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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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그룹, 광복절 맞아 국가유공자 장수사진 촬영 봉사활동 外
[경제일보] 호반그룹은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서울 서초구보훈회관에서 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 장수사진 촬영 봉사활동 ‘오늘을 만든 당신께’를 진행했다고 7일 밝혔다. 행사에는 임직원 봉사단 ‘호반사랑나눔이’를 중심으로 호반건설, 대한전선, 호반호텔앤리조트 등 그룹 임직원 3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봉사활동은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가유공자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초구에 거주하는 국가유공자 30여 명이 참석했으며 헤어·메이크업부터 장수사진 촬영까지 호반그룹 임직원들의 재능기부로 진행됐다. 임직원들은 국가유공자들이 촬영을 기다리는 동안 말벗이 되어 담소를 나누며 뜻깊은 시간을 함께했다. 완성된 사진은 액자에 담아 선물과 함께 전달할 예정이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국가유공자 여러분의 헌신과 희생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부영그룹, 창신대 재학생 대상 제주부영호텔·리조트 현장실습 실시 부영그룹은 창신대학교의 재학생들이 그룹의 레저 계열사인 제주부영호텔·리조트에서 하계 부영트랙 현장실습학기제를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창신대학교는 부영그룹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매 학기 부영트랙 현장실습학기제를 운영 중이다. 부영트랙은 채용연계형 현장실습학기제로 재학생들이 기업 현장에서 실무를 직접 경험하고 취업까지 연계될 수 있도록 설계된 산학협력 프로그램이다. 4학기 이상 이수한 창신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부영트랙에 참여한 전공생은 정규직 채용의 기회도 얻게 된다. 오는 19일까지 실시되는 부영트랙 현장실습학기제에는 창신대 전공생 13명이 참여했다. 전공생들은 조리, 객실, 식음 등 다양한 부서로 배치돼 실무 중심의 교육을 받는다. 이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무능력과 고객 서비스 역량을 갖추고 호텔 서비스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부영그룹 창신대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산업 현장 중심의 실무 경험과 폭넓은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부영그룹과 연계해 채용연계형 현장실습 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다양한 현장 경험을 통해 실무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 산업을 이끌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LH, 시흥거모 A-5블록 신혼희망타운 290호 공급 국토지주택공사(LH)는 시흥거모지구 A-5블록 신혼희망타운 290호 입주자모집공고를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시흥거모 A-5블록은 시흥거모지구에서 처음 공급되는 공공분양 단지로 435호 가운데 공공분양 290호가 이번 공고 대상이다. 전 세대가 전용면적 55㎡ 단일 평형이며 55A, 55A1, 55B, 55B1 등 4개 타입으로 나뉜다. 평균 분양가는 55A, 55B 타입 모두 약 4억4000만원이며 3년 전매제한이 있으나 실거주 의무는 없다. 신혼희망타운 전용 대출상품인 수익공유형 모기지에 가입하면 공급가격의 최대 70%를 최장 30년간 연 1.3% 금리로 빌릴 수 있다. 청약 접수는 사전청약 당첨자를 대상으로 오는 18일 우선 진행된 뒤 25일부터 26일까지 일반 공급이 이뤄진다. 당첨자는 다음 달 발표되고 12월 계약이 이뤄지며 입주는 2029년 11월로 예정돼 있다. 신혼희망타운인 만큼 단지에는 어린이집과 실내외 놀이터를 비롯해 피트니스센터, 작은도서관, 주민카페 등 입주민 전용 시설이 들어선다. 도보 5분 거리에는 개교 예정인 초등학교가 있다. LH는 시흥거모지구가 시흥배곧지구, 안산사이언스밸리 등 경제자유구역과 인접하고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와도 차량으로 10분대 거리에 있어 직주근접 여건이 좋다고 설명했다. 차로 5분 거리에 지하철 4호선과 수인분당선이 지나는 신길온천역이 있으며 신안산선과 월곶판교선이 개통되면 교통 여건은 더 나아질 전망이다. 주택전시관은 경기 화성시 동탄구 청계동 일원에 마련돼 있다. 현장을 찾기 어려운 경우 온라인 사이버모델하우스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2026-08-07 13: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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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컬' 성공 공식 이어갈까…에피드게임즈, 차기작 개발 위해 공개채용
