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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담보로 대출·차입…수이 '하시', 5억 달러 자본 기반 출범
[경제일보] 비트코인을 단순히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담보로 활용해 대출과 차입, 수익 창출 등에 활용하려는 '비트코인 금융' 시장에 기관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수이가 비트코인 금융 인프라 '하시'의 메인넷 출시를 앞두고 20곳 이상의 파트너사로부터 5억 달러 이상의 자본 투입 약정을 확보하면서다.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고도 금융 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그동안 장기 보유 자산으로 묶여 있던 BTC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8일 레이어 1 블록체인 수이는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수이 베이스캠프 2026'에서 이번달 말 하시 메인넷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하시는 비트코인을 담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금융 인프라로, 메인넷 출시와 함께 출시 파트너들이 약정한 5억 달러(약 6700억원) 이상의 자본을 기반으로 비트코인 담보 금융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에 확보한 자본은 하시의 여러 볼트 제공업체가 운용하는 볼트의 유동성을 뒷받침하는 데 활용된다. '애프터매스', '콘크리트', '플루이드' 등이 하시 기반 금융 상품을 제공하며 대출과 차입, 신용 공급, 볼트, 구조화 상품 등 다양한 비트코인 금융 서비스가 출시 초기부터 자금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비트코인의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실제 금융 활동에 활용되는 자산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기관과 기업이 비트코인을 재무 자산으로 보유하더라도 이를 매도하지 않고 유동성을 확보하거나 다른 금융 상품에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하시의 구조는 비트코인 자체를 다른 블록체인으로 옮기는 대신 네이티브 BTC를 기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보관하면서 이를 수이의 금융 생태계에서 담보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용자가 BTC를 하시에 예치하면 이를 담보로 수이에서 hBTC가 발행되고, hBTC를 수이 기반 애플리케이션에서 대출·차입 등 다양한 금융 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이용자가 자산을 회수할 경우에는 hBTC를 소각하고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네이티브 BTC를 반환받는다. 비트코인의 보관과 금융 활동을 분리해 BTC를 장기 보유하면서도 자금 조달이나 수익 창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해당 구조는 비트코인을 다른 블록체인으로 직접 이전하거나 단순히 토큰화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네이티브 BTC를 담보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춘 설계다. 수이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해 비트코인을 프로그래밍 가능한 금융자산으로 연결함으로써 비트코인과 탈중앙화금융 생태계 사이의 접점을 넓히는 것이 목표다. 기관 투자자에게는 비트코인을 보유하면서도 이를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비트코인을 재무자산으로 보유한 상장기업이나 가상자산 재무기업은 BTC를 매도하지 않고 담보로 제공해 스테이블코인 등을 조달할 수 있다. 헤지펀드와 가상자산 전문 벤처캐피털, 채굴업체, 시장조성자, 유동성 공급자 등도 보유한 BTC를 활용해 자금 운용 전략을 확대할 수 있다. 수이는 기관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미국 최초의 연방 인가 가상자산 은행을 보유한 앵커리지 디지털을 출시 파트너로 추가했다. 앵커리지 디지털은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적격 수탁과 삼자간 담보 관리 인프라를 제공하는 '아틀라스'를 통해 하시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관이 직접 자산을 관리하면서 하시에 접근할 수 있는 기관용 셀프 커스터디 월렛 '포르토'도 제공한다. 앵커리지 디지털은 이와 함께 하시에 스테이블코인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다.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관이 기존 금융 시스템의 수탁·규제 요건을 유지하면서도 BTC 기반 금융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접근 경로를 넓힌 것이다. 하시를 둘러싼 파트너 생태계도 확대되고 있다. 비트고, 불리시, 컴벌랜드, 팔콘엑스, 렛저 등을 비롯한 커스터디 기업과 유동성 공급자, 월렛·인프라 기업, 탈중앙화금융 프로토콜 등 20곳 이상의 파트너가 하시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하시는 비트코인과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위험을 다자간 연산(MPC) 기반 보안 기술과 수이 스마트 컨트랙트, 가디언 레이어 결합 다층 보호 체계를 적용해 보강한다. BTC 담보의 이동에는 하시 검증자와 가디언의 승인을 모두 요구하는 2-of-2 다중서명 구조를 적용했으며, 가디언 레이어가 의심스러운 담보 이동을 추가로 검증하는 방식이다. 수이는 하시를 기반으로 차입과 대출뿐 아니라 신용 공여, 볼트, 구조화 상품, 실물자산(RWA), 비트코인 담보 채권, 기관 재무자산 관리 등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비트코인이 장기 보유자산을 넘어 실제 금융활동에 활용되는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이달 말 메인넷 출시 이후 실제 자금 유입과 서비스 이용 규모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네이선 맥컬리 앵커리지 디지털 공동창립자 겸 최고경영자는 "상장기업과 기관들은 막대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용 가능한 기술과 디파이 시장의 한계로 인해 이를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며 "기관 고객을 하시와 연결하는 것은 비트코인 금융의 근본적인 전환과 성숙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2026-10-08 13: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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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 美 영토 선언"…이란 반발 속 유가·해상교통 긴장 고조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하겠다”고 언급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국제법상 영유권 주장이라기보다 미군의 해상 봉쇄를 근거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실질적 통제권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뉴욕주 롱아일랜드 연설에서 “이란을 완전히 패배시킨 뒤 조만간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가 그곳을 봉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원하지 않는 한 어떤 배도 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도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전략 수로다.