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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흔드는 정치 공세, 삼권분립의 본령을 되새긴다
[경제일보]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6일 대법원 국감의 관심은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쏠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일반증인으로 채택해 대법관 후보 재제청 문제를 직접 묻겠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삼권분립과 사법권 독립에 어긋난다며 증인 출석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회가 사법부를 감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법원과 각급 법원이 쓰는 예산도 국민 세금이다. 법원행정과 인사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따져야 한다. 재판 지연으로 국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 그 원인도 물어야 한다. 사법부 독립이 국회의 감시를 거부할 방패가 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국회의 감사권에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헌법 제61조는 국회에 국정감사와 조사 권한을 준다. 같은 헌법 제103조는 법관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양심에 의해 독립해 심판한다고 규정한다. 어느 한쪽의 권한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회의 감사권과 사법부의 독립은 함께 지켜야 할 헌법 원칙이다. 법률은 그 경계를 더 분명하게 정해 놨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는 국정감사가 계속 중인 재판이나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돼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사법행정을 감사할 수는 있어도 국회가 재판 과정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지난해 대법원 국감은 그 경계가 왜 필요한지를 보여줬다.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을 한 뒤 자리를 뜨던 종전 관례와 달리 90분가량 국감장에 남아 있어야 했다. 의원들은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을 대법원이 빠르게 파기환송한 경위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사건 기록을 언제 봤는지부터 특정 인사를 만났는지까지 질문이 이어졌다. 조 대법원장은 답하지 않았다. 국정감사는 재판의 옳고 그름을 다시 심판하는 자리가 아니다. 판결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상소 절차가 있고 법관에게 헌법이나 법률 위반이 있다고 판단하면 헌법이 정한 탄핵 절차가 있다. 정치권이 국감장에서 특정 판결의 심리 과정과 법관의 판단을 직접 추궁하기 시작하면 재판은 정치와 거리를 두기 어렵다. 올해 논란은 대법관 제청권으로 옮겨갔다. 헌법 제104조는 대법관을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정한다. 대통령에게는 임명권이 있고 대법원장에게는 제청권이 있다. 두 헌법기관이 충돌하면 헌법과 법률에 따라 풀어야 한다. 어느 쪽의 해석이 맞는지는 따져볼 수 있다. 하지만 국회 다수 의석을 앞세워 대법원장을 증인석에 세우고 제청권 행사 과정을 추궁하는 방식이 적절한지는 별개의 문제다. 더 돌아볼 장면도 있다. 2018년 자유한국당이 김명수 당시 대법원장에게 국감장에서 직접 답변하라고 요구했을 때 민주당은 반대했다. 당시 민주당 의원은 대법원장이 직접 질의응답에 응하지 않는 것은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대법원을 존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런 전례를 만들면 나중에는 재판과 관련해서도 대법원장이 국회에서 답해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8년이 지나 여야의 자리는 바뀌었다. 그렇다고 삼권분립의 원칙까지 자리를 바꿀 수는 없다. 야당일 때 지켜야 한다고 했던 사법부 독립이 여당이 됐다고 달라지고 여당일 때 강조했던 국회의 권한이 야당이 됐다고 달라진다면 그것은 헌법 원칙이 아니라 정치적 필요에 따른 주장일 뿐이다. 사법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법부 독립은 대법원장이나 판사를 보호하기 위한 특권이 아니다. 판결에 문제가 있다는 국민의 비판을 막는 장벽도 아니다. 법원이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인사와 행정을 투명하게 하고 설명할 것은 설명해야 한다. 대법관 공석이 장기간 계속되는 상황도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국회 역시 지켜야 할 선이 있다. 행정을 감사하는 것과 재판을 압박하는 것은 다르다. 헌법기관의 권한을 검증하는 것과 정치적 힘으로 그 권한의 행사를 흔드는 것도 구별해야 한다. 그 선이 무너지면 오늘은 마음에 들지 않는 대법원장을 압박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내일은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을 한 법관이 국회의 정치 공세를 걱정해야 한다. 삼권분립은 권력기관끼리 서로 편하게 지내라고 만든 제도가 아니다. 권력이 한곳에 몰리는 것을 막아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 만든 장치다. 그래서 불편해도 지켜야 한다. 국회가 사법부를 감시하는 것도 헌법이고 사법부가 정치권으로부터 독립해야 하는 것도 헌법이다. 국정감사가 사법부를 바로 세우는 감시의 장이어야지 판결과 인사에 정치적 힘을 과시하는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 정권도 바뀌고 국회의 다수당도 바뀐다. 바뀌지 않아야 할 것은 권력을 나눠 서로 넘지 못하게 한 헌법의 선이다. 지금 국회가 되새겨야 할 삼권분립의 본령도 바로 여기에 있다.