[경제일보] '트릭컬 리바이브' 흥행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에피드게임즈가 차기작 개발에 속도를 낸다. 흥행 IP를 기반으로 개발 조직을 확대해 후속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0일 에피드게임즈는 차기 서브컬처 역할수행게임(RPG) '트릭컬 파티마' 개발을 위해 전 개발 직군을 대상으로 공개 채용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채용은 '트릭컬 리바이브'를 잇는 차기 프로젝트인 '트릭컬 파티마'의 본격적인 개발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모집 규모는 두 자릿수(00명)로, 프로그래밍과 클라이언트, 서버, 그래픽, 기획 등 개발 전 직군에서 인재를 선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채용은 나이와 성별, 전공, 경력 등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서브컬처 게임 개발에 관심과 역량을 갖춘 지원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지원자는 '트릭컬 파티마' 티징 페이지와 에피드게임즈 공식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서류를 접수할 수 있다. 이후 서류 심사와 실무진 및 임원진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최종 합격자는 약 3개월간 실무 중심 교육과 프로젝트 참여를 병행하는 인턴십 과정을 거친 뒤 정규직 전환 기회를 얻게 된다. 인턴십 기간 동안 급여와 복지 수준은 정규직과 동일하게 제공된다. 이번 채용은 대표작 '트릭컬 리바이브'의 흥행 성과를 기반으로 추진된다. '트릭컬 리바이브'는 개성 있는 캐릭터와 독창적인 세계관, 스토리를 앞세워 국내는 물론 일본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에피드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468억원, 영업이익 88억원, 당기순이익 82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에피드게임즈가 '트릭컬 리바이브'의 성공을 단발성 흥행으로 끝내지 않고 차기작 개발과 개발 조직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서브컬처 게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안정적인 개발 인력 확보가 향후 콘텐츠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에피드게임즈는 이번 공개 채용을 계기로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트릭컬 파티마'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차기작을 통해 대표 IP를 확장하는 동시에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에피드게임즈 관계자는 "차기작 '트릭컬 파티마'의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며 공개 대규모 신규 채용을 진행하게 됐다"며 "안일한 세상 한가운데 날카롭게 벼린 죽창이 될 이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2026-06-30 10: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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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권 쥔 현대차 노조, 성과급 잔치가 먼저인가
[경제일보] 현대차 노조가 파업권을 쥐었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함께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조합원 투표는 파업 쪽으로 기울었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도 멈췄다. 현대차 파업은 낯선 뉴스가 아니지만, 올해의 '공기'는 다르다. 기존 임단협이 '기본급 몇 원, 상여금 몇 퍼센트'의 문제였다면, 지금의 쟁점은 이익 배분 공식이다. '순이익의 30%'라는 숫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불붙은 성과급 논쟁이 자동차 산업으로 넘어왔다는 신호다. 대기업 노조의 교섭 언어가 임금 인상률에서 이익 배분율로 바뀌고 있다. 노동의 몫을 말하는 일은 정당하다. 현대차의 실적은 현장의 땀 없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울산·아산·전주 공장의 생산라인, 품질을 붙든 숙련공, 납기를 맞춘 협력사,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를 지켜낸 임직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현대차도 없다. 불황기에는 고통 분담을 말하고, 호황기에는 미래 투자를 이유로 성과 공유를 미루는 기업은 신뢰를 얻기 어렵다. 노조가 성과급의 기준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그런 불신도 있다. 다만,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방식이 과연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대차가 서 있는 자리는 '편안한 잔칫상'이 아니다. 전기차 수요는 예상보다 느리게 움직이고, 하이브리드 호황은 언제든 경쟁 심화에 흔들릴 수 있다. 미국 관세와 통상 불확실성은 손익계산서에 이미 부담을 남겼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으로 밀고 들어오고, 테슬라와 글로벌 완성차들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자율주행, 로봇, 배터리 내재화 경쟁에 돈을 쏟고 있다. 현대차의 이익은 올해 성과급의 재원인 동시에 다음 10년 생존을 위한 실탄이다. 성과급 논쟁이 불편한 지점도 바로 이 부분이다. 순이익은 금고 속 현금 더미가 아니고, 이 순이익 안에는 미국 공장 투자, 전기차 플랫폼, 배터리 공급망, 소프트웨어 인력, 로봇과 AI, 협력사 지원, 주주환원, 미래차 연구개발이 포함돼 있다. 오늘 나눌 돈은 내일 싸울 돈이기도 하다. 교섭장에서 이 사실이 지워지면, 성과급은 보상이 아니라 미래 투자와의 경쟁이 된다. 올해 현대차 노조 요구에는 AI와 자동화에 대한 불안도 담겨 있다. 