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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SM·YG·JYP, 사상 첫 합작법인 추진…'한국판 코첼라'로 세계 제패 나선다
[경제일보]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형을 바꿀 거대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K팝 시장을 양분해 온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가 사상 최초로 손을 잡고 글로벌 K팝 페스티벌 개최를 위한 합작법인(JV) 설립에 나선다. 개별 아티스트 중심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벗어나 K팝이라는 단일 브랜드 아래 세계 시장의 판을 키우려는 역대급 연합전선이다. 4대 기획사는 16일 공동으로 ‘패노미논(Fanomenon)’ 이벤트 추진을 위한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패노미논은 팬(Fan)과 현상(Phenomenon)의 합성어로 K팝 팬덤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문화적 흐름을 상징한다. 이들의 목표는 명확하다. 미국 최대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을 뛰어넘는 ‘한국판 코첼라’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합동 콘서트 기획을 넘어 K팝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글로벌 문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의 청사진이 현실화하는 신호탄이다. 박진영 JYP CCO(최고창의력책임자)가 공동위원장을 맡은 이 위원회에는 4사 최고 경영진이 모두 대중음악 분과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업계의 실행력이 결합된 민관 협력 모델로 추진력과 상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공개된 로드맵에 따르면 패노미논 페스티벌은 오는 2027년 12월 한국에서 역사적인 첫발을 뗀 뒤 2028년 5월부터 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글로벌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4사가 코첼라 모델에 주목하는 이유는 압도적인 경제적 파급력 때문이다. 코첼라는 연간 약 7억 달러(약 1조원)에 달하는 경제 효과를 창출하며 페스티벌 경제의 성공 신화를 썼다. 패노미논 역시 이러한 강력한 모델을 국내에 이식해 관광과 고용 창출 등 막대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K컬처의 글로벌 저변을 질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개별 기업의 수익을 넘어 국가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거시적 전략이기도 하다. K팝 역사상 전례가 없는 빅4의 연합은 현재 산업이 마주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글로벌 팬덤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개별 아티스트의 활동만으로는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각사의 핵심 IP와 자원을 하나의 플랫폼에 결집하면 단일 기획사로는 불가능했던 규모의 경제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이는 K팝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물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가장 큰 관문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4사가 연합하는 만큼 독과점 관련 이슈를 피해 갈 수 없다. 4사는 법인 설립 초기 단계임을 강조하며 시장 상황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신중하게 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심사 결과에 따라 법인의 최종 형태나 사업 범위가 조정될 수 있다. 수십 년간 이어온 치열한 경쟁 관계를 극복하고 시너지를 내는 것 역시 과제다. 각사의 아티스트 라인업과 스케줄을 조율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과정은 고도의 협상과 조율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사가 하나의 목표를 위해 뭉쳤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대중문화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4사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현재 기업 간 협업 구조 검토 및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신고 등 필요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나 운영 방식은 확정된 바 없으며 향후 논의 과정에서 신중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팝 어벤져스의 등장이 과연 한국을 전 세계 대중문화의 성지로 격상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26-04-16 16:30:15
김택진의 반성문, 그리고 '아이온2'라는 마지막 희망
