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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차기 대표 인선 임박…'유한맨' 전통 깨고 외부 전문가 품나
[경제일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앞두고 있다. 조욱제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 종료되는 가운데 김열홍 연구개발(R&D) 총괄사장, 이병만 경영관리본부장 부사장, 유재천 약품사업본부장 부사장 등이 차기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오랜 기간 내부 출신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이어온 유한양행의 승계 기조가 유지될지, 외부에서 영입한 R&D 전문가에게 경영을 맡길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조욱제 대표 후임 인선을 위한 내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조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유한양행은 대표이사에게 3년 임기를 부여하고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도록 해 조 대표는 지난 2021년 대표 취임 이후 한 차례 연임했다. 차기 대표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대표이사에 오르는 절차를 밟게 된다. 유한양행의 차기 대표 인선이 주목받는 이유는 후보군에 외부 출신 R&D 전문가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김열홍 사장은 고려대 의대 교수 출신으로 지난 2023년 유한양행에 합류했다. 현재 R&D를 총괄하며 신약 연구개발을 이끌고 있다. 반면 이병만 부사장과 유재천 부사장은 오랜 기간 유한양행에서 근무한 내부 인사다. 이 부사장은 지난 1986년 입사해 영업과 홍보, 약품사업, 경영관리 등 주요 보직을 거쳤고, 유 부사장은 지난 1994년 입사해 종합병원사업부장과 마케팅부문장 등을 맡았다. 앞서 유한양행은 수십 년간 유지해온 전문경영인 승계 방식을 유지해 왔다. 유한양행은 창업주 유일한 박사가 지난 1969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이후 내부에서 성장한 인사를 대표로 선임해온 바 있다. 유한양행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도 차기 대표 후보군을 선임 2~4년 전부터 관리·육성하고, 정기 주주총회 약 6개월 전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하는 승계 절차가 담겨 있다. 통상적인 승계 일정과 비교하면 이번 인선은 다소 늦어진 상황이다. 기존 대표 선출에는 차기 대표 후보를 총괄부사장 등으로 미리 선임해 경영 전반을 맡기는 방식이 활용됐다. 이정희 이사회 의장은 지난 2014년 총괄부사장에 선임된 뒤 이듬해 대표이사에 올랐고, 조 대표 역시 지난 2020년 총괄부사장을 거친 뒤 대표에 취임했다. 다만 올해는 9월이 지나가는 시점에도 차기 대표가 공식 확정되지 않았다. 차기 대표가 맡게 될 경영 규모도 만만치 않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2조1056억원으로 전년 2조84억원에서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02억원으로 전년 701억원보다 약 57% 늘었다. 연구개발비로만 1973억원을 집행했다. 매출 2조원 시대에 들어선 만큼 차기 대표는 단순히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넘어 연구개발 투자와 수익성, 글로벌 사업 확대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으로 평가된다. 특히 차기 리더십의 핵심 과제로는 '포스트 렉라자' 확보가 꼽힌다. 유한양행은 조욱제 대표 체제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글로벌 상업화 성과를 본격화했다. 렉라자는 얀센에 기술이전된 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가 확대되면서 유한양행의 신약개발 역량을 선보이고 있다. 문제는 하나의 글로벌 신약 성과에 의존하지 않는 연구개발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차기 대표는 후속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임상 단계별 투자를 결정하는 동시에 기술이전과 자체 상업화 등 사업화 전략까지 판단해야 한다. 특히 유한양행이 지난해 약 200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한 만큼 투자 규모를 유지하면서도 이를 후속 매출과 글로벌 성과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수익성 관리도 차기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크게 늘었지만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5%대 수준이다. 신약 연구개발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투자 확대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차기 대표가 연구개발 투자와 기존 의약품 사업의 수익성을 어떻게 배분할지가 중요한 경영 판단이 될 전망이다.
2026-09-24 14: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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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은행 자문에서 국내 최대 로펌까지…김앤장 53년
[경제일보] 김앤장은 법정이 아니라 기업의 계약서에서 출발했다. 1973년 김영무·장수길 변호사가 문을 연 김·장 법률사무소의 초기 고객은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이었다. 국내 은행과 기업이 해외에서 자금을 빌릴 때 계약서를 검토하고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를 자문했다. 변호사의 주된 무대가 법정이던 시절, 김앤장은 기업의 거래 현장으로 먼저 들어갔다. 53년이 지난 지금 김앤장은 국내 최대 로펌이다. 변호사만 1400명이 넘고 변호사를 포함한 법률전문가는 2000명을 웃돈다. 2025년 매출은 업계에서 1조6000억~1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2위권 대형 로펌과도 상당한 격차를 두고 있다. 처음부터 이런 규모였던 것은 아니다. 김앤장보다 먼저 기업법무 시장에 자리 잡은 법률사무소도 있었다. 김앤장이 선두로 치고 올라온 과정에는 한국 기업이 다음에 필요로 할 법률서비스를 먼저 준비하는 방식이 있었다. ◆ 판·검사 대신 기업법무 택한 김영무 창업자 김영무 변호사의 이력부터 당시 법조계의 통상적인 경로와 달랐다. 1964년 제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지만 판사나 검사가 되지 않았다. 서울대 사법대학원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대 로스쿨에서 비교법을 공부했고 하버드 로스쿨에서 J.D. 학위를 받았다. 1970년에는 미국 일리노이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1970년대 한국 기업들은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며 빠르게 성장했다. 