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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북부 산업단지, 공급 확대 속 첨단 제조·물류 투자 유치 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이어지면서 베트남 북부가 전자·전자부품과 첨단 제조업, 물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산업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이퐁(Hải Phòng)과 박닌(Bắc Ninh)을 중심으로 산업용지와 임대형 공장 공급이 늘고 있으며, 도로·항만·공항 등 물류 인프라 개선도 투자 입지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산업단지 공급이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모든 지역에서 입주 수요가 같은 속도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신규 산업단지가 실제 투자 유치와 가동으로 이어지려면 입지 경쟁력뿐 아니라 기반시설의 완성도, 물류 접근성, 운영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북부 산업용지 2만5200ha 돌파…하이퐁·박닌이 공급 주도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의 2026년 2분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북부의 산업용지 누적 공급량은 2만5200ha를 넘어섰다. 전년 동기보다 15.7% 증가한 규모다. 지역별로는 하이퐁이 전체 공급량의 26%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박닌이 21%로 뒤를 이었다. 흥옌(Hưng Yên)과 닌빈(Ninh Bình)도 각각 약 13%를 차지했다. 2026년 상반기에는 하이퐁·박닌·닌빈의 산업단지 6곳에서 1200ha가 넘는 신규 산업용지가 공급됐다. 제조업 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단지 개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장 공급도 확대되고 있다. 북부의 임대형 기성 공장(RBF) 공급 규모는 2026년 2분기 기준 약 580만㎡로, 전년 동기보다 16.9% 증가했다. 평균 입주율은 86%로 집계됐다. 기성 창고(RBW)의 공급 규모는 약 360만㎡였으며, 평균 입주율은 85.7%를 기록했다. 특히 기성 창고 입주율은 물류 수요와 제조업 확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12.1%포인트 상승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전자·전자부품과 첨단 제조업, 물류 분야의 수요가 산업용 부동산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생산시설을 신속하게 가동하려는 기업에는 공장을 직접 건설하는 대신 기성 공장을 임차하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산업용지 자체의 평균 입주율은 64%로 전년보다 2.7%포인트 낮아졌다. 신규 공급이 빠르게 늘면서 전체 입주율에 조정 압력이 발생한 것이다. 보고서는 이를 기초 수요의 악화보다는 신규 산업단지의 공급 확대와 초기 입주에 필요한 시간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산업용지와 기성 공장은 서로 다른 시장이므로 공장 입주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산업단지 전체의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 공항·도로·항만 연결성, 투자 입지 경쟁의 핵심 변수 산업단지를 선택하는 기업들은 토지 가격과 임대료뿐 아니라 원자재 조달과 제품 수출에 필요한 물류 여건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특히 전자·부품 산업처럼 공급망 내 여러 기업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업종에서는 생산시설과 항만·공항, 주요 소비시장 사이의 이동 시간과 운송 비용이 경쟁력에 영향을 미친다. 베트남 북부에서는 기존 항만과 도로망에 더해 대형 교통 인프라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가 박닌 지역의 자빈 국제공항(Gia Bình International Airport)이다. 베트남 정부의 사업계획에 따르면 자빈 국제공항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 4F급으로 추진되며, 2030년까지 연간 여객 3000만명과 화물 160만t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5~2027년에는 202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필요한 시설을 우선 건설하고, 2030년까지 1단계 사업을 완성하는 일정이다. 공항과 주요 산업도시를 연결하는 도로망이 계획대로 확충되면 하노이(Hà Nội)와 박닌 등 내륙 산업 거점의 국제 물류 접근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실제 시설 완공 시점과 연결 교통망의 구축 속도, 운영 효율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이퐁은 항만을 기반으로 한 물류 여건과 기존 산업 생태계를 갖춘 지역으로, 박닌과 함께 북부 산업단지 시장의 주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흥옌·닌빈·푸토(Phú Thọ) 등 주변 지역에서도 산업용지와 공장 공급이 늘면서 기업들은 생산시설의 입지와 비용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있다. ◆ 안팟5 산업단지, 신규 투자 수요 확보에 나서 이러한 산업단지 개발 흐름 속에서 하이퐁의 안팟5(An Phát 5) 산업단지도 신규 공급 사례로 주목된다. 안팟홀딩스(An Phát Holdings) 계열사가 개발하는 안팟5는 하이퐁시 껌장(Cẩm Giàng) 지역의 르엉디엔(Lương Điền)·응옥리엔(Ngọc Liên) 일대에 조성되는 150ha 규모의 산업단지다. 사업자 측에 따르면 2025년 12월 19일 착공했으며, 2026년 말까지 기반시설을 완성하고 2027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팟5는 전기·전자, 정보기술(IT), 기계·장비 제조, 자동화, 산업용 부품과 소재 등 제조업 분야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고려한 산업단지 개발도 사업 방향으로 내세우고 있다. 사업자 측은 2026년 9월 기준 주요 기반시설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돼 입주 예정 기업들이 공장 건설을 준비할 수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다만 기반시설 완공 일정과 투자 유치 계획은 사업자 측이 밝힌 목표다. 실제 경쟁력을 판단하려면 기반시설의 완성도와 입주 기업 확보 현황, 물류 비용, 인력 수급 및 운영 여건 등을 추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안팟5와 같은 신규 산업단지는 북부 지역의 생산시설 공급을 확대하고 기업의 입지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그러나 산업단지 개발 자체가 곧바로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투자 유치 성과는 기업의 입주 결정과 생산시설 가동, 공급망 내 연계 효과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 공급 확대에서 실질적인 투자 성과로 베트남 북부 산업단지 시장은 산업용지와 기성 공장 공급이 늘어나는 동시에 지역별 입주율과 수요가 차이를 보이는 단계에 들어섰다. 하이퐁과 박닌은 기존 제조업 기반과 물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주요 거점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주변 지역도 상대적으로 넓은 개발 공간과 비용 경쟁력을 내세워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는 산업단지 규모만큼이나 교통 인프라와의 연결성, 공장 가동 준비 수준, 운영 비용, ESG 기준 대응 능력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투자 기회를 실제 생산과 고용으로 연결하려면 신규 산업단지들이 공급 확대를 넘어 입주 기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2026-10-13 17: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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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800조 반도체 투자에 숟가락 얹지 말라