2026-10-06 10:59:23
AI 트래픽은 느는데 통신사 수익은 제자리…망 투자비 분담 다시 쟁점
[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늘면서 통신망 투자비를 누가 부담할지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통신업계와 일부 전문가들은 대형 콘텐츠·플랫폼 사업자(CP)의 비용 분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강제적인 망 이용대가가 인터넷 생태계와 이용자 부담에 미칠 영향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지속 가능한 디지털 생태계를 위한 글로벌 포럼’을 열고 AI 시대의 통신망 투자와 네트워크 이용대가 문제를 논의했다. 김명수 강원대 교수는 AI 서비스가 확산할수록 전송 속도와 지연시간 등 네트워크 품질의 중요성이 커지지만 트래픽 증가가 통신사의 매출 증가로 곧바로 연결되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통신사가 설비 증설 부담을 떠안는 반면 이용자가 정액요금제를 사용하는 구조에서는 투자비를 회수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대형 CP와 통신사의 개별 협상이나 소송만으로는 일관된 기준을 만들기 어렵다며 국내외 사업자에 동일하게 적용할 협상 원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확보된 재원을 네트워크 고도화와 AI 서비스 품질 개선에 다시 투입하는 구조도 제안했다. 토론자들은 망중립성과 이용대가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오 창원대 교수는 망중립성이 특정 콘텐츠를 부당하게 차단하거나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칙이지 모든 데이터를 무료로 전송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조대근 서강대 겸임교수도 망중립성은 이용자의 선택권과 트래픽 차별 문제이고 이용대가는 연결 비용의 분담 문제라고 말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은 하루 평균 국내 이용자 100만명 이상이면서 국내 트래픽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서버 다중화와 트래픽 경로 최적화 등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의무를 부과한다. 다만 이는 품질 유지 의무로 망 이용대가 지급을 강제하는 규정은 아니다. 해외에서도 결론은 엇갈린다. 유럽 통신업계는 매출 정체 속에서 대형 플랫폼의 비용 기여를 요구해 왔다. 반면 유럽전자통신규제기구(BEREC)는 플랫폼과 이용자가 이미 각각 인터넷 연결 비용을 부담하고 있으며 강제 분담이 통신사의 독점적 협상력을 키우고 경쟁과 혁신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올해 제안한 디지털네트워크법(DNA)도 통신망 투자 촉진과 규제 간소화에 무게를 뒀을 뿐 대형 CP의 직접적인 의무 부담금은 담지 않았다. 이정헌 의원은 “네트워크 인프라는 AI 산업의 토대이자 국가 경쟁력의 문제”라며 전문가 제안을 입법과 정책 논의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책 설계의 핵심은 트래픽 증가분 가운데 실제로 추가 투자를 유발하는 비용을 객관적으로 산정하는 데 있다. 분담 기준과 재투자 의무가 불명확하면 통신사와 플랫폼의 비용 다툼에 그칠 수 있다. 비용이 콘텐츠 가격이나 통신요금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이용자 영향과 중소 CP의 부담까지 함께 검증해야 한다.
2026-09-22 17: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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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4 17: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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