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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정권 심판보다 생활정치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경제일보] 6.3 지방선거가 눈앞에 다가왔다. 여야는 총력전에 들어갔다. 여당은 국정 안정을, 야당은 정권 견제를 내세우고 있다. 중앙정치의 시각에서 보면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민심 평가의 성격을 갖는다. 그러나 지방선거의 본령은 따로 있다. 주민의 삶을 누가 더 잘 돌볼 것인가, 지역의 살림을 누가 더 책임 있게 운영할 것인가, 낡은 행정과 무능한 의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묻는 선거다. 지방선거는 대통령을 다시 뽑는 선거가 아니다. 국회를 새로 구성하는 선거도 아니다. 시장과 도지사, 구청장과 군수, 지방의원과 교육감을 뽑는 선거다. 이들이 결정하는 것은 추상적인 이념이 아니라 생활의 조건이다. 버스 노선 하나, 학교 주변 안전 하나, 노후 주택 정비 하나, 보육과 돌봄 예산 하나가 주민의 하루를 바꾼다. 지역 산업단지 규제 완화와 청년 창업 공간, 전통시장 주차장, 병원 접근성, 하천 정비, 쓰레기 처리, 재난 대응 역시 지방정부의 실력과 직결된다. 지방선거를 중앙정치의 승패표로만 소비하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물론 이번 선거에 중앙정치의 의미가 없을 수는 없다. 정권 출범 이후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가 투표장에 반영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가와 집값, 고용과 세금, 복지와 재정, 외교와 안보에 대한 유권자의 판단도 선거에 담긴다. 그러나 모든 지방 의제를 정권 심판론 하나로 덮어버리면 정작 지역은 사라진다. 서울의 교통과 주거, 부산의 산업 재편, 대구·경북의 청년 유출, 호남의 인구 감소, 충청의 행정수도와 산업벨트, 강원의 접경지 경제, 제주 관광과 환경 문제는 모두 다른 해법을 요구한다. 하나의 정치 구호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이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후보의 간판이 아니라 실력이다. 어느 당 소속인가보다 무엇을 해왔는지 누구와 가까운가보다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가 중요하다. 지방정부는 이제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다. 지역 경제의 기획자이자 복지의 집행자이며 재난과 안전의 최전선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서는 생존 전략을 짜야 하고 수도권에서는 과밀과 주거비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인공지능(AI) 산업과 디지털 전환, 기후 대응과 에너지 전환도 중앙정부만의 과제가 아니다. 데이터센터를 어디에 둘 것인지, 전력망과 산업단지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지역 대학과 기업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지방의 미래를 좌우한다. 그런데 선거 현장은 여전히 낡은 정치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물 검증보다 진영 동원이 앞서고 정책 경쟁보다 상대 흠집 내기가 더 쉽게 소비된다. 공천만 받으면 사실상 당선이 보장되는 지역도 적지 않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무투표 당선자가 500명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한 규모로 지방자치 경쟁이 얼마나 약화됐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선택지가 없는 선거는 유권자의 권리를 반쪽으로 만든다. 지방의원 선거가 생활정치의 입구가 아니라 정당 조직의 하부 구조로 굳어지면 지방자치는 뿌리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교육감 선거 역시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교육은 한 세대의 미래를 결정하는 영역이다. 학력 저하와 사교육비 부담, 학교폭력, 교권 회복, 디지털 교육, 지역 간 교육 격차는 어느 하나 쉬운 과제가 아니다. 그런데도 상당수 유권자는 교육감 후보가 누구인지조차 충분히 알지 못한 채 투표장에 들어선다. 정당 표시가 없다는 이유로 정보는 부족하고 후보들은 이념 구호 뒤에 숨는다. 교육감은 아이들의 학교와 교사의 일터, 학부모의 삶을 바꾸는 자리다. 모른 채 찍는 투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유권자에게도 책임은 있다.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표를 포기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투표하지 않는 시민의 몫은 언제나 더 조직된 세력이 가져간다. 지방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결국 생활정치의 질을 떨어뜨린다. 주민이 묻지 않으면 후보는 답하지 않는다. 공약을 따지지 않으면 선거 이후 책임도 물을 수 없다. 누가 우리 지역 예산을 어떻게 쓸 것인지, 빚을 얼마나 늘릴 것인지, 개발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지, 복지는 지속 가능한지, 청년과 노인은 어디에서 살아갈 수 있는지 꼼꼼히 물어야 한다. 정당들도 달라져야 한다. 지방선거를 중앙정치의 전초전으로만 여기는 태도는 이제 버려야 한다. 좋은 후보를 키우지 않고 지역 정책을 준비하지 않고, 선거 때마다 심판론과 방어론만 반복하는 정당은 지방자치를 말할 자격이 없다. 공천은 정당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다. 부실한 후보를 내놓고 당만 보고 찍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무책임이다. 지방의회 역시 거수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집행부를 감시하지 못하는 의회, 예산을 읽지 못하는 의원, 주민보다 정당의 눈치를 보는 지방정치는 결국 지역을 병들게 한다. 이번 6.3 지방선거의 기준은 단순해야 한다. 내 삶을 더 나아지게 할 사람인가. 