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상당 부분이 이곳을 통과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이후 해협 봉쇄를 지속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이란은 미국의 봉쇄와 제재가 해협 폐쇄의 원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핵무기 허용 못 해”…이란 “해협은 이란 통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란과의 군사 충돌에 대해 “우리는 정말 잘하고 있다”며 “내가 원했던 것보다 군대를 조금 더 많이 사용하긴 했지만 괜찮다.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내버려 둘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도 이란을 상대로 전례 없는 경제 조치를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의 개폐 여부는 이란이 결정할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바시즈 민병대의 호세인 타엡 신임 사령관은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의 통제와 관리 아래 있다”고 밝혔다. 이란 군 당국도 선박이 이란의 승인 없이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양측 주장은 정면으로 충돌한다. 미국은 해상 봉쇄와 군사력을 근거로 실질적 통제권을 강조하고 있고, 이란은 지리적·군사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자국 통제권을 주장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협상용 압박 카드이자 국내 여론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해협 통항 급감…유조선 피격에 긴장 확산 실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선박 추적업체 자료를 인용해 최근 해협 통과 선박 수가 하루 8척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전쟁 전 하루 130~140척이 통과하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해상 물류가 마비에 가까운 수준으로 위축된 셈이다. 긴장은 유조선 공격으로도 번지고 있다. AP통신은 14일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ADNOC이 운항하는 유조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중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UAE는 이란 혁명수비대를 배후로 지목하며 “해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위험이 다시 부각됐다.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 압박을 강화하고 해상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보이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더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제재 해제와 동결자산 반환, 전쟁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하며 해협 재개방을 협상 카드로 삼고 있다. ◆국제유가 다시 상승…세계 경제 부담 커져 호르무즈 리스크는 국제유가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4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88.52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2.40달러로 각각 1달러 이상 올랐다. 브렌트유와 WTI 모두 주간 기준 상승세를 보였다. 유조선 공격과 미·이란 협상 교착, 러시아 수출 터미널에 대한 드론 공격 등이 겹치며 공급 불안이 커진 영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에 대한 불만도 의식하고 있다. 그는 미국인들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조금 더 높은 휘발유 가격”을 감수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장기전과 유가 상승이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시아 수입국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핵심 통로다. 통항 차질이 장기화하면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운송비 상승과 공급선 전환 압박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일부 아시아 구매자들이 러시아산이나 미국산 원유로 대체 조달을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협상 교착…유럽 외교 채널도 가동 외교적 해법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AP통신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이 오스트리아와 그리스 등 유럽 국가들과 접촉하며 외교 채널을 넓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스트리아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있는 국가이고, 그리스는 해운 이해관계가 큰 국가라는 점에서 호르무즈 사태와 관련한 외교적 역할이 거론된다. 다만 이란은 미국의 제재 해제와 동결자산 반환, 전쟁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핵 개발 포기와 해협 재개방, 지역 내 친이란 세력의 공격 중단을 압박하고 있다. 양측 모두 물러서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면서 협상 재개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미국 영토’ 발언이 실제 영토 편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군사적 봉쇄 장기화와 추가 제재를 정당화하는 정치적 수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수사가 시장과 군사 현장에서 실제 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국제정세 전문가는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시장의 목줄과 같은 곳”이라며 “미국과 이란이 통제권을 두고 정면 충돌할수록 유가, 해운, 보험료,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충격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협상 압박용인지 실제 봉쇄 장기화 신호인지가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라고 덧붙였다.
