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9건
-
-
정의선, 모디 총리 만나 인도 투자 확대…7년간 155억달러 투입
[경제일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향후 7년간 155억달러(약 22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R&D)과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인도를 신흥국 수출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전날 인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모디 총리와 개별 면담을 갖고 현지 사업 현황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양측은 인도 자동차 산업의 발전 방향과 미래 기술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은 푸네 공장 가동을 통해 연 140만대 생산체제를 확보했다"며 "안정적인 생산으로 인도 자동차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신흥국 수출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를 그룹의 장기 성장 전략에서 핵심적인 시장으로 제시했다. 정 회장은 "인도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성장과 신흥국 시장 확대를 견인할 전략 국가"라며 "올해부터 7년간 약 155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에는 생산시설 확충을 비롯해 R&D 인프라 강화, 현지 부품 공급망 고도화, 미래 신기술 개발 등이 포함된다. 현대차그룹은 투자 과제를 통합 관리하고 신규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현지 투자 전문 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배경에는 인도 자동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수출 거점으로서의 경쟁력이 있다. 인도는 약 14억7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세계 최대 인구 국가로,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9월 인도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7.1%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10월 발표한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7%로 제시했다. 자동차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인도 전체 자동차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해 457만대에서 올해 525만대로 약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입 완성차에 부과되는 관세가 70~110%에 달해 현지 생산시설 확보가 필수적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제조 원가와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 대한 접근성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인도 생산을 확대하는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첸나이 현대차 1·2공장과 푸네 3공장, 아난타푸르 기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푸네 공장 가동으로 그룹 전체 생산능력을 연간 140만대까지 확대하면서 내수 공급과 해외 수출을 병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판매 실적에서도 인도 내 주요 완성차 업체로 입지를 확보했다. 지난해 현대차는 57만1878대, 기아는 28만286대를 판매했다. 양사 합산 판매량은 85만2164대로, 시장 점유율 18.7%를 기록하며 현지 2위를 유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생산 규모 확대와 함께 현지 시장에 특화한 차량 개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연구개발 시설을 확충하고 전문 인력을 확보해 인도 소비자의 주행 환경과 구매 수요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서는 현지 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강화한다. 인도 이륜차 제조업체 TVS 모터 컴퍼니와 공동 개발한 전기 삼륜차(i3W)는 시제품 제작을 마쳤으며, 2027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후속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영역도 완성차 제조·판매에서 자동차 금융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폐차 재활용,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등으로 넓힌다. 이를 위해 현지 스타트업과 유망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 기회도 모색할 예정이다. 신설을 추진하는 투자 전문 법인은 그룹 차원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조율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연구개발과 신기술 확보에 필요한 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동시에 현지 협력사를 발굴하고 산업 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기능도 맡는다.
