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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라플도 모회사 품으로…'디지털 보험' 바뀐 생존법
[경제일보] 비대면 판매에 주력하던 국내 디지털 보험 사업의 전략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이 캐롯손해보험을 흡수합병한 데 이어 교보생명도 교보라이프플래닛과의 통합을 결정했다. 하나손해보험·신한EZ손해보험 등 비대면 상품 판매를 앞세우던 보험사들도 이미 판매채널 다변화에 나선 상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100%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의 기존 사업과 인력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금융당국의 합병 인가 등 절차를 거쳐 내년 4월 합병을 완료할 예정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 2013년 출범한 국내 첫 인터넷 생명보험사다. 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보험 가입부터 계약 유지와 보험금 청구까지 비대면으로 처리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해왔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올해 상반기 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6월 말 누적결손금은 1898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한화손해보험도 지난해 10월 캐롯손해보험을 흡수합병한 바 있다. 한화손보는 합병을 통해 중복 비용을 줄이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캐롯의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장기보험 수익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봤다. 디지털 보험사들이 흡수합병된 배경에는 비대면 중심 상품의 수익성 한계, 새 회계제도(IFRS17)와 지급여력비율(K-ICS) 등이 도입된 이후 경영 관리 부담이 꼽힌다. 비대면 채널에서 주로 판매되는 단기·소액·저축성보험 중심의 상품구조만으로는 보험계약마진(CSM)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고 K-ICS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디지털 보험사는 판매채널 확대도 제한된다. 통신판매전문보험회사는 총보험계약 건수와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와 우편, 컴퓨터통신 등 통신수단을 통해 모집해야 한다. 대면채널 비중을 늘릴 경우 통신판매 비중 요건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는 구조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합병이 완료되면 통신판매전문보험회사 가운데 독립 보험사로 남는 곳은 카카오페이손해보험 한 곳이 된다. 카카오페이손보는 해외여행·휴대폰보험 등 비대면 상품을 중심으로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 건강보험, 올해 펫보험을 출시하며 상품군을 넓히고 있다. 일반 손해보험사이지만 디지털 보험사를 표방하며 출범했던 하나손해보험과 신한EZ손해보험도 비대면 중심 전략에서 장기보험·대면채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보험사의 실적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하나손해보험과 신한EZ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각각 711억원, 18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하나손보는 계리가정 변경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 증가, 신한EZ손보는 사업 초기 인프라 투자와 사업 확대 비용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 2024년 장기보험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한 뒤 신규 담보와 상품 개발, 영업채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텔레마케팅 채널 구축과 방카슈랑스 확대에 나섰다. 고수익성 상품 중심의 매출을 늘려 CSM과 상각이익을 확대하고 올해 하반기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에 이어 내년 연간 흑자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신한EZ손해보험도 장기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간편건강보험 등 핵심 상품 라인업을 정비하고 법인보험대리점(GA) 제휴를 확대를 추진한다. 또한 여행자보험과 디지털화재보험 등 일반보험 사업도 함께 키우고 있다. 아직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해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CSM을 확보해 손익 변동성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여전히 대면 전통채널이 강세인 만큼 판매채널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새 회계·재무제도 도입 이후 장기·보장성보험은 수익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반면 여행자보험 등 단기상품은 매출을 크게 확대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9-17 16:29:04