로봇은 더 똑똑해지고, 생산 데이터는 더 촘촘해지며, 소프트웨어가 자동차의 가치를 좌우하는 등 완성차 공장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에 회사가 AI와 로봇을 도입해 변화를 꾀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불안감은 고조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와 같은 불안감이 모든 요구의 정당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AI 전환이 불안하다면 필요한 것은 순이익 30%라는 숫자만이 아니라 직무 전환 계획, 재교육 시간의 유급 보장, 자동화 도입 전 고용영향 평가, 생산성 향상분의 합리적 공유, 협력사 노동자 보호, 고령 숙련공의 역할 재설계 등의 요구들이 나왔어야 한다. 미래차 시대의 노사 교섭은 돈의 크기보다 변화의 설계가 더 중요하다. 대기업 성과급 파업이 더 민감한 이유는 그 울림이 공장 담장을 넘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멈추면 1차 협력사만 흔들리는 것이 아니다. 2차·3차 협력사, 물류, 항만, 지역 상권까지 파장이 간다. 대기업 정규직의 성과급 요구가 커질수록 그 성과를 함께 만든 협력업체 노동자의 몫은 어디에 있는지도 묻게 된다. 성과급 잔치가 원청 정규직의 식탁에서 끝나면 산업 생태계의 신뢰는 약해진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현대차 노조도 더 큰 시야를 가져야 한다. 현대차 노조는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 중 하나다. 그만큼 힘이 있고, 그만큼 책임도 크다. 순이익 30%를 요구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요구가 청년 구직자와 협력사 노동자, 주주와 소비자, 지역경제와 국가 산업전략 앞에서 어떻게 들릴지도 생각해야 한다. 권리는 고립돼 존재하지 않는다. 권리는 늘 다른 사람의 몫과 마주 선다. 회사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노조의 요구가 거칠다고만 말하기 전에, 성과 배분의 기준을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경영진 보상과 주주환원은 어떻게 정해지고, 임직원 성과급은 어떤 원칙으로 결정되며, 미래 투자를 위해 얼마를 남겨야 하는지 숫자로 말해야 한다. “어렵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현대차는 이미 세계적 기업이다. 세계적 기업이라면 보상 체계도 세계적 설득력을 가져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를 이기는 협상이 아니다. 파업권은 압박 수단일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성과는 아니다. 실제 파업이 벌어지면 노조는 힘을 보여줄 수 있고, 회사는 원칙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생산 차질과 브랜드 훼손, 협력사 부담과 고객 신뢰의 균열은 모두의 장부에 남는다. 파업 뒤에 남는 것은 승자의 깃발이 아니라 손실의 명세서일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노사 합의 이후 대기업 노조들은 성과급의 새 기준을 찾고 있다. 이해할 수 있는 흐름이다. 반도체 호황의 과실을 본 노동자들이 보상을 요구하고, 자동차와 조선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산업 호황을 근거로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다만 산업마다 체질이 다르고, 이익의 변동성도 다르며, 투자 사이클도 다르다. 삼성의 산식이 현대차의 산식이 될 수 없고, 반도체의 성과급 공식이 자동차와 조선의 표준이 될 수도 없다. 성과는 나눠야 한다. 그것이 시장경제의 신뢰다. 하지만 미래까지 나눠 먹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산업의 상식이다. 이 두 문장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올해 현대차 교섭의 본질이다. 현대차는 지금 단순한 임금협상장에 서 있지 않다. 전기차 캐즘, 중국차 공세, 미국 통상 압박, AI와 로봇 전환, 고령화와 정년 연장 요구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길목에 서 있다. 이런 때 성과급 논쟁이 모든 의제를 삼켜버리면 가장 중요한 질문이 사라진다. 현대차는 다음 10년에도 세계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가. 그 승리 안에 노동자의 자리는 어떻게 보장되는가. 노조는 파업권을 얻었다. 이제 더 어려운 선택이 남았다. 그 권리를 실제 파업으로 쓸 것인가, 아니면 더 나은 합의를 끌어내는 마지막 압박으로 남길 것인가. 회사도 선택해야 한다. 버티기로 시간을 살 것인가, 아니면 투명한 성과 배분과 미래 전환 계획을 내놓을 것인가. 현대차의 성과급 논쟁은 돈의 문제가 맞지만, 돈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 제조업이 호황을 다루는 방식, 노동이 기술 전환을 받아들이는 방식, 기업이 성과와 미래를 동시에 설명하는 방식의 문제다. 성과급이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다. 성과급만으로 미래를 설명할 수 없다는 말이다. 파업권을 쥔 현대차 노조 앞에 놓인 것은 잔칫상이 아니라 갈림길이다. 성과를 나누되 투자의 숨통은 남기는 길, 자동화의 불안을 인정하되 변화 자체를 막지 않는 길, 대기업 정규직의 몫을 키우되 협력사와 미래세대의 몫을 지우지 않는 길이 필요하다. 그 길을 찾지 못하면 이번 파업권 확보는 노조의 힘을 보여준 장면으로는 남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자동차 산업의 품격을 높인 장면으로 기억되기는 어렵다. 현대차 노사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직 늦지 않았다. 파업권을 얻은 지금이야말로 파업을 피할 마지막 기회다.
