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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맛만 보는 시대 지났다…문화 콘텐츠로 소비자 접점 확대
[경제일보] 식품업계가 제품 중심 마케팅에서 벗어나 음식의 문화적 가치와 체험 요소를 함께 전달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요리경연은 가족이 참여하는 식품문화축제로 키우고 김치와 김장문화는 박물관 전시·체험으로 축적하며 장수 브랜드는 전통문화 행사 속 이야기와 놀이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21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NS홈쇼핑·풀무원·오뚜기는 각각 축제, 박물관, 문화행사를 통해 소비자가 식품과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NS홈쇼핑은 19년간 이어온 요리경연대회를 온 가족이 참여하는 식품문화축제로 확장하고, 다음 달 16~17일 전북 익산 하림 퍼스트키친에서 익산시와 함께 'NS푸드페스타 2026 익산'을 개최한다. 지난해 약 2만명이 행사장을 찾은 가운데 올해는 기존 요리경연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가족 단위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요리·체험·공연·먹거리 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했다. 축제 중심에는 전국에서 선발된 참가자들이 참여하는 요리경연이 자리한다. 참가자들이 선보인 메뉴는 맛·편의성·상업성·창의성 등을 기준으로 평가해 실제 상품이나 신메뉴로 발전할 가능성까지 살핀다. 올해는 여기에 가족이 한 팀으로 직접 요리하는 가족부문 경연을 새롭게 마련해 참여 범위도 넓혔다. 음식 맛과 함께 생산 과정까지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하림 퍼스트키친 생산시설 견학을 비롯해 쿠킹클래스와 '도전! 푸드 골든벨', 쿠킹쇼, 시식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식품을 보고 만들고 맛보는 체험을 한 공간에 담았다. 식품산업과 지역 관광을 잇는 구성도 강화했다. 익산의 대물림 맛집과 식품기업, 청년 창업기업을 한데 소개하고 유관기관까지 참여시켜 지역 식품산업의 흐름을 보여주는 한편 익산역과 버스터미널에서 행사장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해 축제 관람이 지역 관광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요리경연을 중심으로 식품 생산·창업·지역 먹거리·관광을 한데 묶어 K-푸드를 직접 보고 즐기는 체험형 콘텐츠로 확장한 것이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올해 NS푸드페스타는 요리경연을 중심으로 식품산업과 지역 먹거리, 청년창업, 가족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식품문화축제로 준비했다"며 "아이들과 함께 K-푸드의 저력을 직접 보고 맛보며 축제와 익산 여행을 즐기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NS홈쇼핑이 식품을 대규모 축제로 풀어낸다면 풀무원은 김치와 김장문화를 박물관이라는 상설 공간에 축적하고 있다. 풀무원 뮤지엄김치간은 오는 29일 김치박물관 설립 40주년을 맞아 'Since 1986, 김치박물관: 기억을 모아, 새로운 유산으로' 행사를 개최한다. 1986년 서울 중구 필동에서 문을 연 김치박물관은 이듬해 풀무원이 인수한 뒤 사회공헌 사업으로 운영돼왔다. 2015년에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뮤지엄김치간'으로 재개관해 김치의 유래와 종류, 김장 도구와 공간에 관한 유물에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설립 40주년을 맞아 지난 시간을 보여주는 특별 전시도 마련한다. 5층 김치공부방에는 과거 신문 기사와 사진 등을 전시해 김치박물관의 40년 변천사를 보여주고 4~5층에서는 28가지 김치 영상과 100종의 김치 사진을 선보인다. 전시 중심의 관람에 직접 김치를 만들어보는 체험도 더했다. 어린이 대상 '어린이 김치학교 AWARDS'에서는 기존 참가자 투표에서 다시 만들고 싶은 김치 1위로 선정된 '토마토 배추김치'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체험도 별도로 마련했다. 성인 외국인 대상 'DIY Kimchi 101'에서는 참가자가 맵기 단계와 양념 베이스를 직접 선택해 취향에 맞는 통배추 김치를 만들 수 있다. 프로그램은 영어로 진행해 외국인도 김치 담그기 과정을 따라가며 한국의 김장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뮤지엄김치간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국 김치와 김장문화를 전파하는 데서 더 나아가 우리 식문화의 가치를 알리고 관람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전통문화 행사와 제품을 결합해 장수 브랜드의 새로운 체험 콘텐츠를 선보였다. 