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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6880억개 매개변수 'A.X K2' 공개…산업 AX 넘어 조 단위 AI 모델 간다
[경제일보] 인공지능(AI) 경쟁이 거대언어모델(LLM)의 성능을 넘어 산업 현장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느냐의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조(兆) 단위 매개변수 모델을 앞세워 AI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SK텔레콤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에이닷엑스 케이투(A.X K2)'를 공개하고 제조와 국방, 바이오 등 산업 현장의 AI 전환(AX)에 속도를 낸다. 향후 조 단위 모델로 확장하는 로드맵도 제시하며 글로벌 AI 경쟁력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29일 SK텔레콤은 글로벌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매개변수 6880억개(688B) 규모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A.X K2'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A.X K2는 지난해 공개한 5190억개(519B) 규모의 A.X K1의 후속 모델이다. 모델 규모를 확대하는 동시에 수학과 과학 추론 능력, 한국어 지식 이해 능력과 장문 추론 성능 등을 강화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국내외 14개 벤치마크 평균 성능은 A.X K1 대비 32.2% 포인트 향상됐으며, 장문 이해와 AI 에이전트 관련 평가에서는 약 83.9% 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성능 향상의 핵심은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SGA(희소 게이트 어텐션)' 구조다. 긴 문맥을 처리할 때 관련성이 높은 정보만 선별적으로 참조하는 방식으로,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정확성과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장문의 문서를 이해하고 복잡한 추론을 수행해야 하는 기업용 AI 서비스에 보다 최적화된 성능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A.X K2는 최근 6개월 이내 공개된 글로벌 주요 AI 모델들과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SK텔레콤은 큐원(Qwen3.5-397B-A17B)과 딥시크(DeepSeek-V4-Flash), GLM-5.1, 키미 K2.6(Kimi-K2.6) 등 해외 주요 AI 모델과 동급 수준의 벤치마크 결과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번 A.X K2 공개를 계기로 산업 현장과 국민의 일상에 AI를 적용하는 '산업 AI' 전략에도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총 4차례의 사후 학습을 거쳐 응답 품질과 안정성, 운영 효율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했으며 제조와 국방,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사례를 확대하고 있다. 제조 분야에서는 KG스틸과 코넥에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를 적용한다. 하반기에는 KG스틸 당진공장의 냉간 압연 라인과 코넥의 주조·가공 공정에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데모 버전을 적용해 현장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산업 현장의 노하우를 AI에 접목해 생산성과 품질 관리 효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국방 분야에서는 국방부와 협업해 A.X K1 기반의 양자화 모델 3종을 개발했다. 높은 수준의 보안과 데이터 주권이 요구되는 국방 분야의 특성을 고려해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고 처리 속도를 높이는 양자화 기술을 적용했다. 국방부와 SK텔레콤은 육·해·공군과 해병대 산하 부대에서 해당 모델을 활용할 계획이다. 바이오 분야로의 적용도 검토 중이다. 현재 SK텔레콤은 SK바이오팜과 난치성 암 표적 치료제 개발에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통상 1~2년이 소요되던 신약 개발 초기 연구 기간을 약 5개월 수준으로 단축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 환경과 일상 영역으로의 적용도 확대되고 있다. SK텔레콤은 A.X K2를 기업용 AI 서비스 '에이닷 비즈(A.Biz)'에 적용해 뉴스레터 생성과 자료 수집·분석, 보고서 작성 기능 등을 제공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사내 업무용 AI 도구에도 A.X K2 경량 모델을 제공해 문서 작성과 정보 정리 등 다양한 업무에 활용 중이다. 일상생활에서는 에이닷 전화의 'AI 제안' 기능과 에이닷 '노트' 기능에 A.X K2 경량 모델을 적용했다. 통화 내용을 기반으로 일정과 할 일을 추출하거나 기록된 내용을 목적에 맞게 정리해 이용자의 후속 행동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자사 AI 모델을 API 형태로 제공하며 국내 AI 생태계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는 '전국민 AI 경진대회' 참가자들과 중소벤처기업부의 '모두의 챌린지 AX-LLM'에 선정된 스타트업 등에 A.X K1을 제공하고 있으며, 정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AI' 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향후 A.X K2의 후속 모델을 조 단위 매개변수 규모로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공개된 키미가 2조8000억개 규모의 매개변수를 기반으로 미국 최상위 AI 모델에 준하는 성능을 선보이는 등 글로벌 AI 시장에서는 조 단위 모델이 새로운 경쟁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픈AI와 구글, 앤트로픽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모델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최정상급 AI 모델은 조 단위 모델을 기반으로 구축한 뒤 이를 경량화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흐름으로 평가된다. SK텔레콤 역시 글로벌 선도 사업자 수준의 AI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독자 AI 모델의 규모와 성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SK텔레콤은 A.X K2를 중심으로 비전 인코더 기반의 비전 언어(VL) 모델과 오디오 인코더·디코더 기반의 음성 모델 등 파생 모델 라인업도 공개했다. 