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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중앙행정기관 44곳 세종으로…2027년부터 9929명 단계 이전
[경제일보] 정부가 수도권에 남아 있는 중앙행정기관 44곳을 2027년부터 세종으로 단계적으로 이전한다. 별도 청사가 필요하지 않은 27개 기관은 내년에 우선 옮기고 수사·보안 등 특수시설이 필요한 17개 기관은 독립청사를 새로 지어 2031년까지 순차 이전한다는 구상이다.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이 추가로 세종에 근무하게 되면서 세종 중심의 국정운영 체계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13일 행정안전부는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 등 44곳,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을 세종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9월 3일 이전 추진방향을 발표한 뒤 관계기관 협의와 네 차례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기관별 기능과 성격, 청사 확보 여건 등을 반영해 이전 대상과 방식을 구체화한 것이다. 이번 계획은 기관 특성에 따라 ‘임차청사 활용 조기 이전’과 ‘청사 신축 후 이전’으로 나눠 추진된다. 현재까지 세종으로 이전한 중앙행정기관은 43곳으로 이전 당시 정원 기준 1만4731명이다. 이번 2차 이전까지 마무리되면 세종에서 근무하는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규모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우선 별도 독립청사가 필요하지 않은 27개 기관, 2995명은 세종지역 민간 임차공간을 활용해 2027년 중 단계적으로 이전한다. 상반기에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재외동포청 등 6개 기관이 우선 세종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각 부처 소속기관과 각종 자문위원회 등 19개 기관이 뒤를 잇는다. 정부는 이들 기관의 임차청사 이전을 2027년 안에 끝낸다는 계획이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의 이전 시점은 관련 법 개정 일정과 연계해 정한다. 수사·보안·관제 등 업무 특성상 독립청사와 특수시설이 필요한 17개 기관, 6934명은 별도 청사를 신축한 뒤 옮긴다. 정부는 2031년까지 청사 건립과 이전을 순차적으로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대통령 세종집무실은 2029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국회 세종의사당은 2033년 준공이 예정돼 있어 행정·정치 기능의 세종 집중도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관 이전에는 대규모 재정도 투입된다. 행안부에 따르면 2027년 임차청사를 활용해 이전하는 기관의 청사 임차·조성과 운영비, 공무원 이주지원비 등에는 약 89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독립청사가 필요한 기관과 향후 임차청사를 사용하는 기관 등을 위한 청사 건립비는 약 3조1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에 기본설계비 약 286억원을 반영해 청사 건립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다만 전체 사업비는 기관별 입지와 시설 규모, 부지 확보 상황과 설계 결과 등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이전 공무원과 가족의 세종 정착을 위해 이사비와 초기 이주지원비를 지원하고 주택 마련이나 자녀의 학기 종료 등으로 즉각적인 이주가 어려운 공무원에게는 일정 기간 교통편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기관 이전이 실제 생활권 이동으로 이어지는 만큼 주거와 교통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구상이다. 남은 과제는 법 개정과 예산 확보다. 현행 행복도시법은 외교부와 통일부, 국방부, 법무부, 성평등가족부를 세종 이전 제외 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 기관을 이전 제외 대상에서 삭제하기 위한 방안을 국회와 논의하고 기관 이전과 청사 건립에 필요한 예산도 적기에 확보할 방침이다. 행정안전부는 앞으로 관계기관 협의와 공청회 등 법정 절차를 거쳐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을 변경·고시한 뒤 기관별 청사 확보 상황에 맞춰 순차적으로 이전한다. 이전 과정에서 민원과 인허가 등 국민이 이용하는 행정서비스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관별 업무 연속성 확보 방안도 별도로 마련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국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성장과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 위한 핵심 국가 전략”이라며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이전기관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제반 사항을 빠짐없이 챙기면서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026-10-13 15: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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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헌 SKT CEO "고객의 목소리를 변화로"…만족도 3관왕에 감사
