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475건
-
의료 AI부터 게임 제작 자동화까지…스마일게이트 오렌지플래닛, 스타트업 12곳 발굴
[경제일보]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플래닛 창업재단이 의료 인공지능(AI)과 로봇, 게임 제작 자동화, 딥페이크 탐지 등 다양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12개 팀을 선발했다. AI를 활용해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콘텐츠 제작 효율을 높이고, AI로 발생하는 보안 위협에 대응하려는 기업들이 포함됐다.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고객 확보와 사업화 성과를 입증하는 것이 해당 기업의 다음 과제가 될 전망이다. 16일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플래닛 창업재단은 2026년 하반기 정기모집에서 서류 평가와 심층 인터뷰, 발표 심사를 거쳐 12개 팀을 최종 선발했다고 밝혔다. 예비·초기 사업 단계를 지원하는 '오렌지가든'에 8개 팀,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준비하는 '오렌지팜'에 4개 팀이 합류했다. 오렌지플래닛은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책임자(CVO)의 소셜 임팩트 철학을 바탕으로 설립된 창업재단이다. 재단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45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했으며, 동문 기업의 누적 기업가치는 4조800억원을 넘어섰다. 이번 선발에는 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와 초개인화 의료서비스, 로봇·피지컬 AI 등 기술 분야가 포함됐다. 이와 함께 프롬프트를 활용한 게임 자동 생성, 딥페이크 및 AI 생성물 탐지 등 AI를 콘텐츠 제작과 보안에 적용하는 기업들도 이름을 올렸다. 의료 분야에서는 브이바디와 에봄에이아이, 퍼슬리, 다다닥헬스케어가 선발됐다. 브이바디는 인체를 3차원(3D)으로 복원하고 분석하는 AI 솔루션을 개발한다. 에봄에이아이는 AI 기반 심장질환 조기 진단 인프라를, 퍼슬리는 의무기록 학습 기반 중증 환자 의료 AI 에이전트를 사업 영역으로 삼고 있다. 다다닥헬스케어는 의료기기 연동형 소아과 AI 원격진료 플랫폼을 내세웠다. 이들 기업은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의료진과 환자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의료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기술을 개발 중이다. 로봇과 AI 기반 기술을 다루는 기업도 선발 명단에 포함됐다. 세코어로보틱스는 영상 기반 3D 공간 인식 로봇 AI 솔루션을 개발한다. 아리스토인텔리전스는 AI 에이전트 간 맥락과 메모리를 공유하는 서비스 '멤베이스'를 선보였다. AI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형태로 발전하면서 공간을 인식하는 기술이나 에이전트 간 정보 연계 등 기반 기술을 사업화하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콘텐츠 제작과 보안 분야에서는 다이달게임즈와 스틸컷이 이름을 올렸다. 다이달게임즈는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게임을 자동 생성하는 엔진 플랫폼 'COGGS'를 개발한다. 이용자가 원하는 내용을 입력해 게임 제작 과정의 일부를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스틸컷은 딥페이크 방어와 AI 생성물 탐지 솔루션 '스틸컷'을 개발한다. AI를 활용해 이미지와 영상 등 콘텐츠를 만드는 기술이 확산하는 가운데 생성물의 진위 여부를 판별하고 악용 가능성에 대응하는 기술도 필요해지고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나머지 선발 기업은 플랫폼과 소비재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다. 스테리는 크리에이터 팬 이벤트 운영 지원 플랫폼 '와르르'를, 슬리비즈는 이커머스 기업 인수·합병(M&A)과 양도양수 중개 플랫폼 '셀러비즈'를 운영한다. 청방코리아는 꿀벌 유래 원료를 활용한 K-뷰티·웰니스 브랜드 '비누보(bee:nuvo)'를 선보인다. 하퍼는 대화형 이직 매칭 AI 커리어 에이전트 '하퍼'를 개발한다. 오렌지플래닛은 선발 팀에 최대 1년간 서울 강남센터 입주 기회를 제공하고, 성장 단계에 맞춘 전문가 멘토링과 선배 창업가 네트워킹을 지원할 계획이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파트너로 참여해 팀당 최대 5억원 규모의 초기 투자를 우선 검토한다. 민간투자주도형기술창업지원(TIPS) 프로그램과의 연계도 추진한다. 오렌지플래닛은 이번 하반기 모집에서 글로벌 벤처 투자 흐름을 반영해 우대 분야를 신설했다. 