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820건
-
-
거제 조선소의 은퇴 풍경, 숙련이 떠나면 제조업 미래도 흔들린다
[경제일보] 거제 조선소에서 정년퇴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지난 9월 임금협상에서 올해 정년퇴직자의 계약직 재고용 기간을 기존 1년에서 최대 2년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퇴직 예정자를 위한 교육 연수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수십 년간 현장을 지켜 온 숙련 인력의 경험을 정년과 함께 떠나보내지 않겠다는 취지다. 조선업의 경쟁력이 선박 수주 실적뿐 아니라 사람에게 축적된 기술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다. 거제의 협력업체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 고용노동부가 2024년 공개한 일터혁신 사례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사내 협력업체인 하성기업은 60세 이상 근로자 5명의 고용을 연장하고 멘토로 전환해 젊은 직원들에게 현장 기술을 전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 다른 협력업체인 신호기업은 숙련 근로자를 만 65세까지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수 있는 평가제도를 설계했다. 정년 이후에도 숙련을 활용하고 후배 양성에 참여하도록 하는 현장의 해법이다. 이 사례들은 한국 조선업이 풀어야 할 과제를 압축한다. 일감이 늘어나는 시기에 경험 많은 인력이 은퇴하고, 그 자리를 채울 신규 인력은 충분한 숙련을 갖추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정년퇴직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오랜 경험과 기술이 함께 사라지는 상황은 줄일 수 있다. 한국 조선업은 LNG 운반선과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주 성적이 곧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선박을 계약하는 능력과 계약한 선박을 정해진 품질과 납기에 맞춰 건조하는 능력은 서로 맞물려 있다. 후자를 떠받치는 핵심 자산이 숙련 인력이다. 조선소의 생산 현장은 수많은 기술과 경험이 결합하는 공간이다. 정밀한 용접과 배관, 전장 작업, 대형 블록의 조립, 엄격한 품질 검사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흔들리면 전체 공정에 영향을 미친다. 도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금속의 변형이나 작업 순서의 미세한 차이, 사고의 징후를 알아채는 판단은 오랜 현장 경험에서 나온다. 자동화 설비와 인공지능이 발전하고 있지만 모든 숙련을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첨단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공정을 이해하고 예외 상황에 대응할 사람이 필요하다. 숙련공의 은퇴를 단순한 인원 감소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문제는 인력난이 하루아침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선업은 오랜 기간 수주 호황과 불황을 반복했다. 특히 2010년대 중반 수주 감소와 구조조정 과정에서 상당한 인력이 현장을 떠났고, 일부는 다른 산업으로 이동했다. 이후 수주가 회복됐지만 떠난 인력을 다시 확보하고 새로운 숙련공을 양성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2026년 상반기 조선업 고용은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고용이 급감하지 않더라도 고숙련 직종의 인력 부족과 세대교체 문제는 별도로 나타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단순한 고용 인원 확대가 아니라 직종별 숙련 수준과 연령구조, 향후 퇴직 규모를 함께 살피는 인력정책이다. 청년들이 조선소 취업을 주저하는 현실도 임금과 근로조건, 경력 전망을 함께 놓고 봐야 한다. 위험하고 고된 작업을 감수하면서도 숙련에 따른 보상이 충분하지 않고 장기적인 고용 안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새로운 인력이 현장을 선택할 유인은 약해진다. 특히 원청과 협력업체 사이의 처우 격차는 숙련 인력의 양성과 유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다. 조선업 생산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협력업체가 숙련 근로자에게 적정한 보상을 제공할 여력을 갖추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수주 호황의 성과가 원청의 실적 개선에 그치지 않고 협력업체의 경영 안정과 노동자의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도 따져볼 일이다. 삼성중공업 협력업체의 숙련 등급 평가와 정년 후 재고용 사례는 이 문제에 대한 하나의 답을 제시한다. 