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법원이 조합의 시공사 변경 시도에 제동을 걸면서 성남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 구도가 새롭게 정리됐다.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으로 기존 시공사인 DL이앤씨의 지위가 회복되고 신규 시공사 선정 절차도 중단되면서 향후 사업 방향은 조합장 거취에 달리게 됐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지난 29일 상대원2구역 재개발과 관련한 가처분 3건에서 DL이앤씨와 비상대책위원회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총회에서 의결된 시공사 해지 결의 효력을 정지하고 DL이앤씨의 시공사 지위를 임시 회복하도록 한 것이다.
동시에 법원은 오는 5월 1일 예정됐던 신규 시공사 선정 총회 개최도 금지했다. 이에 조합이 해당 총회를 통해 GS건설로 시공사를 교체하려던 계획은 멈추게 됐으며 사업은 사실상 시공사 교체가 확정되기 직전 단계에서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진 셈이 됐다.
상대원2구역은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일대에 최고 29층, 43개 동, 4885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1조원대 재개발 사업이다. 지난 2015년 DL이앤씨가 시공사로 선정된 이후 2022년 이주와 철거까지 마무리되며 착공을 앞두고 있었다. 통상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게 붙는 시점에서 갈등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갈등은 공사비와 브랜드 적용 문제에서 시작됐다. 조합은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미적용과 공사비 인상, 세부 내역 부족 등을 문제로 제기했고 DL이앤씨는 특정 자재 요구를 둘러싼 이견이 시공사 교체 논의로 확대됐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갈등은 조합 내부 분열과 시공사 재선정 추진으로 이어졌고 이달 11일 총회에서 시공사 해지 결의가 이뤄졌지만 절차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됐다.
법원은 시공사 해임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서면결의서에서 지장 날인이 누락되거나 필적이 일치하지 않는 정황이 확인되면서 결의의 신뢰성을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신분 확인 절차 미비와 허위 참석 처리 등 명부 관리 문제도 함께 지적됐다. 특히 신규 시공사 선정 총회 참석자에게 1인당 55만원을 지급한다고 했던 점 역시 조합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판단했다고 알려졌다.
반면 비대위가 추진한 조합장 및 임원 해임 총회는 개최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하지만 비대위는 조합원들의 혼란을 고려해 이날 예정됐던 총회를 5월 9일로 연기했다. 충분한 설명과 절차 보완을 통해 추가 분쟁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번 판단으로 시공사 지위를 둘러싼 논쟁은 정리됐지만 사업 정상화 여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조합장 해임 결과에 따라 향후 조합 운영 방식과 공사 재개 시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총회 일정이 연기되면서 조합원들은 5월 8일까지 서면결의서와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법원 판단 이전부터 업계에서는 시공사 교체 시 조합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한형기 HK미래주택연구원 대표는 이달 25일 열린 조합원 설명회에서 “DL이앤씨를 유지할 경우 조합원 총 분담금은 약 1억9000만원 수준이지만 GS건설로 교체하면 3억5400만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착공이 지연되면 고분양가 관리지역 지정으로 분양가가 낮아질 수 있고 금융비용 증가까지 겹칠 경우 조합원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며 “조합장 해임이 부결된 상태에서 시공사 교체가 이뤄질 경우 각종 소송으로 사업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는 판결에 앞서 지난 28일 ‘사업 조건 변경 통지 및 조건 변경에 대한 조합원 안내 요청’ 공문을 통해 시공사 지위가 유지될 경우 기존 제안 내용을 변경 없이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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