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69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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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현장의 삽에서 미래도시 설계까지…현대건설 79년 도전의 궤적
[경제일보] 대한민국 산업화의 장면마다 빠지지 않는 이름이 있다. 도로와 항만, 댐과 발전소, 아파트와 초고층 빌딩까지 국가 기반시설이 세워진 자리에는 늘 현대건설이 있었다. 전후 폐허 속에서 삽과 곡괭이로 출발한 회사가 이제 원전과 데이터센터, 미래 주거와 친환경 에너지 시장을 이끄는 종합 인프라 기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건설의 발자취는 한국 경제 성장사와 맞닿아 있다. 1947년 문을 연 현대건설의 출발은 소박했다. 자본도 장비도 넉넉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주영 창업주의 추진력은 남달랐다. 어려운 일일수록 먼저 맡았고 길이 없으면 직접 길을 냈다. 이후 현대건설을 설명하는 실행 중심 문화도 이 시기에 자리 잡았다. 1960년대와 1970년대 현대건설은 국가 기간시설 건설의 맨 앞줄에 섰다. 경부고속도로와 소양강댐, 울산 공업단지와 각종 항만 공사는 단순한 토목사업이 아니었다. 산업 국가로 넘어가기 위한 토대를 놓는 작업이었다. 당시 현대건설의 공사 현장은 곧 대한민국 성장의 현장이었다. 해외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웠다. 1970년대 중동 건설 붐 속에서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등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사를 새로 썼다. 낯선 사막에서 축적한 공정 관리 능력과 공기 준수 경험은 이후 글로벌 경쟁력의 밑바탕이 됐다. 국내 시공사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건설사로 체급을 키운 전환기였다. 주택 시장에서도 이름값은 이어졌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한 시대의 주거 문화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힐스테이트 브랜드로 이어진 주택사업은 품질과 브랜드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주택시장의 기준을 높였다. 건설사가 단순 시공을 넘어 생활 방식을 제안하는 기업으로 변하는 흐름도 현대건설이 앞당겼다. 물론 순항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부동산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급등, 금리 상승기마다 건설업은 가장 먼저 충격을 받는 업종이었다. 현대건설 역시 해외 현장 손실과 주택 경기 둔화, 대외 변수의 파고를 여러 차례 겪었다. 다만 위기 때마다 사업 구성을 손보고 기술 경쟁력을 높이며 체질을 다져 왔다. 최근 현대건설의 변화는 더 크다. 과거의 중심축이 도로·주택·플랜트였다면 지금은 에너지 전환과 미래 인프라로 무게추가 이동하고 있다. 회사는 2025년 연간 수주 25조5151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25조원대를 넘어섰다. 전년 대비 39% 증가한 규모다. 외형 확대에 그치지 않고 사업 지형이 바뀌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핵심 축 가운데 하나는 원전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을 함께 넓히고 있다. 미국 홀텍과 추진 중인 팰리세이즈 SMR 프로젝트는 상용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대표 사례다. SMR은 공사 기간이 짧고 초기 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 AI 데이터센터와 산업단지 전력원으로 주목받는다. 건설사가 전력 해법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는 셈이다. 데이터센터도 새 성장축으로 꼽힌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이제는 건물만 짓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 안정적 전력 공급과 냉각 시스템, 보안, 운영 효율까지 함께 갖춰야 한다. 현대건설은 초대형 복합시설 시공 경험에 에너지 인프라 역량을 더해 이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현장 혁신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현대건설은 AI 기반 안전 예측, 로봇 순찰, 공정 데이터 분석, 자동화 장비 도입 등을 통해 생산성과 안전 수준을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전통 산업으로 여겨졌던 건설업이 기술 산업으로 옮겨가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강점은 브랜드 신뢰도와 종합 수행 능력이다. 토목·건축·플랜트·원전을 아우르는 사업 경험, 현대차그룹과의 연계 가능성,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 수행 이력은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자산이다. 로봇·모빌리티·수소·스마트시티와의 접점도 넓다. 과제도 있다. 해외 사업은 환율과 지정학 변수에 민감하다. 원전 사업은 기술 장벽이 높은 대신 정치와 규제 변수도 함께 따라온다. 국내 주택 시장은 금리와 정책 변화에 크게 흔들린다. 공사비 상승과 인력 부족 역시 업계 전반의 부담이다. 미래 사업 확대 과정에서 커지는 투자 비용을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할지도 중요한 숙제다. 결국 현대건설이 향하는 방향은 비교적 또렷하다. 단순 시공회사에 머무르지 않고 도시와 에너지 체계를 함께 설계하는 기업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주택을 넘어 생활 플랫폼으로, 플랜트를 넘어 전력 인프라로, 공사 현장을 넘어 데이터 기반 산업으로 사업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정주영 창업주의 시대가 없던 길을 내던 시기였다면 지금 현대건설의 과제는 다가올 시대의 기반을 먼저 준비하는 일이다. 한국 산업화의 기초를 놓았던 기업이 이제 AI 시대의 도시와 전력망을 설계하려 한다. 과거 성장의 주역이 미래 산업의 중심에서도 같은 존재감을 이어갈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26-04-21 09: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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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차이나플라스 2026' 참가…스페셜티 소재로 미래시장 공략