차관을 들여오고 외국 회사와 합작법인을 세우면서 계약도 복잡해졌다. 국내법뿐 아니라 외국법과 국제거래에 익숙한 변호사가 필요해지기 시작했다. 김영무 변호사는 이 시장을 파고들었다. 법정에서 이미 벌어진 분쟁을 해결하는 것보다 기업이 거래를 하기 전 계약을 짜고 위험을 줄이는 업무에 무게를 뒀다. 지금은 흔한 기업법무지만 당시에는 새로운 시장이었다. 장수길 변호사의 합류는 김앤장의 빈 곳을 채웠다. 장 변호사는 고등고시를 거쳐 서울민사지법과 서울형사지법원 판사를 지냈다. 김영무 변호사가 국제거래와 기업자문을 맡았다면 장 변호사는 송무와 중재, 지식재산권을 담당했다. 김앤장이라는 이름은 두 사람의 성에서 따왔다. ◆ 기업이 해외로 나가자 로펌도 따라갔다 김앤장의 성장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과 궤를 같이했다. 1970~1980년대 해외 차관과 외국인 투자가 늘면서 국제금융과 외국인투자 업무가 커졌다. 기업들이 합작회사를 만들고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면서 김앤장이 일찍 쌓은 국제거래 경험을 찾는 기업도 늘었다. 1976년 합류한 정계성 변호사는 금융 분야를 맡았다. 공기업과 기업의 해외 차입, 국제자본시장 업무를 담당했고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 기업의 외자유치와 금융거래를 자문했다. 1980년 입사한 정경택 변호사는 외국인 투자와 M&A, 공정거래 분야를 키웠다. 1983년 GM과 대우자동차의 합작투자, 1991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쌍용정유 지분 인수, 1997년 미국 P&G의 쌍용제지 인수 등 국내 기업법무 시장의 굵직한 거래에 참여했다. 기업의 거래 방식이 바뀔 때마다 김앤장의 조직도 달라졌다. 기업들이 해외에서 돈을 빌리자 금융 전문가가 늘었고 외국 기업의 국내 진출이 많아지자 외국인투자 분야를 키웠다. M&A가 활발해지자 기업거래 변호사를 늘렸고 공정거래 규제가 강화되자 경쟁법 전문가를 붙였다. 김앤장이 몸집을 키운 과정은 변호사를 무작정 늘린 역사와는 거리가 있다. 시장이 먼저 움직였고 그 시장에 맞춰 사람을 채웠다. ◆ 유명 변호사 한 명보다 팀으로 승부 김앤장의 또 다른 특징은 사건을 맡는 방식이다. 대형 사건을 이름난 변호사 한 명에게 맡기기보다 사건 성격에 따라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한 팀으로 묶는다. M&A 사건이라면 기업법무 변호사뿐 아니라 공정거래와 금융, 조세, 노무 전문가가 함께 들어간다. 규제가 걸린 산업에서는 해당 부처나 감독기관을 경험한 전문가도 참여한다. 현재 김앤장 공정거래 분야에는 국내외 변호사와 경제학자, 산업 전문가, 전직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등 150명 넘는 전문인력이 참여하고 있다. 자본시장 분야에도 80명 이상의 전문가가 포진해 있다. 기업 입장에서 대형 로펌을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천억원, 수조원이 오가는 거래나 회사의 존립이 걸린 사건에서는 법률 하나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정거래와 세금, 노동, 인허가 문제가 동시에 터진다. 김앤장은 이를 한 조직 안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인력을 만들어왔다. 젊은 변호사를 키우는 방식에도 일찍부터 해외 경험을 넣었다. 파트너와 후배 변호사가 함께 사건을 맡게 하고 해외 로펌 연수도 활용했다. 정계성 대표도 1982~1983년 미국 뉴욕 셔먼앤드스털링에서 실무를 익혔다. 사건을 맡아 경험을 쌓고 해외에서 새로운 거래 방식을 익힌 변호사들이 돌아와 다시 큰 사건을 맡았다. 이 과정이 수십 년 반복되면서 분야별 전문인력이 쌓였다. ◆ 외환위기, 김앤장이 한 단계 커진 시기 1997년 외환위기는 한국 기업의 지형을 뒤흔들었다. 기업들이 자산을 팔고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기업 매각, 외자유치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해외 자본과 국내 기업 사이에서 거래 조건을 만들고 정부 규제를 검토할 법률전문가의 역할도 커졌다. 김앤장은 외환위기 이전부터 국제금융과 외국인투자 업무를 다뤄왔다. 국내 기업들이 급하게 해외 자본을 찾기 시작했을 때 이미 관련 업무를 해본 변호사들이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M&A 시장이 커지면서 김앤장의 업무도 금융과 외국인투자에서 M&A, 공정거래, 조세, 구조조정으로 빠르게 넓어졌다. 김앤장 연혁에는 이 무렵 국내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변호사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대형 거래를 맡으면서 경험이 쌓였고 그 경험을 보고 또 다른 기업이 찾아왔다. 새로운 사건이 들어오면 다시 전문인력을 늘렸다. 김앤장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국내 기업법무 시장의 선두로 올라선 배경이다. ◆ 계약서에서 시작해 기업 형사사건까지 반세기가 흐른 지금 김앤장이 맡는 사건의 규모는 달라졌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는 14개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필요했다. 김앤장은 4년여에 걸친 기업결합 심사와 항공 관련 인허가 자문에 참여했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한앤컴퍼니의 SK스페셜티 인수 등 조 단위 거래에도 이름을 올렸다. 2026년 상반기 국내 M&A 법률자문 시장에서는 자문금액 26조3406억원, 68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금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33.27%였다. 기업자문에서 출발했지만 송무와 기업형사 분야에서도 대형 사건을 맡는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형사재판에 참여해 1·2·3심 무죄 판결을 받았다. SK실트론 사건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처분을 취소하는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냈다. 승소 기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구글과 메타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 취소소송에서는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73년 외국계 은행의 계약서를 검토하던 법률사무소의 업무는 이제 M&A와 공정거래, 국제중재, 개인정보, 기업형사로 넓어졌다. 기업이 겪는 문제가 복잡해지면서 로펌이 다루는 영역도 함께 넓어진 것이다. ◆ 커진 영향력, 커진 감시 국내 최대 로펌이라는 자리는 사건만 많이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나 기업인이 정부 조사와 형사사건에 직면하면 김앤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 법원과 검찰, 정부 부처와 규제기관 출신 전문가도 적지 않다. 김앤장의 사건 대응력이 높아지는 만큼 전관과 이해충돌을 둘러싼 논란도 따라붙는다. 2025년 공정거래위원회 직원의 외부인 접촉 보고 가운데 김앤장 관련 보고는 로펌 중 가장 많은 363건이었다. 접촉 보고는 사건 관계인과의 만남 자체를 기록하는 제도여서 이 숫자가 곧 부적절한 접촉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규제기관 출신 인력을 대거 보유한 로펌이 해당 기관의 규제를 받는 기업을 대리하는 문제는 늘 감시 대상이 된다. 