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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 없이 시작한 송무 로펌…바른 28년, 이제 동인과 합병
[경제일보] 1998년 3월 서울 서초동. 판사 출신 강훈·홍지욱·김재호 변호사가 바른법률사무소의 문을 열었다. 당시 형사·민사 사건 수임에는 이른바 ‘사무장’이나 브로커가 개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세 사람은 사건을 소개해주는 브로커를 쓰지 않고 변호사가 직접 의뢰인을 만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바른’이라는 이름에도 그런 생각을 담았다. 1997년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으로 법원과 변호사 업계에 대한 불신이 커지던 시기였다. 평판사 출신들이 만든 작은 사무실은 전관의 이름을 앞세우기보다 직접 사건을 맡아 승부하겠다고 나섰다. 검사와 청와대 경제비서관을 지낸 김찬진 변호사도 초기부터 힘을 보탰다. 28년이 지난 지금 바른에는 외국변호사를 포함해 300명 안팎의 변호사가 일한다. 2025년 매출은 1076억원으로 2023년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선 뒤 3년 연속 1000억원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같은 해 YK가 1694억원, 지평이 1327억원을 기록하면서 중대형 로펌 사이의 외형 경쟁에서는 다시 뒤를 쫓는 처지가 됐다. 바른은 결국 다시 큰 선택을 했다. 지난 9월 14일 법무법인 동인과 합병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합병이 성사되면 지난해 기준 합산 매출 1877억원, 변호사 553명 규모로 커진다. 평판사들이 만든 송무 사무실에서 출발한 바른이 28년 만에 국내 로펌 사상 최대 규모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 법조비리 뒤 문 연 평판사들의 사무실 바른이 문을 열던 1990년대 말 법률시장은 지금과 달랐다. 개인 변호사 사무실의 비중이 컸고 법원이나 검찰을 갓 나온 전관들이 사건을 소개받아 처리하는 방식도 널리 퍼져 있었다. 브로커와 사무장을 통한 사건 수임이 법조비리로 번지면서 변호사 업계 전체가 비판을 받던 때였다. 강훈·홍지욱·김재호 변호사는 모두 법원에서 10년 안팎 근무한 평판사 출신이었다. 고위 법관 출신도 아니었고 대형 기업자문 조직을 갖고 있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잡은 시장은 송무였다. 법정에서 재판을 해본 경험을 토대로 민·형사 사건을 직접 맡았다. 사무장이 사건을 가져오면 변호사가 이름을 빌려주는 관행도 피했다. 파트너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한 뒤 저연차 변호사에게 전부 넘기는 방식도 지양했다. ‘변호사가 직접 의뢰인을 만나고 직접 책임진다’는 방식은 신생 사무실이 고객을 확보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송무 중심의 출발은 이후 바른의 성격을 오랫동안 규정했다. 기업과 금융회사에 계약을 자문하는 대신 이미 벌어진 분쟁을 법정에서 해결하는 사건이 먼저 쌓였다. 지금도 바른을 설명할 때 송무와 기업형사가 먼저 거론되는 배경이다. ◆ 대법관·고법부장들이 신생 로펌으로 설립 이듬해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1999년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법원을 떠난 조중한 변호사가 2대 대표로 합류했다. 같은 해 정귀호 전 대법관도 바른으로 왔다. 2000년에는 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박인호 변호사가 가세했다. 평판사 세 명이 시작한 사무실에 고위 법관 출신들이 들어오면서 송무 인력의 폭이 넓어졌다. 이후 검사장급 인사와 고법부장, 법원장 출신 변호사들도 잇달아 합류했다. 명로승 전 법무부 차관과 정동기·문성우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정인진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김동건 전 서울고법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성과도 따라왔다. 한국가스공사 통영기지 탱크공사 관련 5500억원대 가처분 사건과 두산중공업 희망퇴직자들의 600억원대 퇴직금 소송 등을 맡았다. 동서식품의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사건에서는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을 받아냈다. 2010년에는 대법원 수임 사건 수가 국내 로펌 가운데 가장 많다는 보도도 나왔다. 바른 홈페이지 연혁에도 이 기록이 남아 있다. 송무에서 확보한 사건과 인력이 바른을 100명대 로펌으로 끌어올렸다. ◆ 송무만으로는 종합로펌이 될 수 없었다 바른이 계속 법정에만 머문 것은 아니다. 기업 고객을 상대하다 보면 소송이 터지기 전 계약과 금융, 공정거래 문제부터 자문해달라는 요구가 따라왔다. 송무에서 기업을 만났지만 기업의 일은 법정 밖에서 더 많이 벌어졌다. 2005년 바른은 김·신·유에서 기업자문을 이끌던 박기태 변호사와 자문팀을 영입했다. 같은 해 법인 이름도 지금의 ‘법무법인 바른’으로 바꿨다. 김장리와의 합병을 추진했고 2007년에는 세종과의 합병도 검토했지만 두 건 모두 성사되지는 않았다. 2010년대 들어서는 조세와 부동산금융, 공정거래를 잇달아 보강했다. 2015년 조현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영입했고 이듬해 법무법인 양헌에서 부동산금융팀을 받아들였다. 2017년에는 법무법인 KCL의 공정거래팀이 합류했다. 바른의 확장은 다른 대형 로펌과 달리 한 번의 대형 합병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송무라는 기존 기반을 두고 필요한 자문팀을 하나씩 붙였다. 법원과 검찰 출신 인력 중심의 조직에 세무와 금융, 공정거래 전문가가 들어오면서 업무 범위도 넓어졌다. ◆ 론스타에서 통상임금까지 법정에서 이름 알려 기업형사 사건에서도 바른의 송무 경험이 이어졌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과정에서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을 대리해 1심부터 대법원까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신한은행이 45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신상훈 전 사장 사건에서도 대법원 무죄 확정 판결을 이끌어냈다. 노동과 공정거래 사건에서도 굵직한 판결이 나왔다. 2014년 쌍용자동차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는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다. 2016년 액화천연가스 저장탱크 건설공사 입찰담합 사건에서는 SK건설을 대리해 과징금 불복 소송에서 승소했다. 최근 매출을 끌어올린 사건에도 송무가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퀄컴 사이의 1조원대 과징금 분쟁에서 공정위를 대리했고 HD현대중공업의 6300억원대 통상임금 소송에서는 근로자 측을 대리했다. 2023년 바른의 매출이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서는 데 이런 대형 사건이 영향을 미쳤다. 설립 당시의 주력이었던 송무가 20년 넘게 바른의 매출과 브랜드를 떠받쳐온 것이다. 다만 대형 로펌 시장이 기업자문과 M&A, 금융, 국제중재 중심으로 커지면서 송무에 강하다는 것만으로는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 어려워졌다. ◆ 남들이 덜 보던 상속·도산도 파고들었다 바른은 대형 로펌이 상대적으로 덜 주목하던 분야에도 사람을 붙였다. 대표적인 분야가 상속과 자산승계다. 2013년 상속신탁연구회를 만들었고 2022년에는 대형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자산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EP센터를 출범시켰다. 기업 오너와 고액 자산가의 상속은 유언장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세금과 기업 지분, 경영권, 신탁, 가족 간 분쟁이 한꺼번에 얽힌다. 바른은 조세와 가사, 기업법무 변호사를 묶어 이 시장을 따로 키웠다. 도산에서도 새로운 사건을 맡았다. 2018년 레이크힐스순천 회생에서 서울회생법원의 첫 ‘한국형 프리패키지 제도’ 적용을 이끌고 이후 골프존으로의 매각까지 관여했다. 회생 절차와 인수·합병을 한 조직에서 이어간 사건이었다. 최근에는 국제중재와 지식재산권도 확대하고 있다. 기업의 해외 진출과 기술 분쟁이 늘면서 외국변호사를 영입하고 특허 분야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AI와 디지털자산, 재생에너지 같은 신산업 규제 분야에도 별도 인력을 붙이고 있다. ◆ 1000억원 넘었지만 경쟁자는 더 빨리 컸다 바른은 2023년 매출 1058억원을 기록하며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섰다. 2024년 1064억원, 2025년 1076억원으로 3년 연속 10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적어도 외형에서는 중대형 로펌의 문턱을 넘었다. 문제는 경쟁사들이 더 빨리 컸다는 데 있다. 2025년 YK는 1694억원, 지평은 1327억원을 기록했다. 대륙아주도 1027억원으로 바른을 바짝 따라붙었다. 1000억원대 로펌 사이에서도 변호사 영입과 합병 경쟁이 시작됐다. 기업 고객 평가에서도 아직 상위권과 거리가 있다. 한국경제와 한국사내변호사회가 실시한 2025년 평가에서 바른은 종합·전문성·서비스 모두 9위를 기록했다. 송무에서 오랫동안 이름을 쌓았지만 기업 고객을 상대로 한 종합 서비스에서는 빅6와 차이가 남아 있다. 2025년 이동훈 대표 체제가 출범한 뒤 바른은 기업자문과 국제중재, 지식재산권을 다음 성장 분야로 잡았다. 같은 해 기업전략연구소도 세웠다. 법률문제가 생긴 뒤 대응하는 송무에서 기업의 사업과 규제를 미리 들여다보는 쪽으로 업무를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 28년 만에 다시 꺼낸 합병 카드 바른은 지난 9월 14일 법무법인 동인과 합병 추진 MOU를 체결했다. 