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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제품 3종, 옆 시선 막고 식재료 읽는다…美 타임지 '최고의 발명품' 선정
[경제일보] 옆 사람에게 스마트폰 화면이 보이는 불편, 냉장고 속 식재료를 일일이 확인하는 수고, 게임 화질과 화면 속도 사이의 선택. 삼성전자가 이런 사용상의 문제를 겨냥한 제품 3종으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2026 최고의 발명품’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 울트라,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오디세이 G8 게이밍 모니터가 각각 소비자 가전, 생활가전, 엔터테인먼트·게이밍 부문에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타임은 독창성, 효과, 도전성, 영향력 등을 기준으로 올해 발명품 300개를 선정했다. 갤럭시 S26 울트라에서 주목받은 기능은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다. 디스플레이가 빛을 내보내는 방식을 제어해 측면에서 화면 내용을 보기 어렵게 한다. 별도 사생활 보호 필름을 붙이는 대신 필요할 때 기능을 켜는 방식이다. 화면 전체뿐 아니라 특정 앱이나 비밀번호 입력, 팝업 알림 등에 맞춰 설정할 수 있다. 이동 중 업무 자료나 개인 메시지를 확인할 때 노출 범위를 이용자가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각도와 밝기 등 환경에 따라 일부 정보가 보일 수 있다고 안내한다.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내부 카메라로 식재료를 인식하고 목록을 관리하는 ‘AI 비전’이 평가받았다. 구글 제미나이를 결합해 신선식품에서 가공식품까지 인식 범위를 넓혔으며, 손으로 적은 용기 라벨도 읽는다. 보관 중인 재료를 파악해 장보기와 요리 추천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공개한 국내 신제품은 기존에 신선식품 37종, 가공·포장식품 50종으로 제한됐던 인식 범위를 확대했다. 식품을 직접 등록하는 번거로움을 줄여 냉장고의 관리 기능을 실제 식생활에 활용하도록 한 변화다. 구매 이후에도 기능을 개선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미국 내 일부 기존 패밀리허브 냉장고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강화된 AI 비전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새 하드웨어로 교체하지 않아도 식재료 관리 기능을 높이는 방식이다. 지원 기능과 업데이트 일정은 국가·모델에 따라 다르다. AI 비전에는 와이파이 연결과 삼성 계정이 필요하며 냉동실 식품은 인식 대상에서 제외된다. 인식하지 못한 식품이나 잘못 작성된 목록은 이용자가 확인·수정해야 한다. 오디세이 G8은 32형 G80HS 모델이 선정됐다. 6K(6144×3456) 해상도에서 최대 165Hz를 지원하며, 듀얼 모드로 전환하면 해상도를 3K로 낮추는 대신 최대 330Hz로 작동한다. 주사율은 화면을 1초에 갱신하는 횟수로, 높을수록 빠른 움직임을 부드럽게 표현하는 데 유리하다. 정밀한 배경 묘사가 중요한 게임에서는 고해상도를, 빠른 반응이 필요한 슈팅·레이싱 게임에서는 고주사율을 선택할 수 있다. 타임도 선명한 화질과 경쟁 게임에 필요한 속도를 같은 모니터에서 전환해 쓸 수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2026-10-16 08: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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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노하우가 교육 콘텐츠로…호텔신라·풀무원·NS홈쇼핑, 전문성 활용 확대 나서
[경제일보] 유통·식품·호텔업계가 본업에서 축적한 전문성을 교육 콘텐츠로 전환하며 고객과 협력사 접점을 넓히고 있다.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데서 나아가 기업이 보유한 지식과 경험을 고객 경험 강화와 식문화 확산, 협력사 육성에 활용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신라호텔은 어린이 고객을 대상으로 애프터눈 티 문화와 테이블 매너를 함께 배우는 '리틀 레이디스 앤 젠틀맨(Little Ladies and Gentlemen)' 패키지를 오는 11월까지 운영한다. 지난 7월 키즈라운지 리뉴얼 이후 강화하고 있는 에듀테인먼트 콘텐츠의 하나로 호텔이 보유한 식음 서비스 경험을 어린이 체험 교육으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패키지에 포함된 '키즈 애프터눈 티 테이블 매너 클래스'에서는 전문 강사가 애프터눈 티 문화부터 테이블 세팅, 냅킨 사용법, 찻잔 잡는 법, 디저트와 대화 예절 등을 교육한다. 이후 어린이들이 직접 애프터눈 티를 즐기며 배운 내용을 실습하도록 구성했으며 연령에 따라 6~8세와 8~12세로 수업을 나눠 운영한다. 교육이 진행되는 동안 부모가 별도의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고객 경험도 세분화했다. 어린이들이 5층 키즈라운지에서 수업을 받는 사이 부모는 1층 더 라이브러리에서 애프터눈 티를 이용한다. 어린이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가족 단위 호텔 이용 경험과 연계한 것이다. 호텔 서비스가 어린이 교육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면 풀무원은 김치와 식생활 분야의 전문성을 2030세대의 생활 문제와 연결하고 있다. 풀무원 뮤지엄김치간은 오는 24일과 31일 20~30대를 대상으로 '2030 김치학교-비우고 채우는 냉장고 리셋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뮤지엄김치간은 지난 2023년부터 매년 2030세대의 관심사와 식생활을 반영한 김치학교를 진행해왔다. 올해는 요리에 익숙하지 않거나 남은 식재료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1인 가구와 자취생에 초점을 맞춰 식재료 손질과 보관, 자투리 재료 활용법 등을 교육한다. 프로그램은 모둠 채소 피클, 양배추 김치, 김치 고추장 파스타를 차례로 만드는 3단계 체험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는 도슨트와 함께 박물관 전시를 관람하며 김치와 김장 문화를 먼저 배우고 이후 90분간 직접 조리하면서 식재료 활용법을 익힌다. 