김앤장이 커질수록 사건 수임 못지않게 이해충돌 관리와 전관 논란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중요해졌다. 고객 평가 역시 전문성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국경제와 한국사내변호사회가 실시한 2025년 조사에서 김앤장은 종합평가와 전문성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서비스 평가는 3위였고 소송비용의 합리성은 6위였다. 복잡한 사건에 여러 분야의 전문인력을 투입하는 방식은 강점이지만 비용이 높다는 평가도 피하기 어렵다. 압도적인 규모가 항상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 시장이 열리기 전에 사람을 준비했다 김앤장의 53년을 보면 몇 번의 중요한 갈림길이 있었다. 기업이 해외에서 돈을 빌리기 시작할 때 국제금융을 키웠고 외국 자본이 국내로 들어올 때 외국인투자 업무를 늘렸다. 기업 인수·합병이 본격화되기 전에 M&A 전문가를 확보했고 공정거래 규제가 강해지자 경쟁법 인력을 늘렸다. 지금은 AI와 데이터, 공급망, 경제안보, 글로벌 통상, 기업지배구조가 기업법무의 새로운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김앤장도 이 분야에 전문조직과 인력을 늘리고 있다. 김앤장이 53년 동안 한 선택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복잡하지 않다. 기업이 법률 문제에 부딪힌 뒤 변호사를 찾았다면 김앤장은 그보다 먼저 그 문제를 다룰 사람을 준비했다. 1973년 외국계 은행의 계약서에서 시작한 김앤장이 국내 최대 로펌으로 성장한 데에는 그 시간차가 있었다.
2026-09-08 08: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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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퇴직연금서 M&A까지…은행권 승계 영업 넓힌다
[경제일보] 은행권이 기업 오너와 최고경영자(CEO)를 겨냥한 승계 영업을 넓히고 있다. 기존 상속·증여 상담을 넘어 퇴직연금, 기업승계, 인수합병(M&A), 법률·세무 자문까지 묶어 개인 자산관리와 법인 영업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기업 CEO와 임원을 대상으로 한 'C-Level 퇴직연금 전담 컨설팅'을 시행했다. 이번 서비스는 임원 퇴직금 관련 세무·절세 상담과 퇴직연금 운용, 연금 수령 상담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소속 기업의 퇴직연금 제도와 경영성과급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컨설팅까지 포함했다. 퇴직연금 외 종합자산관리가 필요한 고객에게는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부동산 투자자문, 상속·증여, 기업승계, 신탁 활용 상속 설계 등도 연계한다. CEO 개인의 은퇴자산 관리에서 출발해 법인의 퇴직연금 제도 컨설팅까지 상담 범위를 넓힌 셈이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는 별도의 기업승계 컨설팅과 M&A 금융지원도 제공하고 있다. 기업승계 컨설팅은 비상장주식 가치평가와 승계 방법·시기에 따른 세 부담 분석, 납세재원 마련, 법인 전환·기업 지배구조 변경 등을 다룬다. 지난 5월에는 기술보증기금과 기업승계 및 M&A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맺고 총 2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기업승계와 M&A 자문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 삼정KPMG와 중소·중견기업 M&A 및 기업승계 자문서비스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기업 오너와 영위 법인의 승계 수요 발굴에 나섰다. 협력 분야는 △기업 경영 컨설팅 △기업가치 평가 △M&A·가업승계 자문 △인수금융 △자산관리 연계 등이다. 신한은행은 거래 기업을 대상으로 수요를 발굴하고 삼정KPMG는 가치평가와 회계·세무, 거래 구조 검토 등을 맡는 구조다. 지난달에는 기술보증기금과 기업승계 및 기술혁신 촉진을 위한 M&A 금융지원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신한은행은 특별출연금과 보증료 지원금을 포함해 총 13억원을 출연하고, 양 기관은 438억원 규모의 협약보증부 여신을 공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먼저 확대했다. 지난 2월 회계·세무·M&A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친족 승계, 임직원 승계, 제3자 매각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센터 신설 이후 우리은행은 554개 기업과 기업승계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이 가운데 102개 기업에 컨설팅을 제공했다. 향후에는 연간 500개, 5년간 2500개 이상 기업에 승계 컨설팅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KB국민은행은 상속·증여와 법률 자문을 앞세웠다. 지난달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상속 금융 비즈니스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KB골든라이프센터의 종합자산승계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양측은 상속 분쟁 예방을 위한 법률 자문과 상속세법 관련 교육, 세미나 등을 함께 추진한다. 해외 자산을 보유한 고객의 상속 상담과 비금융 분야 법률 자문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은행권에서는 승계 수요가 단순 상속 상담을 넘어 법인 거래와 투자금융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 오너의 승계 과정에서 개인 자산관리와 법인 자금조달, 세무·법률 검토가 함께 필요해지는 만큼 관련 서비스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 경영자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도 은행권의 승계 영업 확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12월 M&A 방식의 기업승계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경영자가 60세 이상인 중소기업 비중이 3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60세 이상 경영자 기업의 후계자 부재율은 28.6%로 추정됐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지난 6월 생산적 기업승계 간담회에서 "기업승계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임직원의 고용 유지와 기술력 보존, 산업 내 공급망 안정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경제 과제"라며 "기업의 폐업이나 사업 축소를 방지하고 일자리와 기술, 산업 기반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산적 기업승계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2026-09-03 15: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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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로 오른 증시, 반도체 때문에 무너졌다
