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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 로봇부터 AI 물량 산출까지…건설현장 기술 경쟁 본격화
[경제일보] 건설현장의 디지털 전환이 사무·설계 영역을 넘어 실제 작업 공정으로 확산하고 있다. 근로자의 신체 부담을 줄이는 착용 로봇부터 현장을 스스로 청소하는 자율주행 로봇, 레미콘 물량을 자동 계산하는 AI 기술까지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흐름이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호반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은 최근 로봇과 AI 기반 기술을 현장에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과거 스마트건설 기술이 드론 촬영이나 안전 모니터링, BIM 설계 등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목공, 청소, 물량 산출처럼 현장 근로자들이 직접 수행하던 작업으로 영역이 옮겨가고 있다. 먼저 현대건설은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 클래스트’ 현장 내장목공사에 산업용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를 적용했다. 현대자동차·기아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장비로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작업할 때 근로자의 상완 근력을 보조한다. 건설업계에서 해당 장비를 도입한 것은 현대건설이 처음이다. 내장목공사의 천장 작업은 근로자가 장시간 팔을 든 채 자재 설치와 고정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어깨와 팔에 피로가 누적되기 쉽고, 작업 자세가 흐트러질 경우 안전과 품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현대건설은 착용 로봇을 통해 근골격계 부담을 줄이고 작업 집중도와 자세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상부 설비, 천장 도장, 도배 등 윗보기 작업이 많은 공정으로 적용 범위도 넓힐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자율주행 바닥청소 로봇’을 건설현장에 들였다. 인천 효성지구 도시개발사업 공동주택 4블록 현장에서 로봇 전문기업 TXR로보틱스와 기술실증을 거쳐 실제 운용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근로자가 직접 쓰레기를 수거하고 분진을 제거하는 방식이어서 단순 반복 작업 부담이 컸다. 자율주행 청소로봇은 사전에 입력한 현장 지도를 기반으로 청소 구역을 학습한 뒤 지정된 범위를 스스로 이동하며 쓰레기와 먼지를 제거한다. 장애물과 근로자를 인식하고 작업 후에는 충전 장소로 돌아간다. 조명 장비를 갖춰 야간 무인 운영도 가능하다. 롯데건설은 준공 현장 청소 작업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호반건설은 AI를 공정 관리와 원가 관리에 가까운 영역으로 끌어왔다. 회사는 레미콘 타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AI 기반 ‘레미콘 자동 수량 산출 기술’을 개발해 호반써밋 현장 2곳에서 검증 중이다. 서버에 도면을 올리면 AI가 이를 분석하고 현장 기술자가 타설 구간을 표시하면 필요한 레미콘 물량이 실시간으로 산출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현장 기술자가 도면을 직접 확인해 타설 구간별 수량을 손으로 계산해야 했다. 산출량이 실제 필요 물량보다 적으면 타설이 지연되고 많으면 잔여 레미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었다. 호반건설은 이번 기술을 통해 업무시간을 줄이고 수량 산출 정확도와 공정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개발한 AI 기반 창호 자동 적산 기술도 기존 사흘 이상 걸리던 적산·발주 업무를 반나절 수준으로 줄인 바 있다. 건설사들이 로봇과 AI 도입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현장 인력 부족과 안전관리 강화, 공사비 부담이 함께 놓여 있다. 숙련공 확보가 어려워지고 근로자 고령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반복·고위험 작업을 기술로 보완하려는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가와 공정 관리 정확도를 높여야 하는 압박도 커졌다. 다만 기술 도입이 현장 전반의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실제 작업자들이 쉽게 쓸 수 있어야 한다. 장비 착용감과 이동성, 로봇의 현장 적응력, AI 산출값의 신뢰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범 적용에 그칠 수 있다. 건설사들이 현장 검증과 사용자 의견 반영을 강조하는 이유다. 로봇과 AI는 이제 건설현장의 보조 기술을 넘어 작업 방식 자체를 바꾸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근로자의 부담을 줄이고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며 물량 산출의 오차를 줄이는 방향이다. 안전과 생산성, 원가 관리가 동시에 중요해진 건설업계에서 현장형 기술 경쟁은 더 빨라질 전망이다
2026-08-01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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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 경쟁 끝…AI 승부처는 '산업 현장'