재단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초개인화 의료서비스, 휴머노이드 로봇과 피지컬 AI,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화 등 원천 기술을 보유한 팀을 발굴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서상봉 오렌지플래닛 센터장은 "이번 하반기에는 기존 유망 산업은 물론, 의료, 로보틱스, AI 등 미래 혁신을 주도할 딥테크 분야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했다"며 "오렌지플래닛은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이 비즈니스 고도화에만 전념해 글로벌 유니콘으로 발돋움하도록 돕는 성장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2026-10-16 16:45:36
-
정기선 취임 1년…HD현대 최대 실적, 신사업 수익성은 검증 전
[경제일보]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오는 17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HD현대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4조원을 넘기며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과거 수주한 고선가 선박과 정유 업황 개선의 영향이 큰 만큼, 실적 확대만으로 취임 이후 경영 성과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발전엔진과 소형모듈원자로(SMR)에 투입할 대규모 자금을 안정적인 이익으로 회수할 수 있을지가 향후 평가 기준이다. 16일 HD현대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연결 매출은 22조4094억원, 영업이익은 4조12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0.2%, 262.2%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6조9594억원이다. 조선과 정유가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저가 수주 선박 비중 축소와 고부가가치 선박 매출 확대, 생산성 개선으로 2분기 영업이익 1조6451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수급 변화 속에 영업이익 1조8241억원을 거뒀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3조4692억원이다. 주력 사업의 이익 확대에는 과거 영업 활동과 외부 환경이 함께 작용했다. 조선은 수주 가격이 수년 뒤 건조 과정에서 매출과 이익에 반영되고, 정유는 원유·제품 가격과 정제 마진에 민감하다. 생산성 개선 등 내부 성과를 고려하더라도 이번 최대 실적을 지난 1년간의 경영 판단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정 회장 체제의 투자 방향은 발전 엔진과 SMR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9월 육상 발전용 엔진 생산 기지에 8336억원, SMR 주기기 제작 전용 공장에 2386억원 등 총 1조72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AI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른 전력 수요를 겨냥한 투자다. 발전 엔진에서는 공급 계약도 확보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4월과 8월 미국 에이페리온에너지그룹, 코반에너지그룹과 각각 6271억원, 9560억원 규모의 발전 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계약금액이 곧 투자 수익을 뜻하지는 않는다. 실제 이익은 제작 원가와 납기 준수, 후속 주문에 따라 달라진다. 기존 계약을 확보한 데 이어 확대할 생산능력을 채울 수요가 지속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투자와 수익 실현 사이의 시차도 길다. 발전엔진 생산기지는 2028년 5월 준공 후 가동할 예정이며, SMR 전용 공장은 2029년 상반기 완공이 목표다. 공장 완공은 생산 기반을 갖추는 단계다. 이후 수주 물량과 가동률을 확보해야 투자비 회수로 이어질 수 있다. 두 사업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기도 어렵다. 발전엔진은 공개된 공급 계약을 통해 사업 규모를 일부 확인할 수 있지만, SMR은 공장 투자액만으로 향후 매출과 이익을 가늠하기 어렵다. 투자 계획에 이어 실제 제작 계약과 납품 일정이 얼마나 구체화하는지가 관건이다. 투자 재원을 뒷받침하는 조선·정유의 호실적이 계속된다는 보장도 없다. 중국 조선업계는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경쟁을 넓히고 있고, 정유는 중동 정세와 제품 수급에 따라 이익이 변동한다. 정 회장의 다음 과제는 투자 규모를 늘리는 데서 나아가 업황이 둔화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구조를 입증하는 것이다.