2026-10-14 08:36:19
-
-
-
'김건희 디올백 종결' 뒤집어 보는 경찰…권익위는 누구의 권익을 지켰나
[경제일보]경찰이 20일 정부세종청사 국민권익위원회를 압수수색했다. 대상은 유철환 전 권익위원장과 정승윤 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사용하던 사무실 등이다. 경찰청 3대 특검 인계사건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16일 정 전 부위원장의 주거지도 압수수색했다. 적용 혐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이다. 수사의 출발점은 300만원짜리 가방이 아니다. 권익위가 2024년 김건희씨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위반 사항 없음’으로 종결하는 과정에서 수뇌부가 실무진의 조사와 전원위원회의 심의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가 핵심이다. 당시 언론이 흔히 사용한 ‘무혐의’라는 표현도 정확하지 않다. 권익위는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아니다. 형사책임의 유무를 확정하는 기관이 아니라 청탁금지법 위반 신고를 조사해 수사기관이나 감사기관에 이첩·송부할 사안인지 판단하는 반부패 행정기관이다. 권익위가 내린 결론은 형사재판의 무죄판결이 아니라 신고사건의 종결 결정이었다. 그 종결 결정이 정상적인 조사와 심의를 거쳐 나왔는지를 경찰이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처벌 규정이 없다는 말로 덮을 수 없는 문제 사건은 2022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씨는 윤석열 당시 대통령 취임 후 서울 서초동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원 상당의 명품가방을 받았다. 참여연대는 2023년 12월 19일 김씨와 윤 전 대통령 등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권익위에 신고했다. 권익위는 신고 접수 후 업무일 기준 116일이 지난 2024년 6월 10일 사건을 종결했다. 부패방지권익위법은 신고사항을 접수일부터 60일 이내에 처리하도록 하고, 보완이 필요할 때도 30일 범위에서만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권익위는 최장 90일의 법정 처리기간도 넘겼다. 정승윤 당시 부위원장은 대통령 배우자를 제재하는 규정이 청탁금지법에 없다는 점을 종결 이유로 제시했다. 윤 전 대통령과 가방 제공자의 직무 관련성, 가방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는지도 논의한 뒤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배우자 본인을 직접 처벌하는 조항이 없다는 설명 자체는 틀리지 않는다. 청탁금지법은 금품을 받은 공직자 배우자를 직접 처벌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사실 하나로 사건 전체를 끝낼 수는 없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한다. 공직자가 배우자의 수수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신고하도록 하고, 신고하지 않은 공직자를 처벌하는 구조도 두고 있다. 금품 제공자에 대한 제재 규정도 있다. 헌법재판소 역시 청탁금지법이 배우자를 직접 처벌하지 않는 대신 공직자의 신고 의무와 불이행에 대한 제재를 두고 있다는 법률 구조를 전제로 판단했다. 따라서 권익위가 확인했어야 할 대상은 김씨 개인의 처벌 가능성에 그치지 않는다. 가방 제공과 대통령 직무 사이에 관련성이 있었는지, 윤 전 대통령이 가방 수수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알게 된 뒤 소속 기관장에게 신고하거나 반환·인도 조치를 했는지, 제공자의 행위가 청탁금지법에 저촉되는지까지 조사했어야 했다. 배우자 처벌 조항이 없다는 문구는 조사의 끝이 아니라 출발점에 가까웠다. 권익위는 법률의 한 문장을 꺼내 사건 전체에 덮었다. 법조문을 좁게 잘라 읽으면 결론은 쉬워진다. 그러나 반부패기관의 임무는 권력자에게 가장 유리한 문구를 찾아주는 데 있지 않다.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법률이 요구하는 책임의 범위를 가려내는 것이 권익위가 해야 할 일이었다. 조사 마감일 밤, 조사 대상 대통령과 만난 권익위 2인자 2026년 출범한 권익위 정상화 추진 태스크포스의 조사 결과는 당시 종결 결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여준다. 권익위 TF에 따르면 정 전 부위원장은 담당 부서의 의견과 달리 판단을 유보하고 추가 보완을 반복적으로 지시해 사건 처리를 지연시켰다. 