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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달빛 축제·쿠툼 서버 성장 지원
[경제일보]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모바일’에서 달빛 축제와 10월 출석부, ‘쿠툼’ 서버 전용 성장 지원 이벤트를 진행 중이라고 2일 밝혔다. 이용자는 임무 수행과 접속으로 성장 재화를 얻고, 전투 경험치 증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달빛 축제의 핵심은 ‘달빛 파편’을 모아 달을 성장시키는 것이다. ‘매일 달빛 축제 즐기기’와 ‘달맞이 토끼의 제안’에서 일일 임무, 우두머리 제압 등의 미션을 수행하면 파편을 획득한다. 달의 성장 단계에 따라 보상이 주어지고, 전투 경험치 획득량이 최대 15% 증가하는 효과도 적용된다. 보름달 성장 이벤트와 경험치 증가 혜택은 오는 13일 오전 9시까지 이어진다. 접속 시간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는 ‘달맞이 토끼의 절구’도 운영한다. 이용자는 접속과 일정 시간 플레이로 모은 절구 100개를 달빛 파편 300개 또는 파편 복불복 보따리·상자로 교환할 수 있다. 복불복 상자에서는 확률에 따라 최대 400개의 파편을 획득한다. 10월 출석부는 이달 31일 오후 11시 59분까지 운영한다. 일자별 보상으로 ‘공허의 눈’, ‘정제수·유자차·시계 태엽 선택 상자’, ‘안개를 머금은 결정’ 등을 지급한다. 누적 출석 5일에는 협동 토벌대 입장권 2개, 15일에는 돌파 복구권 3만개, 25일에는 블랙펄 1000개를 추가로 제공한다. 일일 미션을 완료한 뒤 출석 버튼을 눌러야 출석이 누적된다. 쿠툼 서버에서는 지난달 22일부터 11월 17일 오전 9시까지 8주간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나이트메어’ 몬스터 제압 미션을 수행하면 ‘최고급 경험의 서’를 최대 29만개 받을 수 있다. ‘빛의 성수’ 사용량에 따른 보상도 마련했다. 누적 사용량을 1만개씩 늘리는 미션을 완료할 때마다 빛의 성수 3000개를 지급한다. 펄어비스는 쿠툼 서버 지원 기간에 주차별 미션을 순차적으로 추가한다. 오는 6일에는 명예 훈장 미션, 13일에는 협동 토벌대 미션을 선보여 성장 재화를 얻을 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다.
2026-10-02 17: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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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게임스컴 대형부스, K게임 글로벌 무대로…'붉은사막' 직접 뛰어보니
[경제일보] 27일(현지시간) 독일 쾰른메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6’. 삼성전자 부스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게이밍 모니터 앞에 몰려든 관람객들이었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과 액티비전의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를 직접 플레이하려는 관람객들이 줄을 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게임스컴에 1090㎡(약 330평) 규모의 전시장을 마련했다. ‘#PlaySamsung’을 주제로 오디세이·갤럭시·게이밍 허브·T1 등 4개 구역을 구성하고 모니터뿐 아니라 TV, 모바일, SSD, 헤드셋까지 게임에 필요한 제품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었다. ◆ ‘붉은사막’이 보여준 하드웨어와 게임의 결합 현장에서 ‘붉은사막’은 삼성전자의 게이밍 하드웨어가 게임 콘텐츠의 강점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중세 판타지 세계를 구현한 화면은 캐릭터의 움직임과 배경의 세부 묘사가 또렷했고, 특히 하늘을 날거나 대규모 장면이 펼쳐질 때 고해상도 화면과 높은 주사율이 게임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붉은사막’에 HDR10+ GAMING 기술을 적용했다. HDR10+ GAMING은 게임 장면의 밝기와 명암 정보를 활용해 화면을 보다 세밀하게 표현하는 기술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게임 개발자가 의도한 화면 표현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인기 게임을 통해 제품의 성능을 보여주고, 게임사 입장에서는 글로벌 관람객이 자사의 콘텐츠를 최고급 하드웨어로 경험하게 하는 구조다. 게임과 기기 가운데 어느 한쪽만 홍보하는 방식보다 서로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스컴이 하드웨어 기업과 게임사의 새로운 협업 무대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게임스컴을 신제품 공개 무대로도 활용했다. 27일 공개한 2027년형 오디세이 라인업에는 세계 최초 1100Hz 주사율의 27형 오디세이 G6와 360Hz를 지원하는 49형 OLED G9 등이 포함됐다. 초고주사율과 대형·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앞세워 경쟁 게임부터 영화 같은 그래픽을 요구하는 대형 게임까지 이용 환경을 세분화했다. 