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55건
-
-
-
-
-
-
-
-
-
-
카카오톡에서 국민연금 신청까지…카카오, 공공 AI 에이전트 확장
[경제일보] 카카오가 카카오톡에서 국민연금 가입내역 조회부터 임의가입 신청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공공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확대한다. 정보를 안내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행정 업무를 대화창 안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장한 것이다. 카카오톡을 공공서비스 이용 창구로 활용해 AI 서비스의 실용성을 높이고, 향후 다양한 행정 업무를 수행하는 공공 AI 에이전트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30일 카카오는 행정안전부와 시범 운영 중인 대화형 공공서비스 'AI 국민비서'에 국민연금 서비스를 연계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계로 이용자는 카카오톡에서 국민연금 가입내역 조회, 임의가입 신청 가능 여부 확인, 예상 보험료 계산, 임의가입 신청 등을 할 수 있다. 카카오는 지난 17일부터 가입내역 조회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이날부터 임의가입 신청 기능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이용 방법은 대화창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요청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 가입내역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본인인증을 거쳐 가입기간과 납부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임의가입 신청할 수 있어?'라고 물으면 신청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희망하는 소득월액을 입력하면 예상 보험료도 계산해 준다. 가입을 신청할 때는 기준소득월액과 보험료를 확인하고 최종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본인 인증이 필요한 단계에서는 카카오 인증서를 활용한다.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서비스인 만큼 인증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신청 직전에는 예상 보험료와 관련 안내사항을 확인한 뒤 이용자가 최종 동의하도록 구성했다. 기존에는 국민연금 가입 내역을 확인하거나 임의 가입을 신청하려면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등 별도 채널을 이용해야 했다. 이에 카카오는 AI 국민비서에 카카오톡 대화 흐름 안에서 조회와 자격 확인, 보험료 계산, 신청을 연결해 이용자가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 불편을 줄이도록 설계했다. 최근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기존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용자가 자연어로 요청하면 필요한 공공 서비스를 찾아 실행까지 이어주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용자가 별도의 서비스나 앱을 찾아 이동하는 대신 익숙한 대화창에서 행정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해 AI 활용 범위를 일상생활로 넓히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국민연금공단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서비스 연계를 고도화하고, 국민연금을 포함한 다양한 공공 서비스를 하나의 대화 흐름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모두의 AI' 서비스 구축에도 AI 국민비서 운영 경험을 활용할 방침이다. 다양한 공공 서비스를 대화형으로 구현한 경험을 공공 AI 에이전트 제공 과정에 적용해 서비스 확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국민연금 서비스 연동은 민감한 공공 서비스도 안전한 절차를 통해 카카오톡 대화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실행형 공공 AI 서비스'로의 진화 사례"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과의 연계를 확대하고 국민 누구나 일상 대화 속에서 필요한 행정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9-30 14:17:09
-
하나은행, 대전에 시니어 특화 '하나더넥스트 라운지' 개설 外
[경제일보] 하나은행이 지난 17일 대전광역시에 시니어 세대 맞춤형 특화 채널인 '하나더넥스트 대전 라운지'를 개설했다고 18일 밝혔다. 대전 라운지는 충청권에 처음 문을 연 하나더넥스트 라운지다.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정부대전청사 등 연구·공공 인프라가 밀집한 지역 특성을 반영해 △은퇴설계 △상속·증여 △유언대용신탁 △투자전략 등 금융 솔루션을 제공한다. 건강관리와 문화·여가, 주거 등 비금융 분야의 라이프케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 등 '4층 연금'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평생소득설계' 상담도 상시 진행한다. 정기적인 세미나와 치매안심 금융센터, 치매안심 아카데미 등 시니어 대상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대전 라운지가 들어선 대전 대흥동 건물에는 지역 중장년층의 재취업과 복지 등을 지원하는 대전중장년지원센터도 자리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개소를 기념해 지역 시니어 고객 30여명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었다. 하나더넥스트 전문 컨설턴트가 연금관리 방법을 설명하고 하나은행 리서치 전문가가 하반기 금융시장과 주요 투자전략을 소개했다. 하나은행은 현재 서울 4곳과 대구·대전 각 1곳에서 하나더넥스트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연내 주엽과 부평대로, 광주 등으로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진우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은 "하나더넥스트 대전 라운지는 단순한 자산관리를 넘어 손님들의 노후 생활을 아우르는 비금융 라이프케어부터 '평생소득설계'까지 손님의 삶 전반을 지원하는 전문 복합공간"이라며 "앞으로도 하나은행의 강점인 종합 자산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손님들의 평생 금융 파트너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우리은행, WON뱅킹서 세금·월세 환급 조회부터 신청까지 우리은행이 택스테크 스타트업 덧셈컴퍼니와 제휴해 우리WON뱅킹에서 세금 환급금을 조회하고 신청할 수 있는 '세금돌려받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고객은 별도 플랫폼에 가입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고 우리WON뱅킹에서 환급금 조회부터 신청까지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는 △종합소득세 과다 납부액을 확인하는 '세금 환급'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 등 놓친 세제 혜택을 찾는 '추가 환급' △월세 세액공제 미신청 금액을 확인하는 '월세 환급'으로 구성됐다. 