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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론에 흔들릴 때 아니다… 반도체, 다시 기본으로 승부해야
[경제일보] 세계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거품론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거세게 흔들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천문학적인 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했고, 그 충격은 대한민국 증시에도 고스란히 전이되고 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단기간에 크게 줄어들면서 가까스로 살아나던 경기 회복 기대마저 흔들리는 모습이다. 시장의 불안 심리가 실물경제로 확산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시장의 단기적 조정과 산업의 장기적 가치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자본시장은 언제나 기대와 현실 사이를 오가며 출렁인다. 과열이 있으면 조정이 따르고, 조정은 다시 새로운 성장의 토대가 된다. AI 산업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일부 기업의 투자 속도 조절이 곧 AI 시대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장이 과도한 기대를 걷어내고 산업의 실질적 경쟁력을 다시 평가하는 정상화 과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대한민국은 이미 수차례의 국가적 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갖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경제 충격 속에서도 우리는 산업 경쟁력과 국민의 저력으로 다시 일어섰다. 위기의 성격은 달랐지만 극복의 원칙은 한결같았다.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기본으로 돌아가는 국가만이 새로운 기회를 선점했다. 하지만 이번 위기는 과거와 분명히 다른 성격을 갖는다. 지금 세계는 경기순환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 패권을 둘러싼 국가 간 총력전에 돌입했다. AI와 반도체는 이제 하나의 산업을 넘어 국가안보와 경제안보를 좌우하는 전략자산이 되었다. 미국은 반도체 지원법을 앞세워 자국 내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있고, 일본은 국가 차원의 반도체 부활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반도체법을 통해 대규모 재정 지원에 나섰으며, 대만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공급망은 효율성보다 안보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산업정책은 시장의 영역을 넘어 국가 생존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대전환기일수록 대한민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단기 실적과 주가에 매몰되는 근시안적 대응이다. 반도체 산업은 사이클 산업이다. 호황과 불황은 반복되지만 기술 우위는 한 번 잃으면 되찾기가 어렵다. 세계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일수록 연구개발 투자는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스템 반도체, AI 전용 반도체, 첨단 패키징, 온디바이스 AI 등 미래 시장을 선도할 핵심 기술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확보해야 한다. 불황기에 투자한 기업이 호황기에 시장을 지배한다는 것은 반도체 산업이 증명해 온 변하지 않는 법칙이다. 정부 역시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기업의 기술 경쟁력은 정부의 산업 인프라와 정책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비롯한 첨단 산업단지는 전력과 용수, 송배전망, 교통망이 적기에 공급되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투자 계획도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국가 전략사업이 행정 절차와 지역 갈등에 발목 잡히는 일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규제 혁신과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통해 기업이 기술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정치권의 책임은 더욱 크다. 경제가 불확실성에 직면할수록 국회는 정쟁보다 국가 경쟁력을 우선해야 한다. 반도체 세제 지원 확대, 연구개발 투자 세액공제 연장, 전문인력 양성, 첨단산업 규제 혁신 등은 여야의 이해관계를 떠난 국가적 과제다.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할 법안들이 정치적 셈법 속에 표류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기업과 국민 모두에게 돌아간다. 미래 산업을 위한 입법만큼은 초당적 합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맹자는 "하늘이 장차 큰일을 맡기려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단련시킨다"고 했다. 국가도 다르지 않다. 위기는 경쟁력을 시험하는 과정이며, 시련은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근거 없는 낙관도, 과도한 비관도 아니다. 기업은 혁신을 멈추지 않고, 정부는 과감한 지원을 실천하며, 정치권은 협치를 통해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해야 한다. 국민 또한 일시적인 시장의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대한민국 산업의 저력을 믿을 필요가 있다. AI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됐다. 반도체는 그 시대를 움직이는 심장이며, 대한민국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과 기술력을 갖춘 나라다. 위기는 언제나 기본을 잃을 때 찾아오고, 도약은 언제나 기본을 지킬 때 시작된다. 지금 우리가 붙들어야 할 것은 주가의 등락이 아니라 기술의 초격차이며, 시장의 공포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투자와 실행력이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끝내 살아남고 다시 한 번 세계를 선도하는 길이다.
