛을 유지하며 대표 가공우유로 자리 잡았다. 빙그레가 지켜온 것은 바나나맛우유의 맛만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자산은 출시 당시부터 이어져 온 단지 모양 용기다. 둥근 항아리를 닮은 독특한 용기는 당시 시중에서 판매되던 사각 종이팩이나 병 제품과 차별화를 위해 도입됐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제품보다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 상징이 됐다. 소비자는 제품명을 확인하지 않아도 노란색 단지 형태만 봐도 바나나맛우유를 연상한다. 대부분 식품이 맛이나 가격으로 경쟁하는 것과 달리 빙그레는 용기 자체를 브랜드 자산으로 축적한 셈이다. 이후 맛과 패키지 디자인, 용량은 시대에 맞게 바꾸면서도 단지 형태만큼은 유지해 세대가 바뀌어도 소비자 기억 속 브랜드 정체성을 이어왔다. 이는 단순히 오래 같은 포장을 사용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제품의 핵심 이미지를 쉽게 바꾸지 않는 대신 새로운 맛과 한정판, 협업 제품을 같은 브랜드 아래 추가하면서 소비자는 익숙함을 유지하고 기업은 새로운 수요를 흡수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기존 브랜드를 쉽게 없애지 않은 점도 한 몫 했다. 요플레는 떠먹는 발효유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고 투게더는 가족이 함께 먹는 대용량 아이스크림이라는 소비 장면을 선점했다. 메로나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판매되는 대표 아이스크림으로 자리 잡았으며 붕어싸만코 역시 계절을 가리지 않는 장수 제품으로 남았다. 빙그레가 만든 장수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한 것이 아니라 소비가 이뤄지는 특정 순간을 먼저 선점했다는 데 있다. 요플레는 아침 식사나 간식, 건강관리를 위한 발효유라는 이미지를 구축했고 투게더는 가족이 함께 나눠 먹는 대용량 아이스크림이라는 소비 문화를 만들었다. 메로나는 더운 날 가볍게 즐기는 아이스크림으로, 바나나맛우유는 출출할 때 간편하게 마시는 간식형 우유로 자리 잡으며 각기 다른 소비 장면을 차지했다. 제품마다 '누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먹는가'를 명확하게 각인시키면서 소비자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이는 경쟁사가 비슷한 제품을 출시해도 쉽게 대체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비자는 단순히 바나나맛이 나는 우유나 멜론 맛 아이스크림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브랜드와 연결된 경험을 함께 소비한다. 빙그레는 새로운 제품을 계속 내놓기보다 기존 브랜드가 차지한 소비 장면을 유지하면서 맛과 용량, 패키지, 협업 콘텐츠 등을 추가해 브랜드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제품은 그대로, 브랜드는 진화…IP로 젊어진 장수 브랜드 장수 브랜드는 오랜 인지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특정 세대의 추억에만 머무는 제품으로 굳어질 위험도 있다. 익숙함이 구매 이유가 되는 동시에 젊은 소비자에게는 '부모 세대가 먹던 제품'으로 인식될 수 있어서다. 빙그레는 이를 막기 위해 제품의 핵심 정체성은 유지하되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은 지속적으로 바꿔왔다. 대표적인 방식이 굿즈와 캐릭터, 이종업계 협업이다. 바나나맛우유의 단지형 용기와 노란색 패키지처럼 소비자가 즉시 알아보는 시각적 자산을 의류와 생활용품, 화장품, 문구류 등에 적용해 브랜드 경험을 식품 매대 밖으로 확장했다.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마시거나 먹지 않는 순간에도 익숙한 형태와 색상을 통해 브랜드를 접하도록 만든 것이다. 한정판 패키지와 팝업스토어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 제품의 맛이나 형태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패키지 디자인과 전시 공간, 체험 콘텐츠를 새롭게 구성해 브랜드를 다시 화제의 중심에 올렸다. 특히 온라인과 SNS에서 공유하기 좋은 시각적 요소와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하면서 오래된 제품을 추억의 식품으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현재 소비되는 문화적 소재로 재해석했다. 이 같은 전략은 장수 브랜드의 세대교체를 가능하게 했다. 기존 소비자에게는 익숙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젊은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콘텐츠와 협업을 통해 처음 접하는 브랜드처럼 다가간 것이다. 제품 본체는 지키되 브랜드가 등장하는 장소와 방식만 바꾸면서 연령대별 소비자와의 접점을 동시에 넓힌 셈이다. 이는 브랜드를 단순히 먹고 마시는 식품이 아니라 하나의 IP(지식재산)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소비자는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굿즈와 협업 상품, 팝업스토어, SNS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접하게 됐고 브랜드는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소비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장수 브랜드의 노후화를 막는 역할도 한다. 