경험과 기술을 평가하고, 그에 맞는 직무와 보상을 마련하면 숙련 인력의 이탈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제도를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실제 고용 연장 규모와 기술 전수 성과, 후배 근로자의 숙련도 향상까지 확인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이들은 이미 조선업 생산을 떠받치는 핵심 인력의 일부다. 인력 부족을 외국인 근로자의 문제로 돌리거나 단순히 저렴한 노동력으로만 바라봐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 삼성중공업은 해외 현지 훈련센터에 기술 지도 인력을 파견하고 직종별 맞춤 교육과 기량평가를 실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국내 현장의 안전관리, 언어 지원, 장기적인 숙련 향상과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인 근로자 역시 기술을 축적하고 경력을 발전시킬 수 있어야 생산성과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이 추진할 과제는 분명하다. 우선 은퇴 숙련공의 경험을 조직의 자산으로 남기는 체계를 확대해야 한다. 정년 이후 재고용을 단순한 인력 부족 해소 수단으로만 활용해서는 안 된다. 고숙련 근로자가 현장 교관이나 멘토로 활동하며 젊은 근로자에게 기술을 전수하도록 직무를 설계해야 한다. 교육 성과에 대한 평가와 적정한 보상도 뒤따라야 한다. 숙련 전수는 개인의 선의에 맡길 일이 아니다. 기업은 공정별 핵심 기술과 작업 경험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숙련 등급에 따른 교육과 자격 인증을 정비해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중소 협력업체가 이러한 제도를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비와 인건비, 훈련시설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둘째, 숙련에 대한 보상체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 오래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보상을 지급하자는 것이 아니다. 작업의 난도와 품질, 안전관리 능력, 후배 양성 기여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임금과 경력에 반영하자는 것이다. 기술을 익힐수록 처우가 개선되고 경력이 성장한다는 믿음이 있어야 청년들도 조선소를 장기적인 일터로 선택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원·하청 간 공정한 거래와 적정한 작업 대가가 뒷받침돼야 한다. 협력업체가 숙련 인력을 양성할 여력조차 확보하지 못한다면 원청의 인력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수주 계약부터 생산 현장에 이르는 비용과 책임의 배분을 점검하고, 불공정한 거래 관행이 확인되면 바로잡아야 한다. 셋째, 스마트 조선소 전환을 숙련 인력의 가치를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로봇과 자동화 기술은 고위험 용접과 중량물 운반, 밀폐 공간 작업 등에서 노동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기술 도입이 현장의 경험과 분리되면 새로운 장비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숙련공이 공정 개선과 자동화 설계에 참여하고, 그 경험이 디지털 데이터로 축적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조선업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자동차와 철강, 기계, 반도체 장비 등 한국 제조업의 여러 분야에서도 숙련 인력의 고령화와 기술 계승은 중요한 과제다. 생산설비를 새로 들이는 것만큼 그 설비를 이해하고 운영할 사람을 키우는 일에도 투자해야 한다. 정책의 방향은 이미 일부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년퇴직자의 재고용 기간을 늘리고, 고령 근로자를 멘토로 활용하며, 직종별 교육과 숙련 평가를 강화하는 시도들이다. 이제는 이러한 사례가 일부 기업의 개별적인 노력에 머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조선업 인력정책의 성과를 신규 채용 인원뿐 아니라 숙련 인력의 유지율과 기술 전수 실적, 청년 근로자의 장기근속, 산업재해 예방 성과 등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기업도 수주 실적과 생산성만큼 숙련 인력 양성에 대한 투자와 성과를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거제 조선소의 정년퇴직자 재고용 확대는 산업 현장에 던지는 메시지가 작지 않다. 숙련은 퇴직과 함께 사라져야 할 개인의 경험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 넘겨야 할 생산 역량이라는 점이다. 정년을 앞둔 근로자가 후배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젊은 근로자가 그 기술을 바탕으로 더 나은 공정을 만드는 현장이야말로 제조업 경쟁력의 토대다. 수주는 오늘의 실적이지만 숙련은 내일의 경쟁력이다. 한국 조선업이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이어가려면 선박을 수주하는 능력만큼 사람을 키우고 기술을 계승하는 능력도 증명해야 한다. 거제의 도크에서 시작된 숙련의 세대교체가 한국 제조업의 미래를 가를 수 있다.