회사는 열라면 출시 30주년을 맞아 문화유산을 분장과 의상, 퍼포먼스로 재해석하는 참여형 행사 '2026 국중박 분장놀이 전국편'에 참여해 체험형 부스 '오뚜기 열라면 궁중잔치'를 운영했다. 오뚜기는 국립춘천·공주·대구·전주박물관에서 열린 본선부터 지난 19일 국립중앙박물관 결선까지 전 일정에 참여했으며 체험 부스 누적 방문객은 1만명을 넘어섰다. 부스 역시 일반적인 제품 시식 공간 대신 행사 세계관을 활용했다. 관람객에게 궁중잔치에 초대받은 신하라는 역할을 부여하고 전통놀이와 열라면 체험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참가자는 '열' 과녁을 향해 장난감 활을 쏘거나 제한시간 안에 '열' 글자를 찾는 놀이에 참여하고 이후 왕이 하사한 잔치 음식이라는 설정의 신제품 '로열라면'을 시식할 수 있도록 했다. 체험 이후에는 오뚜기 캐릭터 '뚜기'와 촬영한 사진을 SNS에 인증하면 상품을 제공하는 이벤트까지 연계해 현장 참여를 온라인 확산으로 이어갔다. 오뚜기 관계자는 "우리 문화유산을 색다른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즐기는 행사의 취지에 맞춰 열라면 역시 궁중잔치라는 콘셉트로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선보이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연계한 체험 기회를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9-21 16: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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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날고 로봇이 현관까지"…우주항공청, 40kg급 도심 배송 실증
[경제일보] 국내에서 드론이 운반한 화물을 로봇이 넘겨받아 아파트 현관 앞까지 배송하는 도심형 비대면 물류 기술이 실제 생활공간에서 검증된다. 우주항공청이 드론과 로봇을 연계한 최대 40kg급 고중량 화물 배송체계를 개발하고 도서·공공시설 중심의 실증을 넘어 인구 밀집지역인 아파트 단지로 적용 범위를 넓히면서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우주항공청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지난 24일부터 오는 29일까지 경남 진주시 혁신도시 아파트 단지에서 드론-로봇 연계 배송 운용체계의 현장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실증은 진주시 은하수동산 장난감은행 인근 남강변에서 출발한 드론이 센텀리버파크 인근 공터까지 화물을 운송한 뒤 드론·로봇 연계 도킹스테이션에서 배송 로봇에게 화물을 전달하고 아파트까지 배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장난감과 도서 등 최대 40kg급 화물을 대상으로 총 50회 실증을 실시한다. 이번 사업은 드론과 로봇의 역할을 나누는 것부터 시작된다. 드론은 차량이나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구간을 공중으로 이동하고, 배송 거점에 도착한 이후에는 로봇이 화물을 넘겨받아 지상에서 최종 배송을 담당한다. 드론이 아파트 단지 내부까지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를 로봇이 보완하는 구조다. 특히 이번 진주 실증에서는 실제 주거공간에서 로봇의 자율주행 성능을 집중 검증한다. 좁은 길목과 횡단보도, 아파트 단지 내부 등 다양한 장애물이 존재하는 환경에서 로봇이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고객 거주지 앞까지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 최대 40kg급 화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도 이번 사업의 특징이다. 현재 상용화된 일부 드론 배송이 소형·경량 화물 중심으로 활용되는 것과 달리 고중량 화물을 드론과 로봇이 나눠 운송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면 생활물류뿐 아니라 공공물자나 산업용 물품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우주항공청은 드론-로봇 연계 배송 기술을 다양한 환경에서 단계적으로 검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충남 내포신도시에서는 충남도서관에서 드론으로 배송한 도서를 스테이션과 로봇이 넘겨받아 내포중학교까지 운송하는 방식으로 40회 실증했다. 지난 3~4월에는 제주 비양도에서 도서지역 배송을 검증했다. 금능포구 드론배송센터에서 비양도 도킹스테이션까지 드론으로 화물을 운반한 뒤 로봇이 56개 배달지로 생활용품을 배송하는 방식으로 89회 실증했다. 이달에는 사천에서도 민간 물류센터에서 드론으로 운송한 택배를 사천시청 주차장의 스테이션과 로봇이 넘겨받아 택배 보관소와 민원실 등 3개 지점으로 배송하는 실증을 48회 진행했다. 