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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美핵심공장, 유해폐기물 관리 '구멍'…美환경당국 18개 항목 지적
[경제일보] 현대자동차의 미국 핵심 생산거점인 앨라배마공장이 유해폐기물 관리 문제로 현지 환경당국의 제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앨라배마 환경관리국(ADEM)은 현대차 미국생산법인(Hyundai Motor Manufacturing Alabama·HMMA)에 대해 유해폐기물의 처리·보관·표시·출입통제 등 18개 항목에서 규정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1만6760달러의 민사제재를 포함한 합의명령을 추진 중이다. 다만 현대차 측은 위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일부 폐기물은 사후 분석 결과 실제로는 유해폐기물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지적사항을 현장점검 당일 또는 곧바로 시정했고, 올해 2월까지 모든 사안을 개선했다고 ADEM에 밝혔다. 4일 본지가 ADEM이 공개한 15쪽 분량의 Proposed Consent Order(합의명령 초안)를 확인한 결과, 당국은 지난해 9월 23일 현대차 앨라배마 몽고메리공장에 대한 규정준수평가검사(CEI)를 실시했다. 공장의 미국 환경보호청(EPA) 식별번호는 ALR000025486이다. 조사 결과 ADEM은 모두 18개 항목을 문제 삼았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9일 현대차에 위반통지서(NOV)를 발송했고, 현대차는 2월 18일 시정조치 내용을 담은 답변서를 제출했다. ADEM은 지난 8월 5일 합의명령안을 공개하고 30일간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페인트공장부터 엔진공장까지…폐기물 보관·표시·비상대응 지적 ADEM이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폐기물 처리 경로다. 당국은 F005 오염 개인보호장비(PPE)와 걸레·필터 등이 유해폐기물을 받을 수 있도록 지정되지 않은 폐기물 집하센터로 보내졌다고 판단했다. 공장 집하센터와 엔진공장 2동에 있던 전자폐기물에 대해서도 유해폐기물 여부를 정확하게 판정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생산 현장 관리에서도 여러 문제가 지적됐다. 수성 페인트 혼합실에서는 유해폐기물을 담은 5갤런 용기 4개가 닫히지 않은 상태였고, 일부 용기에는 ‘Hazardous Waste’ 등의 필수 표시가 없었다. 솔벤트 페인트 혼합실에서는 55갤런 드럼 1개가 열린 상태로 발견됐다. 인화성 유해폐기물이 보관된 집하센터에는 ‘금연’ 표지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ADEM은 밝혔다. 폐기물 저장구역의 물리적 관리 문제도 포함됐다. 솔벤트 페인트 혼합실과 폐기물 집하센터의 일부 콘크리트 바닥에는 균열이나 틈이 있어 유출물을 충분히 차단할 수 있는 불침투성 바닥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당국은 판단했다. 수성 페인트 혼합실과 일반조립공장의 중정비 구역에서는 허가받지 않은 사람의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가 충분하지 않았고, 일부 중앙집적구역 입구에는 ‘위험-관계자 외 출입금지’ 경고표지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폐램프·폐배터리·폐에어로졸 캔 관리도 지적 대상이었다. ADEM은 폐램프 상자가 열려 있었고 배터리와 에어로졸 캔 일부에는 규정에 따른 폐기물 표시가 없었다고 밝혔다. 각각의 폐기물이 얼마나 오랫동안 보관됐는지를 입증하는 관리기록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엔진공장 2동에서는 폐유가 담긴 5갤런 용기가 열린 상태였고, 폐수처리장 외부에 설치된 1만갤런 폐유 저장탱크와 엔진공장의 55갤런 드럼 등에 ‘Used Oil’ 표시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는 내용도 합의명령 초안에 포함됐다. 문서관리도 빠지지 않았다. 페인트공장 폐기물 업무를 맡는 일부 직책의 직무기술서에 유해폐기물 관련 책임이 충분히 기재돼 있지 않았고, 비상상황에 대비한 비상계획과 요약 안내서를 경찰·소방서·병원 등 지역 긴급대응기관에 전달했다는 자료도 당국 조사 당시 제시하지 못했다. ADEM은 제재 수준을 산정하면서 이번 사안들을 “non-technical and easily avoidable”, 즉 “전문적인 기술상의 문제가 아니라 비교적 쉽게 예방할 수 있었던” 사안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관리 수준이 적용되는 환경규제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현대차 “전부 시정…폐기물 업체 교체·전담직원 신설” 현대차의 반론도 합의명령 초안에 상세하게 담겼다. HMMA는 ADEM의 주장을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을 명시했다. 동시에 합의명령 조건을 따르고 최종 확정될 경우 민사제재금을 납부하는 데 동의했다. 현대차 측에 따르면 18개 지적사항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해 9월 23~24일 ADEM 현장검사 과정에서 즉각 수정됐다. 나머지 폐기물 판정과 직무기술서, 비상대응 문서 관련 문제 역시 올해 2월 16일까지 개선을 완료했다는 설명이다. 외부 폐기물 관리업체도 교체했다. 기존 제3자 폐기물관리업체가 담당하던 업무 가운데 일부가 지적된 만큼 새로운 전문업체로 변경하고, 공장 내부에도 고형폐기물 규정준수를 전담하는 폐기물 전문직을 새로 채용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특히 ADEM이 지적한 일부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을 내놨다. 당국이 승인되지 않은 시설로 보냈다고 판단한 폐기물 가운데 일부는 당초 유해폐기물로 분류돼 있었지만, 현장점검 이후 독립 시험기관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실제로는 비유해폐기물이었다는 것이 현대차 측 주장이다. 