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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 무장' 볼보자동차 차세대 플래그십 'Volvo ES90', 사전 계약 3000대 돌파
[경제일보]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따라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경쟁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거리로 이어졌던 경쟁이 이제는 충전 속도와 소프트웨어, 공간 활용성, 가격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상품성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차세대 순수 전기 플래그십 ‘Volvo ES90’은 이와 같은 변화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본격적인 고객 인도를 앞둔 ES90은 최근 사전계약 3000대를 돌파했다. 유럽 대비 5000만원 이상 낮은 파격적인 가격 정책과 세단과 SUV의 경계를 허문 새로운 디자인, 800V 고전압 시스템 및 초고속 충전, 엔비디아·퀄컴 등 글로벌 리더들과의 협업으로 완성한 SDV(Software-Defined Vehicle) 기술, 동급을 뛰어넘는 편의사양 등이 주효한 결과다. 이 같은 압도적인 상품성을 바탕으로 5천만원 이하의 SUV 중심의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일으키며, 전동화 시계를 앞당기고 있다. 다양해진 전기차 수요 겨냥한 새로운 플래그십 ES90의 가장 큰 차별점은 전통적인 세단의 틀에서 벗어난 차체 설계다. EV 설계가 제공하는 유연성을 바탕으로 세단의 우아한 비례와 패스트백의 실용성, SUV의 넓은 실내 공간과 높은 지상고를 하나의 차체에 결합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SUV에 집중됐던 소비자 선택지를 확장하면서도 전통적인 프리미엄 세단 고객이 기대하는 안락함과 정숙성, 공간 활용성을 함께 고려한 것이다. 상위 클래스 수준의 5m가 넘는 전장과 3.1m가 넘는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으며, 대형 테일게이트를 적용해 일상적인 짐부터 부피가 큰 짐까지 편리하게 적재할 수 있도록 했다. 공기역학적 설계도 전동화 효율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낮은 보닛과 유려하게 이어지는 루프라인 등을 통해 볼보자동차 역사상 가장 낮은 0.25의 공기저항계수(Cd)를 달성했다. 이는 단순히 디자인을 위한 접근이 아니라 주행 효율과 주행거리까지 고려한 설계다. ES90에는 볼보자동차 최초로 차세대 800V 고전압 시스템이 적용됐다. 배터리 셀부터 전기 모터, 인버터, 충전 및 열 관리 시스템까지 전기 시스템 전반을 800V 환경에 맞춰 새롭게 설계했다. 국내 인증을 완료한 106kWh 배터리 기반 트윈모터 AWD는 상온 기준 1회 충전 복합 52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도심에서는 548km, 고속도로에서는 486km를 인증 받았다. 이는 국내 시판 중인 동급 수입 프리미엄 세그먼트 중 최장 거리로 단순 환산 시 서울부터 부산까지 약 400km를 이동하고도 120km 더 달릴 수 있는 수치다. 저온에서도 복합 469km의 주행거리를 확보해 계절에 따른 주행거리 감소에 대한 부담도 낮췄다. 커피 한 잔이면 300km…배터리도 소프트웨어의 시대 ES90의 800V 시스템이 만들어낸 또 다른 변화는 충전 속도다. 350kW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단 10분 만에 최대 300km의 주행거리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역할도 있다. 볼보자동차는 볼보자동차 테크 펀드가 투자한 영국 배터리 소프트웨어 기업 브리드 배터리 테크놀로지(Breathe Battery Technologies)의 적응형 충전 소프트웨어를 ES90에 통합했다. 이를 통해 기존 볼보 전기차 대비 10~80% 충전 시간을 최대 30% 단축했다. 800V 시스템은 동일한 전류에서 더 높은 출력을 전달하면서 발생하는 열을 줄일 수 있어 빠른 충전과 높은 효율을 동시에 지원한다. 전기 모터와 주요 구성 요소의 경량화 역시 차량 전체의 에너지 효율과 주행거리 향상에 기여한다. ES90의 경쟁력은 배터리와 충전에 그치지 않는다. 엔비디아와 퀄컴 등 글로벌 기술 기업과의 협업으로 완성한 볼보자동차의 차세대 지능형 플랫폼 ‘휴긴코어(HuginCore™)’를 기반으로 개발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이다. 휴긴코어(HuginCore™)는 볼보자동차가 자체 개발한 전기·전자 아키텍처와 코어 컴퓨터, 존 컨트롤러,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코어 시스템이다. 차량의 주요 기능을 중앙에서 빠르게 처리하고 OTA(Over-the-Air)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이 시간이 지날수록 지속적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첨단 센싱 기술과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 코어 컴퓨팅을 결합한 ‘안전 공간 기술(Safe Space Technology)’을 적용했다. 5개의 카메라와 5개의 레이더, 12개의 초음파 센서 등을 활용해 차량 주변 환경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운전자를 지원한다. 7000만원대에서 시작하는 플래그십 EV…프리미엄 대중화 리드 ES90은 플래그십 전기차에 대한 가격의 문턱도 낮췄다. 