2026-07-15 14: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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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 유럽형 '소버린 에이전틱 OS' 3분기 공개…14조원 시장 공략한다
[경제일보] 한컴(대표이사 변성준·김연수)이 기존 공공·금융 시스템을 교체하지 않고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유럽 소버린 AI 시장 공략에 나선다. 올해 3분기 유럽형 ‘소버린 에이전틱 운영체제(OS)’ 베타 버전을 공개하고 검증을 거쳐 하반기 중 상용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컴은 폴란드 국가공인 연구개발(R&D)센터 7불스(7Bulls), 현지 AI·IT 기업 알고마인(Algomine)과 유럽형 소버린 에이전틱 OS 개발을 위한 세부 협력 어젠다에 합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합의는 앞서 체결한 업무협약(MOU)을 구체적인 개발 과제로 옮기는 단계다. 협력 분야는 △제품 현지화 △기존 시스템 연동 △거버넌스와 유럽연합(EU) 규제 대응 △공동 영업과 사업화 등 4개 축이다. 현재는 공동개발과 개념검증(PoC)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구체적인 현지 고객이나 공급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3분기 베타 공개와 하반기 상용화 일정이 제시되면서 유럽 진출 계획이 제품 개발과 매출화 단계로 넘어가는 분기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기존 시스템 유지한 채 AI 에이전트 연결 한컴이 말하는 에이전틱 OS는 윈도나 리눅스처럼 컴퓨터를 구동하는 전통적인 운영체제와는 다르다. 조직이 보유한 데이터와 업무 시스템, 권한 체계, 여러 AI 모델과 에이전트를 하나의 환경에서 연결하고 통제하는 통합 운영 플랫폼에 가깝다. 핵심은 유럽 공공기관이 장기간 사용해 온 기간계 시스템을 걷어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존 시스템에 연결 모듈인 커넥터를 붙여 AI 에이전트가 필요한 데이터를 읽고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한다. 전면 교체에 따른 비용과 서비스 중단 위험을 줄이면서 단계적으로 AI를 도입하려는 공공·금융기관을 겨냥한 방식이다. 현지화는 언어에서 시작한다. 한컴은 폴란드어 특화 거대언어모델(LLM) ‘비엘리크(Bielik)’를 에이전틱 OS에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폴란드어 에이전트의 성능을 측정할 평가체계도 공동으로 구축한다. 날짜와 통화, 문자 표기 등 현지 업무환경에 필요한 요소도 제품에 반영할 예정이다. 배포 방식은 폐쇄망과 온프레미스를 중심으로 설계한다. 민감한 문서와 업무 데이터의 외부 이동을 최소화하고 고객이 직접 AI 모델과 데이터 접근권한을 관리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7불스는 현지화와 기술개발을, 알고마인은 고객 채널을 활용한 공공·금융 분야 PoC와 사업 발굴을 맡는다. 한컴은 3분기 공개할 베타 버전을 통해 폴란드어 처리 성능과 현지 기간계 시스템 연동, AI 에이전트의 권한 통제 등을 우선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하반기 상용 버전을 출시하고 PoC를 실제 공급 계약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 EU 규제는 부담이자 시장 진입 기회 한컴이 유럽을 첫 해외 거점으로 선택한 배경에는 EU의 규제 시계가 있다. EU AI법에 따른 투명성 의무는 오는 8월 2일부터 적용된다. 이용자가 AI와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일정한 AI 생성·조작 콘텐츠에는 식별 가능한 표시를 적용해야 한다. 생체인식과 핵심 인프라, 교육, 고용 등에 사용되는 일부 고위험 AI 규정은 2027년 12월 2일부터 적용된다. 로봇과 산업기계 등 규제 대상 제품에 내장되는 시스템에는 2028년 8월 2일부터 관련 규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유럽 공공기관과 기업이 AI 도입과 함께 로그 기록, 접근 통제, 모델 검증과 사람의 감독 체계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한컴의 전략은 오픈AI나 구글처럼 기반모델을 직접 개발해 경쟁하는 데 있지 않다. 고객이 필요에 따라 현지 모델이나 외부 LLM을 선택하되 한컴은 문서를 AI가 읽을 수 있는 데이터로 바꾸고 기존 업무 시스템과 연결하며 실행 과정과 권한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자체 모델 경쟁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기보다 모델에 종속되지 않는 구조를 앞세워 공공·금융 분야의 규제와 레거시 연동 수요를 공략하는 셈이다. 글로벌 빅테크와 정면으로 맞붙기보다 여러 모델과 업무 시스템 사이의 운영 계층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컴은 글로벌 에이전틱 AI 시장 전망을 토대로 2030년 소버린 에이전틱 OS의 유효시장(SAM)을 70억∼100억달러, 약 10조∼14조원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 전체 소버린 AI 시장이 아니라 한컴이 겨냥하는 소프트웨어·플랫폼 영역의 추정치다. 관건은 하반기 상용화 이후 실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국내에서 축적한 공공 문서 처리와 폐쇄망 구축 경험을 폴란드어와 EU 규제 환경에서도 재현해야 한다. 3분기 베타에서 커넥터의 호환성과 언어 정확도, 규제 대응 기능을 입증하고 이를 공급 계약으로 연결해야 유럽 진출이 첫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유럽의 공공 시스템은 수십 년간 축적된 자산”이라며 “그것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지능화하는 것이 우리의 접근”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주권은 인프라를 갖추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그 위에서 데이터가 실제로 일하게 만드는 계층이 필요하고 그 자리를 한컴이 채우려 한다”고 강조했다.