풀무원은 이를 통해 전통 식문화와 지속가능한 식생활을 2030세대의 일상적인 요리 경험과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생활·문화 교육뿐 아니라 기업의 사업 노하우를 협력사의 판로 개척에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NS홈쇼핑은 홈쇼핑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 식품기업을 대상으로 '2026 하반기 NS농수식품 홈쇼핑 아카데미'를 오는 27일 서울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진행한다. 교육 내용은 홈쇼핑 채널의 특성과 진출 전략부터 상품기획, 가격·구성 설계, 상품 고유 소구점(USP) 도출, 상품선정위원회와 품질검사(QA), 광고심의, 입점 제안 등 실제 홈쇼핑 판매 과정에 맞춰 구성된다. 단순 정보 제공에 머무르지 않고 NS홈쇼핑이 상품 발굴과 판매 과정에서 축적한 실무 경험을 중소 식품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교육 이후에는 입점 상담을 연계해 실제 판로 개척 가능성도 높인다. NS홈쇼핑 MD 등이 참가기업의 상품 구성과 준비사항을 점검하고 교육 수료 후에도 후속 상담을 통해 입점 준비를 지원한다. 이후 입점 조건을 충족한 기업이 희망할 경우 수수료 인하 방송 등 실제 판매 기회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NS홈쇼핑 관계자는 "NS홈쇼핑은 홈쇼핑 입점을 통한 중소 식품기업의 판로 확대를 돕고 농수식품 유통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NS농수식품 홈쇼핑 아카데미'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홈쇼핑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중소 식품기업이 실무 교육과 입점 상담을 통해 새로운 판로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10-06 11: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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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각장치부터 자동차 두뇌까지"…삼성·LG, '가전 밖'에서 다시 붙었다
[경제일보] 국내 가전 시장에서 오랜 경쟁을 이어온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선이 ‘가전 밖’으로 넓어지고 있다. 냉장고와 세탁기, TV를 넘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식히는 냉난방공조(HVAC)와 자동차 전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다. 소비자를 상대로 제품을 판매하는 B2C에서 기업 고객과 장기간 수주·납품 관계를 맺는 B2B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HVAC와 전장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9일 삼성전자는 광주사업장에 약 2400억원을 투자해 플랙트그룹의 HVAC 생산라인을 구축한다고 밝혔고, LG전자는 차세대 5G 텔레매틱스 솔루션을 유럽 프리미엄 완성차 양산 모델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AI 냉각 격돌 가장 뜨거운 경쟁 분야는 데이터센터 냉각이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용이 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와 발열량이 급증하자 HVAC가 새로운 성장시장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유럽 HVAC 업체 플랙트그룹을 15억유로에 인수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기존 가정용·시스템에어컨 등 개별공조에 플랙트가 보유한 칠러와 공기조화기(AHU), 컴퓨터룸 공기처리장치(CRAH), 냉각수분배장치(CDU) 등 중앙공조 기술을 더해 소형 주거시설부터 초대형 AI 데이터센터까지 아우르는 제품군을 갖췄다. 생산능력 확대에도 나섰다. 삼성전자는 광주사업장 제3캠퍼스에 약 2400억원을 투자해 2만1800㎡ 규모의 HVAC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2028년 초 가동할 예정이다. 광주사업장은 플랙트의 글로벌 생산거점이자 아시아 핵심기지 역할을 맡는다. 삼성전자 DA부문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B2B 에어컨 수주를 이어가고 AI 데이터센터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HVAC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며 “플랙트의 고정밀 공조 기술과 삼성전자의 AI 기반 빌딩 통합 제어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프로와 b.IoT를 결합해 대형 상업·산업시설 등 고부가가치 HVAC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내 생산을 통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맞춤형 납품과 협력사 밸류체인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LG전자 역시 실제 수주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LG전자 ES사업본부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향 냉난방공조 솔루션 수주액은 이미 6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연말까지 수조원 수준의 수주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LG전자의 강점은 칠러와 팬월유닛(FWU) 등 공랭식 냉각부터 CDU 등 액체냉각까지 아우르는 제품군이다. LG전자 ES부문 관계자는 “제품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부품 경쟁력인 ‘코어테크’가 강점”이라며 “공랭식과 액체냉각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전력 인프라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와 글로벌 사우스 등 신흥시장을 공략해 2030년 HVAC 매출 2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車 두뇌 경쟁 두 번째 전선은 자동차다. 