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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회장 연임 엇갈려…연말 은행장 인사도 '촉각'
[경제일보] 국내 4대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가 엇갈리면서 연말 은행장 인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4대 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장은 모두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회장 인사 결과와 올해 실적, 내부통제 문제 등이 은행장 연임 여부를 가를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 11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 당초 양종희 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최종적으로 세대교체를 선택했다. 반면 하나금융과 신한금융, 우리금융은 회장 연임을 통해 2기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오는 2028년 3월까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각각 2029년 3월까지 그룹을 이끈다. 회장 인사가 엇갈린 가운데 은행장 인사도 관심사다. 이환주 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모두 올해 말 끝난다. 이 가운데 정상혁 행장만 한 차례 연임한 상태이고 나머지 3명은 초임 행장이다. 은행장 연임의 가장 큰 우호적 요인은 실적이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1조33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 늘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KB금융은 상반기 3조884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보다 13.1% 증가했다. 신한금융도 3조4427억원으로 13.3% 늘었고 하나금융은 2조4029억원으로 4.4% 증가했다. 세 금융그룹 모두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1조609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지난해보다 3.7% 증가했다. 특히 2분기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58.6% 늘면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다. 은행별로도 신한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458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5%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2조2254억원, 하나은행은 2조121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실적과 경영전략의 연속성을 고려해 현직 은행장들이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은행장 인사에서 초임 2년에 1년을 추가하는 ‘2+1년’ 형태가 거론되는 가운데 일부 은행에서는 2년 추가 연임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세대교체와 내부통제 문제는 변수다. 금융사고가 이어지면서 은행장에게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부행장 등 차기 후보군을 전면에 내세워 조직에 변화를 주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KB금융이 차기 회장으로 이재근 부문장을 선택하면서 금융권에서는 이번 세대교체가 은행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은행은 정상혁 행장의 거취가 가장 큰 관심사다. 정상혁 행장은 2023년 취임한 뒤 2024년 말 연임에 성공했다. 오는 12월 임기가 끝나는 만큼 이번에 다시 연임할 경우 통합 신한은행 출범 이후 첫 3연임 사례가 된다. 다만 이미 한 차례 연임한 만큼 차기 행장 후보군으로 부행장급 인사가 부상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이 금융권 최고경영자의 장기 재임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행장 임기를 2년으로 시작한 뒤 추가 연임하는 사례가 많았다. 김정태·강정원·민병덕·윤종규·허인·이재근 등 주요 행장 상당수가 2년 이상 임기를 수행했다. 이에 따라 이환주 행장의 연임 여부에도 실적과 조직 안정성이 주요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상대적으로 단임 기조가 강했다. 함영주 행장 이후 지성규, 박성호, 이승열 행장 등이 잇따라 교체되면서 최근에는 행장 교체 주기가 짧았다. 이호성 행장의 연임 여부는 하나금융의 인사 기조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상대적으로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임기가 끝나는 10개 자회사 대표의 임기를 1년 연장하며 조직 안정성과 그룹 전략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초 취임한 정진완 우리은행장 역시 ‘2+1년’ 형태로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장 인사는 단순히 실적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회장과의 경영전략 연속성, 내부통제, 후계자 육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며 “KB금융의 회장 세대교체가 다른 금융그룹의 연말 CEO 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2026-09-13 16: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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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은 사람 아닌 제도를 보고 해야 한다
[경제일보] 헌법에는 권력을 주는 조항만 있는 것이 아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그 권력을 자신을 위해 고치지 못하도록 막는 조항도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28조 2항이 그렇다.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 짧은 한 문장이다. 그러나 이 조항에는 권력과 헌법의 관계에 대한 무거운 원칙이 들어 있다. 헌법을 고칠 수는 있어도 자신을 위해 고쳐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9일 파리 동포간담회에서 자신의 임기를 직접 언급했다. 취임 초 정상외교 일정을 많이 잡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기 때문에” 정상외교를 빨리 시작해야 효과를 오래 누릴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상외교에 관한 설명이었지만 정치권에서 대통령 4년 중임·연임제 개헌과 현직 대통령의 향후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주목받았다. 대통령의 말은 원칙적으로 옳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 임기를 5년으로 하고 중임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더 중요한 것은 앞서 말한 제128조다. 