회사는 폐기물을 보수적으로 과잉 분류했을 뿐 실제 유해폐기물을 무허가 시설로 보낸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ADEM도 이번 사안과 관련해 현재까지 알려진 환경 피해는 없고, 당국 기록상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에 유사한 위반 전력도 없다고 명시했다. 위반으로 현대차가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는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ADEM은 규정준수 책임 자체를 별도로 판단해 1만6760달러의 민사제재를 제안했다. 합의명령이 최종 발효되면 HMMA는 발효일부터 45일 이내 제재금을 납부하고 앨라배마주 유해폐기물 관련 규정을 계속 준수해야 한다. 최종 승인은 현재 진행 중인 공고·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앨라배마공장은 현대차가 미국에 세운 첫 완성차 생산공장이다. 현재 투싼·싼타페·싼타페 하이브리드·싼타크루즈 등을 생산하고 약 4200명을 고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공식 자료상 최대 생산능력은 연간 39만9500대 수준이다. 현대차는 최근 북미 현지생산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는 2030년까지 북미 생산능력을 추가로 50만대 늘리고 현지 부품조달 비율도 기존 목표 60%에서 80%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차종의 앨라배마공장 생산계획도 공개했다. 생산 현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미국 사업장을 둘러싼 환경·안전 규정 준수 역시 그룹의 현지 경쟁력을 평가하는 또 다른 잣대가 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앨라배마공장이 ISO 14001 환경경영시스템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합의명령 초안에서도 HMMA는 이 인증과 오랜 환경규정 준수 이력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제재액 자체보다 완성차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폐기물을 현장 단계에서 얼마나 촘촘하게 관리했느냐에 있다”며 “ADEM이 지적한 사안에는 거대한 환경사고가 아니라 용기 뚜껑, 라벨, 경고표지, 저장구역 출입통제와 같은 기본적인 현장 관리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 생산 확대를 핵심 성장전략으로 내건 현대차에는 첨단 생산설비만큼 현지 환경규제의 ‘기본’을 얼마나 빈틈없이 지키느냐가 또 하나의 숙제로 남게 됐다”고 덧붙였다.
2026-09-04 1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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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美메타플랜트 또 수질 리스크…"고pH 물 의도적 방류" 민원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핵심 생산거점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대해 현지 환경당국이 새로운 수질 민원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원에는 공장이 높은 pH와 전기전도도를 가진 물을 의도적으로 방류하고 있으며, 자격을 갖춘 운영자 없이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는 주장이 담겼다. HMGMA는 지난해 산업폐수 처리 과정에서 조지아주 규정을 위반해 3만 달러의 합의금을 낸 전력이 있다. 당시 문제를 수습하고 정식 산업폐수 전처리 허가까지 받은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폐수 관리와 관련한 민원이 제기된 것이다. 3일 본지가 미국 조지아주 환경보호국(Georgia Environmental Protection Division·EPD)의 민원추적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EPD는 2일(현지시간) 오후 2시 45분 HMGMA를 대상으로 한 수질 민원(Complaint ID 118154)을 접수했다. 신고 대상은 ‘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LLC’, 주소는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 엘라벨의 1500 Genesis Drive’로 명시됐다. 시설번호 역시 HMGMA의 산업폐수 전처리 허가번호인 GAP050365와 일치한다. 담당 기관은 EPD Coastal District, 주요 관심 분야는 Water Quality Control이다. 2일 생성된 공개기록에는 사건 상태가 ‘New’로 표시돼 있고, EPD는 해당 민원이 현재 조사 과정에 있어 공개 가능한 정보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EPA 통해 넘어온 민원…현행 허가서는 pH·전도도까지 촘촘히 규정 이번 민원의 출발점은 조지아주 자체 신고가 아니다. EPD 기록에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Regional Tip/Complaint 경로를 통해 사건이 넘어왔다고 적혀 있다. 민원 내용은 구체적이다. 공개 기록에는 HMGMA가 높은 pH와 전기전도도를 가진 물을 의도적으로 방류하고 있고, 시설을 인증된 운영자 없이 운영하고 있다는 취지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적시돼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민원인이 제기한 주장이다. EPD가 현장조사 등을 통해 해당 내용을 사실로 확정했거나 현대차에 행정제재를 내린 것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주장의 사실 여부와 별개로 눈여겨볼 부분은 지목된 두 항목이 HMGMA의 현행 산업폐수 허가서에서 실제 관리 대상이라는 점이다. 조지아 EPD가 HMGMA에 발급한 산업폐수 전처리 허가 GAP050365는 지난 2025년 9월 30일 발급돼 같은 해 10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유효기간은 2030년 9월 30일까지다. HMGMA는 이 허가에 따라 금속 표면처리 공정폐수와 차량 세척수, 비접촉 냉각수, 생활하수, 빗물 등을 North Bryan Water Reclamation Facility의 하수처리 시스템으로 보낼 수 있다. 