[경제일보] 800조원. 기업 투자 규모만으로도 한국 산업사의 기록을 새로 쓸 만한 숫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서남권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이야기다. 문제는 이 천문학적인 투자계획을 놓고 정치권의 지역 논쟁까지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부 국정감사에서도 입지 선정 과정이 도마에 올랐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정부가 여러 후보지를 제안했고 최종 결정은 기업이 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기업들에 확인한 결과 특정 지역을 먼저 제안하거나 투자계획을 확정한 적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정부 설명과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누가 먼저 호남을 거론했느냐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는 상황이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까지 예단할 필요는 없다. 정부가 기업에 특정 지역 투자를 강요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도 아니다. 기업과 정부가 대규모 투자계획을 협의하면서 여러 후보지를 검토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다만 이번 논란은 800조원짜리 반도체 투자를 어떤 원칙으로 다뤄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반도체 공장은 지역개발 사업이 아니다. 전력과 용수, 부지와 물류, 인재, 협력업체, 연구개발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따져 수십 년 뒤까지 경쟁력을 계산해야 하는 기업 투자다. 더구나 반도체는 한번 공장을 지으면 되돌리기 어려운 대표적인 장치산업이다. 투자액도 수십조원에서 수백조원에 이른다. 그 판단의 최종 책임은 투자하는 기업이 져야 한다. 세계 반도체 경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미국과 대만, 일본, 중국, 유럽은 생산시설과 첨단기술을 자국에 끌어들이기 위해 세제와 보조금,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을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공장을 어디에 지을지를 결정하는 데 시간이 길어지거나 경제성 이외의 변수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그 비용은 기업이 떠안는다. 결국 한국 반도체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국가균형발전을 외면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수도권에 산업과 인구가 집중된 한국에서 지방에 첨단산업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 역시 전력과 용수 확보에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 새로운 생산거점을 비수도권에서 찾는 것은 산업정책 측면에서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선택지다. 문제는 순서다. 기업에 지방으로 가라고 요구하는 것과 기업이 지방을 선택할 만한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은 전혀 다른 정책이다. 반도체 공장이 필요로 하는 것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안정적인 전력과 막대한 양의 공업용수다. 장비와 소재·부품을 공급할 기업이 가까이 있어야 하고 국내외 고급인력이 일하고 정착할 수 있는 여건도 필요하다. 도로와 철도, 항만 같은 물류망도 갖춰야 한다. 정치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바로 이런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전력망과 용수시설을 제때 구축하고 교통·물류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을 연결해 인재를 키우고 교육·의료·주거 등 정주환경도 개선해야 한다. 인허가 기간을 줄이고 세제와 연구개발 지원의 예측 가능성도 높여야 한다. 그렇게 해서 기업이 사업성만 따져도 지방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제대로 된 균형발전이다. 지역끼리 경쟁하는 것도 나쁠 이유가 없다. 오히려 필요하다. 다만 정치적 영향력으로 기업을 끌어가는 경쟁이 아니라 어느 지역이 더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인재를 확보하며 빠르게 인허가를 처리할 수 있는지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중앙정부도 심판과 지원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특정 지역에 공장을 배정하는 주체가 아니라 각 지역이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기업의 선택을 지원해야 한다. 이번 800조원 투자를 정치적 성과로 앞세우는 것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발표된 투자계획이 곧바로 집행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경기는 변하고 기술도 바뀐다. 글로벌 수요와 메모리 가격, 금융시장과 기업의 수익성에 따라 투자 시기와 규모가 조정될 수도 있다. 기업 역시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경영상황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수백조원의 숫자를 먼저 정치적 치적으로 만들어놓으면 나중에 기업의 합리적인 투자 조정까지 정치적 실패나 약속 파기로 몰아갈 위험이 있다. 기업의 투자는 기업이 책임지고 정부 지원에는 정부가 책임지면 된다. 특히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전력망과 용수, 산업단지, 세제지원에는 더 엄격한 경제성 검토와 투명성이 필요하다. 기업 자율을 강조한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지원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기업의 투자 결정을 존중하되 국가가 부담하는 비용과 기대효과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국회가 할 일도 분명하다. 반도체 특별법과 관련 예산을 어느 지역이 얼마나 가져갈지를 놓고 경쟁하기보다 한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 무엇이 부족한지를 살펴야 한다. 전력과 용수, 인력과 연구개발, 세제와 인허가 가운데 경쟁국보다 뒤처진 것이 무엇인지 찾아 고치는 것이 먼저다. <관자>에는 “창고가 가득 차야 예절을 알고, 먹고 입는 것이 풍족해야 영욕을 안다(倉廩實而知禮節, 衣食足而知榮辱)”는 말이 있다. 국가의 산업정책도 경제적 토대를 무시한 채 명분만 앞세워서는 오래가기 어렵다. 균형발전이라는 목표가 아무리 옳더라도 산업이 지속될 경제적 기반이 없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반대로 지방이 기업하기 좋은 곳이 되면 정치가 기업에 내려가라고 요구하지 않아도 투자는 움직인다. 800조원은 정치권의 전리품이 아니다. 특정 지역의 몫으로 미리 떼어놓을 돈도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집행하는 민간의 장기 투자다. 동시에 그 투자의 성공 여부가 한국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국가적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때문에 정치의 역할은 더 절제돼야 한다. 기업이 투자할 곳을 정치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투자하고 싶은 곳을 만드는 것. 기업의 결정을 정치적 치적으로 포장하는 대신 전력망 하나, 용수시설 하나라도 제때 완성하는 것. 그것이 800조원 앞에서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세계 반도체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정치세력이 투자계획에 이름을 올렸느냐가 아니다. 누가 더 빨리 공장을 짓고 더 좋은 반도체를 만들어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정치가 800조원에 숟가락을 얹기보다 반도체가 달릴 길부터 닦아야 한다.