대통령 임기 연장이나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은 개헌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 효력이 없도록 못 박았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개헌이 현직 권력자의 집권 연장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그런데 최근 개헌 논의는 이 단순한 원칙에서 자꾸 벗어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대통령 임기를 4년 중임 또는 연임제로 바꾸는 권력구조 개편을 언급하면서 개헌을 위해 필요하다면 자신의 임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야권에서는 중임제와 임기 단축이 결합할 경우 현직 대통령의 향후 재출마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반대편에서는 연임제 개헌의 경우 현직 대통령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반론이 나온다. 개헌의 필요성보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시 출마할 수 있느냐’가 정치적 관심사가 돼버린 셈이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개헌은 대통령 한 사람의 임기를 정하는 작업이 아니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대통령과 국회, 정부와 사법부가 어떤 관계를 맺고 국가 권력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를 결정하는 국가의 기본설계다. 지금 개헌한다면 그 기준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유리한가 불리한가가 아니라 2030년, 2040년의 대한민국에 어떤 권력구조가 필요한가여야 한다. 1987년 헌법이 만들어진 지 거의 40년이 흘렀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크게 변했다. 경제 규모도, 인구 구조도, 지방의 현실도 달라졌다.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 역시 1987년과 같지 않다. 5년 단임 대통령제의 장단점도 충분히 경험했다.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다음 선거를 의식해야 하고 임기 후반에는 급격한 레임덕이 나타나는 문제, 국회의원 임기와 대통령 임기가 엇갈리면서 선거가 사실상 상시화되는 문제도 있다. 반대로 4년 중임제는 국민에게 대통령을 한 번 더 평가할 기회를 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권력 집중이 장기화할 위험도 있다. 그러니 논의할 것은 많다. 대통령 임기만 고칠 일도 아니다. 대통령의 권한을 어디까지 조정할 것인지, 국회의 견제 기능은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국무총리의 역할은 어떻게 할 것인지, 감사원과 검찰·경찰 등 권력기관의 독립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지방분권과 기본권, 국민투표와 개헌 절차도 논의 대상이다.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4년으로 바꾸는 것만으로 대한민국의 권력구조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개헌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사람을 먼저 놓고 제도를 설계하는 일이다. 동양 고전 <한비자>에는 “법불아귀(法不阿貴)”라는 말이 나온다. 법은 귀한 사람에게 아첨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법의 적용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2000여 년 전의 말이지만 헌법 논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좋은 헌법은 좋은 지도자를 전제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권력이 일정한 범위 안에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좋은 헌법이다. 그래서 헌법 제128조 2항의 정신은 중요하다. 헌법을 고치는 사람이 그 결과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개헌의 정당성을 지키는 일종의 ‘이해충돌 방지장치’다. 헌법을 바꾸는 정치세력과 그 헌법의 혜택을 받는 정치세력을 분리해야 개헌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생긴다. 여야 모두 이 원칙 앞에서는 한발 물러서야 한다. 여권은 개헌 논의를 현직 대통령의 정치 일정과 연결할 여지를 스스로 차단해야 한다. 야권 역시 모든 개헌 논의를 ‘집권 연장 시도’라고 규정하며 정치적 의심부터 앞세우는 태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실제 현행 헌법에는 현직 대통령의 임기 연장과 중임 변경을 제한하는 조항이 존재한다. 개헌 논쟁은 그 사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 대통령도 이번 발언을 한 걸음 더 분명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임기는 헌법상 제한돼 있다”는 언급에서 그칠 게 아니라 개헌으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권력구조가 자신의 정치적 거취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그래야 불필요한 논란을 줄이고 개헌 논의를 제도의 문제로 되돌릴 수 있다. 개헌에는 더 중요한 관문도 있다. 헌법 제130조에 따르면 개헌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이후 국민투표에서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가 투표해 투표자 과반수가 찬성해야 확정된다. 어느 한 정당이나 대통령 혼자 밀어붙일 수 없는 구조다. 헌법 자체가 개헌을 ‘합의의 정치’로 설계해 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누가 다음 대통령 선거에 나갈 수 있느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어떤 대통령제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4년 연임제와 중임제의 장단점을 공개적으로 비교하고 대통령·국회·사법부 사이의 권력 배분 방안을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여야와 헌법학자,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독립적인 개헌 논의기구를 만들어 쟁점을 정리할 수도 있다. 개헌은 정치공학이 되는 순간 실패한다. 현직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설계해도 안 되고, 현직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만들기 위해 설계해서도 안 된다. 헌법은 특정 정치인을 위한 계약서가 아니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세대까지 적용받을 국가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파리에서 말한 대로 대통령의 임기는 헌법에 의해 제한된다. 그렇다면 이제 정치권도 그 헌법의 정신을 받아들일 차례다. 사람은 임기가 끝나면 떠난다. 헌법은 남는다. 개헌의 출발점은 바로 그 단순한 사실이어야 한다.