[경제일보] 코스피가 하루 만에 10% 넘게 폭락했다. 지난 2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84% 내린 6023.66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낙폭은 11.3%까지 커졌고 시장 전체의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4% 넘게 떨어졌다. 외국인은 약 5조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은 4조원가량을 받아냈다. 거래 종목 917개 가운데 오른 종목은 36개에 불과했다. 직접적인 충격은 글로벌 반도체주 매도세였다. 중국 메모리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성공적인 증시 상장과 중국의 노광장비 기술 진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과 시장점유율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인공지능 투자 과열과 반도체 수요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의문도 매도세를 부추겼다. 그러나 이번 폭락을 중국 반도체 기업이나 외국인 매도, 공매도 세력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외부 충격이 거셌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충격을 코스피 전체의 붕괴로 키운 것은 한국 증시의 편중된 구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두 종목이 흔들리면 업종과 실적이 다른 수백 개 기업까지 함께 추락하는 구조다. 한국 증시는 반도체 호황을 타고 빠르게 올랐다. 코스피는 지난 6월 9114.55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반도체주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불과 한 달여 만에 고점 대비 34% 밀렸다. 7월 하락률만 29%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0월의 월간 하락 폭까지 넘어섰다. 상승할 때는 반도체가 시장 전체를 끌어올렸지만 하락할 때도 같은 종목들이 지수 전체를 끌어내린 것이다. 특정 산업의 경쟁력이 증시를 이끄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미국 증시도 대형 기술기업의 영향력이 크다. 문제는 반도체를 제외하고 시장을 떠받칠 만한 두 번째, 세 번째 성장축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자동차와 바이오, 조선, 방산, 콘텐츠, 금융 등 경쟁력 있는 산업이 존재하지만 기업가치와 주주 신뢰를 높여 장기자금을 끌어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외국인 수급 의존도도 낮춰야 한다. 외국인이 대규모로 매도하면 이를 받아줄 국내 장기투자 기반이 취약하다. 개인투자자는 시장이 급락할 때 저가 매수에 나서지만 단기 손실을 감당할 능력이 제한적이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공모펀드 등 장기자금은 경직된 운용규정과 낮은 주식 비중, 투자자 불신에 묶여 있다. 외국인 자금이 빠질 때마다 환율과 주가가 동시에 흔들리는 천수답 구조가 반복되는 이유다. 장기투자자가 부족한 것은 단순히 자금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지배구조와 주주환원, 회계 투명성에 대한 불신도 장기투자를 가로막는다. 실적이 좋아도 지배주주의 결정에 따라 합병과 분할, 자사주 처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 있다면 투자자는 장기 보유보다 단기 차익을 택하게 된다. 증시 안정은 매매 규제를 강화하는 것보다 기업이 주주의 신뢰를 얻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최근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변동성을 키웠는지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필요할 경우 개인투자자의 투자 한도를 제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정 대형주 주가를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은 상승장에서 수익을 키우지만 하락장에서는 매도 압력을 증폭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시장이 급락할 때마다 공매도를 금지하거나 가격 제한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공매도 불법행위와 시세조종은 엄벌해야 하지만 정상적인 가격 발견 기능까지 막으면 외국인 투자자의 불신과 시장 왜곡을 키울 수 있다. 서킷브레이커도 공포를 진정시키는 안전장치이지 주가 하락 자체를 막는 수단은 아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이라는 명분으로 주가 수준을 떠받치려 하기보다 구조적 취약성을 바로잡아야 한다. 우선 반도체 이외의 성장기업이 증시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산업정책과 자본시장 정책을 연결해야 한다. 성장기업의 상장을 활성화하되 부실기업의 우회 상장과 과도한 공모가 책정은 엄격히 걸러내야 한다. 퇴직연금과 연기금 등 장기자금이 국내 우량기업에 안정적으로 투자할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주주환원 확대와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자사주 제도 개선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기업의 장기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 시장이 신뢰를 얻지 못한 채 세제 혜택만 확대한다고 장기투자가 늘지는 않는다. 기업들도 반도체 호황이 영원할 것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 연구개발과 인재,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주주와 시장에 기술 격차와 투자 성과를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중국 기업의 부상을 단순한 저가 공세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생산능력과 기술 자립 속도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대비해야 한다. <서경>의 ‘거안사위(居安思危)’는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하라는 뜻이다. 한국 증시는 반도체가 사상 최고치를 끌어올릴 때 편중의 위험을 충분히 살피지 않았다. 이제 시장이 무너진 뒤 투기세력과 공매도만 탓한다면 같은 충격은 다시 반복될 것이다. 반도체는 한국경제와 증시의 강력한 엔진이다. 그러나 하나의 엔진에만 의존하는 시장은 그 엔진이 멈추는 순간 전체가 흔들린다. 코스피 10% 폭락이 보여준 것은 반도체 산업의 실패가 아니라 반도체밖에 믿을 것이 부족한 증시의 취약성이다. 시장을 살리는 길은 주가를 임시로 떠받치는 데 있지 않다. 산업을 다변화하고 장기자금을 키우며 기업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있다.