2026-07-15 1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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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반기 무역 25조위안 첫 돌파…수입 22% 늘고 가전 수출도 호조
[경제일보] 중국의 올해 상반기 상품 수출입 규모가 처음으로 25조위안을 넘어섰다.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웃돈 가운데 가전제품도 중국의 주력 수출품 역할을 이어갔다. 주택 임대시장에서는 대학 졸업철을 맞아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임대료가 오름세를 보였다. 14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품 수출입 총액은 25조4700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 증가했다. 상반기 수출입 규모가 25조위안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수출은 14조7300억위안으로 13.4% 늘었다. 수입은 10조7400억위안으로 22.1% 증가했다. 수입 증가율이 수출보다 8.7%포인트 높았다. 중국의 상반기 무역수지는 3조9900억위안 흑자를 기록했다. 수입이 수출보다 빠르게 늘면서 무역 흑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줄었다. 수출에서는 기계와 전자제품이 성장을 이끌었다. 상반기 기계·전자제품 수출액은 9조3600억위안으로 지난해보다 20.1% 증가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5%에 달했다. 반도체와 첨단 장비 등을 포함한 고기술 제품 수출도 39% 늘었다. 교역 상대국도 다변화됐다. 중국과 일대일로 참여국 간 교역액은 12조9700억위안으로 14.8% 증가해 전체 무역의 절반을 넘어섰다. 중남미와 아프리카 교역은 각각 16.2%, 19.6% 늘었고 유럽연합과의 교역도 10.2% 증가했다. 중국 해관총서는 세계 경제와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하반기에는 수출입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수출 시장이 여러 지역으로 분산돼 있고 민간기업과 첨단산업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어 무역 성장 기반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임대시장에서는 계절적인 수요 회복이 나타났다. 중국 부동산 조사기관인 중즈연구원에 따르면 6월 전국 50개 주요 도시의 평균 주택 임대료는 ㎡당 월 33.97위안으로 전달보다 0.08% 올랐다. 4월과 5월 두 달 연속 이어진 하락세가 멈췄다. 6월은 대학 졸업생들이 취업과 이사를 준비하면서 임대주택을 집중적으로 구하는 시기다. 신규 임대 수요가 늘면서 50개 도시 가운데 16곳의 임대료가 전달보다 올랐다. 33곳은 하락했고 1곳은 변동이 없었다. 다만 전국 임대시장이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이르다. 6월 평균 임대료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2% 낮았다. 올해 상반기 누적으로도 50개 도시 평균 임대료는 0.56% 하락했다. 전달 대비 0.08% 상승은 장기적인 회복이라기보다 졸업철 수요가 반영된 계절적 반등에 가깝다. 지역별 차이도 컸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선 도시의 6월 평균 임대료는 전달보다 0.38% 올랐다.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상하이는 0.95%, 베이징은 0.31%, 선전은 0.23% 올랐다. 올해 상반기 1선 도시의 평균 임대료는 0.60% 상승했다. 반면 2선 도시는 1.20%, 3·4선 도시는 0.79% 하락했다. 일자리와 인구가 몰리는 대도시에서는 임대 수요가 회복되고 있지만 중소도시는 여전히 공급 과잉과 수요 부족의 영향을 받고 있는 셈이다. 가전제품은 중국의 전통적인 수출 주력 품목으로 존재감을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가전제품 수출액은 3609억6000만위안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에어컨과 선풍기, 냉장고 등 더위를 식히거나 식품을 보관하는 가전제품 수출액은 1079억1000만위안이었다. 전체 가전 수출의 약 30%에 해당한다. 유럽을 비롯한 세계 여러 지역에서 고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냉방 가전 수요가 수출을 뒷받침했다. 상반기 TV 수출액은 500억위안을 넘었고 냉장고와 진공청소기 수출액도 각각 300억위안을 웃돌았다. 중국 자체 브랜드 제품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전체 수출 가전 가운데 중국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했다. 