2026-10-23 15:38:41
-
-
-
특별감찰관 10년 공백, 방치한 정치권부터 책임져야
[경제일보] 권력은 스스로를 감시하지 않는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권력자의 선의가 아니라 법과 제도로 권력을 통제한다.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고위 공직자의 비위를 감시하는 특별감찰관 제도는 권력형 비리를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그런데 이 제도가 10년 가까이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감시받아야 할 권력은 감시 장치 없이 국정을 운영했고, 이를 바로잡아야 할 정치권은 제도의 정상화보다 정파적 이해득실을 앞세웠다. 이제 특별감찰관을 다시 가동하겠다는 말만으로 책임을 덮을 수는 없다. 누가 공백을 초래했고, 누가 방치했으며, 누가 정상화를 지연시켰는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특별감찰관 공백의 직접적인 원인은 임명 절차를 책임 있게 마무리하지 못한 정치권에 있다. 특별감찰관은 법률에 따라 국회가 후보자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따라서 국회는 정파적 유불리를 떠나 추천 절차를 진행할 책임이 있고, 대통령은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임명권을 행사할 책임이 있다. 어느 한쪽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거나 상대방의 결정을 기다리며 시간을 끌면 제도는 멈춰 설 수밖에 없다. 여야가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넘길 수는 있어도, 그 결과까지 국민에게 전가할 수는 없다. 특히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책임은 가볍지 않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배우자와 친족 등 권력 핵심부를 감찰하는 제도다. 감찰 대상과 가까운 권력이 제도의 가동을 적극적으로 보장하지 않는다면 이해충돌에 대한 의심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감시하는 장치가 불편하더라도 이를 보장해야 할 헌법적·정치적 책임이 있다. 집권 여당 역시 대통령실을 무조건 방어하는 데 머물 것이 아니라 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국회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 권력 감시를 외부의 압박으로만 받아들이는 태도는 공정과 상식의 원칙에 어긋난다. 야당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국회 추천 절차를 정쟁의 지렛대로 활용하거나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후보자 추천을 지연한다면 제도 공백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감찰관을 권력형 비리 예방을 위한 독립적 기구가 아니라 상대 진영을 압박할 수단으로 취급해서도 안 된다. 여당은 대통령실의 방패가 되고 야당은 감찰관 인선을 정치적 흥정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국민이 기대하는 권력 감시는 시작도 하기 어렵다. 양쪽 모두 감시 제도를 정쟁에 종속시킨 책임을 돌아봐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장기 공백을 막을 제도적 안전장치가 허술했다는 점이다. 추천과 임명 절차에 기한이 명확하지 않거나 지연에 대한 설명과 책임을 요구하는 장치가 부족하면, 정치권은 합의를 미루는 것만으로도 제도를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 특별감찰관 공백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국회 추천 절차의 진행 기한과 지연 사유 공개, 후보자 추천 협의의 의무를 법률에 구체화해야 한다. 대통령의 임명 절차 역시 법률상 기한과 처리 원칙을 명확히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절차가 지연될 경우 그 사유를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다만 임명권과 국회 추천권의 헌법적 범위를 존중하면서 실효적인 절차를 설계해야 한다. 아울러 특별감찰관의 임명 여부만으로 제도의 성공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독립적인 예산과 인력, 법률에 근거한 조사 권한, 감찰 결과에 대한 후속 조치, 정기적인 활동 실적 공개가 함께 보장돼야 한다. 공백을 메우는 데 그치지 말고 감찰이 실제로 작동하도록 제도를 완성해야 한다. 국회는 공백의 원인과 경과를 점검하고, 정부는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추천·임명 지연의 경위와 제도 개선 방안을 공개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진리와 정의는 책임을 묻는 데서 시작한다. 권력 감시의 공백을 방치해 놓고 이제 와서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대통령은 임명과 독립성 보장에 책임을 다하고, 여당은 권력 방어보다 제도 정상화를 우선해야 한다. 야당도 추천 절차를 지연시키거나 감찰을 정쟁에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국회는 제도 공백을 초래한 과정과 개선 과제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특별감찰관 10년 공백은 단순한 인사 지연이 아니라 권력 감시의 책임을 정치권이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결과다. 책임 주체를 흐린 채 제도만 복원하면 같은 실패는 반복될 수 있다. 누가 지연시켰는지 밝히고, 왜 막지 못했는지 따지며, 다시는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법과 절차를 고쳐야 한다. 권력은 감시를 피할 권리가 없고, 정치권은 감시 장치를 멈춰 세울 면책특권이 없다. 그것이 진리와 정의, 기본과 상식을 바로 세우는 길이다.