2026-10-16 11:19:28
-
현대건설, 공동주택 ALL-PC 시대 연다…H-PCW 인증 획득 外
[경제일보] 현대건설은 내진 성능을 확보한 PC 구조 벽체 시스템(H-PCW)으로 대한건축학회 건축인증센터로부터 기준적합성 인증을 취득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인증은 공동주택의 코어 부분까지 ‘사전제작 콘크리트(PC) 공법’으로 시공해 내진 성능과 안전성까지 입증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현대건설이 삼표피앤씨, 까뮤이앤씨와 공동으로 개발한 H-PCW 기술은 ‘에이치-링크(H-Link)’라 불리는 고리형 U자 후크 철근을 이용해 PC 벽체의 수직 접합 시공 편의성을 높였다. 현재 구조 성능을 향상시켜 특허 출원까지 진행 중이다. 회사는 지난해에도 ‘주거용 PC 라멘구조 시스템’으로 (사)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로부터 기술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이번 H-PCW 기술로 코어 영역까지 안전성을 입증하며 공동주택의 ALL-PC 시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탈현장건설(OSC)은 품질과 생산성 향상, 안전사고 및 환경부하 저감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공동주택 시장에서는 구조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일부 존재해 온 것이 사실이다”라며 “H-PCW 기술은 국가 설계기준이 요구하는 구조 성능을 확보한 만큼 PC 공법의 적용 확대와 OSC 시장 활성화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 시니어입주민 맞춤 지원 ‘눈길’ GS건설은 자이 아파트 입주단지 중 시니어 입주민 비중이 높은 3개 단지를 선정해 통합 주거서비스 앱인 ‘자이홈’ 활용 교육인 ‘자이 시니어 온보딩’을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 ‘자이홈’은 집안 전자제품을 외부에서 제어하는 스마트홈 제어를 비롯해 입주민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주거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통합 주거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이다. 이번 현장 교육은 실제로 서비스를 이해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고객 니즈를 반영해 입주단지를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기획됐다. 기간 중 GS건설 직원들은 현장에 상주해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주요 기능을 시니어 입주민들에게 1:1로 설명했다. GS건설은 올해를 시작으로 단지별 수요와 운영 여건 등을 고려해 ‘시니어 온보딩’교육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시니어 입주민들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큰 글씨 모드’ ‘쉬운 사용 모드’ ‘음성 안내’ 등 시니어들이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프렌들리’ 사용환경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시니어 컨시어지, 가족동행 서비스, 커뮤니티 소모임 등 디지털 사용 지원을 넘어 시니어 고객들의 일상생활 전반으로 고객경험을 확대해갈 것이다”라며 “시니어 고객들이 디지털서비스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이(Xi)가 시니어의 삶에 맞춰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 구성원 참여형 자원순환 캠페인 지속…기부물품 3만건 돌파 SK에코플랜트는 2024년부터 현재까지 진행한 자원순환 캠페인 ‘CE100’의 누적 기부물품이 3만건을 넘어섰다고 16일 밝혔다. ‘CE100’ 캠페인은 구성원들이 사용하지 않지만 재사용이 가능한 의류와 잡화, 생활용품, 도서, 소형가전 등을 기부하는 자원순환 사회공헌 활동이다. 기부된 물품은 밀알복지재단 굿윌스토어와 연계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자립 지원에 활용된다. 이번 성과는 본사뿐 아니라 용인과 청주 등 현장 구성원들이 일상 속 기부에 꾸준히 동참해 거둔 결과다. SK에코플랜트는 본사 로비에 정기적으로 대형 수거함을 설치해 구성원들의 기부 편의성을 높이고 사업장과 현장의 여건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특히 CE100 캠페인을 바자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연계해 자원순환과 나눔의 가치를 구성원들과 함께 실천해 왔다. 