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411건
-
-
-
-
멈췄던 리모델링 다시 꿈틀…건설사 공략에 제도 완화도 가세
[경제일보] 대형 건설사들이 서울·수도권 노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재건축 추진이 쉽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빠른 주거환경 개선을 원하는 단지를 겨냥해 상품 특화와 시공기술, 무이주 주거개선 등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는 방식이다. 정부와 서울시도 인허가 기준 완화·지원책 마련을 추진하면서 한동안 위축됐던 리모델링 시장에 다시 힘이 실릴지 관심이 모인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은 서울·수도권 노후 아파트를 대상으로 리모델링 수주와 기술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재건축을 선택하는 단지가 늘어난 상황에서도 높은 기존 용적률이나 사업기간 등을 이유로 리모델링을 검토하는 곳이 남아 있어 업체별 대응 방식도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를 활용하면서 평면과 설비, 주차장, 커뮤니티 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건축의 대안으로 꼽힌다. 특히 추가 용적률 확보가 쉽지 않거나 사업기간을 줄이려는 곳에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기존 구조체를 유지하는 만큼 구조 보강과 지하주차장 확대, 설비 교체 등에 별도의 시공 기술이 필요해 준공 경험과 기술력이 수주 경쟁의 주요 요소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주요 건설사들도 각사가 가진 강점을 시장에서 앞세우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푸르지오 리모델링주택조합에 ‘넥스트 리모델링’을 적용한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2000년 준공된 3개동 237가구 규모 단지로 지난해 선보인 넥스트 리모델링을 실제 적용하는 첫 사업지다. 넥스트 리모델링은 기존 지하·지상 구조체를 활용하면서 세대 내부와 공용부의 설비, 마감재, 외관 등을 다시 설계하는 형태다. 반포푸르지오 전용 84㎡에는 특화 평면 ‘N.캔버스’를 적용하고 공용부에는 ‘N.커먼스’를 제안했다. AI 기반 주차와 로봇 발렛, 주거 플랫폼 ‘홈닉’을 연계하는 방안도 입찰안에 담았다. 포스코이앤씨는 다수의 수주·준공 경험과 시공기술을 앞세운다. 2014년 리모델링 시장에 진출한 이후 46개 단지에서 약 14조3000억원을 수주했고 최근 3년간 수주액만 5조4000억원에 달한다. 개포 더샵 트리에와 더샵 둔촌포레, 잠실 더샵 루벤 등을 준공했으며 현재 7개 단지에서 철거 또는 본공사가 한창이다. 기술 분야에서는 3D 레이저 스캐닝과 건축정보모델링(BIM)으로 기존 구조체와 새로 설치하는 부분 사이의 오차를 줄이고 소구경 파일과 탑다운 공법 등을 활용해 지하 공간을 확보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리모델링 아파트에 특화한 층간소음 저감 기술 ‘안울림R’도 개발했다. 현대건설은 입주민이 이주하지 않고 단지를 개선하는 ‘더 뉴 하우스’를 지난해 선보였다. 거주 구역과 공사 구역을 단계별로 나눠 외관과 조경, 설비, 유휴공간 등을 손보는 구상이다. 지난해 삼성동 힐스테이트2단지를 첫 적용 대상으로 공개했다. 물론 리모델링의 경우 재건축보다 사업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약점이 존재한다. 세대 수 증가가 기존 가구의 15% 이내로 제한돼 일반분양을 통한 사업비 확보 폭이 상대적으로 좁기 때문이다. 공사비가 오른 상황에서는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수직증축을 선택하면 별도의 안전성 검토까지 거쳐야 한다. 주민 동의와 인허가에 시간이 걸리면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단지도 적지 않다. 이러한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정부는 관련 제도를 손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주택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리모델링 인허가에 필요한 동의율을 기존 75%에서 70%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안전성 검토기관도 추가해 심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병목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도 리모델링 지원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달 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리모델링도 재건축과 똑같은 반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주고 촉진책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높은 용적률이나 사업기간 때문에 재건축이 쉽지 않은 단지에서는 여전히 리모델링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관련 제도 개선과 공사비 부담 완화가 맞물리면 시장도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6-10-15 09:25:30
-
-
글로벌 VC a16z 한국 방문…AI 반도체·인프라 협력 가능성 타진