최대 허용 유량은 하루 0.425MGD(약 161만 리터)다. 허가서는 pH를 단순 관리항목이 아니라 상시 감시 대상으로 규정한다. 최종 방류수의 pH는 원칙적으로 6.0 이상 9.0 이하여야 하며 연속 측정과 함께 하루 한 번 별도 시료 측정도 요구된다. 기준에서 벗어나는 경우에도 허용되는 시간과 한계가 따로 설정돼 있다. 전기전도도 역시 연속 측정 대상이다. 허가서에는 특정 전기전도도를 지속적으로 측정하도록 하고 관련 상한과 변동 범위를 설정해 놓고 있다. EPA는 물의 전기전도도가 용존 염류와 무기물 등 이온의 양과 관련돼 있으며, 통상적인 수준에서 큰 변화가 나타날 경우 외부 방류나 수질 변화의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전도도가 높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유해물질이 존재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민원이 지적한 ‘운영자’ 문제도 허가 조건과 무관하지 않다. GAP050365에는 시설의 적절한 운영·유지를 위해 충분한 운영 인력과 교육을 확보하도록 규정돼 있고, 별도의 Operator Certification Requirements 조항에서 주 규정상 요구되는 경우 인증된 운영자가 시설을 책임지도록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로 HMGMA 시설에 어느 등급의 인증 운영자가 필요했는지, 당시 근무 상태가 어땠는지가 향후 조사에서 확인해야 할 핵심 대목이다. 지난해 이미 3만 달러 제재…정식 허가 후 다시 등장한 폐수 논란 이번 민원이 더 민감한 이유는 HMGMA가 폐수 문제로 조지아 당국의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조지아 EPD가 공개한 Enforcement Order EPD-WP-9650에 따르면 HMGMA는 산업폐수를 공공 하수처리시설로 보내면서 필요한 산업폐수 전처리 허가를 확보하지 않았고, 공장 내 하수 저장탱크를 허용된 용도 외에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에 따라 HMGMA는 EPD와 3만 달러의 합의금에 합의했다. 명령은 2025년 4월 25일 체결됐으며 EPD는 같은 해 5월 5일 이를 공개했다. 회사에는 정식 전처리 허가 취득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고 폐수의 외부 운송·처리 기준을 준수하며 수정된 개선계획을 제출하라는 요구도 내려졌다. 현지에서는 이미 그 이전부터 HMGMA의 산업폐수 처리에 문제가 제기됐다. 조지아 지역방송 WTOC는 2025년 3월 사바나시가 HMGMA 폐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기준 충족 문제가 발생해 결국 해당 폐수를 더 이상 받지 않게 됐다고 보도했다. 지역 탐사매체 The Current 역시 정부 문서를 토대로 HMGMA와 관련 공급업체가 2024년 9월 이후 폐수 처리 문제를 겪었다고 전했다. 이후 HMGMA는 정식 전처리 허가 절차를 밟았다. 조지아 EPD는 공개 의견수렴과 공청회 등을 거쳐 2025년 9월 GAP050365를 발급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과거의 ‘허가 없이 폐수를 처리한 문제’와는 성격이 다르다. 현재 HMGMA에는 정식 허가가 존재한다. 이번에 확인해야 할 것은 허가를 받은 뒤 실제 방류가 허가 조건에 맞춰 이뤄지고 있는지다. 민원에 제기된 고pH·고전도도 문제와 운영자 자격 문제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단순한 서류상 허가 문제가 아니라 운영단계의 준수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EPD 조사에서 신고 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단계에서 과거 위반과 이번 민원을 묶어 ‘상습 환경규정 위반’ 등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연 50만대 증설 앞둔 美 핵심거점…환경관리도 ‘스마트공장’ 시험대 HMGMA의 중요성은 단순한 해외 완성차 공장 한 곳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차그룹은 HMGMA를 북미 사업의 핵심 생산기지이자 그룹의 첨단 제조기술을 집약한 스마트팩토리로 육성하고 있다. 조지아주 엘라벨에 들어선 HMGMA는 현재 연간 30만대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등을 생산한다. 현대차는 생산능력을 50만대 규모로 확대하기 위한 20만대 증설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도 현대차는 2030년까지 북미 생산능력을 50만대 추가하겠다며 HMGMA의 기존 20만대 증설 계획을 재확인했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확대해 HMGMA와 앨라배마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북미 공급망의 무게중심을 현지로 더 옮기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가 HMGMA에 부여한 상징성도 크다. 그룹은 이 공장을 AI와 로보틱스, 데이터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스마트 제조 거점으로 홍보하고 있다. 올해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는 HMGMA에 147MW 규모 태양광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는 등 북미 사업장의 친환경 전환 성과도 강조했다. 그만큼 환경 규정 준수 여부는 공장의 생산성과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현대차가 미국 정부와 소비자에게 HMGMA를 ‘미래형 제조시설’이자 현지화 전략의 성공모델로 제시하려면 대규모 생산 확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업폐수와 환경시설 관리 역시 그에 맞는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당장 확정된 것은 많지 않다. EPA를 통해 수질 관련 민원이 접수됐고, 조지아 EPD 시스템에 사건번호 118154로 등록돼 조사 과정에 있다는 사실이 현재 확인 가능한 핵심이다. 