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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난장판, 제도부터 뜯어고쳐 정쟁의 고리를 끊어라
[경제일보] 국회의 가을이 사라졌다. 고물가와 내수 부진, 저성장으로 국민의 삶은 팍팍해지는데 여의도는 정쟁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행정부를 감시하고 국정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할 국정감사가 폭로와 고성, 막말과 증인 채택 공방으로 얼룩졌다. 국민이 맡긴 권한을 민생 해결에 쓰기는커녕 정파의 유불리를 따지는 데 탕진하는 국회라면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문제는 의원 개개인의 자질에만 있지 않다. 정쟁을 유도하고 보상하는 국정감사 운영 방식 자체가 개혁 대상이다. 증인 채택은 상대 진영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변질되고, 질의는 정책의 실효성을 따지기보다 자극적인 장면을 만드는 데 치중한다. 감사가 끝나면 지적 사항은 보고서에 남지만 정부가 이를 실제로 개선했는지 확인하는 절차는 허술하다. 국감을 내실 있게 치르는 것보다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한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증인·참고인 채택 기준부터 객관화해야 한다. 출석 요구의 목적과 안건과의 관련성, 확인할 사실, 대체 가능한 자료의 유무를 사전에 명시하도록 해야 한다.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사유와 판단 근거를 기록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 정책 검증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인물을 망신 주기 위해 부르는 관행도 차단해야 한다. 정당의 정치적 필요가 아니라 사실 확인의 필요성이 증인 채택의 기준이 돼야 한다. 국감 질의도 정책 검증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상임위원회는 감사에 앞서 핵심 정책과제를 선정하고, 의원들은 질의 자료와 요구 사항을 구체화해야 한다. 정부도 사업별 예산 집행과 성과, 정책 목표 달성 여부를 표준화된 자료로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 반복적인 자료 요구와 일회성 폭로를 줄이고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중심으로 심사해야 한다. 국감 성과 역시 질의 시간이나 폭로 건수가 아니라 예산 낭비 방지, 제도 개선, 정책 오류 시정 등 실질적인 결과로 평가해야 한다. 자료 제출 거부와 허위 답변에 대한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 제출을 지연하거나 핵심 내용을 누락하면 그 사유를 서면으로 밝히도록 하고, 고의적인 허위 답변이나 자료 은폐가 확인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의원의 의혹 제기 역시 증거와 사실관계에 근거해야 한다. 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제재해서는 안 되지만, 고의적인 허위 주장이나 왜곡이 확인되면 정정과 해명 등 책임 있는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국감은 무책임한 폭로와 무책임한 은폐 모두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 감사 결과에 대한 사후 점검도 의무화해야 한다. 상임위원회별로 지적 사항과 시정 요구, 담당 기관, 이행 기한을 명시한 관리대장을 만들고 정부가 조치 결과와 미이행 사유를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해야 한다. 다음 연도 국감에서는 전년도 지적 사항의 이행 여부부터 점검해야 한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 다시 지적하는 데 그치지 말고 예산 심사와 법률 개정, 제도 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 국감이 매년 같은 문제를 되풀이하는 연례행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국감 운영의 투명성과 의원의 책임성도 높여야 한다. 상임위원회별 감사계획과 주요 질의 주제, 감사 결과, 정부의 후속 조치를 국민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정쟁으로 회의가 파행되거나 핵심 현안에 대한 심사가 무산됐다면 그 경위와 책임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의원의 활동을 단순한 출석률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정책 분석의 충실성, 제도 개선 성과, 후속 조치 이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물론 제도만 바꾼다고 정쟁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여야 지도부가 국감을 정파적 동원과 지지층 결집의 무대로 활용하는 한 어떤 규정도 편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여당은 정부의 잘못을 무조건 감싸지 말아야 하고, 야당은 폭로 자체를 성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제도 개혁과 함께 정치권 스스로 정책 경쟁을 우선하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국감 이후 예산안 심사와 민생 입법은 여야의 실력을 가늠할 시험대다. 경제 위기 대응과 취약계층 보호, 미래 산업 투자, 재정 건전성 등 핵심 과제를 놓고 근거와 대안으로 경쟁해야 한다. 예산과 법안을 정쟁의 인질로 삼는다면 국회는 민생을 말할 자격이 없다. 국정감사는 의원들의 정치적 쇼가 아니라 국민의 세금과 권한으로 정부를 검증하는 헌법적 장치다. 증인 채택은 객관적으로, 질의는 정책 중심으로, 지적 사항은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 여야는 정쟁을 부르는 낡은 운영 방식을 뜯어고치고 국감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국회의 경쟁력은 상대를 얼마나 몰아붙였느냐가 아니라 잘못된 국정을 얼마나 바로잡았느냐로 증명돼야 한다.