2026-07-29 10: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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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환경·지배구조 성과 공개..."지속가능 성장 기반 강화"
[경제일보] 카카오가 지속가능성 보고서 발간과 전용 홈페이지 개설을 통해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강화에 나섰다. 플랫폼 기업으로서 책임 경영과 정보 공개를 확대하며 신뢰 회복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카카오는 지난 한 해 동안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성과를 담은 '2025 카카오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지속가능경영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전용 홈페이지를 새롭게 열고 주요 정책과 성과, 공시 자료 등을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인 ISSB를 적용해 작성됐다. 이용자 보호와 정보보안, 기후변화 대응을 3대 중대 이슈로 선정하고 기업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위험 요인, 대응 전략 등을 담았다. 특히 각 이슈별 위험과 기회 요인을 서비스 라이프사이클 단계별로 시각화해 이해도를 높이도록 구성됐다. 최근 카카오는 ESG 경영에서 투명성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에 공개한 지속가능성 홈페이지 역시 보고서와 정책, 규정, 주요 소식을 한 곳에서 제공해 이해관계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향후 공개 데이터 범위도 확대해 소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책임경영 체계 강화에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가운데 14개를 이행해 93%의 이행률을 기록했다. 또한 2023년 5월 147개였던 계열사 수를 지난해 말 기준 94개로 줄이며 그룹 거버넌스 효율화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환경 분야에서는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화 성과를 공개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해 연간 4753tCO2eq(이산화탄소 상당량톤) 규모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태양광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처음 도입해 데이터센터에 적용했으며, 지난해 재생에너지 조달량은 2만9903MWh로 전년 대비 약 2.8배 증가했다. 사회 분야에서는 AI 기업으로서의 책임경영 강화에 나섰다.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최초 오픈소스 AI 가드레일 모델인 '카나나 세이프가드'를 공개했으며, 4대 과학기술원과 함께 5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AI 인재 육성 프로그램 '카카오 AI 돛'도 출범시켰다. 이 밖에도 사회공헌 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 누적 기부금이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해당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ESG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카카오는 MSCI ESG 평가에서는 3년 연속 A등급을 획득했으며, 한국 ESG 기준원(KCGS) ESG 평가에서도 5년 연속 통합 A등급을 받았고 S&P 글로벌 기업 지속가능성 평가에서는 3년 연속 산업군 상위 5%에 선정된 바 있다. 권대열 카카오 지속가능경영 총괄리더는 "카카오는 이해관계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속가능경영의 실행력과 정보 공개의 투명성을 함께 높여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기준에 맞는 공시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026-06-24 13: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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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 사랑나눔 바자회 수익금 1억700만원 전달 外
[경제일보] 동아제약이 ‘사랑나눔 바자회’를 통해 마련한 수익금을 지역사회에 기부했다고 5일 밝혔다. 동아제약은 지난 4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에 위치한 동대문구사회복지협의회에서 ‘제15회 사랑나눔 바자회 수익금 전달식’을 개최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백상환 동아제약 사장과 김영섭 동대문구사회복지협의회 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동아제약은 이번 바자회를 통해 조성된 수익금에 후원사인 성현인터내셔널, 올포유, 동문엔터프라이즈, 이브자리, 리와인드, 경동시장의 기부금을 더해 총 1억700만원을 동대문구사회복지협의회에 전달했다. 기부금은 긴급 생활비 및 장학금 지원, 냉난방용품 지원 등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복지 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사랑나눔 바자회는 2009년 처음 시작돼 올해로 15회를 맞았으며 동대문구를 대표하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까지 누적 기부금은 약 17억원에 달한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올해도 바자회에 참여해주신 지역주민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소중히 마련된 기부금은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아제약은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 주관하는 ‘지역사회공헌 인정제’에서 3년 연속 인정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일동제약, 2026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ESG 경영 고도화 박차 일동제약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성과와 중장기 전략을 담은 ‘2026년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5일 밝혔다. 회사 측은 ESG 경영 관련 주요 활동과 성과를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하고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2025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ESG 경영 체계 및 성과 △환경·사회·지배구조별 추진 현황 △관련 데이터 및 부록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중대성 평가를 통해 선정된 핵심 이슈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인재 확보 및 역량 강화 △제품 품질 및 안전 관리 △폐기물 감축 및 자원 순환 △반부패 컴플라이언스 강화 등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추진 성과와 향후 계획을 담았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며 수익성과 기업 지표 개선을 도모했으며 사내 역사 홍보관 ‘동녘관’을 조성해 조직 구성원의 자긍심과 공동체 의식을 강화했다. 환경 분야에서는 전사 환경 지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업장 내 태양광 발전 설비를 확대했다. 또한 폐기물 재활용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자원 순환 체계를 강화했다. 사회 분야에서는 건강한 조직문화 조성, 안전보건 관리 강화, 인권영향평가 확대, 협력업체와의 상생, 지역사회 공헌 활동 등을 추진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이사회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고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했다. 한국거래소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 지표 준수율을 전년 대비 60%포인트 향상시키고 통합 리스크 관리 체계 정비에도 속도를 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시장 환경 변화와 다양한 리스크에 대응하고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ESG 경영을 지속적으로 확대·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 창립 100주년 맞아 유튜버 협업·기부 활동 전개 유한양행이 창립 100주년을 맞아 콘텐츠 협업과 지역사회 기부 활동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나섰다고 5일 밝혔다. 유한양행은 유튜버 김선태와 협업한 홍보 콘텐츠를 선보이고 충주 지역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기부를 진행했으며 지난달 29일에는 충주시 노인복지관과 충주시 푸드마켓에 총 5000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이번 기부는 창립 100주년을 맞아 지역사회와 의미를 나누고 상생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마련됐다. 유한양행은 100주년 기념 활동의 일환으로 유튜버 김선태와 함께 특별 콘텐츠도 제작했다. 오늘 공개되는 영상에는 김선태가 유한양행 본사와 연구소를 방문해 기업의 역사와 연구개발 현장을 소개하는 내용이 담겼다. 영상에서는 유한양행 공식 온라인몰 ‘버들장터’에서 진행되는 창립 100주년 기념 이벤트도 소개된다. 행사는 오는 21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프로모션은 혈당유산균 ‘당큐락’ 구매 시 4주분 추가 증정, 평일 오후 6시마다 진행되는 100원 특가 이벤트, 구매 금액에 따라 응모권이 제공되는 ‘100주년 황금티켓 이벤트’, 친구 추천 기반 ‘인맥왕 이벤트’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인맥왕 이벤트’ 경품으로 LG 스탠바이미, 다이슨 에어랩, 마샬 스피커 등 다양한 제품이 마련돼 고객 참여를 높일 계획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창립 100주년은 지난 100년간 고객과 함께 만들어온 의미 있는 역사”라며 “이번 협업과 기부 활동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민 건강 증진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06-05 14: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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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천피' 눈앞의 코스피, 거품 경계하고 기초체력 다질 때다