고pH·고전도도 물의 의도적 방류나 무자격 운영 문제는 아직 신고자의 주장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HMGMA가 불과 지난해 같은 폐수 관리 문제로 주정부와 3만 달러 합의를 했다는 점, 이후 발급된 현행 허가가 pH와 전기전도도, 인증 운영자를 구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 결과는 가볍게 볼 사안도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의 문제는 ‘허가가 있었느냐’였다면, 이번에는 ‘허가대로 운영했느냐’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북미 생산 확대를 앞둔 현대차 입장에서는 조지아 EPD가 이 질문에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가 또 하나의 품질지표가 됐다. 이번에는 자동차가 아니라 공장을 운영하는 방식의 품질”이라고 했다.
2026-09-03 13: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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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목바이 고속도로' 착공…떼이닌성·푸억동 산업단지 수혜 기대
베트남 정부가 남부 경제권 물류망 확충을 위한 핵심 사업인 ‘호치민-목바이(Mộc Bài) 고속도로’ 건설을 본격화하면서 떼이닌(Tây Ninh)성이 새로운 투자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산업·도시 복합단지인 프억동 산업단지(Phước Đông Industrial Park)가 대표적인 수혜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호치민시 교통건설투자프로젝트관리위원회(Ban Giao thông)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총사업비 약 23조 동 규모의 호치민-목바이 고속도로 사업 추진 현황을 공개했다. 현재 호치민시 인민위원회는 투자자 선정을 위한 입찰 절차를 진행 중이며 투자자 선정과 BOT(건설·운영·양도) 계약 체결이 마무리되는 대로 2026년 7월 본선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앞서 부속 사업인 지방도 8호선 입체교차로 건설 공사는 지난해 말 착공돼 기초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1단계 사업은 총연장 51km 규모로 조성된다. 호치민시 구간 24.7km, 떼이닌성 구간 26.3km로 구성되며 왕복 4차선, 설계속도 시속 120km 기준으로 건설된다. 향후 교통 수요 증가에 맞춰 왕복 6차선까지 확장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전 구간 교차로를 입체화해 물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교통 정체를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호치민시와 캄보디아 국경 관문인 목바이 간 이동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또한 호치민 순환도로 3호선과 4호선, 남부 핵심 물류 거점인 깟라이(Cát Lái)항과 까이멥-티바이(Cái Mép–Thị Vải) 국제항만과의 연계성이 강화돼 남부 경제권의 물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 떼이닌성, 아세안 물류 허브 도약 추진 떼이닌성은 2025~2030년 기간 동안 20개 이상의 대형 교통·사회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며 아세안 물류 허브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 사업으로는 총연장 33km, 왕복 8~10차선 규모의 목바이-쑤언아(Mộc Bài-Xuyên Á) 산업·도시 회랑 연결도로가 있다. 총사업비는 약 7조6000억 동으로 민관합작투자(PPP) 방식으로 추진된다. 또한 총사업비 9조8260억 동 규모의 고도(Go Dau)-싸맛(Xa Mat) 고속도로 사업도 BOT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들 노선이 호치민-목바이 고속도로와 연결되면 베트남 남부와 캄보디아를 비롯한 아세안 국가 간 물류 이동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떼이닌성은 지방도 782호선과 791호선 확장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10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건립 등 생활 인프라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 프억동 산업단지, 최대 수혜지 부상 이 같은 교통 인프라 확충의 직접적인 수혜 지역으로는 프억동 산업단지가 꼽힌다. 총면적 3000ha 규모의 프억동 산업단지는 떼이닌성 최대 산업단지 가운데 하나로, 지방도 782호선을 통해 호치민-목바이 고속도로와 직접 연결된다. 향후 순환도로 3·4호선 및 목바이-쑤언아 경제회랑과도 연계돼 물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호치민시와 국제공항, 주요 항만으로의 이동이 편리해지면서 글로벌 제조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넓은 가용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 대규모 생산시설 구축이 가능하며, 변전소와 용수 공급시설, 폐수처리장 등 산업 인프라도 이미 갖춰져 있다. 주거·교육·상업시설을 함께 조성한 산업·도시 복합 개발 모델도 강점으로 꼽힌다. 단지 내에는 근로자 주거시설과 기숙사, 학교, 상업시설 등이 조성돼 있어 기업들의 인력 확보와 정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호치민-목바이 고속도로 착공이 가시화되면서 떼이닌성이 베트남 남부의 새로운 제조업 및 물류 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푸억동 산업단지는 향후 교통망 확충 효과를 가장 먼저 누릴 수 있는 입지 조건을 갖춘 만큼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확대의 핵심 수혜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2026-06-09 16: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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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내걸린 공약 'AI 수도'…전력·물·기업은 어디서 오나