식품은 구매 주기가 제한적이지만 IP는 일상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소비자와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제품'이 아니라 '경험'으로 확장하면서 기존 소비자에게는 친숙함을 유지하고 젊은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메로나에서 더단백까지…축적한 브랜드 확장 빙그레의 장수 브랜드 전략은 국내 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대표 사례가 메로나다. 1992년 출시된 메로나는 국내에서는 30년 넘게 사랑받아온 장수 아이스크림이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새로운 K-디저트 브랜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빙그레는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현지 유통망을 꾸준히 확대하며 메로나를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키워왔다. 해외 소비자에게 메로나는 오래된 제품이 아니라 한국에서 온 새로운 디저트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다. 국내에서는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브랜드라도 해외에서는 시장 진입 초기 단계인 만큼 성장 여력이 크기 때문이다. 기존 브랜드 자산과 인지도를 활용하면서도 새로운 시장에서는 신제품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별도의 글로벌 브랜드를 새로 육성하기보다 오랜 시간 축적한 브랜드 경쟁력을 해외 시장으로 확장해 브랜드 수명을 다시 늘리는 전략이라는 평가다. 최근에는 단백질 음료 '더단백'을 앞세워 웰니스(Wellness)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건강을 단순히 질병 예방이 아닌 일상 속 자기관리와 삶의 질 향상으로 인식하는 웰니스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단백질 음료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빙그레는 오랜 기간 축적한 유가공 기술과 냉장 유통망을 기반으로 단백질 음료와 고단백 식품 시장을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축을 구축하고 있다. 과거 달콤한 가공우유가 성장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단백질과 영양, 건강을 앞세운 제품이 미래 먹거리 역할을 맡기 시작한 것이다. 더단백은 단순히 새로운 제품군을 추가한 데 그치지 않는다. 소비 트렌드가 간식 중심에서 건강관리와 웰니스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에 맞춰 차세대 장수 브랜드를 육성하려는 시도라는 의미가 크다. 기존 브랜드의 자산을 오래 축적하는 동시에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에 맞는 새로운 브랜드를 꾸준히 발굴하는 전략이다. 과거 바나나맛우유와 메로나가 한 시대를 대표했다면 더단백은 웰니스 시대를 대표할 차기 브랜드 후보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수 브랜드 넘어…미래 성장동력 찾기가 과제 다만 축적된 브랜드 자산이 곧바로 미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빙그레가 주력으로 삼아온 유가공과 빙과 사업은 모두 시장 구조상 성장 한계가 뚜렷하다. 국내 유제품 시장은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 우유 소비 위축 등의 영향으로 양적 성장이 쉽지 않고, 원유 가격과 물류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빙과 사업 역시 여름철 매출 비중이 높은 데다 장마와 폭염 등 날씨 변화에 따라 판매 실적이 크게 흔들리는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다.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이후의 통합 효과를 높이는 것도 과제다. 제품군과 브랜드가 늘어난 만큼 생산시설과 물류망, 영업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겹치는 상품과 채널을 정리해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 단순히 외형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인수한 브랜드를 기존 포트폴리오 안에서 재배치하고 성장시키는 역량이 향후 경쟁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빙그레의 지난 50년은 브랜드를 오래 지켜온 역사였다. 바나나맛우유와 메로나, 요플레, 투게더는 시대가 바뀌어도 소비자의 일상 속 자리를 지켜왔다. 이제 남은 과제는 과거의 장수 브랜드를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세대가 다시 30~50년 동안 찾을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결국 빙그레의 다음 반세기 경쟁력은 축적한 브랜드 자산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반세기를 이끌 대표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데 달려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장수 브랜드를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오랜 기간 축적된 제품 고유의 맛과 형태, 색상, 패키지 등 소비자가 기억하는 핵심 자산을 함부로 바꾸지 않는 것"이라며 "브랜드가 지닌 본질과 가치는 유지하면서도 변화하는 시대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새로운 방식으로 브랜드를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브랜드가 