[경제일보]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인공지능(AI) 하드웨어와 인프라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 기회를 모색한다. AI 모델 경쟁이 반도체와 메모리, 컴퓨팅, 데이터센터 등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 경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대규모 AI 연산에 필요한 반도체·메모리와 제조 역량, 로보틱스 분야가 주요 협력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국내 기업의 기술력을 글로벌 투자와 사업 협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12일 a16z는 라구 라구람 매니징 파트너 겸 제너럴 파트너가 인프라 투자팀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한은 a16z가 지난달 AI 하드웨어와 인프라 기술에 특화된 11억 달러(약 1조3400억원) 규모의 '머신 에이지 펀드'를 조성한 이후 이뤄진다. a16z는 국내 AI 하드웨어·인프라 기업 및 산업 관계자들과 만나 기술 개발과 사업화 기회를 논의하고, 자사 포트폴리오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살펴볼 계획이다. 머신 에이지 펀드는 AI 산업의 성장에 필요한 기반 기술에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조성됐다. 투자 대상은 반도체와 컴퓨팅, 메모리, 네트워크 등 핵심 하드웨어부터 전력과 냉각,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분야 전반이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거나 기존 기술의 한계가 뚜렷한 영역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잠재력이 있는 신생기업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학습·추론하는 데 필요한 연산 자원과 메모리, 네트워크, 전력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서비스 확장에 제약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확대될수록 연산 성능뿐 아니라 전력 효율과 냉각, 데이터 처리 능력 등도 사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a16z가 한국과의 주요 협력 분야로 반도체와 로보틱스를 꼽은 것도 이 같은 산업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a16z는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와 첨단 제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AI 컴퓨팅 인프라와 하드웨어 생태계에서 협력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로보틱스 역시 AI 기술이 실제 물리적 환경으로 확장되면서 관심 분야로 제시됐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글로벌 투자 자금과 해외 사업 네트워크를 확보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AI 반도체와 메모리 분야에서는 연산 성능과 데이터 처리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중요하고, 로보틱스에서는 AI 모델을 실제 기계와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제조 역량이 필요한 것으로 꼽힌다. 국내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을 a16z의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과 연결할 수 있다면 공동 사업이나 해외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방한을 이끄는 라구 라구람은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AI 인프라 전반의 투자를 담당하고, 성장 단계 포트폴리오 기업의 글로벌 전략을 총괄한다. a16z에 합류하기 전에는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 VM웨어에서 약 20년간 제품 및 경영 분야 주요 직책을 맡았으며,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다.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을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AI 인프라 분야의 투자와 기업 성장 전략을 맡고 있다. 라구 라구람 a16z 제너럴 파트너는 "AI의 발전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기술 인프라 전반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며 "한국은 반도체와 로보틱스 등 핵심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과 탄탄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 기업 및 산업 관계자들과 직접 만나 새로운 기술과 사업 기회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10-12 15:59:14
-
-
-
-
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에 웃고 울었다…'기술 집중 DNA'의 명암
[경제일보]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에서 성장과 위기를 함께 경험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를 건조한 기술력은 회사를 차별화했지만, 공사 지연과 원가 증가는 실적을 짓눌렀다. 고난도 제품에 집중한 전략은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사업 관리의 한계도 드러냈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 세계 신조 FLNG 11기 가운데 7기를 수주했다. 회사가 집계한 누적 계약금액은 155억 달러다. 과거 손실을 겪고도 해양사업을 이어온 회사는 건조 경험을 후속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있다. 