[경제일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공약집에 ‘AI(인공지능)’가 전면에 등장했다.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러스터, 로봇 수도, 양자산업 도시 등 이름은 다르지만 방향은 비슷하다. 지역을 미래산업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실행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은 전력망, 용수, 부지, 기업 투자, 인력 공급이 맞물려야 가능한 사업이다. 그러나 일부 공약은 산업 이름만 앞세울 뿐 전력 공급 계획이나 용수 확보 방안, 기업 투자 의향, 중앙정부 협의 절차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국이 AI 수도 경쟁…핵심은 ‘어떻게’다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은 앞다퉈 ‘AI 수도’를 내세우고 있다. 대구는 AI·로봇 수도, 경북은 아시아태평양 AI 수도, 충남은 AI 수도, 울산은 AI 산업도시, 전북 새만금은 피지컬 AI 산업수도 등으로 포장됐다. 지역경제 침체와 청년 유출, 제조업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산업 전략이라는 점에서 방향 자체는 타당하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공약 검증의 기준은 구호가 아니라 실행력이다.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겠다”는 문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AI 수도 공약과 관련해 “어느 부지에 짓는지, 전기는 어디서 공급받는지, 냉각수는 어떻게 확보하는지, 어떤 기업이 투자 의향을 보였는지, 지역 인력은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가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공약은 유권자에게 비교 가능한 정보여야 한다”며 “후보가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공약서에 사업명과 기대효과만 있고 재원 조달, 인허가 일정, 정부·기업 협의 단계가 없다면 선거용 청사진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첫 조건은 전력망과 물 AI 데이터센터의 첫 번째 조건은 전력이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적인 전기를 필요로 한다. 특히 AI 학습과 추론에 쓰이는 고성능 서버는 전력 소비가 크다. 변전소, 송전선로, 전력계통 접속 가능성이 확인되지 않으면 데이터센터 공약은 착공 단계에서부터 막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데이터센터 수요가 별도 전력 수요로 반영됐다. 그만큼 데이터센터가 국가 전력망에 부담을 주는 산업이라는 뜻이다. 후보가 데이터센터를 말하려면 한국전력, 산업통상자원부, 지자체 전력계통 계획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해야 하는 것이다. 물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AI 데이터센터는 서버 냉각을 위해 에너지와 냉각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한 지역개발 전문가는 “지역에 따라 상수도, 공업용수, 재이용수, 해수 활용 가능성이 달라진다. 농업용수나 생활용수와 충돌할 경우 주민 수용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 때문에 공약에는 냉각 방식, 용수 조달, 폐열 처리, 환경 영향 관리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로봇 공약도 기업과 인재 없으면 공허 반도체 공장 공약은 더 높은 수준의 검증이 필요하다. 반도체 팹은 △대규모 전력 △초순수 △폐수 처리 △화학물질 관리 △고급 인력 △협력업체 생태계 등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방자치단체체장 의지만으로 유치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기업의 중장기 투자 계획, 국가첨단전략산업 정책, 세제 지원, 인허가 일정이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검증 기준은 분명하다. 유치 대상 기업이 특정돼 있는지, 투자 의향서나 양해각서가 있는지, 부지와 인허가 일정이 있는지, 전력·용수·폐수 처리 계획이 있는지, 지역 대학과 특성화고를 통한 인력 공급 방안이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로봇 수도, 양자산업 도시 공약도 마찬가지다. 로봇산업은 기업 몇 곳을 유치한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제조·물류·의료·돌봄 현장의 수요처, 실증공간, 규제 완화, 유지보수 인력이 필요하다. 양자산업은 대학과 연구기관, 대기업 연구개발 투자, 장기 국책사업과 연결돼야 한다. 산업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산업 구조와의 적합성이다. 유권자는 ‘AI 계산서’를 봐야 한다 전국 지자체가 AI와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지역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은 필요하다. 그러나 미래산업 공약일수록 더 구체적인 계산서가 필요하다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한 정치컨설팅 관계자는 “유권자는 후보에게 다섯 가지 정도를 물어야 한다”며 “전력망 접속 가능성은 확인했는가. 용수와 냉각 방식은 무엇인가. 기업 투자 의향은 문서로 확보했는가. 부지는 인허가가 가능한가. 지역 인재 양성 계획은 있는가 등이다”라고 말했다.