가진 익숙함과 신뢰는 지키면서도 소비자에게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장수 브랜드 전략의 핵심"이라며 "기존 브랜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동시에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브랜드도 꾸준히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6-07-31 16: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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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노인 앞 7장의 투표용지… 선관위의 '합법적 방치'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다.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교육감 등 대부분의 유권자는 이날 최대 7장의 투표용지를 받는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과 달리 선출하는 대상이 많고 구조가 복잡하다. 1995년 지방선거가 부활한 이래 투표율이 가장 낮은 선거로 꼽혀온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이 복잡성이 특정 유권자 집단에게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실질적인 참정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논의되지 않는다.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선 지금, 고령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2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들이 투표소에서 겪는 현실적 장벽은 선거 제도 설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7장의 투표용지 — 복잡성은 설계의 문제다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매수는 선거구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다수 유권자는 5장에서 7장을 받는다. 광역단체장 1장, 기초단체장 1장, 광역의회 지역구 1장, 광역의회 비례대표 1장, 기초의회 지역구 1장, 기초의회 비례대표 1장, 교육감 1장이다. 각각의 선거에서 기표 방식이 미묘하게 다르고, 특히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같은 정당 소속 후보가 여러 명 나오는 중선거구제가 적용돼 그중 한 명에게만 기표해야 한다. 이 구조는 선거 제도를 잘 아는 유권자에게도 혼란을 줄 수 있다. 복수 후보에게 기표하면 무효표가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정당의 여러 후보 모두에게 기표하는 사례가 실제로 반복 발생해왔다. 인지 기능이 저하된 고령 유권자, 지방선거 경험이 적은 유권자일수록 이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 중앙선관위의 고령 유권자 대응 — 현황과 한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거동이 불편한 유권자를 위해 거소투표(우편투표), 임시기표소 설치, 투표보조인 동반 등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형 선거공보와 투표 보조용구도 제공한다. 제도의 존재 자체는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제도의 존재와 제도의 도달은 다른 문제다. 거소투표는 신청 기한이 있고, 신청 방법을 모르면 이용할 수 없다. 투표보조인 제도도 마찬가지로 유권자가 먼저 요청해야 한다. 디지털 정보 접근성이 낮은 고령 유권자일수록 이 제도들의 존재를 접하기 어렵다. 이번 선관위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78.1%에 달했지만, 의지와 실제 투표 참여 사이를 가로막는 접근성 장벽은 별도로 측정되지 않는다. 제도가 있다고 접근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고령 유권자에게 필요한 것은 제도의 목록이 아니라 제도가 그들에게 닿는 경로다. 지방선거가 특히 더 어려운 이유 고령 유권자가 대선이나 총선보다 지방선거를 더 어렵게 느끼는 데에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첫째, 선출 대상이 다수여서 각 투표용지의 의미를 구분해야 한다. 둘째, 교육감 선거는 정당 표시 없이 후보자 이름만 나오는 경우가 많아 사전 정보 없이 투표소에서 즉각 판단하기 어렵다. 셋째, 지역구 의원 선거는 선거구 범위가 주민 생활권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내 지역구 후보'가 누구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2022년 8회 지방선거 투표율은 50.9%로 역대 지방선거 중 두 번째로 낮았다. 낮은 투표율의 원인으로는 정치적 피로도와 선거 구조의 복잡성이 함께 거론됐다. 고령 유권자의 투표율과 무효표 비율이 연령대별로 어떻게 분포하는지에 대한 공식 분석은 공개되지 않는다. 측정하지 않으면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 선거 접근성은 민주주의의 기반이다 선거 접근성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토대에 관한 문제다. 투표할 의사가 있는 유권자가 제도의 복잡성과 정보 접근성 부재로 인해 실질적으로 배제된다면, 이는 선거 제도 설계의 실패다. 고령 인구가 전체 유권자의 20%에 달하는 지금, 이 집단의 참정권 접근성은 선거 정책의 핵심 의제가 돼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세 가지 조치가 검토될 수 있다. 