2026-10-23 09:53:06
-
-
-
-
-
-
-
'증도가자' 보물 지정 부결에 끊이지 않는 논란… 국감 쟁점으로
[경제일보] 고려 금속활자 '증도가자'의 보물 지정 부결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이 심의위원들에게 부결을 종용했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2011년 문화재청 고위 공무원의 권유로 지정 신청이 이뤄졌다는 증도가자는 6년 뒤 보물 지정이 부결됐다. 이후 감사원 조사에서 핵심 심의자료의 누락과 왜곡 문제가 드러났지만 국가유산청은 통계청의 분석 방법을 문제 삼으며 기존 판단을 사실상 유지하고 있다. 22일 국회와 국가유산청 등에 따르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3일 국가유산청 등을 대상으로 종합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앞서 지난 8일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2017년 문화재위원회 회의록을 근거로 당시 심의 간사의 부결 종용 의혹을 제기했다. 국가유산을 찾아 보존해야 할 기관의 태도로 적절하냐는 질의에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잘못된 것 같다"는 취지로 답했다. ◆국가 권유로 신청했는데 6년 뒤 부결…처음부터 불거진 심의 공정성 논란 증도가자의 보물 지정 신청은 2011년 10월 이뤄졌다.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에 따르면 당시 엄승용 문화재청 정책국장이 같은 달 3일경 직접 찾아와 조속한 문화재 지정 신청을 권유했다. 김 회장 측은 사흘 뒤인 10월 6일 금속활자 101점의 보물 지정을 신청했다. 김 회장은 엄 국장이 두세 차례 방문해 지정을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 지정 업무를 총괄하던 고위 공무원이 먼저 신청을 권유했지만 문화재청은 약 6년간 결론을 미루다가 결국 보물 지정을 부결했다는 것이다. 증도가자는 고려시대 불교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인쇄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다. 실제 이 책을 찍은 활자로 확인되면 제작 시기는 1239년 이전으로 올라간다. 현존 최고 금속활자 인쇄본인 1377년 '직지심체요절'보다 최소 138년 앞선 시기의 금속활자 실물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 문화재청은 2017년 4월 13일 문화재위원회 동산문화재분과에서 보물 지정을 부결했다. 서체와 주조 방식, 조판 실험 등을 근거로 증도가를 인쇄한 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출처와 소장 경위가 불분명하고 관련 유물과의 비교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부결 사유에 포함됐다. 그러나 당시 문화재청이 구성한 지정조사단은 분석기술이 발전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남권희 경북대 교수는 문화재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부결 결정을 내린 과정에 담당 공무원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실 심의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2017년 부결 이전부터 있었다. 박문열 당시 문화재위원회 동산문화재분과위원장은 2013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소장자가 고미술상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장사하는 사람이 갖고 있는 게 아무리 좋다 해도 (문화재 지정으로) 값이 뛰면 누가 책임지느냐"고 말했다. 김 회장 측은 소장자의 직업에 대한 편견을 드러낸 발언이라며 반발했다. 2014년 4월 30일에는 박 전 위원장을 지정 심의에서 배제해 달라는 기피 신청서까지 제출했다. 그럼에도 박 전 위원장은 2017년 증도가자 보물 지정 심의에 참여했다. 박 전 위원장을 둘러싼 의혹은 당시 청와대 인사와의 관계로도 이어졌다. 박근혜 정부에서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박 전 위원장 사이에 유착설까지 제기된 것이다. 김 회장은 당시 청와대 핵심 인사와의 관계가 증도가자 보물 지정 심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두 사람의 관계와 외부 개입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의자료 핵심 수치 누락…'사료됨'이 '확인됨'으로 바뀐 경위도 의혹 2017년 부결 당시 문화재위원회 간사는 황권순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장이었다. 황 과장은 지정조사 결과를 위원회에 보고하는 업무에 관여했으며, 심의가 끝난 지 불과 한 시간가량 지난 오후 4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언론 설명회에서도 직접 부결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문화재청은 두 쪽 분량의 보도자료와 100여 장의 발표자료를 준비했다. 남권희 교수는 방대한 발표자료가 심의 직후 공개된 점을 들어 부결 결론을 사전에 정해놓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회장 측도 당시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에 부결 처리일이 실제 심의·발표일보다 하루 늦은 4월 14일로 기재됐다며 행정 처리 경위를 문제 삼고 있다. 부결 판단의 근거가 된 조사자료에서는 더욱 중대한 문제가 드러났다. 김 회장 측의 감사 제보를 검토한 감사원은 2025년 9월 관련 사안을 국가유산청에 이첩했다. 