[경제일보] 인공지능(AI) 경쟁의 무게중심이 거대언어모델(LLM) 성능 중심에서 산업 적용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기술 경쟁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신소재 개발과 제조 혁신, 금융 분석 등 실제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산업 AI'가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 AI연구원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머신러닝 학회 'ICML 2026'에서 엑사원(EXAONE)의 산업 적용 사례를 대거 공개했다. 학회에서 발표한 14편의 논문보다 시장의 관심을 끈 것은 AI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만들어내고 있는 성과였다. AI가 연구개발을 돕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제품 개발과 의사결정, 데이터 생산 방식을 바꾸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소재 발굴 플랫폼 '엑사원 디스커버리'다. LG AI연구원은 AI를 활용해 42만개가 넘는 후보 물질 가운데 탈모 관리 신소재 '람시딜'을 하루 만에 찾아냈고, 현재 제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로 떠오른 액침 냉각유 소재 역시 GS칼텍스와 공동 개발하며 신소재 발굴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도 AI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금융 특화 AI 에이전트 '엑사원 BI'는 한국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약 8000개 종목을 매일 분석해 투자 판단에 필요한 예측 정보와 분석 리포트를 제공한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이어 최근 코스콤과도 협력을 시작하면서 산업 AI의 적용 범위를 글로벌 금융시장과 국내 자본시장으로 넓히고 있다. 데이터 생산 방식 역시 달라지고 있다. '엑사원 데이터 파운드리'는 AI가 고품질 데이터를 자동 생성하고 전문 분야별 AI 모델 구축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국민연금공단 시범 사업에서는 하루 1만건 이상의 전문 데이터를 자동 구축하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사람이 일일이 데이터를 구축하던 방식에서 AI가 데이터 생산 공장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AI가 공정 최적화와 수율 개선에 활용되고 있으며 배터리 업계에서는 차세대 소재 개발과 품질 관리에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제조 현장에서는 설비 이상을 예측하고 생산 계획을 최적화하는 AI 솔루션 도입이 늘고 있고 금융권 역시 투자 분석과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 AI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AI가 더 이상 하나의 서비스가 아니라 산업 전반을 움직이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LG의 차별점은 AI 기술을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LG전자와 LG생활건강,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제조 계열사를 통해 AI 연구 성과를 실제 제품과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 AI를 연구하는 조직과 이를 활용할 산업 현장이 하나의 생태계 안에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산업 AI가 확대될수록 AI가 내린 판단의 신뢰성과 책임 문제, 기업 데이터 보호, 산업별 규제 체계 등 새로운 숙제가 함께 등장하고 있다. 산업마다 필요한 데이터의 특성과 정확도가 다른 만큼 범용 AI보다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검증 체계도 요구된다. 그럼에도 산업계가 AI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인공지능이 더 이상 논문과 연구 성과에 머무르는 기술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비용을 줄이고 연구개발 기간을 단축하며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강철부대의 시선이 머무는 곳, AI 생태계 역시 더 이상 모델 성능이나 논문 편수만으로 경쟁력을 평가받기 어려운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생성형 AI 열풍을 넘어 실제 산업 난제를 해결하고 사업화 성과를 입증하는 기업이 새로운 승자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술 경쟁의 무게중심도 AI 모델의 성능 경쟁에서 산업 현장의 활용 가치와 사업화 역량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AI의 다음 킬러 애플리케이션 역시 새로운 챗봇보다 공장과 연구소, 데이터센터, 금융시장 등 산업 현장에서 먼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2026-07-12 08: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