지스타 2025의 막이 내렸다. 수많은 신작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업계의 시선은 유독 한 곳에 오래 머물렀다. 바로 엔씨소프트(NC)의 300부스짜리 거대한 성채와 2년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창업주 김택진 최고창의력책임자(CCO)의 입이었다. 그가 털어놓은 이야기는 신작 발표라기보다, 지난 몇 년간의 과오에 대한 처절한 김택진의 반성문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 반성문 끝에 조심스럽게 내민 해답이 바로 '아이온2'였다. 한때 NC는 게임의 동의어였다. 1998년 '리니지'가 세상에 나온 이래 그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파고들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부와 명성을 쌓았다. 그들의 성은 견고했고 '리니지 라이크'라는 장르는 한 시대를 풍미한 성공 공식이었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던 성벽에는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세상이 변한 것이다. 게이머들은 더 이상 수동적으로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소통하고 창작하며 부당함에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NC는 너무 오래 성공의 단꿈에 취해 있었다.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로 이어지는 자기복제 속에서 혁신은 사라지고 과도한 과금 모델(P2W)에 대한 비판만 남았다. 주가는 2021년 2월 104만 원을 정점으로 끝없이 추락했고 2023년에는 창사 이래 두 번째 연간 영업손실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왕국은 흔들리고 있었다. 김택진 CCO가 지스타 무대에서 "플레이어는 더 이상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때 이는 시장 분석이 아닌 뒤늦은 고백이었다. 그 고백의 진정성을 담보할 존재가 바로 '아이온2'다. 왜 하필 '아이온'인가? 우리는 2008년 11월을 기억해야 한다. 당시 '아이온'은 160주 연속 PC방 점유율 1위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리니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NC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것은 단순히 돈을 써서 강해지는 게임이 아니었다. 천족과 마족으로 나뉘어 필드에서 벌이는 끝없는 쟁탈전(RvR), 어비스 상공을 누비는 입체적인 전투는 개인의 강함이 아닌 집단의 단결과 전략이 승패를 가르는 '전쟁' 그 자체였다. 유저들은 그 속에서 희로애락을 느끼고 서사를 만들었다. 이번 지스타 시연에서 공개된 '아이온2'는 바로 그 '감성'을 정확히 겨누고 있었다. 캐릭터의 외형이나 스킬의 화려함 이전에 필드 저 너머에서 격돌하는 적대 진영의 모습,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소규모 전투의 긴장감 그리고 거대한 요새를 둘러싼 대규모 전투의 장엄함까지. 시연대는 '아이온'의 추억을 간직한 3040 세대의 탄성으로 가득 찼다. 가깝게는 치열한 필드 전쟁이 보였고, 멀게는 e스포츠로서의 발전 가능성까지 엿보였다. 더욱 희망적인 것은 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이들이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2008년 '아이온'의 신화를 썼던 젊은 기획자들과 개발자들은 이제 회사의 중추를 책임지는 임원이 되었다. 그들이 "과거의 애정을 가지고 만들었다"는 말은 단순한 레토릭이 아닐 것이다. 성공에 취해 방향을 잃었던 지난날을 누구보다 뼈아프게 곱씹었을 그들이기에, '아이온2'는 NC에게 단순한 신작 이상의 의미, 즉 '초심으로의 회귀'이자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기 위한 싸움'이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시연이 흥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아이온2' 역시 결국 NC의 게임이다. 유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과연 NC가 리니지식 BM의 유혹을 완전히 떨쳐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추억을 자극해 유저들을 불러 모은 뒤 결국에는 지갑의 두께로 승패가 갈리는 구조를 반복한다면 '아이온2'는 '리니지 스킨을 씌운 아이온'이라는 최악의 평가와 함께 침몰할 것이다. 김택진 CCO가 던진 반성문의 진정성은 바로 이 지점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2025-11-18 12:00:00
애드팝콘, 지스타서 B2B 네트워킹 '런치스타'…상생 생태계 강조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5의 화려함 뒤편에서는 K게임의 미래를 위한 실질적인 비즈니스가 조용하지만 굵직하게 이뤄졌다. 그 중심에는 국내 대표 보상형 광고 플랫폼 애드팝콘이 주도한 B2B 네트워킹 파티 ‘런치스타(Lunchstar)’가 있었다. 지난 13일과 14일 부산 그랜드애플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애드팝콘을 비롯해 아이지에이웍스, 앱차지, 플레이오 등 국내 주요 게임 광고·운영 플랫폼 기업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행사 기간 동안 게임 퍼블리셔, 개발사, 마케팅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유롭게 교류하는 네트워킹의 장이 마련됐다. 특히 높은 마케팅 비용과 치열한 경쟁에 직면한 업계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애드팝콘이 파트너들이 상생의 해법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판’을 직접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흥택 애드팝콘 대표는 이번 행사의 취지로 ‘상생 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게임 시장에서 개발사의 창의력, 퍼블리셔의 노하우, 그리고 저희 같은 플랫폼의 기술력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건강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런치스타는 딱딱한 비즈니스 미팅을 넘어 편안한 분위기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2025-11-15 12:10:19