2026-10-07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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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광주 공백 메울 함평공장…스마트물류로 수익성 높일까
[경제일보] 금호타이어가 함평 신공장을 중심으로 국내 생산체계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광주공장 화재로 핵심 생산거점의 생산능력이 크게 줄었지만 고인치·전기차용 타이어 판매 확대 등으로 실적을 방어했다. 함평에서는 생산설비와 물류를 함께 고도화하고 단계적 증설을 추진해 새로운 수익기지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1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광주공장은 화재 전 연간 약 1150만~1200만본의 생산능력을 갖춘 핵심 생산기지였다. 2024년 금호타이어 전체 생산량 6139만본의 약 20%를 담당했다. 광주공장 관련 매출 규모는 2024년 기준 8917억원으로 당시 연결 매출 4조5322억원의 19.7%에 달했다. 국내 공장 평균 가동률도 99.4%에 이른다. 지난해 5월 17일 광주공장 화재로 생산이 중단되면서 국내 생산능력은 크게 줄었다. 금호타이어는 같은 해 11월 하루 4000본으로 생산을 재개한 뒤 올해 1월 6000본, 2월 말 1만565본까지 생산량을 늘렸다. 현재 광주공장은 화재 피해를 입지 않은 1공장을 중심으로 연간 약 350만본 생산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화재 이전 생산능력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생산 차질에도 전체 실적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매출은 4조7013억원으로 전년보다 3.7%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755억원으로 2.2%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5006억원으로 연간 목표 5조1000억원의 약 49%를 달성했다. 북미·유럽 판매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이 생산 공백을 보완했고 2분기 승용차용 타이어 매출에서 18인치 이상 고인치 제품 비중은 47%까지 높아졌다. 금호타이어는 줄어든 국내 생산능력을 함평 신공장을 통해 확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함평 빛그린국가산업단지에서 착공 행사를 열고 올해 1월 창고동, 4월 정련동과 압연동 공사에 들어갔다. 약 50만㎡ 부지에 창고와 정련시설, 생산동 등을 건설해 오는 2027년 말 1단계 공사를 마무리하고 2028년 상반기 가동할 계획이다. 1단계 투자 규모는 당초 6609억원에서 7608억원으로 약 1000억원 늘었다. 연간 타이어 생산능력은 530만본, 정련 고무는 700만본 규모로 구축한다. 고인치와 프리미엄 신차용(OE) 타이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압연기와 성형기 등 첨단 생산설비도 확대한다. 생산설비와 함께 공장 내부 물류도 자동화한다. 금호타이어는 함평 신공장에 720억원 규모의 스마트물류 시스템을 도입해 2028년 10월까지 자동입출고시스템(AS/RS), 무인운반차(AGV), 자율주행운송로봇(AMR), 무인이송로봇(RGV)과 창고관리·제어시스템 등을 갖출 예정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물동량 예측과 최적 이동경로 제어도 적용한다. 원자재 입고부터 반제품 이동, 완제품 출고까지 물류 흐름을 연결해 공정 간 이동과 대기시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생산 규모가 커질수록 늘어나는 내부 물류를 자동화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향후 증설에도 대응할 수 있다. 함평공장은 1단계 연 530만본에서 향후 2단계 증설을 거쳐 연 1200만본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2단계까지 진행되면 화재 전 광주공장의 1150만~1200만본과 비슷한 규모를 갖추게 된다. 고인치·프리미엄 제품 생산설비와 스마트물류를 결합해 생산 효율을 높이는 만큼 함평공장 가동과 단계적 증설은 금호타이어의 생산량 회복과 수익성 확대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글로벌 매출 확대 및 고수익 제품 중심의 질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함평공장과 유럽공장 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해 한국·유럽·북미를 잇는 글로벌 생산체계를 본격적으로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와 수익성 제고에 더욱 집중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2026-10-01 16:5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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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움직이는 기술' 키운다…승강기서 AI·로봇으로
[경제일보] 현대그룹이 기존 승강기와 물류자동화 사업에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접목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30년까지 매출 5조원, 해외사업 비중 50%, 글로벌 톱5 진입을 목표로 세웠고 현대무벡스는 물류자동화를 기반으로 2차전지·제조·유통 등으로 적용 분야를 확대했다. 2024년 대형 자율이동로봇(AMR) 개발에 이어 올해는 조선소 초중량물 자율운반 기술 개발에도 나섰다. ◆ 현대엘리베이터, 충주서 AI·서비스 고도화 현대엘리베이터는 충주 스마트캠퍼스를 중심으로 생산체계를 디지털화하고 유지관리 서비스에 AI와 데이터를 적용하고 있다. 17만2759㎡ 부지의 충주 스마트캠퍼스에는 본사와 스마트팩토리, 연구개발센터, 물류시설이 집약돼 있다. 스마트팩토리에는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 빅데이터, AI 등이 적용됐으며 자동화율은 약 80%다. 생산능력도 연 2만5000대에서 2028년 3만500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충주 스마트캠퍼스에서 ‘비전 2030’과 ‘트리플 5’를 제시했다. 2030년 매출 5조원, 해외사업 매출 비중 50%, 글로벌 톱5 진입이 목표다. 유지관리 서비스 ‘미리(MIRI)’는 승강기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영상·음성 데이터를 분석해 고장 원인을 파악한다. AI 원격콜과 빌딩관리시스템(BMS), 배송로봇 연계 기능도 적용했으며 2028년까지 적용 승강기를 10만대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주차로봇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위아와 오토발렛 로봇 주차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주차관제 시스템 ‘HIP’과 주차로봇을 연계해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 현대무벡스, 대형 AMR·조선 자율운반으로 확장 현대무벡스는 물류자동화를 중심으로 국내외 사업과 로봇 기술을 확대하고 있다. 2024년 신규수주는 4200억원으로 창사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평택·진천 중앙물류센터(CDC) 자동화 사업과 배터리 소재·제조 분야 스마트 물류 사업을 수주하며 사업 기반을 넓혔다. 주력 기술은 자동창고(AS/RS), 무인운반차(AGV), 자율이동로봇(AMR), 갠트리 로봇이다. 청라 R&D센터를 중심으로 대형 AMR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정부 과제로 선정된 ‘고정밀 대형 자율이동로봇 플랫폼’ 개발에는 총 94억원이 투입되며 이 가운데 70억원을 국비로 지원받는다. 2027년까지 2톤·5톤·10톤급 AMR 3종을 개발할 계획이다. AMR은 조선소 초중량물 운반 분야로도 확대된다. 현대무벡스는 삼성중공업,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등과 함께 자율운반 로봇과 통합관제 시스템, AI 기반 안전성 시뮬레이션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그룹 계열사의 AI·로봇 전략은 기존 승강기와 물류자동화 기술을 새로운 산업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승강기와 주차·빌딩관리 등 이동 솔루션으로, 현대무벡스는 물류자동화와 AMR을 기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존 사업에서 축적한 기술과 생산 기반을 AI와 로봇으로 전환하는 것이 향후 성장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아주경제 2026년 10월 01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10-01 0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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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K-연어' 육상양식 실증 성공…기술·운영 플랫폼 구축 外