[경제일보] 정재헌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3대 고객만족도 조사 1위에 대해 지난해 해킹 사안 이후 기다려준 고객에게 감사를 전했다. 고객 평가를 신뢰 회복의 성과로 받아들이면서도, 서비스 개선을 이어가라는 요구로 해석했다. 정 CEO는 1일 SKT 뉴스룸 기고문에서 “국민과 고객에게 걱정을 끼치며 무너졌던 믿음을 1년 만에 되찾았다”며 “고객 신뢰를 훼손한 이듬해 고객의 평가로 확인한 성과이기에, 이번 결과를 더욱 뜻깊고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SKT는 지난달 30일 발표된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에서 이동전화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 4월 국가고객만족도(NCSI), 7월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에 이어 올해 세 조사에서 모두 이동통신 부문 정상을 차지했다. 조사별 이력은 다르다. KCSI는 2024년까지 27년간 지켜온 1위 자리를 지난해 내준 뒤 올해 되찾았다. KS-SQI는 올해까지 27년 연속 1위를 유지했다. 회사 측은 올해 KCSI에서 장기고객 혜택, 통화·데이터 품질, 요금제 만족도 등이 전년보다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정 CEO는 “뜻깊은 결과 앞에서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지난해 고객께 끼쳐 드린 불편과 걱정이었다”며 “고객의 믿음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절실히 배웠다”고 말했다. 신뢰 회복 활동은 고객 접점에서 진행됐다. SKT는 올해 전국 87개 시·군에서 고령층 고객 3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서비스’ 등을 포함해 총 730회의 고객 경험 활동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고객센터와 대리점, 공항 로밍센터 등에서도 이용자의 불편을 듣고 개선 과제를 발굴했다. 100명 규모의 고객자문단과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고객신뢰위원회도 각각 운영한다. 최근에는 두 조직과 함께 고객의 실제 이용 행동과 체감 경험을 바탕으로 신뢰 지표를 마련하고, 지표별 개선 과제를 논의했다. 고객센터로 들어오는 의견과 불만은 AI로 분석해 상품·서비스 개선에 활용한다. 회사 측은 고객 안내 메시지의 정확성을 AI로 검수하고, 대규모 행사 때 통신 수요를 예측하는 등 상담·안내·네트워크 운영에 AI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활동의 배경에는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사안이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당시 약 2324만명의 휴대전화번호와 가입자식별번호, 유심 인증키 등 25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확인했다. 안전조치 의무와 유출 통지 위반으로 부과한 과징금은 1347억9100만원이었다. SKT는 지난 7월 첫 ‘정보보호백서 2025’를 발간해 사고 이후 재발 방지 활동과 개인정보보호 체계 개선 내용을 공개했다. 고객 응대와 혜택을 손보는 동시에 정보보호 운영 체계를 재점검한 것이다. 정 CEO는 이번 결과를 신뢰 회복의 종착점으로 보지는 않았다. 그는 “이번 3대 고객만족도 조사 1위가 신뢰 회복의 완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 결과를 더 높은 기준으로 고객을 대하고, 더 나은 서비스로 보답하라는 고객의 요청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2026-10-01 11: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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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모두의 AI' 6000만 접점 노린다…민관·자체 TF 추진