국내 판매 가격은 싱글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 플러스 기준 7294만원부터 시작하고, 트윈모터 플러스는 7960만원부터다. 볼보자동차코리아에 따르면 이는 글로벌 주요 시장 대비 약 5000만원 낮은 세계 최고 수준의 가격 경쟁력이다. 여기에 전비, 1회 충전 주행거리, 배터리 효율 및 안전 등의 ‘2026년도 전기자동차 보조금 업무처리 지침’에 따른 보조금 산정 시 서울시 기준 최대 213만원(Single Motor ER)에서 220만원(Twin Motor)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전장 5m에 달하는 최신의 순수 전기 플래그십 모델을 트림에 따라 7081만원(환경친화적 세제 혜택 적용 가격)에서 시작하는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은 실제 시장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ES90은 국내 사전계약 3000대를 돌파했고, 국내 인증 절차를 마무리하고 오는 10월 트윈모터 모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고객 인도에 들어갈 예정이다. 세단과 SUV의 장점을 아우르는 새로운 디자인, 장거리 주행과 초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800V 전동화 기술, 소프트웨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사용자 경험까지. ES90은 전기차를 선택할 때 소비자가 고려해야 했던 기존의 타협을 줄이며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
2026-09-16 18: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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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충식 KAIST 총장 "승부수는 피지컬 AI"…전 교과목 AI 체계로 바꾼다
[경제일보] 배충식 KAIST 총장이 인공지능(AI) 시대의 승부처로 ‘피지컬 AI’를 지목하고 교육·연구·산학협력 전반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범용 AI 모델 자체에서 미국·중국과 규모 경쟁을 벌이기보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제조·로봇·자동차 산업에 AI를 결합해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기술로 경쟁력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배 총장은 지난 24일 서울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승부수는 피지컬 AI”라며 “제조업의 역량을 고도화하면서 AI를 적용해 피지컬 AI로 국부를 창출하고 우리나라를 강국으로 만드는 게 KAIST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KAIST는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로보틱스, 디지털트윈 등 현실 세계와 연결되는 AI 연구를 집중 확대할 계획이다. ◆ 중국과 ‘규모’ 대신 연구 밀도로 승부 배 총장이 피지컬 AI를 선택한 배경에는 한국 산업의 구조적 강점이 있다. 한국은 반도체·자동차·조선·전자·제조업 등 AI가 실제 적용될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어 소프트웨어와 물리적 시스템을 결합하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배 총장은 “규모 면에서는 중국이 더 크기 때문에 우리는 밀도 있고 고급화된 연구를 해야 한다”며 대덕연구단지의 정부출연연구기관과 KAIST의 연구역량을 전략기술별로 연결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대학 단독 연구에 머물지 않고 출연연과 공동연구를 확대해 제한된 자원을 집중시키겠다는 것이다. 산업계와의 접점도 강화한다. 기업 수요를 연구 초기부터 반영하는 ‘AI 자율랩’을 구축해 AI가 실험 설계와 수행, 데이터 분석 등을 지원하고 연구 결과를 산업 현장에 보다 빠르게 적용하는 체계를 만든다. KAIST는 산업체 위성연구실과 공동연구센터 유치도 확대할 계획이다. ◆ AI를 잘 쓰는 학생 아닌 ‘AI를 통제하는 인재’ 교육 개편은 더 파격적이다. KAIST는 내년 3월부터 학부 전 학년과 대학원 전 과정의 모든 교과목에 AI 활용 수준을 적용한다. 수업은 AI에 의존하지 않고 인간의 기초 역량을 키우는 단계, AI를 활용해 학습 범위를 확장하는 단계, AI를 직접 설계하고 주도하는 단계로 구분한다. 인문·사회와 기초과학에서는 ‘AI 프리’ 교육을 강화한다. 읽기와 쓰기, 발표,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는 능력을 먼저 키우고 이후 AI를 활용해 결과물을 만드는 방식이다. 반면 전공·융합 영역에서는 AI를 적극 활용하고, AI 관련 핵심 과목에서는 학생이 직접 AI를 설계하고 검증하도록 한다. 배 총장은 “교수들이 아는 것만 교육하면 학생들이 교육을 버리게 된다”며 “AI를 활용해 실습하고 터득하게 하는 등 AI 시대에 맞게 교육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AI를 특정 전공의 도구가 아니라 모든 학문의 공통 역량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다. 