중국 브랜드 가전제품의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2% 증가했다.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품목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은 전기차와 리튬이온 배터리, 태양광 제품을 이른바 ‘신 3종’으로 부르며 수출을 확대해 왔다. 동시에 휴대전화와 컴퓨터, 가전제품으로 대표되는 기존 주력 제품도 수출 기반을 받치고 있다. 상반기 중국 경제에서는 수출과 수입이 모두 두 자릿수로 증가하고 대도시 임대 수요와 가전 수출도 회복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다만 임대료가 전국적으로 전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고 지역별 격차도 이어지고 있어 일부 지표의 반등을 내수 전반의 회복으로 확대해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6-07-14 18: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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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블록체인 '팀 코리아' 띄운다…유럽 무대서 수출길 찾는다
[경제일보] 정부가 국내 블록체인 기업의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팀 코리아’ 체제를 가동한다. 가상자산 가격 중심으로 소비되던 블록체인 산업을 ESG, 물류, 공공서비스 등 실물 산업 영역으로 확장해 해외 수요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독일 메쎄 베를린에서 열리는 ‘GITEX AI EUROPE 2026’에 국내 블록체인 기업 참가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올해 행사는 6월 30일부터 7월 1일까지 베를린에서 열린다. AI, 사이버보안, 딥테크, 디지털 인프라를 다루는 유럽권 기술 전시회다. 과기정통부와 KISA는 부산시, 대구시와 협력해 행사장에 ‘블록체인 한국관’을 조성한다. 참가 기업은 총 23개사다. KISA 추천 7개사, 부산시 추천 9개사, 대구시 추천 7개사로 구성됐다. 이들 기업은 탄소감축 실적 관리, 해운 물류, 온라인 투표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 가능한 블록체인 기술과 서비스를 현지 투자자와 바이어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가 주목되는 배경에는 유럽 시장의 규제 환경 변화가 있다. 유럽연합은 2023년 가상자산시장규제법(MiCA)을 발효했고 유럽 집행위원회는 MiCA가 가상자산 발행과 관련 서비스에 대한 통합 규율 체계를 제공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업 입장에서는 규제 부담이 커졌지만 반대로 신뢰성과 추적성을 갖춘 기업에는 제도권 시장 진입 기회가 열리는 구조다. 국내 기업 2개사의 스타트업 경진대회 준결승 진출도 현지 검증의 시험대다. 블록체인 기반 탄소감축 실적 관리 및 탄소배출권 거래 지원 플랫폼을 개발한 리드포인트시스템과 해운 물류 환경규제 대응 솔루션을 제공하는 마리나체인이 ‘슈퍼노바 챌린지’ 준결승에 올랐다. GITEX AI EUROPE 공식 홈페이지도 슈퍼노바 올스타즈 피치 경쟁을 주요 스타트업 프로그램으로 소개하고 있다. 정부는 전시 참가에 그치지 않고 현지 네트워킹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KOTRA, 베를린시 산하 혁신지원 기관인 아시아 베를린과 협력해 투자사와 바이어, 기업 관계자 등 약 200명이 참여하는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국·독일 스타트업 생태계 소개, 국내 기업 IR 피칭, 1대1 비즈니스 미팅 등이 포함된다. 시장 시선은 실제 계약과 투자 유치로 이어질지에 쏠린다. 유럽은 개인정보 보호, 금융 규제, 탄소공시, 공급망 투명성 기준이 엄격한 시장이다. 기술 시연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지 규제 대응 능력, 레퍼런스, 파트너 확보, 사후 운영 역량이 함께 검증돼야 한다. 한편 블록체인의 해외 진출은 더 이상 코인 상장이나 거래소 사업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기록을 위·변조하기 어렵게 만들고 거래와 인증의 신뢰 비용을 낮추며 국가 간 산업 데이터를 연결하는 기술로 자리 잡아야 한다. 정부가 한국관을 만들었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그 무대에서 어떤 계약과 표준, 장기 파트너십을 남기느냐다. 유럽 시장은 홍보 문구보다 검증된 실적을 요구한다. 이번 베를린 행사는 한국 블록체인 산업이 그 질문에 답해야 하는 첫 관문이다.