차량이 소프트웨어와 AI 중심으로 진화하면서 전장 역시 양사의 핵심 B2B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의 중심에는 하만이 있다. 2017년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은 디지털 콕핏과 텔레매틱스, 카오디오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하만은 매출 4조6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차량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카메라모듈,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량용 OLED 등으로 전장 사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LG는 VS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시장을 공략한다. 최근 유럽 완성차에 공급을 시작한 5G R16 기반 텔레매틱스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차량·사물통신(V2X), 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연결성을 제공한다. LG전자 VS부문 관계자는 “이번 공급은 차량용 통신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텔레매틱스를 인포테인먼트와 차량용 소프트웨어 등과 연계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LG전자는 앞으로 SDV와 AIDV를 중심으로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AI 역량도 키운다.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를 고도화하면서 AI 기반 인캐빈 센싱과 개인화 기능 등을 확대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AI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승부는 수익성 양사의 B2B 사업은 이제 외형 확대에서 수익성을 입증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지난해 LG전자 B2B 매출은 24조1000억원을 기록했고 VS와 ES사업본부 합산 영업이익은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2분기 VS사업본부는 매출 3조259억원, 영업이익 1912억원, ES사업본부는 매출 2조7261억원, 영업이익 235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도 하만을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키운 데 이어 대형 인수합병(M&A)을 활용해 HVAC 사업 기반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플랙트 인수로 중앙공조 기술과 글로벌 고객 기반을 확보한 데 이어 광주 생산라인을 통해 국내외 공급망까지 강화하는 수순이다. 결국 다음 승부는 누가 B2B 수주를 장기간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느냐에서 갈릴 전망이다. LG가 먼저 확보한 데이터센터·완성차 고객과 수주를 토대로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이라면 삼성은 플랙트와 하만에 기존 AI·플랫폼 기술을 접목해 사업 외연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냉장고와 TV에서 맞붙었던 두 회사의 경쟁이 이제 데이터센터 냉각장치와 자동차의 두뇌로 옮겨가고 있다.
2026-08-28 17: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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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 한 봉지에서 식탁 전체로…3분으로 바꾼 한 끼, 오뚜기의 57년 '간편화'
[경제일보] 1969년 5월 5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작은 공장에서 오뚜기 분말카레가 첫선을 보였다. 고(故)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이 설립한 풍림상사의 첫 제품이었다. 당시 국내 소비자에게 카레는 낯선 음식에 가까웠다. 오뚜기는 강황·고추·후추 등 원료를 배합하고 한국인이 즐기는 매콤한 맛을 더해 밥과 어울리는 가정식으로 만들었다. 5인분짜리 분말카레로 시작한 회사는 57년이 지난 지금 라면과 즉석밥, 케첩·마요네스·소스, 냉동식품과 가정간편식(HMR)까지 아우르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오뚜기의 57년을 관통하는 DNA는 '간편화와 대중화'다. 낯설거나 손이 많이 가던 음식을 누구나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제품으로 바꾸고, 이미 익숙해진 음식은 조리 시간과 과정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시켰다. 낯선 카레를 집밥으로…'3분'에 담긴 간편화 DNA 오뚜기의 출발점인 카레는 회사의 간편화 전략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카레는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음식이었다. 오뚜기는 1969년 분말 즉석카레를 선보이며 이국적인 메뉴를 한국식 집밥으로 끌어들였다. 쌀과 함께 먹기 좋도록 맛을 조정하고 매운맛을 살린 데 이어 TV 광고를 통해 조리법과 먹는 방식을 알렸다. 일부가 즐기던 카레를 누구나 집에서 만들어 먹는 한 끼로 대중화한 것이다. 제품은 조리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1981년에는 국내 최초 레토르트 형태의 '3분카레'를 선보였다. 직접 재료를 볶고 카레가루를 풀어 끓이던 음식이 봉지째 데우기만 하면 완성되는 한 끼로 바뀌었다. 오뚜기는 3분요리를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의 시작점으로 설명한다. '3분'이라는 이름은 오뚜기의 경쟁력을 압축한 표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품의 재료 구성보다 한 끼를 빠르게 완성하는 편의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식품과 함께 소비자의 시간을 상품화한 셈이다. 카레는 시대별 식생활 변화도 흡수했다. 2003년에는 강황 함량을 높인 백세카레를 내놨고 2009년에는 물에 잘 풀리는 과립형 카레를 도입했다. 이후 렌틸콩카레와 3일 숙성카레 등으로 제품을 세분화하며 건강과 맛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했다. 오뚜기의 간편화는 카레에 머물지 않았다. 1971년 국내 최초 토마토케첩을, 이듬해에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마요네스를 선보였다. 