2026-06-26 08: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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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의 '최저시급' 공고가 불편한 이유…MZ도 열정페이에는 웃지 않는다
[경제일보] 젠지 이스포츠의 숏폼 콘텐츠 편집자 모집 공고가 팬들의 감정을 건드렸다. 단순히 시급이 낮아서가 아니다. 공고가 요구한 업무의 무게와 회사가 제시한 보상의 언어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공고에 적힌 업무는 가볍지 않다. 젠지 SNS 채널용 유튜브 쇼츠, 릴스, 틱톡 등 숏폼 콘텐츠를 편집해야 한다. 트렌드 기반 콘텐츠를 제안하고 제작해야 한다. 경기 하이라이트, 선수 콘텐츠, 브랜드 콘텐츠도 다룬다. 지원자는 캡컷, 프리미어 프로, 애프터이펙트 등 영상 편집 툴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포트폴리오도 제출해야 한다. e스포츠 리그 콘텐츠 제작 경험, 빠른 작업 속도, 트렌드 감각, 젠지와 LCK에 대한 높은 관심,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우대사항으로 붙었다. 그런데 급여는 최저시급이다. 이 한 줄이 공고 전체를 다르게 보이게 만들었다. 회사가 원하는 것은 실무형 편집자, 트렌드 기획자, 브랜드 콘텐츠 제작자, 팬덤을 이해하는 커뮤니케이터에 가깝다. 회사가 먼저 제시한 가격표는 노동시장에서 허용되는 가장 낮은 선이다. 물론 최저임금 지급 자체가 곧바로 위법이라는 뜻은 아니다. 근로시간, 주휴수당, 계약 형태, 실제 업무 범위가 법 기준을 충족하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법의 바닥을 지켰다는 사실이 좋은 채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글로벌 e스포츠 브랜드를 표방하는 조직이 팬과 선수의 이미지를 다루는 콘텐츠 실무자에게 최저선을 제시했다면 법 이전에 브랜드 감각의 문제다. 영상편집 시장이 넉넉한 시장도 아니다. 유튜브 영상편집자 노동환경 조사에서도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문제가 드러난 바 있다. 본업 영상편집자의 평균 시급은 1만3495원으로 조사됐다. 이 수치조차 풍족한 보상이라 보기 어렵다. 그런데 2026년 최저시급 1만320원은 이보다도 낮다. 국내 영상편집 평균 월급으로 잡아도 최저임금 월 환산액과는 차이가 난다. 이미 낮게 형성된 시장 평균보다도 낮은 법정 최저선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트렌드 감각과 브랜드 이해를 요구하는 구조가 납득을 어렵게 만든다. 숏폼 편집은 더 이상 단순 편집이 아니다. e스포츠 구단에서 숏폼은 팬 유입의 입구다. 선수 브랜딩의 유통망이고 스폰서 노출의 상품이다. 경기의 한 장면은 몇 초짜리 쇼츠로 재가공돼 플랫폼을 타고 퍼진다. 그 영상이 팬덤을 만들고, 조회수를 만들고, 구단의 브랜드 가치를 만든다. 그 일을 맡기는 공고에 “최저시급”을 적어놓는 것은 콘텐츠의 가치를 말로는 인정하면서 실제 보상에서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고백처럼 읽힌다. 젠지의 매출과 영업이익, 선수 개별 연봉은 공개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돈이 많으니 더 줘야 한다”고 단정하는 방식은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공개된 사실만으로도 젠지는 동네 동아리가 아니다. 포브스는 2022년 젠지의 기업가치를 2억5000만달러로 평가했다. 젠지는 LCK, 발로란트, PUBG 등 여러 종목을 운영하는 글로벌 e스포츠 조직이고 후원사와 콘텐츠 채널, 굿즈 사업을 갖춘 브랜드다. 이런 조직이 콘텐츠 인력을 모집하면서 보상을 최저선으로 못박았다면 팬들이 묻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직무의 기준은 무엇인가. 애정인가, 실력인가. 둘 다 요구하면서 왜 보상만 최저인가. 선수에게 큰 비용을 쓰는 것은 프로 스포츠에서 당연하다. 스타 선수가 경기력을 만들고 팬덤을 만든다. 그러나 그 선수를 팬에게 전달하는 것은 콘텐츠다. 경기장 밖에서 선수의 표정, 말투, 순간, 서사를 팬에게 연결하는 사람이 편집자다. 팬덤 산업에서 콘텐츠 제작자는 주변 인력이 아니라 브랜드의 최전선이다. 선수의 가치는 인정하면서 그 가치를 유통하는 노동은 최저시급으로 충분하다고 보는 순간 산업의 균형은 무너진다. 더 불편한 대목은 ‘열정페이’의 냄새다. 이스포츠와 콘텐츠 제작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지원을 바란다는 말은 채용 공고에서 흔히 쓸 수 있다. 문제는 그 관심이 낮은 보상을 견디는 근거처럼 보일 때다. 