2026-06-29 13:5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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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력망 넓히고 로켓 되찾는다
[경제일보] 중국이 전력과 우주항공, 디지털 협력을 한꺼번에 키우고 있다. 발전설비는 처음으로 40억㎾를 넘어섰고, 재사용 로켓을 위한 해상 회수 체계도 갖추기 시작했다. 선전에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중소기업 포럼이 열려 인공지능(AI)과 신에너지, 기업 해외 진출을 놓고 각국 기업의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서로 다른 분야의 움직임처럼 보이지만, 중국이 겨냥하는 지점은 같다. 산업을 돌릴 전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첨단기술의 사업화를 넓히며, 우주 발사 비용까지 낮춰 새로운 시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 발전설비 40억㎾ 넘었지만, 과제는 전력망 중국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중국의 발전설비 용량은 40억1000만㎾에 이르렀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인도, 일본, 러시아의 발전설비를 합친 규모를 넘어선다. 비화석에너지 발전설비 비중은 62%까지 높아졌다. 재생에너지 설비 비중도 61%를 차지했다. 석탄발전 설비 비중은 2010년 61%에서 올해 5월 32%로 낮아졌다. 태양광과 풍력 중심의 설비 확충이 전체 전력 체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설비 용량과 실제 발전량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진다. 전력 수요가 몰리는 시간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려면 송전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화력·수력 등 조정 전원이 함께 필요하다. 중국이 대규모 재생에너지 설비를 깔아 놓고도 석탄발전을 완전히 줄이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첨단 제조업이 늘수록 전력 수요는 더 커진다. 중국의 에너지 전환은 태양광과 풍력 설비를 얼마나 많이 세우느냐의 문제를 넘어, 생산지와 소비지를 연결하고 전력 변동을 관리하는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 선전 포럼서 AI·신에너지 협력 논의 선전에서 열린 2026 APEC 중소기업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디지털 경제와 AI, 신에너지 산업을 중심으로 기업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13개 APEC 회원 경제권의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술 사업화, 산업단지 운영, 기업 해외 진출 지원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중국으로서는 AI와 신에너지를 자국 기업의 성장 분야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연결할 수 있는 산업 의제로 키우려는 자리였다. 기술을 개발한 뒤 해외 시장을 찾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지 생산 거점, 유통망, 자금 조달, 인허가와 법률 지원까지 함께 갖춰야 중소기업도 해외로 나갈 수 있다. 이번 포럼에서 산업단지 운영과 기술 사업화, 기업 국제화 지원을 위한 협약이 이어진 것도 이런 현실과 맞닿아 있다. AI와 신에너지 산업은 기술 하나만으로 커지기 어렵다. 반도체와 배터리, 전력망, 데이터센터, 물류, 인력과 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 로켓도 ‘한 번 쓰고 버리는 시대’ 벗어나나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재사용 로켓을 뒷받침할 해상 회수 인프라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첫 로켓 회수 전용 해상 플랫폼인 ‘링항저’는 길이 144m, 만재배수량 2만5000t 규모로 건조됐다. 중국은 이 장비를 로켓 1단을 해상에서 회수하는 체계의 한 축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재사용 로켓은 발사체 일부를 회수해 다시 쓰는 방식이다. 로켓을 한 번 발사할 때마다 전부 새로 만들 필요가 없어진다면 발사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위성 발사 횟수가 많아지고, 민간 우주기업이 늘어나는 환경에서는 회수 기술과 정비 체계가 사업성을 좌우하게 된다. 중국이 해상 회수 장비에 투자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위성통신과 지구관측, 우주 인터넷, 국방·안보 분야의 수요가 커지면서 발사 횟수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발사장을 갖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로켓을 회수하고, 점검하고, 다시 발사할 수 있는 체계까지 갖춰야 상업우주 산업의 비용을 낮출 수 있다. ◆ 전력·기술·우주를 묶는 중국식 산업 전략 중국은 전력과 제조업, 디지털 산업, 우주항공을 따로 보지 않는다. 재생에너지 설비는 공장과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공급하고, AI와 디지털 기술은 생산과 유통의 비용을 줄인다. 재사용 로켓은 통신과 관측, 위성 서비스 시장을 넓히는 기반이 된다. 40억㎾를 넘긴 발전설비는 중국 산업이 쓸 수 있는 전력의 외형을 보여준다. APEC 중소기업 포럼은 그 산업 기반을 주변국 기업과 연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링항저의 건조와 해상 회수 체계 구축은 중국이 지상 제조업을 넘어 우주산업까지 시야를 넓히고 있음을 말해준다. 다만 중국이 풀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재생에너지 설비가 늘수록 전력망 안정성과 저장장치 확보가 중요해진다. 해외 협력은 기술 규제와 공급망 갈등, 각국의 투자 심사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재사용 로켓도 회수 성공과 반복 사용의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돼야 비용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 중국의 산업 경쟁력은 이제 공장을 많이 짓는 데서만 갈리지 않는다.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보내고, 기술을 사업으로 바꾸며, 발사체를 되살려 다시 쏘는 능력까지 갖춰야 한다. 최근의 전력·AI 협력·우주항공 투자는 그 방향을 향한 중국의 움직임으로 읽힌다.
