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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신공항 또 공사비 갈등…지역 건설사 이탈 가능성까지
[경제일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가 시공사 재편을 마치고도 계약 전 공사비 상승이라는 새로운 변수에 부딪혔다. 재입찰 이후 중동 정세 악화로 유류비와 자재비가 뛰었지만 현행 계약 제도로는 본계약 이전의 물가 변동분을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역 건설사들이 사업 이탈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공사비 조정 여부가 연내 착공과 컨소시엄 유지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컨소시엄에 참여한 부산·경남 지역 건설사 13곳은 최근 국토교통부와 부산시, 경남도,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등에 공사비 현실화를 요구하는 공동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 업체의 지분은 부산 9.3%, 경남 3.7% 등 전체 컨소시엄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 건설사들은 적정 공사비가 반영되지 않으면 컨소시엄 탈퇴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해상 매립과 연약지반 처리에 대규모 장비와 자재가 투입되는 사업 특성상 유류비와 철강재, 아스팔트 가격 상승을 기존 공사비만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약 10조7000억원 규모의 대형 해상 토목사업이다. 방파제와 호안, 활주로 기반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기상과 파랑, 해저 지반 등 육상 공사보다 많은 변수를 관리해야 한다. 공사기간이 길고 장비 투입 비중이 높아 작은 단가 변화도 전체 사업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사업은 이미 한 차례 큰 굴곡을 겪었다. 당초 현대건설이 주도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공사기간을 둘러싼 이견 끝에 현대건설이 지난해 5월 사업에서 빠졌다. 포스코이앤씨도 신규 인프라 수주 중단 방침과 맞물려 컨소시엄을 이탈했다. 정부는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 위해 공사기간을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늘리고 공사비도 10조5000억원대에서 10조7000억원대로 조정했다. 이후 대우건설을 중심으로 컨소시엄 재편이 추진됐지만 롯데건설과 한화 건설부문, 금호건설, 코오롱글로벌 등 참여가 거론됐던 건설사들이 이탈하거나 최종 참여하지 않으면서 구성 과정에서도 진통이 이어졌다. 현재 컨소시엄에는 대우건설을 비롯해 HJ중공업과 중흥토건, 동부건설, BS한양, 두산건설, 지역 건설사 등 모두 19개사가 참여한다. 지분은 대우건설 55%, HJ중공업과 중흥토건 각 9%, 동부건설과 BS한양 각 5%, 두산건설 4%, 지역 업체 13%로 구성됐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재공고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고 두 차례 유찰을 거쳐 올해 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재 기본설계가 진행 중이며 오는 11월 우선시공분 예비계약을 거쳐 연내 착공하는 일정이 추진되고 있다. 공사비 갈등은 입찰과 계약 사이의 시차에서 발생했다. 국가계약법은 계약 체결 이후 일정 수준 이상 물가가 변동하면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입찰가격을 제출한 뒤 본계약을 맺기 전에 오른 비용은 계약금액에 반영하기 어렵다. 가덕도신공항도 지난해 12월 입찰공고부터 오는 11월 예비계약까지 1년 가까운 공백이 생긴다. 그 사이 발생한 미국·이란 전쟁이나 공급망 충격을 사업비에 반영할 것인지가 이번 갈등의 핵심이다. 실제 공사비 상승 폭도 작지 않다. 특히 토목 공사비 부담은 이미 높은 수준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집계한 토목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 2월 137.88에서 5월 143.30으로 석 달 만에 3.9% 상승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건설공사비지수도 같은 달 137.67로 전년 동월 대비 5.1% 올랐다. 업계에서는 중동 정세 악화 이후 늘어난 공사비가 4000억~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이란의 재충돌과 공급망 불안에 따른 자재비, 운송비, 장비비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지역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재무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입찰 당시가 아닌 본계약 체결 시점의 원가 여건을 일부 반영할 수 있도록 특례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가덕도신공항은 부산·울산·경남권의 핵심 인프라 사업이다. 그러나 주관사 교체와 재입찰, 컨소시엄 이탈을 거친 데 이어 공사비 재산정 논의까지 불거지면서 사업 관리 부담이 다시 커졌다. 정부가 공공공사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입찰 이후 달라진 원가 환경에 대한 객관적인 조정 기준을 마련하지 못하면 공사비를 아끼려던 구조가 사업 전체를 반복해서 늦추는 요인으로 바뀔 수 있다.
2026-07-30 08: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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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AI '3대 메가프로젝트' 시동…건설업계, 일감 지도 재편되나
정부가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축으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공식화하면서 건설업계의 일감 지도도 산업 인프라 중심으로 다시 그려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전략산업 투자는 생산시설 공사에 그치지 않고 전력·용수·도로·물류·배후 주거시설까지 연쇄 발주를 동반하기 때문이다.주택 경기 침체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산업 인프라가 새 수주 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30일 정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 계획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서남권에는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팹 4기와 협력사·인력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550조원 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관련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방안이 제시됐다. 건설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투자 발표 이후 뒤따를 실제 공사 물량이다. 반도체 팹은 일반 공장처럼 건물만 짓는 사업이 아니다. 미세먼지와 진동, 온도, 습도를 통제하는 클린룸이 필요하고 초안정적인 전력 공급망까지 갖춰야 한다. AI 데이터센터도 단순 건축물과 거리가 멀다. 서버 운용에 필요한 전력과 기계설비가 핵심이다. 토목과 건축, 플랜트, 설비 공정이 동시에 필요한 분야라는 점에서 하이테크 시공 경험을 가진 건설사와 엔지니어링 업체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기존 팹 건설 경험을 갖춘 대형 건설사들이 우선 주목받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단지와 미국 테일러 공장 등을 수행하며 반도체 생산시설 공사 경험을 쌓았다. 평택과 미국 오스틴, 중국 시안 등에서는 리트로핏 사업도 맡아 왔다. 이와 함께 반도체인프라연구소를 두고 팹을 적기에 합리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신공법과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SK하이닉스의 대형 팹을 시공한 이력을 갖췄으며 현재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팹과 지원시설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반도체 공사는 설계 변경이 잦고 공정 관리 난도가 높은 만큼 설계와 시공을 함께 조율하는 역량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일부 중견 건설사에도 수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30일 보고서에서 “삼성물산이나 SK에코플랜트 등의 계열사뿐 아니라 KCC건설, 코오롱글로벌, 동부건설 등에 수혜가 될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는 레퍼런스가 있는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DL이앤씨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견·중소 건설사에는 주변 인프라 공사가 현실적인 기회로 거론된다. 변전소, 기숙사, 물류시설, 상생협력시설, 진입도로 등은 지역 건설사나 중견사가 참여할 여지가 있는 영역이다.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았던 지방 업체들에는 비주택 분야로 일감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기대가 곧바로 매출로 연결되기는 어렵다. 부지 선정과 인허가, 토지 보상,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까지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 발주에 수년이 걸리면 유동성 압박을 받는 지방 중소건설사에는 체감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메가프로젝트는 건설업계의 중장기 수주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변수로 여겨진다. 반도체 팹과 데이터센터가 모두 대규모 설비·전력·토목 공사를 동반하는 만큼 향후 건설사 수주잔고에 미치는 영향도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가속화와 서남권 신규 팹은 건설 경기를 끌어올릴 전망”이라며 “반도체 팹 건설 기업들의 2027년 이후 신규 수주 기대치 상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역시 사업비의 규모가 대폭 커지면서 대형 플랜트 사업으로 보아야 한다”며 “내수 건설 업체들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2026-06-30 09: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