양측은 합병추진위원회를 만들고 12개월 안에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통합 법인의 가칭은 ‘바른동인’이다. 아직 합병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 두 로펌의 2025년 매출을 합하면 1877억원이다. 외국변호사를 포함한 변호사는 바른 303명, 동인 250명으로 모두 553명이다. 계획대로 합병이 끝나면 매출 기준 국내 7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는 규모다. 바른과 동인은 모두 송무와 형사 분야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로펌이다. 양측은 여기에 기업과 금융, 공정거래 등 자문 역량을 합치겠다는 구상이다. 2005년 김장리, 2007년 세종과의 합병을 추진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했던 바른이 약 20년 만에 다시 대형 합병 카드를 꺼냈다. 합병의 규모가 큰 만큼 풀어야 할 일도 많다. 500명이 넘는 변호사의 보수와 사건 배분, 고객 충돌, 파트너 지분과 경영구조를 하나로 맞춰야 한다. 송무 중심 조직 두 곳이 단순히 사람을 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자문까지 함께 키울 수 있는지가 합병 이후의 문제다. ◆ ‘바르게 하자’에서 500명 로펌으로 바른의 출발에는 거창한 기업법무 전략이 없었다.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 뒤 법원을 나온 젊은 판사들이 사무장과 브로커 없이 사건을 맡아보겠다고 만든 사무실이었다. 그 조직에 대법관과 고법부장, 검사장 출신들이 들어오면서 송무가 커졌고 뒤이어 조세와 금융, 공정거래, 기업자문을 붙였다. 2011년에는 주요 대형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사옥인 바른빌딩도 마련했다. 2023년에는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변호사 6명 규모로 출발했던 조직은 이제 300명 안팎의 변호사가 일하는 중대형 로펌이 됐다. 그동안 바른은 송무의 힘으로 몸집을 키웠다. 그러나 지금 법률시장에서 더 큰 로펌이 되려면 기업자문과 금융, 국제분쟁까지 함께 가져가야 한다. 바른이 동인과 합병을 추진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1998년에는 사무장 없이 사건을 맡는 일이 도전이었다. 2026년에는 500명이 넘는 변호사를 한 조직으로 묶는 일이 새로운 도전이 됐다. 바른의 다음 10년은 이번 합병이 실제로 어떤 조직을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2026-09-28 09: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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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동력 잃은 여당, 당청의 수직적 관성에서 벗어나야
정권의 위기는 대개 야당의 공세 때문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내부에서 문제가 생겼는데도 이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알아차리고도 제때 고치지 못할 때 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집권 중반기에 접어든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지금 경계해야 할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장관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에 이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까지 사의를 표명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낙마한 장관 후보자가 5명에 이르면서 인사 검증 시스템에 대한 재점검 필요성이 제기됐고, 강 실장은 인사위원장으로서 종합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밝혔다. 문제는 책임자의 사퇴 그 자체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왜 같은 유형의 문제가 반복됐는지, 그리고 집권 여당이 그 과정에서 무엇을 했느냐는 것이다. 김민석 대표 체제의 민주당은 출범 때부터 ‘당청 원팀’을 강조했다. 취임 직후 대통령실과의 관계 복원에 무게를 두면서 전임 지도부와는 다른 당정 관계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당정 간 긴장을 낮추고 국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문제는 ‘원팀’이 ‘무비판적 일체화’로 변질될 때다. 집권 여당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는 대통령실의 박수부대가 되는 데 있지 않다. 대통령에게 힘을 보태되 잘못된 판단에는 제동을 걸고, 국민이 느끼는 불만을 가감 없이 전달하며, 야당과의 협상에서 국정의 출구를 만드는 것이 여당의 본령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대통령실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만이 아니라 오히려 건전한 긴장 관계를 제도화하는 일이다. 대통령실이 인사 후보자를 검토할 때 여당이 정무적 검증을 하고 청문회 이전에 민심의 반응을 냉정하게 점검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인사청문회가 시작된 뒤 새로운 의혹이 쏟아지고 후보자가 낙마한 뒤 책임자를 찾는 방식으로는 국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더구나 집권 중반기에는 여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대통령의 국정 동력은 시간이 갈수록 약해질 수밖에 없다. 초기에는 대통령의 지지와 국정 추진력이 당을 이끌지만 중반기에 접어들면 여당이 독자적인 정치력을 갖고 민심과 국정을 연결해야 한다. 그런데 여당이 대통령실의 판단을 사후적으로 설명하거나 방어하는 데 머물면 당정 관계는 수직적으로 굳어진다. 대통령실이 정책을 만들고 여당이 국회에서 관철하는 구조만 남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효율적인 당정 관계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견제 기능이 약화된 상태다. 최근 부동산과 증시 정책을 둘러싼 민심 이반과 인사 논란, 여권 내부의 갈등은 여당이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라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할 이유를 보여준다. 김 대표 취임 이후 당정 관계가 진전됐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핵심 지지층의 약화와 여권 내부 갈등, 중도층과의 거리 등도 과제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신호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야당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국회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이라 하더라도 모든 것을 힘으로 밀어붙일 수는 없다. 특히 인사와 사법, 경제정책처럼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사안에서는 야당과의 협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넓히는 정치가 필요하다. 협치는 약한 여당이 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여당이 하는 것이다. 물론 야당 역시 무조건적인 반대와 정쟁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집권 여당이 먼저 협상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여야가 서로의 존재 이유를 인정하지 않는 순간 국회는 법안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정치적 진영 대결의 경기장이 되고 만다. 김민석 대표에게 요구되는 리더십도 여기에 있다. 대통령과 가까운 당 대표가 되는 것과 대통령에게 필요한 말을 하는 당 대표가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대통령의 성공이 곧 여당의 성공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여당이 오히려 강한 여당이다. 이번 인사 파동을 몇몇 후보자의 개인적 흠결이나 비서실장의 책임 문제로만 끝내서는 안 된다. 인사 추천·검증·정무 판단·당정 협의가 따로 움직이는 구조부터 손봐야 한다. 대통령실과 여당 사이에 상시적인 인사·정책 협의 채널을 만들고, 여당 지도부가 민심과 국회의 판단을 대통령실에 정례적으로 전달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당 내부에서도 계파와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는 토론 구조를 복원해야 한다. 여당이 국민 전체를 바라보지 않고 자기 진영의 박수에만 의존하기 시작하면 국정 운영은 현실과 멀어진다. 정치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반대 의견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정권 중반기는 위기이면서 동시에 쇄신의 기회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람 몇 명을 바꾸는 인적 쇄신에 그치지 않는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관계를 다시 설계하고 여당이 국정의 공동 책임자이자 민심의 전달자, 야당과의 협상자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원팀’은 같은 목소리를 내는 조직이 아니다.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도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는 조직이다. 김민석 대표가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주려면 대통령실의 방패가 아니라 국정의 균형추가 돼야 한다. 그것이 집권 중반기 여당이 쇄신의 동력을 되찾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다.