2026-05-30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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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보수 교체'냐, 추경호 '보수 결집'이냐
[경제일보] 6·3 대구시장 선거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의 정면승부로 본격화됐다. 김 후보는 ‘대구 교체론’과 중앙정부 협력론을 앞세우고, 추 후보는 경제부총리 출신의 ‘경제 전문성’과 보수 결집론으로 맞서고 있다. 두 후보 모두 TK신공항, 일자리, 산업 재편을 전면에 내걸었지만 접근법은 다르다. 김 후보는 “대구도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고, 추 후보는 “대구 경제를 살릴 검증된 경제전문가”를 자임한다. 여론조사, 5월 들어 김부겸·추경호 오차범위 내 ‘초접전’ 최근 여론조사 흐름은 초접전이다. 대구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4월 28~29일 대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김부겸 44%, 추경호 35%로 김 후보가 앞섰다.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 방식, 응답률 15.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였다. 반면 대구MBC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5월 2~3일 대구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 조사에서는 김 후보 45.9%, 추 후보 42.4%로 격차가 3.5%포인트까지 줄었다. 응답률은 6.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다. 또 다른 조사에서도 초접전 흐름이 확인됐다. JTBC가 메타보이스·리서치랩에 의뢰해 5월 5~6일 대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구시장 가상 양자대결 조사에서는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41%,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 40%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포인트로, 표본오차인 95% 신뢰수준 ±3.5%포인트 안에 있는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조사는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흐름만 놓고 보면 김 후보가 인물 경쟁력과 변화 기대감으로 초반 주도권을 잡았지만, 국민의힘 경선 이후 추 후보가 보수층 결집 효과를 타고 빠르게 추격하는 양상이다. 대구의 정당 지형은 여전히 국민의힘에 우호적이다. 다만 김 후보가 보수 강세 지역인 대구에서 오랜 기간 정치적 기반을 쌓아온 인물이라는 점, 국무총리와 장관을 지낸 중량감이 있다는 점은 과거 민주당 후보들과 다른 변수다. 김부겸, “대구를 바꿔야 한다” 변화론 전면에 김 후보의 선거전은 ‘대구를 향한 귀환’의 형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는 대구 달서구 두류역 인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이번에는 김부겸을 회초리 삼아 국민의힘이 정신 차리게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또 “대구를 살려달라는 시민의 절박한 목소리에 응답하겠다”며 △지역 소멸 △청년 유출 △산업 침체 문제를 전면에 올렸다. 김 후보는 비수도권 첫 도심공항터미널 설치, 대구 4호선 모노레일 추진, TK신공항 국가 주도 사업 전환, K2 후적지 기업도시 조성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특히 선거 중반부 들어 생활 현안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안전한 물 확보, 낙동강 수질 개선, 서대구 악취 문제 해결, 하·폐수처리장 지하화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대형 개발만이 아니라 시민이 매일 겪는 문제를 풀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중도층과 생활 민심을 겨냥한 행보다. 대구에서 민주당 간판은 여전히 부담이지만, 김 후보는 정당보다 인물, 이념보다 실행력을 앞세워 그 벽을 넘겠다는 전략이다. 추경호, “대구 경제 살리겠다” 경제전문가론 꺼내 추 후보는 후보 확정 직후 대구 충혼탑 참배로 첫 행보를 시작했다.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정체성과 결집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후보 등록 직후 “대한민국이 검증한 경제부총리 출신 최고의 경제전문가가 대구 경제 살리기 대장정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또 “압도적인 승리로 보수의 유능함을 증명하고 돈과 사람이 모이는 대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추 후보의 핵심 자산은 경제 관료와 경제부총리 이력이다. 