[경제일보] KT가 정부의 범국민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사업인 ‘모두의 AI’ 개발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정보 안전성 확보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추진한다. 컨소시엄 참여사의 검색·교육·금융·쇼핑·부동산 서비스를 하나의 AI로 연결하는 만큼 서비스 간 개인정보 이동과 활용 범위를 설계 단계부터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이진형 KT AX사업본부장은 지난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모두의 AI’ 온라인 설명회에서 “개인정보위와 함께 개발 과정의 정보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TF를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라며 “AI사업본부에 별도 AI 보안 조직을 만들고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과 보안 체계를 공유하는 내부 프로세스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모두의 AI는 국민이 검색과 행정·교육·금융 등 일상 업무에 사용할 수 있는 범용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정부 사업이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KT·카카오가 이끄는 3개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올해 GPU 512장을 현물로 지원하고 2027년 예산안에는 총 2500억원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1700억원은 AI 서비스 운영을 위한 GPU 임차비로, 약 2000장의 엔비디아 B200을 빌릴 수 있는 규모다. 나머지는 컨소시엄 운영비 300억원과 AI 에이전트 생태계 확산비 500억원이다. GPU 지원 규모는 가입자와 이용량 등 성과에 따라 차등 배분될 예정이다. KT는 이용자가 몰려 응답이 지연될 상황에 대비해 정부 지원분과 별도로 자체 GPU를 확보했다. 서비스 부하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KT 자원으로 전환하는 ‘폴백 메커니즘(장애·부족 상황의 예비 전환 체계)’도 구축했다. 이 본부장은 추가 확보한 GPU 규모와 전환 기준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KT 컨소시엄에는 업스테이지·솔트룩스·다음·무신사·직방·EBS·매스프레소·BC카드 등이 참여한다. KT는 별도 모두의 AI 앱뿐 아니라 다음과 지니TV, 참여사 서비스에 ‘이음 인사이드’ 버튼을 넣어 기존 앱을 이용하다가 AI를 곧바로 호출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비참여 기업에도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제공해 적용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KT가 제시한 초기 서비스 접점은 6000만개 이상이다. 이는 참여 기업의 서비스 접점을 합산한 회사 추산치로, 중복 이용자를 제거한 실사용자 6000만명을 뜻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실제 월간활성이용자 수와 재이용률이 서비스 확산을 판단할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서비스에서는 이용자가 살펴본 매물과 실거래가를 분석해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을 추천하고, 공공 분야에서는 연령·거주지역에 맞는 지원제도와 행정절차를 안내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이용 기록을 기억해 개인화할수록 편의성은 높아지지만 서비스 간 개인정보 결합과 처리 목적, 보유 기간을 이용자가 명확히 알 수 있어야 한다. 행정서비스는 기술만으로 완결되지 않는다. 공공기관이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개방한 업무는 AI가 신청 단계까지 처리할 수 있지만, 개방되지 않은 서비스는 정부 앱이나 홈페이지로 이동해야 한다. 이 본부장은 “최종 신청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어떻게 개방할지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 기반에는 KT의 AI 운영 플랫폼 ‘토큰팩토리’가 적용된다. 업스테이지 솔라,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모티프, 솔트룩스 루시아, NC AI 바르코, KT 믿음 등 국산 모델을 작업에 따라 선택한다. 명령어를 해석하는 프리필에는 GPU, 답변을 만드는 디코드에는 리벨리온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활용한다. KT는 이 구조로 분당 토큰 처리량을 약 31% 높이고 입력 토큰을 최대 80% 줄였다고 설명했다. 시험 모델과 이용자 수, 비교 대상 등 측정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연말 서비스가 공개되면 실제 응답 속도와 비용 절감 효과,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KT ‘이음’ 전략의 경쟁력을 보여줄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26-09-13 13: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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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은행 자문에서 국내 최대 로펌까지…김앤장 53년