2026-06-25 17: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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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한·유럽 스테이블코인 협력 프로젝트 참여 外
[경제일보] 케이뱅크, 한·유럽 스테이블코인 협력 프로젝트 참여 케이뱅크가 한국과 유럽 은행권이 공동 추진하는 스테이블코인 협력 프로젝트 '판게아'에 참여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한국과 일본 금융기관이 참여한 스테이블코인 해외송금 기술검증 사업인 '팍스 프로젝트'의 후속 사업이다. 판게아 프로젝트는 국내 은행권과 유럽연합(EU) 스테이블코인 발행 추진 법인 키발리스, 글로벌 금융 메시징 네트워크 SWIFT, 블록체인 기술기업 체인링크 등이 참여해 차세대 해외송금 모델을 공동 연구·검증하는 프로젝트다. 이번 프로젝트는 원화와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글로벌 은행권 공동 프로젝트다. 참여 기관들은 자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활용 가능성과 은행권 공동 대응 체계, 글로벌 정산 인프라 연계 방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참여 기관들은 각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교환하는 구조를 전제로 해외송금과 정산에 필요한 거래 흐름, 통화 교환 방식, 정산 구조 등을 검증하고 실제 적용 가능성과 잠재적 리스크를 분석할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과 함께한 팍스 프로젝트에 이어 올해는 유럽 금융권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며 "글로벌 금융기관들과 협력해 차세대 해외송금 및 정산 모델의 가능성을 검증하고 디지털 자산 기반 금융 서비스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B금융,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금융위원장상 수상 KB금융그룹이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스타트업 OI #금융권' 행사에서 국민은행과 티냅스의 협력 사례로 금융위원장상을 수상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스타트업과 금융기관의 협력 사례를 발굴하고 투자 유치와 사업 확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민은행과 티냅스는 금융상담 에이전트의 신뢰도 확보를 위한 '실시간 답변 품질 평가 및 통제 시스템 구축' 사례를 발표해 최우수 협업 기업에 수여되는 '올해의 협력상'을 받았다. 양사는 KB금융의 'KB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금융 특화 실시간 답변 평가 모델 설계와 RAG 기반 답변 신뢰성 검증 기술 도입 등을 공동 추진했다. 국민은행은 이번 협업을 통해 생성형 AI가 사실과 다른 정보를 생성하는 환각 현상을 90% 이상 사전 차단했다. 국민은행은 향후 수·여신과 퇴직연금 등 영업 현장 핵심 상담 영역으로 금융상담 에이전트 활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과 금융회사의 전문성을 결합해 금융 현장의 과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고객 가치 창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우수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생산적 금융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청소년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 성과 발표 KB국민은행이 오는 26일 '세계 마약퇴치의 날'을 앞두고 청소년 대상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 사업의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2년부터 청소년 지원 사업 '상다미쌤'을 후원하고 있다. 상다미쌤은 청소년의 고민과 정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비대면 상담과 심리치료 지원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누적 상담 건수는 약 160만건이며 전문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 청소년 1781명에게 심리치료비를 지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22년부터 청소년 범죄와 유해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 방문형 예방교육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24년부터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을 집중적으로 진행해 현재까지 총 41개 학교, 7500여 명의 청소년에게 올바른 의약품 사용법과 마약류 등 유해 약물의 위험성을 교육했다. 학교폭력 예방교육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71개 학교, 1만2000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미래세대를 위한 중요한 포용금융의 실천"이라며 "앞으로도 청소년들의 마음건강 회복과 안전한 성장 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6-25 14: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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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전기사업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전력 DNA, 조연에서 주연되다
[경제일보]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망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HD현대일렉트릭이 전력 인프라 시장의 대표 수혜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때 조선업 경기 침체와 함께 그룹 내 비주력 사업으로 평가 받던 중전기 사업이 AI 시대 핵심 산업으로 재조명되면서 HD현대일렉트릭의 경영 DNA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는 것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뿌리는 1977년 현대중공업 중전기 사업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조선·건설·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국가 산업화 과정에서 발전 설비와 송배전 인프라 중요성에 주목했다. 