구성원들이 기부한 물품을 활용한 사내 바자회를 열고, 판매 수익금을 장애인 직원의 신규 고용과 임금 지원에 활용하는 등 사회적 가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자원순환의 가치를 지역사회와 연결하는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본사와 현장 구성원들이 수거한 폐페트병과 캔의 수익금으로 사업 현장 인근 아동복지시설을 지원하고 폐배터리 반납을 통해 마련한 새 건전지도 함께 전달한 바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 기부물품 3만건 돌파는 구성원들의 일상 속 자원순환 실천이 꾸준히 쌓여 이룬 성과다”라며 “본사 및 현장에서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원순환 및 나눔 프로그램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10-16 09:27:23
-
-
-
'담합 논란' HD현대오일뱅크 "공개된 가격정보"…교환 시점은 공정위서 소명
[경제일보] HD현대오일뱅크가 가격정보 교환·담합 혐의와 관련해 거래처에 공지한 입금가가 시장에 신속하게 전파된다는 설명을 내놨다. 경쟁사와 정보를 주고받은 구체적인 시점과 경위, 경영진·준법감시 부서의 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 정식 심의에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사무처는 지난 7일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의 휘발유·경유·등유 담합 혐의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두 회사에 송부했다. 심사관은 두 회사가 2022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4년간 입금가·확정가·판매정책 등 가격 관련 정보를 교환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3월 초에는 두 차례 입금가를 합의한 것으로 보고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이는 심사관의 판단으로,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준은 향후 위원회 심의에서 결정된다. 심사관이 파악한 관련 매출액은 두 회사 합계 약 44조1000억원이다. 이는 혐의와 관련된 매출 규모로, 부당이익이나 소비자 피해액을 뜻하지 않는다. 이 같은 혐의에 대한 경제일보의 질의에 HD현대오일뱅크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 세금 등을 고려해 입금가를 정하고, 결정 즉시 주유소·대리점 등 거래처에 알린다고 답했다. 이후 문자메시지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가격정보가 시장에 빠르게 퍼진다는 설명이다. 입금가는 주유소와 대리점이 석유제품을 공급받기 전에 지급하는 대금의 기준이 되는 잠정 공급가격이다. 회사는 거래처에 공지된 가격을 경쟁사도 다양한 경로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앞서 경쟁사와 교환한 정보가 이미 공개됐거나 다양한 경로로 확인할 수 있는 사후 정보였으며, 가격과 판매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입금가 합의 혐의도 경쟁사 관계자의 일방적인 진술에 기초한 것이라며 담합 사실을 부인했다. 확인할 대목은 가격 공지와 경쟁사 정보교환의 시간 순서다. 거래처에 가격을 알린 뒤 경쟁사와 정보를 주고받았는지, 교환 당시 시장에서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는지 등을 대조해야 회사의 ‘이미 공개된 정보’라는 설명을 검증할 수 있다. 회사는 이번 답변에서 구체적인 교환 시점이나 사례를 제시하지 않고 정식 심의에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설명한 정보의 범위에도 차이가 있다. 공정위 사무처가 문제 삼은 대상은 입금가뿐 아니라 확정가와 판매정책도 포함한다. 반면 회사의 이번 답변은 입금가의 산정과 시장 전파 과정에 집중됐다. 확정가와 판매정책의 공개 시점, 경쟁사와 직접 정보를 교환한 목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 본지는 경쟁사 접촉을 경영진이나 준법감시 부서가 알고 있었는지, 관련 보고·점검 절차가 있었는지도 물었다. 회사는 이 역시 정식 심의에서 충분히 소명하겠다고 답했다. 조사 이후 경쟁사 접촉 기준이나 가격 결정 절차를 바꿨는지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 준수와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필요한 사항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시행한 조치나 변경 기준, 적용 시점은 답변에 담기지 않았다. 이번 회신만으로는 경쟁사 접촉 경위와 내부 보고·점검 절차가 어떻게 작동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답변 유보 자체가 혐의나 내부통제 부실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정식 심의에서 관련 자료와 의견을 제출해 혐의를 다툴 수 있다. 공정위는 이를 검토한 뒤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고, 위반이 확인되면 제재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2026-10-15 17:08:02