2026-09-10 13: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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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JTBC 엇갈린 출구조사…민주 우세 속 '개표 변수' 커졌다
[경제일보]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우세, 국민의힘 열세, 핵심 경합지 초접전으로 요약된다. 다만 대구시장, 경기 평택을, 부산 북갑 등 일부 승부처에서는 KBS·MBC·SBS 방송3사 공동 출구조사와 JTBC 예측조사가 서로 다른 1위 후보를 제시하면서 최종 승패는 개표가 상당 부분 진행돼야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방송3사 공동 출구조사에서 서울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 51.4%,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46.0%로 예측됐다. 부산은 전재수 민주당 후보 50.2%,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48.3%로 접전이었다. 대구는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49.9%, 김부겸 민주당 후보 49.1%로 0.8%포인트 차 초박빙이었다. 반면 JTBC 예측조사에서는 대구가 김부겸 49.7%, 추경호 49.2%로 방송3사와 1위가 뒤바뀌었다. 보수 심장부 대구가 개표 전까지 안갯속 승부가 된 것이다. 전북은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이원택 민주당 후보 48.5%, 김관영 무소속 후보 46.3%로 조사됐다. 충남은 박수현 민주당 후보 52.1%,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 47.9%였다. 국회의원 재보선 출구조사가 실시된 부산 북갑은 방송3사 기준 하정우 민주당 후보 42.6%, 한동훈 후보 41.6%,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15.8%로 나타났다. 하지만 JTBC 예측조사에서는 한동훈 후보 48.1%, 하정우 후보 37.6%로 방송3사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였다. 경기 평택을도 방송3사는 조국 후보 31.1%, 유의동 후보 30.6%, 김용남 후보 30.3%의 3자 초접전으로 봤지만, JTBC는 김용남 후보 34.2%, 조국 후보 31.6%로 김 후보 우세를 제시했다. 이번 방송3사 공동 출구조사는 전국 595개 투표소 현장 조사와 사전투표자 전화조사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JTBC 예측조사는 별도 조사·예측모형을 적용했다. 사전투표 비중이 높고, 일부 지역 격차가 1%포인트 안팎에 그친 만큼 최종 개표 결과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방송3사와 JTBC가 엇갈린 지역은 단순한 오차범위 내 접전이 아니라, 선거 이후 정치적 해석까지 달라질 수 있는 핵심 분기점이다. ◆출구조사 결과…서울 민주 우세, 대구·부산·전북은 개표 변수 출구조사의 첫 메시지는 서울에서 나왔다. 정원오 후보가 51.4%로 오세훈 후보 46.0%를 앞선 것으로 예측되면서 민주당은 수도권 최대 승부처에서 우위를 점했다. 서울은 이번 지방선거 전체 판세의 기준점이었다. 정 후보가 실제 개표에서도 승리하면 민주당은 수도권 중도층이 여당의 국정 안정론에 손을 들어줬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4선 시장을 앞세우고도 서울을 지키지 못했다는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된다. 부산시장 선거는 방송3사 출구조사 기준 전재수 후보 50.2%, 박형준 후보 48.3%로 격차가 1.9%포인트에 불과했다. 부산은 국민의힘이 반드시 지켜야 할 부울경 핵심 거점이다. 이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앞선 것으로 예측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보수 기반 균열론이 제기될 수 있다. 다만 차이가 작아 실제 개표 과정에서 역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JTBC 예측조사에서는 전재수 후보 53.9%, 박형준 후보 44.4%로 민주당 우세 폭을 더 크게 봤다. 대구는 이번 출구조사의 최대 충격 지점이다. 방송3사는 추경호 후보 49.9%, 김부겸 후보 49.1%로 국민의힘 후보의 근소 우세를 예측했다. 그러나 JTBC는 김부겸 후보 49.7%, 추경호 후보 49.2%로 민주당 후보의 근소 우세를 내놨다. 두 조사 모두 격차가 1%포인트 안팎인 초박빙이다. 대구는 보수 정당의 상징적 심장부다. 국민의힘이 대구에서 승리하더라도 출구조사상 초박빙이라는 사실 자체가 “대구도 더 이상 무풍지대가 아니다”는 신호로 읽힌다. 