2026-09-23 16: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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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첫 공급 토론회…비아파트·이주비·공공임대 쟁점 부상
[경제일보]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첫 공개 토론회에서 비아파트 규제 완화와 금융지원 확대 요구가 집중적으로 나왔다. 참석자들은 아파트 공급만으로는 전월세 불안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고 빌라·다세대·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 기반을 되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14일 국토교통부는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에는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김이탁 1차관, 한국부동산원·한국토지주택공사(LH)·주택도시보증공사(HUG) 기관장, 학계·업계·시민사회 관계자, 청년·신혼부부 등 약 60명이 참석했다. 토론은 비아파트, 정비사업, 공공임대주택, 청년·신혼부부 주거 안정, 규제지역 제도 등 7개 주제를 놓고 진행됐다. 발제를 맡은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 과정의 병목이 착공 단계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허가 이후 착공, 분양, 준공, 입주로 이어지는 흐름이 정상적으로 돌아야 하지만 공사비와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사업이 멈춰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진 교수는 공급 생태계를 복원하려면 금융·세제 지원과 정비사업 활성화, 건축 규제 완화, 임대주택 공급 방식 다변화가 함께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가장 구체적인 요구가 나온 분야는 비아파트였다. 전세사기 이후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고 대출 규제와 보증 부족이 겹치면서 신규 공급이 줄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비아파트는 청년과 신혼부부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거 유형인 만큼 공급 기반이 더 무너지면 전월세 시장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아파트 사업장이 멈춘 배경으로 규제지역 내 LTV 축소와 금융 조달 어려움을 꼽았다. 그는 비아파트 전용 기금과 보증상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비사업 분야에서는 이주비 대출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서울 신길2구역 등 도심복합사업과 재개발 사업 관계자들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금융기관이 이주비 대출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이주와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정부가 공급 확대를 강조하면서도 실제 사업 진행에 필요한 자금 통로가 막혀 있다는 것이다. 용산정비창 등 주요 부지를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공급 일정이 정치 쟁점화되는 문제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부 참석자는 지자체가 인허가와 공급 확대에 적극 나설 경우 재정 지원이나 기금 지원을 연계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공공분양에 대해서는 재판매 가격을 제한해 다음 매수자도 낮은 가격으로 주택을 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공공이 최초 분양 때만 이익을 제공하는 구조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가격 안정 장치를 설계해야 한다는 취지다. 공공임대 확대 필요성도 강조됐다. 이강훈 참여연대 변호사는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주택 가운데 공공임대 비율을 기존보다 크게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LH가 택지를 팔아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에서 벗어나려면 재정 투입을 늘리고,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에서 임대주택 비중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임대주택 공급을 공공에만 맡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시는 등록민간임대주택 상당수가 비아파트이고 청년·신혼부부가 거주하는 물량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매입형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형 민간임대를 제도권 안에서 키워야 안정적인 임대 물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를 두고는 평가가 엇갈렸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역별 시장 상황이 다른데도 규제가 일괄 적용되면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남구와 용인 기흥구가 같은 수준의 규제를 받는 구조가 타당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세를 낀 주택 매각이 어려워지고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등 정책 간 충돌 가능성도 제기됐다. 반대로 규제 완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주택 공급 못지않게 가격 안정도 중요하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가격 상승이 나타난 사례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급 확대 논의가 시장 과열을 방치하는 방향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이날 토론회는 정부가 공급 확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단순한 물량 확보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민간 공급은 금융과 세제, 비아파트는 보증과 규제, 정비사업은 이주비와 착공 자금, 공공임대는 재정 투입과 공급 비율이 각각 걸림돌로 제시됐다. 향후 부동산 대책은 공급 유형별 병목을 얼마나 세밀하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윤덕 장관은 마무리 발언에서 주택 문제가 가장 어려운 정책 과제 중 하나라며 이날 제시된 의견을 정리해 향후 대책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토부는 이번 토론회 이후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논의를 거쳐 오는 23일 대통령 주재 종합 토론회에서 부동산 정책 방향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2026-07-14 17: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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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잠수함 사업 발표 임박…한화오션, TKMS와 50대 50 승부
[경제일보] 최대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임박했다. 한국의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가 양강 구도로 경쟁하는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의 역대 최대 잠수함 수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오는 7일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캐나다의 안전과 회복력, 번영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날 마크 카니 총리가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의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CPSP는 캐나다 해군이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는 사업이다. 캐나다 정부는 2024년 7월 최대 12척의 재래식 추진 잠수함을 도입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요구 조건은 단순한 연안 작전용 잠수함이 아니라 북극권 운용이 가능한 수중 감시·억제 전력이다. 캐나다 정부는 자국이 북극·대서양·태평양을 모두 접한 국가라는 점을 들어 신형 잠수함이 해상 접근로 감시와 위협 억제에 필요하다고 설명해 왔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해 8월 TKMS와 한화오션을 CPSP의 2개 적격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양측과 심층 협의를 진행해 왔다. 