-
외교·안보의 무능한 조율, 국익을 위태롭게 하는 정부의 책임을 묻는다
[경제일보]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떠받치는 두 축은 굳건한 안보와 개방형 통상체제다. 안보가 흔들리면 국가의 존립이 위태롭고, 통상 경쟁력을 잃으면 경제의 활력과 국방의 기반마저 약화된다. 그런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 과정에서 한미 간 이견이 드러나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신청도 연내 추진하지 않기로 하면서 정부의 대외 전략에 경고등이 켜졌다. 우연한 정책 차질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사전에 예상할 수 있는 쟁점을 조율하고 이해관계를 설득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다. 안보에서는 동맹과의 조율이, 통상에서는 국내 갈등을 풀어낼 정치적 결단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국익을 지켜야 할 정부가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면 그 책임부터 분명히 물어야 한다. 전작권 전환은 정권의 치적을 장식하는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다. 우리 군이 연합방위체제를 주도할 역량을 확보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한미동맹의 억제력이 전환 이후에도 유지되는지를 엄격하게 검증해야 하는 국가 안보의 핵심 과제다. 전환 시기를 앞당기는 것 자체가 자주국방의 성과는 아니다. 필요한 능력이 부족한데도 일정에 맞춰 서두른다면 자주라는 명분으로 안보 위험을 키우는 모순에 빠질 수 있다. 정부가 져야 할 책임은 분명하다. 전작권 전환 조건의 충족 여부를 놓고 한미 간 시각차가 있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사전 협의와 검증은 제대로 이뤄졌는지, 우리 군의 핵심 작전 능력은 어느 수준까지 확보됐는지 설명해야 한다. 동맹 간 이견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핵심 조건을 둘러싼 견해차가 남았다면 협의 과정과 판단 근거를 점검하는 것이 마땅하다. 성과를 앞세워 검증을 형식화하거나 정치적 일정을 군사적 판단에 종속시켜서는 안 된다. 정부는 막연한 자주 구호나 낙관론 뒤에 숨지 말고 객관적인 평가 기준과 단계별 보완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안보 정책의 실패는 사후 책임 추궁만으로 되돌릴 수 없다. CPTPP 가입 신청의 연내 보류는 통상 정책의 전략과 조정 능력을 시험하는 또 다른 고비다. 세계 경제가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주의의 격랑에 휩싸인 가운데 주요국들은 시장 접근성을 넓히고 자국 기업에 유리한 통상 규범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가입 논의를 미루기만 한다면 역내 경제 질서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발언권을 잃고 기업의 경쟁 기회도 제약받을 수 있다. 수출로 성장한 나라가 통상 네트워크 확장에 소극적이라면 경쟁국이 차지한 자리를 나중에 되찾는 데 더 큰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다. 물론 CPTPP 가입에는 농수산업 등 민감 산업의 피해와 시장 개방 부담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따른다. 정부가 공개한 경제적 영향 분석에서도 가입 이후 국내총생산(GDP) 증가 효과와 함께 농림수산업의 생산 감소 가능성이 제시됐다. 피해 우려를 무시한 채 가입을 서두를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반발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결정을 미루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정부는 피해 규모를 객관적으로 산출하고 보상과 경쟁력 강화, 산업 전환을 아우르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해관계가 충돌할수록 정부가 나서 국민을 설득하고 국익과 피해 대책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가입의 편익과 비용을 충분히 설명하지도, 피해 대책을 구체화하지도 못했다면 정책 지연의 책임을 국내 반발에 떠넘길 수 없다. 