갤럭시 구역에서는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와 ‘갤럭시 S26 울트라’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게임을 선보였다. AI 기반 ‘뉴럴 프레임 퓨전’ 기술을 적용해 장시간 고사양 게임에서 전력 효율과 프레임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게임이 PC와 콘솔에만 머물지 않고 모바일까지 확장되는 흐름에 맞춘 구성이다. TV와 모니터에서 별도의 콘솔이나 게임 다운로드 없이 클라우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삼성 게이밍 허브’도 체험 공간에 포함됐다. 여기에 세계적인 e스포츠 구단 T1과 협업한 공간까지 마련해 게임 콘텐츠, 디바이스, e스포츠를 하나의 경험으로 묶었다. 삼성전자가 한국 PC방 콘셉트를 부스에 적용한 것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방문객이 미션을 수행해 한국 간식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무안경 3D ‘스페이셜 사이니지’를 활용해 T1 선수와 함께 사진을 찍는 듯한 경험도 제공했다. 단순 제품 판매보다 ‘한국의 게임 문화’를 하나의 콘텐츠로 보여주는 전략이다. ◆ 대형사뿐 아니라 인디게임도 ‘글로벌 테스트’ K게임의 글로벌 진출 무대는 삼성전자 부스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게임스컴 홀2에 ‘코리아 게임 로드쇼’를 마련하고 국내 중소·인디 게임사 13곳의 해외 진출을 지원했다. 참가사들은 현장에서 게임을 직접 시연하고 해외 퍼블리셔·투자사·유통사와 1대1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했다. 에이버튼의 ‘건즈 앤 드래곤즈’, 하이퍼센트의 ‘백룸 클리너스’, 메이플라이의 ‘프로젝트 레버넌트’ 등 PC·콘솔 게임부터 ‘포레스트 아일랜드’, ‘카피잇’ 등 모바일 게임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지난해 한국공동관이 16개사를 지원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참가기업은 13개로 줄었지만, 해외 퍼블리셔와의 비즈니스 매칭 및 현장 테스트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지원 방향을 선명하게 했다. 한편 K게임의 글로벌 경쟁은 이제 ‘어떤 게임을 만들었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삼성전자처럼 글로벌 이용자가 몰리는 현장에서 게임을 경험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드는 기업과, 콘진원처럼 작은 개발사의 해외 퍼블리싱과 투자 연결을 지원하는 생태계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한국 게임사들이 글로벌 게임쇼를 국내보다 적극적으로 찾는 것도 같은 이유다. 글로벌 이용자와 직접 만나고 현장에서 반응을 확인하는 동시에 퍼블리셔·투자자와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스컴에서 삼성전자 부스에 몰린 관람객과 한국공동관의 작은 개발사 부스 앞에 줄을 선 이용자들은 서로 다른 풍경처럼 보이지만 같은 메시지를 던진다. K게임의 다음 경쟁력은 게임 자체의 완성도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게임을 발견하게 만드는 ‘접점’까지 누가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
2026-08-28 10: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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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1000만 명의 시대, 실버타운 40곳 뿐
숫자는 냉정하다. 2024년 7월 대한민국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의 19%다. 2030년에는 25%인 1300만 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 1000만 명을 위한 노인 주거 시설, 이른바 실버타운은 전국에 40곳·9000여 가구에 불과하다. 고령 인구 대비 0.13%다. 미국은 4.8%, 일본은 2%다. 한국은 선진국의 30분의 1 수준이다. 이것은 준비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정책 실패의 문제다.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라는 사실을 모른 것도 아니고, 예측하지 못한 것도 아니다. 알면서 10년 넘게 규제의 울타리를 치고, 민간의 진입을 막고, 공공 공급은 연간 1000가구 수준에 묶어뒀다. 그 결과가 지금 이 숫자다. 2015년, 정부가 문을 걸어 잠갔다 현재 실버타운의 공급 공백을 이해하려면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정부는 그해 노인복지법을 개정해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을 전면 폐지했다. 명분은 정당했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에 악용되고, 불법 분양과 부실 운영 사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 있는 일부 사업자를 규제하는 대신, 정부는 제도 자체를 없앴다. 분양형이 사라지자 임대형 실버타운만 남았다. 운영 경험이 있는 사업자만 진입 가능하도록 장벽을 높였다. 