전원위원회가 열리기 약 2시간 전에는 일부 정무직·상임위원을 따로 불러 수사기관 이첩이나 송부가 아닌 ‘사건 종결’을 처리 방향으로 제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더 심각한 대목은 대통령 관저 회동이다. TF는 정 전 부위원장이 사건 처리기간 중 윤 전 대통령 등과 심야에 대통령 관저에서 약 1시간 동안 비공식 회동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회동 시점은 당초 사건 처리 마감일 밤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의 배우자와 함께 권익위 신고사건의 피신고자였다. 조사기관의 수뇌부가 조사 대상자를 비공식적으로 만난 셈이다. 권익위가 회동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경찰이 밝혀야 한다.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사건 처리 방향에 관한 요청이나 언급이 있었는지, 회동 뒤 실무진에 어떤 지시가 내려갔는지, 회동 사실을 전원위원들에게 알렸는지가 수사의 중심에 놓인다. 조사 대상자와 조사기관 수뇌부의 비공식 접촉은 그 자체로 기관의 공정성을 훼손한다. 법률가라면 사건 당사자와 심판자의 접촉이 어떤 의심을 낳는지 모를 수 없다. 사건 당사자에게 특혜를 주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특혜를 의심할 만한 접촉부터 피하는 것이 공직자의 의무다. 그런 기본조차 지키지 않았다면 법률 지식의 부족이 아니다. 직업적 양심의 문제다. 회의에서 논의하지 않은 문구까지 의결서에 추가 TF가 확인한 의결서 작성 과정도 정상적인 행정기관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권익위 의결서는 원칙적으로 사건을 조사한 담당 부서가 전원위원회의 논의와 의결 내용에 따라 작성한다. 그런데 TF는 정 전 부위원장이 상정 의안에 없거나 전원위원회에서 논의하지 않은 사항을 의결서에 직접 추가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전원위원회는 장식물이 아니다. 여러 위원이 각자의 판단에 따라 사건을 심의하고 다수 의견으로 결론을 내리도록 만든 합의제 기관이다. 회의 전에 결론을 정해 놓거나 회의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을 사후에 의결서에 넣었다면 합의제 의사결정의 외형만 빌린 셈이다. 의결서는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설명문이 아니다. 실제 회의에서 논의하고 결정한 내용을 기록하는 공문서다. 수뇌부가 원하는 결론에 맞춰 의결서의 논리를 사후 보강했다면 전원위원들의 심의권과 실무진의 고유 업무를 침해했는지가 문제 된다.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다른 사람에게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시키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할 때 성립한다. 대법원은 실무 담당자에게 법령과 절차에 따른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있는데도 상급자가 그 기준과 절차를 어기도록 지시한 경우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해 왔다. 경찰은 정 전 부위원장과 유 전 위원장이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실무진이 원래 작성한 보고서와 최종 의결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전원위원들의 독립적인 판단이 침해됐는지를 문서와 전자정보로 확인해야 한다. 직권남용죄 성립은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실무진이 법령상 의무가 없는 일을 실제로 했거나 고유한 권한 행사가 방해된 결과까지 입증해야 한다. 이번 압수수색의 성패도 그 연결고리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복원하느냐에 달렸다. 반대 의견을 낸 간부에게 돌아온 발언 제한과 업무 배제 사건 처리 과정에서 가장 참담한 대목은 실무 책임자였던 김모 부패방지국장의 죽음이다. 김 국장은 명품가방 사건이 종결된 지 약 두 달 뒤인 2024년 8월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공개된 김 국장의 메시지에는 “지난 20년간 만든 제도를 제 손으로 망가뜨렸다”, “가방 건과 관련된 여파가 너무 크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 국장은 종결 결정에 반대 의견을 표시한 권익위원에게 감사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한 사람의 죽음을 특정 사건 하나와 곧바로 연결해 형사책임을 논할 수는 없다. 그러나 권익위 자체 TF가 확인한 조직 내부의 처우는 별개의 문제다. TF는 정 전 부위원장이 사건 종결에 반대했던 김 국장의 회의 발언권을 제한하고 주요 사건 업무에서 배제했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토대로 공개적으로 비난한 정황을 확인했다. 권익위는 해당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하고 정 전 부위원장의 현 소속기관에 비위 사실을 통보하기로 했다. 고인과 유족에게 기관 차원의 사과도 결정했다. 법과 원칙을 지키겠다는 실무자의 의견이 조직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발언 제한과 업무 배제로 돌아왔다면 권익위의 내부 통제는 이미 무너져 있었다. 