결정을 미룬다고 갈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택의 비용만 커질 수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안보와 통상을 하나의 국가 전략으로 연결하는 정부의 조정 능력이다. 군사적 억제력과 경제적 회복력은 별개의 영역이 아니다. 에너지와 핵심 소재의 공급망, 첨단산업의 해외 시장, 동맹국과의 기술 협력은 모두 경제 안보의 일부다.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면서 주요 교역국과의 경제 관계를 정교하게 관리하려면 외교·국방·산업·통상 부처가 같은 전략 목표 아래 움직여야 한다. 부처별 이해와 단기 현안에 끌려다니는 방식으로는 복합적인 국제 질서에 대응할 수 없다. 대통령실과 관계 부처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고,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하며 결정의 결과에 책임지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제 정부는 말이 아니라 결과로 답해야 한다. 전작권 전환의 군사적 조건과 한미 간 협의 상황을 투명하게 설명하고, CPTPP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실질적인 통상 전략과 산업 피해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연내 가입 신청을 보류했다면 그 기간에 무엇을 검토하고 어떤 대책을 마련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정책이 지연되거나 판단이 잘못됐다면 원인을 밝히고 시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책무다. 국회 역시 정쟁에 매몰되지 말고 객관적 검증과 초당적 협력으로 정부를 감시해야 한다. 외교·안보와 통상에는 정권의 임기가 있지만 국익에는 임기가 없다. 자주국방은 동맹을 흔드는 구호가 아니라 스스로 지킬 능력으로 증명해야 하며, 통상 주권은 가입 선언이 아니라 시장을 확보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지키는 성과로 입증해야 한다. 정부가 원칙과 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그 대가는 국민의 안전과 기업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국가 전략의 혼선을 불가피한 국제 환경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상황을 예측하고, 갈등을 조정하고, 국익을 관철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다.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정책을 바로잡고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한다.
2026-10-15 11:03:33
-
-
-
코스피 6000의 허상…반도체 착시에 가려진 한국 경제의 민낯
[경제일보] 코스피가 장중 7000선을 돌파했다가 급락해 6000선을 겨우 지켰다. 주가지수가 한국 경제의 부활을 보증하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산업 현장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일부 기업의 실적 개선이 마치 한국 경제 전체의 도약인 듯한 착시를 낳고 있다. 지수의 상승과 경제의 체력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일부 기업의 눈부신 실적을 국가 경제 전체의 경쟁력으로 포장하는 순간 구조개혁의 절박성은 사라지고 위기의 경고음은 묻힌다. 지금 경계해야 할 것은 주가 하락만이 아니라 주가 상승이 만들어낸 위험한 자기만족이다. 반도체의 저력은 부정할 수 없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첨단 반도체 수요 확대는 우리 기업에 귀중한 기회다. 그러나 반도체의 호황이 산업 전반의 회복을 뜻하지는 않는다. 석유화학은 공급과잉과 중국발 저가 공세에 시달리고, 철강은 보호무역 장벽과 탄소 규제에 직면해 있다. 배터리와 전기차 산업도 수요와 가격 경쟁, 해외 생산 확대 등 복합적인 과제에 맞서고 있다. 고금리와 인건비, 원자재 부담에 시달리는 중소·중견기업의 투자 여력도 충분하지 않다. 산업마다 회복 속도와 여건이 다른데 증시의 상승만으로 경제 전반이 살아났다고 볼 수는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반도체 호황이 경제정책의 성적표마저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수출과 대형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 정부는 경제가 회복 궤도에 올랐다고 자평하기 쉽다. 