만약 개표 결과 김 후보가 역전하면 국민의힘은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정당 기반의 균열이라는 충격파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민주당에 불편한 경고를 보냈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이원택 후보는 48.5%, 김관영 무소속 후보는 46.3%였다. JTBC 예측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50.9%, 김 후보가 44.6%로 격차가 더 벌어졌지만, 방송3사 조사 기준으로는 민주당의 압도적 우위라고 보기 어렵다. 전북은 민주당의 본진이다. 이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막판까지 추격한 흐름은 중앙당 공천, 지역 민심 관리, 정청래 지도부 리더십에 대한 경고로 해석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충남은 박수현 후보 52.1%, 김태흠 후보 47.9%로 민주당 우세가 예측됐다. JTBC 예측조사도 박수현 후보 52.8%, 김태흠 후보 47.2%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충남은 중원 민심의 바로미터다. 민주당이 충남을 가져가면 수도권에 이어 충청권에서도 국정 안정론이 일정 부분 작동했다는 해석이다. ◆방송3사와 JTBC가 엇갈린 세 곳…대구·평택을·부산 북갑 이번 출구조사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일부 핵심 지역에서 방송3사와 JTBC의 예측이 엇갈렸다는 점이다. 대구시장 선거는 방송3사가 추경호 후보 우세, JTBC가 김부겸 후보 우세로 봤다. 격차는 각각 0.8%포인트, 0.5%포인트 수준이다. 어느 쪽도 확정적 우세라고 보기 어렵다. 경기 평택을은 더 복잡하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는 조국 후보 31.1%, 유의동 후보 30.6%, 김용남 후보 30.3%로 세 후보가 0.8%포인트 안에 몰렸다. 사실상 출구조사만으로는 순위를 확정하기 어려운 3자 초접전이다. 반면 JTBC 예측조사는 김용남 후보 34.2%, 조국 후보 31.6%로 김 후보가 앞서는 흐름을 제시했다. 평택을은 수도권 산업도시 민심과 범여권 후보 분산 효과를 동시에 보여주는 지역이다.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민주당, 국민의힘, 조국혁신당 모두의 선거 평가가 달라질 수 가능성이 크다. 부산 북갑도 마찬가지다. 방송3사 출구조사는 하정우 후보 42.6%, 한동훈 후보 41.6%로 하 후보가 1.0%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봤다. 반면 JTBC 예측조사는 한동훈 후보 48.1%, 하정우 후보 37.6%로 한 후보가 비교적 큰 차이로 앞서는 결과를 내놨다. 두 조사가 가장 크게 엇갈린 지역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원내 복귀 여부가 걸린 선거인 만큼, 최종 개표 결과는 국민의힘 내부 권력질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처럼 조사 결과가 엇갈린 이유는 출구조사 방식과 예측모형 차이, 사전투표 보정 방식, 다자구도에서의 표심 추정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현장 출구조사만으로 본투표와 사전투표 전체 표심을 정확히 재현하기 어렵다는 게 다수의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방송3사도 사전투표자 전화조사를 병행했지만 초접전 지역에서는 작은 보정 차이가 1위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야 승패 의미…민주당은 ‘확장’, 국민의힘은 ‘기반 균열’ 출구조사 흐름이 실제 개표 결과로 이어진다면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명백한 우세 또는 승리로 평가할 수 있다. 서울에서 앞서고, 부산·대구까지 접전권으로 끌고 갔으며, 충남에서도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승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수도권 중도층이 여당에 다시 기회를 줬다는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민주당의 성과는 단순히 광역단체장 숫자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충남 우세, 부산·대구 접전은 민주당이 수도권과 중원, 영남 일부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여당은 이를 바탕으로 국정 안정론,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협업, 지역균형발전 정책 추진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민주당에도 그림자는 있다. 