팬심은 자격요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팬심이 임금 할인 사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MZ세대는 좋아하는 일에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좋아하는 게임, 좋아하는 팀, 좋아하는 선수를 위해 밤을 새우고 콘텐츠를 만든다. 하지만 그만큼 빠르게 알아본다. 누가 자신의 열정을 존중하는지 누가 그것을 싸게 사려 하는지. 젠지가 정말 교육형 아르바이트를 원했다면 공고는 달랐어야 한다. 업무 범위를 좁히고 실무 교육과 피드백 체계를 명시하고 어떤 성장 경험을 제공할지 밝혔어야 한다. 반대로 포트폴리오와 편집 툴 숙련, 트렌드 기획, 브랜드 콘텐츠 제작을 요구한다면 보상도 그에 맞춰 설계했어야 한다. 교통비, 식대, 성과 보상, 콘텐츠 크레딧, 경력 증명, 정규직 전환 가능성 같은 보완 조건이라도 제시했어야 한다. 지금 공고는 숙련을 요구하면서 보상은 입문보다 낮게 잡은 모양새다. 이 논란의 핵심은 돈 몇 천원의 문제가 아니다. 메시지의 문제다. “우리는 글로벌 e스포츠 브랜드다. 당신에게는 빠른 손, 트렌드 감각, 팬덤 이해, 편집 툴 숙련, 포트폴리오를 요구한다. 하지만 우리가 먼저 보장하는 것은 최저시급이다.” 이 문장을 보고도 젊은 지원자들이 감동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이야말로 지금 시대와 맞지 않는 착각이다. e스포츠는 팬덤으로 성장했다. 팬들이 시간을 쓰고, 돈을 쓰고, 감정을 쌓아 산업을 키웠다. 그 팬들 가운데 누군가는 콘텐츠 제작자가 되고, 누군가는 구단 직원이 되고, 누군가는 산업의 다음 세대가 된다. 그들에게 “좋아하니까 싸게 일해도 된다”는 인상을 주는 순간 브랜드 충성도는 자부심이 아니라 실망으로 바뀐다. 젠지가 이번 공고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복잡하지 않다. 좋은 콘텐츠를 원하면 좋은 노동을 인정해야 한다. 젊은 세대에게 열정은 여전히 통한다. 그러나 열정페이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산업이 커졌다면 임금의 언어도 커져야 한다. 최저시급이라는 한 줄은 법적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젠지라는 브랜드가 말해온 글로벌 e스포츠의 품격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2026-06-24 16: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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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연장과 청년 고용의 정면충돌, 사회적 대타협이 시급하다
[경제일보] 정년 65세 논의가 다시 국회와 노사정의 의제로 올라왔다.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현행 60세인 법정 정년을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올려 2037년 65세에 이르게 하는 방안과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함께 검토하고 있다. 아직 최종 합의안은 아니다. 그러나 정년과 연금 수급 연령의 간극을 더는 방치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는 사회적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 현행 법정 정년은 60세 이상이다. 반면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세부터 국민연금 노령연금을 받는다. 직장을 떠난 뒤 연금이 나오기까지 5년을 견뎌야 하는 세대가 생겼다는 뜻이다. 퇴직금과 개인연금으로 메우라는 식으로 넘길 수 있는 간격이 아니다. 주택담보대출과 자녀 지원, 부모 부양을 거친 뒤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세대에게 60세 이후의 소득 단절은 생활 자체를 흔드는 변수다.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을 기존 일자리의 혜택을 더 누리려는 집단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생산현장과 기술직, 영업과 관리 업무에는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숙련이 있다. 인구 감소로 일할 사람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건강과 능력이 있는 근로자를 나이만으로 노동시장 밖으로 밀어내는 방식도 한계에 닿고 있다. 고령층의 계속고용은 노후소득 보장과 인력 활용이라는 두 과제를 함께 안고 있다. 청년층이 바라보는 현실은 다르다. 대기업과 공공기관, 금융회사 등 안정된 일자리의 채용문은 좁아졌다. 공개채용은 줄고 경력직 중심 채용은 늘었다. 