국가유산청은 올해 1월 자체감사를 벌여 2017년 심의자료의 작성과 보고 과정 등을 살폈다. 핵심은 금속활자를 실제 책의 글자 자리에 배열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조판 실험이었다. 당시 조사자료에는 활자본과 이를 본떠 목판에 다시 새긴 책 사이에 크기 차이가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속명의록'은 0.3~0.5㎝, '석보상절'은 0.8㎝의 차이가 기록돼 있었다. 그러나 문화재위원회에 보고되는 과정에서 속명의록은 크기 차이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됐고 석보상절의 0.8㎝ 수치도 빠졌다. 문화재위원회는 활자를 책의 글자 자리에 배열했을 때 약 0.45㎝가 부족하다는 점을 주요 부결 근거로 삼았다. 당시 측정자료에 있던 0.8㎝의 차이는 보고 과정에서 빠졌지만, 그보다 작은 0.45㎝의 부족분은 보물 지정을 거부하는 근거로 사용된 셈이다. 국가유산청이 올해 국가유산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도 당시 발표자료의 치수 차이 등에 관한 왜곡 설명과 추가 조사자료의 검토 시간 부족 문제가 감사원 지적사항으로 기재돼 있다. 조사자료의 표현이 바뀐 정황도 문제로 제기됐다. 김 회장 측에 따르면 주조 관련 원 조사자료에는 상하를 분할한 목형으로는 주조가 불가능한 것으로 '사료됨'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이후 문화재청의 대외 자료에서는 '확인됨'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사료됨'은 조사자의 판단을 나타내지만 '확인됨'은 사실관계가 확정됐다는 의미를 담는다. 김 회장 측은 전문가의 추정이 확정적인 조사 결과로 바뀐 경위와 이 표현이 실제 심의위원들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를 문제 삼고 있다. 보물 지정 신청 대상도 아닌 유물의 제출을 요구한 점도 논란이 됐다. 문화재청은 증도가자와 함께 출토된 것으로 알려진 청동 수반과 초두의 비교조사를 요구했지만, 두 유물이 실제로 함께 출토됐다는 근거는 물론 소유자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문화재청은 이들 유물과 비교조사를 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물 지정 부결 사유에 포함했다. 감사원 조사자료에는 신청인 소유로 확인되지 않은 유물의 제출을 요구한 것이 과도하며 관련 법령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담겼다. 2017년 부결 결과를 신청인에게 공식 통보하기까지 약 6년이 걸린 행정 처리 역시 규정 위반 소지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 지적에도 기존 판단 유지…당시 심의 관계자들 다시 관여 논란 감사원은 통계청(현 국가데이터처)의 분석을 토대로 조판 실험 결과도 다시 검토했다. 통계청 분석에서는 홈형 활자 15자를 배열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기존 심의에서 조판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던 근거와 다른 결과였다. 그런데 국가유산청은 외부 용역을 통해 통계청의 분석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놨다. 신청된 활자가 증도가 인쇄에 사용된 전체 활자를 대표하는 표본이라고 보기 어렵고, 자료의 분포 특성도 통계청이 적용한 검정 방법에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통계분석의 적정성과 별개로 당시 심의자료에서 중요한 수치가 빠지고 원래의 표현이 달라진 경위는 여전히 남아 있다. 국가유산청이 제출한 공식 자료에도 핵심 수치 누락과 발표자료의 왜곡 설명 문제가 감사원 지적사항으로 기록돼 있다. 지난 8월 13일 국가유산위원회 동산문화유산분과는 감사원 지적에 따라 상정된 증도가자 보물 지정 관련 자체감사 후속 조치 검토 안건을 부결했다. 안건에는 통계청의 조판 가능성 분석을 지정 심사에 반영할지, 청동 수반과 초두를 추가로 확보해 비교조사할지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반면 같은 회의에서 국가유산청이 제출한 증도가자 계열 금속활자 일괄공모 계획은 보고 안건으로 접수됐다. 과거 심의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한 후속 검토는 부결된 가운데 조사 대상을 전국으로 넓히는 새로운 계획이 제시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과거 심의 관계자들의 재참여 문제도 불거졌다. 2017년 증도가자 심사에 관여했던 정제규 전문위원은 현재도 국가유산위원회 동산문화유산분과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 회장에 따르면 정 전문위원은 올해 감사원 지적과 관련해 열린 국가유산청 회의에도 두 차례 참석했다. 문제는 과거 부결 심사에 참여했던 인사가 당시 판단의 적정성을 다시 살피는 논의에도 관여했다는 점이다. 현행 '국가유산위원회 규정' 제11조는 해당 안건에 직접 관여한 위원이나 전문위원을 조사·심의·의결에서 제척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정 전문위원이 올해 회의에서 맡은 역할과 향후 재검증 참여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 국감에서 임오경 의원 역시 과거 심의 관계자들의 새로운 검증 참여 문제를 지적했다. 허민 청장은 전문위원에게 최종 결정권은 없다고 설명하면서도 해당 전문위원의 제척 필요성을 인정하는 취지로 답했다. 김 회장은 황권순 국장과 박문열 전 위원장, 정제규 전문위원 등을 지목하며 이른바 '문화계 카르텔' 의혹을 제기했다. 황 국장은 2017년 심의 간사로 조사자료 보고에 관여했으며, 올해 1월 무형유산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6개월여 만인 8월 7일 자연유산국장으로 전보됐다. 