요리할 때 직접 맛을 내거나 소스를 만들어야 했던 과정을 완제품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카레가 메뉴를 간편하게 했다면 케첩과 마요네스는 맛내기의 수고를 덜어준 제품이었다. 식초와 참기름, 각종 양념과 소스로 제품군이 넓어지면서 오뚜기는 완성된 음식뿐 아니라 조리 과정 곳곳으로 들어갔다. 냉장고와 찬장을 열었을 때 서로 다른 용도의 오뚜기 제품 여러 개가 동시에 나올 수 있는 사업구조가 만들어졌다. 카레서 라면·밥·소스로…한 끼 식탁 곳곳에 자리 잡다 두 번째 변곡점은 라면이었다. 오뚜기는 1988년 진라면을 선보이며 라면 시장에 진출했다. 순한맛과 매운맛을 동시에 출시해 소비자의 매운맛 선호를 나눠 공략했다. 이후 참깨라면과 열라면, 진짬뽕, 컵누들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2026년에는 기존 순한맛과 매운맛 사이의 수요를 겨냥한 '진라면 약간매운맛'을 봉지면에 이어 컵·용기면으로 확대했다. 라면까지 더해지면서 오뚜기는 반찬과 조미료를 공급하는 기업에서 소비자의 한 끼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후 즉석밥과 컵밥, 냉동식품, 국·탕·찌개류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밥을 짓고 국을 끓이는 등 한 끼 준비에 필요한 조리 과정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때문에 오뚜기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하나의 초대형 브랜드보다 식탁 곳곳에 제품을 배치하는 구조에 가깝다. 카레를 만들 때도, 라면을 끓일 때도, 볶음밥에 케첩을 넣을 때도, 샐러드에 마요네스를 곁들일 때도 소비자와 만난다. 특정 제품 하나의 흥행에 의존하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 오뚜기는 카레·케첩·마요네스 등 여러 품목에서 장기간 시장 선두를 유지해왔다. 국내 분말카레 시장에서는 2024년 기준 80%대 중반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이어갔다. 간편화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직접 만들던 음식을 제품으로 대신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같은 간편식 안에서도 맛과 영양, 용량 등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세분화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간소화된 집밥 문화 속에서 한 끼를 완전히 대신하는 간편식뿐 아니라 요리의 일부를 쉽게 만들어주는 소스와 반조리 제품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소비자가 조리 전 과정을 직접 하기보다 원하는 단계만 맡고 나머지는 제품으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오뚜기는 카레와 소스, 면, 밥, 냉동식품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갖추고 있어 이런 식생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특정 유행을 한 제품에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식사 준비 과정 전반에 걸쳐 새로운 소비 흐름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다만 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는 관리 효율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품목이 늘어날수록 원재료 조달부터 생산, 재고, 유통까지 운영 복잡성이 커지고 유사 제품 간 수요가 겹칠 가능성도 높아진다. 신제품 확대와 함께 경쟁력이 낮은 제품을 정리하고 브랜드별 역할을 명확히 하는 작업이 필요한 이유다. 미국 생산·일본 판매·울산 물류…해외사업 기반 넓힌다 오뚜기의 가장 큰 숙제는 해외다. 국내에서는 카레·라면·조미식품·소스·즉석식품 등으로 촘촘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지만 전체 사업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낮다. 오뚜기의 2026년 상반기 연결 매출은 1조89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46억원으로 2.0% 늘었다. 해외 매출은 2205억원으로 12.3%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6%로 0.8%포인트 상승했다. 여전히 전체 매출의 약 88%를 국내에서 올리는 구조다. 최근 오뚜기가 해외 생산과 판매, 물류망을 동시에 손보는 이유다. 오뚜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미라다에 북미 첫 현지 생산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미국 생산법인 오뚜기푸드아메리카를 설립한 데 이어 현지 생산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공장을 2027년 하반기 완공하고 2028년 상반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수출 중심의 해외사업에서 나아가 현지에서 직접 생산·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려는 전략이다. 일본에도 새로운 해외 거점을 마련했다. 오뚜기는 지난 5월 15일 도쿄에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했으며 오는 9월 이후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라면류를 주력으로 K-소스와 참기름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종합식품 포트폴리오를 일본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수출을 뒷받침할 물류 인프라도 확충했다. 오뚜기는 지난 6월 울산 삼남에 최대 9980팔레트를 보관할 수 있는 '삼남 글로벌 로지스틱스 센터'를 완공했다. 입출고와 피킹 등 물류 전 과정에 최적화된 설계를 적용하고 창고관리시스템(WMS)과 창고제어시스템(WCS) 등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증가하는 수출 물량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OTOKI'로 세계 식탁 공략…다품목 경쟁력 글로벌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오뚜기는 2024년부터 기존 영문 표기 'OTTOGI' 대신 'OTOKI'를 사용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영문 상호를 'OTOKI CORPORATION'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해외 소비자가 오뚜기라는 이름을 보다 쉽게 인지하고 발음할 수 있도록 표기를 직관적으로 바꾼 것이다. 