이미지와 텍스트를 함께 이해하는 'A.X K2 VL Light-Preview'는 보고서와 매뉴얼, 법률 문서 분석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A.X K2 ALM'은 고객센터 음성 통화 분석 등에 적용될 예정이다. 크래프톤이 개발한 'A.X K2 Raon-Speech'는 향후 게임 내 AI 음성 상호작용 기술 고도화에 활용된다. SK텔레콤은 제조와 국방, 바이오를 비롯한 산업 현장과 국민의 일상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동시에 조 단위 독자 AI 모델 개발을 통해 글로벌 AI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김태윤 SK텔레콤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은 "개인의 일상생활부터 사무 환경, 제조 현장까지 폭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고도화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산업 분야에 A.X K2를 적용·발전시켜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7-29 09: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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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3대 강국 가는 길은 시큐리티"…코드게이트서 확인한 보안의 힘
[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사이버 보안이 부상하고 있다. AI가 스스로 취약점을 찾고 공격하는 시대가 열렸지만, 이를 막아낼 보안 역량과 인재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AI 주도권 역시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내 최초로 인간 화이트해커와 AI 해커가 같은 무대에서 맞붙은 '코드게이트 2026'은 AI 시대 국가 경쟁력의 마지막 퍼즐이 결국 '보안'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글과컴퓨터가 주최한 '코드게이트 2026'이 개최됐다. 올해 코드게이트는 'AI 세계 3대 강국으로 가는 길: 시큐리티'를 주제로 열렸으며, 국내 최초로 자율형 AI 해커가 인간 화이트해커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해킹 방어 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이번 AI 해커는 KAIST와 코드게이트보안포럼이 공동 개발한 자율형 AI 시스템으로, 세계 88개국 예선을 통과한 최정예 화이트해커들과 함께 24시간 동안 해킹 방어 문제를 풀었다. 생성형 AI가 제로데이 취약점을 발견하고 공격 코드를 생성하는 시대가 도래한 만큼 AI의 보안 역량을 직접 검증해보겠다는 취지다. 결과는 인간의 승리였다. 일반부에서는 'BunkyoWesterns' 팀이 우승을 차지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과 상금 5000만원을 받았다. AI 해커는 18위를 기록했다. 19세 미만 주니어부에서는 김준원이 우승해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300만원을 수상했으며 AI 해커는 2위를 기록했다. AI가 단독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아직 인간이 AI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화이트해커들을 넘어서지 못한 셈이다. AI가 상당한 수준의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줬지만, 창의적인 사고와 복합적인 판단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여전히 인간의 역량이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현숙 코드게이트보안포럼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인간 화이트해커와 AI가 국내 최초로 같은 무대에서 같은 문제를 겨루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이번 대결은 AI 시대에 인간의 실력과 지혜가 어디쯤 서 있는지 확인하는 무대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AI 세계 3대 강국으로 가는 길은 바로 '시큐리티'"라며 "공격형 AI를 막아낼 보안 역량 없이는 우리가 꿈꾸는 AI 주도권도 결코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AI 경쟁은 초거대 언어 모델(LLM) 개발을 넘어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AI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사이버 공격 역시 AI를 활용해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실제로 AI는 취약점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공격 코드를 생성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으며, 국가 차원의 사이버 안보 역량 확보 필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한컴은 AI 기술 경쟁력만으로는 'AI 강국'이 될 수 없으며 이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보안 기술과 전문 인력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AI를 개발하는 역량 못지않게 AI를 안전하게 통제하고 방어하는 역량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 것이다. 