다만 모든 수업에서 AI 사용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사용하지 않아야 하는 영역과 적극 활용해야 하는 영역을 구분한다는 점이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 교육 넘어 연구·창업·행정까지 ‘AI 네이티브’ 이번 구상은 배 총장이 취임 당시 제시한 ‘Beyond Series’의 구체화다. KAIST는 ‘Beyond AI’를 비롯해 혁신적 연구·창업, 효율적이고 열린 대학, 탄소중립, 글로벌화를 5대 발전 전략으로 제시했다. AI를 교육뿐 아니라 연구·창업·행정까지 대학 운영 전반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창업교육도 신입생부터 강화한다. 연구성과가 기술사업화와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학부·대학원 과정에서 창업을 하나의 진로로 인식하도록 하고, 창업 동문과 현장 전문가를 활용한 교육도 추진한다. 행정 분야에서는 AI 기반 디지털 원스톱 시스템 구축과 인사 절차 간소화도 추진한다. 한편 배충식호 KAIST의 핵심은 AI 전공자를 더 많이 만드는 데 있지 않다. 모든 전공자가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되, AI에 의존하지 않고 문제를 정의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드는 것에 가깝다. 동시에 연구에서는 피지컬 AI에 자원을 집중하고 출연연·기업과 공동 연구를 확대해 기술사업화까지 연결한다는 그림이다. 배 총장은 “KAIST가 세계 최고 대학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학의 기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KAIST를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를 만드는 국가혁신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2026-08-25 15:2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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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는 누구의 몫인가"…카카오 노사 갈등이 드러낸 IT업계의 새 고민
[경제일보] 카카오가 창사 이후 첫 부분파업까지 이어진 노사 갈등을 봉합 수순으로 돌입했지만, 이번 사태가 남긴 과제는 임금협약을 넘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전반의 성과보상 체계 재편으로 확산되고 있다. 고성장 시기 인재 확보를 위해 파격적인 보상 경쟁을 벌였던 IT 기업들이 성장 둔화와 비용 부담 속에서 새로운 보상 기준 마련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IT 업계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와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두 달 넘게 이어진 갈등과 첫 부분파업, '로그아웃데이' 등 집단행동이 일단락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최종 합의 여부와 별개로 성과급과 보상 기준을 둘러싼 논쟁은 IT 업계의 공통 과제로 남게 됐다. 카카오 노조는 노사 갈등의 핵심은 단순한 임금 인상률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회사 성과를 어떤 기준으로 구성원과 나눌 것인지, 장기 보상과 단기 성과급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재편되는 회사 사업 속 고용 불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이 쟁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갈등은 보상 규모보다 '성과 배분 기준의 투명성'과 '구성원 신뢰' 문제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플랫폼 기업 특성상 서비스 경쟁력이 개발자와 기술 인력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보상할지는 기업 경쟁력과도 연결되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IT 업계에서는 카카오 사례가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 열풍과 함께 개발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요 IT 기업들은 높은 연봉과 성과급, 스톡옵션 등을 활용해 인재 유치에 나섰다. 다만 최근에는 성장률 둔화와 경기 불확실성,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등으로 비용 효율성이 중요한 경영 과제로 떠올랐다. 과거처럼 매년 높은 수준의 보상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은 성과와 보상의 기준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임 업계 역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게임사는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고, 일부 핵심 개발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성과급 지급 기준과 보상 수준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매출 성장과 프로젝트 성공에 기여한 구성원에게 어느 수준까지 보상할 것인지가 주요 경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네이버 등 주요 플랫폼 기업들도 AI 전환이라는 새로운 경쟁 환경 속에서 보상 체계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데이터 사업 투자가 확대되면서 기존 개발 역량뿐 아니라 AI 연구 인력과 핵심 기술 인재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이번 갈등을 마무리하는 것과 함께 조직 안정과 성장 동력 확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카카오는 최근 인공지능 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플랫폼 사업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내부 구성원의 신뢰 회복 없이는 장기적인 사업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다. 