대구 시민이 가장 절실하게 여기는 문제가 일자리와 지역경제라는 점에서 ‘경제전문가 시장’ 이미지는 강한 무기다. 그는 기업 유치, 미래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지역 금융 기능 강화 등을 앞세우고 있다. 국민의힘은 추 후보를 통해 이번 선거를 ‘정권 견제’와 ‘대구 경제 회복’의 이중 구도로 끌고 가려 한다. 다만 공천 과정에서 생긴 보수층 내부의 상처를 얼마나 빨리 봉합하느냐가 관건이다. TK신공항, 같은 찬성 다른 해법 두 후보가 가장 강하게 맞붙는 의제는 TK신공항이다. 모두 추진에는 찬성하지만 해법은 다르다. 김 후보는 신공항을 국가 주도 사업으로 전환하고 민주당 차원의 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한다. 대구시 재정 부담과 기존 기부 대 양여 방식의 한계를 넘어 중앙정부 책임을 확대하겠다는 논리다. 추 후보는 경제부총리 출신으로서 예산과 재정 구조를 이해하는 후보라는 점을 내세운다. 신공항은 공항 이전을 넘어 K2 후적지 개발, 광역교통망, 물류·항공 산업, 기업 유치가 맞물린 대구 미래 전략의 핵심이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신공항 이슈에 대해 결국 유권자가 따질 것은 누가 더 빨리, 더 안정적으로, 더 많은 재원을 끌어올 수 있느냐다”고 말했다. 서문시장·동성로 민심 접촉전도 가열 민심 접촉전도 뜨겁다. 두 후보는 서문시장과 동성로 등 대구 대표 상권을 찾아 시민들과 접촉하고 있다. 서문시장은 전통 보수층과 서민경제의 상징이고, 동성로는 청년·상권·문화 소비가 만나는 도심 민심의 바로미터다. 김 후보는 전통시장과 도심 상권을 관광·문화 명소로 키우겠다고 강조하고, 추 후보는 시장과 생활권을 훑으며 “대구 경제를 살릴 후보”라는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두 후보의 유세 동선은 전통시장, 청년 상권, 산업 현장, 생활 민원 지역으로 더 촘촘해질 전망이다. 막판 변수는 중도층과 투표율 정치 전문가들은 대구시장 선거의 막판 변수로 투표율과 중도층 투표성향을 꼽는다. 투표율이 높고 변화 기대감이 커질수록 김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다. 반대로 보수층이 결집하고 선거가 정권 견제 구도로 굳어지면 추 후보가 힘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는 보수층 일부와 무당층을 설득해야 하고, 추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을 실제 투표장까지 끌어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더 이상 ‘보수 텃밭의 예정된 선거’가 아니다”며 “김부겸 후보는 대구 정치의 낡은 문법을 깨려 하고, 추경호 후보는 보수의 중심을 다시 세우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 시민의 최종 질문은 분명하다. 누가 대구를 다시 먹고살게 할 것이냐다”라며 “그 질문에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답을 내놓는 후보가 마지막 표심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2026-05-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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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공장은 선거 현수막 위에 지어지지 않는다
[경제일보] 선거철만 되면 기이한 신기루가 피어오른다. 삽을 뜰 부지도, 흘려보낼 물도, 끌어올 전기도 없는데 현수막 위엔 어느 날 갑자기 ‘삼성 반도체 유치’라는 거창한 활자가 박힌다. 기업의 의사조차 묻지 않은 일방적인 구애이자 선언이다. 말은 깃털처럼 가볍고 공장은 태산처럼 무겁다. 표는 오늘 당장 필요하겠지만, 반도체 팹(Fab)은 10년 뒤의 미래를 내다보고 짓는 국가적 명운이 걸린 유기체다.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다투어 내놓는 반도체 공약은 위험천만하다. 대구와 광주, 전남 등지에서 들려오는 ‘10조원 규모 시설 유치’ 소식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정작 현장은 비명에 가깝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용인과 평택을 축으로 수백조원대 투자를 확정하고 초격차를 위한 속도전에 돌입한 상태다. 기업의 경영 논리와 정치의 선거 논리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정치가 산업을 말하는 것은 마땅한 책무다. 수도권 쏠림과 지역 소멸의 절벽 앞에서 반도체라는 전략 자산을 지역의 미래와 연결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권장돼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방법’의 천박함에 있다. 정치가 기업을 부르는 것과, 기업의 이름을 빌려 표를 구걸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행위다. 반도체 공장은 축구장 몇 개 넓이의 땅에 콘크리트 건물을 세운다고 돌아가는 단순 시설이 아니다. 