최우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 역시 AI 시대 보안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민간 분야의 사이버 공격이 무엇보다 높아졌고, AI에 의한 사이버 공격일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결국 기본기를 지키면서 기본기를 잘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I 3대 강국에 있어서 사이버 보안의 뒷받침 없이는 그 길이 절대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사이버 보안에 대한 중요성과 인재 육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 나갈 것이며, 코드게이트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코드게이트는 AI 강국 경쟁에서 보안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조명한 자리로 평가된다. AI가 스스로 취약점을 분석하고 공격에 활용되는 시대가 열린 만큼, AI 기술 경쟁력과 함께 이를 방어할 수 있는 보안 기술과 전문 인력 확보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AI 해커가 일반부 18위, 주니어부 2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가운데, IT 업계에서는 향후 AI 기술 발전과 함께 AI 보안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6-07-24 14: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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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 72개를 한 랙에…엔비디아 '베라 루빈' 공급, AI 주도권 굳힌다
[경제일보] 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AI) 플랫폼 ‘베라 루빈’ 공급을 본격화했다. 개별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 경쟁을 넘어 중앙처리장치(CPU)와 네트워크, 전력·냉각 시스템까지 하나의 랙으로 묶어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주도권을 굳히려는 전략이다. 엔비디아는 21일(현지시간) 베라 루빈 기반 제품이 본격 양산 단계에 들어가 주요 AI·클라우드 사업자에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베라 루빈은 ‘루빈’ GPU와 ‘베라’ CPU, 네트워크·데이터처리 장치 등 7종의 칩으로 구성된 차세대 AI 플랫폼이다. 핵심 시스템인 ‘베라 루빈 NVL72’는 루빈 GPU 72개와 베라 CPU 36개를 단일 랙에 통합한다. 고속 연결 기술인 NV링크6를 통해 여러 칩이 하나의 가속기처럼 작동하도록 설계했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메모리·네트워크 병목을 랙 단위에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엔비디아가 전면에 내세운 지표는 전력당 토큰 처리량이다. 회사는 코어위브에서 딥시크-R1 모델을 구동한 자체 벤치마크를 근거로 베라 루빈 NVL72가 전작인 GB200 NVL72보다 메가와트당 최대 10배 많은 토큰을 처리하고 토큰 100만개당 비용은 10분의 1로 낮췄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는 엔비디아와 협력사가 특정 환경에서 측정한 결과다. 실제 효율은 사용하는 AI 모델과 정밀도, 소프트웨어 최적화, 데이터센터 가동률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독립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전력과 냉각도 핵심 경쟁 요소다. 베라 루빈은 섭씨 45도의 냉각수를 사용하는 폐쇄형 액체냉각 구조를 적용했다. 외부 기온 등 조건이 맞으면 냉각기를 사용하지 않고 드라이 쿨러로 열을 식힐 수 있다. 엔비디아는 신규 AI 데이터센터에서 기존 냉각탑 방식보다 1MW당 연간 수백만 갤런의 물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확보가 제한되면서 고객의 관심도 단순 연산 성능에서 ‘같은 전력으로 얼마나 많은 토큰을 생산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GPU뿐 아니라 CPU와 네트워크, 냉각·전력 설계까지 통합하는 이유다. 전체 시스템을 자사 생태계로 묶으면 고객 이탈을 막고 GPU 외 네트워크·소프트웨어 매출도 확대할 수 있다. 공급망도 랙 단위로 확대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베라 루빈 생산에는 30개국 350곳 이상의 제조시설이 참여한다. AWS와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오라클 클라우드, 코어위브 등이 도입을 준비하거나 시스템 구축에 나선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엔비디아가 공급 일정과 성능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배경에 경쟁 심화가 있다고 분석했다. AMD와 브로드컴이 AI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아마존과 구글 등 주요 고객도 자체 가속기 개발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MD는 GPU와 CPU, 네트워크를 결합한 랙 스케일 시스템 ‘헬리오스’를 올해 하반기부터 공급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에 헬리오스를 도입해 프런티어 AI 모델 추론과 AI 서비스에 활용하기로 했다. 헬리오스에는 MI455X GPU와 차세대 ‘베니스’ CPU가 탑재된다. 엔비디아는 베라 CPU가 파이썬 작업에서 AMD의 기존 ‘투린’ CPU보다 최대 1.8배 빠르다는 자체 비교 결과도 제시했다. 그러나 AMD가 후속 제품인 베니스를 투입하는 만큼 현재 비교만으로 차세대 CPU 경쟁의 우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관건은 양산 속도와 실제 운영 비용이다. 7종의 칩과 액체냉각, 고속 네트워크를 결합한 복잡한 시스템을 계획대로 공급하고 고객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베라 루빈이 약속한 전력당 성능을 실제 서비스에서 입증한다면 엔비디아는 GPU 기업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전체를 설계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지배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2026-07-22 16: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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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의 승부처…휴머노이드보다 부품·데이터·인력