첫째, 투표용지 수와 기표 방식을 쉬운 언어와 그림으로 설명하는 고령자 맞춤 안내물을 투표소 전 단계에서 의무 배포하는 것이다. 둘째, 거소투표와 투표보조인 신청 안내를 노인맞춤돌봄서비스와 경로당 네트워크를 통해 사전 전달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셋째, 연령대별 무효표 비율과 고령 유권자 투표 참여 실태를 선관위가 공식 집계하고 공개하는 것이다. 측정 없이는 개선도 없다. 6·3 지방선거까지 사흘이 남았다. 이번 선거에서 고령 유권자 접근성 문제가 해소될 여지는 없다. 그러나 이번 선거가 끝난 후, 1000만 노인 시대의 선거 제도가 이 질문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7장의 투표용지는 민주주의의 풍요로운 증거일 수 있다. 동시에 그 앞에서 포기하게 만드는 장벽이기도 하다.
2026-05-31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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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대통령 계승' 굳히기냐, 심왕섭 '생활정치' 반격이냐
[경제일보]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김남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심왕섭 국민의힘 후보의 양강 대결로 짜였다. 김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을 성남시장·경기지사·대통령 시절 가까이에서 보좌한 전 청와대 대변인이다. 심 후보는 세림조경건설 대표이사이자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으로, 국민의힘이 계양을에 단수 추천한 지역 기반형 후보로 분류된다. 이번 선거의 질문은 분명하다. 계양을 유권자가 ‘이재명 대통령의 옛 지역구를 누가 책임 있게 이어갈 것인가’에 방점을 찍을 것이냐, 아니면 ‘중앙정치의 상징보다 지역을 아는 생활 일꾼이 필요하다’는 견제론에 힘을 실을 것이냐다. 국민의힘은 지난 1일 심 후보를 계양을 후보로 단수 추천했고, 민주당은 앞서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을 전략공천했다. 여론조사 흐름은 ‘김남준 우세, 심왕섭 추격 과제’ 현재 공개된 최신 여론조사 흐름은 김 후보에게 크게 유리하다. 여론조사꽃이 5월 4~5일 인천 계양구을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 조사에서 김남준 후보는 58.7%, 심왕섭 후보는 19.4%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39.3%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그 외 다른 인물’은 4.9%, ‘투표할 인물 없음’은 9.9%였다. 같은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61.2%, 국민의힘 22.7%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69.3%, 부정 평가는 27.2%였다. 이 조사는 통신 3사 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한 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응답률은 6.5%다. 성별·연령대별·권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했으며, 2026년 4월 말 행정안전부 인구 기준 셀가중을 적용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세부 지표도 김 후보 쪽으로 기울어 있다. 권역별로 김 후보는 1권역인 계양1동·계양2동·계양3동·계산2동에서 58.0%, 2권역인 계산4동·작전서운동에서 60.0%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도 70세 이상 67.8%, 40대 66.1%, 50대 63.8%, 60대 59.5%로 전 연령대에서 우세했다. 중도층에서는 김 후보 63.6%, 심 후보 15.4%로 격차가 더 컸다. 다만 이 수치만으로 승부가 끝났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보궐선거는 통상 투표율이 낮고 조직 동원력과 막판 이슈의 영향이 크다. 계양을은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2024년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는 54.12%를 얻어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 45.45%를 8.67%포인트 차로 눌렀다. 선관위에 따르면 계양을에서 최근 20년간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 8차례 가운데 민주당이 7승을 거뒀다. 김남준, 이 대통령과 연결성 ‘강점’…지역구 계승 논란 ‘과제’ 김 후보의 가장 큰 강점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치적 연결성이다. 그는 2014년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 대변인, 경기도정 시절 언론비서관,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김 후보는 출마 이유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의 약속을 인천 계양에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연결성은 계양을에서 강력한 선거 자산이다. 계양을은 이 대통령의 전 지역구이자, 민주당 지지세가 두터운 곳이다. 김 후보가 ‘대통령의 국정 기조를 가장 잘 이해하는 후보’라는 이미지를 굳히면 지역 현안을 중앙정부 정책·국회 예산·인천시 행정과 연결하는 ‘집권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울 수 있다. 