[경제일보] 김앤장은 법정이 아니라 기업의 계약서에서 출발했다. 1973년 김영무·장수길 변호사가 문을 연 김·장 법률사무소의 초기 고객은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이었다. 국내 은행과 기업이 해외에서 자금을 빌릴 때 계약서를 검토하고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를 자문했다. 변호사의 주된 무대가 법정이던 시절, 김앤장은 기업의 거래 현장으로 먼저 들어갔다. 53년이 지난 지금 김앤장은 국내 최대 로펌이다. 변호사만 1400명이 넘고 변호사를 포함한 법률전문가는 2000명을 웃돈다. 2025년 매출은 업계에서 1조6000억~1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2위권 대형 로펌과도 상당한 격차를 두고 있다. 처음부터 이런 규모였던 것은 아니다. 김앤장보다 먼저 기업법무 시장에 자리 잡은 법률사무소도 있었다. 김앤장이 선두로 치고 올라온 과정에는 한국 기업이 다음에 필요로 할 법률서비스를 먼저 준비하는 방식이 있었다. ◆ 판·검사 대신 기업법무 택한 김영무 창업자 김영무 변호사의 이력부터 당시 법조계의 통상적인 경로와 달랐다. 1964년 제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지만 판사나 검사가 되지 않았다. 서울대 사법대학원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대 로스쿨에서 비교법을 공부했고 하버드 로스쿨에서 J.D. 학위를 받았다. 1970년에는 미국 일리노이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1970년대 한국 기업들은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며 빠르게 성장했다. 차관을 들여오고 외국 회사와 합작법인을 세우면서 계약도 복잡해졌다. 국내법뿐 아니라 외국법과 국제거래에 익숙한 변호사가 필요해지기 시작했다. 김영무 변호사는 이 시장을 파고들었다. 법정에서 이미 벌어진 분쟁을 해결하는 것보다 기업이 거래를 하기 전 계약을 짜고 위험을 줄이는 업무에 무게를 뒀다. 지금은 흔한 기업법무지만 당시에는 새로운 시장이었다. 장수길 변호사의 합류는 김앤장의 빈 곳을 채웠다. 장 변호사는 고등고시를 거쳐 서울민사지법과 서울형사지법원 판사를 지냈다. 김영무 변호사가 국제거래와 기업자문을 맡았다면 장 변호사는 송무와 중재, 지식재산권을 담당했다. 김앤장이라는 이름은 두 사람의 성에서 따왔다. ◆ 기업이 해외로 나가자 로펌도 따라갔다 김앤장의 성장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과 궤를 같이했다. 1970~1980년대 해외 차관과 외국인 투자가 늘면서 국제금융과 외국인투자 업무가 커졌다. 기업들이 합작회사를 만들고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면서 김앤장이 일찍 쌓은 국제거래 경험을 찾는 기업도 늘었다. 1976년 합류한 정계성 변호사는 금융 분야를 맡았다. 공기업과 기업의 해외 차입, 국제자본시장 업무를 담당했고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 기업의 외자유치와 금융거래를 자문했다. 1980년 입사한 정경택 변호사는 외국인 투자와 M&A, 공정거래 분야를 키웠다. 1983년 GM과 대우자동차의 합작투자, 1991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쌍용정유 지분 인수, 1997년 미국 P&G의 쌍용제지 인수 등 국내 기업법무 시장의 굵직한 거래에 참여했다. 기업의 거래 방식이 바뀔 때마다 김앤장의 조직도 달라졌다. 기업들이 해외에서 돈을 빌리자 금융 전문가가 늘었고 외국 기업의 국내 진출이 많아지자 외국인투자 분야를 키웠다. M&A가 활발해지자 기업거래 변호사를 늘렸고 공정거래 규제가 강화되자 경쟁법 전문가를 붙였다. 김앤장이 몸집을 키운 과정은 변호사를 무작정 늘린 역사와는 거리가 있다. 시장이 먼저 움직였고 그 시장에 맞춰 사람을 채웠다. ◆ 유명 변호사 한 명보다 팀으로 승부 김앤장의 또 다른 특징은 사건을 맡는 방식이다. 대형 사건을 이름난 변호사 한 명에게 맡기기보다 사건 성격에 따라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한 팀으로 묶는다. M&A 사건이라면 기업법무 변호사뿐 아니라 공정거래와 금융, 조세, 노무 전문가가 함께 들어간다. 규제가 걸린 산업에서는 해당 부처나 감독기관을 경험한 전문가도 참여한다. 현재 김앤장 공정거래 분야에는 국내외 변호사와 경제학자, 산업 전문가, 전직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등 150명 넘는 전문인력이 참여하고 있다. 자본시장 분야에도 80명 이상의 전문가가 포진해 있다. 기업 입장에서 대형 로펌을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천억원, 수조원이 오가는 거래나 회사의 존립이 걸린 사건에서는 법률 하나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정거래와 세금, 노동, 인허가 문제가 동시에 터진다. 김앤장은 이를 한 조직 안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인력을 만들어왔다. 젊은 변호사를 키우는 방식에도 일찍부터 해외 경험을 넣었다. 파트너와 후배 변호사가 함께 사건을 맡게 하고 해외 로펌 연수도 활용했다. 정계성 대표도 1982~1983년 미국 뉴욕 셔먼앤드스털링에서 실무를 익혔다. 사건을 맡아 경험을 쌓고 해외에서 새로운 거래 방식을 익힌 변호사들이 돌아와 다시 큰 사건을 맡았다. 이 과정이 수십 년 반복되면서 분야별 전문인력이 쌓였다. ◆ 외환위기, 김앤장이 한 단계 커진 시기 1997년 외환위기는 한국 기업의 지형을 뒤흔들었다. 