반대 의견을 설득하지 못하자 사람을 배제하고 결론을 밀어붙이는 조직에서 합의제 의사결정은 작동할 수 없다. 부하 직원에게 청렴을 교육하면서 정작 수뇌부는 권력자의 사건 앞에서 다른 잣대를 들이댔다면 그보다 모순적인 일도 없다. 법률가의 지식이 권력의 방패가 될 때 유 전 위원장과 정 전 부위원장은 모두 법률가다. 유 전 위원장은 판사 출신이고 정 전 부위원장은 검사 출신 법학교수다. 법률의 문언과 행정절차가 왜 존재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다. 법률가 출신 고위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책임은 법조문을 많이 아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권력자가 불편해하더라도 법과 절차에 따라 판단하고, 실무자가 외압 없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한다. 그 일을 하라고 장관급 위원장과 차관급 부위원장 자리를 맡긴다. 법률 지식을 권력자의 책임을 가리는 데 사용하면 무지보다 해롭다. 법을 모르는 사람은 잘못 해석할 수 있지만, 법을 아는 사람이 결론을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문구를 찾아 붙이면 법률은 책임을 묻는 기준이 아니라 책임을 피하는 기술로 전락한다. 청탁금지법에 대통령 배우자 직접 처벌 규정이 없다는 사실을 몰랐던 사람은 없다. 국민이 권익위에 물은 것은 법 조항 한 줄이 아니었다. 대통령 배우자가 고가의 금품을 받고 대통령이 이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최고 권력자에게도 일반 공직자와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지를 물었다. 권익위 수뇌부는 그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116일을 끈 뒤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다는 설명을 내놓고 사건을 닫았다. 그 과정에서 조사 대상 대통령과 비공식 회동이 있었고, 회의 직전 종결 방향을 제시했으며, 회의에서 논의하지 않은 내용이 의결서에 들어갔다는 것이 권익위 자체 조사 결과다. 이런 정황이 확인되고도 공직자의 재량이나 법률 해석의 차이라고 둘러댈 수는 없다. 재량은 정해진 절차 안에서 행사할 때 보호받는다. 법률 해석은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반대 의견을 검토한 뒤 내놓아야 설득력을 얻는다. 결론을 정해 놓고 절차를 거꾸로 밟았다면 재량이 아니라 권한의 사유화다. 권익위가 잃은 것은 한 사건의 신뢰가 아니다 권익위는 스스로를 ‘대한민국 반부패 총괄기관’이라고 소개한다. 청탁금지법과 이해충돌방지법을 관장하고 공직사회 청렴도를 평가하며 부패 신고자를 보호하는 기관이다. 그런 기관이 최고 권력자의 배우자 사건 앞에서 처리기간을 넘기고, 조사 대상자와 수뇌부가 비공식으로 만나고, 실무진의 반대 의견을 누르고, 회의에서 논의하지 않은 내용까지 의결서에 넣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권익위가 잃은 것은 김건희씨 사건 하나에 대한 신뢰가 아니다. 일반 공무원과 국민에게 청렴을 요구할 자격을 잃었다. 민원인에게 절차를 지키라고 말하고 공직자에게 배우자의 금품 수수를 신고하라고 교육하면서 대통령 부부에게는 법의 빈틈부터 찾아줬다는 인식이 남았다. 공직자는 정권과 함께 일할 수 있지만 정권을 위해 일해서는 안 된다. 임명권자에게 인간적인 의리를 느낄 수는 있어도 법률상 직무를 그 의리 아래 둘 수는 없다. 권력자의 눈치를 살펴 결론을 정하는 사람이라면 반부패기관의 수뇌부 자리에 앉아서는 안 된다. 공부를 많이 했다는 경력, 판사와 검사를 지냈다는 이력, 법을 가르친다는 직함도 공직자의 양심을 대신하지 못한다. 오히려 법과 절차를 잘 아는 사람이 본분을 저버렸다면 책임은 더 무거워진다. 경찰 수사는 누가 어떤 지시를 했는지 밝히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대통령 관저 회동과 사건 지연, 사전회의, 의결서 수정, 실무진 배제 사이에 어떤 연결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권익위의 독립적인 심의 절차가 권력을 위해 훼손됐다면 그 책임을 지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물어야 한다. 권익위 간판에는 아직도 ‘청렴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그 문구를 다시 사용할 수 있으려면 먼저 권익위 내부에서 벌어진 일을 숨김없이 밝혀야 한다. 반부패기관의 신뢰는 홍보 문구나 사과문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권력 앞에서 법을 굽힌 사람이 누구인지 가려내고 그에 맞는 책임을 묻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2026-07-20 16:05:05
-
이란, 하메네이 장례식 공식 개시…반미 구호 속 엿새 애도