[경제일보] GS건설은 자회사 에코아쿠아팜이 추진해 온 육상 대서양연어 양식 기술의 실증 운영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육상양식을 통해 생육한 연어를 선보이는 ‘청정 K-연어 출하 선포식’을 가졌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부산시 기장군에 위치한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에서 열린 행사에는 허윤홍 GS건설 대표 및 해양수산부, 부산시 관계자를 비롯한 내외빈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육상에서 키운 연어를 맛보며 국내 생육 기술과 운영 노하우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GS건설은 자사의 수처리 기술을 활용한 연어 육상양식을 신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하고 지난 2020년 자회사 에코아쿠아팜을 설립했다. 이후 육상 연어양식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하며 기술과 운영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에코아쿠아팜은 폐쇄식 순환여과양식시스템(RAS)과 ICT기반 스마트 양식 기술을 도입해 2년여에 걸친 연구와 실증을 거쳐 ‘K연어 육상 양식’에 성공했다. 회사는 이번 실증 운영을 통해 대규모 육상 대서양연어 양식에 필요한 수처리와 생육관리 시설운영 기술 및 데이터를 축적했다. 향후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에서 확보한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고도화해 육상양식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운영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에서 실제 대서양연어를 생육하며 수처리부터 생육관리, 시설운영까지 육상양식 전 과정이 필요한 기술과 운영 역량을 축적했다”며 “확보한 기술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육상양식 플랫폼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호반그룹, 호반문화재단 ‘H아트랩’ 5기 입주 작가 모집 호반그룹은 호반문화재단의 창작공간 지원사업 ‘H아트랩’ 5기 입주 작가 및 이론가를 모집한다고 30일 밝혔다. 올해 5회차를 맞은 H아트랩은 작가와 이론가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창작과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창작공간과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모집 대상은 시각예술 전 분야의 작가와 이론가다. 작가는 회화·조각·사진·설치·뉴미디어 등 시각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19세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으며 이론가는 시각예술 분야에서 3년 이상의 집필(평론) 및 연구 경력을 갖춰야 한다. 접수는 다음달 1일부터 30일까지 H아트랩 홈페이지에서 진행된다. 심사를 통해 선정된 입주자는 내년 1월 18일부터 11월 26일까지 10개월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위치한 ‘H아트랩’에서 활동하게 된다. 호반문화재단은 개인 창작공간과 공용공간을 제공하고, 인터뷰 영상 제작과 작가 참여 프로그램, 결과보고전 개최 등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입주자들이 창작 활동을 이어가며 작품을 발전시키고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호반문화재단 관계자는 “H아트랩이 예술가들의 안정적인 창작 기반이자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며 “입주 작가들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LH, 파주운정3 업무복합용지 공급 시행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기도 파주시 파주운정3지구 업무복합용지 F10블록을 공급한다고 30일 밝혔다. 파주운정3 업무복합용지 F10 블록은 GTX-A 운정중앙역에 초근접한 입지로 면적은 25,904㎡ 규모에 건폐율 70% 이하, 용적률 500% 이하의 건축 조건에 연면적의 50% 이내 오피스텔 건축이 가능하다. 인허가 변경에 따라 허용용도 중 판매시설의 소매시장에 해당하는 대형마트나 창고형 할인마트 등의 설치가 가능하다. 금액은 약 1559억원으로 3.3㎡당 약 1990만 원 수준이다. 대금 납부는 3년 무이자 분할 납부 조건이며 최고가 입찰자에게 공급되는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공급된다. 공급 일정은 내달 28일 입찰 신청접수·개찰 및 낙찰자 발표에 이어 오는 11월 4~5일 계약 체결 순으로 진행된다. 파주운정3지구는 경기도 파주시 목동동, 다율동, 당하동 일원에 총면적 716만㎡규모로 조성 중이며 총 4만9711호의 주택이 공급된다. 지구 내 위치한 GTX-A노선 ‘운정중앙역’은 수도권 광역교통망의 핵심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내 서울역~수서역 구간 개통이 예정됨에 따라 동탄역까지 직결 운행이 가능해져 서울 도심 및 수도권 주요 거점으로의 이동 시간이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경의중앙선, 자유로, 제2자유로, 서울~문산 간 고속도로 등 풍부한 도로망이 연계돼 있어 수도권 전역으로의 접근성이 우수하다. 인근에 롯데, 신세계 아울렛 등 다양한 쇼핑시설이 있으며 헤이리 예술마을과 파주출판도시가 인접해 있다. 운정호수공원과 파주 가든, 수변공원 및 주거지 인근 곳곳에 소공원 배치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쾌적한 환경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2026-09-30 15: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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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트럭이 무대로, 창고가 교실로"…용마로지스, 지역사회 맞춤형 사회공헌 릴레이