김 후보 캠프가 내세우는 핵심 메시지도 △계양테크노밸리 자족기능 확충 △대기업 유치 △철도 중심 광역교통망 구축 △원도심 정비 △고도제한 완화 등 지역 현안을 국정 과제와 접목하는 데 맞춰져 있다. 그러나 약점도 있다. 김 후보는 지역에서 오래 선출직을 해온 정치인은 아니다. ‘대통령 측근’, ‘전략공천’, ‘지역구 계승’이라는 이미지는 장점이자 동시에 부담이다. 김 후보 자신도 대통령의 지역구 물려받기 시각에 대해 “그런 의구심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며 “결국 실적과 성과로 극복해야 한다”고 평소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의 기회 요인은 민주당의 조직력과 정권 초반 지지율이다. 여론조사상 민주당 지지도와 대통령 국정 긍정 평가가 높고, 김 후보 개소식에는 인천 지역 민주당 의원들과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 등이 참석하며 ‘원팀’ 구도를 부각했다. 위협 요인은 ‘큰 구도’에 갇히는 것이다. 계양을 유권자가 원하는 것은 대통령과의 친소 관계가 아니라 교통, 일자리, 주거, 교육, 상권, 노후 인프라 개선이다. 한 민주당 당원은 “김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의 약속을 말하는 데서 그치면 심 후보는 “계양은 계양 주민의 삶을 아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공세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심왕섭, 지역 기반·환경 전문성 ‘자산’…낮은 인지도 ‘부담’ 심 후보의 강점은 지역 기반형 이미지다. 국민의힘은 심 후보를 계양을 후보로 단수 추천하면서 그를 세림조경건설 대표이사,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 출신으로 소개했다. 그는 지역구인 계양초등학교를 나왔다. 심 후보에게 가장 필요한 구도는 ‘정권 대리전’이 아니라 ‘생활정치 경쟁’이다. 계양을은 계양테크노밸리, 3기 신도시, 광역교통망, 공항 주변 규제, 원도심 정비 등 개발 현안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조경·건설·환경 분야 경험을 주거환경 개선, 공원·녹지 확충, 도시 재정비, 생활 인프라 개선 공약으로 연결한다면 차별화 여지는 있다고 지역 정가에선 조언한다. 그러나 약점은 뚜렷하다. 첫 공개 여론조사에서 20%에 미치지 못한 지지율은 심 후보에게 가장 큰 부담이다. 특히 중도층에서 김 후보에게 크게 뒤진 점은 단순한 보수 결집만으로는 승부를 뒤집기 어렵다는 신호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같은 조사에서 22.7%에 머물렀다. 심 후보의 기회는 견제론과 지역 밀착에 있다. 계양을은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그러나 직전 선거인 2024년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가 45%대 득표율을 기록했다. 보수층이 완전히 붕괴한 지역은 아니라는 뜻이다. 심 후보 캠프에선 중앙정치 이슈보다 교통난, 낙후 이미지, 원도심 주거환경, 계양테크노밸리의 실질적 기업 유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면 “민주당 강세 지역에도 견제와 경쟁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위협 요인은 선거 구도의 비대칭성이다. 김 후보가 대통령의 약속을 잇는 후보라는 상징성을 갖는 반면, 심 후보는 상대적으로 전국적 인지도가 낮다. 선거가 이재명 대통령의 옛 지역구 수성전으로 흐르면 심 후보의 정책 메시지는 묻힐 가능성이 크다. 한 여론조사 관계자는 “심 후보는 남은 기간 선거판을 ‘누가 대통령과 가깝나’가 아니라 ‘누가 계양 주민의 불편을 더 정확히 고치나’로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남준 ‘성과 로드맵’…심왕섭은 ‘생활 체감형 반격’ 격돌 김 후보의 히든카드는 구체적인 ‘계양 발전 실행계획’이다. 계양테크노밸리에 어떤 기업을, 어떤 인센티브로, 어느 시점까지 유치할 것인지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한 정치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김 후보는 지역 현안인 대장홍대선 연장, 광역교통망 확충, 고도제한 완화, 노후계획도시 정비도 선언이 아니라 일정표와 예산표로 보여줘야 한다”며 “ 대통령과의 관계를 지역 예산 확보 능력으로 번역할 때 ‘측근 후보’ 이미지는 ‘일할 수 있는 후보’ 이미지로 바뀐다”고 했다. 심 후보의 히든카드는 ‘계양 토박이 생활정치’다. 여론조사 격차가 큰 상황에서 정권 심판론만으로는 부족하다. 계양의 낙후 이미지, 출퇴근 불편, 원도심 주거환경, 공원·녹지·생활체육시설 부족, 자영업 상권 침체를 주민의 언어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심 후보의 환경·조경 전문가라는 이력을 도시환경 개선 공약으로 압축할 필요가 있다”며 “‘계양을 대통령의 상징 지역구가 아니라 주민의 생활 지역구로 되돌리겠다’는 메시지를 내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인천 지역 정가에선 △김 후보가 큰 격차의 여론조사 우세를 실제 투표율로 연결할 수 있느냐 △심 후보가 보수층 결집을 넘어 중도층에 ‘한 번은 견제해야 한다’는 설득을 할 수 있느냐 △계양테크노밸리와 광역교통망, 원도심 정비라는 지역 현안을 풀 적임자가 누구냐 등을 마지막 변수로 보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계양을 선거는 대통령의 이름도, 정당의 간판도, 여론조사의 숫자도 투표장 앞에서는 하나의 참고 자료일 뿐”이라며 “누가 더 계양의 길을 넓히고, 일자리를 만들고, 낡은 동네의 시간을 앞으로 돌릴 것인가를 유권자들은 묻고 있다”고 말했다.
2026-05-12 16:1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