학업을 마친 뒤 첫 직장을 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어지고, 취업준비와 단기 일자리를 오가는 청년도 많다. 지난 5월 청년층 고용률은 43.8%로 1년 전보다 2.4%포인트 낮아졌고, 실업률은 7.2%로 0.6%포인트 높아졌다. 청년에게 정년 연장은 자신의 취업 순서가 더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소식으로 들릴 만하다. 세대 갈등으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60세 정년 의무화의 영향을 분석한 한국개발연구원 연구는 민간기업에서 정년 연장의 혜택을 받는 고령 근로자가 1명 늘 때 청년 고용이 약 0.2명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대규모 사업장과 고용보호가 강한 업종, 기존 정년이 낮았던 사업체에서 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 기업이 인건비와 정원을 조정할 때 해고 대신 신규 채용을 줄이는 선택을 한다면, 정년 연장은 청년에게 채용 감소로 돌아갈 수 있다. 그렇다고 고령층의 일자리를 줄여 청년 채용을 늘리자는 결론도 현실성이 없다. 업종에 따라 고령 근로자의 경험과 청년의 기술 적응력이 결합할 때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에는 숙련 인력의 계속고용이 경영의 숨통을 틔울 수도 있다. 공공부문에서 청년 의무고용과 임금 조정을 병행한 경우에는 고령층 고용 증가가 청년 고용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정년 연장 자체보다 이를 어떤 조건 아래 시행하느냐가 관건이라는 뜻이다. 정년 65세를 추진하려면 청년 채용을 함께 보장하는 약속이 필요하다. 정년 연장의 혜택이 큰 대기업과 공공기관은 단계별 청년 신규채용 계획을 노사 협의에 담고, 그 이행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고령 근로자의 계속고용을 지원하는 세제와 재정 지원도 청년 채용 유지, 직무훈련 확대, 인턴의 정규직 전환과 연동할 필요가 있다. 정년은 연장됐는데 청년 채용은 줄어드는 상황을 막을 장치가 있어야 한다. 임금체계 개편도 피할 수 없다.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는 연공급 체계를 그대로 둔 채 정년만 늘리면 기업은 신규 채용보다 기존 인력 유지에 더 많은 비용을 쓰게 된다. 그렇다고 나이를 이유로 임금을 일방적으로 깎는 방식은 갈등만 키운다. 맡은 일의 난도와 책임, 숙련도와 성과를 반영하는 보상체계로 옮겨 가야 한다. 고령 근로자에게는 기술 전수와 품질 관리, 현장 교육처럼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업무를 맡기고, 청년에게는 새 업무와 승진의 기회를 넓히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중소기업에는 대기업과 같은 처방을 들이밀 수 없다. 인력과 자금 여력이 부족한 사업장에 획일적 정년 연장을 요구하면 조기퇴직과 외주화, 비정규직 확대를 부를 우려가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임금 부담과 직무 전환 비용을 지원하되, 청년 채용과 숙련 전수 프로그램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고령 근로자의 계속고용이 인력난 해소로 이어지는 곳도 있고, 경영 부담으로 작용하는 곳도 있다는 점을 제도에 반영해야 한다. 과도기 대책도 서둘러야 한다. 2037년 65세라는 장기 목표만 내세우고 그 사이 60세 정년을 맞는 세대의 소득 공백을 외면하면 또 다른 불공정이 생긴다. 정년 상향 속도와 재고용 의무 시점,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함께 맞춰야 한다. 제도 전환기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는 5년의 소득 공백을 떠안고, 누군가는 그 부담을 피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청년에게 기다리라고만 할 수도 없고, 고령층에게 일터를 비우라고만 할 수도 없다. 정년 연장 논의는 한 세대의 고용을 지키기 위한 법률 개정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고령층의 소득 공백을 줄이고 청년의 첫 일자리 기회를 지키며,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임금과 직무 체계를 만드는 일까지 함께 풀어야 한다. 정년 65세를 둘러싼 논쟁의 기준은 퇴직 연령을 몇 살로 높였느냐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고령 근로자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길을 열면서도 청년의 출발선이 더 뒤로 밀리지 않았는지를 따져야 한다. 그 조건을 갖춘 합의라야 세대 갈등을 줄이는 제도 개편으로 남을 수 있다.