[경제일보] 동아쏘시오그룹의 물류 전문 계열사 용마로지스가 물류기업 본연의 인프라와 역량을 활용한 다채로운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을 연이어 진행하며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강화하고 있다. ◆ 물류 현장이 교육 현장으로… 청소년 맞춤형 ‘용마로지스쿨’ 2차 성료 28일 용마로지스에 따르면 지난 17일 경기도 안성 제2물류센터에서 경기물류고등학교 학생 40여 명을 대상으로 교육형 CSR 프로그램인 ‘용마로지스쿨’ 2차 과정을 진행했다. 지난 7월 1차 행사 대비 참가 인원을 2배로 확대해 현장 체험 요소를 대폭 강화했다. 이날 학생들은 전문화된 3자물류(TPL) 보관창고를 둘러보며 KGSP(의약품 보관 및 유통품질 관리기준) 기반의 정온·항온·항습 관리 시설과 해외 수입·통관·입고 등 글로벌 물류 프로세스를 견학했다. 특히 다품종 소량 제품 처리에 쓰이는 '오더피커(운전석 상승식 전동 지게차)' 직접 탑승 및 '리치 지게차' 시연 관람 등 오감 체험형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 11.5톤 트럭이 오케스트라 무대로… ‘문화연결 별빛 음악회’ 개최 이어 19일 경기도 김포시 마송LH4단지 아파트 주차장에서 ‘문화연결 별빛 음악회’를 개최했다. 문화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행사는 용마로지스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사랑의 열매’ 기부금을 활용해 연주단과 무대 장비를 마련했다. 특히 용마로지스의 11.5톤 물류 트럭을 이동식 무대로 개조해 별도 공연장이 없는 아파트 단지를 40명 규모의 오케스트라 공연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주민 지휘 체험, 마라카스 만들기 등 주민 참여형 이벤트와 함께 동아제약 및 용마로지스가 준비한 먹거리가 제공돼 온 가족이 즐기는 축제의 장이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용마로지스, 메리, 김포복지재단, 김포시 제2종합사회복지관, 마송LH4단지가 협의체를 구성해 민·관·기업 협력 모델을 보여줬다. 용마로지스 관계자는 “물류 수송 본연의 역할에서 나아가 교육, 환경, 문화 등 사회적 가치를 지역사회에 운반하는 지속가능 경영을 펼치겠다”며, “기업의 역량과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사회와 호흡하며 사회공헌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9-28 16: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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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산업 난제' 풀 인재 모았다…최적화 대회에 55개국 958팀
[경제일보] LG CNS가 제조·물류 현장의 복잡한 문제를 수학으로 해결할 글로벌 인재 확보에 나섰다. 인공지능(AI)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한다면 수학적 최적화는 여러 제약을 반영해 실제 작업 순서와 자원 배분 방법을 결정한다. 올해 경연대회에는 세계 55개국에서 958개팀이 참여했다. LG CNS는 대한산업공학회와 공동 개최한 ‘최적화 그랜드 챌린지 2026’을 마치고 시상식을 열었다고 20일 밝혔다. 회사 측이 국내 유일이라고 소개한 수학적 최적화 경연대회로 2024년 시작해 올해 3회째를 맞았다. 수학적 최적화는 한정된 인력과 설비, 시간, 공간 안에서 비용을 줄이거나 생산성을 높이는 해법을 찾는 기술이다. 공장 생산계획부터 물류차량 배차, 항공기 운항, 로봇 이동경로, 금융상품 구성까지 활용 범위가 넓다. 생성형 AI가 결과물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최적화 기술은 복잡한 조건 아래서 실행 가능한 계획을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올해 대회에는 958개팀 1448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343개팀 676명과 비교해 참가팀은 약 2.8배, 참가자는 2.1배로 늘었다. 미국·영국·중국·일본·독일·인도 등 55개국에서 카네기멜런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스탠퍼드대, 도쿄대와 서울대·KAIST·POSTECH 소속 참가자들이 도전했다. 액센추어·IBM·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기업의 현직 전문가도 참가했다. 이번 과제는 조선소의 ‘블록 배치 최적화’였다. 초대형 선박은 수백개의 구조물 조각인 블록을 따로 제작한 뒤 조립한다. 참가자들은 크기와 형태가 서로 다른 블록을 제한된 작업장 안에서 어느 위치와 방향에, 언제 배치할지를 정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단순히 빈 공간에 블록을 많이 넣는 문제가 아니다. 선행 작업이 끝나야 다음 공정으로 옮길 수 있고, 블록을 이동할 통로와 장비 운용도 고려해야 한다. 잘못 배치하면 블록을 다시 옮기느라 작업시간과 비용이 늘고 후속 공정까지 밀릴 수 있다. 현장의 납기와 공간 활용도를 함께 다루는 산업형 문제인 셈이다. 참가팀이 알고리즘을 제출하면 채점 시스템이 성능을 계산해 실시간 순위를 공개했다. 예선과 본선을 통과한 상위 6개팀은 국내에서 열린 결선에서 알고리즘과 문제 해결 방식을 발표했다. 대상은 일본 참가팀이 차지했다. LG CNS는 20개 수상팀에 총 2억원의 상금을 지급하고 성적에 따라 채용 연계형 인턴십 또는 입사 지원 시 서류전형 면제 기회를 제공한다. 상위 10개팀의 알고리즘은 오픈소스로 공개한다. 대회에서 나온 해법을 학계와 산업계가 연구·개선할 수 있도록 하고 최적화 기술 생태계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LG CNS는 수학적 최적화를 조선·방산·철강·물류·운송·제조·금융·통신·교통·항공 등 200건 이상의 산업 과제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철강사의 자재 적재와 크레인 운영 일정, 공항 안내·순찰 로봇의 이동 및 충전 경로, 조선사의 선박 도장 작업계획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대형 제조사에는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의 생산 속도 차이로 쌓이던 재고를 줄이는 데 관련 기술을 활용했다. 생산계획을 다시 짜 창고를 거치는 재고를 57% 줄이고 수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 CNS는 석·박사급 인력 50여명으로 구성된 최적화컨설팅담당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박상균 LG CNS 엔트루 부문장 전무는 “한정된 자원으로 최고의 효율을 끌어내는 일은 복잡하고 어렵지만 수학적 최적화로 풀어낼 수 있다”며 “대회를 키워 전 세계 인재들과 최적화 기술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회의 참가국과 참가팀이 크게 늘면서 글로벌 인재 발굴 무대로서 외형은 갖췄다. 앞으로의 성과는 공개된 알고리즘이 연구에 머물지 않고 조선·물류·제조 현장의 비용과 작업시간을 줄이는 해법으로 이어지는지, 대회 참가 인재가 실제 채용과 사업 확대에 얼마나 연결되는지에 달렸다.
2026-09-20 14: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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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창고로 시작해 AI 풀필먼트로…CJ대한통운,95년 '연결'의 역사
[경제일보] 1930년 11월 15일, 서울 을지로 입구의 경성전기 본사 건물에서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가 업무를 시작했다. 일본으로 반출되는 조선 쌀의 물량을 조절하기 위한 보관시설을 운영하고 각종 화물을 취급하던 회사다. 이곳이 95년여 뒤 전국 물류망과 인공지능(AI) 기반 운송 플랫폼을 운영하는 CJ대한통운의 출발점이 됐다. CJ대한통운의 성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연결'이다. 초기에는 창고와 철도, 항만과 공장을 잇는 물류망을 구축했고 택배 시장이 성장하면서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했다. 이커머스 시대에는 보관·포장·출고·배송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었고 최근에는 운송 데이터에 AI와 로봇 기술을 접목해 화주와 차주, 국내외 공급망까지 연결 범위를 넓히고 있다. 쌀과 철도 잇던 회사…전국을 하나의 물류망으로 CJ대한통운의 역사는 한국 산업화 과정에서 물류망이 확대된 흐름과 맞닿아 있다. 조선미곡창고는 1950년 한국미곡창고로 이름을 바꾼 뒤 1962년 한국운수를 합병하고 철도 소운송업 면허를 취득했다. 1965년에는 국제물류 법인을 설립하며 택배 사업 확대의 기반이 된 운송 인프라를 갖춰갔다. 큰 전환점은 2013년 CJ GLS와 대한통운의 합병이다. 대한통운의 계약물류(CL) 인프라에 CJ GLS의 택배·글로벌 사업 역량이 더해지면서 현재의 CJ대한통운이 출범했다. 통합 첫해 3조원대였던 매출은 2022년 12조원을 넘어섰다. 늘어난 물동량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기술 투자도 본격화됐다. 2016년 TES Innovation Center를 열어 로봇과 자동화 설비, 데이터 분석 등을 현장에 적용했고 2018년에는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을 열었다. 이곳은 하루 약 170만 상자의 택배를 처리하는 핵심 거점이다. 