제품과 패키지에도 'OTOKI'를 적용하며 진라면뿐 아니라 소스·참기름·간편식 등 다양한 제품을 하나의 브랜드 아래 알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뚜기는 2030년 글로벌 매출 1조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구축한 다품목 경쟁력을 해외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는 중요한 변수다. 국내 소비자에게 오뚜기는 카레와 라면, 케첩, 마요네스, 참기름 등 여러 제품을 함께 떠올리게 하는 종합식품 브랜드다. 반면 해외에서는 진라면을 비롯한 개별 제품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단계에 있다. 국내에서 수십 년에 걸쳐 쌓은 브랜드 경험을 해외 소비자에게도 확장하려면 국가별 식문화와 유통환경에 맞춘 현지화가 필요하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해외사업 확대의 필요성은 더욱 뚜렷하다. K라면 열풍을 타고 해외사업을 빠르게 키운 식품기업들과 달리 오뚜기의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은 11.6%다.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3% 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매출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내수 성장 둔화에 더해 고환율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부담이 이어지는 만큼 해외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울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카레와 3분요리로 시작된 오뚜기의 '간편화'는 이제 국내 식탁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 여러 제품군을 통해 '쉽고 빠른 한 끼'의 공식을 만들어냈다면 앞으로는 이를 해외 소비자의 식문화와 취향에 맞게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OTOKI'라는 하나의 브랜드 경쟁력으로 연결해 국내 식탁에서 쌓아온 존재감을 세계 식탁으로 넓혀가는 것이 향후 성장의 방향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57년간 소비자의 식생활 변화를 제품 개발에 반영하며 쉽고 편리한 한 끼를 만드는 데 집중해왔다"며 "앞으로는 국내에서 쌓아온 '쉽고 빠르게 맛있는 한 끼' 경쟁력을 각국의 식문화와 소비자 수요에 맞게 현지화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했다.
2026-08-24 15: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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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고장부터 화재까지…폭염철 냉방기기 보험 뭐가 있나
[경제일보] ※ 은행과 보험권에서는 새로운 상품과 이벤트가 꾸준히 나오지만 조건과 혜택을 한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머니포켓'은 금융권에서 눈여겨볼 신상품과 이색 상품, 주요 이벤트를 짚어봅니다. 놓치기 쉬운 혜택과 유의할 점을 꼼꼼히 살펴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기 사용도 늘고 있다. 냉방기기를 장시간 가동하면 기기 고장은 물론 과부하나 과열 등에 따른 전기적 사고가 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관련 보험 보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29일 최대 전력수요는 9만2500MW 안팎으로 지난해 7~8월 평일 최대치를 넘겼다. 특히 하나의 콘센트에 여러 전기제품을 연결하거나 냉방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면 전선과 콘센트 등에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보험사들은 주택화재보험과 생활종합보험 등에 특약을 붙여 가전제품 고장부터 전기적 사고, 화재로 인한 주택·가재 피해 등을 보장하고 있다. 다만 상품마다 보장하는 사고의 범위와 대상 가전제품, 자기부담금 등이 달라 가입 전 확인이 필요하다. AXA손해보험의 '(무)AXA생활안심종합보험Ⅱ'는 전기적 사고와 이로 인한 화재 피해를 보장한다. '전기손해(비례보상) 특약'에 가입하면 발전기와 변압기, 전압조정기, 개폐기, 차단기, 배전반 등 전기기기 또는 장치에 전기적 사고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 사고당 자기부담금 5만원을 제외하고 보상받을 수 있다. 전기적 사고가 화재로 번졌다면 '화재손해(실손보상) 특약'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다. 화재로 발생한 직접손해뿐 아니라 화재 진압 과정의 소방손해와 피난 과정에서 발생한 피난손해도 대상이다. 주택과 가재에 발생한 손해도 보장하며 잔존물 제거비용과 손해방지비용 등도 보상한다. 삼성화재 다이렉트는 지난해 12월 '주택화재플랜'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4월 20대 가전제품 고장수리비용과 7대 문화용품 고장수리비용 특약을 추가했다. 냉장고와 에어컨, 선풍기, 제습기 등 여름철 사용이 많은 가전제품도 보장 대상에 포함된다. 20대 가전제품 고장수리비용 특약은 제조사의 무상 애프터서비스(A/S) 기간이 끝난 제조일로부터 10년 이내 제품을 대상으로 한다. 다만 보장개시 후 60일 이내 발생한 고장은 보장에서 제외돼 가입 직후 발생한 고장까지 모두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해상 다이렉트 '주택화재상해보험'도 가전제품 고장과 주택 화재 피해를 함께 대비할 수 있다. 12대·18대 가전제품 고장수리비용과 12대 생활가전제품 고장수리비용 등을 특약으로 보장한다. AXA손보 관계자는 "폭염으로 냉방기기 사용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전기기기와 전선, 콘센트 등에서 발생하는 작은 이상도 화재와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평소 안전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바른 냉방기기 사용과 안전 수칙 준수로 사고를 예방하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한 재산 피해에도 미리 대비해 안전한 여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08-1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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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맛우유에서 더단백까지…빙그레 '장수 브랜드' 공식