희망스튜디오, '2025 플레이 펀앤굿' 포럼서 게임 팬덤의 사회적 가치 재조명
[이코노믹데일리] 스마일게이트 사회공헌재단 희망스튜디오가 14일 개최한 '2025 플레이 펀앤굿' 포럼이 던진 화두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팬트리뷰션(Fantribution)'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 게임과 팬덤이 어떻게 사회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이는 더 이상 기업의 시혜적 활동이 아닌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사회 공헌의 패러다임을 선언하는 자리였다. 기조연설에 나선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팬트리뷰션을 "선한 덕질"이라 명명하며 "이제 팬은 기업과 창작자들의 파트너"라고 단언했다. 그는 가수 임영웅의 팬클럽 '영웅시대'가 수해 복구에 거액을 기부하고 K팝 팬덤 전체의 누적 기부액이 100억원을 돌파한 현상을 언급하며 이것이 거대한 문화적 흐름임을 역설했다. 그는 "선행의 부담을 놀이의 재미로 바꾸는 게 팬트리뷰션의 핵심"이라며 "팬들은 이제 가상적 콘텐츠의 차원을 넘어 행동을 통해서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게임 속 미션을 수행하며 얻는 성취감을 현실 세계의 선한 영향력으로 확장하려는 욕망이 팬덤을 움직이는 근본적인 동력이라는 진단이다. ◆ "돈쭐"에서 시작된 영감…게임, 선행의 플랫폼이 되다 이러한 팬덤의 힘은 게임업계에서 더욱 극적으로 발현됐다. 한재영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이사는 '로드나인'의 팬트리뷰션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두 가지 결정적 영감을 공유했다. 첫 번째는 2012년부터 한국형 챔피언 스킨 판매 수익금으로 해외 문화재 환수 활동을 꾸준히 이어온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 사례다. 두 번째는 스마일게이트의 대표작 '로스트아크'에서 벌어진 기적이다. 2022년 개발진이 연 매출의 17%를 차지하던 유료 아이템 서비스를 포기하자 이에 감동한 유저들이 "돈쭐을 내주자"며 자발적으로 희망스튜디오에 기부하기 시작했고 그 금액이 약 3억원에 달했다. 한 이사는 "한 명의 게이머로서 굉장히 많은 영감을 받았다"며 "사실 게임활동과 사회공헌을 연결시키는 건 쉽지 않지만 단순한 경제활동을 넘어 더 의미 있는 활동을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로드나인'의 사회공헌 캠페인이다. 그는 "로드나인은 MMORPG라 커뮤니티 동원률이 높고 경제력이 있으면서 사회공헌 의지가 있는 이용자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 문화유산 수호자 모집과 디저트 프랜차이즈 협업 등을 통해 총 8000만원의 기부금을 조성했다. 이 활동의 진정성을 인정받아 '로드나인'은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사회공헌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 이사는 "기부에 함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부를 통한 힐링 역시 중요하다"며 기부금 활용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유저들과 공유한 경험을 덧붙였다. ◆ 크리에이터, 팬덤과 사회를 잇는 가장 강력한 연결고리 팬트리뷰션 생태계에서 크리에이터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샌드박스네트워크 공동 창업자인 크리에이터 도티(나희선)는 "과거 어른들이 생각하듯 크리에이터는 B·C급 탤런트가 아니다"라며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와 함께하고 싶은 팬덤의 높은 사회공헌 프로그램 참여도야말로 크리에이터의 대체 불가능한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23년 희망스튜디오와 함께한 소외계층 아동 대상 문화 운동회 '희망 플레이 아케이드'를 회상하며 "단순히 생색내듯이 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10만구독을 달성한 자신의 부계정 '띠또'를 언급하며 "실버버튼을 받으면 실버타운에 찾아가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볼 생각"이라는 새로운 사회공헌 계획을 밝혀 크리에이터의 창의력이 어떻게 사회 공헌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권연주 희망스튜디오 이사는 "이번 포럼은 게임과 콘텐츠, 스타를 단순한 소비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을 넘어 함께 성장하고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팬덤 문화를 조명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며 포럼의 의미를 정리했다. '팬트리뷰션'은 K-콘텐츠 산업이 도달한 새로운 경지다. 기업이 판을 깔고 크리에이터가 촉매제가 되며 팬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선한 영향력을 완성하는 이 선순환 구조는 '놀이'가 어떻게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 즐거운 증명이 되고 있다.
