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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살인사건을 혐중의 불쏘시개로 삼아선 안 된다
[경제일보] 경북 경산에서 벌어진 중국인 여성 유학생 살인 사건은 잔혹하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인 대학 강사 정모씨는 자신의 수업을 들었던 25세 중국인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경북과 경기 등 여러 곳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허위 실종신고를 하고 여장을 한 채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들고 이동하며 수사에 혼선을 주려 했다는 혐의도 있다. 경찰 수사에서 혐의가 입증된다면 죄질에 맞는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데 사건 보도에 붙은 댓글을 보면 정씨보다 중국을 먼저 문제 삼는 글이 적지 않다. ‘중국인은 원래 저렇다’는 말부터 중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뒤 강력범죄가 늘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정씨는 단체관광객으로 들어온 사람이 아니라 국내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던 강사다. 이번 사건을 무비자 입국과 연결하는 것부터 사실과 맞지 않는다. 사건의 실체를 따지기도 전에 국적부터 앞세우는 반응이 적지 않다는 점은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경제 보복과 한한령, 서해 불법조업, 김치와 한복을 둘러싼 논란, 일부 중국인의 기초질서 위반까지 불만이 쌓여왔다. 중국 정부의 정책이 우리 국익과 충돌한다면 비판해야 하고 불법행위에는 법대로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에 대한 불만과 중국인 한 사람이 저지른 범죄를 섞기 시작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살인 혐의를 받는 사람이 중국인이라는 이유로 중국인 전체의 성향을 말하는 것은 사실에도 맞지 않고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 국가에 대한 반감이 개인의 범죄를 설명해주는 것도 아니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2023년 체류인구 대비 피의자 비율은 내국인이 2.36%, 중국인이 1.65%였다. 8대 강력범죄에서도 내국인은 인구 대비 약 0.047%, 중국인은 0.031%였다. 중국인 피의자의 절대 숫자가 외국인 가운데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체류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이 가장 많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한국에서도 상상하기 어려운 흉악범죄는 끊이지 않았다. 정유정은 과외 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했고, 고유정 사건과 연쇄살인 사건도 있었다. 그렇다고 그 사건을 근거로 한국인 전체가 잔혹하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범죄자의 국적이 한국이라는 사실이 한국인의 성향을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피의자와 피해자의 국적을 함께 놓고 보면 혐중으로 번지는 반응이 얼마나 거친 일반화인지 드러난다. 피의자 정씨만 중국인이 아니다. 살해당한 25세 여성도 중국인이다. ‘중국인은 원래 저렇다’는 댓글 속에서는 정씨의 중국 국적은 크게 남고 피해자의 중국 국적은 사라진다. 같은 나라에서 온 한 사람은 살인과 시체손괴 혐의를 받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타국에서 목숨을 잃었다. 두 사람을 중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같은 범주에 넣으면 피해자에게까지 범죄자의 그림자를 씌우게 된다. 국적 하나로 피의자와 피해자를 함께 설명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사기관과 법원이 보는 것은 어느 나라 여권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누가 무엇을 했느냐다. 정씨가 피해자를 왜 살해했는지, 범행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과정과 범행 뒤 행적이 수사와 재판의 대상이다. 그 사실을 밝혀 정씨에게 책임을 물으면 된다. 형사책임은 행위자에게 묻는다. 가족이라고 대신 처벌하지 않고 같은 지역 출신이라고 책임을 나누지도 않는다. 같은 국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함께 물을 수도 없다. 현실의 중국인은 범죄 기사 속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국내 대학에서 공부하고 기업과 공장에서 일하며 한국 사람들과 매일 부딪쳐 살아간다. 중국은 우리의 주요 교역 상대국이고 양국의 기업과 사람도 경제와 생활 곳곳에서 이미 깊게 얽혀 있다. 우리가 실제로 만나는 중국인의 대부분은 경찰서나 법정이 아니라 학교와 직장, 시장과 거리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중국 정부가 잘못하면 중국 정부를 비판하면 되고 중국인이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한국 법으로 처벌하면 된다. 국가에 대한 비판과 개인의 범죄는 그렇게 나눠서 볼 일이다. 5000만명이 사는 한국에서도 흉악범은 나온다. 인구가 훨씬 많은 중국에서 흉악범이 나왔다고 중국인 전체의 성향으로 돌릴 일은 아니다. 해외에서 한국인 한 명이 흉악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한국인 전체를 같은 눈으로 본다면 우리도 불쾌할 수밖에 없다. 정씨의 혐의는 정씨에게 물으면 된다. 살인 혐의도,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했다는 혐의도, 수사를 속이려 했다는 혐의도 정씨의 몫이다. 그 범죄 혐의를 중국인 전체의 죄로 돌려 혐중의 불쏘시개로 삼을 일은 아니다.