기술력을 지속적인 이익으로 바꾸려면 설계·원가·공정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고난도 기술의 명암 삼성중공업은 1974년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에 맞춰 출범했지만, 1차 오일쇼크에 따른 경기 침체로 조선소 건설을 미루고 산업기계에 집중했다. 이후 1977년 우진조선을 인수해 삼성조선을 설립하며 조선업에 진입했다. 거제조선소의 첫 도크는 1979년 12월 완공됐다. 이듬해에는 호주 선주가 발주한 2100톤급 석유시추보급선 두 척을 처음 진수했다. 이후 어떤 제품을 주력으로 삼느냐가 회사의 경쟁력을 결정했다. 오늘날 LNG운반선과 FLNG 중심의 사업 구조도 제품 선택과 기술 축적의 결과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글로벌 조선 시황에 따라 부가가치가 높은 고수익 선박을 위주로 영업 전략을 확립했다”고 했다. LNG운반선은 이 전략의 대표 선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026년 한국 조선업 검토 보고서에서 삼성중공업의 강점을 해양플랫폼과 고사양 LNG운반선으로 설명했다. 높은 단가와 복잡한 엔지니어링에 집중한 사업 모델이라는 평가다. 상징적인 프로젝트가 프렐류드 FLNG다. 삼성중공업은 프랑스 테크닙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1년 쉘로부터 수주했다. 길이 488m, 폭 74m의 설비는 2017년 6월 거제조선소를 떠났다. 천연가스를 해상에서 액화·저장해 출하하는 시설을 거대한 부유식 구조물에 담아냈다. 그러나 기술적 성취가 안정적인 이익을 보장하지는 않았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 잠정 실적 발표에서 연간 영업손실 1조5019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수주잔고의 원가를 재점검하고 예상 공사비 증가분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해양설비 건설 지연에 따른 비용 증가도 손실의 배경이었다. 대형 프로젝트는 설계와 자재 조달, 제작 일정이 맞물린다. 설계 변경은 자재 투입과 제작 순서를 바꾸고, 공정 지연은 인력과 설비 사용 기간을 늘린다. 추가 비용을 계약에 따라 회수할 수 있는지도 이익을 좌우한다. 높은 계약금액만큼 수행 과정의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 삼성중공업은 2015~2022년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한 뒤 2023년 흑자로 돌아섰다. 당시 발표한 영업이익은 2333억원이었다. 한겨레는 선박 가격이 회복된 시기에 수주한 물량이 실적에 기여했다고 보도했다. 회복에는 기술 축적과 함께 시장 여건과 수주 시점도 작용했다. 경험을 수익으로 과거 경험을 후속 사업에 활용하는 방식이 ‘레슨런드(Lessons Learned) 시스템’이다. 이전 공사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분석해 설계와 공정을 최적화하는 체계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FLNG 계약에서도 이를 적용해 표준화 수준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FLNG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차기 프로젝트에 발생이 가능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레슨런드 시스템’을 운영해 효율적으로 공정을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회사는 대형 FLNG의 설계부터 시운전까지 통합 수행하는 EPC(설계·조달·시공) 역량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개별 프로젝트의 경험을 반복해서 활용하는 데 있다. 앞선 공사에서 확인한 문제를 다음 설계와 제작 일정에 반영하면 같은 위험에 다시 노출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다만 표준화 효과를 확인할 공개 수치는 부족하다. 회사는 공정 효율과 원가 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건조기간과 비용 감소분은 계약·영업 기밀을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실제 성과는 설계 변경과 공정 지연, 예상 원가와 실제 원가의 차이가 얼마나 줄었는지로 판단해야 한다.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2307억원, 영업이익은 3250억원이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약 20%, 59%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10.1%를 기록했다. 회사는 조업일수 증가와 글로벌 오퍼레이션 생산 본격화 등을 주요 요인으로 제시했다. 다만 상선과 FLNG의 기여도는 구분해 밝히지 않아 표준화와 실적 개선의 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생산 기반 강화에는 디지털·인공지능(AI)·로보틱스 전환을 묶은 ‘3X’를 활용하고 있다. 회사는 각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순차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수행 단계에 맞춰 설계·제작·시운전 역량을 배치하는 일도 수익성을 지키는 과제다. 외부 위험도 남아 있다. 로이터는 지난해 6월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와의 쇄빙선 관련 계약 두 건이 해지됐다고 보도했다. 계약 규모는 총 4조8500억원으로, 같은 금액의 손실을 뜻하지는 않는다. 회사는 싱가포르 국제중재가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상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의 기술 집중 전략은 차별화된 제품과 긴 적자의 역사를 함께 남겼다. 앞으로의 성장은 수주 규모와 수행 능력에 달려 있다. 축적한 경험을 설계와 공정에 반영해 계약 당시 예상한 원가와 납기를 지켜내는 것이 지속적인 이익 창출의 관건이다.
2026-10-07 17:22:45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