2025-11-14 20:28:13
엔씨 김택진, 2년 만의 지스타 등판…'脫리니지' 선언
[이코노믹데일리] "플레이어는 더 이상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엔씨소프트의 창업주이자 최고창의력책임자(CCO)인 김택진 대표가 2년 만에 지스타 무대에 올라 엔씨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나아갈 미래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리니지'로 대표되는 기존의 성공 방정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이제는 엔씨의 색깔을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는 절박한 선언이었다. 그 선언의 증거로 소니의 세계적인 IP '호라이즌'을 기반으로 한 MMORPG 신작이 처음으로 베일을 벗었다. 13일 '지스타 2025' 엔씨소프트 오프닝 세션에 등장한 김택진 CCO는 회사의 뿌리부터 되짚었다. 그는 "엔씨는 1997년부터 승부가 아닌 게임 안에서 사람이 사람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왔다"고 정의하며 "우리는 이러한 색깔을 더 다양한 방향으로 비추려 한다"고 말했다. 이는 '리니지 라이크'라는 꼬리표를 떼고 MMORPG의 본질을 새롭게 해석함과 동시에, 슈팅, 액션, 서브컬처 등 타 장르로의 본격적인 확장을 의미하는 발언이다. 그가 직접 무대에 올라 변화를 역설한 배경에는 창사 이래 가장 혹독한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23년 연간 실적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주가는 수년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과도한 과금 유도(P2W)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용자들의 피로감과 비판은 극에 달했으며 야심 차게 출시한 신작들마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며 성장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총체적 난국 속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택진 CCO는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었다. 그는 "과거에는 몇몇 대작이 시장을 주도하고 플레이어들이 그 흐름을 소비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시청·공유·창작을 넘나들며 자신들의 경험을 새로운 콘텐츠로 만드는 능동적인 플레이어들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이는 과거의 성공 공식에 안주했던 엔씨의 자기반성이자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명확한 제시였다. 그 방향성을 입증하는 첫 번째 결과물이 바로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다.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의 핵심 자회사인 게릴라 게임즈가 개발한 '호라이즌' 시리즈는 '호라이즌 제로 던'과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를 합쳐 전 세계 판매량 3,270만 장(2023년 4월 기준 SIE 공식 발표)을 돌파한 AAA급 콘솔 게임 IP다. 평단의 극찬과 함께 수많은 상을 휩쓴 이 작품을 엔씨가 MMORPG로 재창조하는 것이다. 김 CCO는 "호라이즌의 매력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세계를 홀로 모험해야 한다는 점이 아쉬웠다"며 "다른 사람과 함께 협력하며 거대한 기계 생명체와 전투를 한다면 훨씬 새롭고 더 재미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개발 동기를 직접 밝혔다. 이는 고독한 영웅 서사 중심의 서구권 싱글 플레이 게임에 '관계'와 '협력'이라는 엔씨의 MMORPG 개발 철학을 접목하겠다는 시도다. 이성구 총괄 프로듀서는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MMORPG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이번 기회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출시 시점은 2026년 말에서 2027년 초로 예상되며 모바일과 PC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할 예정이다. 엔씨가 지스타 최초로 메인 스폰서를 맡아 300부스 규모의 대형 전시관을 꾸린 것 역시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선다. 김 CCO의 말처럼 이는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발전을 위해 더 큰 책임과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한편 김택진 CCO의 지스타 등판과 '호라이즌' 프로젝트 공개는 위기에 빠진 엔씨가 생존을 위해 던진 가장 극적인 승부수다. '리니지'라는 익숙한 세계를 넘어 글로벌 유저들이 인정한 최상급 IP를 품고 새로운 서사를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이 과감한 도전이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넘어 엔씨의 '새로운 색깔'을 증명하고 회사를 부활의 길로 이끌 수 있을지 업계 전체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2025-11-13 14:4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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