2026-08-15 09: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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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다시 불붙었다…미군, 이란 공습에 유가·휴전 흔들
[경제일보]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미군이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응해 이란을 상대로 공습을 단행하면서 중동 휴전 구도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동시에 압박을 받게 됐다. 미 중부사령부는 7일 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인이 탑승한 상선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에 대응해 “강력한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공격이 위험한 행위일 뿐 아니라 휴전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액시오스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공습 표적에 이란의 방공 체계, 해안 감시 시설, 지대공 미사일, 대함 순항미사일 기지, 드론 발사 지점, 항만 시설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매체는 반다르아바스와 시리크, 케슘섬 일대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공격이 잇따른 뒤 발생했다. 가디언은 카타르 LNG 운반선 ‘알 레카야트’를 포함한 상선 3척이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이란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제 항행과 에너지 공급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미국은 군사 대응과 함께 경제 압박도 병행했다. 미 재무부는 이란산 원유 판매를 허용했던 제재 면제를 철회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해당 면제는 미국과 이란 간 양해각서에 따라 한시적으로 부여됐지만, 미국은 이란의 해협 내 행동이 조건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란은 반발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이 해협 내 새로운 항로 개방을 추진하면서 양해각서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관리할 권리가 있으며 선박들이 이란과 조율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하거나 추적 장비를 조작하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LNG 물동량의 핵심 통로다. 이 해역에서 군사 충돌이 반복되면 선박 보험료와 운임, 원유 가격이 즉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카타르 LNG 선박이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는 보도는 아시아 에너지 수입국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시장 시선은 확전 여부에 쏠린다. 미국은 상선 공격에 대한 제한적 응징이라는 입장이지만, 이란이 재반격에 나설 경우 휴전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통항이 흔들리면 원유 제재와 해상 물류, 핵 협상까지 한꺼번에 꼬일 가능성이 크다.
2026-07-08 07: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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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장남 결혼식도 접고 백악관 복귀…이란 공습 카드 또 꺼내나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결혼식 참석과 메모리얼 데이 연휴 일정을 취소하고 백악관에 머물기로 하면서 워싱턴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을 검토하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어서,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 협상과 군사 압박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벼랑 끝 전술’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장남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와 관련된 사정”과 “미국에 대한 사랑”을 이유로 들며 “이 중요한 시기에 워싱턴DC 백악관에 남아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뉴욕 일정 이후 뉴저지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에서 연휴를 보낼 예정이었으나 백악관 복귀로 일정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BS뉴스와 악시오스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을 상대로 한 새로운 군사공격을 준비하거나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두 매체 모두 공습이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팀 회의를 소집했으며, 협상에서 막판 돌파구가 열리지 않을 경우 이란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워싱턴의 기류는 ‘공습 결정’보다 ‘공습 가능성을 전제로 한 압박’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백악관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고농축 우라늄 재고를 유지하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CBS뉴스는 미국 군·정보 당국자들이 메모리얼 데이 연휴 일정을 취소하고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외교 협상 결렬 시 군사옵션을 즉각 집행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일정 변경 때문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란 문제에서 협상과 압박을 번갈아 쓰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이번에도 백악관은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협상장에서는 최종 제안을 제시하고, 군사적으로는 공습 재개 가능성을 흘리며, 정치적으로는 대통령 자신이 백악관에 남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 협상의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이란 핵 프로그램이고, 다른 하나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이 이란에 대해 장기간 우라늄 농축 중단, 농축 우라늄 반출, 주요 핵시설 해체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상 권리를 내세우며 농축 권한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도 협상의 뇌관이다. 