감사 후속 조치 안건을 다룬 국가유산위원회 회의를 불과 엿새 앞둔 시점이었다. 박 전 위원장은 기피 신청에도 보물 지정 심의에 참여했고, 정 전문위원은 과거 부결 심사에 이어 최근 감사 관련 논의에도 관여했다. 김 회장은 이들의 역할과 인적 관계가 증도가자 지정 심사와 후속 검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들이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증도가자를 역사에서 지우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 지적에 맞서 기존 판단을 유지하는 국가유산청 공무원들과 전문위원들을 향해서도 어느 나라 공무원인지 의심스럽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찬경 양심선언에 60억원 회유 의혹…형사책임 검토까지 김 회장은 증도가자의 진위를 둘러싼 과거 논란에도 외부 인물들의 이해관계가 개입했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중국 단둥에서 가짜 금속활자를 제작했다는 주장이 확산된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인사동 고미술상 정찬경은 증도가자를 중국에서 만든 가짜 활자로 몰아가는 데 자신이 관여했다는 양심선언을 했다. 정씨는 다른 고미술상 등의 회유를 받아 중국 단둥에서 모조 금속활자와 공장을 섭외하고, 방송 취재진을 현장으로 안내해 김종춘 회장의 증도가자가 중국산 가짜인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이 과정에서 채무 10억원의 변제와 사업자금 50억원 등 총 60억원을 제공받기로 약속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러한 양심선언을 근거로 증도가자 진위 논란의 배후에 금전적 이해관계에 따른 조직적인 음해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법적 대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원 조사자료의 '주조가 불가능한 것으로 사료됨'이 대외 자료에서 '확인됨'으로 바뀐 경위와 심의 간사의 부당한 개입 의혹이 핵심이다. 허위공문서작성죄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성립 여부가 법률적 쟁점으로 거론된다. 김 회장 측은 당시 회의록과 조사보고서 등을 근거로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감에서는 국가유산청의 일괄공모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임오경 의원은 이미 2017년 조사자료와 감사원 조사 결과가 있는데도 기존 신청 활자 101점부터 다시 검증하지 않고 새로운 공모를 추진하는 이유를 따져 물었다. 임 의원이 일괄공모를 '꼼수'라고 지적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과거 부결의 근거가 잘못됐다는 감사원 지적부터 검토하지 않은 채 조사 대상을 전국으로 넓히면 기존 신청 유물에 대한 판단이 다시 늦어질 수 있다는 취지다. 같은 당 조계원 의원도 기존 활자 101점의 과학적 재검증을 먼저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허 청장은 출토 경위가 불분명하고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활자가 섞여 있을 가능성도 있어 폭넓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에서 증도가자의 보물 지정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사이 중국 일부 학계에서는 이미 해당 금속활자를 송·원대 유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가 증도가자의 역사적 가치를 가리는 데 시간을 보내는 동안 중국 학계가 자국 유물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증도가자가 처음 공개된 지 16년이 흘렀지만 2017년 부결 판단의 근거로 사용된 자료가 왜 다르게 보고됐는지, 과거 심의 관계자들이 새로운 검증에 어디까지 관여하는지에 관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23일 종합국정감사에서는 기존 금속활자 101점의 검증 일정과 감사원 지적 이후 국가유산청의 후속 조치, 당시 심의 관계자들의 역할 등이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아주경제 2026년 10월 22일자 14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10-22 06:00:00
-
-
-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 수사 중립성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다
[경제일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핵심 원칙은 권력분립과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이다. 권력이 한곳에 집중되는 것을 막고, 수사기관이 정권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법과 증거에 따라 움직이도록 하는 것은 법치주의의 출발점이다. 수사기관이 권력자의 비위까지 성역 없이 들여다볼 수 있어야 국민은 공권력의 공정성을 신뢰할 수 있다. 그런데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을 둘러싼 논란은 정부가 수사의 독립성과 국정 운영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 되묻게 한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은 지난 20일 취임 직후 국무회의에 배석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권력형 부패와 금융범죄 등을 성역 없이 엄단하라고 당부했다. 