내포신도시와 제주, 사천에 이어 이번에는 아파트 단지로 실증 공간을 확대하면서 기술 검증의 단계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에는 공공시설이나 도서지역 등 비교적 통제된 환경에서 드론과 로봇의 연계 운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이번에는 불특정 다수가 생활하는 도심 주거공간에서 실제 배송체계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은 지난 2023년 4월부터 올해 12월까지 총 149억1300만원을 투입해 추진된다. 최대 40kg의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드론과 실내외 겸용 배송 로봇을 각각 7대 개발하고 드론-로봇 연계 도킹스테이션 5대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전국 6곳 이상의 실증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지자체와 협력해 300회 이상의 현장 실증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술 개발 범위도 배송 체계 전반을 포함했다. 드론에는 다중센서 기반 정밀 착륙과 주요 부품 고장 예지 기술 등을 적용하고, 배송 로봇에는 기상과 노면 상태, 주변 장애물에 대응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다. 국산 비행제어컴퓨터와 통신보안 시스템, 드론 관제 시스템, 통합 운용 시스템 등도 함께 개발한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실증을 통해 인구 밀집지역에서의 운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기술 신뢰도를 높여 상용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도서지역과 공공시설, 물류시설을 거쳐 실제 주거공간까지 실증 범위를 넓히면서 다양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운영상의 문제를 사전에 확인한다는 구상이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드론과 로봇이 협업하는 배송 서비스가 국민 생활 속에서 활용되기 위해서 실제 주거환경에서의 사회적 수용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이번 실증을 최대한 활용하여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6-08-28 15:5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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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리스크 관리 경진대회 대상팀, 국제 보험대회서 3위 外
[경제일보] 삼성화재는 자사가 운영한 '제4회 전국 대학(원)생 리스크 관리 경진대회'의 대상팀인 '포슈어'가 지난 21일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NTU)에서 열린 국제 보험 경진대회 'GAIP 2026'에서 3위를 수상했다고 24일 밝혔다. GAIP 2026은 아시아 보험산업의 미래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글로벌 보험 협력기구 GAIP(Global Asia Insurance Partnership)와 난양공대가 공동 주관하는 대회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홍콩,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9개국에서 자국 예선을 거쳐 선발된 대학생 대표팀이 참가했다. 한국 대표로 참가한 포슈어팀은 이화여대·가천대·방송통신대 학생들로 구성됐다. 국내 본선에서 대상을 받은 '생활권 기반 고령자 안전운전 특약'을 주제로 발표했다. 해당 특약은 주행 기록을 바탕으로 고령 운전자별 생활 반경을 도출하고 주행거리와 생활권 내·외 안전운전 수준, 운전패턴 변화 등을 분석해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다. 개인별 주행 변화를 파악해 사고를 예방하고 고령화에 따른 이동 위험을 보험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학생들은 대회 기간 아시아 계리 컨퍼런스(AAC 2026)를 참관하고 삼성Re 싱가포르 법인을 방문해 글로벌 보험산업의 주요 현안과 사업 현장을 살펴보는 시간도 가졌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앞으로도 미래 인재들이 보험산업의 다양한 리스크를 새로운 시각에서 고민하고 글로벌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한화손보, 4050 가족돌봄여성 대상 심리·자립 지원 실시 한화손해보험이 가족을 장기간 돌보며 심리적·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4050 중장년 여성을 대상으로 통합 자립지원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지원은 한화손보가 가족돌봄여성을 위해 추진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웰투게더 캠페인'의 일환으로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과 함께 진행한다. 