이후 사업은 풀필먼트로 확장됐다. 2020년 e-풀필먼트를 도입해 재고관리부터 피킹·포장·출고·배송까지 원스톱으로 관리하면서 익일배송 주문 마감시간을 오후 3시 수준에서 밤 12시까지 늦췄다. 2025년에는 B2B·B2C·B2B2C를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 '더 풀필(THE FULFILL)'을 선보여 국내외 520여개 물류거점을 기반으로 상품별 맞춤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 7일 배송부터 AI 배차까지…물류의 시간을 재설계하다 전국 배송망을 구축한 CJ대한통운은 배송 공백을 줄이고 도착 시간을 앞당기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2023년 3월 통합 배송브랜드 '오네(O-NE)'를 선보인 뒤 익일·새벽·당일·2~4시간 내 배송으로 서비스를 세분화했다. 올해 4월에는 개인 간 배송 서비스 '보내오네'도 추가했다. 가장 큰 변화는 2025년 1월 도입한 주 7일 배송 '매일오네'다.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배송이 가능해지면서 2025년 12월 일요일 배송물량은 연초 대비 67% 증가했다. 식품과 패션 등 휴일 배송 수요가 높은 셀러를 중심으로 이용도 확대되고 있다. 배송 시간대를 촘촘하게 운영하려면 상품 위치와 출고 시점, 운송 차량까지 함께 최적화해야 한다. CJ대한통운은 택배와 풀필먼트에 AI·자동화 기술을 접목하는 한편 물류거점 사이를 잇는 미들마일 운송도 디지털화하고 있다. 대표 사례인 AI 기반 미들마일 플랫폼 '더 운반(the unban)'은 운행이력과 노선별 수요, 화물 특성 등을 분석해 운임 산출과 차량 매칭의 정확도를 높인다. 2026년 6월 말 기준 가입 화주는 7000여개사, 차주는 7만여명이며 서비스 초기 50% 미만이던 자동배차 성공률도 80% 이상으로 높아졌다. 물류센터 자동화도 확대하고 있다. TES물류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디지털 피킹·분류 시스템과 자율주행 운송로봇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으며 올해 7월에는 AI 기반 과대포장 진단 솔루션 '팩체크'를 전국 26개 물류센터에 도입했다. 자동화 설비와 AI 시스템에 투입되는 비용을 고려하면 향후 경쟁력은 처리 비용과 시간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미국 물류거점 잇고 E2E 확대…글로벌 사업 '성장의 질' 관건 CJ대한통운은 2013년 통합 이후 현지 물류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해외 사업 기반을 넓혔다. 2016년 말레이시아 센추리 로지스틱스를 시작으로 인도 다슬 로지스틱스, 베트남 제마뎁 물류·해운 부문, 미국 DSC 등을 인수해 주요 시장의 창고와 운송망, 고객 기반을 확보했다. 글로벌 사업은 국제운송을 넘어 생산지부터 최종배송까지 공급망 전 과정을 아우르는 E2E(End-to-End) 물류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 이달 일리노이주 엘우드에서 연면적 약 10만2775㎡ 규모 물류센터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뉴저지주 시카커스센터와 연계해 북미 공급망 대응 범위를 넓히고 있다. 성과는 외형 성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6년 2분기 연결 매출은 3조3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글로벌사업 매출도 미국·인도 등 전략국가와 초국경 전자상거래(CBE) 물량 확대에 힘입어 9.4% 늘어난 1조206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16억원으로 11.9% 감소했다. 배송 서비스 고도화와 물류 인프라 투자 비용이 늘어난 데다 글로벌사업도 포워딩 업황 둔화의 영향을 받았다. 국내외에서 넓힌 물류망을 안정적인 이익 성장으로 연결하는 것이 향후 CJ대한통운의 성장의 질을 좌우할 핵심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창고업에서 택배·풀필먼트·글로벌 물류로 사업을 넓혀온 배경에는 고객과 시장의 변화를 실제 서비스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전국 물류망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와 AI·로봇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17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17 08: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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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경구용 HER2 표적항암제 'YH42946' 임상 현황 공개 外
[경제일보] 유한양행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6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YH42946의 최초 인체 투여(First-in-Human) 임상 1/2상 연구 설계와 진행 상황을 포스터로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YH42946은 HER2를 표적으로 하는 경구용 저분자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TKI)다. 유한양행이 2023년 제이인츠바이오로부터 기술이전받아 개발하고 있다. HER2 변이와 증폭·과발현, EGFR 엑손20 삽입변이는 비소세포폐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나타나는 주요 종양 유발 요인이다. 특히 뇌전이가 빈번해 경구 투여가 가능하면서 뇌 병변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높다. 비임상 연구에서 YH42946은 HER2 돌연변이와 증폭·과발현, EGFR 엑손20 삽입변이를 가진 종양 모델에서 항종양 효과를 보였다. 두개내 종양 모델에서도 효과가 확인됐으며 관련 연구 결과는 올해 2월 국제학술지 ‘npj Precision Oncology’에 게재됐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1/2상은 해당 유전자 변이를 가진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PK) 및 항종양 효과를 평가하는 다기관 임상시험이다. 임상 1상에서는 5mg부터 최대 240mg까지 용량을 단계적으로 높여 적정 용량을 탐색한다. 1일 1회(QD) 투여를 시작으로 약동학 분석을 통해 1일 2회(BID) 투여군도 추가했다. 임상 2상에서는 임상 1상에서 선정된 2개 용량을 비교해 권장용량을 결정하고 이후 HER2 이상을 동반한 다양한 고형암으로 대상 질환을 확대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임상 1상 용량 증량 단계의 초기 결과를 2026년 말 도출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권장용량을 선정하고 2027년 초 임상 2상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은 “YH42946은 HER2 이상 및 EGFR 엑손20 삽입변이를 가진 고형암 환자에게 새로운 경구 치료 옵션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임상을 통해 안전성과 항종양 효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후속 개발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코앤·눈앤·목앤’ 대표 캐릭터 ‘앤’ 선봬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의 일반의약품 브랜드 ‘앤 시리즈’를 대표하는 공식 캐릭터 ‘앤’을 선보였다고 14일 밝혔다. 앤 시리즈는 인후염 치료제 ‘목앤’, 인공눈물 ‘눈앤’, 비강 습윤제 ‘코앤’, 코감기 치료제 ‘코앤쿨·코앤쿨에스’, 점안제 ‘눈앤쿨·눈앤큐’, 지루성피부염 치료제 ‘두피앤’ 등 8종으로 구성됐다. 캐릭터 ‘앤’은 빨간 머리와 발그레한 볼을 가진 소녀 모습으로 의약품 브랜드에 친근하고 밝은 이미지를 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름은 코앤·목앤·눈앤 등 제품명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앤’에서 따왔다. 캐릭터 선정은 내부 심사와 임직원 선호도 조사를 거쳐 이뤄졌다. 지난해 여름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온라인팜, 한미정밀화학, 제이브이엠 등 한미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투표에는 500명 이상이 참여했다. 