카카오 노사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임금협약 체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합의안이 통과되면 카카오는 두 달 넘게 이어진 노사 갈등을 마무리하고 사업 정상화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IT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에서 시작된 성과 배분 문제가 업계 전반으로 커지고 있다"며 "높은 성과급을 지급하는 기업 사례를 보면 구성원 입장에서는 부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2026-07-30 16: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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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 국제금융센터 중심 대전환…'5+1' 서비스 생태계 구축 박차
베트남 경제 수도 호찌민(Hồ Chí Minh)시가 베트남과 동남아시아의 핵심 서비스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 개편에 나섰다. 호치민시 인민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고부가가치 현대 서비스 중심지 구축 계획’에 따르면 시는 국제금융센터를 핵심 축으로 삼고 5대 전략 서비스 산업을 연계하는 이른바 ‘5+1’ 서비스 생태계 모델을 본격 가동한다. ◆ 국제금융센터가 이끄는 ‘5+1’ 생태계…2030년 서비스 비중 65% 목표 호찌민시는 연 10~11%의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서비스 산업을 지목했다. 구체적으로 2025~2030년 동안 시 전체 성장률을 웃도는 연 12~14%의 서비스업 성장을 이끌고 2030년까지 서비스업이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60~65%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는 글로벌 주요 서비스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번 신개념 전략인 ‘5+1’ 연결 모델은 국제금융센터를 주축으로 금융·은행·보험 산업을 육성하고 이에 시너지를 낼 5대 전략 센터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이다. 5대 센터는 해양·물류, 정보통신·과학기술(혁신 및 전문활동), 관광, 의료, 교육·훈련 분야로 구성된다. 호찌민시는 이 모델을 통해 각 산업이 개별적으로 성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급망 안에서 상호 보완하는 역동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나아가 글로벌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 정부 기관을 아우르는 개방형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기술 혁신과 인재 양성, 도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 파격적 인센티브와 부지 확보…‘디지털 슈퍼포트’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호찌민시는 제도 개선과 인프라 확보를 동시에 추진한다. 시 정부는 투자 인센티브 제공, 기업 비용 절감, 세제 혜택 확대, 금융 접근성 제고를 골자로 한 특화 정책을 검토·조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회가 부여한 특례 제도를 적극 활용해 전략적 투자 유치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행정 및 기술 혁신을 포함한 투명하고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시의 자율성과 행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폭적인 권한 이양을 담은 ‘특별도시법’ 제정도 제안할 방침이다. 전략 산업을 수용할 부지도 우선 확보된다. 국제금융센터와 소프트웨어 기술 허브, 국제 표준 혁신 네트워크 구축 공간을 비롯해 연구개발(R&D) 센터와 대형 전시장 부지가 차례로 지정된다. 아시아 최고 수준의 물류 역량을 갖추기 위해 까이멥-티바이-껀저 지역에는 빅데이터 기반 스마트 통합 물류 시스템을 갖춘 ‘디지털 슈퍼포트(초대형 항만)’를 구축해 동남아시아 핵심 물류 관문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 신도시·스마트시티 연결망 확대…광역 경제권 구축 이 같은 서비스 경제를 뒷받침할 공간 인프라 확장도 가속화된다. 호치민시는 2030년 이전 투티엠(Thu Thiem) 신도시를 완공하고 푸미흥(Phu My Hung) 2단계 사업과 껀저(Can Gio) 해양도시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인근 붕따우, 호찌람, 푸미 지역의 도시 정비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도시 간 연결성도 대폭 강화된다. 