[경제일보] 코스피가 마침내 9000포인트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방한 소식과 뉴욕증시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하루 만에 3.68%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000조 원을 넘어섰고,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도 7000조 원을 돌파했다.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에 기록될 만한 의미 있는 성과다. 오랫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오명을 안고 있던 우리 증시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환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장이 최고치를 경신할수록 냉정한 점검도 병행돼야 한다. 역사는 과도한 낙관론이 언제나 거품의 씨앗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지금의 상승세가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을 반영한 결과인지, 아니면 일부 초대형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이 만들어낸 착시효과인지를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 증시 상승을 이끄는 핵심 동력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시장 전체를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우리 증시의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특정 산업과 소수 대형 종목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해당 산업의 경기 변동이나 글로벌 공급망 충격에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과거에도 반도체 업황 악화가 한국 경제와 증시에 큰 충격을 준 사례는 적지 않았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다.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도 외국인은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국제 자본의 시각은 여전히 신중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외국인 자금은 국내 투자자보다 훨씬 냉정하게 국가 경제의 성장성, 기업의 수익성, 정책의 일관성을 평가한다.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는 현재의 상승세가 탄탄한 기초체력 위에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진정한 증시 선진화는 단순히 지수 숫자를 높이는 데 있지 않다. 기업의 경쟁력과 투자 매력을 높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드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감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 신산업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와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자본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소액주주 권익 보호,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 확립, 주주가치 제고 정책 확대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기본 조건이다. 정부 역시 단기적인 증시 부양책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시장의 활황이 실물경제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산업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와 AI에 편중된 성장 구조를 넘어 바이오, 에너지, 첨단 제조업, 문화 콘텐츠 등 미래 성장 산업을 육성하는 균형 잡힌 전략이 요구된다. 9000포인트 돌파는 분명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숫자가 높아질수록 시장은 더욱 냉정해져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들뜬 기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는 일이다. 거품은 순간의 환호를 남기지만, 체질 개선은 오랜 번영을 만든다. 한국 증시가 진정한 선진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록 경신의 기쁨에 취하기보다 시장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데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2026-06-02 09: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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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완 "기업승계, 산업 공급망 안정과 직결"…우리은행, 3조원 투입 구상
[경제일보]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우리은행은 기업의 폐업과 사업 축소를 방지하고 일자리와 기술, 산업 기반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산적 기업승계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생산적 기업승계'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승계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임직원의 고용 유지와 기술력 보존, 산업 내 공급망 안정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경제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행장은 중소기업 대표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가 단순한 상속 문제를 넘어 기업 생태계와 공급망 안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제조업 중심 중소기업이 핵심 기술을 보유한 경우가 많아 승계 실패가 폐업으로 이어지면 대기업과 산업 생태계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행장은 "기업승계는 단순히 1~2년 안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최소 10년 이상을 보고 관리해야 하는 과제"라며 "CEO들과 면담하고 임직원들과도 소통하면서 어떤 방향이 기업과 산업 생태계에 바람직한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10년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기업승계 문제를 연구하고 제안해 올바른 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향후 5년간 3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향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외국계 사례처럼 펀드 조성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성후 우리은행 기업승계지원센터 부장은 기업승계지원센터 현황을 소개하며 "생산적 기업승계는 중소기업의 폐업이나 사업 중지를 방지하고 승계를 통해 기업의 기술력 보존, 고용 안정, 공급망 안정성 강화를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은행권 최초로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신설하고 회계, 세무, 인수합병(M&A) 분야 전문가를 중심으로 중소·중견기업의 승계를 지원하고 있다. 센터는 승계 지연과 후계자 부재로 인한 일자리 감소, 기술 단절을 막기 위해 경영권 이전을 넘어 고용 안정과 공급망 유지까지 고려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우리은행 기업승계지원센터는 총 554개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고 이 중 102곳에 중장기 승계전략, 금융솔루션, 사후 경영 안정화 등을 포함한 컨설팅을 제공했다. 협약 기업 대표자는 50세 이상이 90%를 넘는 등 고령화가 뚜렷했고 자녀 승계를 희망하는 비중이 52.7%로 가장 높았으나 승계 방식을 정하지 못한 기업도 43.7%에 달했다. 센터는 자녀 승계가 가능한 기업에는 가업상속공제와 증여세 특례 등을 고려한 전략을 제시하고 후계자가 없거나 자녀 승계가 어려운 기업에는 MBO와 EBO 등 임직원 승계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기업승계가 개별 기업의 생존을 넘어 고용 유지와 매출 기반 보전, 공급망 안정으로 이어져 지역경제와 산업 생태계에도 파급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우리은행이 향후 5년간 매년 100개 기업씩 총 500개 기업의 승계를 성공시킬 경우 고용 1만명 유지, 매출 기반 10조7000억원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후계자 부재 문제를 금융사의 신규 사업으로 확장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임재호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실장은 "일본 금융회사들은 후계자 부족이라는 사회적 난제를 사업승계 펀드와 MBO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하며 위기를 시장으로 바꿔냈다"며 "국내에서도 기업승계 시장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일본 금융회사들이 사업승계 펀드, 핸즈온 컨설팅, MBO 전용 펀드 등을 통해 중소기업 승계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친족 승계 비중이 줄고 임직원 승계와 제3자 M&A가 확대되면서 금융회사가 지역경제 인프라 역할을 맡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함병훈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친족 간 기업승계 분쟁 사례를 통해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상속 과정에서 경영권 분쟁이 기업 지배구조 갈등으로 확대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창업주의 승계 구도 정리가 미흡하거나 상속세 재원 마련이 부족할 경우 기업 존속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국내에서 임직원 승계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세제와 금융지원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행 가업상속공제와 증여세 과세특례는 자녀 승계를 전제로 설계돼 있어 임직원이 지분을 인수하거나 증여받는 경우에는 세제 혜택을 받기 어렵다. 