[경제일보] 1974년 출시된 단지형 바나나맛우유는 지금도 편의점 냉장고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자리를 차지한다. 반세기 동안 소비 트렌드는 수없이 바뀌었다. 흰 우유에서 커피로, 아이스크림에서 단백질 음료로 소비자의 관심이 이동했고 건강을 중시하는 식문화도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바나나맛우유와 메로나, 요플레, 투게더는 여전히 빙그레를 대표하는 브랜드다. 빙그레는 국내 식품업계에서 가장 많은 장수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 가운데 하나다. 다른 식품기업들이 신제품을 반복적으로 출시하며 시장을 공략한 것과 달리 빙그레는 한 번 잘 만든 브랜드를 수십 년 동안 유지하면서 시대 변화에 맞게 진화시키는 전략을 선택했다. 빙그레의 성장사를 관통하는 DNA는 '축적과 재해석'이다. 제품을 계속 바꾸기보다 브랜드 본질은 유지하고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을 바꾸는 전략이다. 용기와 패키지, 제품군, 마케팅, 해외시장까지 확장하면서 브랜드의 수명을 늘려왔다. 단지 용기가 브랜드 되다…빙그레의 자산 축적법 빙그레의 출발점은 바나나맛우유다. 1974년 출시된 바나나맛우유는 당시 흔하지 않았던 바나나 향을 우유에 접목하며 빠르게 시장을 넓혔다. 이후 수십 년 동안 경쟁 제품이 등장했지만 바나나맛우유는 단지형 용기와 노란색 패키지, 특유의 맛을 유지하며 대표 가공우유로 자리 잡았다. 빙그레가 지켜온 것은 바나나맛우유의 맛만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자산은 출시 당시부터 이어져 온 단지 모양 용기다. 둥근 항아리를 닮은 독특한 용기는 당시 시중에서 판매되던 사각 종이팩이나 병 제품과 차별화를 위해 도입됐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제품보다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 상징이 됐다. 소비자는 제품명을 확인하지 않아도 노란색 단지 형태만 봐도 바나나맛우유를 연상한다. 대부분 식품이 맛이나 가격으로 경쟁하는 것과 달리 빙그레는 용기 자체를 브랜드 자산으로 축적한 셈이다. 이후 맛과 패키지 디자인, 용량은 시대에 맞게 바꾸면서도 단지 형태만큼은 유지해 세대가 바뀌어도 소비자 기억 속 브랜드 정체성을 이어왔다. 이는 단순히 오래 같은 포장을 사용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제품의 핵심 이미지를 쉽게 바꾸지 않는 대신 새로운 맛과 한정판, 협업 제품을 같은 브랜드 아래 추가하면서 소비자는 익숙함을 유지하고 기업은 새로운 수요를 흡수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기존 브랜드를 쉽게 없애지 않은 점도 한 몫 했다. 요플레는 떠먹는 발효유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고 투게더는 가족이 함께 먹는 대용량 아이스크림이라는 소비 장면을 선점했다. 메로나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판매되는 대표 아이스크림으로 자리 잡았으며 붕어싸만코 역시 계절을 가리지 않는 장수 제품으로 남았다. 빙그레가 만든 장수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한 것이 아니라 소비가 이뤄지는 특정 순간을 먼저 선점했다는 데 있다. 요플레는 아침 식사나 간식, 건강관리를 위한 발효유라는 이미지를 구축했고 투게더는 가족이 함께 나눠 먹는 대용량 아이스크림이라는 소비 문화를 만들었다. 메로나는 더운 날 가볍게 즐기는 아이스크림으로, 바나나맛우유는 출출할 때 간편하게 마시는 간식형 우유로 자리 잡으며 각기 다른 소비 장면을 차지했다. 제품마다 '누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먹는가'를 명확하게 각인시키면서 소비자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이는 경쟁사가 비슷한 제품을 출시해도 쉽게 대체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비자는 단순히 바나나맛이 나는 우유나 멜론 맛 아이스크림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브랜드와 연결된 경험을 함께 소비한다. 빙그레는 새로운 제품을 계속 내놓기보다 기존 브랜드가 차지한 소비 장면을 유지하면서 맛과 용량, 패키지, 협업 콘텐츠 등을 추가해 브랜드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제품은 그대로, 브랜드는 진화…IP로 젊어진 장수 브랜드 장수 브랜드는 오랜 인지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특정 세대의 추억에만 머무는 제품으로 굳어질 위험도 있다. 익숙함이 구매 이유가 되는 동시에 젊은 소비자에게는 '부모 세대가 먹던 제품'으로 인식될 수 있어서다. 빙그레는 이를 막기 위해 제품의 핵심 정체성은 유지하되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은 지속적으로 바꿔왔다. 대표적인 방식이 굿즈와 캐릭터, 이종업계 협업이다. 바나나맛우유의 단지형 용기와 노란색 패키지처럼 소비자가 즉시 알아보는 시각적 자산을 의류와 생활용품, 화장품, 문구류 등에 적용해 브랜드 경험을 식품 매대 밖으로 확장했다.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마시거나 먹지 않는 순간에도 익숙한 형태와 색상을 통해 브랜드를 접하도록 만든 것이다. 한정판 패키지와 팝업스토어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 제품의 맛이나 형태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패키지 디자인과 전시 공간, 체험 콘텐츠를 새롭게 구성해 브랜드를 다시 화제의 중심에 올렸다. 특히 온라인과 SNS에서 공유하기 좋은 시각적 요소와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하면서 오래된 제품을 추억의 식품으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현재 소비되는 문화적 소재로 재해석했다. 