호치민 중심부와 디안, 투안안, 투저우못, 벤깟, 푸미 등 주요 거점을 잇는 스마트시티 체인을 구축하고 롱탄-호짬 고속도로 주변에 신도시를 조성한다. 이를 위해 순환도로 2·3·4호선 건설과 주요 고속도로인 호찌민-목바이, 호찌민-투저우못-쩐타인 노선 개설, 투티엠4교와 깐저교 건설 사업 등을 조속히 추진해 서비스 산업의 광역 거점을 완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026-06-23 17: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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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억 달러 투자' 한국, 하이퐁 최대 투자국 부상…신성장 동력으로 협력 고도화
베트남 북부의 핵심 경제도시 하이퐁(Hai Phong)이 한국 기업들과의 견고한 투자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새로운 협력 단계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하이퐁 경제구역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하이퐁시는 총 1838건의 외국인직접투자(FDI) 프로젝트를 통해 531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 가운데 한국은 320여 개 프로젝트, 누적 투자액 155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FDI의 약 30%를 차지하는 최대 투자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산업단지와 경제특구 내에서만 168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통해 약 146억6000만 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를 이끈 중심에는 LG그룹이 있다. LG그룹은 하이퐁에서 7개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총 106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50여 개 협력사로 구성된 산업 생태계를 구축했다. LG그룹 계열사의 수출액은 하이퐁시 전체 수출의 약 43%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평균 6600만 달러의 세수를 창출하고 있다. 고용 규모도 약 3만1000명에 달한다. LG그룹 외에도 SK그룹이 약 5억 달러, 현대가 약 4억5000만 달러, 희성이 약 2억7900만 달러, 행성이 약 1억35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주요 한국 기업들이 하이퐁을 전략적 생산 거점으로 선택했다. 투자 분야를 살펴보면 전자산업이 전체의 약 3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계·장비 산업이 32%, 물류 분야가 17%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화학, 플라스틱, 포장재, 섬유, 피혁 등 다양한 산업으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단순한 자본 투자에 그치지 않고 기술 이전과 생산성 향상, 수출 확대, 고용 창출 등을 통해 하이퐁 산업 발전의 핵심 동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속적인 투자 확대 역시 하이퐁의 우수한 투자 환경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LG이노텍 베트남 하이퐁 법인의 윤영준 부법인장은 “많은 한국 기업들이 하이퐁 투자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지리적·경제적 이점뿐 아니라 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투자 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퐁시는 이에 발맞춰 단순한 투자 유치에서 벗어나 기술 혁신과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의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을 산업·물류·혁신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도 탄 쭝(Do Thanh Trung) 하이퐁 시장이 이끄는 대표단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투자 유치 활동을 전개했다. 대표단은 기존 투자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인공지능(AI), 반도체, 클라우드 컴퓨팅, 그린에너지, 디지털 인프라 등 미래 산업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모색했다. 방한 기간 대표단은 다양한 투자진흥 포럼과 회의에 참석했으며 LG, SK, K-Water, 메가존클라우드, 퓨리오사AI, KTNF 등 주요 기업 및 기관들과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서울에서 열린 ‘2026 하이퐁-한국 투자진흥 컨퍼런스’에서는 이러한 비전이 더욱 구체화됐다. 