그러나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과 생산, 설비투자, 고용, 소비가 어떤 흐름을 보이는지 따로 살피지 않는다면 정책 진단부터 빗나간다. 대형 반도체 기업의 호실적이 협력업체의 수익성 개선과 내수 회복, 양질의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성장의 온기는 경제 전반에 퍼지지 않은 것이다. 지수는 높아도 민생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번영을 선언하기 어렵다. 시장의 숫자와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 사이의 간극부터 살펴야 한다. 반도체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국가 경제의 위험을 키운다. 반도체는 기술 변화와 국제 수요, 공급 능력에 따라 호황과 불황이 교차하는 경기순환 산업이다. AI 투자가 둔화하거나 경쟁 기업의 공급 확대와 기술 추격으로 가격과 수익성이 꺾이면 지금의 상승 동력도 약해질 수 있다. 특정 산업이 수출과 기업 실적, 증시를 동시에 떠받치는 구조에서는 업황 변화가 경제 전체의 충격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호황일 때 위험을 분산하지 못한 경제는 불황이 닥친 뒤 더 큰 비용을 치른다. 반도체가 잘나갈 때야말로 다음 위기를 대비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코스피 상승을 치적으로 내세우거나 반도체 투자 확대만으로 미래가 보장된 듯 행동한다면 무책임하다. 필요한 것은 특정 산업에 대한 찬사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복원하는 구조개혁이다. 석유화학은 범용제품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꾸고, 철강은 저탄소 공정과 고급강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배터리와 전기차는 원가 절감과 기술 차별화, 공급망 다변화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AI·로봇·바이오·첨단소재 등 미래 산업도 연구개발과 인재 육성, 시장 창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워야 한다. 보조금에 의존하는 산업정책이 아니라 기업이 혁신하고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여건을 바꾸는 정책이 필요하다. 규제 개혁은 그 출발점이다. 불합리한 인허가와 중복 규제,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은 기업의 투자 결정을 늦추고 자본과 인재의 해외 유출을 부추긴다. 정부는 규제의 존치 필요성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노동·세제·입지·연구개발 제도를 산업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 공정경쟁과 안전, 환경이라는 원칙은 지키되 혁신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는 걷어내야 한다. 기업 역시 정부 지원에 기대기보다 기술 투자와 생산성 향상, 투명한 지배구조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경제의 건강성을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코스피와 반도체 수출액만 볼 것이 아니라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증가율, 제조업 가동률, 설비투자, 중소기업 수익성, 고용과 실질소득을 함께 살펴야 한다. 반도체 호황의 과실이 협력업체와 지역경제, 근로자의 소득으로 확산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성장의 폭이 좁고 과실이 한쪽에 집중된다면 높은 지수는 번영의 증거가 아니라 경제의 취약성을 가리는 가림막일 수 있다. 코스피 6000은 자축할 숫자가 아니라 냉정한 자기 점검을 요구하는 시험대다. 반도체가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것은 축복이지만, 반도체 없이는 경제의 활력을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는 위험하다. 반도체의 성공을 한국 경제 전체의 성공으로 착각하는 순간 구조개혁의 골든타임은 사라진다. 정부는 장밋빛 지수에 기대 현실을 미화하지 말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과 민생 회복을 기준으로 정책을 다시 짜야 한다. 증시의 높이가 아니라 경제의 저변이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승에 취한 환호가 아니라 반도체 이후까지 내다보는 냉철한 결단이다.