이 같은 전략은 장수 브랜드의 세대교체를 가능하게 했다. 기존 소비자에게는 익숙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젊은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콘텐츠와 협업을 통해 처음 접하는 브랜드처럼 다가간 것이다. 제품 본체는 지키되 브랜드가 등장하는 장소와 방식만 바꾸면서 연령대별 소비자와의 접점을 동시에 넓힌 셈이다. 이는 브랜드를 단순히 먹고 마시는 식품이 아니라 하나의 IP(지식재산)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소비자는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굿즈와 협업 상품, 팝업스토어, SNS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접하게 됐고 브랜드는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소비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장수 브랜드의 노후화를 막는 역할도 한다. 식품은 구매 주기가 제한적이지만 IP는 일상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소비자와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제품'이 아니라 '경험'으로 확장하면서 기존 소비자에게는 친숙함을 유지하고 젊은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메로나에서 더단백까지…축적한 브랜드 확장 빙그레의 장수 브랜드 전략은 국내 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대표 사례가 메로나다. 1992년 출시된 메로나는 국내에서는 30년 넘게 사랑받아온 장수 아이스크림이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새로운 K-디저트 브랜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빙그레는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현지 유통망을 꾸준히 확대하며 메로나를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키워왔다. 해외 소비자에게 메로나는 오래된 제품이 아니라 한국에서 온 새로운 디저트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다. 국내에서는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브랜드라도 해외에서는 시장 진입 초기 단계인 만큼 성장 여력이 크기 때문이다. 기존 브랜드 자산과 인지도를 활용하면서도 새로운 시장에서는 신제품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별도의 글로벌 브랜드를 새로 육성하기보다 오랜 시간 축적한 브랜드 경쟁력을 해외 시장으로 확장해 브랜드 수명을 다시 늘리는 전략이라는 평가다. 최근에는 단백질 음료 '더단백'을 앞세워 웰니스(Wellness)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건강을 단순히 질병 예방이 아닌 일상 속 자기관리와 삶의 질 향상으로 인식하는 웰니스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단백질 음료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빙그레는 오랜 기간 축적한 유가공 기술과 냉장 유통망을 기반으로 단백질 음료와 고단백 식품 시장을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축을 구축하고 있다. 과거 달콤한 가공우유가 성장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단백질과 영양, 건강을 앞세운 제품이 미래 먹거리 역할을 맡기 시작한 것이다. 더단백은 단순히 새로운 제품군을 추가한 데 그치지 않는다. 소비 트렌드가 간식 중심에서 건강관리와 웰니스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에 맞춰 차세대 장수 브랜드를 육성하려는 시도라는 의미가 크다. 기존 브랜드의 자산을 오래 축적하는 동시에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에 맞는 새로운 브랜드를 꾸준히 발굴하는 전략이다. 과거 바나나맛우유와 메로나가 한 시대를 대표했다면 더단백은 웰니스 시대를 대표할 차기 브랜드 후보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수 브랜드 넘어…미래 성장동력 찾기가 과제 다만 축적된 브랜드 자산이 곧바로 미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빙그레가 주력으로 삼아온 유가공과 빙과 사업은 모두 시장 구조상 성장 한계가 뚜렷하다. 국내 유제품 시장은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 우유 소비 위축 등의 영향으로 양적 성장이 쉽지 않고, 원유 가격과 물류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빙과 사업 역시 여름철 매출 비중이 높은 데다 장마와 폭염 등 날씨 변화에 따라 판매 실적이 크게 흔들리는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다.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이후의 통합 효과를 높이는 것도 과제다. 제품군과 브랜드가 늘어난 만큼 생산시설과 물류망, 영업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겹치는 상품과 채널을 정리해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 단순히 외형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인수한 브랜드를 기존 포트폴리오 안에서 재배치하고 성장시키는 역량이 향후 경쟁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빙그레의 지난 50년은 브랜드를 오래 지켜온 역사였다. 바나나맛우유와 메로나, 요플레, 투게더는 시대가 바뀌어도 소비자의 일상 속 자리를 지켜왔다. 