산업화를 위해 공장, 항만, 발전소 뿐만 아니라 이를 연결하는 전력 망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현대중공업은 발전기와 변압기, 차단기 등 중전기 사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출발점 역시 단순 제조업이 아닌 국가 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전력 인프라 사업에 있었다. 당시 국내 산업계는 중화학 공업 육성 정책과 맞물려 전력 설비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과 플랜트 사업 확대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발전·송배전 설비 사업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조선업 침체 속 존재감 약화…그룹 내 '조연' 머물러 하지만 전력 사업이 항상 주목 받았던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이후 현대중공업의 핵심 사업은 조선과 해양 플랜트였다. 중전기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지만 그룹 성장을 이끄는 주력 사업으로 평가 받지는 못했다. 특히 2014년 이후 국제 유가 하락과 조선업 침체가 이어지면서 전력 사업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플랜트 투자 감소와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중전기 시장 성장세도 둔화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에서 인적 분할 돼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지만 초기에는 시장 기대가 크지 않았다. 조선업 사이클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고 중전기 산업 역시 전통 제조업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당시 전력 기기 업체들은 시장에서 '안정적이지만 성장성은 제한적인 산업'으로 평가 받았다. 국가 기간 망 유지에 필수적인 사업이라는 점에서 꾸준한 수요는 확보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이끄는 주도 업종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시대가 바꾼 전력 산업 위상 반전 계기는 AI였다. 생성형 AI 확산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AWS),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초대형 데이터 센터 구축 경쟁에 나서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AI 서버는 일반 데이터 센터 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데다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 공급 능력이 필수적이다. 실제 미국을 중심으로 AI 데이터 센터 건설이 잇따르면서 전력 부족 문제가 새로운 산업 과제로 떠올랐다. 데이터 센터를 짓더라도 전력 망 연결이 지연돼 가동 시점을 늦추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AI 산업 성장의 병목이 반도체 부족에서 전력 부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데이터 센터와 산업 현장까지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송배전 설비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반도체 뿐만 아니라 변압기와 차단기, 전력망 등 전력 인프라 수요 역시 동시에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AI가 바꾼 운명…HD현대일렉트릭 실적 급반등 HD현대일렉트릭은 이러한 변화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았다. 회사의 핵심 사업은 초고압 변압기와 고압 차단기 등 전력 기기 부문이다. 특히 초고압 변압기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장거리 송전이 가능하도록 고전압으로 변환하는 핵심 설비로 AI 데이터 센터 확대와 전력 망 증설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장치로 꼽힌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AI 데이터 센터 건설이 급증하면서 초고압 변압기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 센터를 짓기 위해서는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송배전 인프라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실적도 가파르게 개선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365억원, 영업이익 258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4.9%로 고수익성을 이어갔다. 1분기에만 17억9700만 달러 규모 신규 수주를 확보해 연간 수주 목표의 42.6%를 채웠고 전체 수주 잔고는 78억8800만 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7.2% 늘었다. 북미 전력 망 교체와 AI 데이터 센터 확산에 힘입어 향후 실적 가시성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에서 유럽까지…변압기 슈퍼사이클 올라타다 HD현대일렉트릭은 호황기에 안주하지 않고 생산 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울산 공장과 미국 앨라배마 법인을 중심으로 변압기 생산 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북미 생산 법인에서는 약 2억 달러를 투자해 제2공장을 건설 중이다. 유럽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독일 법인을 설립하고 데이터 센터와 친환경 전력 기기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의 탄소 중립 정책과 재생 에너지 확대에 맞춰 친환경 전력 기기 수요가 늘어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차단기에 사용되던 육불화황(SF6)은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꼽히는 만큼 유럽에서는 자체 개발한 친환경 고압 차단기(SF6-Free)를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텍사스에 ESS 법인을 설립하고 배전·전력관리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이 초고압 변압기 중심의 성장에 더해 배전 기기와 ESS, 친환경 전력 기기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주영의 전력 DNA, AI 시대 성장동력으로 진화 업계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의 현재 호황이 단순 경기 사이클보다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AI 