캐나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는 첫 잠수함을 늦어도 2035년까지 인도받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 잠수함은 2030년대 중후반까지 현대화 작업을 거쳐 운용될 예정이다. 국내 정부도 수주 가능성을 신중하게 보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1일 청와대 뉴미디어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스코어로 물어보면 50대 50인 상황”이라면서도 “캐나다는 한국과 완전히 대칭적 구조를 가진 나라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게 굉장히 많다. 우리는 첨단산업부터 기간 제조업까지 뒷받침이 잘돼서 협업하면 힘이 되는 나라”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조기 납기와 실전 운용 경험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캐나다 측에 2035년까지 잠수함 4척을 인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캐나다가 전력 공백을 피하려면 첫 잠수함 인도 시점이 핵심 변수인 만큼, 이미 한국 해군에서 운용 중인 장보고-Ⅲ 계열 잠수함의 검증된 생산·운용 경험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수주전은 잠수함 성능만의 경쟁이 아니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자국 해양·방산 산업의 일자리와 장기 정비 기반을 키우는 계기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은 올해 1월 캐나다 기업들과 철강, 우주, 인공지능, 센서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철강사 알고마스틸과 잠수함 건조·유지보수에 활용할 현지 철강 공급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최대 60조원이라는 사업 규모도 잠수함 건조뿐 아니라 정비, 후속 군수지원, 산업협력 등을 포함한 업계 추산이다. TKMS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독일과 노르웨이가 함께 내세우는 212CD 잠수함은 NATO 동맹 내 상호운용성을 앞세운다. AP통신은 TKMS 측이 자사 잠수함이 NATO 전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TKMS는 잠수함 외에도 희토류, 광업, 인공지능, 배터리 등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투자 패키지를 캐나다 측에 제안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결국 캐나다의 선택은 ‘속도와 실전 운용 경험’이냐, ‘동맹과 기존 NATO 체계’냐의 구도로 요약된다. 한화오션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한국 조선·방산 산업은 상선과 지상무기 중심의 수출 포트폴리오를 넘어 잠수함이라는 고부가 특수선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전환점을 맞게 된다. 특히 G7 국가이자 NATO 회원국인 캐나다에 한국형 잠수함을 공급하는 길이 열리면 향후 북미·유럽 방산 시장에서 한국 조선사의 신뢰도도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곧바로 최종 계약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진 뒤에도 가격, 기술 이전, 현지 정비, 장기 군수지원, 산업협력 조건을 둘러싼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캐나다 정부가 이번 사업에서 자국 산업 기여와 장기 운용 지원 능력을 중시하는 만큼,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이후에도 최종 계약까지는 상당한 협상 과정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오션으로서는 이번 CPSP가 특수선 사업의 체급을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다. 국내 조선업이 LNG운반선과 친환경 선박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해 왔다면, 잠수함은 기술 보안과 국가 간 신뢰가 결합된 방산 시장이다. 캐나다가 한국을 선택할 경우 한화오션은 단순 건조사를 넘어 장기 정비·훈련·산업협력까지 묶는 해양 방산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다.
2026-07-06 15: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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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국정 2년차 수석급 참모진 개편…지지율 경고등에 칼 빼들어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2년 차를 맞아 청와대 수석급 참모진을 대폭 교체하며 국정 쇄신과 개혁 드라이브 강화에 나섰다. 최근 지방선거 결과와 지지율 하락세를 계기로 국정 운영 기조를 재정비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에너지 전환, 노동 개혁, 공급망 대응 등 핵심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홍보소통수석, 민정수석, 사회수석과 국가안보실 1·3차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향후 임명될 AI미래기획수석까지 포함하면 전체 수석급 참모 11명 가운데 6명이 바뀌는 중폭 이상의 개편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인사에 대해 국정 2년 차를 맞아 소통과 개혁 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브리핑에서 "좀 더 개혁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데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홍보·민정 라인 교체다. 홍보소통수석에는 성기홍 전 연합뉴스 사장이, 민정수석에는 한찬식 변호사가 각각 임명됐다. 최근 지방선거 이후 나타난 민심 변화와 지지율 하락 흐름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국민 체감형 정책 성과를 높이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당이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라며 "냉정한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책 추진 체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찬식 신임 민정수석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설치와 형사소송법 개정 등 검찰개혁 후속 과제를 맡게 된다. 강건작 국가안보실 1차장은 군 구조개혁과 자주국방 역량 강화 작업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 정책 라인도 한층 강화됐다. 문진영 전 사회수석 후임으로 약사이자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경자 수석이 임명됐다. 앞서 민주노총 출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국노총 출신 이옥남 노동비서관이 합류한 데 이어 노동계 출신 인사들이 정책 전면에 배치되는 모습이다. 경제·산업 정책 측면에서는 공급망과 경제안보 대응 역량 강화가 주목된다. 송기호 경제안보비서관을 국가안보실 3차장으로 승진 발탁한 것은 미국의 관세 정책과 중동 리스크 등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외교·안보와 경제가 긴밀하게 연결되는 환경 속에서 경제안보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경제성장수석과 재정기획보좌관 등 경제 라인은 유임됐다. 지난 1년간 추진해 온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AI와 에너지 전환, 자본시장 활성화, 부동산 안정화, 국토 균형발전 등 핵심 과제의 성과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하정우 전 수석의 출마로 공석이 된 AI미래기획수석 인선은 이번 발표에서 제외됐다. AI 국가전략을 총괄할 적임자 물색에 시간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026-06-21 14: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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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국정 2년차 참모진 개편…홍보 성기홍·민정 한찬식 발탁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2년차를 맞아 청와대 핵심 참모진 개편에 나섰다. 홍보소통, 민정, 사회, 외교안보 라인을 동시에 손보며 집권 2년차 국정 운영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21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신임 홍보소통수석비서관에 성기홍 전 연합뉴스 대표이사, 민정수석비서관에 한찬식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사회수석비서관에 김경자 우석대 객원교수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실 제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에는 강건작 대통령직속 미래국방전략위원회 위원, 제3차장에는 송기호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이 발탁됐다. 강 실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지난 1년간의 성과를 토대로 국정 2년차 비전인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속도감 있게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둔 인사”라고 설명했다. 