기업들이 자산을 팔고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기업 매각, 외자유치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해외 자본과 국내 기업 사이에서 거래 조건을 만들고 정부 규제를 검토할 법률전문가의 역할도 커졌다. 김앤장은 외환위기 이전부터 국제금융과 외국인투자 업무를 다뤄왔다. 국내 기업들이 급하게 해외 자본을 찾기 시작했을 때 이미 관련 업무를 해본 변호사들이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M&A 시장이 커지면서 김앤장의 업무도 금융과 외국인투자에서 M&A, 공정거래, 조세, 구조조정으로 빠르게 넓어졌다. 김앤장 연혁에는 이 무렵 국내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변호사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대형 거래를 맡으면서 경험이 쌓였고 그 경험을 보고 또 다른 기업이 찾아왔다. 새로운 사건이 들어오면 다시 전문인력을 늘렸다. 김앤장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국내 기업법무 시장의 선두로 올라선 배경이다. ◆ 계약서에서 시작해 기업 형사사건까지 반세기가 흐른 지금 김앤장이 맡는 사건의 규모는 달라졌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는 14개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필요했다. 김앤장은 4년여에 걸친 기업결합 심사와 항공 관련 인허가 자문에 참여했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한앤컴퍼니의 SK스페셜티 인수 등 조 단위 거래에도 이름을 올렸다. 2026년 상반기 국내 M&A 법률자문 시장에서는 자문금액 26조3406억원, 68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금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33.27%였다. 기업자문에서 출발했지만 송무와 기업형사 분야에서도 대형 사건을 맡는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형사재판에 참여해 1·2·3심 무죄 판결을 받았다. SK실트론 사건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처분을 취소하는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냈다. 승소 기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구글과 메타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 취소소송에서는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73년 외국계 은행의 계약서를 검토하던 법률사무소의 업무는 이제 M&A와 공정거래, 국제중재, 개인정보, 기업형사로 넓어졌다. 기업이 겪는 문제가 복잡해지면서 로펌이 다루는 영역도 함께 넓어진 것이다. ◆ 커진 영향력, 커진 감시 국내 최대 로펌이라는 자리는 사건만 많이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나 기업인이 정부 조사와 형사사건에 직면하면 김앤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 법원과 검찰, 정부 부처와 규제기관 출신 전문가도 적지 않다. 김앤장의 사건 대응력이 높아지는 만큼 전관과 이해충돌을 둘러싼 논란도 따라붙는다. 2025년 공정거래위원회 직원의 외부인 접촉 보고 가운데 김앤장 관련 보고는 로펌 중 가장 많은 363건이었다. 접촉 보고는 사건 관계인과의 만남 자체를 기록하는 제도여서 이 숫자가 곧 부적절한 접촉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규제기관 출신 인력을 대거 보유한 로펌이 해당 기관의 규제를 받는 기업을 대리하는 문제는 늘 감시 대상이 된다. 김앤장이 커질수록 사건 수임 못지않게 이해충돌 관리와 전관 논란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중요해졌다. 고객 평가 역시 전문성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국경제와 한국사내변호사회가 실시한 2025년 조사에서 김앤장은 종합평가와 전문성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서비스 평가는 3위였고 소송비용의 합리성은 6위였다. 복잡한 사건에 여러 분야의 전문인력을 투입하는 방식은 강점이지만 비용이 높다는 평가도 피하기 어렵다. 압도적인 규모가 항상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 시장이 열리기 전에 사람을 준비했다 김앤장의 53년을 보면 몇 번의 중요한 갈림길이 있었다. 기업이 해외에서 돈을 빌리기 시작할 때 국제금융을 키웠고 외국 자본이 국내로 들어올 때 외국인투자 업무를 늘렸다. 기업 인수·합병이 본격화되기 전에 M&A 전문가를 확보했고 공정거래 규제가 강해지자 경쟁법 인력을 늘렸다. 지금은 AI와 데이터, 공급망, 경제안보, 글로벌 통상, 기업지배구조가 기업법무의 새로운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김앤장도 이 분야에 전문조직과 인력을 늘리고 있다. 김앤장이 53년 동안 한 선택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복잡하지 않다. 기업이 법률 문제에 부딪힌 뒤 변호사를 찾았다면 김앤장은 그보다 먼저 그 문제를 다룰 사람을 준비했다. 1973년 외국계 은행의 계약서에서 시작한 김앤장이 국내 최대 로펌으로 성장한 데에는 그 시간차가 있었다.