개별 사건에 대한 지시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수사기관장이 행정부의 최고 정책 심의기구에 참석하고 대통령으로부터 수사 방향과 관련한 당부를 듣는 장면은 수사의 독립성을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국무회의는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국가의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행정부의 핵심 기구다. 수사기관은 법률이 정한 권한에 따라 범죄 혐의를 규명하고, 권력자를 포함해 누구에게나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두 영역은 국가 운영이라는 틀 안에서 연결돼 있지만 기능과 책임은 구분돼야 한다. 현행 국무회의 규정은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중앙행정기관인 청의 장 등을 배석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수사기관장의 참석 자체를 곧바로 위법이나 위헌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문제는 배석의 필요성과 범위, 참석이 정례화될 경우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있다. 더 큰 문제는 일회성 참석을 넘어 관행으로 굳어질 가능성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부처 소속 외청도 국무회의에 참석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 올해 초부터 수사·공소기관장들의 배석을 이어왔다. 이번 중수청장 참석도 그 연장선에 있다. 수사기관장이 국정 기조를 공유하고 정책 방향을 듣는 일이 반복되면 수사와 정권 사이의 거리가 흐려질 수 있다. 실제로 부당한 지시가 없더라도 권력의 의중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심이 생기면 공정성에 대한 신뢰는 타격을 받는다. 반대로 정권에 부담이 되는 수사를 외면하거나 권력의 비위를 덮는다는 의혹이 제기된다면 피해는 정부를 넘어 법치주의 전체로 번진다. 정부는 국정 효율성과 기관 간 협조만을 앞세워 이런 우려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범정부 차원의 정책 협의와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면 이미 마련된 법적 절차 안에서 목적과 범위를 명확히 하면 된다. 수사기관장을 국무회의에 배석시키는 것이 어떤 정책적 필요에 따른 것인지, 어떤 의제에서 발언할 수 있는지, 개별 사건에 대한 지시나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어떻게 차단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 법적 근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운영 방식의 적절성까지 자동으로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설명 책임을 다하지 않은 채 비판을 정치 공세로 몰아붙이면 불신만 키울 뿐이다. 수사기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독립성은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 것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간섭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상황을 스스로 경계하고, 권력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기관장은 원활한 국정 협조보다 법률이 부여한 권한과 책임을 우선해야 한다. 참석이 불가피하다면 목적과 의제를 분명히 하고 개별 수사에 관한 지시나 논의가 이뤄지지 않도록 제도적 방화벽을 마련해야 한다. 그 필요성과 경계를 납득시킬 수 없다면 정례 배석을 재검토하는 것이 마땅하다. 권력과 거리를 두는 것은 국정에 대한 비협조가 아니라 수사기관이 국민에게 져야 할 책임이다. 국회도 이 문제를 정쟁의 소재로만 삼아서는 안 된다. 국무회의 배석의 운영 기준을 점검하고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를 정비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관련 법령에 참석 요건과 허용 범위, 발언 및 회의 내용의 취급 원칙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의 누구도 개별 수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으며, 수사기관장 역시 정권의 국정 기조에 종속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제도적으로 확립해야 한다. 권력은 유한하지만 헌법의 원칙은 정권의 임기보다 길다. 자유와 법치는 권력자의 선의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권한을 행사하는 방식에 절제와 책임이 따르고, 부당한 개입을 막는 제도적 장치가 작동해야 한다. 정부는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고, 수사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구체적인 기준을 내놓아야 한다. 수사기관은 권력의 곁이 아니라 법과 국민의 곁에 서야 한다. 정권과 수사의 경계가 흐려지면 법치에 대한 신뢰도 흔들린다. 수사의 독립성은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원칙이 아니다. 이를 지키는 것이 정부가 헌법과 국민 앞에 져야 할 기본 책무다.
2026-10-21 1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