가디언은 이란이 해협 통행 관리와 통행료 부과 구상 등을 내세우고 있으며, 미국과 걸프 국가들이 이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 해상 수송의 핵심 통로다. 이곳의 긴장이 높아지면 중동 안보 문제는 곧바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과 물류비, 인플레이션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막판 중재도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카타르 협상팀이 22일 테헤란에 도착해 미국과 조율하며 합의 도출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는 중동 분쟁에서 여러 차례 중재자 역할을 해온 국가다. 이번에도 파키스탄과 함께 미국·이란 간 확전을 막기 위한 외교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파키스탄도 전면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이 테헤란을 방문해 이란 고위 당국자들과 접촉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은 이란과 국경을 맞댄 핵보유국이자, 미국과도 군사·외교 채널을 유지해온 국가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파키스탄 역시 안보·경제적 충격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러나 중재가 곧 타결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란은 제재 완화와 전쟁 중단,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일정한 권한 확보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핵 프로그램의 실질적 해체와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양측 모두 물러서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고 있어 협상은 ‘타결 직전’이라기보다 ‘충돌 직전의 지연전’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이 실제 공습에 나설 경우 파장은 작지 않다. 우선 이란 핵시설과 군사시설을 겨냥한 제한적 타격이 거론될 수 있다. 하지만 이란이 △미군 기지 △이스라엘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 △해상 수송로를 상대로 보복에 나설 경우 전장은 급속히 넓어질 수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국제유가와 LNG 가격을 자극하고, 이는 한국을 포함한 에너지 수입국의 물가와 무역수지에 직접적인 부담이 된다. 한국 경제 입장에서도 이번 사태는 먼 나라의 군사뉴스가 아니다. 중동발 유가 상승은 원유·가스 수입 비용을 밀어 올리고 이는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를 거쳐 기업 비용과 가계 부담으로 이어진다.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이 현실화하면 달러 강세와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원화 약세, 수입물가 상승,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다만 현 단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과잉 해석이다. 외신들은 공통적으로 미국이 군사행동을 준비하거나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지, 공습 명령이 내려졌다는 것은 아니라고 보도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 취소와 백악관 복귀는 분명한 정치·외교적 신호지만 동시에 협상 상대를 압박하기 위한 계산된 연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6-05-23 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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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총파업 땐 '도미노 충격'…최대 100조 손실 우려까지
[경제일보]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가능성이 커지면서 산업계 안팎에서 반도체 생산 차질에 따른 경제적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전면 셧다운은 법원 가처분 결정으로 일부 제한됐지만 생산 인력 공백이 현실화될 경우 수십조원대 피해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 폐지 등을 요구하며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했다. 로이터는 약 4만8000명의 삼성전자 노동자가 파업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이는 국내 삼성전자 인력의 약 38%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가장 큰 우려는 반도체 생산라인 차질이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연속 가동되는 장치산업이다. 공정이 멈추거나 인력 부족으로 관리가 지연되면 웨이퍼 폐기, 설비 재가동 지연, 후공정 일정 차질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법원은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방재시설, 배기·배수시설 등 안전보호시설을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가처분으로 최악의 셧다운은 막더라도 필수 유지 인력이 전체 인력의 일부에 그치는 만큼 생산 차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피해 규모를 둘러싼 전망도 엇갈리지만 우려 수위는 높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대국민 담화에서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될 경우 긴급조정을 포함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김 총리가 삼성전자가 한국 수출의 23%를 차지한다고 언급하며 파업 손실이 최대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도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의 올해 예상 성장률 2%에서 0.5%포인트를 깎을 수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또 삼성전자가 하루 최대 1조원 수준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추정도 보도했다. 