지원 프로그램은 심리지원과 자립지원으로 나뉜다. 심리지원은 질병이 발생한 가족을 6개월 이상 돌보고 있는 40·5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 심리상담 플랫폼 '마인드 카페' 소속 전문 상담사가 1대1 전화 상담을 진행하며 1인당 총 3회에 걸쳐 돌봄 과정에서 쌓인 스트레스와 우울감 해소를 지원한다. 생활 안정을 위한 자립지원금도 지급한다. 중위소득 120% 이하 가구 가운데 선정된 대상자에게 월 30만원씩 3회에 걸쳐 총 90만원을 지원한다. 지원금은 의료·간병비와 의복 구입, 외식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자는 월드비전 전국 17개 지역사업본부와 복지관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필수 요건과 지원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한화손보는 지역 기반 카페와 간병 전문 커뮤니티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한 모집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가족 간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4050 여성들이 일상을 회복하고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앞으로도 여성의 생애주기 전반을 케어하는 '웰니스 파트너'로서 맞춤형 지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현대해상, 화성시와 '아이마음 놀이터' 조성 MOU 체결 현대해상이 화성특례시와 화성시환경재단, 사단법인 루트임팩트, 사회적기업 코끼리공장과 '화성시 자원순환 활성화 및 아이마음 놀이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아이마음 놀이터'는 현대해상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어린이를 위한 도서와 전시, 체험 놀이공간 등을 조성하는 민관협력 사업이다. 지난해 10월 영등포구청과 첫 협약을 맺어 어울숲공원에 조성했으며 이번 화성시가 두 번째다. 화성시에서는 동탄호수공원 주차타워 유휴공간을 활용해 아동과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화성시는 최근 3년간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출생아 수 1위를 기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현대해상은 시설 건립과 운영을 위한 재정 후원을 맡는다. 화성시는 정책·행정 지원을 담당하며 화성시환경재단과 루트임팩트, 코끼리공장은 각각 공간 운영과 시설 조성, 프로그램 운영에 협력한다. 화성시 재활용센터 사업과 연계해 시니어가 참여하는 장난감 교환·수리 등 자원순환 활동도 운영한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자원순환·환경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정경선 현대해상 부사장은 "현대해상은 어린이보험 1위 기업으로서 건강하고 행복한 육아 동반자를 지향한다"며 "'아이마음 놀이터'가 단순한 놀이공간을 넘어 어린이와 양육자,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양육 문화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거점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8-24 08: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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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동료와 퇴근하는 저녁, 우리는 준비가 됐나
[경제일보] 휴머노이드 로봇이 더 이상 전시장 무대 위의 묘기가 아니라 공장 라인의 동료가 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영국 로봇기업 휴머노이드는 독일 자동차·산업부품 기업 셰플러의 글로벌 제조 현장에 2032년까지 1000~2000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할 계획이다. 초기 배치는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독일 헤르초게나우라흐와 슈바인푸르트에서 시작된다. 현대차그룹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오는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 공장에 투입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제 질문은 기술이 가능한가가 아니다. 