신창재 교보생명 의장 "수수료 분급제, 생보 '머니게임' 정상화 계기"
[경제일보]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보험설계사 수수료 분급제 확대를 계기로 생명보험 산업의 단기 매출 경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계약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고객의 보험계약 유지와 보험금 지급까지 책임지는 영업 문화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10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신 의장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빌딩에서 열린 창립 68주년 기념식에서 보험설계사 수수료 분급제 등 제도 변화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신 의장은 기념사에서 "대부분의 보험회사들은 가입고객에 대한 유지서비스는 소홀히 하면서 신계약 매출실적만을 위해 과도한 수수료∙시책 경쟁, 설계사 확보 경쟁을 벌여왔다"며 "그 결과 불완전판매와 승환계약, 고아계약이 양산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보험업계는 외형 확대 경쟁으로 사업비 집행이 늘면서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는 기업가치 하락과 배당 재원 축소로 이어져 고객과 투자자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 의장은 "지난달 시행된 GA(보험대리점) 설계사 판매수수료(1200%룰) 규제에 이어 내년 1월 시행되는 보험설계사 판매수수료 분급기간 확대는 단기실적 위주의 폐해를 바로잡고 '머니게임'으로 전락한 생명보험 산업을 다시 '이웃사랑 이야기'로 되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험설계사 수수료 분급제도는 설계사 수수료를 판매 이후 1년 안에 대부분 지급하던 관행을 줄이고 일정 기간에 걸쳐 나눠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내년부터 4년, 오는 2029년부터는 7년에 걸쳐 판매수수료가 지급된다. 금융당국은 이 제도를 통해 불완전판매와 승환계약 등 신계약 매출 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인 계약 유지관리가 보험사와 설계사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커질 전망이다. 신 의장은 교보생명도 회계제도 변화에 맞춰 고객과 주주가치를 중심으로 한 가치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제는 환경에 잘 적응하는 개체가 살아남는다는 다윈의 '적자생존'을 넘어 환경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속자생존’의 시대가 됐다"며 "교보생명도 IFRS17 회계제도가 요구하는 고객∙주주가치 중심의 가치경영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업 현장에는 고객보장 완주를 위한 서비스 문화를 주문했다. 보험 가입 단계에 그치지 않고 계약 유지와 보험금 지급까지 고객을 지원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신 의장은 "현장 영업관리자들은 신계약을 많이 가입시키는 '사냥꾼형' 보험설계사가 아니라 고객에게 생명보험에 대한 니즈를 환기해 완전가입시킨 후 질병이나 사고로 고객이 보험금을 받을 때까지 계약을 유지시키는 '농부형' 설계사를 꾸준히 확보∙양성해야 한다"며 "설계사 정착률과 보장유지율을 높여 보험 가입에서부터 보험계약 유지, 보험금 지급에 이르기까지 고객보장 완주를 책임질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그는 "업계를 선도하는 100년 영속 기업, 교보생명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새롭게 각오를 다질 때"라고 덧붙였다.
2026-08-10 09:45:10
현대해상 71년…국내 첫 해상보험 전업사에서 자산 48조 종합 손보사로
[경제일보] 현대해상의 역사는 한국 손해보험이 생활·산업 전반의 위험을 보장하는 종합 산업으로 커진 과정과 맞닿아 있다. 출발점은 지난 1955년 3월 설립된 동방해상보험이다. 현대해상의 DNA는 무역과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해상 위험을 보장하는 역할에서 시작된다. 산업화 초기 국내 기업의 무역과 운송에는 해상 사고와 화물 손실 등에 대비할 보험 기능이 필요했다. 현대해상은 해상 위험을 전문적으로 보장하는 역할에서 출발해 한국 경제의 산업화와 자동차 대중화, 개인 보장 수요 확대를 거치며 종합 손보사의 기반을 넓혀왔다. 사명 변화에서도 현대해상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동방해상보험에서 동방해상화재보험, 동방화재해상보험을 거쳐 지난 1985년 현대해상화재보험으로 이름을 바꿨다. ◆해상보험 DNA…산업화 초기 위험 보장 맡은 전업사 해방 이후 국내 보험산업이 제도적 기반을 다지던 시기 해상보험은 무역과 운송, 수출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분산하는 금융 인프라였다. 