2026-09-01 08: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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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체류·소비 한눈에"…KT, 통신 데이터로 경제 흐름 읽는다
[경제일보] KT가 서울시와 공동 개발한 '체류인구 데이터'를 앞세워 공공 데이터 기반 도시 분석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 유동인구 분석을 넘어 방문객 체류 시간과 소비 흐름까지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관광·상권·교통 정책 등 도시 운영 전반에 활용 가능한 데이터 플랫폼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KT는 서울시와 함께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박람회 기간 서울숲·성수동 일대 생활인구가 평시 대비 20.4% 증가하고 인근 상권 매출은 31.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은 KT가 자사의 체류인구 데이터를 활용해 '방문-체류-소비' 흐름을 통합적으로 분석했다. 기존 생활인구 데이터가 특정 시점·지역에 존재하는 인구 규모를 보여줬다면 체류인구 데이터는 방문객이 실제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를 분석할 수 있다. KT와 서울시는 지난 1일 박람회 개막 이후 10일간 데이터를 집중 분석했다. 이 기간 서울숲 일대 누적 생활인구는 약 156만명으로 집계됐으며 일평균 생활인구는 4만230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직전 4월 대비 20.4% 증가했다. 특히 주중 생활인구 증가율이 25.1%로 주말 증가율(15.3%)을 크게 웃돌았다. 이를 통해 박람회가 단순 주말 행사형 축제가 아니라 평일에도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체류형 콘텐츠로 기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방문층은 여성(54.9%)과 30대(24.0%)로 집계됐고 가장 증가폭이 컸던 집단은 40대 여성으로 구성됐다. 개막일인 5월 1일 오후 2시에는 서울숲 일대 체류 인원이 최대 7만6000명까지 증가했다. 체류 시간 분석에서는 내·외국인 간 차이도 확인됐다. 내국인은 1~2시간 체류 비중이 31.7%로 가장 높았고 장시간 체류 비중은 감소했다. 이는 박람회 방문 이후 성수동 상권 등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는 패턴이 강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같은 기간 서울숲·성수동 인근 상권 일평균 소비금액은 기존 5억3800만원 수준에서 7억800만원으로 31.5% 증가했다. 개막 첫날에는 하루 소비액이 11억5000만원, 결제 건수는 4만8000건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은 장기 체류 비중이 확대됐다. 6시간 이상 체류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2.1%포인트 증가한 8.5%로 나타났다. 숙박과 관광, 쇼핑 등이 결합된 체류형 관광 패턴이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이번 체류인구 데이터가 LTE·5G 네트워크 시그널 데이터를 기반으로 250m 격자 단위 체류 시간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기존 생활인구 데이터에 이동 목적과 이동 수단, 체류 시간까지 결합하면서 통합 모빌리티 데이터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KT는 지난 2018년 서울 생활인구 데이터를 시작으로 지난 2024년 생활이동 데이터, 올해 체류인구 데이터를 추가하며 공공 데이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해당 데이터는 지난 20일부터 서울시 열린데이터광장과 빅데이터캠퍼스를 통해 시민과 연구기관에 무료 개방됐다. 이번 체류인구 데이터는 단순 방문자 수를 넘어 체류 시간과 이동 흐름, 소비 패턴까지 연계 분석이 가능해 향후 지방자치단체 정책 수립과 상권 활성화 전략, 공공시설 수요 예측 등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이환 KT 고객 서비스본부장 상무는 "이번 분석은 KT의 통신 빅데이터가 '사람의 흐름'을 넘어 '경제의 흐름'까지 읽어내는 데이터 인프라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생활인구, 생활이동에 이어 체류인구까지, KT는 인구 데이터 생태계의 완성도를 높이고 정부·지자체와의 협력을 강화하여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정책 고도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26-05-20 16:2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