인간의 일자리와 임금, 세금과 안전망은 준비돼 있는가다. 자동차 공장은 산업혁명의 가장 오래된 상징 중 하나다. 컨베이어벨트가 노동을 쪼갰고, 산업용 로봇 팔이 용접과 도장을 바꿨다. 이제 그 라인에 사람의 형태를 닮은 기계가 들어온다. 바퀴가 아니라 두 다리로 움직이고, 고정된 팔이 아니라 사람처럼 공간을 인식하며, 단순 반복이 아니라 상황 판단을 흉내 내는 기계다. 공장 안의 로봇은 더 이상 철제 울타리 안에 갇힌 설비가 아니다. 사람 옆에서 상자를 들고, 부품을 옮기고, 위험한 작업을 대신하는 ‘강철 동료’가 되고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 이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한국은 이미 인구절벽 앞에 서 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2022년부터 향후 10년간 332만명 감소하고,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71.1%에서 2072년 45.8%로 낮아질 전망이다. 노동의 빈자리는 점점 커지고, 숙련 노동자의 은퇴는 빨라지며, 청년 인력은 제조 현장을 기피한다. 이 구조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은 공상과학의 장난감이 아니라 산업 현장의 생존 수단이 된다. 기업 경영의 관점도 분명하다. 로봇은 피로를 덜 느끼고, 위험한 작업을 대신할 수 있으며,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반복적으로 수행할 가능성을 제공한다. 다만 여기서 단정은 경계해야 한다. 휴머노이드는 아직 완성된 해법이 아니다. 실제 공장 투입에는 안전성, 신뢰성, 유지보수 비용, 작업 전환 속도, 현장 노동자와의 협업 규칙이 필요하다. 현대차가 아틀라스를 2028년 공장에 투입하고 2030년까지 더 복잡한 공정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도, 이 기술이 오늘 당장 전면 대체가 아니라 단계적 검증의 대상임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방향은 분명하다. 인구는 줄고, 제조 경쟁은 치열해지며, 글로벌 기업들은 더 싸고 빠르고 안정적인 생산체계를 요구한다. 한국 자동차·부품·조선·물류·전자 산업이 휴머노이드 도입을 외면할 수는 없다. 문제는 로봇 도입 여부가 아니라 로봇 도입의 질서다. 시장은 이미 움직이는데 법과 제도, 교육과 세금, 노사관계는 아직 과거의 언어에 머물러 있다. 플라톤은 ‘국가’에서 정의를 설명하며 각자가 자기 본성에 맞는 일을 하고 남의 일을 침범하지 않는 질서를 말했다. 이를 오늘의 공장에 기계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 통찰은 남는다. 사회는 역할이 새로 나뉠 때 정의를 다시 세워야 한다. 로봇이 위험하고 반복적이며 고강도인 작업을 맡는다면 인간은 설계, 관리, 창의, 공감, 판단, 돌봄의 영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 이동이 가능하려면 교육과 임금, 안전망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기술의 승전보 뒤에는 반드시 그림자가 있다. 휴머노이드 도입은 어떤 노동자에게는 해방이지만, 어떤 노동자에게는 실직의 예고일 수 있다. 로봇이 허리를 굽혀 무거운 부품을 들 때 인간 노동자의 허리는 보호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까지 대신한다면, 보호받은 것은 노동자의 몸인지 기업의 비용인지 묻게 된다. 기술은 중립적일 수 있어도 기술이 배치되는 시장은 중립적이지 않다. 여기서 ‘로봇세’ 논의가 나온다. 로봇세는 오래된 논쟁이다. 빌 게이츠는 2017년 로봇이 인간 노동을 대체해 기업 비용을 줄인다면, 그에 상응하는 세금을 부과해 돌봄·교육 같은 인간에게 필요한 일자리에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 논리도 만만치 않다. 로봇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어떤 자동화가 과세 대상인지, 혁신 투자를 위축시키지 않을지, 해외 이전을 부추기지 않을지 모두 어려운 문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구호로서의 로봇세가 아니라 설계로서의 사회계약이다. 로봇 한 대마다 단순히 세금을 매기는 방식은 거칠 수 있다. 그러나 로봇과 AI로 늘어난 생산성, 자동화로 절감한 인건비, 자본집약적 생산에서 발생한 초과이익을 어떻게 사회 전체의 전환 비용으로 연결할 것인지는 논의해야 한다. 재교육 기금, 고용 전환 계정, 지역 제조업 훈련센터, 중장년 노동자의 직무 재설계, 협력사 자동화 지원 같은 구체적 장치가 필요하다. 핵심은 혁신을 벌주는 것이 아니다. 혁신이 만든 과실로 혁신에서 밀려나는 사람을 다시 세우자는 것이다. 기업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는 일은 막을 수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 다만 그 생산성의 과실이 주주와 경영진, 일부 기술 인력에게만 집중된다면 산업의 정당성은 약해진다. 