한미약품은 앞으로 제품 패키지와 약국 마케팅물, SNS 콘텐츠, 의약품 광고 등에 캐릭터 ‘앤’을 활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통일하고 소비자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캐릭터 ‘앤’을 통해 앤 시리즈의 친근함과 신뢰감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전달할 것”이라며 “다양한 콘텐츠와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원제약, 베트남 제약·바이오 공단과 협력 가능성 모색 대원제약은 베트남 정부·제약업계 사절단이 지난 11일 충북 진천공장을 방문해 의약품 생산시설과 품질관리 시스템을 둘러봤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방문에는 베트남 보건부 의약품관리국(DAV)을 비롯해 제약·바이오 공단 개발사 뉴테코(Newtechco), 피토파마(PHYTOPHARMA)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사절단은 베트남에서 추진 중인 제약·바이오 공단 조성 사업과 연계해 국내 의약품 생산시설을 벤치마킹하고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대원제약은 사절단에 진천공장의 생산 자동화 설비와 IT 기반 품질관리 시스템 등 스마트팩토리 구축·운영 사례를 소개했다. 2019년 준공된 진천공장은 대표 제품인 ‘콜대원’ 등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내용액제 생산기지다. cGMP 수준의 설비를 기반으로 제조부터 품질관리, 물류까지 주요 공정을 자동화했다. 원료이송시스템(TDS), 컨베이어 시스템, 포장자동화로봇, 자동창고관리시스템(WMS) 등을 통해 조제·충전·포장·운반·물류 공정을 효율화했다. 품질관리시스템(QMS), 실험실관리시스템(LIMS), 환경관리시스템(BMS) 등 IT 시스템도 적용했다. 백인환 대원제약 사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베트남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에게 진천공장의 생산 및 품질관리 역량을 직접 소개했다”며 “스마트팩토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파트너와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9-14 17: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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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이 넘칠 때가 재정의 진짜 시험대다
[경제일보]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기업의 장부를 넘어 나라 곳간까지 바꾸고 있다. 정부가 예상한 내년 국세수입은 584조4000억원. 올해 본예산보다 크게 늘어난다. 법인세와 소득세가 동시에 증가하는 배경에는 AI 반도체 호황이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이 가운데 최근 10년의 내국세 추세를 웃도는 추가 세수 162조3000억원을 떼어 ‘미래대응기금’을 만들겠다고 했다. 숫자가 워낙 크다 보니 먼저 하나는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162조3000억원 전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이 직접 낸 세금이라는 뜻은 아니다. 정부가 추세선을 웃도는 전체 내국세 증가분을 계산한 금액이고, 반도체 호황은 그 세수 급증을 만들어낸 가장 중요한 배경 가운데 하나다. 그럼에도 ‘반도체가 번 세금’이라는 표현이 던지는 질문은 유효하다. 호황기에 갑자기 늘어난 세수는 누구의 돈인가. 지금 살아 있는 국민이 당장 써도 되는 돈인가. 아니면 경기가 꺾인 뒤를 위해 남겨둬야 할 돈인가. 더 멀리 보면 아직 세금을 낼 나이조차 되지 않은 미래세대에게도 일정한 몫이 있는 돈인가.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3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에서 짚은 것도 같은 문제다. 그는 대외 불확실성과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려면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동시에 국가채무와 의무지출이 지나치게 늘어나면 재정 여력을 떨어뜨리고 잠재성장률과 미래세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 말은 모순되지 않는다. 경기가 무너질 때 재정은 과감하게 써야 한다. 민간이 움츠러들고 기업이 투자를 미룰 때 정부까지 지갑을 닫으면 불황을 더 깊게 만들 수 있다. 반대로 세수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호황기에는 일부를 남겨야 한다. 불황에 쓸 수 있는 정부가 되려면 호황기에 다 쓰지 않는 정부여야 한다. 이것이 재정의 기본이다. 그런 점에서 미래대응기금이라는 발상 자체는 평가할 대목이 있다. 정부는 162조3000억원 가운데 45조4000억원을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분야에 쓰고, 12조5000억원으로 신규 국채 발행을 줄일 계획이다. 가장 큰 몫인 104조4000억원은 당장 쓰지 않고 여유자금으로 적립한다. 전체 기금의 64%가량이다. 세수가 더 들어왔다고 한 해에 모두 지출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더구나 반도체는 대표적인 경기순환 산업이다. AI 붐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메모리 가격이 떨어지고 투자 사이클이 꺾이면 기업이익과 법인세는 빠르게 줄어든다. 세수는 내려가는데 한 번 시작한 복지와 보조금, 기관과 사업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재정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일시적인 돈으로 영구적인 지출을 만드는 일이다. 올해만 들어오는 10조원을 근거로 매년 10조원이 필요한 사업을 시작하면 호황이 끝나는 순간 그 차이는 빚이 된다. 세금을 올리거나 다른 지출을 줄이지 않는 한 결국 국채가 빈자리를 메운다. 때문에 미래대응기금의 성패도 ‘얼마를 담았느냐’보다 어떤 돈을 어디까지 쓸 수 있게 하느냐에서 갈릴 것이다. 45조4000억원의 사업지출 가운데 AI와 전략기술, 인재 양성처럼 미래의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 오늘의 반도체 호황에서 나온 세금으로 다음 산업을 만드는 것은 세대 간 이전이라기보다 세대 간 투자에 가깝다. 반면 한번 시작하면 끊기 어려운 경상적 복지와 반복성 지원사업을 초과세수에 기대어 늘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반도체 가격은 내려가도 법으로 정해진 의무지출은 내려가지 않는다. 반도체 사이클은 꺾여도 정부 사업에는 사이클이 없다. 바로 이 점에서 104조4000억원의 여유자금이 중요하다. 정부 설명대로라면 이 돈은 향후 세수 결손이나 예상하지 못한 재정 수요가 발생할 때 재정을 보강하는 일종의 ‘저수지’ 역할을 하게 된다. 방향은 합리적이지만 정부는 일정한 범위에서 추가경정예산을 거치지 않고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들고 있다. 신속성은 커지지만, 100조원이 넘는 자금에 행정부의 재량이 커진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돈을 쌓아두는 것만으로 미래세대의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언제 꺼낼 수 있는지, 무엇에 쓸 수 있는지, 누가 결정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세수 결손이 어느 정도일 때 사용할 것인지, 경기침체의 기준은 무엇인지, 미래투자라는 이름으로 어떤 사업까지 허용할 것인지 법과 제도로 선을 그어야 한다. 특히 기금의 여유자금이 그때그때 정부가 원하는 사업을 담는 별도 예산처럼 운용돼서는 안 된다. 노르웨이의 경험은 참고할 만하다. 노르웨이는 석유와 가스에서 들어오는 정부 순수입을 정부연기금 글로벌(GPFG)에 넣고 해외에 투자한다. 재정에는 기금의 원금을 마음대로 가져다 쓰는 대신 장기적으로 예상 실질수익률에 해당하는 수준을 기준으로 활용한다. 현재 그 기준은 약 3%다. 핵심은 석유로 갑자기 부자가 된 한 세대가 자원을 모두 소비하지 않고 금융자산으로 바꿔 후대와 나누겠다는 데 있다. 물론 한국의 반도체 세수와 노르웨이의 석유 수입을 그대로 비교할 수는 없다. 