오너가 임직원에게 지분을 매도할 경우 양도소득세 부담이 발생하고 낮은 가격에 넘기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함 변호사는 "기업승계는 사업의 지속과 기술력 보존, 종업원들의 고용 유지, 전체 산업의 공급망 안정 관리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발상의 전환을 달리해 사업을 가장 잘 아는 임직원들로 승계 대상을 전환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행 법령상 존재하는 여러 제약을 고려하면 임직원 승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홍승환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중소기업 제3자 M&A가 기업승계의 주요 해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국내 중소기업 M&A는 연평균 385건, 약 12조3000억원 규모로 전체 M&A 거래의 78.6%를 차지했다. 경영자 고령화와 승계계획 부재로 매도 수요가 늘고 있으며 매수자 측면에서는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 중견기업 등이 기술 내재화와 신사업 진출을 위해 인수 주체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 회계사는 "오너 고령화와 승계 이슈가 맞물리면서 중소기업 M&A 시장이 확대되는 초입에 있다"며 "인수자 풀까지 넓어져야 기업승계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기업승계를 생산적 금융의 핵심 지원 분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승계를 단순한 상속·증여 문제가 아닌 법률·세무·자금조달·지배구조·M&A 전략이 맞물린 종합 과제로 보고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삼일회계법인, 기술보증기금 등과 협업해 기업별 맞춤형 지원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2026-06-01 17: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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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의 뜨거운 질주, 변동성을 더욱 경계해야 한다
[경제일보] 한국 증시가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상징하던 저평가 시장은 이제 글로벌 투자은행과 국제 금융 언론이 주목하는 가장 뜨거운 시장 가운데 하나가 됐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한국 증시의 상승 속도가 1990년대 말 닷컴버블 시기의 미국 나스닥 상승률마저 앞질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 코스피는 지난해 초 2400선에서 올해 7200선을 돌파하며 18개월 만에 세 배 이상 급등했다. 이는 미국 나스닥이 닷컴버블 당시 같은 수준까지 상승하는 데 걸렸던 시간보다도 더 빠른 속도다. 이번 랠리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있다. 인공지능(AI) 혁명과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폭증이 두 기업의 실적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130% 안팎 상승했고, SK하이닉스는 170% 가까이 급등했다. 두 기업의 합산 시가총액은 이미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섰다. 이는 한국 경제 역사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장면이다. 그러나 시장이 뜨거워질수록 냉정함은 더욱 중요하다. FT가 지적했듯이 이번 랠리는 과거 닷컴버블과는 분명 다른 측면이 있다. 당시 미국 나스닥은 실적보다 미래 기대감과 밸류에이션 확대에 의해 움직였다. 반면 현재 한국 반도체 랠리는 실제 이익 증가가 동반되고 있다.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이 메모리 산업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씨티그룹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코스피 목표치를 계속 상향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과거 메모리 산업이 단순 경기순환 산업이었다면, 이제는 AI라는 거대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 장기 성장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시장의 균형이다. 현재 한국 증시의 상승은 지나치게 소수 종목에 집중돼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상당수 종목은 여전히 부진하다. 중소형 가치주들은 시장 유동성에서 소외되고 있고, 체감 경기 역시 증시의 뜨거운 열기와는 큰 괴리가 있다. 즉 지금의 코스피는 ‘한국 경제 전체의 동반 상승’이라기보다 ‘AI 반도체 중심의 초집중 랠리’에 가깝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시장은 언제나 낙관 속에서 과열되고, 과열 속에서 위험을 잊는다. 특히 한국 시장은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구조다. 이번 상승장 역시 이른바 ‘개미군단’의 귀환이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한동안 미국 증시로 향했던 자금이 다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몰리고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빚투’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광풍이 불던 시절에도 사람들은 “이번에는 다르다”고 말했다. 서울 집값이 끝없이 오를 것이라는 믿음 속에 무리한 대출이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시장은 극단적 변동성을 경험했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주가는 기업의 미래 가치를 반영하지만, 시장은 언제나 직선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AI 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분명 존재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조정과 변동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한국 시장은 구조적으로 외국인 자금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 외국인은 상승장에서는 강력한 추진력이 되지만, 위험 회피 국면에서는 가장 먼저 빠져나가는 자금이기도 하다. 미국 금리 정책,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갈등, 대만해협 리스크, 중동 정세 같은 외부 변수는 언제든 한국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지금처럼 특정 섹터와 특정 종목에 자금이 과도하게 집중된 시장에서는 작은 충격도 훨씬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시장이 점점 ‘투자’보다 ‘추격’의 심리로 움직일 가능성이다. 실적과 산업 변화에 대한 냉정한 분석보다는 “지금 안 사면 뒤처진다”는 조급함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하면 위험 신호가 나타난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대출까지 동원해 특정 종목에 몰릴 경우 시장의 건강성은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 그렇다고 지금의 상승장을 단순 거품으로만 볼 수도 없다. 현재 한국 증시는 여전히 미국 시장 대비 밸류에이션이 낮다. FT가 인용한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대 수준으로, 미국 S&P50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상장사의 절반 가까이가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이다. 이는 한국 시장이 아직도 구조적 저평가 상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한국 증시가 진정한 선진 자본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질주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중소형주와 가치주, 바이오와 로봇, 방산과 조선,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산업까지 시장 전반의 체질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지배구조 개혁과 저PBR 기업 가치 제고 정책 역시 그런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자본시장의 신뢰를 높이고, 시장 전체의 체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냉정한 균형감각이다. AI 혁명은 분명 거대한 산업 전환의 시대를 열고 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그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시장의 열광은 언제나 그림자를 동반한다. 투자자는 낙관 속에서도 위험을 계산해야 하고, 정부는 상승장 속에서도 시스템 리스크를 점검해야 하며, 기업은 주가 상승에 취하기보다 미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세계는 지금 한국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 뜨거운 상승이 대한민국 산업 혁신의 서막이 될지, 아니면 또 하나의 극단적 변동성으로 기록될지는 지금부터의 선택에 달려있다.