1960년대 경제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보험 수요는 해상 운송을 넘어 공장과 건물·설비·차량 등 경제활동 전반으로 확대됐다. 현대해상은 이에 맞춰 지난 1963년 화재보험 인가를 받으며 해상보험 중심 구조에서 벗어났고 1983년에는 자동차보험업 인가를 받았다. 해상 위험을 보장하던 전업사가 화재와 자동차 사고까지 다루는 손해보험사로 체급을 키운 것이다. 현대해상의 두 번째 도약은 개인 고객 기반 확대였다. 손해보험의 보장 영역이 △질병 △상해 △노후 위험으로 넓어지면서 현대해상도 생활 위험을 관리하는 보험사로 역할을 확장했다. 특히 장기보험은 현대해상의 수익 기반을 넓힌 요인으로 평가된다. 과거 손해보험이 사고 발생 이후 손실을 보상하는 데 집중했다면 장기보험을 통해 질병·상해·간병·어린이 보장 등 생애주기 위험까지 보장하며 영업 규모를 키웠다. 현대해상은 자동차보험 브랜드 '하이카'와 어린이보험 '굿앤굿 어린이보험' 등을 통해 개인 고객 기반을 확대했다. 특히 어린이보험은 장기보험 시장에서 현대해상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으며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숫자로 본 성장…1조원대에서 48조원대 손보사로 현대해상의 성장 행보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현대해상은 지난 1995년 1월 총자산 1조원을 돌파하며 자산 1조원대 시대를 열었다. 이후 현대해상은 지난 2009년 9월 총자산 10조원을 돌파했고 2012년 말에는 총자산 2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1분기 기준 총자산은 48조6600억원, 운용자산은 46조1066억원이다. 1995년 1조원대였던 자산 규모가 30여년 만에 50배 가까이 커진 셈이다. 현대해상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223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보험사의 미래 수익 체력을 나타내는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은 9조1702억원으로 전년 말(8조9017억원) 대비 3%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 중이다. 보험 본업에서는 장기보험이 실적을 이끌었다. 올해 1분기 별도 보험손익은 3021억원으로 이 중 장기보험이 2659억원을 차지했다. 수입보험료에서도 장기보험은 2조8642억원으로 전체의 63% 규모다. 자본 적정성도 개선됐다. 올해 3월 말 지급여력비율(K-ICS)은 207.2%로 감독 기준을 상회하고 있다. ◆과제는 자본관리·수익성…미래 성장 체질 다진다 현대해상의 다음 과제로는 외형 확대보다 보험 본업의 수익성과 자본 안정성 강화가 꼽힌다. 최근 보험시장에서는 계약 규모보다 위험 대비 수익성을 따져 선별 인수하는 역량이 경쟁력 중 하나로 주목된다. 현대해상은 고수익 상품 중심으로 장기보험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언더라이팅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고손해율이 우려되는 상품과 담보의 무분별한 판매를 줄이고 과도한 사업비를 투입한 외부 채널 경쟁을 제한하는 한편 수익성이 우수한 채널의 경쟁력을 높여 보험계약마진(CSM)의 질적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자본관리도 핵심 축이다. 보험사는 장기 부채를 보유하고 이에 맞춰 자산을 운용하는 업권 특성상 시장금리 변화에 따라 자산과 부채 가치가 크게 움직일 수 있다. 현대해상은 자산·부채 듀레이션을 지속해서 맞추고 금리 민감도를 낮춰 지급여력비율(K-ICS)의 변동성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수익성 중심 전략은 손해보험업의 성장 방식 변화와 연계된다. 과거에는 시장점유율과 보험료 규모가 성장의 핵심 지표였다면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에는 CSM과 손해율, 자본비율의 중요도가 높아졌다. 현대해상이 고CSM 계약, 우량 물건 중심의 인수 전략을 강조하는 이유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험 인수 체계도 고도화 중이다. 현대해상은 축적된 언더라이팅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자동심사 대상 고객을 선별하는 '2Q-PASS'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 응대와 계약 심사 속도를 높여 업무 효율과 수익성을 함께 개선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해상의 71년은 해상 위험을 보장하던 전업사가 생활과 산업 전반의 위험을 관리하는 종합 손보사로 확장하는 과정으로 평가된다. 향후 경쟁력은 보장 영역을 넓히는 데만 한정되지 않는다. AI를 통한 업무 효율화, 고수익성 계약 중심의 포트폴리오, 안정적인 자본관리가 성장을 위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14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14 10: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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