석유는 땅에서 한 번 꺼내 쓰면 사라지는 국민 자산이고, 반도체 기업의 이익과 세금은 혁신과 생산 활동에서 생긴다. 정부가 기업이 낸 세금을 영구적으로 묶어둘 이유도 없다. 하지만 배울 원칙은 있다. 일시적으로 크게 들어온 돈을 평상시의 소득처럼 생각하지 않는 것. 노르웨이는 석유가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에서 출발했다. 한국 재정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예기’ 왕제편에는 ‘국무구년지축왈부족(國無九年之蓄曰不足)’이라는 구절이 있다. ‘나라에 아홉 해를 버틸 비축이 없으면 부족한 것’이라는 의미다. 이어 3년을 농사지으면 1년치 식량을 남기고, 9년이면 3년치를 비축해야 한다고 했다. 풍년에 남겨 흉년을 견딘다는 오래된 국가운영의 원칙이다. 2500년 전 곡식창고가 오늘의 재정기금으로 바뀌었을 뿐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의 2027년 예산안은 총지출이 820조9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2.8% 늘어난다. 동시에 정부는 미래대응기금과 국채 발행 축소를 통해 내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48.3%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적극적인 지출과 재정안정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원칙이 필요하다. 우선 경기순환으로 생긴 초과세수와 경제의 기초체력에서 생긴 구조적 세수를 구분해야 한다. 일시적 초과세수는 상시 지출의 재원으로 잡아서는 안 된다. 또한 초과세수의 사용 순서를 정해야 한다. 미래 성장투자, 재정안정 적립, 국가채무 축소 사이의 기준을 사전에 만들어 정권과 경기 상황에 따라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기금에서 돈을 꺼내는 조건도 엄격해야 한다. 불황이나 세수 급감 때는 과감하게 쓰되 단순히 예산을 더 쓰기 위한 우회 통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오늘의 호황을 내일의 고정비로 바꾸지 않는 것이다. 반도체 기업이 잘 벌어 세금이 많이 들어온 것은 축하할 일이다. 그 돈으로 AI와 첨단산업을 키우고 청년에게 기회를 만들며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나라 살림은 기업의 분기 실적과 달라야 한다. 기업은 좋은 해에 성과급을 더 줄 수 있다. 국가는 좋은 해의 세수를 보고 수십 년 동안 지급해야 할 약속을 쉽게 늘려서는 안 된다. 앞으로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연금과 의료, 돌봄 지출은 계속 커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 늘어난 돈을 모두 현재의 소비에 써버리면 다음 세대는 호황의 혜택은 누리지 못한 채 그때 만들어진 지출 의무만 넘겨받을 수 있다. 반도체가 벌어준 추가 세수는 현 정부의 돈도, 현 세대만의 돈도 아니다. 호황을 만든 기업과 노동자의 성과에서 나왔지만 국가의 세금이 된 순간 현재와 미래의 국민 모두를 위해 써야 할 자원이 된다. 재정이 돈이 들어올 때보다 그 돈이 사라진 뒤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언젠가 끝난다. 그때도 남아 있어야 할 것은 새로 만든 지출의 청구서가 아니라, 다음 위기를 견딜 재정 여력과 다음 산업을 만들어낼 자산이다. 돈이 많이 들어왔을 때 많이 쓰는 정부보다, 돈이 사라질 때를 준비하는 정부가 더 유능하다. 162조3000억원 미래대응기금의 진짜 이름값도 거기서 판가름 날 것이다.
2026-09-14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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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서 영역 넓히는 삼성물산…대교 이어 목화도 '래미안'
[경제일보]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목화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하며 여의도 정비사업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대교아파트 재건축을 수주한 데 이어 목화아파트까지 품었고 여의도 최대 재건축 사업지로 꼽히는 시범아파트 입찰에도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래미안’ 브랜드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4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여의도 목화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 12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사업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30번지 일대에 지하 7층~지상 최고 49층, 3개동, 420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내용으로 공사비는 약 5122억원이다. 목화아파트는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맞닿아 있고 단지 앞에 여의도 한강공원이 위치해 한강 조망이 가능한 입지를 갖췄다. 더현대서울과 IFC몰, 여의도 초·중·고 등이 인근에 있으며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마포대교 등을 통한 도심 접근성도 높다. 삼성물산은 재건축 이후 단지명으로 ‘래미안 와이니티(RAEMIAN Y'NITY)’를 제안했다. 여의도를 뜻하는 ‘Y’와 품격을 뜻하는 ‘Dignity’, 무한한 가치를 의미하는 ‘Infinity’를 결합한 이름이다. 단지 외관에는 Y자를 형상화한 입면과 건물 상부가 꽃처럼 펼쳐지는 ‘블루밍 크라운’ 콘셉트를 적용할 계획이다. 설계에서는 한강 조망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거동 중심부를 분리·연장하고 코너부를 개방하는 배치를 적용해 전체 420가구가 한강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계획했다. 2·3면 개방형과 파노라마형 등 가구별 특화 평면을 적용하고 천장고 2.95m, 최대 12.4m 길이의 파노라마 창호도 제안했다. 커뮤니티 규모는 조합 원안보다 확대했다. 기존 835평에서 300평 늘어난 1135평 규모로 조성하며 피트니스와 골프연습장, 사우나, 필라테스 등과 함께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Y-라운지와 리버 테라스를 배치한다. 포디움 상부와 각 동 필로티에는 약 800평 규모의 입주민 전용 조경공간을 마련한다. 지하주차장에는 폭 2.6m의 확장형 주차구획과 동별 드롭오프존, 건식세차 공간, 세대 창고 등을 적용한다. 조합은 향후 단지 내 선큰과 여의나루역 4번 출구를 직접 연결하고 한강공원으로 이어지는 공공 입체보행로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수주로 삼성물산은 여의도 재건축 시장에서 두 번째 시공권을 확보하게 됐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1월 공사비 약 7987억원 규모의 대교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삼성물산이 여의도에서 확보한 첫 래미안 사업지이기도 하다. 여의도 시범아파트에서도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진행된 시범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 첫 입찰에는 삼성물산만 참여해 경쟁입찰이 성립하지 않았다. 앞선 현장설명회에는 7개 건설사가 참석했지만 실제 본입찰에는 삼성물산만 제안서를 냈다. 시범아파트는 예정 공사비가 2조원 안팎에 달하는 여의도 최대 재건축 사업지 가운데 하나로 재입찰에서도 경쟁이 성립하지 않을 경우 수의계약 전환이 가능하다. 여의도 일대에서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는 만큼 향후 인근 사업지 수주 여부에 따라 ‘래미안’ 브랜드 확장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임철진 삼성물산 주택영업본부장은 “여의도 목화아파트는 한강과 여의도의 가치를 동시에 품은 사업지”라며 “차별화 설계와 글로벌 초고층 기술력 등 회사가 보유한 역량을 결집해 시간이 흐를수록 빛나는 주거 명작을 환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4 08: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