수익성이 낮은 구조에서 신규 공급은 멈췄다. 규제는 투기꾼을 막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평범한 노인들이 갈 곳을 잃었다. 그 문이 닫힌 채 10년이 흘렀다. '분양형 재도입' — 해법인가, 면피인가 2025년 정부는 9년 만에 분양형 실버타운 재도입을 선언했다. 언론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발표의 조건을 들여다보면 달라진다. 분양형 실버타운이 허용되는 지역은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89곳'에 한정된다. 강원, 전남, 경북의 인구 소멸 위기 지역들이다. 문제는 노인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은 그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버타운 수요는 의료·교통·상업시설이 갖춰진 도심에 집중된다. 업계는 한목소리로 "수요가 있는 곳에 짓게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부의 답은 "인구 소멸지역부터 시범 운영"이다. 노인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지방 소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두 마리 토끼 잡기의 산물이다. '더 클래식 500' 보증금 9억 — 중산층 노인은 갈 곳이 없다 현재 운영 중인 실버타운은 양극화돼 있다. 한쪽 끝에는 보증금 9억 원, 월 생활비 472만 원 이상인 최고급 시설이 있다. 삼성 노블카운티의 임대료는 인근 아파트의 2.19배 수준이다. 다른 한쪽 끝에는 저소득층을 위한 정부 지원 시설이 있다. 그 사이, 중산층 노인을 위한 시설은 사실상 전무하다. 은퇴 후 중소도시 아파트를 보유하고, 국민연금을 받으며, 자녀에게 손 벌리지 않고 살고 싶은 노인 — 이 나라 노인의 대다수가 속하는 이 계층을 위한 실버타운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부가 말하는 '중산층 위한 실버스테이'는 아직 계획 단계다. 1000만 노인 시대에 정책은 여전히 미래형이다. 규제를 풀어도 안 짓는 이유 — 수익성의 벽 정부가 위탁 운영 경험 요건을 없애고 호텔·보험사·리츠까지 사업자 범위를 넓혔지만, 민간이 선뜻 뛰어들지 않는 이유가 있다. 실버타운은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임대료 인상이 연 5% 이내로 제한돼 수익 구조가 취약하다. 의료·돌봄 서비스를 병행해야 하는 운영 부담도 크다. 이 구조에서 민간이 찾는 출구는 두 곳이다. 고급화해서 마진을 높이거나, 서비스 질을 낮춰 비용을 줄이거나. 중산층을 위한 합리적 가격의 실버타운은 규제를 풀어도 시장이 자동으로 만들어내지 않는다. 그것은 공공 투자와 제도 설계가 함께 가야 가능한 영역이다. 정부는 규제 완화로 책임을 시장에 넘겼지만, 시장은 그 빈자리를 채우지 않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 세 가지 방향이 즉각 논의돼야 한다. 첫째, 분양형 실버타운 허용 지역을 인구감소지역에서 수요 집중 지역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수도권 도심 내 역세권, 의료기관 인접 지역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 둘째, 중산층 노인을 위한 공공 주도 공급 모델이 필요하다. LH 고령자복지주택 공급 목표를 연 3000가구에서 대폭 상향하고, 민관 협력 모델을 통해 속도를 내야 한다. 셋째, 서비스 품질 기준을 법제화해야 한다. 분양형 재도입 이후 과거처럼 부실 운영과 투기 악용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얼마에 공급하느냐'보다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대한 구체적 기준 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 노인 1000만 명의 나라에 실버타운이 40곳뿐이라는 사실은, 이 사회가 노인의 주거를 얼마나 오랫동안 정책의 변방에 방치해왔는지를 보여준다. 분양형 재도입은 늦었지만 반가운 출발이다. 그러나 노인들이 살고 싶은 곳에 짓지 못하고, 중산층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라면, 숫자만 바뀔 뿐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2026-05-24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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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이라는 위험한 착시