집권 1년차가 국정 정상화와 시스템 정비에 초점을 맞췄다면, 2년차에는 정책 성과를 구체화하고 개혁 과제를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성기홍 신임 홍보소통수석은 30년 경력의 언론인 출신이다. 강 실장은 성 수석에 대해 “취재 현장의 감각과 보도 책임자로서의 균형감, 판단력을 겸비한 인물”이라며 “국민 목소리를 세심하게 살피고 정부의 응답과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대국민 소통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 2년차 정책 드라이브를 국민에게 설명하고 여론 흐름을 관리할 소통 라인에 정통 언론인을 배치한 셈이다. 한찬식 신임 민정수석은 법무부 인권국장과 일선 검찰청 지휘부를 지낸 법조인이다. 대통령실은 한 수석이 법 집행의 엄정성과 인권 감수성을 함께 갖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민정수석실은 공직기강 확립과 검찰개혁 후속 과제 관리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강 실장은 한 수석이 공직사회 책임성을 강화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신설 등 검찰개혁 과제를 차질 없이 완수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사회수석에는 약사 출신 보건의료 전문가인 김경자 우석대 객원교수가 임명됐다. 김 수석은 노동운동과 시민사회 활동을 거친 인물로 소개됐다. 대통령실은 복지, 노동, 보건의료, 교육 등 사회정책 현안을 조율하고 성장의 혜택에서 소외되는 국민이 없도록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안보실 인선은 국방과 경제안보의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강건작 신임 1차장은 육군 장성 출신으로 군의 정치적 중립, 자주국방 역량 강화, 군 구조개혁에 대해 문제의식과 대안을 제시해 온 안보 전문가로 평가된다. 송기호 신임 3차장은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으로 미국 관세 정책 변화와 중동발 공급망 리스크 등 경제안보 현안을 다뤄 왔다. 경제와 안보가 결합되는 국제 환경에서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려는 인사로 읽힌다. 이번 개편은 단순한 일부 보직 교체를 넘어 국정 2년차 운영 체제 전환의 신호로 해석된다. 홍보·민정·사회수석과 안보실 1·3차장까지 한꺼번에 교체되면서 청와대 참모진의 상당 부분이 새 얼굴로 채워졌다. 강 실장도 AI수석 후속 인선까지 감안하면 중폭 이상의 개편으로 보는 것이 맞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AI미래기획수석 인선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이기혁 아마존웹서비스(AWS)코리아 스타트업 에코시스템 총괄이 내정됐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강 실장은 “확정된 사실이 없고 일부 보도에 관해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AI를 국가 성장전략의 핵심 축으로 내세운 정부 기조를 고려하면 후속 인선 역시 국정 2년차 개편의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인사를 통해 민생정부, 일하는 정부의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국정 2년차는 성과를 설명하는 시간인 동시에 책임을 증명해야 하는 시간이다. 참모진 개편은 출발점일 뿐이다. 새 수석들이 국민이 체감할 정책 성과와 공직사회 개혁, 외교안보 대응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인사의 의미는 오래가지 않는다. 결국 이번 개편의 평가는 이름이 아니라 속도와 실행에서 갈릴 전망이다. ▷성기홍 신임 홍보소통수석비서관 △1968년 7월생 △경남 △창원고△서울대 사회학과 △연합뉴스 정치부장△연합뉴스 논설위원 △연합뉴스TV 보도국장 △연합뉴스TV 대표이사 사장 △연합뉴스 대표이사 사장 ▷한찬식 신임 민정수석비서관 △1968년 7월생 △서울 △서울 성남고 △서울대 사법학과 △미국 펜실베니아대 석사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 △법무부 인권국장 △사법연수원 21기 △현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김경자 신임 사회수석비서관 △1966년 11월생 △전북 임실 △성심여고 △이화여대 제약학과 △가천대 행정학 석사 △경희대 의료경영학 박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수석부위원장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 △현 우석대 교양대학 객원교수 △현 ESG코리아 이사 ▷강건작 신임 국가안보실 제1차장 △1966년 8월생 △부산 △안산 신성고 △육군사관학교 45기 △육군 제6군단장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장 △육군 제28보병사단장 △현 대통령직속 미래국방전략위원회 위원 ▷송기호 신임 국가안보실 제3차장 △1963년 9월생 △전남 고흥 △광주제일고 △서울대 무역학과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장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장 △산업통상부 통상교섭 민간자문위원회 위원 △사법연수원 30기 △현 국가안보실 제3차장실 경제안보비서관
2026-06-21 11: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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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중기부 장관,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20년 만에 여성 총리 탄생 주목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이재명 정부 두 번째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명했다. 네이버 대표를 지낸 기업인 출신 총리 후보로 한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통과하면 한명숙 전 총리 이후 20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여성 총리가 된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7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김민석 국무총리 후임으로 한 장관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경기 의정부 출신으로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중기부 장관을 맡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정책을 이끌어 왔다. 이번 인선은 정치권 안팎에서 '깜짝 발탁'으로 여겨진다. 차기 총리 후보군에는 한 후보자를 비롯해 강 실장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 등이 거론됐으나 이 대통령은 민간 기업 경영 경험과 부처 운영 경험을 함께 갖춘 한 후보자를 최종 낙점했다. 이 대통령은 집권 2년 차를 맞아 '대전환을 통한 대도약'에 속도를 낼 총리 후보를 물색해 왔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수출 증가로 나타난 경기 개선 효과를 중소기업·소상공인·골목상권으로 넓히는 과제도 이번 인선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강 실장은 한 후보자가 평범한 직장인으로 출발해 국내 대표 디지털 기업 수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의 실용성과 혁신성을 두루 갖췄고 AI 대전환 필요성에 대한 이해도 높다고 평가했다. 중기부 장관으로서의 성과도 발탁 배경으로 제시됐다. 강 실장은 한 후보자가 속도와 성과, 현장을 강조하며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에 힘썼고 중소기업 수출 역대 최대치 달성, 창업 생태계 활성화 등 실질적 성과를 냈다고 짚었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대표에 오른 뒤 네이버 창립 이후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주목받았다. 대표 재임 기간 검색·광고 중심이던 네이버 사업 영역을 커머스와 콘텐츠, 글로벌 서비스 등으로 넓히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이재명 정부 내 네이버 출신 인사들의 약진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NHN 네이버본부 기획실장과 NHN 네이버부문장, NHN 국내담당 총괄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하정우 전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도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 출신이다. 과거에는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이 문재인 정부 초대 국민소통수석을 맡았다. 네이버는 검색포털을 기반으로 광고, 커머스, 콘텐츠, 클라우드, 핀테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온 대표 플랫폼 기업이다. 최근에는 하이퍼클로바X와 공간지능, 로보틱스 등 AI·딥테크 분야에도 주력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인선이 정부의 AI 전환 추진 기조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방한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8일 네이버 1784 사옥을 방문해 AI 인프라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진 점도 주목됐다.