데이터 센터 확산과 전력망 현대화, 신재생 에너지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전력 인프라 수요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미국 관세 정책 변화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 변동성, AI 투자 사이클 둔화 가능성 등은 향후 실적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특히 현재 HD현대일렉트릭 실적 상당 부분이 북미 시장에 집중돼 있는 만큼 미국 전력 투자 정책 변화와 데이터 센터 투자 속도에 대한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이 기존 사업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축적해온 전력 인프라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대 변화에 올라탄 대표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전력 인프라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기술력과 생산 능력, 납기 경쟁력을 균형 있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회사는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글로벌 고객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2026-06-23 17: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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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보안 특화 AI 'GPT-5.5-사이버' 출시…데이브레이크 확장
[경제일보] 오픈AI가 사이버 보안 특화 인공지능(AI) 모델과 글로벌 보안 협력 프로그램을 동시에 확대했다. AI가 취약점을 찾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보안 업계의 병목이 ‘발견’에서 ‘패치 적용’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오픈AI는 22일(현지시간) 보안 특화 AI 모델 ‘GPT-5.5-사이버’ 정식 버전을 신뢰 기관과 검증된 방어자 대상으로 제한 출시하고 사이버 보안 계획 ‘데이브레이크’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데이브레이크는 오픈AI의 모델과 코덱스 시큐리티, 신뢰 기반 접근 체계, 보안 파트너를 묶어 취약점 검증과 위험 우선순위 판단, 패치 생성·검증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GPT-5.5-사이버는 취약점 재현 능력을 측정하는 사이버짐 벤치마크에서 85.6%를 기록했다. 기존 범용 모델 GPT-5.5의 81.8%보다 높은 수치다. 오픈AI는 이 모델이 대규모 코드베이스를 분석하고 보안 관련 구성요소를 식별하며 취약 코드의 도달 가능성을 추적하고 통제된 환경에서 패치를 개발·시험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AI는 보안의 병목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심각한 취약점을 찾는 데 희소한 전문성과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AI가 복잡한 코드베이스를 빠르게 탐색하면서 취약점 보고가 늘어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오픈AI는 “취약점 보고서만으로는 누구도 보호할 수 없다”며 “진정한 가치는 문제를 검증하고 영향을 파악하며 패치를 개발·시험하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코덱스 시큐리티도 업데이트됐다. 오픈AI에 따르면 코덱스 시큐리티는 지난 3월 연구 미리보기 출시 이후 3만개 이상의 코드베이스와 3000만건 이상의 커밋을 스캔했다. 사람이 직접 고친 것으로 표시한 보안 이슈는 7만건 이상이며 자동으로 해결된 것으로 판단된 사례도 50만건을 넘었다. 데이브레이크 파트너 프로그램도 확대됐다. 오픈AI 공식 파트너 명단에는 아카마이, 체크포인트, 시스코, 클라우드플레어,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다크트레이스, 엘라스틱, 포티넷, IBM, 옥타, 팰로앨토네트웍스, 프루프포인트, 레드햇, 센티넬원, 소포스, 테너블, 지스케일러 등이 포함됐다. 글로벌 시스템통합·컨설팅 파트너로는 IBM, 액센츄어, EY, KPMG, PwC, 코그니전트, NCC그룹 등이 참여한다. 오픈AI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취약점을 확인하고 보완하는 ‘패치 더 플래닛’ 계획도 공개했다. 트레일오브비츠, 해커원 등과 협력해 보안 연구자와 오픈소스 유지관리자가 취약점 검증과 패치 적용을 함께 진행하는 구조다. cURL, Go, Python, Sigstore, pyca/cryptography 등 30개 이상의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한국도 협력 대상에 포함됐다. 오픈AI는 최근 한 달 동안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 유럽연합 기관 등과 Trusted Access for Cyber 파트너십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는 서울에서 데이브레이크를 소개하며 한국 정부와 기관, 기업이 첨단 AI 보안 역량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는 앤트로픽의 최상위 모델 ‘미토스5’와 ‘페이블5’가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 논란에 휘말린 시점과 맞물린다. 일부 외신은 미국 정부가 외국인과 해외 기관의 해당 모델 접근을 제한하도록 요구했고 앤트로픽이 규정 준수를 위해 모델 접근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고성능 AI 모델이 사이버 공격과 방어 양쪽에 모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AI 기업의 보안 모델 배포 방식도 국가안보 이슈가 되고 있다. 오픈AI는 GPT-5.5-사이버를 일반 공개가 아니라 검증된 방어자 대상의 제한 접근 방식으로 운영한다. 강력한 사이버 능력을 방어 목적으로 활용하되, 오용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신원 확인, 접근 범위 제한, 모니터링, 사람의 검토를 병행하겠다는 구조다. 한편 AI 보안 경쟁은 이제 취약점을 더 많이 찾는 싸움에 머물지 않는다. 발견한 취약점을 얼마나 빠르게 검증하고 실제 패치로 연결하느냐가 승부처가 되고 있다. 오픈AI의 데이브레이크 확대는 AI 모델 경쟁이 사이버 보안의 운영 체계와 국제 규범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은 과제는 강력한 AI 보안 도구를 방어자에게 충분히 열어주면서도 공격 도구로 전용되지 않도록 통제하는 일이다.
2026-06-23 13: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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