2026-10-14 15:48:00
-
-
-
-
깃발만 앞세운 '중수청'의 자중지란, 기본과 상식이 먼저다
[경제일보] 국가 형사사법 체계를 백년대계의 관점에서 재편하겠다며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열흘여 만에 내부 갈등과 운영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중대범죄를 엄정하게 수사해야 할 기관이 정작 조직의 기초를 다지는 일부터 삐걱거린다면 국민이 무엇을 믿어야 하겠는가. 검찰개혁이라는 거창한 깃발을 앞세웠지만, 정작 그 깃발을 받쳐야 할 행정 역량과 조직 운영의 기본은 갖췄는지 의문이다. 제도 개편의 명분이 아무리 그럴듯해도 준비 부족과 권력 다툼으로 얼룩진다면 개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출범 과정부터 문제다. 현장에서는 핵심 수사 인력 부족과 주요 보직 공백, 수사 기밀을 다룰 전산망 등 필수 인프라의 미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실이라면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중대범죄 수사는 전문 인력과 정보 보안, 증거 관리, 기관 간 공조 체계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이런 기반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채 정치 일정에 맞춰 조직부터 출범시켰다면 그 자체가 무책임한 행정이다. 간판을 먼저 달고 내부를 나중에 채우겠다는 식의 개문발차는 국가 수사기관이 취할 방식이 아니다. 수사기관의 부실은 일반 행정기관의 시행착오와 다르다. 증거 확보가 늦어지고 수사 정보가 유출되거나 사건 처리에 공백이 생기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범죄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수사의 완결성이 훼손되면 그 책임은 누구도 대신 질 수 없다. 정부는 출범 당시 인력과 시설, 예산, 전산 보안, 사건 이관 및 공조 절차를 얼마나 면밀하게 점검했는지 공개해야 한다. 준비가 미흡했다면 누가 어떤 판단으로 출범을 강행했는지부터 규명해야 한다. 제도 개편의 속도가 수사의 질과 국민의 권리를 희생시키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인사와 감찰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다. 조직 출범 초기에는 지휘 체계를 안정시키고 구성원 간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초대 청장 인선을 둘러싼 논란에 이어 감찰과 인사 조치를 둘러싼 갈등까지 불거졌다면 지도부의 관리 능력을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감찰이 비위 규명을 위한 정당한 절차인지, 내부 비판을 억누르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 위한 수단인지 의혹이 제기된다면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사실관계를 가리지 않은 채 어느 한쪽의 주장만으로 결론을 내려서도 안 된다. 중수청의 존립 근거는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수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이다. 권력의 눈치를 보며 특정 인물이나 세력에는 관대하고 반대편에는 엄격하다면 국민은 그 기관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내부 비판을 무조건 조직 흔들기로 몰아붙이거나 감찰권을 사적으로 행사한다면 기강 확립이라는 명분도 설 자리가 없다. 인사는 전문성과 청렴성, 실적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하며 감찰은 명확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돼야 한다.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장치가 없다면 조직 개편으로 간판만 바뀌었을 뿐 권력 수사의 고질적 문제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여당의 책임이 무겁다. 검찰개혁의 당위만 강조하며 제도 설계와 현장 준비의 허점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개혁의 성패는 조직을 얼마나 빨리 출범시켰느냐가 아니라 범죄를 얼마나 정확하고 공정하게 수사하느냐로 판가름 난다. 정부는 출범 준비 과정과 인사·감찰 논란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전산 보안과 전문 인력 확보, 사건 처리 기준 등 운영 전반의 취약점을 공개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중수청 지도부 역시 책임을 실무진에 떠넘기지 말고 조직 혼란을 초래한 의사결정과 지휘 체계부터 돌아봐야 한다. 정치권도 수사기관을 정쟁의 전리품으로 삼으려는 유혹을 버려야 한다. 권력구조 개편이 특정 정권의 이해에 따라 흔들리고 기관의 독립성이 정치적 유불리에 좌우된다면 그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중수청이 신뢰를 얻으려면 외부의 정치적 간섭을 차단하는 동시에 내부의 전횡과 무능에도 엄격해야 한다. 독립성은 책임을 면제하는 특권이 아니며, 기강 확립은 비판을 봉쇄하는 명분이 아니다. 중수청 출범 이후의 혼란은 정부가 추진한 제도 개편이 현장의 수사 역량과 조직 운영 체계를 충분히 갖췄는지 되묻게 한다. 국회와 정부는 정치적 명분을 앞세우기보다 수사기관이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 전산망, 지휘 체계를 안정시키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조직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함께 확보할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깃발이 제도를 대신할 수 없고, 명분이 실력을 대신할 수도 없다. 중수청은 지금이라도 출범의 속도보다 운영의 완성도를 우선해야 한다. 정부는 졸속 준비와 인사 난맥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지도부는 공정한 인사와 투명한 감찰, 전문적인 수사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기본과 상식이 무너진 개혁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중수청이 진정한 개혁의 성과를 입증하는 길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법과 원칙에 따른 공정한 수사,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시작된다.
2026-10-13 18:01: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