2026-06-22 09: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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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의 정년 연장 청구서, 청년 일자리의 답도 담겼나
[경제일보] 정년 연장 논의가 다시 국회 문턱에 섰다. 노동계는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65세까지 밀려나는 상황에서 60세 정년은 은퇴자에게 최대 5년의 소득 공백을 남긴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가 이미 초고령사회에 들어섰고, 노후 소득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문제 제기를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 그러나 정년 연장 요구가 정당성을 얻으려면 그 청구서에는 빠진 항목이 없어야 한다. 고령층의 생계 불안만 적고 청년 일자리의 대책을 비워둔 채 국회에 법부터 만들라고 압박한다면 그것은 사회적 합의라기보다 한쪽의 요구를 입법 문장으로 옮기는 일에 가까워진다. 정년 연장은 고령 근로자에게는 소득 공백을 줄이는 안전판일 수 있지만, 청년들에게는 닫힌 취업문 앞에 또 하나의 자물쇠가 걸리는 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소득 공백의 현실, 그러나 비어 있는 청년 대책 고령층의 현실은 엄연하다. 60세에 회사를 떠난 뒤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버텨야 하는 기간이 길어졌다. 은퇴 후에도 생활비는 줄지 않고, 주거비와 의료비 부담은 남아 있다. 60대 초반을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물러날 나이로 보기도 어렵다. 건강수명은 길어졌고, 숙련 인력을 더 오래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설득력이 있다. 정년 연장을 세대 이기주의로만 몰아붙일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법정 정년 숫자만 60에서 65로 바꾼다고 문제가 풀리지는 않는다. 정년 연장은 누군가의 퇴직 시점을 늦추는 제도다. 기업의 인건비 총량과 정원이 그대로인 상황에서는 그 부담이 신규 채용 축소로 옮겨갈 수 있다. 특히 청년들이 선호하는 대기업, 공기업, 금융권, 공공기관일수록 정년 연장의 혜택은 기존 정규직에게 집중되고, 채용 감소의 부담은 취업 준비생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청년들이 답답해하는 지점이 여기에 있다. 이미 청년들은 입시 경쟁, 취업 경쟁, 주거 경쟁을 거쳐왔다. 좋은 일자리는 줄고, 채용 문은 좁아졌고, 서울 집값은 월급만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부모 세대가 올라탔던 성장의 사다리는 희미해졌는데, 이제는 그 사다리 위쪽에 있는 이들의 체류 기간까지 더 늘리겠다는 말로 들린다. “너희도 나중에 나이 들면 혜택을 본다”는 설명은 지금 취업 문 앞에 서 있는 청년들에게 위로가 되기 어렵다. 그들에게 문제는 30년 뒤의 정년이 아니라 올해의 채용 공고다. 노동계는 이 불편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 65세 정년 연장을 요구하면서 청년 채용 축소 가능성에는 어떤 대책을 내놓을 것인가. 연공형 임금체계를 그대로 두고 정년만 늘리자는 것인가. 임금피크제, 직무 재설계, 근로시간 조정, 신규 채용 유지, 세대 간 고용 배분 문제를 함께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을 피한 채 정년 연장만 입법하라고 요구한다면 그것은 개혁안이 아니라 기득권의 연장 신청서로 읽힐 수밖에 없다. 정년의 혜택은 모두에게 같지 않다 한국 노동시장의 모순은 모두에게 같은 정년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법정 정년의 보호를 실제로 누리는 사람은 안정된 직장에 오래 남아 있는 근로자들이다. 중소기업 근로자, 비정규직, 플랫폼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에게 60세 정년이라는 말은 종종 남의 회사 이야기다. 이들에게는 65세 정년보다 다음 계약 연장, 다음 달 매출, 내년 고용 유지가 더 절박하다. 정년 연장 입법의 직접 수혜자가 노동시장 내부에서도 비교적 강한 위치에 있는 집단으로 쏠릴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논쟁은 단순한 노년 대 청년의 감정싸움이 아니다. 이미 안정된 자리를 가진 사람과 그 자리에 들어가려는 사람 사이의 충돌이다. 정년 연장 논의에서 가장 약한 사람은 반드시 60대 정규직만은 아니다. 아직 회사 문턱에도 들어서지 못한 청년, 계약 갱신을 기다리는 비정규직, 중소기업에서 정년이라는 말을 체감하지 못하는 근로자도 노동시장 안팎의 약자다. 조직된 노동의 목소리가 크다는 이유로 이들의 불안이 지워져서는 안 된다. 위쪽이 오래 머물면 아래쪽은 늦어진다 법정 정년의 숫자를 바꾸는 순간 인사·임금·승진·채용 질서가 함께 흔들린다. 부장과 차장의 체류 기간이 늘어나면 대리와 사원의 승진은 늦어진다. 정원이 묶인 조직에서는 신규 채용이 줄어든다. 공공기관에서는 청년 채용 확대를 말하면서 내부 인력의 퇴직은 늦추는 모순이 생길 수 있다. 민간기업은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경력직 중심 채용이나 자동화 투자로 대응할 수 있다. 그 결과가 다시 청년에게 돌아간다면 정년 연장은 세대 통합이 아니라 갈등을 법으로 굳히는 일이 된다. 이미 60세 정년 의무화 이후에도 비슷한 경고가 나왔다. 고령층 고용은 늘었지만 청년층 고용이 줄었다는 분석이 있었다. 물론 고령자와 청년이 늘 같은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 정원이 제한된 일자리, 승진 사다리가 있는 일자리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위쪽의 체류 기간이 늘어나면 아래쪽의 진입과 이동은 늦어진다. 