2026-09-08 08: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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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접속키 하나로 개발망·운영망 연쇄 침투…3954만 계정 유출
[경제일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서 중복을 포함한 이용자 계정 3954만개와 소스코드 등 개발 프로젝트 361건이 유출됐다. 접속키를 소스코드에 그대로 넣어두고 개발자에게 과도한 접근 권한을 부여한 보안 관리 부실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티빙 침해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개발자 단말기 9대와 보안장비, 데이터베이스(DB), 시스템 로그를 분석해 공격 경로와 피해 규모를 확인했다. ◆ 활성·휴면·탈퇴 계정까지 유출…피해자 수는 미확정 조사단이 확인한 유출 계정은 3954만697개다. 로그인 가능한 계정 2206만3021개뿐 아니라 휴면 계정 850만2679개, 탈퇴 계정 886만8174개, 테스트 계정 10만6823개까지 포함됐다. 티빙 시스템에 남아 있던 계정이 사실상 모두 유출된 것이다. 실제 피해자는 계정 수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한 사람이 여러 경로로 가입한 경우가 많았고, 최대 13개 계정을 가진 이용자도 확인됐다. 연계정보(CI)가 있는 1904만개 계정의 중복을 확인한 결과 약 580만개가 동일인 계정이었다. 이를 제외하면 CI로 구분되는 이용자는 약 1324만명이다. 문제는 CI가 없는 나머지 2040만개 계정이다. 이들 계정은 동일인 여부를 가려내기 어려워 현재로서는 전체 피해자 수를 확정할 수 없다. 휴면·탈퇴 회원 정보를 계속 보유한 것이 적절했는지를 포함해 정확한 피해 규모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가입 경로별로는 네이버·카카오·애플 등 SNS 간편가입 계정이 2247만개로 가장 많았다. CJ ONE 통합회원은 863만개, 티빙 자체 가입은 726만개였다. 임정규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SNS 간편가입과 관련해 외부 SNS 계정까지 해킹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간편가입 과정에서 티빙에 전달된 정보와 티빙이 별도로 수집한 휴대전화 번호, CI, 생년월일 등이 유출됐다는 것이다. 유출 정보는 아이디와 성명, 생년월일,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주소, CI 등 20개 항목·세부 유형 약 70종이다. CI 보유 계정에서는 평균 11.1개 항목, CI가 없는 계정에서는 평균 4.6개 항목이 유출됐다. 비밀번호는 일방향 암호화돼 복호화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반면 휴대전화 번호와 이메일 주소는 암호화키까지 함께 빠져나가 복호화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단은 이를 사실상 평문으로 유출된 것과 같은 수준으로 판단했다. ◆ 개발키 탈취한 공격자, 운영 접속키 43개까지 확보 공격자는 5월 29일부터 31일 사이 티빙 개발자의 개발환경 접속키를 이용해 내부 시스템에 침투했다. 이 키로 전체 개발 프로젝트에 접근해 추천·검색 알고리즘과 이용자 관리·인증, 결제, 유료서비스 운영체계 등이 포함된 프로젝트 361건, 30.35GB를 빼냈다. 개발 소스코드 안에는 운영환경 접속키 43개가 숨김 처리 없이 입력돼 있었다. 이른바 ‘하드코딩’ 방식이다. 프로그램 설정값과 DB 아이디·비밀번호도 별도 암호화 없이 저장돼 공격자는 개발환경에서 운영환경까지 접근 범위를 넓힐 수 있었다. 공격자는 5월 30일 DB에 공격 도구를 삽입해 1차 유출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DB 서버 중앙처리장치(CPU) 사용률이 100%까지 치솟자 티빙이 해당 작업을 차단했다. 박용규 KISA 디지털위협대응본부장은 “1차 시도 때 발생한 것은 보안 알람이라기보다 시스템 이상 알람이었다”며 “티빙이 원인을 조사하는 사이 2차 시도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공격자는 다음 날 별도 운영환경 접속키로 가상서버를 만들었다. CPU 사용률을 10% 이하로 유지해 과부하 경보를 피하면서 이용자 정보 24GB를 저장한 뒤 외부 서버로 전송했다. 이후 흔적을 줄이기 위해 가상서버를 삭제했다. 조사단은 개발환경 침투 이후의 이동 경로는 복원했지만 최초 개발자 접속키가 어떻게 탈취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임 정책관은 “개발자 단말기 포렌식과 여러 공격 시나리오를 분석했지만 최초 탈취 경로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공격자와 최초 침투 경로는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2년 전 접속키 노출 경고받고도 개선 안 해 티빙은 2024년 모의해킹에서 접속키 노출 취약점을 지적받았지만 개선하지 않았다. 