[경제일보] 세계 주요국이 휴머노이드 개발과 양산 경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피지컬 AI 전략을 선택했다. 완성형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정면 승부를 벌이기보다 산업용 AI 로봇 확산과 핵심 부품, 데이터, 전문인력을 먼저 확보해 제조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HD현대로보틱스,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도 제조 AI와 산업용 로봇, 핵심 부품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과는 다른 방향을 선택한 한국식 피지컬 AI 전략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中은 양산 경쟁, 韓은 제조 혁신…피지컬 AI 전략 차별화 6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피지컬 AI를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3M 전략’을 발표했다. 제조업 AI 전환(M.AX), 핵심 요소기술 확보(Master), 양산 체계 구축(Mass Production)을 세 축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산업 현장에 특화된 AI 로봇을 매년 1000대 이상 보급하고 자동차·조선·반도체 등 10대 업종 데이터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액추에이터와 로봇손, 센서 등 핵심 부품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향후 5년간 AI 로봇 전문인력 1만명을 양성하는 한편 새만금을 로봇 파운드리와 부품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가 제조업 중심 전략을 선택한 것은 글로벌 피지컬 AI 경쟁 구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테슬라의 ‘옵티머스’와 피규어AI 등을 앞세워 범용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고, 중국은 유니트리와 유비테크, 애지봇 등을 중심으로 양산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연구개발부터 실증, 생산시설 구축까지 전방위 지원에 나서면서 휴머노이드 산업 생태계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생산량 경쟁보다 제조 혁신에 무게를 뒀다. 중국과 같은 규모의 양산 경쟁에 뛰어들기보다 자동차와 조선, 반도체, 전자 등 주력 제조업에 AI 로봇을 먼저 적용해 기술을 검증하고 산업 데이터를 축적하는 전략이다. 제조 공장은 반복 작업과 위험 공정, 품질 검사, 물류 자동화 등 피지컬 AI를 실제로 적용하고 성능을 고도화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받는다. 피지컬 AI는 생성형 AI와 달리 AI 모델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액추에이터와 감속기, 센서, 로봇핸드 등 핵심 부품의 성능이 작업 정확도와 생산성을 좌우하고, 제조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는 AI의 판단과 제어 능력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여기에 로봇 설계와 인공지능, 제조 공정을 함께 이해하는 융합형 인력이 뒷받침돼야 기술을 실제 산업에 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앞으로의 경쟁은 개별 휴머노이드보다 핵심 부품과 제조 데이터, 산업 현장을 얼마나 먼저 확보하느냐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기업들도 제조 AI와 산업용 로봇, 핵심 부품, 데이터 플랫폼을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구체화하며 피지컬 AI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 공장 순찰부터 구동계 국산화까지…기업들 현장 검증 속도 현대자동차그룹은 제조 현장을 피지컬 AI 기술의 실증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은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으로 도입돼 설비 순찰과 안전 점검을 수행하고 있으며, 열화상 카메라와 3차원(3D) 라이다(LiDAR) 등을 활용해 설비 이상과 화재 위험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자율주행 플랫폼 ‘모베드’도 공장 물류와 자재 운반 등 제조 현장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제조 현장에서 검증한 로봇 운영 기술을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확대 적용하며 스마트팩토리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HD현대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을 실제 제조 공정에 맞게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산업은행과 사모펀드로부터 1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피지컬 AI 기반 기술 개발과 해외 시장 확대, 전문 인력 확보에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조선소 용접 자동화를 시작으로 가공과 조립, 검사, 물류 등 제조 공정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며 산업용 로봇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스마트팩토리 운영 경험을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생산라인에서 축적한 설비·공정·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정 최적화와 설비 이상 감지 기술을 고도화하고, 이를 외부 제조기업에 공급하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제조 AI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며 공장 운영 노하우를 기업 간 거래(B2B) 솔루션으로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부품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로보티즈는 로봇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와 로봇핸드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가 결합된 부품으로 로봇의 힘과 속도, 정밀도를 결정하는 핵심 장치다. 자체 구동계 기술을 앞세워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글로벌 로봇 기업과 협력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피지컬 AI 경쟁은 범용 로봇 개발보다 산업별 맞춤형 솔루션 경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초기 시장에서 제조 현장을 중심으로 기술을 검증한 기업들이 산업별 확산 과정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2026-07-06 17: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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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LG·KT, '로봇 두뇌' 국산화 시동…피지컬 AI 주도권 잡는다