전력과 용수, 도로와 폐수 처리, 송전망과 협력사 생태계, 그리고 고도로 훈련된 인재와 교육·의료·주거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인공 도시’다. 팹 하나를 짓는다는 것은 도시의 거대한 혈관계를 새로 이식하는 일과 같다. 하지만 선거판에서는 이 복잡한 산업 생태계가 한 줄의 시원한 구호로 증발해 버린다. “우리 지역에 삼성을 가져오겠다”는 호언장담 뒤에 실질적인 책임은 어디에도 없다. 정부 자료가 증명하는 숫자의 무게를 보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공되는 2053년까지 필요한 전력은 10GW(기가와트) 이상이다. 하루에 쓰이는 물만 133만 톤에 달한다. 인구 300만 인천시민이 쓰는 물의 양을 반도체 공장 하나가 삼키는 꼴이다. 송전선로 하나를 까는 데만 수조 원의 예산과 주민 설득이라는 고차방정식이 필요하다. 이 엄중한 숫자 앞에서 정치인의 ‘공장 유치’라는 말은 한없이 가벼워진다. 10GW의 전력은 말로 끌어올 수 없고, 100만 톤의 물은 현수막 사이로 흐르지 않기 때문이다. 진정한 산업정책에는 정교한 지도가 있고, 냉정한 숫자가 있으며, 명확한 비용 분담과 책임 주체가 존재해야 한다. 반면, 선거용 공약에는 오직 ‘이름’만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단어인 ‘삼성’,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합해 환상을 팔 뿐이다. 하지만 자본은 애향심이나 표심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 고객과 납기, 수율과 원가, 전력의 안정성이라는 차가운 계산기 위에서만 투자의 발길을 옮긴다. 그 계산기에서 숫자 하나만 어긋나도 수십조의 투자는 멈춰 선다. 지방의 절박함을 모르는 바 아니다. 수도권의 비대화가 지역의 골목을 비워내고 있는 현실은 뼈아프다. 그렇다고 해서 특정 기업의 투자 결정을 선거용 땔감으로 쓰는 행태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진정으로 지역 발전을 원한다면 기업의 이름보다 ‘조건’을 먼저 내밀어야 한다. 송전망을 어떻게 뚫을 것인가, 용수는 어디서 조달할 것인가, 대학은 어떤 인재를 키워낼 것인가. 이 치열한 고민이 빠진 유치는 공약(公約)이 아니라 공염불에 불과하다. 공자(孔子)는 일찍이 ‘정명(正名)’을 말했다.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순조롭지 않고, 일이 성취될 수 없다는 뜻이다. 지금 정치권에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정명이다. 기업의 독립적 의사결정을 마치 지자체가 마음대로 쥐락펴락할 수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이름부터 틀렸다. ‘유치’라고 부르기 전에 ‘조성’이라 해야 하고, ‘공장’을 약속하기 전에 ‘인프라’를 약속해야 한다. ‘삼성’을 외치기 전에 ‘전기’를 말하는 것이 순리다. 정치권의 무책임한 한마디는 기업에겐 치명적인 ‘리스크’가 된다. 외국 투자자들은 투자처가 바뀌느냐고 묻고, 협력사는 짐을 싸야 하느냐며 동요한다. 기업이 사실무근이라 밝히면 정치권과 각을 세우는 꼴이 되고, 침묵하면 거짓 공약을 묵인하는 셈이 된다. 기업 관계자들이 쏟아지는 문의 전화에 본업을 망칠 지경이라는 토로는 결코 엄살이 아니다. 이제 원칙을 세울 때가 됐다. 첫째, 특정 기업명을 적시한 공약은 반드시 사전 협의 여부를 공개해야 한다. 둘째, 대규모 산업 공약에는 전력·용수·재원 계획 등 구체적인 데이터가 첨부돼야 한다. 셋째, 선거관리 기구가 이러한 경제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국가전략산업의 위상을 빌린 공약이라면, 그에 걸맞은 무게와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 마땅하다. 정부와 정치는 인프라를 닦고 규제를 걷어내는 조력자여야 하며, 기업은 그 토대 위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결정하는 주체여야 한다. 이 경계가 허물어질 때 산업정책은 계획경제의 아류가 되고, 선거 공약은 경영에 대한 오만한 월권이 된다. 반도체는 대한민국이 세계와 ‘맞짱’ 뜰 수 있는 마지막 성벽이다. 이 성벽은 정치 구호로 쌓아 올린 것이 아니다. 엔지니어의 밤샘과 장비의 정밀도, 그리고 수십 년에 걸친 고독한 결단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결정체다. 그 숭고한 성벽을 선거판의 배경 그림으로 소비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고 무례한 일이다. 정치가 할 일은 삼성을 현수막에 올리는 것이 아니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이 땅에 더 깊고 안전하게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전력과 물, 그리고 사람의 길을 여는 것이다. 반도체 공장은 표밭이 아니라 국가의 심장이다. 선거가 끝나고 후보가 떠나도 송전탑은 서 있어야 하며, 구호가 사라져도 엔지니어는 출근해야 한다. 정치권에 묻는다. 진정 반도체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기업의 이름부터 내려놓고 전력망 도면부터 펼쳐라. 그것이 산업을 대하는 정당한 ‘상식’이다.
2026-05-08 13:2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