팜 반 틱(Pham Van Thiep) 하이퐁 경제구역청장은 한국 기업들에게 △차세대 전자·반도체 △그린에너지·수소경제 △AI·클라우드 컴퓨팅·디지털경제 △국제 물류 및 유통센터 △해양경제·항만서비스·신재생에너지 등 5대 전략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제안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AI, 디지털 전환, ESG 경영, 친환경 산업단지 개발, 수자원 분야 등에서 다수의 협약이 체결됐으며 하이퐁 경제구역청은 총 5500만 달러 규모 신규 프로젝트 3건에 대한 투자등록증도 발급했다. 도 탄 쭝 시장은 “이번 행사는 단순한 투자설명회를 넘어 하이퐁과 한국 기업 간 전략적 신뢰를 재확인하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이퐁은 높은 경제성장률과 행정개혁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하이퐁 자유무역지대 출범은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과 하이퐁의 협력은 이제 단순한 제조 투자 단계를 넘어 AI, 반도체, 디지털 인프라, 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구축된 생산기지 중심의 협력이 앞으로는 첨단 기술과 혁신 생태계를 공유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퐁시는 앞으로도 한국 기업들이 장기적인 사업 전략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한국 역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신산업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하이퐁을 동남아 전략 거점으로 활용하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6-06-23 10: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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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올인' 선언한 이재명 정부, 실물 경제 총리 카드로 돌파구 열어야
[경제일보] 선거의 막이 내리고 이제 냉혹한 현실의 시간이 다가왔다.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의 계절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것은 결국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다. 이런 엄중한 시국에 이재명 대통령이 신임 국무총리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명한 것은 시의적절하면서도 강력한 쇄신 의지의 표현으로 평가할 만하다. 여야를 막론한 정치인 출신이 아닌, 네이버 대표를 거쳐 실물 경제 현장을 두루 누빈 관료 출신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 자체가 파격이자 명확한 메시지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으로는 골병이 들고 있는 외화내빈(外華內貧)의 형국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가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며 수출 전선을 떠받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한 대다수 제조 분야와 중소기업, 자영업의 체력은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특정 첨단 산업에만 의존하는 기형적 구조로는 다가오는 거대한 전환의 파고를 넘을 수 없다. 특히 전 세계가 사활을 걸고 있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생태계의 주도권 경쟁은 하루가 다르게 격화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 IT와 중소벤처 분야를 모두 경험한 한 총리 후보자의 지명은, 현 시대의 생존 기로가 AI 관련 산업의 고도화와 신성장 동력 발굴에 있다는 대통령의 정확한 현실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의 가장 주목할 만한 지점은 이재명 대통령이 구상하는 ‘권한 분점과 역할 분담’의 형태다. 외교·안보와 정치는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며 중심을 잡고, 내치(內治)의 핵심인 경제 컨트롤타워는 한 총리에게 전권을 위임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른바 ‘경제 성장 올인 체제’의 구축이다. 이는 소모적인 정치 공방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오직 경제 활성화와 민생 회복에만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강력한 신호탄이다. 현재 우리가 마주한 대내외적 과제는 가히 첩첩산중이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이른바 ‘3고(高) 현상’은 장기화되면서 서민 경제의 목을 죄어오고 있다. 여기에 오랜 세월 대한민국을 멍들게 한 동서남북의 지역·이념 갈등을 넘어, 이제는 자산과 소득의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라는 미증유의 사회적 재앙이 공동체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사회적 불평등과 갈등을 치유하는 최고의 복지이자 유일한 해법은 결국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뿐이다. 파이를 키우지 않고서는 나눌 수도 없고, 성장의 온기가 아래로 흘러내리는 분수 효과나 낙수 효과 없이는 양극화의 깊은 골을 메울 수 없다는 것이 역사의 상식이자 기본 원칙이다. 새로 출범할 ‘한성숙 내각’ 앞에는 막중한 과제가 놓여 있다. 