[경제일보] 강남 재건축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유독 환상이 많다. 압구정과 반포, 개포와 잠실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건설사들은 최고급 브랜드 경쟁에 사활을 건다. 스카이브리지와 호텔식 로비, 초대형 커뮤니티 시설과 특화 설계가 등장할 때마다 시장은 열광한다. 조감도만 보면 서울의 미래가 이미 완성된 듯한 분위기다. 그러나 현장 안으로 들어가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공사비 폭등과 추가분담금 갈등, 조합 내 권력 다툼과 소송전, 반복되는 사업 지연이 강남 재건축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겉은 최고급 아파트지만 안에서는 이해관계 충돌과 불신, 피로감이 쌓여간다. 화려한 조감도 뒤에서 실제로 커지고 있는 것은 기대보다 부담이다. 최근 서울 주요 재건축 현장의 공사비는 3.3㎡당 1000만원을 넘기 시작했다. 압구정과 개포 일대에서는 추가분담금이 수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 안팎까지 거론된다. 사업이 늦어질수록 금융비용 부담도 함께 커진다. 재건축이 아니라 사실상 현금 동원 경쟁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일부 단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 강남 재건축 시장은 점점 ‘좋은 집을 짓는 사업’이 아니라 ‘누가 끝까지 버틸 현금을 갖고 있느냐’를 가르는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수십년 동안 한집에서 살아온 은퇴 고령층조차 추가분담금 부담 때문에 대출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집값은 수십억원이라는데 정작 그 집에 살던 사람은 현금 부족 때문에 불안에 내몰리는 셈이다. 원래 재건축은 노후 주거지를 정비하고 생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다. 그러나 지금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는 도시 정비보다 자산 경쟁과 가격 상승 기대가 훨씬 강하게 움직이고 있다. 건설사는 초고급 브랜드 경쟁에 매달리고 조합은 더 높은 일반분양가와 더 화려한 설계를 원한다. 사업비는 끝없이 불어난다. 결국 그 부담은 다시 조합원에게 돌아간다. 더 심각한 문제는 사업 운영 과정이다. 수조원대 사업이 진행되는데도 상당수 조합원은 공사비 산정 근거와 금융비용 증가 내역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총회 표결에 참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총회 의결은 형식적으로 성립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일반 조합원이 복잡한 사업 구조와 자금 흐름을 온전히 검증하기 어려운 경우가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갖는 쪽은 결국 시공사와 사업 실무를 장악한 세력들이다. 공사비가 오르면 조합은 반발한다. 그러나 사업이 멈추면 금융비용 부담은 더 커진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조합원들은 지쳐가고 결국 추가 공사비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밀려간다. 계약이라는 형식을 갖췄을 뿐 실제 현장에서는 협상력 균형이 무너진 사례가 적지 않다. 강남 재건축 현장에서 왜 소송과 갈등이 반복되는지 이유는 어렵지 않다. 사업 규모는 수조원대로 커졌는데 이를 견제하고 감시할 장치는 여전히 허술하기 때문이다. 조합 집행부를 둘러싼 충돌과 시공사 선정 논란, 설계 변경과 공사비 증액 다툼이 사업 내내 이어진다. 도시를 정비하는 사업이라기보다 거대한 이해관계 충돌의 장처럼 변해가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잠실 르엘 사례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입주는 시작됐지만 관리처분계획 변경 문제로 등기와 정산이 늦어지면서 입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새 아파트에 들어갔는데도 매매와 담보 설정, 대출 실행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진 것이다. 수십억원짜리 고급 아파트인데도 가장 기본적인 권리관계 정리가 매끄럽게 끝나지 못한 셈이다. 그런데도 시장은 여전히 강남 재건축을 ‘불패 신화’처럼 소비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지금 강남 재건축은 지나치게 비대해진 욕망 위에 올라탄 시장에 가깝다. 더 높게 짓고 더 화려하게 만들고 더 비싸게 팔려는 경쟁 속에서 사업의 본래 목적과 상식은 점점 뒤로 밀리고 있다. 강남 재건축 시장을 보면 지금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왜곡이 한곳에 응축돼 있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집은 살아가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거대한 투자 상품이 됐다. 재건축은 도시를 정비하는 제도여야 하는데 초고가 자산 경쟁의 무대로 변해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갈등과 금융 부담, 권리관계 혼란은 점점 커지고 있다. 물론 재건축 자체를 멈출 수는 없다. 서울의 노후 주거지를 정비하려면 재건축은 필요하다. 다만 지금처럼 초고급 경쟁과 끝없는 사업비 인상에만 매달리는 흐름이 이어진다면 결국 시장 전체가 감당해야 할 위험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강남 재건축 시장에 필요한 것은 더 화려한 조감도가 아니다. 사업비와 공사비를 둘러싼 투명성, 조합원 권리 보호, 현실적인 사업 관리다. 지금 강남 재건축 현장에서 가장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은 집의 본래 가치와 도시 정비의 상식이다.
2026-05-11 09: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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