2026-06-07 17: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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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CEO 출신 한성숙, 총리 후보로…이재명 정부 '디지털 총리' 카드
[경제일보]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이재명 정부의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 네이버 대표를 지낸 기업인 출신 장관을 총리 후보로 발탁하면서 이재명 정부 2기 내각이 디지털 전환과 벤처·중소기업 성장, 민생경제 회복에 무게를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한 장관을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한 후보자 지명 사실을 발표했다. 한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 절차를 거쳐 총리로 임명될 경우 이재명 정부 첫 여성 총리가 된다. 2006년 취임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후 두 번째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도 갖게 된다. 한 후보자는 정치권보다는 정보기술(IT)과 플랫폼 산업 현장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1967년생으로 의정부여고와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월간PC라인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엠파스 검색사업본부장, 네이버 서비스본부 총괄 부사장을 거쳐 2017년 네이버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는 2022년 3월까지 약 6년간 네이버를 이끌며 검색, 커머스, 콘텐츠, 플랫폼 사업을 총괄했다. 이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을 맡았고,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발탁돼 국정에 참여했다. 중기부 장관 취임 이후에는 중소기업 정책 기조를 보호 중심에서 성장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했다. 창업 활성화, 벤처투자 확대, 소상공인 회복, 디지털 전환 지원 등을 주요 과제로 추진해왔다. 플랫폼 기업 경영 경험과 정책 현장 경험을 함께 갖춘 점이 이번 인선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번 지명은 이재명 정부 2년 차 국정 운영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지방선거 이후 국정 동력을 재정비해야 하는 시점에서 전통 관료나 정치인 대신 민간 IT기업 출신 인사를 총리 후보로 선택한 것은 경제·산업 중심의 내각 운영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특히 인공지능(AI), 플랫폼, 벤처 생태계, 중소기업 성장 전략은 정부의 핵심 경제 과제와 직결돼 있다. 한 후보자가 총리로 임명되면 각 부처의 디지털 전환 정책과 규제 혁신, 스타트업·중소기업 육성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인준 과정에서는 한 후보자의 기업 경영 이력과 국정 조정 능력이 함께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네이버 대표 재임 시절 불거졌던 플랫폼 독과점 논란과 포털 공정성 문제, 중기부 장관으로서 추진한 벤처·소상공인 정책 성과가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 민간 플랫폼 기업 출신 인사가 총리로서 부처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정치권과 소통할 수 있을지도 청문회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의 발탁은 이재명 정부가 2기 내각에서 민생경제와 산업 전환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신호다. 총리 인준 과정과 이후 내각 조율 능력이 향후 국정 쇄신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26-06-07 14: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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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JTBC 엇갈린 출구조사…민주 우세 속 '개표 변수' 커졌다
[경제일보]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우세, 국민의힘 열세, 핵심 경합지 초접전으로 요약된다. 다만 대구시장, 경기 평택을, 부산 북갑 등 일부 승부처에서는 KBS·MBC·SBS 방송3사 공동 출구조사와 JTBC 예측조사가 서로 다른 1위 후보를 제시하면서 최종 승패는 개표가 상당 부분 진행돼야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방송3사 공동 출구조사에서 서울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 51.4%,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46.0%로 예측됐다. 부산은 전재수 민주당 후보 50.2%,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48.3%로 접전이었다. 대구는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49.9%, 김부겸 민주당 후보 49.1%로 0.8%포인트 차 초박빙이었다. 반면 JTBC 예측조사에서는 대구가 김부겸 49.7%, 추경호 49.2%로 방송3사와 1위가 뒤바뀌었다. 보수 심장부 대구가 개표 전까지 안갯속 승부가 된 것이다. 전북은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이원택 민주당 후보 48.5%, 김관영 무소속 후보 46.3%로 조사됐다. 충남은 박수현 민주당 후보 52.1%,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 47.9%였다. 국회의원 재보선 출구조사가 실시된 부산 북갑은 방송3사 기준 하정우 민주당 후보 42.6%, 한동훈 후보 41.6%,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15.8%로 나타났다. 하지만 JTBC 예측조사에서는 한동훈 후보 48.1%, 하정우 후보 37.6%로 방송3사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였다. 경기 평택을도 방송3사는 조국 후보 31.1%, 유의동 후보 30.6%, 김용남 후보 30.3%의 3자 초접전으로 봤지만, JTBC는 김용남 후보 34.2%, 조국 후보 31.6%로 김 후보 우세를 제시했다. 이번 방송3사 공동 출구조사는 전국 595개 투표소 현장 조사와 사전투표자 전화조사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JTBC 예측조사는 별도 조사·예측모형을 적용했다. 사전투표 비중이 높고, 일부 지역 격차가 1%포인트 안팎에 그친 만큼 최종 개표 결과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방송3사와 JTBC가 엇갈린 지역은 단순한 오차범위 내 접전이 아니라, 선거 이후 정치적 해석까지 달라질 수 있는 핵심 분기점이다. ◆출구조사 결과…서울 민주 우세, 대구·부산·전북은 개표 변수 출구조사의 첫 메시지는 서울에서 나왔다. 정원오 후보가 51.4%로 오세훈 후보 46.0%를 앞선 것으로 예측되면서 민주당은 수도권 최대 승부처에서 우위를 점했다. 서울은 이번 지방선거 전체 판세의 기준점이었다. 정 후보가 실제 개표에서도 승리하면 민주당은 수도권 중도층이 여당의 국정 안정론에 손을 들어줬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4선 시장을 앞세우고도 서울을 지키지 못했다는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된다. 부산시장 선거는 방송3사 출구조사 기준 전재수 후보 50.2%, 박형준 후보 48.3%로 격차가 1.9%포인트에 불과했다. 부산은 국민의힘이 반드시 지켜야 할 부울경 핵심 거점이다. 이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앞선 것으로 예측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보수 기반 균열론이 제기될 수 있다. 다만 차이가 작아 실제 개표 과정에서 역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JTBC 예측조사에서는 전재수 후보 53.9%, 박형준 후보 44.4%로 민주당 우세 폭을 더 크게 봤다. 대구는 이번 출구조사의 최대 충격 지점이다. 방송3사는 추경호 후보 49.9%, 김부겸 후보 49.1%로 국민의힘 후보의 근소 우세를 예측했다. 그러나 JTBC는 김부겸 후보 49.7%, 추경호 후보 49.2%로 민주당 후보의 근소 우세를 내놨다. 두 조사 모두 격차가 1%포인트 안팎인 초박빙이다. 대구는 보수 정당의 상징적 심장부다. 국민의힘이 대구에서 승리하더라도 출구조사상 초박빙이라는 사실 자체가 “대구도 더 이상 무풍지대가 아니다”는 신호로 읽힌다. 만약 개표 결과 김 후보가 역전하면 국민의힘은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정당 기반의 균열이라는 충격파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민주당에 불편한 경고를 보냈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이원택 후보는 48.5%, 김관영 무소속 후보는 46.3%였다. JTBC 예측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50.9%, 김 후보가 44.6%로 격차가 더 벌어졌지만, 방송3사 조사 기준으로는 민주당의 압도적 우위라고 보기 어렵다. 