전북이 초접전으로 나타난 점은 뼈아프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이 전체적으로 이겨도 전북에서 고전하거나, 재보선에서 기존 의석을 지키지 못하면 정청래 대표 책임론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기준선은 단순 승리가 아니라 압승이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집권 초반 선거에서 본진 전북이 흔들리고 재보선이 불안하면 ‘이긴 선거의 불안’이 남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훨씬 심각하다. 서울에서 밀리고, 부산에서 접전을 허용했으며, 대구마저 초박빙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이 대구를 최종적으로 지키더라도 정치적 상처는 클 것으로 보인다. 보수의 심장부에서 민주당 후보와 사실상 반반 승부를 벌였다는 사실은 당의 조직력, 인물 경쟁력, 중도 확장 전략 모두에 의문을 남긴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부산도 마찬가지다. 박형준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도 방송3사 출구조사상 뒤진 것으로 나타난 것은 부울경 민심의 균열을 보여준다. 대구와 부산이 동시에 흔들리면 국민의힘은 수도권 열세에 이어 영남 기반마저 약해졌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정청래는 ‘승리의 질’, 장동혁은 ‘패배의 책임’이 관건 민주당 정청래 대표에게 이번 출구조사는 양면적이다. 서울과 충남 우세, 부산·대구 접전 구도는 분명한 성과다. 그러나 전북과 재보선은 리스크다. 전북에서 이원택 후보가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예측됐지만, 김관영 후보와의 격차가 크지 않다. 전북은 민주당이 압도해야 하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접전이 현실화하면 중앙당 공천과 선거 전략을 둘러싼 내부 평가가 불가피하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는 방어 논리가 약하다. 출구조사대로라면 서울을 탈환하지 못했고, 부산을 장담할 수 없으며, 대구도 초접전이다. 국민의힘이 경북 등 일부 지역을 지키더라도 전체 판세가 열세라면 장 대표의 리더십은 선거 직후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구 또는 부산을 내주면 지도부 사퇴론, 비상대책위원회 전환론, 조기 전당대회론이 동시에 분출할 수 있다. 다만 장 대표에게도 마지막 방어선은 있다. 대구를 지키고, 부산에서 개표 역전을 만들며, 부산 북갑에서 한동훈 후보가 승리할 경우 국민의힘은 “전면 참패는 피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한동훈 전 대표의 원내 복귀는 또 다른 내분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패배해도 책임론, 선전해도 당권 경쟁이라는 이중 압박에 놓인 셈이다. ◆향후 정국 전망…개각·비대위·당권 재편이 동시에 움직인다 선거 이후 정국은 세 갈래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먼저 여권은 국정 드라이브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출구조사 흐름대로 광역단체장 다수 지역을 확보하면 이재명 정부는 지방선거 승리를 국정 재신임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은 민생·경제·부동산·금융·지역균형발전 정책에 속도를 낼 수 있고, 민주당은 국회 입법 주도권을 더 강하게 행사할 수 있다. 또 개각론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 직후는 국정 쇄신의 적기다. 민주당이 압승하면 친정체제 강화형 개각이 힘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전북·재보선에서 상처를 입으면 중도 확장형 또는 통합형 개각론이 부상할 수 있다. 차기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돼온 강훈식, 우원식, 홍준표, 송영길 등은 각각 정무형·협치형·통합형 카드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실제 인선은 국회 인준 가능성,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 여야 관계를 함께 따져 결정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은 보수 재편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 장동혁 체제가 선거 패배 책임론을 견디지 못하면 비대위 체제가 불가피하다. 비대위가 조기 전당대회를 관리하고, 그 과정에서 한동훈 전 대표의 거취가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부산 북갑에서 한 전 대표가 패하면 정치적 타격이 크지만, 방송3사와 JTBC가 엇갈릴 정도의 접전 구도 자체가 그를 완전히 지우기는 어렵다”며 “반대로 개표에서 승리하면 그는 국민의힘 재편의 중심으로 복귀할 것이다”고 말했다.
2026-06-03 18: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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