우선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 경제 살리기 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키는 정치적 돌파력을 보여야 한다. 실물 경제 전문가로서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정책에 반영하고, 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들이 마음 놓고 AI 등 미래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대기업의 낙과(落果)가 중소기업과 벤처 생태계로 골고루 퍼질 수 있는 상생의 메커니즘을 만드는 것도 그의 몫이다. 대통령의 지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하겠지만, 지금은 정쟁보다 경제 위기 극복이 우선이다. 정치권 역시 이번 총리 인선의 본질이 ‘민생과 성장’에 있음을 직시하고 대승적으로 협조해야 마땅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 올인’ 선언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경제의 체질 개선과 재도약으로 이어지기를 국민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경제가 살아야 나라가 살고, 국민이 웃을 수 있다. 정부와 신임 총리 후보자는 이 무거운 소명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26-06-08 09: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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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나서는 중국 지방정부 : 한국도 반도체 초과세수를 생태계 구축에 활용해야 한다
[경제일보] 중국이 무섭게 변하고 있다. 이제 중국은 더 이상 단순한 ‘세계의 공장’이 아니다. 값싼 노동력으로 글로벌 기업의 하청 생산기지 역할을 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다. 지금 중국 지방정부들이 벌이고 있는 가장 치열한 전쟁은 바로 ‘반도체 생태계 전쟁’이다. 최근 중국 장쑤성 소주(蘇州) 장자강(張家港)에서 열린 한·중 경제무역협력 교류회 현장을 둘러보며 새삼 놀란 것은, 중국 지방도시들의 태도가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단순히 공장 하나 유치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도시 전체가 반도체 산업단지와 첨단 제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그들은 이미 알고 있다. AI 시대의 패권은 결국 반도체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특히 중국 지방정부들은 지금 한국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을 사실상 ‘국가 전략 자산’ 수준으로 대우하고 있다. 한국 안에서는 중소기업 취급을 받는 기업들이 중국에 가면 귀빈이 된다. 지방정부 간부들이 직접 공항 영접을 나오고, 세제 혜택과 공장 부지 제공은 기본이며, 연구개발 자금과 인력 지원까지 패키지로 제안한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가. 반도체 산업은 이제 단순 제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의 첨단 문명 생태계다. AI 반도체, HBM(고대역폭 메모리), 첨단 패키징, 전력반도체, 차량용 반도체, 산업용 센서, 로봇칩, 양자컴퓨팅까지 미래 산업의 핵심은 모두 반도체와 연결된다. 그리고 반도체 산업의 진짜 경쟁력은 단순히 삼성전자나 TSMC 같은 대기업 하나로 완성되지 않는다. 소재, 화학, 특수가스, 웨이퍼, 정밀가공, 초정밀 부품, 산업용 로봇, 테스트 장비, 패키징, 설계 인력, 대학 연구소, 금융, 물류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된 거대한 산업 생태계가 있어야 한다. 중국은 지금 바로 그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들의 움직임을 보면 놀라울 정도다. 상하이권은 AI 반도체와 설계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고, 장쑤성과 저장성은 첨단 제조 및 패키징 분야를 키우고 있다. 광둥성은 화웨이와 BYD를 축으로 차량용 반도체와 AI 기기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쓰촨성과 충칭은 후공정 및 테스트 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다. 중국은 중앙정부가 방향을 정하면 지방정부가 곧바로 움직인다. 산업단지 조성, 세금 감면, 금융 지원, 공장 인허가, 연구소 설립, 대학 협력까지 거의 전시 체제 수준으로 밀어붙인다. 지금 중국 지방도시들 사이에서는 “한국 반도체 기업 하나라도 더 유치하라”는 경쟁이 치열하다. 왜냐하면 한국 기업들이 들어오면 그 도시의 산업 수준 자체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기술과 인재, 공급망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함께 들어온다. 중국은 이미 단순 추격 단계를 넘어섰다. 이제는 생태계 전체를 삼키려 한다. 문제는 한국이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시장을 이끌고 있다. HBM 경쟁에서도 앞서 있다. 