글로벌 공급망 영향도 변수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 중 하나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D램과 낸드 공급뿐 아니라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주요 고객사 납기 일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가디언은 파업이 진행될 경우 전 세계 D램 공급의 최대 4%, 낸드 공급의 3%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고객 신뢰 문제도 작지 않다.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에는 엔비디아,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가 포함돼 있다. 반도체 공급 계약은 납기와 품질 신뢰가 핵심이어서 생산 차질 우려만으로도 고객사들이 물량 분산을 검토할 수 있다. 특히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메모리 공급 안정성은 고객사의 장기 조달 전략과 직결된다. 국내 협력사 생태계에도 충격이 번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를 포함한 국내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 기업이다.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면 협력사의 납품 일정, 매출, 재고 운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도체 수출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국가 전략산업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언급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긴급조정은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나 공익에 현저한 위해를 줄 우려가 있을 때 정부가 발동할 수 있는 제도다. 로이터는 한국 정부가 삼성전자 파업의 경제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긴급조정 명령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긴급조정권은 노동권 제한 논란이 큰 수단이다. 합법 쟁의행위에 대해 정부가 강제 개입할 경우 노동계 반발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노사 자율 타결을 우선 압박하면서 파업이 실제 경제 피해로 번질 경우 개입 수위를 높이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연동 방식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적자 부문까지 대규모 성과급을 동일하게 보상할 경우 성과주의 경영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로이터는 노조가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업이 현실화하더라도 실제 피해 규모는 파업 참여율, 기간, 공정별 인력 대체 가능성, 비상 운영 체계, 정부 개입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최대 100조원 손실 전망은 생산 차질과 고객 이탈, 공급망 충격, 증시 영향 등을 모두 포함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깝다. 그럼에도 산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반도체 공정의 특수성 때문이다. 제조라인 일부만 흔들려도 웨이퍼 투입, 장비 관리, 후공정, 납품 일정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 파업은 회사 내부의 임금 협상을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신뢰도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을 시험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
2026-05-20 21: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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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은 파업 후 무엇을 잃었나
[경제일보] 노동은 신성하고, 연대는 자유로운 인간의 권리다. 자신의 땀방울에 합당한 몫을 요구하는 것은 시장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보편적 ‘정의(Justice)’에 부합한다. 노조가 정당한 보상과 투명한 기준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내는 행위는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자, 기업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치러야 할 민주적 과정이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이라는 거대한 그물망 속에서 단행되는 굵직한 파업은 결코 회사 내부의 좁은 울타리 안에 갇힌 고립된 섬으로 남지 않는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얄팍한 이분법에 갇혀 있다. 한쪽에서는 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전적인 ‘탐욕’이나 ‘귀족 노조의 몽니’로 매도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파업이 초래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그저 ‘사측의 뻔한 엄살’로 치부해 버린다. 이와 같은 두 가지 극단적 시각은 모두 ‘진리(Truth)’에서 빗겨나 있다. 진실은 그보다 훨씬 더 무겁고 복잡하다. 반도체라는 현대 문명의 쌀을 생산하는 거대한 톱니바퀴가 멈춰 설 때, 그 파장은 일개 기업의 노사 갈등을 넘어 생태계 전체에 잔혹한 청구서를 내민다. 자동차, 항공, 엔터테인먼트 등 최근 해외에서 벌어진 대형 파업의 궤적은 강한 노조일수록 자신들의 ‘자유(Freedom)’가 수반하는 막대한 비용에 대해 사회와 정직하게 대화해야 한다는 서늘한 경고를 던지고 있다. ◆ UAW·할리우드 파업이 남긴 공급망 붕괴의 경고 기계음이 멎은 공장은 적막하지만, 그 적막이 파생시키는 파음은 국경을 넘어 요동친다. 