노동계가 이 대목을 불편해한다고 해서 현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청년 일자리 없는 정년 연장은 미봉이다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면 그 방식은 훨씬 정교해야 한다. 연금 수급 연령과 정년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것은 필요하지만, 일률적 65세 정년 의무화가 유일한 답일 수는 없다. 퇴직 후 재고용, 계속고용, 시간제 전환, 직무 전환, 임금 조정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 고령층에게 일할 기회를 주되 기업의 부담을 조정하고, 청년에게는 채용 통로를 남겨야 한다. 어느 한쪽의 고통을 다른 한쪽에게 떠넘기는 방식으로는 버틸 수 없다. 임금체계 개편도 피할 수 없다. 연공급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정년만 늘리면 기업 부담은 커지고 청년 채용 여력은 줄어든다. 고령 근로자의 숙련을 인정하되 직무와 성과, 근로시간에 맞는 임금 조정이 병행돼야 한다. 노동계가 임금체계 개편을 무조건 공격으로만 받아들이면 정년 연장 논의는 국민적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정년은 늘리고 임금체계는 그대로 두자는 주장은 결국 비용 부담을 기업과 청년에게 넘기는 말로 들릴 수밖에 없다. 청년 채용을 지키는 장치도 필요하다. 정년 연장 혜택을 받는 기업에는 신규 채용 유지 의무나 청년 채용 확대 유인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공공기관과 대기업에는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공공기관이 청년 채용 확대를 말하면서 정작 내부 정년 연장으로 신규 채용 여력을 줄인다면 청년들은 그 말을 믿기 어렵다. 청년 일자리를 줄이지 않는 정년 연장이어야 사회적 합의가 가능하다. 정년 연장 논의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는 한쪽의 고통만 말하는 것이다. 고령층의 소득 공백만 말하면 청년의 고용 공백이 지워진다. 청년의 분노만 말하면 은퇴자의 생계 불안이 가려진다.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이 균형을 잡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의 입법 논의는 표 계산과 조직의 압력에 흔들리기 쉽다. 고령층 유권자는 많고, 조직 노동은 목소리가 크다. 반면 청년 구직자는 흩어져 있고, 아직 직장 안의 교섭권도 없다. 국회가 누구의 목소리를 더 크게 들을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정년 연장 논의는 더 엄격해야 한다. 강한 조직을 가진 노동계의 요구가 곧 사회적 약자의 요구로 등치돼서는 안 된다. 노동시장의 약자는 안정된 대기업 정규직만이 아니다. 취업준비생, 계약직 청년, 중소기업 근로자, 경력 단절자, 플랫폼 노동자도 노동시장 안팎의 약자다. 정년 연장 입법이 이들의 몫을 줄이는 방식으로 설계된다면 그 법은 보호가 아니라 배제의 또 다른 이름이 된다. 노동계가 진정으로 일할 권리를 말하려면 청년의 일할 권리도 함께 말해야 한다. 60대의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대의 채용 공백을 키우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면 그 부담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나눌 것인지까지 답해야 한다. 그 답 없이 국회에 법부터 만들라고 압박하는 것은 책임 있는 사회적 대화가 아니다. 청년들은 이미 많은 것을 양보해왔다. 더 오래 공부했고, 더 늦게 취업했고, 더 늦게 결혼하고, 더 늦게 집을 마련하거나 아예 포기했다. 그런데도 사회는 청년들에게 또 기다리라고 말한다. 앞선 세대가 더 오래 일해야 하니 너희의 차례는 조금 더 뒤로 밀릴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말을 정책이라고 부르려면 최소한의 공정성이 있어야 한다. 청년 일자리 대책 없는 정년 연장 입법으로는 그 공정성을 설명할 수 없다. 정년 연장은 피할 수 없는 숙제일 수 있다. 그러나 숙제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제출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노동계의 청구서에는 고령층의 생계 불안은 적혀 있지만 청년의 답답함은 충분히 적혀 있지 않다. 국회가 그 청구서를 그대로 받아 적는다면 청년들은 다시 확인하게 될 것이다. 이 사회가 청년에게 요구하는 것은 참여가 아니라 대기이고, 공정이 아니라 순번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정년 65세 논의가 세대 전쟁으로 가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질문을 바꿔야 한다. 몇 살까지 일하게 할 것인가만 물을 일이 아니다.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 청년 채용은 어떻게 지킬 것인가, 노동시장 밖의 고령층은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임금체계는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정년 연장 입법은 개혁이 아니라 미봉이다. 고령층의 노후를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이름으로 청년의 출발선을 더 뒤로 밀어서는 안 된다.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면 청년 일자리의 답까지 함께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빠진 입법은 사회적 합의가 아니라 힘 있는 쪽의 요구를 법률 문장으로 옮기는 일에 그칠 수 있다.
2026-06-17 07:5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