[경제일보] 이란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 절차를 공식 시작했다.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진 뒤 전쟁 상황 탓에 장례를 미뤄온 지 4개월여 만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이자 건국 250주년인 4일 장례가 본격화되면서 이란 내부의 반미·반이스라엘 정서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 장례식은 4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대형 예배장소인 이맘호메이니 대모살라 광장에서 시작됐다. 하메네이의 운구 행렬이 도착하기 전부터 광장 주변에는 추모객이 몰렸다. 일부 조문객들은 복수를 상징하는 붉은 깃발을 들고 “미국에 죽음을”, “복수”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란 당국은 장례 기간 대규모 추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고 교통, 숙박, 식사 지원에 나섰다. 로이터는 이란 당국이 앞으로 이어질 장례 행렬에 수백만명의 동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메네이는 1989년 최고지도자에 오른 뒤 37년간 이란의 정치와 군사, 종교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인물이다. 그의 장례는 단순한 추모 행사가 아니라 이슬람공화국 체제 결속을 과시하는 정치적 무대이기도 하다. 장례 일정은 오는 9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테헤란 모살라에서 일반 조문이 진행된 뒤 운구는 이란 중부 종교도시 곰으로 옮겨진다. 이후 이라크의 시아파 성지 나자프와 카르발라에서도 장례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마지막 매장은 하메네이의 고향이자 이란 북동부의 대표 시아파 성지인 마슈하드 이맘 레자 성지 인근에서 진행된다. 하메네이는 지난 2월28일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관저에서 가족 일부와 함께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람 장례 관습상 매장은 사망 직후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전쟁과 보안 위험 때문에 장례는 휴전 이후로 연기됐다. 이란 입장에서는 이번 장례가 전쟁을 견뎌냈다는 체제의 내구성을 보여주는 행사이자 대미·대이스라엘 강경 기조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군과 경찰, 바시즈 민병대의 경계가 강화됐다. 이란은 장례 기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장례가 미국 독립기념일과 겹쳤다는 점도 상징성이 크다. 이란은 하메네이 장례를 통해 반미 결집을 극대화하려 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요구도 내부 여론을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관심은 하메네이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 현 최고지도자의 참석 여부에도 쏠린다. 모즈타바는 부친이 숨진 2월28일 공습 당시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공개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례식에 직접 참석할 경우 새 권력의 정통성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장면이 될 수 있지만 불참할 경우 건강 이상설과 권력 장악력 논란이 다시 커질 수 있다. 하메네이 장례식은 추모와 정치가 뒤섞인 장면이다. 이란 지도부는 대규모 조문 행렬을 통해 체제 결속과 반미 저항의 상징을 만들려 한다. 그러나 장례식이 끝난 뒤 이란이 마주할 현실은 더 복잡하다. 전쟁의 상처, 제재로 약해진 경제, 새 최고지도자의 정통성 문제, 미국과의 후속 협상이 동시에 남아 있다. 하메네이의 관이 마슈하드에 묻힌 뒤에도 이란 권력의 불안정성은 쉽게 묻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2026-07-04 12:45:49
-
백악관 인근서 총격…트럼프 관저 체류 중 '안전'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머물던 23일(현지시간) 저녁 백악관 인근 검문소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비밀경호국 요원들을 향해 총을 발사했고, 경호국 요원들의 대응 사격을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당시 백악관 안에 있었지만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비밀경호국은 이날 오후 6시 직후 워싱턴DC 17번가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NW 인근 백악관 보안 검문소에서 한 남성이 가방에서 총기를 꺼내 요원들을 향해 발사했다고 밝혔다. 경호국 요원들은 즉각 대응 사격을 했고, 용의자는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사건 현장은 백악관 서쪽 출입구와 가까운 곳으로, 아이젠하워 행정동과도 지척이다. 총격 직후 백악관은 한때 봉쇄됐고, 현장에 있던 취재진은 북쪽 잔디밭에서 브리핑룸 등 안전한 장소로 대피했다. AP는 백악관 취재진이 여러 발의 총성을 들은 뒤 대피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총격 과정에서 행인 1명도 총에 맞아 다쳤다. 