전북은 민주당의 본진이다. 이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막판까지 추격한 흐름은 중앙당 공천, 지역 민심 관리, 정청래 지도부 리더십에 대한 경고로 해석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충남은 박수현 후보 52.1%, 김태흠 후보 47.9%로 민주당 우세가 예측됐다. JTBC 예측조사도 박수현 후보 52.8%, 김태흠 후보 47.2%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충남은 중원 민심의 바로미터다. 민주당이 충남을 가져가면 수도권에 이어 충청권에서도 국정 안정론이 일정 부분 작동했다는 해석이다. ◆방송3사와 JTBC가 엇갈린 세 곳…대구·평택을·부산 북갑 이번 출구조사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일부 핵심 지역에서 방송3사와 JTBC의 예측이 엇갈렸다는 점이다. 대구시장 선거는 방송3사가 추경호 후보 우세, JTBC가 김부겸 후보 우세로 봤다. 격차는 각각 0.8%포인트, 0.5%포인트 수준이다. 어느 쪽도 확정적 우세라고 보기 어렵다. 경기 평택을은 더 복잡하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는 조국 후보 31.1%, 유의동 후보 30.6%, 김용남 후보 30.3%로 세 후보가 0.8%포인트 안에 몰렸다. 사실상 출구조사만으로는 순위를 확정하기 어려운 3자 초접전이다. 반면 JTBC 예측조사는 김용남 후보 34.2%, 조국 후보 31.6%로 김 후보가 앞서는 흐름을 제시했다. 평택을은 수도권 산업도시 민심과 범여권 후보 분산 효과를 동시에 보여주는 지역이다.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민주당, 국민의힘, 조국혁신당 모두의 선거 평가가 달라질 수 가능성이 크다. 부산 북갑도 마찬가지다. 방송3사 출구조사는 하정우 후보 42.6%, 한동훈 후보 41.6%로 하 후보가 1.0%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봤다. 반면 JTBC 예측조사는 한동훈 후보 48.1%, 하정우 후보 37.6%로 한 후보가 비교적 큰 차이로 앞서는 결과를 내놨다. 두 조사가 가장 크게 엇갈린 지역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원내 복귀 여부가 걸린 선거인 만큼, 최종 개표 결과는 국민의힘 내부 권력질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처럼 조사 결과가 엇갈린 이유는 출구조사 방식과 예측모형 차이, 사전투표 보정 방식, 다자구도에서의 표심 추정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현장 출구조사만으로 본투표와 사전투표 전체 표심을 정확히 재현하기 어렵다는 게 다수의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방송3사도 사전투표자 전화조사를 병행했지만 초접전 지역에서는 작은 보정 차이가 1위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야 승패 의미…민주당은 ‘확장’, 국민의힘은 ‘기반 균열’ 출구조사 흐름이 실제 개표 결과로 이어진다면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명백한 우세 또는 승리로 평가할 수 있다. 서울에서 앞서고, 부산·대구까지 접전권으로 끌고 갔으며, 충남에서도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승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수도권 중도층이 여당에 다시 기회를 줬다는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민주당의 성과는 단순히 광역단체장 숫자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충남 우세, 부산·대구 접전은 민주당이 수도권과 중원, 영남 일부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여당은 이를 바탕으로 국정 안정론,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협업, 지역균형발전 정책 추진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민주당에도 그림자는 있다. 전북이 초접전으로 나타난 점은 뼈아프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이 전체적으로 이겨도 전북에서 고전하거나, 재보선에서 기존 의석을 지키지 못하면 정청래 대표 책임론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기준선은 단순 승리가 아니라 압승이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집권 초반 선거에서 본진 전북이 흔들리고 재보선이 불안하면 ‘이긴 선거의 불안’이 남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훨씬 심각하다. 서울에서 밀리고, 부산에서 접전을 허용했으며, 대구마저 초박빙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이 대구를 최종적으로 지키더라도 정치적 상처는 클 것으로 보인다. 보수의 심장부에서 민주당 후보와 사실상 반반 승부를 벌였다는 사실은 당의 조직력, 인물 경쟁력, 중도 확장 전략 모두에 의문을 남긴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부산도 마찬가지다. 박형준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도 방송3사 출구조사상 뒤진 것으로 나타난 것은 부울경 민심의 균열을 보여준다. 대구와 부산이 동시에 흔들리면 국민의힘은 수도권 열세에 이어 영남 기반마저 약해졌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정청래는 ‘승리의 질’, 장동혁은 ‘패배의 책임’이 관건 민주당 정청래 대표에게 이번 출구조사는 양면적이다. 서울과 충남 우세, 부산·대구 접전 구도는 분명한 성과다. 그러나 전북과 재보선은 리스크다. 전북에서 이원택 후보가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예측됐지만, 김관영 후보와의 격차가 크지 않다. 전북은 민주당이 압도해야 하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접전이 현실화하면 중앙당 공천과 선거 전략을 둘러싼 내부 평가가 불가피하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는 방어 논리가 약하다. 출구조사대로라면 서울을 탈환하지 못했고, 부산을 장담할 수 없으며, 대구도 초접전이다. 국민의힘이 경북 등 일부 지역을 지키더라도 전체 판세가 열세라면 장 대표의 리더십은 선거 직후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구 또는 부산을 내주면 지도부 사퇴론, 비상대책위원회 전환론, 조기 전당대회론이 동시에 분출할 수 있다. 다만 장 대표에게도 마지막 방어선은 있다. 대구를 지키고, 부산에서 개표 역전을 만들며, 부산 북갑에서 한동훈 후보가 승리할 경우 국민의힘은 “전면 참패는 피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한동훈 전 대표의 원내 복귀는 또 다른 내분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패배해도 책임론, 선전해도 당권 경쟁이라는 이중 압박에 놓인 셈이다. ◆향후 정국 전망…개각·비대위·당권 재편이 동시에 움직인다 선거 이후 정국은 세 갈래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먼저 여권은 국정 드라이브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출구조사 흐름대로 광역단체장 다수 지역을 확보하면 이재명 정부는 지방선거 승리를 국정 재신임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은 민생·경제·부동산·금융·지역균형발전 정책에 속도를 낼 수 있고, 민주당은 국회 입법 주도권을 더 강하게 행사할 수 있다. 또 개각론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 직후는 국정 쇄신의 적기다. 민주당이 압승하면 친정체제 강화형 개각이 힘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전북·재보선에서 상처를 입으면 중도 확장형 또는 통합형 개각론이 부상할 수 있다. 차기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돼온 강훈식, 우원식, 홍준표, 송영길 등은 각각 정무형·협치형·통합형 카드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실제 인선은 국회 인준 가능성,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 여야 관계를 함께 따져 결정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은 보수 재편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 장동혁 체제가 선거 패배 책임론을 견디지 못하면 비대위 체제가 불가피하다. 비대위가 조기 전당대회를 관리하고, 그 과정에서 한동훈 전 대표의 거취가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부산 북갑에서 한 전 대표가 패하면 정치적 타격이 크지만, 방송3사와 JTBC가 엇갈릴 정도의 접전 구도 자체가 그를 완전히 지우기는 어렵다”며 “반대로 개표에서 승리하면 그는 국민의힘 재편의 중심으로 복귀할 것이다”고 말했다.