접속키를 평문으로 저장하거나 사내 메신저로 공유했고, 키 발급·변경·폐기 절차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자별 업무 범위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개발자에게 전체 프로젝트 접근 권한을 준 점도 피해를 키웠다. 업무에 필요한 만큼만 권한을 부여하는 ‘최소권한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접속키 하나가 전체 개발 프로젝트 유출로 이어졌다. 접근제어와 관제에도 허점이 있었다. 인가된 인터넷주소(IP)만 접속하도록 제한하거나 다중인증(MFA)을 적용하는 통제가 미흡했다. 티빙은 CPU 부하 등 시스템 상태를 주로 감시했지만 대량 정보 조회와 비정상적인 데이터 이동을 실시간으로 탐지·차단할 체계는 갖추지 못했다. 시스템 로그도 선별적으로 저장했다. 새로 도입한 가상사설망(VPN) 장비에는 기존 로그 관리정책을 적용하지 않아 접속기록이 약 6일치만 남아 있었다. 업무용 PC의 백신 설치 여부와 최신 버전 관리 등 정기적인 보안점검도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임직원 265명 가운데 개발자는 149명이었지만 외주인력을 제외한 정보보호 전담인력은 4명 안팎에 그쳤다. 조사단은 이 인력으로 상시 보안관제와 취약점 점검, 이상행위 탐지를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 CISO 보고까지 14시간…법정 신고기한도 넘겨 초동 대응도 늦었다. 5월 30일 오후 DB 서버 과부하가 발생한 뒤 정보보호 최고책임자(CISO)에게 상황이 공유되기까지 약 14시간이 걸렸다. 정보보안팀에 사고가 전달된 시점은 5월 31일 오전 10시 10분이었지만 KISA 신고는 6월 1일 오후 3시 8분에 이뤄졌다. 침해사고 인지 후 24시간 이내 신고하도록 한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한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 신고는 별도 절차로 진행됐다. 개인정보위는 티빙이 6월 2일 개인정보 유출 정황을 인지하고 3일 오전 2시께 신고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안전조치와 정보 보유·파기, 이용자 통지 의무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신고 지연에 대해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티빙에는 접속키 관리체계 개편과 접근권한 축소, 이상행위 탐지 강화, 보안인력·예산 확충, 로그 보관정책 개선을 요구했다. 티빙은 9월 중 재발방지 이행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2027년 1월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보완이 필요한 경우 시정조치를 명령할 방침이다. ◆ “추가 공격·다크웹 유통 아직 없어”…후속 점검 필요 소스코드 유출에 따른 위험은 남아 있다. 공격자가 인증과 결제 구조, 외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내부 업무 로직을 분석해 새로운 취약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접속키 폐기·재발급에 그치지 않고 유출된 코드의 취약점 점검과 주요 인증체계 교체까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 정책관은 “소스코드 유출에 따른 취약점을 악용한 추가 공격 정황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용자 피해 사례와 다크웹을 통한 불법거래·유통 정황도 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티빙은 홈페이지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 내역 조회 페이지를 열고 사과했다. 티빙은 “회원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용자가 유출 여부와 항목을 개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이용자는 티빙과 동일한 비밀번호를 다른 서비스에서도 사용했다면 함께 변경하는 것이 안전하다. 티빙이나 CJ ONE을 사칭해 본인확인·환불·보상을 내세우는 문자와 이메일의 링크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정부 브리핑 시점까지 구체적인 피해구제와 보상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확한 피해자 수와 탈퇴 회원 정보의 보유 근거, 유출된 소스코드의 교체 범위도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안으로 남았다.
2026-09-03 16: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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