지난 2023년 미국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포드, GM, 스텔란티스 등 이른바 자동차 ‘빅3’를 상대로 벌인 ‘스탠드업 파업(Stand-up Strike)’은 현대 산업 생태계가 얼마나 촘촘하고도 연약하게 얽혀 있는지를 여실히 증명한 바 있다. 미국 AP통신과 로이터(Reuters) 통신이 인용한 경제컨설팅업체 ‘앤더슨이코노믹그룹’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파업 6주 차를 기준으로 발생한 직접적인 경제 손실만 무려 104억 달러(한화 약 14조원)를 넘어섰다. 더욱 뼈아픈 진실은 타격의 영점이 완성차 업체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데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심층 보도에 따르면, 파업 4주 차에 이미 리어, 마그나 등 주요 부품업체와 영세한 2·3차 협력사가 입은 임금·수익 손실만 약 26억7000만 달러에 달했다. 노조가 사측의 항복을 받아내는 동안 방파제 없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생계의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같은 해 발생한 미국 할리우드 작가 및 배우 노동조합(WGA·SAG-AFTRA)의 동반 파업 역시 궤를 같이한다. 인공지능(AI)의 무분별한 활용에 반대하고 정당한 보상 구조를 요구한 그들의 명분은 시대적 정의에 부합했다. 하지만 미국 CNN 방송과 영국의 가디언(The Guardian)이 전한 파업의 후폭풍은 참혹했다. 영화와 TV 제작이 전면 중단되면서 캘리포니아와 조지아 등 제작 중심 지역의 일일 촬영 스태프, 소규모 외주 제작사, 심지어 촬영장 인근의 식당과 세탁소 등 지역 상권이 떠안은 경제적 손실은 6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됐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밖의 평범한 이웃들이 파업의 가장 무거운 비용을 대신 치른 셈이다. 이들 사례들은 삼성전자에 매우 뚜렷한 시사점을 남긴다. 평택과 화성의 반도체 라인이 멈추면 단순히 삼성전자라는 거대 기업의 영업이익 감소로 끝나지 않는다. 수많은 장비·소재·부품 협력사는 물론이고, 삼성의 메모리에 의존하는 전 세계 AI 서버·데이터센터 공급망 전체가 짙은 불확실성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 보잉·루프트한자가 경험한 ‘신뢰 상실’의 청구서 파업의 가장 무서운 비용은 공장의 가동이 멈춘 물리적 시간이나 미지급 임금만으로 계산되지 않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2024년 약 3만3000명이 참여한 미국 보잉(Boeing) 노조의 파업은 737 MAX, 777 등 핵심 상업용 제트기 생산을 완전히 중단시켰다. 7주간의 지난한 줄다리기 끝에 38% 임금 인상이라는 노조 측의 승리로 타결됐지만, 회사가 치른 대가는 혹독했다. 보잉은 전체 직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1만7000명 감원이라는 뼈아픈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어야 했고, 3분기에만 50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것은 글로벌 항공사들에게 생명과도 같은 ‘납기 지연’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졌다는 점이다. 보잉의 위기는 반도체 납기 신뢰가 핵심 경쟁력인 삼성전자와 본질적으로 맞닿아 있다. 글로벌 B2B 시장에서 공급자가 한 번 신뢰를 잃으면, 고객은 다음 계약에서 단가보다 ‘안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따지게 된다. 이는 독일의 국적 항공사 루프트한자(Lufthansa) 사례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독일 제1공영방송 ARD와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2024년 연이은 노조 파업으로 루프트한자가 입은 누적 비용 2억5000만 유로 중 운항 취소 등으로 인한 직접 비용은 1억 유로에 불과했다. 나머지 1억5000만 유로는 파업의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고객들이 선제적으로 경쟁 항공사로 예약을 돌리면서 발생한 ‘장부 밖의 손실’이었다. 반도체 시장의 큰손 고객들 역시 공급망 리스크가 감지되는 순간, 언제든 대만 TSMC나 미국 마이크론 등 경쟁사로 발길을 돌릴 수 있다. 한 번 떠난 고객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 ‘18일의 멈춤’보다 치명적인 ‘내일의 상실’ 삼성전자가 직면한 위험은 기우가 아니라 가시화된 현실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기본급 7% 인상과 연간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배정 등을 요구하며 평택 반도체 단지 생산량의 절반에 타격을 줄 수 있는 ‘18일간의 총파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사내 메시지를 통해 “고객 이탈과 경쟁력 하락, 나아가 자본 유출과 세수 감소 등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을 우려한 것은 사측의 방어적 엄살로만 폄하할 수 없는 냉혹한 진리다. 노조가 경쟁사와의 보상 격차를 지적하고, 경영진의 불투명한 성과급 산정 기준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타당한 문제 제기다. 그들은 수만 명을 운집시킨 압도적 동원력을 통해 노동조합의 존재 가치를 충분히 증명했다. 다만, 수만명의 결속력이 곧바로 산업 생태계 전체를 뒤흔들 명분까지 무조건적으로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국가의 명운을 짊어진 핵심 전략 산업의 노조일수록 ‘우리가 마땅히 받아야 할 몫’과 함께 ‘우리가 라인을 멈췄을 때 이름 없는 협력사와 고객이 치러야 할 비용’을 조합원과 국민에게 정직하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 글로벌 반도체 전장(戰場)에서 고객은 기다려주지 않고, 경쟁사는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삼성전자 노조가 진정 조합원들의 장기적 이익과 일자리의 안녕을 원한다면, 단기적인 보상 획득과 장기적 경쟁력 훼손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잠시 멈추고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은 언젠가 타결의 순간을 맞이하고 라인은 다시 돌아가겠지만, 한 번 훼손된 고객의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며 “글로벌 초일류 기업과 구성원들이 함께 치러야 할 가장 비싸고 고통스러운 청구서는 매출 손실이 아니라 영영 사라져 버릴지 모르는 고객의 신뢰”라고 했다. 이어 “사측과 노조 모두가 공멸의 청구서를 찢어버릴 상생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2026-05-08 16:2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