2026-06-03 18: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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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승 아니면 책임론…6·3 선거 뒤 여야 모두 '권력 재편' 소용돌이
[경제일보]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단순히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 14명을 뽑는 선거에 그치지 않는다.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지도부의 명운, 이재명 정부 2기 내각 구상, 차기 총리 인선, 보수 야권의 권력 질서까지 한꺼번에 흔들 수 있는 정치적 분수령이다. 특히 이번 재보선은 ‘미니 총선’ 성격을 띤다. 14개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 가운데 대구 달성을 제외한 13곳이 여당 의원 지역구였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방어전 성격이 강하다. 민주당은 선거 전 자체 판세에서 9곳 우세, 5곳 경합으로 분류했고, 국민의힘은 1곳 우세, 2곳 초경합, 2곳 경합, 9곳 열세로 전망했다.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갑 등 격전지 결과가 여야 대표의 정치적 운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압승’ 못 하면 정청래 책임론 불가피 민주당 입장에서 이번 선거의 기준선은 낮지 않다. 집권 초반 지방선거라는 점, 야권이 아직 재정비 국면이라는 점, 사전투표율이 역대 지방선거 최고치인 23.51%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당 내부 기대치는 ‘선전’이 아니라 ‘압승’에 가깝다. 문제는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다. 전북에서 민주당 후보가 무소속 또는 야권 후보에게 밀리거나, 재보선에서 기존 의석을 상당수 지키지 못할 경우 정청래 대표 책임론은 피하기 어렵다. 전북은 민주당의 상징적 기반이고, 재보선 13곳은 사실상 여당 방어선이다. 이 두 전선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이길 선거를 못 이겼다”는 평가가 당내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정 대표에게 더 부담스러운 대목은 선거 패배의 원인이 단순한 지역 변수로만 설명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선거 기간 민주당은 지역 공약과 생활정치보다 중앙정치 이슈, 여야 대표 간 공방,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에 더 많이 묶였다. 압승이 좌절될 경우 당내 비주류와 친문·비명계는 “지도부의 강경 노선이 중도층 확장을 막았다”고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민주당은 조기 전당대회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론, 지도부 일부 사퇴론 등으로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 정 대표가 버티더라도 당권 경쟁은 조기에 달아오를 공산이 크다. 이미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방선거 직후 사의를 표명하고 8월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여권 안팎에서 새어나오고 있다. 민주당 내부 권력 재편은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가시권에 들어와 있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전북·재보선은 ‘정청래 리더십’의 바로미터 민주당 책임론의 핵심 지점은 전북과 국회의원 재보선이다. 전북은 민주당이 가장 안정적으로 이겨야 하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접전 또는 패배가 현실화하면 단순한 지역 민심 이반을 넘어 ‘민주당 본진 균열’로 해석될 수 있다. 중앙당 공천과 지도부 선거 전략, 지역 민심 관리 실패가 한꺼번에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국회의원 재보선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이 기존 의석을 지켜내지 못하면 국회 운영 주도권은 물론 이재명 정부의 입법 동력에도 부담이 생긴다. 재보선에서 한두 곳의 상징적 패배가 발생하면 야당은 곧바로 민심의 경고를 앞세울 것이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 초반 경고등을 지도부가 오판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특히 부산 북갑과 경기 평택을은 여야 모두가 주목하는 지역이다. 부산 북갑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선될 경우, 민주당에는 부산 확장 전략 실패라는 부담이 생기고 국힘에는 한 전 대표의 정치적 복귀라는 또 다른 변수가 열린다. 평택을 역시 수도권 민심의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 선거가 될 수 있다. ◆이재명 정부, 선거 뒤 개각으로 국정 쇄신 나설 듯 선거 결과가 여당에 불리하거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이재명 정부는 당 지도부와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국정 쇄신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취임 1주년과 지방선거 직후라는 시점은 개각 명분을 만들기 쉽다. 국정 동력을 새로 확보하고, 민생·경제 중심으로 국정 메시지를 재정비하려면 내각 개편이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다. 정치권에서는 김민석 총리 후임으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김용범 정책라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 등 여권 핵심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김 총리가 지방선거 뒤 사의를 표명하고 당권 도전에 나설 경우 총리 교체와 내각 개편,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함께 맞물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여권 일각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 홍준표 전 대구시장,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등도 ‘통합형’ 또는 ‘정무형’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총리 인선의 성격도 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민주당이 압승하면 친정체제 강화형 총리가 유력해진다. 반대로 압승에 실패하거나 전북·재보선에서 충격을 받을 경우에는 중도 확장형, 협치형, 지역 통합형 총리 카드가 부상할 수 있다. 국정 쇄신의 핵심은 사람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 경제·민생·부동산·금융정책의 방향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조정하느냐가 관건이다. ◆국민의힘, 참패 땐 장동혁 체제 붕괴 가능성 국민의힘도 선거 뒤 후폭풍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보수 텃밭인 대구를 내주거나, 부산·울산·경남에서 기대 이하 성적표를 받을 경우 장동혁 대표 체제는 즉각적인 책임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야당은 원래 지방선거에서 정권 견제론을 앞세워 반등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지도부가 보수 재건의 구심점이 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국힘의 고민은 단순히 승패가 아니다. 패배 이후 누가 당을 수습하느냐가 더 큰 문제다. 장 대표가 물러날 경우 당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거나 조기 전당대회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때 친윤계, 비윤계, 개혁보수, 영남 중진, 수도권 소장파가 다시 당권을 놓고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더 복잡한 변수는 한동훈 전 대표다. 부산 북갑에서 한 전 대표가 당선될 경우, 국힘 내부 권력 지형은 단숨에 흔들릴 수 있다. 선거 전체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하면 한 전 대표는 ‘복귀 명분’을 얻는다. 반대로 당이 비교적 선전하더라도 한 전 대표가 원내에 입성하면 장동혁 체제와 차기 당권 구도를 둘러싼 긴장이 커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선전해도 내분, 참패해도 내분이라는 역설적 상황인 것이다. 국힘으로서는 대구·부산·울산·경남의 성적이 치명적이다. 대구를 내준다면 보수 정당의 뿌리가 흔들렸다는 상징성이 크다. 부산에서 한동훈 변수가 부상하고, 울산·경남에서 민주당이 선전한다면 영남 전체가 더 이상 보수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이 경우 국민의힘은 단순한 지도부 교체를 넘어 노선 재정립 논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선거 뒤 정국, ‘민생’보다 ‘권력 재편’ 빨려들 수도 이번 선거의 역설은 지방선거임에도 결과 해석은 중앙정치로 빨려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유권자는 지역 일꾼을 뽑지만, 정치권은 선거 결과를 당권·대권·내각·노선 경쟁의 신호로 읽을 것이다. 민주당은 정청래 체제 유지 여부와 이재명 정부 2기 개각이 맞물리고, 국민의힘은 장동혁 체제 존속 여부와 한동훈 전 대표의 복귀가 충돌한다. 선거 뒤 정국은 세 갈래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먼저 민주당이 광역단체장과 재보선에서 뚜렷한 우위를 확보하면 정청래 대표는 리더십을 방어하고, 이재명 정부는 개각을 통해 국정 드라이브를 강화할 수 있다. 또 민주당이 이겼지만 전북·재보선에서 상처를 입으면 여당 내부 책임론과 내각 쇄신론이 동시에 분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이 대구 등 텃밭을 잃고 참패하면 보수 재편 논의가 본격화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의 정청래, 장동혁 대표는 선거에 이기더라도 전북, 대구, 한동훈 전 대표 승리 등 변수에 따라 대표직을 내려놔야 할 상황에 몰릴 수 있다”며 “상처뿐인 승리라는 역설이 통하는 게 이번 6·3선거다”라고 말했다.
2026-06-03 15:1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