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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승리 선언'과 이란의 '협상 부인'… 중동 전쟁, 기만전술인가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생산적 대화’를 이유로 발전소 등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군사 공격을 5일간 유예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지난달 28일 개시된 대이란 군사작전이 3주 넘게 이어지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나온 ‘깜짝 협상론’이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즉각 “미국과 대화한 적 없다”며 이를 ‘정치적 기만전술’로 일축하면서 중동 정세는 군사 충돌을 넘어 고도의 심리전 국면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힌 배경에는 ‘에너지 가격’이라는 핵심 변수가 자리한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응해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박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포기’를 협상 조건으로 내세우며 전쟁 명분을 유지하는 동시에 에너지 인프라 타격을 유예해 유가 상승을 억제하려는 이른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측이 접촉한 이란 인사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가 거론된다. 그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출신으로 최고지도부와 가까운 실세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모든 쟁점에서 합의했다”고 언급한 것은 이란 내부 강경파를 우회해 실리적 타협을 모색하려는 정치적 포석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란의 반응은 단호했다. 외무부 대변인은 “제3국을 통해 협상 요청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이를 거절했다”며 대화 자체를 전면 부인했다. 현지 언론 역시 이를 “유가 안정을 위한 정치적 수사”이자 “군사적 재정비를 위한 시간 벌기”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엇갈린 메시지는 협상 주도권을 둘러싼 전형적인 ‘벼랑 끝 전술’로 해석된다. 이란 입장에서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 속에서도 서둘러 협상에 나설 유인이 크지 않다. 오히려 미국이 먼저 대화를 제안했다는 구도를 부각해 내부 결속과 국제 여론전을 동시에 노리는 전략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5일 유예’가 평화를 위한 시간이라기보다 군사적 선택지를 유지한 채 협상 압박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일시 정지’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만약 이 기간 내 이란이 핵 문제나 해협 통제 문제에서 실질적 조치를 내놓지 않을 경우, 미국은 에너지 인프라 타격의 명분을 확보하게 된다. 문제는 이후의 시나리오다. 이란 측이 “징벌적 대응”을 경고한 만큼 협상 결렬 시 해협 봉쇄를 넘어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에 대한 보복 공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변수다. 현재 중동 정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종전’ 의지, 베냐민 네타냐후의 ‘장기전 불사’ 기조, 그리고 이란의 ‘체제 생존 전략’이 충돌하는 복합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협상을 강조하는 미국과 이를 부정하는 이란의 엇갈린 행보는 양측 모두 국내 정치적 입지를 고려한 전략적 메시지 관리라는 해석도 낳고 있다. 결국 향후 5일은 중동 정세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호르무즈 해협 공동 관리’ 구상은 협상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지만 이란 입장에서는 주권 침해 논란을 촉발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2026-03-24 0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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