2026-05-23 18: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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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900 돌파, 주가보다 제도를 끌어올릴 때다
[경제일보] 코스피가 4일 사상 처음으로 6900선을 넘어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8.12포인트, 5.12% 오른 6936.9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21.39포인트, 1.79% 오른 1213.74에 마감했다. ‘7천피’가 더 이상 구호가 아니라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상승장은 반도체 대형주가 이끌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했고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가 지수를 밀어 올렸다. 특히 SK하이닉스는 ‘140만닉스’를 넘어 시가총액 1000조원 시대를 열었다. 한국 증시가 글로벌 기술주 랠리와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를 타고 사상 최고치에 올라선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주가의 높이가 곧 자본시장의 품격을 뜻하지는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환호보다 점검이다. 한국 증시가 오랫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는 실적 부진만이 아니었다. 소액주주 보호 미흡, 낮은 배당 성향,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 대주주 중심 의사결정이 시장 신뢰를 갉아먹어 왔다. 주가는 한순간에 오를 수 있지만 신뢰는 제도로만 쌓인다. 코스피 6900 돌파를 일회성 축제로 끝내지 않으려면 상승장을 제도 개혁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상법 개정 흐름은 중요한 변화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넓히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원칙을 명시한 것은 한국 자본시장사에서 작지 않은 전환이다. 사외이사의 독립성 강화, 감사위원 선임 때 대주주 의결권 제한 확대,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등도 같은 맥락이다. 자사주 제도도 바뀌었다. 개정 상법은 기업이 취득한 자기주식을 원칙적으로 1년 안에 소각하도록 하고 자기주식을 합병·분할 등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편법적으로 활용하는 길을 좁혔다. 자사주가 주주환원의 수단이 아니라 지배권 방어의 도구로 쓰였던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소액주주 보호는 반기업 정책이 아니다. 오히려 기업가치를 높이는 시장경제의 기본 규율이다. 투자자는 자신의 권리가 보호된다고 믿을 때 장기 자금을 맡긴다. 합병, 분할, 공개매수, 자회사 중복상장, 자사주 처분, 배당 결정 과정에서 일반주주가 늘 뒷전으로 밀린다면 아무리 지수가 올라도 시장은 선진화될 수 없다. 금융당국이 M&A 과정에서 이사회가 전체 주주의 관점에서 매수가격의 공정성 등을 검토하고 공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법 문구가 아니라 집행이다. 기업지배구조 개편도 미룰 수 없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실적만 보지 않는다. 경영진이 누구의 이익을 위해 의사결정을 하는지, 이사회가 대주주를 견제할 수 있는지, 기업의 현금이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에 합리적으로 배분되는지를 함께 본다. 밸류업은 구호가 아니라 숫자로 증명돼야 한다.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이고,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며 경영진 보상을 주주가치 개선과 연동해야 한다. 국민기업에 대한 장기투자 기반도 넓혀야 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같은 대표 기업은 특정 대주주만의 자산이 아니다. 국민경제의 핵심 자산이자 국민 노후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기업들이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장기 공모펀드가 국내 우량 기업에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통로를 넓혀야 한다. 배당소득 과세 체계와 장기투자 인센티브도 시장 선진화의 관점에서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시장 투명성과 공정성도 함께 높여야 한다. 외국인 자금 유입은 긍정적이지만 외국인 수급에 과도하게 흔들리는 시장은 건강하다고 보기 어렵다. 국내 장기자금이 두터워지고, 기업 공시가 쉬운 언어와 충분한 정보로 제공돼야 한다. 영문공시 확대, 선진 배당절차 정착, 불공정거래 엄단, 분식회계 근절, 부실기업의 질서 있는 퇴출은 모두 같은 방향의 과제다. 공자는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순조롭지 않고, 말이 순조롭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자본시장도 마찬가지다. 주주를 주주라 부르면서 권리를 온전히 보장하지 않는다면 시장경제의 이름은 바로 설 수 없다. 코스피 6900은 목표가 아니라 출발점이다. 한국 증시가 진정한 선진 자본시장으로 가려면 주가보다 신뢰가 먼저 올라야 한다. 정부와 국회, 기업은 지금의 상승장을 제도 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주가를 끌어올린 힘이 실적이었다면, 다음 단계로 시장을 끌어올릴 힘은 주주보호와 지배구조 개혁이다.
2026-05-05 09: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