지역의 돈을 제대로 쓸 사람인가. 갈등을 키우기보다 문제를 해결할 사람인가. 중앙정치의 바람에 기대는 후보보다 현장을 아는 후보를, 구호만 외치는 후보보다 숫자와 예산을 설명할 수 있는 후보를, 당색보다 책임을 아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거창한 제도가 아니라 반복되는 선택의 축적이다. 지방선거는 그중에서도 가장 생활에 가까운 민주주의다. 이번 선거를 정권 심판의 함성만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심판도 필요하고 견제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는 것은 주민의 삶이다. 정치가 다시 주민의 삶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 지방정부가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기능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와 정치권 모두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2026-05-30 12: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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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확정… 3연임 넘어 '보수 대개조' 선봉 서나
[경제일보]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최종 확정되며 3연임과 동시에 ‘5선 서울시장’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에 도전한다. 18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경선 결과 오 시장이 박수민 의원과 윤희숙 전 의원을 꺾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오는 6·3 지방선거는 사실상 오세훈 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의 양자 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오세훈 시장은 후보 확정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를 “법치주의 회복과 민주주의 균형을 위한 최후의 전장”으로 규정했다. 이는 단순히 서울시 행정을 넘어, 중앙 정치 무대에서의 ‘여소야대’ 국면을 지방 권력으로 견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보수 정치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부도 위기의 회사라도 혁신을 위해서는 일할 수 있는 인재는 남겨둬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보수 대개조의 선봉’을 자처한 오 시장의 발언은 이번 선거가 그의 정치적 명운을 건 승부처임을 시사한다. 만약 5선에 성공한다면, 그는 단순히 서울시장을 넘어 차기 대권 주자로서 보수 진영의 구심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슬로건으로 대표되는 그의 시정 철학은 중도층 확장성이 강점으로 꼽히는 만큼, 이번 선거는 그의 정치적 비전이 서울 시민들에게 다시 한번 평가받는 무대가 될 것이다. 오세훈 시장의 정치 이력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였다. 2006년 40대 최연소 서울시장으로 화려하게 등장해 재선까지 성공했지만,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다가 사퇴하며 10년간의 긴 정치 공백기를 겪었다. 하지만 그는 2021년 보궐선거를 통해 극적으로 재기에 성공했고, 2022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서울시 최초 4선 시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러한 정치적 굴곡은 그에게 ‘불사조’라는 별명을 안겨주었으며, 이번 5선 도전은 그의 정치적 자산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증명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본선 상대인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은 3선 구청장으로서 탄탄한 행정 경험과 지역 기반을 갖춘 인물이다. 이번 선거는 ‘대권 주자급 거물’인 오세훈 시장과 ‘풀뿌리 행정 전문가’인 정원오 후보의 대결로, 서울시의 미래 비전을 둘러싼 치열한 정책 대결이 예상된다. 관건은 ‘정권 심판론’과 ‘인물론’의 대결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중앙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며 ‘정권 심판’을 외칠 것이고, 국민의힘은 오세훈 시장의 시정 경험과 안정성을 내세워 ‘인물론’으로 맞설 것이다. 오세훈 시장이 5선에 성공한다면, 그의 시정은 더욱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될 것이다. 그는 그간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서울 비전 2030’ 등 장기적인 도시 개발 계획을 추진해 왔다. 5선 시장이 되면 이러한 프로젝트들을 연속성 있게 마무리하고, 서울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하지만 야당이 다수인 서울시의회와의 관계 설정은 여전히 과제다. 5선 시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시의회와의 협치를 이끌어낼지, 아니면 더 큰 갈등을 낳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이번 선거는 서울 시민들이 ‘안정 속의 변화’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인물을 통한 견제’를 선택할 것인지의 싸움이다. 오세훈이라는 거물 정치인이 ‘보수 대개조’라는 시대적 과제를 짊어지고 5선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 6·3 지방선거의 가장 뜨거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2026-04-18 13:0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