다만 이 행인이 용의자의 총격에 맞았는지, 경호국의 대응 사격 과정에서 맞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비밀경호국 요원 가운데 부상자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당시 백악관에 있었지만 이번 총격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비밀경호국은 밝혔다. AP도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백악관에 있었으며 다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카쉬 파텔 FBI 국장은 엑스를 통해 “FBI가 현장에 출동해 백악관 인근 총격에 대응하는 비밀경호국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밀경호국 역시 사건 직후 17번가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인근 총성 신고를 확인 중이라고 공지했다. 폭스뉴스는 현장 취재진을 인용해 총을 든 남성이 백악관 서쪽 17번가 게이트 근처로 접근한 뒤 권총으로 보이는 무기를 꺼내 발사했고, 비밀경호국이 곧바로 대응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초기 보도 단계에서 총격 횟수와 구체적 동선은 매체별로 다소 차이가 있어, 최종 수사 결과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개인 일정을 취소하고 백악관에 머물던 중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 큰 긴장감을 낳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 핵협상과 중동 정세 대응 등을 이유로 백악관 체류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주변에서 총격이 발생하면서 대통령 경호 체계와 워싱턴DC 도심 보안에도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백악관 주변과 대통령 관련 행사에서 잇따라 보안 위협이 발생한 점도 부담이다. AP는 이번 사건이 최근 백악관 인근에서 발생한 여러 보안 사건에 이어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정치적 동기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국 내 정치 폭력과 대통령 경호 위험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이다. 수사의 초점은 용의자의 신원과 동기, 사전 경고 신호, 총기 확보 경위에 맞춰질 전망이다. 로이터는 용의자가 과거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인물로 파악됐고 접근 금지 명령 대상이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나 백악관을 직접 겨냥했는지 여부는 아직 수사 중이다. 이번 사건은 대통령 신변에는 피해가 없었지만, 백악관 외곽 검문소가 실제 총격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경호국의 신속한 대응으로 용의자는 백악관 경내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행인 부상까지 발생하면서 민간 밀집 지역과 국가 최고 권력기관이 맞닿아 있는 워싱턴 도심 보안의 취약성이 다시 드러났다.
2026-05-24 10:12:38
-
포스코이앤씨, 대전 관저동 '더샵 관저아르테' 견본주택 개관 外
[경제일보] 포스코이앤씨는 대전 서구 관저동 일대에 조성될 ‘더샵 관저아르테’의 견본주택을 개관하며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고 29일 밝혔다. ‘더샵 관저아르테’는 대전광역시 서구 관저동 일원에 지하 3층~지상 최고 25층, 9개 동, 총 951가구 규모로 들어선다. 전용면적별 구성은 △59㎡ 143가구 △84㎡ 450가구 △104㎡ 287가구 △119㎡ 71가구로, 중소형부터 중대형까지 고르게 구성된 대단지 아파트다. 견본주택은 대전 서구 관저동 1747번지 일원에 내달 1일 개관한다. 입주는 오는 2029년 6월 예정이다. 청약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해 다음 달 6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7일 1순위, 8일 2순위 순서로 진행된다. 당첨자는 14일 발표되며 정당계약은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이뤄질 계획이다. 1순위 청약은 청약통장 가입기간 6개월 이상과 지역·면적별 예치금액 요건을 충족한 만 19세 이상이면 세대주·세대원 구분 없이 신청할 수 있다. 유주택자도 가능하고 재당첨 제한이 없어 기존 당첨 이력이 있는 수요자도 참여할 수 있다. 비규제지역 민영주택으로 전매 제한은 6개월이며 거주의무기간은 없다. 단지 외관에는 포스코 프리미엄 강재 ‘포스맥(PosMAC)’을 적용한 특화 측벽과 커튼월룩 디자인을 도입해 입면의 완성도와 상징성을 높였다. 동 간 간격을 넉넉히 확보하고 조경을 고려한 배치 설계를 통해 대단지에 걸맞은 주거 환경을 구현했다. ‘더샵 관저아르테’는 관저더샵과 관저더샵2차에 이어 관저지구 내 세 번째로 공급되는 더샵 브랜드 단지다. 병·의원과 학원, 상업시설이 이미 갖춰진 관저지구 중심부에 들어서며 근린공원과 체육공원 등 녹지 공간도 여럿 갖췄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진잠네거리역(예정)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서대전IC와 도안대로를 통해 대전 전역으로의 이동도 수월하다. 인근에는 초·중·고교와 제3시립도서관(계획)이 예정돼 있다. 