그러나 정작 국내 산업 구조를 들여다보면 우려되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소부장 중소기업들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인력난은 심각하고, 지방 산업단지는 비어가고 있으며, 규제와 비용 부담은 계속 커진다. 특히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인해 지역 제조업 생태계가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국가 전략의 부재다. 반도체는 이미 국가 안보 산업이 되었는데도 한국은 아직도 개별 기업의 경쟁력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생태계 전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국가적 비전과 장기 전략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중국은 도시 단위로 움직이고 있는데 우리는 기업 단위로 버티고 있는 셈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인재 문제다. 이제 반도체 전쟁은 단순 기술 전쟁이 아니다. 인재 전쟁을 넘어 생태계 전쟁으로 넘어가고 있다. 중국은 한국과 대만, 일본의 기술 인력을 공격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대학과 연구소, 기업을 연결한 대규모 지원 체계를 만들고 있다. 주택 제공, 연구비 지원, 세제 혜택은 물론이고 가족 정착까지 지원한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반도체 학과를 늘린다고 하지만 정작 현장 인력은 부족하다. 청년들은 제조업을 기피하고, 지방 대학은 무너지고 있다. 중소 소부장 기업들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지방정부들이 한국 기업들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지금 우리는 역사적 기회를 맞고 있다. 중국은 한국 반도체 생태계를 필요로 한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전략 파트너로 본다. 일본 역시 반도체 부활을 위해 한국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영원하지 않다. “물이 들어왔을 때 배를 띄워야 한다”는 말은 지금 같은 시대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일본은 이미 국가 차원의 생태계 전략에 들어갔다. TSMC 구마모토 공장에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했고, 라피더스(Rapidus)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국산화에 나섰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대학과 기업이 사실상 국가 총동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은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을 통해 수십조 원 규모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단순 공장 지원이 아니다. 연구개발, 인재 양성, 공급망 재편, 안보 전략까지 모두 포함된 국가 산업 전략이다. 결국 미국과 일본은 반도체를 단순 기업 산업이 아니라 국가 문명 경쟁력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한국도 이제 결단해야 한다. 최근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크게 늘고 있다면, 그 초과세수를 단순 재정 메우기에 사용할 것이 아니라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전략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첫째, 지방 반도체 클러스터를 강화해야 한다. 수도권 중심 구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충청권, 전북, 경북, 동해안권까지 연결한 국가 반도체 벨트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소부장 기업을 국가 전략산업 수준으로 대우해야 한다. 이 기업들이 무너지면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도 혼자 살아남을 수 없다. 셋째, 대학과 연구소를 산업 생태계와 직접 연결해야 한다. 이공계 인재들이 제조업과 지역 산업으로 유입되도록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넷째, 장기 산업 금융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반도체는 단기간 수익 산업이 아니다. 10년, 20년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적 각오다. 지금 세계는 AI 혁명 시대의 새로운 산업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 반도체는 그 중심이다. 반도체를 잃는 국가는 미래 산업 패권을 잃는다. 중국 지방정부들의 움직임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그들은 이미 다음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도 이제 단순히 “잘나가는 반도체 기업 몇 개 있는 나라”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반도체 생태계 국가로 진화해야 한다. 그것이 AI 시대를 살아남는 길이다.
2026-05-23 18: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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