[경제일보] 롯데케미칼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차이나플라스 2026’에 참가해 차세대 스페셜티 소재를 선보인다고 21일 밝혔다. 전시는 오는 24일까지 진행되며, IT·반도체, 모빌리티, 친환경 등 미래 성장 산업에 적용되는 소재 포트폴리오가 공개된다. ‘하이-퍼포먼스 테크(High-Performance Tech)’ 존에서는 반도체 공정용 정전기 방지 소재와 회로 형성에 사용되는 화학용액 TMAH, 초소형 카메라 모듈 및 스마트워치에 적용되는 고성능 플라스틱 ‘슈퍼 EP(Engineering Plastic)’ 등이 전시된다. 해당 소재는 로봇과 자율주행 등 피지컬 AI는 물론 항공·우주 산업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임파워링 인더스트(Empowering Industry)’ 존에서는 산업 맞춤형 고기능 소재를 선보인다. 방탄조끼에 쓰이는 초고분자 PE와 태양광 패널 보호용 EVA, 전자기기 회로 보호와 난연성을 강화한 ABS 등 다양한 소재가 포함된다. ‘어드밴스트 모빌리티(Advanced Mobility)’ 존에서는 자율주행과 전장화 흐름에 대응한 모빌리티 소재가 집중 소개된다. 내구성과 디자인을 강화한 외장 소재와 컬러 솔루션을 비롯해 동박, 양극박, 분리막용 소재, 전해액 유기용매 등 리튬이온배터리 4대 핵심 소재를 함께 전시해 통합 경쟁력을 강조한다. ‘스마트 리빙(Smart Living)’ 존에서는 생활 가전에 적용되는 고기능 소재를 선보인다. 고내구 플라스틱(HDPE), 단열성이 우수한 발포 PP, 투명성과 내화학성을 갖춘 ABS 소재 등이 적용 사례와 함께 소개되며, 도색 없이 색을 구현하는 컬러 소재와 재활용 원료 기반 ABS 시트 등 친환경 기술도 함께 공개된다. ‘서스테이너블 머티리얼(Sustainable Material)’ 존에서는 폐플라스틱을 물리·화학적으로 재활용한 고품질 소재와 롯데정밀화학이 개발한 셀룰로스 기반 고기능성 소재가 전시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고기능성 소재 기술력과 글로벌 공급망을 바탕으로 미래 산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중국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20 16: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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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순이익 30% 요구…미래 경쟁력 흔들지 말아야
[경제일보] 노동의 기여를 부정할 사람은 없다. 현대차가 세계 시장에서 거둔 성과 뒤에는 생산 현장의 숙련과 헌신이 있었다. 실적이 좋아졌다면 그 과실을 함께 나누자는 주장도 충분히 가능하다. 문제는 요구의 수준과 방향이다. 올해 현대차 노조가 내건 임단협 요구안은 보상의 범위를 넘어 기업 운영의 원칙까지 건드리는 수준으로 읽힌다.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기본급 인상과 상여금 확대, 주 4.5일제, 정년 연장, 완전 월급제도 함께 내걸었다. 여기에 협력업체 직원까지 성과급 지급 대상에 포함하자는 내용도 담겼다. 임금 협상이라기보다 기업의 이익 배분 방식 전반을 다시 짜자는 요구에 가깝다. 숫자로 보면 부담은 더 선명해진다. 현대차가 밝힌 2025년 당기순이익은 약 10조4천억원이다. 그 30%면 3조원이 넘는다. 회사가 주주에게 제시한 배당 정책이 순이익의 25%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노조 요구액은 그보다 크다. 투자자에게 약속한 몫보다 더 큰 금액을 성과급으로 먼저 내놓으라는 요구를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기업은 신뢰 위에서 자본을 조달하고 그 자본으로 미래를 준비한다. 그 질서를 가볍게 여길 수는 없다. 더 우려되는 대목은 시점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줄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거센 전환기에 들어섰다. 관세 장벽은 높아지고 경쟁국의 추격은 빨라졌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배터리 공급망, 자율주행 기술까지 어느 하나 막대한 자금이 들지 않는 분야가 없다. 현대차가 수십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내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 벌어들인 이익을 다시 미래에 투입하지 않으면 다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런데 노조 요구안에는 미래 산업을 함께 짊어지겠다는 메시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이익이 나면 더 많이 배분하라고 하고 산업 전환의 비용과 위험은 회사가 감당하라는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한 노사 관계가 어렵다. 보상에는 권리가 따르지만 책임도 따른다. 오늘의 성과를 함께 나누려면 내일의 불확실성도 함께 감수해야 한다. 협력업체 직원까지 성과급을 주자는 요구도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원청과 협력사의 격차를 줄이고 함께 성장하자는 뜻일 수 있다. 그러나 해법은 다른 곳에 있다. 납품 단가의 현실화, 기술 지원, 생산성 향상, 공정한 거래 관행 정착이 우선이다. 임단협 한 번으로 원청 순이익을 재분배하는 방식은 박수는 받을 수 있어도 오래가기 어렵다. 현대차는 국내 제조업에서 드물게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 기업이다. 이 회사가 흔들리면 협력업체와 지역경제, 수출 전선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현대차 노사의 협상은 한 기업 내부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산업 경쟁력과 일자리의 미래가 함께 걸려 있다. 노조의 힘은 필요하다. 노동자의 권익을 지키고 경영진의 독주를 견제하는 역할도 중요하다. 그러나 힘은 방향이 맞을 때 존중받는다. 올해 교섭의 출발점은 얼마나 더 가져갈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더 강한 회사를 만들 것인가여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일자리도 더 큰 보상도 가능하다. 성과급은 한 해의 보상이다. 투자는 다음 세대의 생존을 위한 준비다. 둘이 충돌할 때 무엇을 앞세워야 하는지는 어렵지 않다. 지금 현대차 노조에 필요한 것은 더 큰 청구서가 아니라 더 긴 안목이다. 미래는 회사 혼자 책임지는 것이 아니다. 그 미래를 함께 누릴 사람 모두의 몫이다.
2026-04-20 09: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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