포스코이앤씨 분양 관계자는 “관저지구는 이미 생활 인프라가 완성된 지역으로 신규 주거 공급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더샵 관저아르테는 관저 더샵 브랜드타운을 완성하는 단지로 지역을 대표하는 주거 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소방배관 흔들림 방지 기술’ 국토부 건설신기술 인증 획득 롯데건설은 두산건설, HL디앤아이한라, 메이크순과 공동으로 개발한 ‘수직·수평배관 일체형 4방향 흔들림 방지 버팀대에 의한 배관지지 기술’이 국토교통부로부터 건설신기술 인증을 취득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신기술은 지진 발생 시 진원으로부터 가해지는 지진파 및 지진하중으로 인한 소방배관의 파손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지난 2015년 ‘소방시설의 내진설계기준’ 제정 이후 국내에 도입된 배관 내진기술은 그동안 미국, 중국 등에서 100% 제품을 수입하여 사용해 왔다. 이에 메이크순이 개발·설계 및 시제품 제작을 담당하고 롯데건설 등 3개 건설사가 현장 적용의 한계점 등을 도출한 보완 연구 끝에 신기술 개발 및 국산화에 성공했다. 기존에 사용되던 2방향 흔들림 방지 버팀대 기술은 지진 발생 시 버팀대가 있는 곳은 움직임이 적었다. 하지만 버팀대로부터 떨어진 배관은 지렛대 원리에 의해 크게 흔들려 파손되기 쉬운 단점이 존재했다. 이번에 개발된 4방향 기술은 2방향 버팀대 2개를 하나의 배관연결장치에 일체형으로 설치해 배관을 동시에 지지함으로써 내진성능을 한층 향상시키고 배관 손상을 더욱 효과적으로 방지한다. 이 기술은 탄소배출량과 원자재 사용을 대폭 줄이는 친환경 공법이기도 하다. 500세대 규모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 기준으로 기존 39개소에서 25개소만 설치하면 된다. 이에 따라 공사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1만7567㎏에서 9032㎏으로 약 51% 감소하며 원자재 사용량 역시 6958kg에서 3479kg으로 약 50% 절감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해외 기술에 의존하던 소방배관 내진기술을 완전 국산화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자재 및 폐기물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안전성을 극대화한 혁신적인 친환경 공법인 만큼 우수 기술 개발과 현장 적용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영그룹, 무주덕유산리조트 어린이날 기념행사 진행 부영그룹은 무주덕유산리조트가 오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어린이 체험 이벤트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체험 행사는 오는 2일과 3일 양일간 리조트 일대에서 진행된다.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만들기 체험부터 전문 프로에게 배우는 골프 교실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행사 첫날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설천베이스 잔디광장에서 아이들을 위한 풍성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가족 액자 만들기 △나비 날개 만들기 △에코 보온백 만들기 △비즈 팔찌 만들기 등 아이들의 정서 발달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DIY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스포츠와 요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별 클래스도 마련됐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골프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어린이 퍼팅 교실은 양일간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그린밸리 파3 골프장에서 진행된다. 특급호텔 셰프들과 함께하는 쿠킹 클래스 역시 양일간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진행된다. 준비된 반죽을 어린이들이 직접 밀대로 밀고 다양한 모양의 틀로 찍어내며 쿠키를 만들 수 있다. 퍼팅 교실과 쿠킹 클래스는 원활한 진행을 위해 사전 예약이 가능하며 잔여석에 한해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연휴기간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식음 시설과 놀이 시설도 확대 운영한다. 2~4일 티롤 레스토랑에서 조식 뷔페를 운영하며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물썰매장도 2일부터 5일까지 운영해 어린이날 연휴 내내 즐길 수 있다. 회전목마는 2일과 5일 이틀간 운영된다. 부영그룹 무주덕유산리조트 관계자는 “가정의 달을 맞아 리조트를 찾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고자 이번 체험 행사를 기획했다”며 “청정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웃고 즐기는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04-29 10:01: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