이제 남은 과제는 과거의 장수 브랜드를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세대가 다시 30~50년 동안 찾을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결국 빙그레의 다음 반세기 경쟁력은 축적한 브랜드 자산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반세기를 이끌 대표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데 달려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장수 브랜드를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오랜 기간 축적된 제품 고유의 맛과 형태, 색상, 패키지 등 소비자가 기억하는 핵심 자산을 함부로 바꾸지 않는 것"이라며 "브랜드가 지닌 본질과 가치는 유지하면서도 변화하는 시대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새로운 방식으로 브랜드를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브랜드가 가진 익숙함과 신뢰는 지키면서도 소비자에게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장수 브랜드 전략의 핵심"이라며 "기존 브랜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동시에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브랜드도 꾸준히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6-07-31 16: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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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엘지, 라면 물 줘"…LG전자, AI 냉동얼음정수기 출시
[경제일보] LG전자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냉동얼음정수기를 출시하며 AI홈 가전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음성 명령만으로 물과 얼음을 출수하는 것은 물론 가전 제어와 생활 정보 제공까지 가능한 AI홈 허브 기능을 앞세워 스마트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AI 기능을 강화한 'LG 퓨리케어 AI 냉동얼음정수기'를 출시했다고 16일 밝혔다. 신제품은 음성 인식을 기반으로 물과 얼음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용자는 "하이 엘지"를 호출한 뒤 "차가운 물 200밀리리터 줘", "얼음 한 컵 줘" 등 자연어 명령만으로 원하는 양과 종류의 물을 받을 수 있다. 출수 중 "스톱"이라고 말하면 즉시 작동을 멈춰 물이 넘치는 상황도 방지할 수 있다. 제품은 사용자의 생활 습관을 학습하는 AI 기능도 적용했다. 'AI 맞춤 출수' 기능은 약 4주간의 사용 데이터를 분석해 자주 사용하는 물 온도와 출수량을 학습한 뒤 개인별 맞춤 출수 옵션을 최대 3가지까지 추천한다. '레시피' 기능도 새롭게 탑재됐다. 커피믹스와 원두커피, 녹차, 홍차, 캐모마일, 루이보스, 페퍼민트, 보리차, 라면, 분유 등 10가지 메뉴에 맞춰 적정 온도와 용량의 물을 자동으로 제공한다. 사용자가 "라면 2개 끓일 물 받아줘" 또는 "녹차 한 잔 준비해줘"와 같이 말하면 별도 설정 없이 최적의 출수 조건을 적용한다. 이번 신제품은 AI홈 허브 역할도 수행한다. 음성 명령을 통해 LG 씽큐(ThinQ)에 연결된 세탁기와 건조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다양한 가전을 제어할 수 있으며 "세탁기 몇 분 남았어", "에어컨 켜줘" 등 생활 밀착형 기능을 지원한다.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주요 뉴스와 날씨 등 생활 정보도 제공한다. LG전자는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연동 가능한 가전제품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위생 관리 기능도 강화했다. '올 퓨리(All Puri)' 필터 시스템은 중금속 9종과 노로바이러스를 제거하며, 직수관은 주 1회 자동 고온 살균 기능을 지원한다. 출수구와 얼음 토출구에는 UV nano 자동 살균 기능을 적용해 위생성을 높였다. 사용 편의성도 개선했다. 컵 인지 센서를 적용해 컵이 없는 상태에서는 음성 명령을 내려도 물이나 얼음이 나오지 않도록 했으며, 전면 디스플레이는 기존 4.3인치에서 6.8인치로 확대해 주요 기능과 날씨, 에너지 사용 정보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구독 서비스도 함께 운영한다. 6년 계약 기준으로 케어 매니저가 6개월마다 방문하는 구독 상품의 월 이용료는 5만3900원이다. 구독 고객에게는 필터 교체와 직수관·출수구 살균, 얼음 보관실 관리, 무상 A/S 등 정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AI 기술이 냉장고와 세탁기 중심에서 정수기 등 생활가전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음성 인식과 개인 맞춤형 기능을 앞세운 AI 가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한 제품 기능을 넘어 AI 플랫폼과 연계한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이 프리미엄 가전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LG전자는 AI홈 플랫폼 씽큐를 중심으로 생활가전 간 연결성을 확대하고 고객 맞춤형 AI 서비스를 지속 강화해 AI 가전 생태계 경쟁력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재일 LG전자 HS사업본부 키친솔루션사업부장은 "주거 공간과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정수기 라인업을 확대하고 AI를 기반으로 더욱 편리한 고객 경험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AI 맞춤 출수 기능은 제품 전체의 사용 패턴을 학습해 자주 사용하는 물의 온도와 출수량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동작한다"며 "다만 가족 구성원별로 '아빠 물', '엄마 물'처럼 자주 사용하는 출수 설정을 별도로 등록할 수 있어 음성으로 호출하면 각자 설정한 조건에 맞춰 물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시피 기능은 특정 문구를 외워 말해야 하는 방식이 아니라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자연어 인식을 적용해 '라면 2개 끓일 물 받아줘'처럼 다양한 표현도 이해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며 "또 컵 인지 센서는 컵이나 그릇이 출수 위치에 놓여 있는지를 감지하는 방식이어서 재질이나 크기와 관계없이 인식할 수 있도록 설계해 음성 출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작동과 물 넘침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2026-07-16 13:47:36