[경제일보] 정부와 LG전자, KT 등 산학연 연합군이 한국형 피지컬 인공지능(AI)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챗GPT가 언어를 이해하고 답하는 AI의 대중화를 열었다면 이번 프로젝트는 로봇이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움직이도록 하는 ‘로봇의 두뇌’를 독자 기술로 만들겠다는 시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9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피지컬 AI 선도기술개발 사업’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이번 사업에는 올해부터 2년간 정부출연금 340억원이 투입된다. LG전자가 주관하고 KT, 마음AI, 로보티즈, 홀리데이로보틱스, 크라우드웍스, 알체라, KAIST, 서울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등 10개 산학연 기관이 참여한다. 피지컬 AI는 생성형 AI 경쟁의 다음 단계로 꼽힌다. 지금까지 AI가 주로 텍스트와 이미지 코드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로봇과 공장 설비, 자율주행 장비가 실제 공간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물체의 무게와 충돌, 이동 경로, 힘의 작용 같은 물리 법칙을 AI가 이해해야 제조·물류·서비스 현장에서 사람을 보조하거나 대체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월드모델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이다. 월드모델은 AI가 가상 공간에서 현실의 물리 법칙과 상황 변화를 학습하는 기술이다.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은 이 학습 결과를 실제 로봇의 행동과 제어로 연결하는 기반 모델이다. 쉽게 말해 월드모델이 로봇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라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은 그 이해를 움직임으로 바꾸는 실행 체계다. 한국이 이 분야에서 승부를 걸 수 있는 배경은 제조 현장 데이터다. 반도체, 전자, 자동차, 배터리, 조선 등 한국 주력 산업은 복잡한 공정과 설비 운영 경험을 갖고 있다. 공장 안에서 축적된 작업 데이터와 장비 운용 노하우는 외부 빅테크가 쉽게 확보하기 어려운 자산이다. 정부와 기업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실용 로봇이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자체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과 제조 현장 데이터를 활용해 월드모델 개발을 주도한다. KT는 생성형 AI ‘믿:음’과 플랫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월드모델을 로봇 행동모델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로보티즈는 로봇 하드웨어와 제어 기술을 담당하고 홀리데이로보틱스는 물리 법칙을 정밀하게 구현하는 국산 다중물리 시뮬레이터 엔진 개발을 맡는다. 이번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국산화에 있다. 글로벌 피지컬 AI 경쟁은 엔비디아, 구글 딥마인드 등 빅테크가 주도하고 있다. 로봇 학습에 필요한 시뮬레이터와 GPU 인프라, 월드모델 기술을 해외 플랫폼에 의존하면 한국 제조업의 데이터와 현장 경쟁력이 외부 생태계에 종속될 수 있다. 정부가 월드모델과 시뮬레이터, 로봇 행동모델의 독자 개발을 강조하는 이유다. 사업 목표도 비교적 분명하다. 정부는 월드모델 학습,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연계, 실증과 성능평가, 사례 분석과 재학습으로 이어지는 실증 파이프라인을 구축한다. 핵심 성과지표는 월드모델을 적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실제 로봇의 최종 동작 성공률을 20%포인트 이상 높이는 것이다. 연구 성과를 논문이나 시연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조·물류 현장 검증으로 연결하겠다는 의미다. 성과 확산을 위해 개발 결과물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대규모 데이터와 인프라가 없는 중소기업도 소량의 현장 데이터만으로 자동화 혁신을 시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피지컬 AI가 대기업 전용 기술에 머물지 않고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되려면 이런 개방형 접근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관건은 인프라와 실증 속도다. 피지컬 AI는 텍스트 중심 대규모언어모델보다 훨씬 많은 영상, 3D, 센서,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한다. 초고속 스토리지와 GPU, 로봇 검증 공간이 결합된 국가 차원의 학습·검증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실제 공장과 물류 현장에서 반복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도 필요하다. 이번 사업은 한국이 피지컬 AI 경쟁에서 독자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지를 가르는 첫 시험대다. 한국의 강점은 거대한 모델 이름이 아니라 반도체와 제조 현장, 로봇을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산업 기반에 있다. 월드모델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이 연구실의 성과를 넘어 공장과 물류 현장의 생산성, 안전성, 효율로 증명될 때 비로소 한국형 피지컬 AI도 글로벌 경쟁의 한 축으로 설 수 있다. 기술의 승부는 선언에서 나지 않는다. 현장에서 움직이는 로봇 한 대, 실패를 줄이는 공정 하나, 사람이 더 안전하게 일하는 작업장 하나가 쌓일 때 국가 AI 전략의 무게도 비로소 증명될 것이다.
2026-06-09 17:3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