2026-10-12 11: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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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감독 선임 고발 사건 서울청 이송…2년 만에 수사 통합
[경제일보]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한 고발 사건이 서울경찰청으로 넘어간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1일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해 접수된 고발 사건 8건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로 이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한 고발 사건도 함께 통합해 들여다볼 예정이다. 사건은 2024년 시민단체 고발로 시작됐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등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며 협박,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강요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당시 기술총괄이사였던 이임생 전 이사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홍 감독은 고발 대상이 아니다. 종로서는 그동안 고발인 조사와 피고발인 조사를 진행해 왔다. 정 회장과 이 전 이사 등 주요 관계자 조사도 상당 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한 행정소송이 진행되면서 형사수사는 장기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 행정소송 1심 뒤 수사 통합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29일 정례간담회에서 축구협회 관련 수사가 행정소송 등의 영향으로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1심 판단이 나온 만큼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4월 축구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낸 특정감사 결과 통보 및 정몽규 회장 중징계 요구 취소 소송에서 축구협회 패소 판결을 내렸다. 문체부는 2024년 특정감사에서 클린스만 감독과 홍 감독 선임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홍 감독 선임 당시 전력강화위원회의 후보 선별과 추천, 이사회 의결 절차를 둘러싸고 협회 내부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행정법원도 홍 감독 후보 선별 과정에서 절차상 위법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축구협회는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 행정상 절차 문제와 형사책임은 별개 행정법원의 판단이 곧바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경찰은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상 문제와 별도로 업무방해와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가 성립하는지를 따져야 한다.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서는 전력강화위원회나 이사회가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부당한 개입이나 압박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단순한 절차 미비나 회의 운영상의 문제만으로는 혐의가 인정되기 어렵다. 업무상 배임 혐의도 감독 계약과 예산 집행 과정에서 협회에 실제 손해가 발생했는지, 의사결정권자가 협회 이익에 반하는 판단을 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경찰이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까지 함께 들여다보는 것도 같은 이유다. 두 차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유사한 절차 문제가 반복됐는지, 전력강화위원회와 이사회가 본래 권한에 따라 운영됐는지를 종합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서울청, 기존 기록 바탕으로 쟁점 정리할 듯 서울청이 사건을 넘겨받더라도 수사가 처음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종로서가 확보한 고발인 진술과 피고발인 조사 기록, 축구협회 회의 자료, 문체부 감사 결과, 행정소송 기록 등이 수사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향후 수사는 감독 후보 선정부터 면접, 추천, 이사회 의결, 계약 체결에 이르는 과정에서 누가 어떤 권한으로 관여했는지를 확인하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대표팀 감독 선임은 협회 내부 인사에 그치지 않는다. 협회 예산과 대표팀 운영, 국제대회 준비가 함께 걸린 사안이다. 서울청이 관련 사건을 통합한 만큼, 수사 결과 역시 감독 선임 절차와 관련한 의혹을 어느 범위까지 확인했는지 분명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2026-07-02 10: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