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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로봇이 섞고 빛으로 합성…신약용 분자 실험 자동화
[경제일보] 로봇이 원료를 섞고 빛으로 화학반응을 일으킨 뒤 결과까지 자동으로 분석하는 합성 플랫폼이 개발됐다. 신약 후보 분자를 실제로 만드는 과정의 반복 작업을 줄이고, 실험 조건을 일정하게 유지해 재현성을 높이려는 시도다. KAIST는 화학과 박윤수 교수 연구팀이 가시광선 광촉매 반응과 연속 흐름 공정을 결합한 ‘무인 합성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의약품 개발에 쓰이는 분자 골격인 ‘N-메틸 피롤’을 합성하고 연속 생산 가능성을 확인했다. 신약 개발에서는 유망한 분자를 설계한 뒤 실제 물질을 만들어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해야 한다. 구조가 조금만 바뀌어도 합성 조건을 다시 찾아야 하고, 실험실에서 소량 합성한 물질을 더 많이 만들 때는 빛의 전달과 반응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와 시험 사이에 놓인 합성 공정을 자동화하려는 이유다. 플랫폼은 원료 준비 로봇과 자동화 펌프, 광반응 장치, 분석 장비를 연결했다. 연구원이 장비와 조건을 설정하면 로봇이 원료 용액을 배합하고 펌프가 가느다란 관으로 일정하게 보낸다. 관에 가시광선을 쪼여 반응을 유도한 뒤 결과물을 분석 장비로 전달한다. 연구원이 시료를 일일이 옮겨 측정하는 과정을 줄이는 구조다. 가느다란 관을 쓰는 연속 흐름 공정은 용액에 빛을 고르게 전달하기 쉽다. 같은 반응 장치를 더 오래 가동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8시간 연속 운전으로 생성물 383㎎을 얻었다. 연구진이 제시한 하루 1g 이상의 생산성은 이 결과를 시간당 생산 속도로 환산한 수치다. 성능 검증에는 분자 고리 속 원자를 바꾸는 ‘단일원자 편집’을 활용했다. 퓨란 고리의 산소 원자를 질소로 바꾸고 질소에 메틸기가 붙은 피롤 골격을 만드는 반응이다. 분자의 일부를 바꾸면 단백질과 상호작용하는 성질도 달라질 수 있어, 기존 물질에서 새로운 후보를 탐색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번 합성법은 맞춤형 광촉매를 개발해 반응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퓨란에서 목표 골격을 직접 얻어 기존 메틸화 공정의 부담을 줄였다. 연구팀은 20종 이상의 퓨란 계열 물질에 적용했으며 복잡한 천연물에서도 원하는 골격을 변환했다. 다만 천연물 시험은 용해도 문제로 연속 흐름이 아닌 별도의 배치 공정에서 진행했다. 연구팀은 2024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퓨란을 피롤로 전환하는 광촉매 반응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는 특정 의약용 골격을 만드는 반응을 개선하고 자동화·연속 생산으로 활용 범위를 넓혔다. 향후에는 AI가 축적된 실험 데이터를 학습해 다음 반응 조건을 제안하고 개선하는 방식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현재의 자동화된 실험 수행에 조건 탐색 기능을 더하려는 구상이다. 박 교수는 “설계된 분자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합성하느냐가 앞으로 신약 개발의 속도를 좌우할 것”이라며 “이번에 구축한 플랫폼은 반응 조건을 수치화하고 재현할 수 있게 해 유기 합성 자동화 시대로 나아가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현빈·홍호진 학생이 공동 제1저자, 박 교수와 김하은 이노코어 펠로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논문은 미국화학회 학술지 ‘JACS Au’에 8월 7일 온라인 게재됐다.
2026-10-18 13: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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