시장경제가 오래가려면 시장 밖으로 밀려난 사람을 다시 시장 안으로 데려오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유럽도 이 문제를 완전히 풀지는 못했다. 다만 AI 시스템의 투명성, 표시 의무, 이용자 고지 같은 규범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이 달 AI법 제50조상 특정 AI 시스템의 투명성 의무 이행 지침 초안을 공개했다. 이것이 곧바로 ‘휴머노이드 노동 가이드라인’은 아니다. 그러나 AI와 로봇이 인간의 생활세계로 들어올수록 기술 사용의 투명성, 책임성, 이용자 보호가 제도화되고 있다는 흐름은 분명하다. 한국도 기술 강국이라는 자부심만으로는 부족하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고 쓰는 능력만큼, 로봇과 함께 일하는 사회를 설계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로봇이 산업 현장에 들어오면 산업안전 규칙도 바뀌어야 한다. 사람이 로봇 옆에서 일할 때 사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로봇이 학습한 작업 데이터는 누구의 자산인가. 로봇 도입으로 줄어든 인건비 중 일부를 노동 전환에 쓸 수 있는가. 협력사와 중소기업도 자동화 혜택을 누릴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로봇 산업은 기술적으로는 앞서가도 사회적으로는 충돌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역할도 분명하다. 한쪽으로는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 실증 특례, 안전 인증, 데이터 표준, 로봇 보험, 산업안전 기준을 정교하게 만들어야 한다. 다른 한쪽으로는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 로봇 정비사, 로봇 운용 관리자, 공정 데이터 분석가, AI 안전 관리자, 현장 재교육 강사 같은 새 직무를 만들어야 한다. 로봇이 기존 일자리를 없애는 속도보다 사람이 새 일자리로 이동하는 속도가 빨라야 사회가 버틴다. 노동계도 냉정해야 한다. 휴머노이드 도입을 전면 거부하는 방식은 오래가기 어렵다. 인구 구조와 글로벌 경쟁, 원가 압박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노동계는 더 구체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로봇 도입 전 고용영향 평가, 전환 배치 계획, 재교육 시간의 유급 인정, 자동화 이익 공유, 산업안전 공동 점검, 협력사 노동자 보호를 교섭 의제로 올려야 한다. “로봇 반대”가 아니라 “인간을 배제하지 않는 로봇 도입”을 요구해야 한다. 기업도 바뀌어야 한다. 휴머노이드 도입을 단순 비용 절감 프로젝트로만 보면 갈등은 커진다. 로봇은 인간을 대체하는 장비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이기도 하다. 어느 길을 선택할지는 기업의 철학과 제도 설계에 달려 있다. 로봇을 들여오면서 노동자의 숙련을 무시하면 공장은 조용해질지 몰라도 조직의 신뢰는 무너진다. 반대로 로봇을 위험 작업과 반복 작업에 먼저 배치하고, 사람을 더 높은 가치의 업무로 옮기면 자동화는 갈등이 아니라 경쟁력이 된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노동의 종말일 수도 있고, 생산성의 신대륙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될지는 기술이 아니라 제도가 결정한다. 로봇의 성능은 기업이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로봇이 만든 사회의 품격은 정부와 국회, 기업과 노동계가 함께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머지않아 휴머노이드 동료와 같은 공장에서 일하고, 같은 라인을 점검하고, 같은 시간에 퇴근하는 저녁을 맞게 될 것이다. 그때 인간 노동자의 어깨가 패배감으로 처지지 않게 하려면 지금 준비해야 한다. 로봇이 대신한 노동의 빈자리를 인간의 배움과 이동, 돌봄과 창의의 자리로 바꿔야 한다. 로봇이 만든 부가 인간을 배제하는 자본의 성벽이 아니라 인간을 다시 세우는 사회적 기반이 되게 해야 한다. 결국 모든 혁신의 마침표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이어야 한다.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는 일은 시장경제의 활력이다. 그 과정에서 밀려나는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은 공동체의 의무다. 차가운 금속음 속에 인간의 따뜻한 숨결을 남기는 것, 그것이 휴머노이드 시대 한국 산업이 지켜야 할 기본이고 원칙이며 상식이다.
2026-05-17 09: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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