월세 환급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대 5년간의 월세 납부 내역을 바탕으로 공제받지 못한 금액을 조회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환급 신청에 추가 자료가 필요한 경우 사진을 촬영해 제출할 수 있다. 제출 자료는 덧셈컴퍼니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위·변조 여부를 검수한다. 덧셈컴퍼니는 세금 신고·환급 지원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로 지난달 기준 누적 가입자는 166만명, 환급 신청액은 807억원이다. 이광수 우리은행 WON뱅킹사업부 차장은 "세금돌려받기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놓치기 쉬운 환급 혜택을 보다 편리하게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우리WON뱅킹을 중심으로 일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NH농협은행, 농식품 기업 스윗밸런스에 누적 60억원 투자 NH농협은행이 17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신선 샐러드 전문 제조기업 스윗밸런스의 이운성 대표를 초청해 푸드테크 혁신과 기업 성장 사례를 공유하는 행사를 열었다고 18일 밝혔다. 스윗밸런스는 서울대학교 창업동아리 프로젝트에서 출발한 식품 제조기업이다. 10년간 축적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식품 제조 특화 플랫폼 'COMPASS OS'를 자체 개발했으며 이를 활용한 경영 효율화로 지난해 하반기 흑자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월 매출 30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은행은 스윗밸런스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지난 2021년 4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후속 투자를 집행해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은 60억원이다. 이날 이 대표는 '신선 건강 간편식의 미래와 스케일업 전략'을 주제로 △COMPASS OS 기반 경영 혁신 △마켓컬리·코스트코 등 유통채널 다변화 △해외시장 진출 전략 등을 소개했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례를 농식품 분야 유망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성장 단계별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생산적 금융 사례로 공유했다. 향후 농식품 기업의 스케일업과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영우 농협은행 농업·공공금융부문 부행장은 "데이터 기반 운영 혁신을 통해 식품 제조경쟁력을 높이고 흑자 전환까지 이뤄낸 스윗밸런스는 생산적 금융의 의미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며 "앞으로도 유망 농식품 기업의 성장 단계별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스케일업과 해외시장 진출까지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2026-09-18 15:05:37
-
정점식, 정기국회 대여공세 본격화…'정책 전환' 압박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서 이재명 정부의 경제·안보·인사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제1야당의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치안과 부동산, 주식시장, 법치, 국방, 국가 재정, 국민 안전 등 7대 분야를 중심으로 현 정부 국정운영의 문제점을 짚고 ‘정상화 과제’를 제시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며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그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며 이같이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에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주요 공약을 제시했다. 정 원내대표는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와 관련,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 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사기'"라고 비판하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 원에서 56조 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며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정부 주도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에 대해서는 "최악의 기업 약탈", "재벌 납치"라고 표현하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특정인을 당선시키고 낙선시키기 위한 전격전이었다"고 비판했다. 이후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걸림돌이 되자 쟁의 기준을 시행 지침으로 적용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노란고무줄법"이라고 지적하며 "국민의힘이 노란봉투법에서 원청의 사용자성과 교섭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도록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가채무 증가 속 확장 재정 기조도 지적, "휘발유를 뿌려 불을 끄겠다는 소리다. 미래 대응이 아니라 미래 약탈"이라며 "국가의 재정을 지키겠다. 초과 세수가 생기면 나랏빚부터 갚고 미래세대에 빚을 떠넘기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정부 개입을 차단하고, 수익성과 안전성을 원칙으로 운용될 수 있게 하겠다"며 "근로소득에 따른 노령연금 감액도 폐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표는 외교·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도 "북한의 도발에 맞서 한미 간 핵 공유,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F-35 전투기 전술핵 탑재 훈련 등으로 핵 억제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대북 정책에 대해선 "대북 굴종 노선은 대국민 사기극으로 시작해서 대국민 인질극으로 끝난 것"이라고, 국방 정책에 대해선 방첩사 해체와 사관학교 통합 등을 언급하며 "국방을 안으로부터 썩어들어가게 할수록 환호하는 사람은 북한 김정은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의 이번 연설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이 정기국회에서 어떤 야당의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연설을 시작으로 오는 9일부터 대정부질문이 이어지고, 이후 개각 인사청문회까지 예정돼 있어 정기국회 초반부터 여야의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정부 정책의 허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반면 민주당은 국정운영의 성과와 민생 정책을 앞세워 맞설 가능성이 크다.
2026-09-08 10:31:42
-
-
'여기저기 사장님'…자영업 과잉의 한국경제
[경제일보] 한국 경제의 특징 중 하나는 자영업자가 많다는 점이다. 골목마다 음식점과 카페, 편의점, 미용실, 학원, 배달·운송 사업자가 몰려 있다. 외형상으로는 창업 열기가 강한 사회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 조기 퇴직, 재취업 시장의 한계, 사회안전망의 빈틈이 함께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의 202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비임금근로자는 655만4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2.6%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43만5000명,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24만1000명이었다.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를 함께 포함하는 개념이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의 자영업 비중은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편으로 분류된다. 다만 국가별 통계는 단순 비교에 주의가 필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영업률은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지만, 국가마다 법인화된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처리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세계은행의 국제노동기구(ILO) 모델 추정치도 고용주, 자기계정근로자, 생산자협동조합원, 무급가족종사자 등을 자영업 범주에 포함한다. 그럼에도 큰 흐름은 분명하다. 한국은 자영업자만 따로 봐도 20% 안팎, 무급가족종사자를 포함한 비임금근로자 기준으로는 20%대 초반 수준이다. 반면 미국은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 자릿수 중후반에서 10% 안팎으로 집계되고, 독일과 일본도 대체로 10% 안팎으로 한국보다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높은 자영업 비중은 단순한 개인 선택의 결과라기보다 노동시장 구조가 만들어낸 현상에 가깝다. 경제가 고도화될수록 영세 자영업 비중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전문 서비스 기업이 구매력과 물류, 마케팅, 디지털 시스템을 앞세워 개인 점포를 대체하거나 흡수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더 낮은 가격과 표준화된 서비스를 선택하고 근로자는 사업 위험을 직접 부담하는 자영업보다 안정적인 임금근로를 선호하게 된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에서 자영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임금근로자가 의료보험, 연금, 유급휴가, 실업보험 등 각종 제도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실직하더라도 실업급여와 재취업 지원을 통해 일정 기간 버틸 수 있다. 약국, 슈퍼마켓, 식당, 자동차 정비, 요양 서비스 등 생활 서비스의 상당 부분도 대형 체인과 기업 중심으로 운영된다. 개인이 점포를 열어 생계를 해결해야 할 압력이 한국보다 낮은 셈이다. 창업과 유지 비용도 차이가 있다. 미국과 유럽은 건축·소방·위생 규정, 장애인 편의시설 기준, 노동법 준수 부담이 크다.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무리한 생계형 창업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다만 유럽도 국가별 차이는 크다.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는 가족 사업과 관광·소매 서비스 비중이 커 북유럽이나 독일보다 자영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한국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압축 산업화 과정에서 농촌 인구가 도시로 빠르게 이동했지만 기업 일자리가 이를 모두 흡수하지 못했다. 제조업과 대기업은 성장했지만 직접 고용의 폭은 제한적이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복지 격차도 커졌다. 안정적인 일자리에 진입하지 못한 인력은 소규모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개인서비스업으로 흘러갔다. 조기 퇴직과 늦은 실질 은퇴도 한국 자영업 구조를 키운 요인이다. 50대 전후로 주된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많지만 경력을 살릴 재취업 시장은 충분하지 않다.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소득 공백이 발생하고 퇴직금은 생계형 창업의 초기 자금으로 쓰인다. 음식점, 카페, 편의점, 프랜차이즈, 배달·운송업 등은 비교적 진입이 쉽지만, 같은 업종에 창업자가 몰리면서 과당경쟁이 반복된다. 자영업은 한국 경제에서 일종의 완충지대 역할을 해왔다. 기업과 노동시장이 충분히 흡수하지 못한 인력을 받아들이고, 퇴직 이후 소득 공백을 메우는 제2의 노동시장 기능을 해온 것이다. 문제는 이 완충지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 증가보다 점포 수가 빠르게 늘면 매출은 나뉘고, 임대료와 인건비, 원재료비, 플랫폼 수수료 부담은 커진다. 결국 상당수 자영업자는 ‘사장’이라는 이름과 달리 장시간 노동과 낮은 수익성에 노출된다. 동아시아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의 구조는 독특하다. 일본은 장기고용 문화와 정년 후 재고용 제도, 대형 유통망 발달로 한국보다 자영업 비중이 낮은 편이다. 중국은 농업 인구와 비공식 경제, 플랫폼 노동 비중이 커 자영업률이 높게 나타날 수 있지만, 이는 OECD 회원국 중심의 선진국 비교와는 별도로 봐야 한다. 대만은 중소기업과 소규모 제조업 생태계가 발달해 자영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으로 평가되지만, 공식 통계 기준을 따로 확인해 비교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자영업 문제를 창업 지원만으로 풀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창업 교육과 금융 지원이 필요하더라도 이미 포화된 업종에 더 많은 창업자를 밀어 넣는 방식은 한계가 크다는 것이다. 핵심은 양질의 임금 일자리 확대, 중장년 재취업 시장 개선, 직업훈련 강화, 실업·연금 안전망 보완으로 꼽힌다. 한 노동시장 전문가는 “한국의 높은 자영업 비중은 창업 정신이 강해서라기보다 노동시장이 충분한 선택지를 제공하지 못한 결과에 가깝다”며 “자영업자는 경제 활력의 한 축이지만, 동시에 임금 노동시장이 흡수하지 못한 인력이 스스로 위험을 떠안는 구조의 반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영업 대책은 소상공인 지원 정책인 동시에 고용·복지·은퇴 정책이어야 한다”며 “창업하지 않아도 버틸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와 재취업 기회, 실업·연금 안전망을 넓히는 것이 근본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2026-08-08 06:0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